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
 
지은이 : 존 도어 (지은이), 김태훈 (옮긴이)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23년 01월




  • 벤처투자업계의 워런 버핏 ‘존 도어’가 스탠퍼드대학에 1조 원을 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후변화에 더 빠르게(Speed), 더 대규모(Scale)로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실리콘밸리 클린테크 운동의 선구자이자 2006년부터 제로 배출 기술에 투자해온 존 도어가 지금 당장 개인, 기업, 국가가 실천해야 할 정책과 행동 계획, 기술적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존 도어의 OKR 레볼루션


    * OKR이란 ‘목표(Objectives)와 핵심결과(Key Results)’의 약자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적이 어디까지 달성되었는지를 수치화하는 프레임워크이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라

    교통을 전기화하라

    교통 부문의 카운트다운

    교통 부문의 전기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2021년 1월 기준, 거의 1,000만 대의 전기차가 전 세계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규모를 키워야 할 전기차 기술 개발이 현재 일정보다 뒤처져 있으며, 짜증스러울 정도로 더디게 진전한다. 속도를 높여야 한다. 해마다 전 세계의 차량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의 인기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향후 20년 동안 내연기관 차량의 주행거리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우리가 빠르게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전기차가 아직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휘발유차나 경유차와 경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신차의 평균 사용연한이 12년에 이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재의 전기가 전환 속도는 거의 기어가는 수준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탄소를 내뿜을 것이다.


    우리는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핵심 결과를 정했다. 좋은 핵심 결과는 공개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측정하고 검증할 수 있다. 이 핵심 결과들을 모두 달성하면 분명히 목표를 충족할 수 있다. 이때 우리의 목표는 교통 부문에서 해마다 배출량을 2기가톤으로 줄이는 것이다.


    가격 KR(1.1)은 교통의 전기차화를 막는 끈질긴 장벽을 무너트린다. 그것은 바로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가격 및 성능을 달성하는 것이다.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상당 부분 차지하려면 광범위한 소비층이 부담할 만한 가격대여야 한다. 사람들이 탄소 배출 제품이 아닌 ‘친환경(green)’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가격을 ‘그린 프리미엄(green premium)’이라 부른다. 나는 이 용어를 빌 게이츠에게서 처음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너지에 대한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 이 사실은 시장에서 확인되었다. 획기적 에너지 연합의 기술 수석인 에릭 툰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저비용 해결책을 선택할 겁니다. 청정 연료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원유를 함유한 모래인 역청사(tar sands)에서 뽑은 휘발유보다 1갤런당 1페니만 더 비싸도 상당수 사람들은 그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더 뛰어난 성능을 기대한다.


    승용차 KR(1.2)는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대다수가 전기차이기를 요구하지만 이것은 어느 모로 보나 매우 무리한 목표다. 그래도 공공 정책의 변화 덕분에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가 지금 유럽 일부 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이미 전기차가 신차 판매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 중국은 5퍼센트를 초과하여 판매 대수 기준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되었다. 중국 대도시에서 판매되는 차량 5대 중 1대는 전기차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모국임에도 불구하고 그 비중이 2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주행거리 KR(1.4)는 배출량 감축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KR은 총 주행거리에 집중하기 때문에 새 전기차부터 오래되고 더러운 내연기관 차량까지 도로를 달리는 모든 차에 해당한다. 2020년에 총 승용차 주행거리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은 1퍼센트 이하였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21조 킬로미터가 넘는 주행 규모를 감안할 때 2050년까지 100퍼센트에 이르는 것은 야심 찬 진전이 될 것이다.


    전력망을 탈탄소화하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늘리기

    전력망은 지구 전체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이 넘는 연간 24기가톤을 배출한다. 전력 부문은 최대 탄소 배출원이다. 우리는 전력망에 의존하여 집과 사무실을 따뜻하게 하고, 음식을 조리하며, 전기차를 충전한다. 전기는 에너지의 원천이 아니라 전달체임을 명심하라. 에너지가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한 우리가 무엇을 전기화하든 무배출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전기 그 자체는 연소가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물이나 바람 또는 햇빛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 전력망을 탈탄소화하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의 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단계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문제는 햇빛이나 바람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력망을 완전히 탈탄소화하려면 해가 지고 바람이 잦아들 때 쓸 수 있는 예비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가 넘치는 지역에서 부족한 지역으로 전력을 돌릴 수 있는 정확한 예측력이 필요하다. 지열 및 수력 발전 전력 같은 주문형 재생에너지가 그 간극을 메워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에게는 한 번에 몇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쓸 수 있는 저렴한 단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더불어 장기적으로 예비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설비도 갖춰야 한다.


    전력 부문에서 우리의 핵심 결과를 위해 미래에 더욱 저렴한 청정에너지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부국과 빈국의 간극을 인식하여 에너지 빈곤으로 고전하는 국가에는 보다 유연한 일정을 적용해야 한다.


    우리의 최우선순위는 제로 배출 KR(2.1)이다. 이 핵심 결과는 제로 배출 전력원이 전 세계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5년까지 50퍼센트, 2035년까지 90퍼센트 이상으로 만들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한 해결책에는 바람과 햇빛이 충분하지 않을 때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원자력이 포함된다. 핵원료는 사실상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엄격한 의미에서 재생에너지는 아니다. 소량의 방사능 물질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소는 수십 년 동안 운용되었으며,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발전 수단의 일부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 기술의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다른 선택지들이 저렴해짐에 따라 그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


    저장 KR(2.3)은 저장 설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현재의 전력 요금보다 경쟁력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비용 에너지원에 더하여 구체적인 요금 목표치를 달성하는 혁신적인 저장 기술이 필요하다. 이 두 요소가 결합하여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석탄 및 천연가스 KR(2.4)의 핵심은 화석연료 전력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엄청난 도전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채굴지의 신규 개발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지금도 공급량은 충분하며, 수요를 줄이기 시작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천연가스 발전소의 건설을 멈추고 새로운 석탄 발전설비 건설을 계속 피해야 한다. 그다음 대다수 기존 화석연료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계속 가동되는 발전소는 제거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막아야 한다.


    식량을 바로잡아라

    미생물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구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좌우한다. 고어는 지구의 토양이 2,500기가톤의 탄소를 함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대기에 존재하는 양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양이다. 넷 제로에 이르기 위해서는 토양이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해야 한다.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토층에서 맨 윗부분에 있는 표토층이 위험에 처해 있다. 지난 세기 동안 3분의 1이 고갈되었다.


    전통적인 경작 방식은 쟁기로 토양의 결합조직을 찢어버린다. 그에 따라 자연적인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한다. 질소가 풍부한 비료는 손상된 흙의 생산성을 억지로 높인다. 뒤이어 살충제와 제초제가 화학물질을 하천과 지하수면에 유입시키면서 귀중한 미생물을 죽인다. 산업용 비료에서 나오는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나 더 많이 열을 가두며, 1세기 이상 더 오래 대기에 머문다. 비료만 해도 2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배출한다.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면서 농업 부문의 배출량을 줄이려면 이 다섯 가지 동인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우리의 농지 토양 KR(3.1)은 표토층의 탄소 함량을 기준으로 토질 개선을 목표로 한다. 재생농업을 앞당기면 탄소 함량을 높일 수 있다. 이 관행을 폭넓게 적용하면 해마다 2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비료 KR(3.2)는 2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내뿜는 질소 기반 비료의 사용을 제한할 것을 요청한다. 새로운 살포법과 시기 및 살포의 정확성을 높이는 기술을 활용하면 수확량의 변화 없이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거기에 더하여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비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조치로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의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소비 KR(3.3)은 소고기 및 유제품의 소비를 줄여서 목축, 특히 육우 목축에 따른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식품 기반 대체재를 개발하고 규모화하여 소고기 및 유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또한 고배출 식품에 대한 수요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한다. 탄소 라벨과 영양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소비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쌀 KR(3.4)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주식으로 삼는 쌀을 충분히 재배하면서도 논에서 배출되는 메탄 배출량을 줄인다.


    음식물 쓰레기 KR(3.5)는 제조 및 운송 과정과 유통업체와 소비자가 버리는 음식에서 나오는 배출량을 억제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모든 식품의 3분의 1이 버려진다. 그중 대부분은 매립지로 향한다. 매립지는 주로 메탄가스인 이산화탄소 등가물을 거의 2기가톤이나 배출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생산 부문의 부담도 줄여준다.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은 에너지와 물을 낭비하는 것이다.



    전환을 촉진하라

    정치와 정책을 끌어들여라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

    정책의 세계에서는 어떻게 이길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하지만 정책 자체는 어떨까? 모든 목표가 그렇듯 우리는 핵심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십 가지의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아홉 가지 정책으로 정리했다.

    약속 KR(7.1)은 2050년까지 넷 제로에 이른다는 확고한 국가적 약속을 요구한다. 또한 2030년을 시한으로 야심 찬 감축 목표를 추구하는 실행 가능한 행동 계획도 필요하다.


    교통 KR(7.1.2)는 전기차 구입에 대한 국가적 인센티브를 측정한다. 미국, 아시아, 유럽에서는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많이 활용한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보다 운용 비용이 적게 들기는 하지만 이런 ‘할인’ 조건 덕분에 더 비싼 초기 구입비를 상쇄할 수 있다.


    건물 KR(7.1.3)은 2025년까지 모든 신규 주거용 건물, 2030년까지 모든 상업용 건물에 제로 배출 기준을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려면 석유나 천연가스를 태우는 기기를 전기 기기로 바꿔서 모든 난방과 조리를 해야 한다. 또한 이 기준은 신규 및 기존 건물에 대한 효율성 목표를 통합한다.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캘리포니아의 친환경 건축 법규가 있다. 이 법규 때문에 주민들이 1970년대 이후로 1,000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가구의 연평균 전기요금은 텍사스 가구보다 700달러나 적다. 어떻게 이런 성과가 나왔을까? 바로 단열 및 가전 기준, 개선된 건물 설계, 훨씬 효율적인 전구 덕분이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캘리포니아주의 요건이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탄소 라벨링 KR(7.1.5)는 식품, 가구, 의류를 비롯한 모든 소비재에 탄소 배출량 라벨을 붙이자고 제안한다. 모든 제품의 탄소발자국을 공개하여 구매자들이 저배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누출 KR(7.1.6)은 모든 나라가 연소를 억제하고, 배기를 금지하며, 석유 및 천연가스 채굴지에서 발생한 누출에 즉각적인 봉쇄를 의무화할 것을 명시한다. 느슨한 규제와 집행 때문에 ‘비산 배출’로 새어 나가는 이산화탄소 등가물은 2기가톤을 넘는다. 주요 이산화탄소 등가물인 메탄은 ‘단기적 기후변화 인자’로서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짧은 기간 동안 대기에 머물지만 더 많은 온난화를 초래한다. 모든 국가는 방지 가능한 메탄 오염이라는 비상사태에 정면으로 대응해야 한다.


    탄소 가격 KR(7.3)은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비용을 부과한다. 실행 방식은 국가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구상은 단순하다. 바로 온실가스 배출에 가격표를 붙이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나 메탄 또는 다른 온실가스의 배출에 대한 벌금이 상승한다. 탄소 가격은 화석연료 에너지의 가격을 높여 경쟁력을 낮춤으로써 수요를 줄이고자 한다. 그것은 보다 깨끗하고 효율적인 대안을 서둘러 받아들이라고 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다.


    운동을 행동으로 옮겨라

    운동이 중요한 이유

    운동은 최선의 경우 분명한 행동과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새로운 인식을 형성한다. 독립을 위한 인도의 비폭력 혁명이 전설적인 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의 미국 인권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이 정책과 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후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서 현저성을 얻기 위해 노력할 때 공정성도 동시에 요구해야 한다. 기후위기는 가난한 지역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또한 경제적 격차를 넓히고, 인종적 부당성을 심화한다. 이런 불평등에 대응하지 않고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의 운동 OKR은 세 집단의 필수 구성원, 즉 유권자와 의원 그리고 기업의 지지에 달려 있다.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는가?

    유권자 KR(8.1)은 기후 문제가 유권자에게 갖는 중요도를 측정한다. 최근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아직 대다수 상위 배출국에서 선거나 여론조사의 2대 이슈로 자리 잡지 못했다. 줄곧 이민, 세금, 보건 이슈에 밀렸다. 우리에게 필요한 기후 운동을 일으키려면 보다 시급한 문제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친환경 공직자 선출하기

    운동은 가시적 결과를 추구해야 한다. 활동가들이 대중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사람의 힘이라면, 정치적 힘은 선출직 및 임명직 관료들의 역할에 중점을 둔다. 정부 KR(8.2)는 모든 단위에서 전 세계 리더들의 입장을 점검한다. 적극적인 정책 수단을 마련하려면 이 관료들 중 다수가 기후행동을 강력하게 지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운동의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이다. 나도 왜 수많은 운동이 실패했는지 그리고 활동가들이 수십 년 동안 경고했는데도 어떻게 이토록 절박한 상황에 이르렀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진실은 이렇다. 잘 조직된 운동은 대단히 효과적으로 정책을 좌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운동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이다.


    논쟁과 행동 촉발하기: 선라이즈 무브먼트의 영향

    프라카시와 친구들은 몇 주 안에 환경운동단체를 공동 설립했다. 이 단체는 나중에 10여 명의 다른 청년 활동가들이 합류하면서 선라이즈 무브먼트(Sunrise Movement)가 되었다. 그들은 청년이 주도하는 탈중심화 풀뿌리 운동의 청사진을 만들었다. 운동의 목적은 기후변화를 막고 경제정의를 촉진하는 것이었다. 2018년 중간선거 직후에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그들은 민주당이 새롭게 장악한 하원을 통해 기후행동을 의무화하려 했다. 그들은 의회 사무실 밖에서 농성하면서 일련의 연좌시위를 벌였다.


    그 무렵 선라이즈는 이목을 끄는 방법을 익혔다. 이 신생 단체는 팩트와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로 무장해 있었다.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는 나중에 ‘스쿼드(the Squad)’로 불릴 다른 초선 의원들을 데려와 시위자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선라이즈에게 정치는 영원한 줄타기다. CNN이 지적한 대로 선라이즈는 “한 발은 권력의 전당에, 다른 한 발은 활동가들이 있는 거리에 두려고” 노력했다. 선라이즈는 이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선라이즈의 청년 리더들은 ‘지도부’ 육성, 지도부와 의사결정자의 직접적인 연계가 풀뿌리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업 변화 운동

    운동은 시민과 소비자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업과 주주도 끌어들여야 한다. 최근에 기업들에 대한 탈탄소화 압박이 더욱 강해졌다. 세계 최대 기업들은 배출량을 감축하고 넷 제로 해결책의 규모를 키울 무거운 책임을 진다. 종종 인용되는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단 100개 기업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1퍼센트를 차지한다. 시장은 생산보다 소비에 의해 더 많이 주도되지만, 그래도 주요 기업들의 결정은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현상의 미덕은 그 파급효과에 있다. 기업들이 기후 친화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공급업체들도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에 따라 변화 속도가 빨라진다. 애플은 넷 제로 영향력을 지닌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급업체들도 자체적인 계획을 추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탄소중립’ 서약에서 ‘넷 제로 배출’ 서약으로 넘어가는 활발한 전환이다. 이 서약은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라 해당 연도에 모든 온실가스의 잔여 배출량에 상응하는 제거 활동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기업 KR(8.3)은 204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전 세계 기업계의 약속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우리의 핵심 결과는 ‘포춘’ 500대 기업의 100퍼센트를 대열에 합류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기업계에서는 업계의 선도기업들이 가하는 압박이 가장 효과적이다.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나는 1996년에 그를 처음 만났다. 그로부터 5년 후 제프는 내게 인상적인 선물을 보냈다. 그것은 “개울에 갈 때도 언제나 여분의 노를 가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새겨진 나무 노였다. 근래에 나는 제프와 기후 비상사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노를 꺼냈다. 그는 특유의 끅끅대는 웃음을 터트리며 “존, 우리에게는 여분의 노가 아주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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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