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
 
지은이 : 발타자르 그라시안(역:김유경)
출판사 : 현대지성
출판일 : 2022년 10월




  • ”평생 들고 다니며 읽어야 할 인생의 동반자“라고 니체가 극찬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대표작입니다. 치열한 궁중 암투에서도 끝까지 살아남게 해준 빛나는 현실적 지혜와 만나보세요.


    사람을 얻는 지혜

    독자에게
    이 책이 현자들의 향연에서 이성을 밝히는 비망록으로 사용되길 바란다. 이 안에는 지혜의 양식들이 기록되었는데, 이 맛을 즐겁게 나누기 위해 나머지 작품들에서도 계속 제공할 것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운이 아니라 미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미덕
    참된 지식은 용기를 준다
    지식과 용기가 위대함을 만든다. 지식과 용기는 불멸하므로, 위대함도 불멸한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 행하기 때문에, 현명한 사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지식이 없는 사람은 어두운 세상 속에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식은 두 눈과 같고, 용기는 두 손과 같다. 따라서 용기 없는 지식은 아무 열매도 맺지 못한다.

    운보다 미덕을 사랑하라
    행운과 명성. 행운은 불안정하지만, 명성은 안정적이다. 전자는 현세를 위한 것이고, 후자는 후세를 위한 것이다. 전자는 질투와 맞서고, 후자는 망각과 맞선다. 행운은 소망하는 것이고 때로는 도움으로도 얻을 수 있지만, 명성은 노력으로 얻어진다. 명성에 대한 욕구는 미덕에서 나온다. 명성은 거인들의 여동생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명성은 늘 혐오스러운 괴물이나 칭찬받는 신동 쪽으로 양극단을 걷는다.

    좋은 지식이 나쁜 의도와 결합하면 광기가 된다
    좋은 의도가 담긴 지식을 지녀라. 이것은 백발백중 성공을 보장한다. 하지만 좋은 지식이 나쁜 의도와 결합하면 늘 괴물 같은 고통을 낳았다. 나쁜 의도는 완벽함을 해치는 독이 되고, 여기에 지식의 도움이 더해지면 더 교묘하게 해를 끼친다. 파멸을 낳는 불행한 우월함이여! 사리 분별이 없는 지식은 갑절의 광기가 된다.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현실을 인식하라: 현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
    위대한 사람들과 교감하라. 영웅의 탁월한 자질은 영웅들과 잘 어울리는 데 있다. 이런 교감은 신비롭고 유익한 자연의 경이로움이기도 하다. 위대한 사람들과 교감하다 보면 비슷한 마음과 기질을 갖게 되는데, 무지한 대중은 그것을 묘약의 효과로 치부한다. 그들과 교감하면 명성뿐 아니라 호의와 애정도 얻는다. 그러면 말 없이도 설득할 수 있고, 노력하지 않아도 뭔가를 얻을 수 있다. 교감에는 능동적 교감과 수동적 교감이 있다. 둘 다 행복을 주는데, 교감이 잘 이루어질수록 행복도 크다. 따라서 그것을 알고 구별하며, 얻는 방법을 아다는 것은 훌륭한 기술이다. 이런 은밀한 도움 없이는 어떤 노력을 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속한 반감은 인생의 성장을 방해한다
    반감을 갖지 말라. 우리는 종종 사람들의 탁월한 자질을 제대로 알기도 전에 먼저 반감부터 갖는다. 그리고 이런 타고난 저속한 반감을 저명한 사람들을 대할 때도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태도를 지혜롭게 고쳐야 한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반감을 품는 것만큼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다. 영웅들에게 호감을 품으면 이익이 되고, 반감을 품으면 명예가 실추된다.

    적절한 거절은 무분별한 수락보다 더 고귀하다
    거절할 줄 알라. 모든 사람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거절할 줄 아는 것은 수락할 줄 아는 것만큼 중요하다. 이것은 특히 통치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방법이 중요하다. 어떤 사람의 거절은 다른 사람의 수락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 금박을 입힌 거절은 퉁명스러운 수락보다 더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입에 ‘아니요’를 달고 살아서 모두를 불쾌하게 하는 사람도 많다. 설령 나중에는 모든 것을 받아준다고 해도 처음에는 늘 ‘아니요’로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또한, 모든 일을 단번에 거절해서도 안 된다. 요청하는 사람이 서서히 실망을 느끼게 해야 한다. 또, 완전히 거절해서도 안 된다. 그러면 남들이 더는 의존하지 않게 된다.

    거절의 쓰라림을 달래줄 일부 희망은 남겨두어야 한다.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빈자리는 예의로 채우고, 해주지 못한 행동은 좋은 말로 대신해야 한다. 따라서 ‘예’와 ‘아니요’는 짧지만 긴 생각이 필요한 말이다.


    인생은 짧지만 잘 살아낸 삶의 기억은 영원하다: 안목
    진실이 사실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는 드물다
    정보를 얻을 때 조심하라. 사람은 주로 정보에 의존해 살아간다. 자신이 직접 보는 것은 많지 않고, 대신 남의 말을 듣고 살아가는 것이다. 귀는 진실의 쪽문이자, 거짓의 정문이다. 보통 진실은 듣는 것보다 보는 데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진실이 사실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는 드문데, 멀리서 올 때는 더 그렇다. 늘 여러 군데를 거치다 보면 감정들이 섞여 오기 때문이다.

    정념은 닿는 모든 것을 자기 색으로 물들인다. 그래서 때로는 듣기 좋지만, 때로는 불쾌한 게 정보다. 그리고 그것은 항상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애쓴다. 따라서 칭찬하는 사람의 말도 잘 걸러 들어야 하지만, 비난하는 사람의 말은 더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정보를 주는 사람의 의도를 발견하고, 어느 발이 움직였는지를 알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즉, 심사숙고해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거짓인지를 가려내야 한다.

    어리석은 자가 친구에게서 얻는 유익보다 지혜자가 적에게서 얻는 유익이 더 크다
    적을 이용할 줄 알라. 매사에 해치는 칼날이 아닌, 자신을 지켜주는 칼자루를 잡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경쟁할 때는 더욱 그래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친구로부터 얻는 유익보다 현명한 사람이 적으로부터 얻는 유익이 더 크다. 악의는 종종 호의가 넘을 수 없는 어려움이라는 산을 평평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이 적들 덕분에 위대해졌다. 아첨은 증오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증오는 결점을 없애려고 하지만, 아첨은 그것을 감추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애정의 거울보다 악의의 거울을 더 신뢰한다. 그렇게 비방을 예방하고, 결점을 고쳐나간다. 적과 악의의 옆집에 살면, 더 신중해진다.

    자신을 알지 못하면 스스로 주인이 될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알라. 자기 기질과 재능, 판단과 기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알지 못하면 자기 주인이 될 수 없다. 얼굴을 비춰주는 거울은 있지만,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은 없다. 따라서 신중한 자기 성찰을 곧 마음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 외적은 모습을 신경 쓰지 않을 때가 되면, 내적인 모습을 고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라.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지혜와 명민함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일을 할 때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아야 한다. 이렇게 모든 일에서 자기 능력의 깊이와 무게를 조사해 보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가장 위대한 일이다: 관계
    사람들의 결점에 익숙해지는 것도 배워야 할 재주다
    지인의 결점에 익숙해져라. 추한 얼굴에 익숙해지는 것처럼, 지인의 결점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의존적인 관계에 있을 때는 더욱 그래야 한다. 함께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고약해도,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추한 얼굴에 익숙해지듯 그들에게 익숙해지는 것도 삶에 필요한 수완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끔찍한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겁이 나겠지만, 그 공포는 차츰 사라지게 된다. 또한 깊이 생각하면 불쾌한 일을 예방하거나 견딜 수 있어서 좋다.

    변죽만 울리지 말고 바로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라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라. 그래야 일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문제의 핵심으로 들어가지 않고, 쓸데없는 추리나 지루하고 장황한 말투로 주변을 배회한다. 그들은 주위를 빙빙 돌면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지치게 하고, 결국은 핵심에 이르지 못한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할 줄  모르는 혼란스러운 이해력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은 그냥 내버려두어야 하는 일에 시간과 인내심을 낭비한다. 그래서 막상 해야 할 일을 할 때는 이미 시간과 인내심이 바닥나 있다.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 되지 말라. 조언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자는 구제불능 멍청이다.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도 칠절한 조언에 귀 기울여야 하고, 군주라도 다른 사람에게 배워야 한다. 아무도 다가갈 수 없어 고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아무도 막지 못해 신세를 망치는 사람들이 있다. 가장 완벽한 사람이라도 우정의 문 정도는 열어두어야 한다. 그 문을 통해 도움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혜라는 비밀의 방에는 의지할 수 있고 실수를 바로잡도록 평가해주는 친구라는 믿음직한 거울을 두어야 한다.


    지혜는 내면의 절제에서 나온다: 내면
    제때 분노하고 제대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정념을 제어하는 기술. 가능하면 지혜로운 성찰을 통해 충동적인 어리석음을 미리 막아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에게 이 일은 별로 어렵지 않다. 정념이 일어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스스로 정념에 사로잡혔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럴 때 감정이 다스려지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까지 화를 내야 하는지 가늠해보고, 더는 화를 내지 말라. 분노는 아주 신중하게 들어가고 나가게 해야 한다. 그리고 분노는 제때 그리고 제대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달릴 때 가장 어려운 일은 멈추는 것이다. 현명함의 위대한 증거는 광기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제정신을 유지하는 데 있다. 과도한 정념은 당신을 이성에서 벗어나게 만든다. 하지만 매우 주의한다면 정념이 이성을 짓밟지 않고, 양식의 선도 넘지 않을 것이다.

    지혜는 내면의 절제에서 나온다
    말의 절제는 능력을 보호한다. 비밀을 간직하지 못하는 가슴은 공개된 편지와 같다. 비밀은 깊숙한 곳에 묻혀 있는데, 거기에는 중요한 것들이 가라앉아 있는 넓고 숨겨진 공간이 있다. 이런 능력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데서 나오는데,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비밀은 드러내면 낼수록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한다.

    지혜로운 상태는 내면의 절제에서 나온다. 이런 능력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사람들의 시험이다. 즉, 그들은 그 능력을 왜곡하기 위해 반박하고, 자극하기 위해 넌지시 미끼를 던진다. 하지만 이럴 때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을 피하기 위해 더 입을 닫는다. 꼭 해야 할 일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고, 말로 해야 할 일은 굳이 행동으로 할 필요가 없다.

    온전한 사람은 자기 결점을 잘 안다
    자기 결점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자기 결점을 알아야 한다. 온전한 사람은 결점이 비단 천으로 씌워져 있어도 알아챈다. 결점은 종종 금관을 걸치고 있는데, 그렇다고 감춰지는 게 아니다. 노예 제도는 주인의 기품으로 감쪽같이 가려질 수는 있지만, 그 안의 악덕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악덕도 높이 들릴 수는 있지만, 그 본질이 높은 건 아니다.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평정심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셈이다
    화평한 사람은 오래 산다. 자신이 살려면 남도 살게 해야 한다. 화평한 사람은 그렇게 살아갈 뿐만 아니라, 삶을 다스린다. 우리는 살면서 듣고 보아야 하지만, 침묵도 해야 한다. 낮에 다투지 않으면, 밤에는 안식할 수 없다. 오래 살면서 즐겁기까지 하면 삶을 두 번 사는 셈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화평의 열매다.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은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셈이다. 모든 일에 마음을 쓰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또한, 사소한 일에 신경 쓰는 것도 어리석지만, 중요한 일에 마음을 쓰지 않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어리석다.

    이리저리 참견해서 자기 자리를 마련하지는 말라
    지혜로 자기 자리를 마련하라. 이리저리 참견해서 자기 자리를 마련해서는 안 된다. 명성을 얻는 참된 길은 공적을 쌓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노력으로 그것을 쌓았다면, 이는 명성을 얻는 지름길이다. 온전한 성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또한, 공적은 쌓으려면 애만 쓴다 해도 소용없다. 그러다가 한번 흙탕물을 뒤집어쓰면 오히려 명성이 더렵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적을 세우는 것과 자신을 드러내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천국에서는 전부 기쁨이고, 지옥에서는 전부 고통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우리는 그 양극단 사이에 있기에 둘 다 경험한다. 따라서 운명도 번갈아 나타난다. 늘 행복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늘 불행하지도 않다. 그래서 이 세상에서 행복과 불행을 합이면 영(0)이 된다. 따라서 그들만으로는 아무 가치가 없다. 거기에 천국의 가치를 더해야 큰 가치가 생긴다. 따라서 지혜란 이런 세상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데 있다. 현명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인생의 진정한 공부를 마지막으로 미루지 말라: 온전함
    우리 삶을 온전하게 만드는 세 가지 여정이 있다
    아름다운 인생의 첫 번째 여정은 죽은 자들과 대화하며 보내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알고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태어났다. 책은 진정으로 우리를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두 번째 여정은 살아 있는 사람들과 보내라. 즉, 세상의 모든 좋은 것을 보고 주의 깊게 조사해야 한다. 단, 한 나라에서 모든 걸 찾을 수는 없다. 세 번째 여정은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보내라. 최고의 행복은 철학을 하는 것이다.

    남에게 자기 명예를 다 맡겨서는 안 된다
    명예 보증을 받지 않고는 자기 명예를 맡기지 말라. 침묵하면 공동 이익을 얻고, 발설하면 공동 손실을 얻게 해야 한다. 명예가 관련된 이해관계에서 늘 함께하는 공동 계약이 맺어져야 한다. 즉, 자기 명예를 지키는 것이 곧 상대의 명예도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 절대 남에게 자기 명예를 다 맡겨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혹여 그런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 그 신중함을 압도하는 경계심을 발동해야 한다. 위험과 이해관계를 함께 나눔으로써 함께한 사람이 자신에 대해 불리한 증언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진정한 공부를 마지막으로 미루지 말라
    삶을 끝내야 할 곳에서 시작하지 말라. 어떤 사람들은 처음에는 쉬고, 일은 마지막으로 미룬다. 하지만 먼저 중요한 일을 하고, 나중에 시간이 남으면 부수적인 일을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싸우기도 전에 승리하려고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처음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배우기 시작하고, 명성이 따르는 유용한 공부는 삶의 마지막으로 미룬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행운을 잡기도 전에 벌써 자만한다. 따라서 이 방법은 배우고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하다.


    5년마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라: 성숙아니라 미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가장 가까운 관계 사이라도 지켜야 하는 비밀이 있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예속되지 않고, 그 누구도 우리에게 예속되지 않을 것이다. 혈연관계도 우정도, 많은 신세를 진 사이라도 완전히 예속될 수는 없다. 마음을 다 내주는 것과 호의를 베푸는 것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관계라도 마음을 다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다고 관심과 애정의 법칙이 깨진 건 아니다. 친구 사이라도 늘 감추는 비밀이 있고, 아들이라도 아버지에게 감추는 게 있기 마련이다. 같은 일이라도 어떤 사람과 있을 때는 감춰지고, 또 어떤 사람과 있을 때는 전해진다. 또, 상대의 상황에 따라서 전부 허용할 수도 있고, 전부 거절할 수도 있다.

    가장 자신 있을 그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시간이다
    단 하루도 방심하지 말라. 운명은 우리는 조롱하길 좋아한다. 우리가 방심한 사이에 급습하기 위해 우연으로 보이는 일들을 준비할 것이다. 따라서 재능과 지혜, 용기, 심지어 아름다움까지도 늘 시험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가장 자신만만한 날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가장 조심해야 할 때 가장 방심하는 법이다.

    잘 모를 때 위험을 감수하면 파멸을 자초한다
    잘 모를 때는 가장 안전한 것을 선택하라. 그러면 모든 일을 할 때, 기발하진 않더라도 든든한 사람으로 여겨질 것이다. 물론 잘 아는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면 된다.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는 건 파멸을 자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늘 옳은 길을 선택해야 한다. 확고한 것은 잘못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 모를 때는 왕의 길로 가야 한다. 한 마디로, 잘 알든 모르든 기발함보다는 안전함을 선택하는 게 더 현명하다.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면 불쾌감이 증가한다
    매사에 너무 튀지 말라. 탁월함도 너무 눈에 띄면 결함이 된다. 보통은 특이함 때문에 눈에 띄는데, 그것은 늘 비난을 받는다. 그리고 그렇게 튀는 사람은 혼자 남겨진다. 아름다움도 너무 빼어나면, 그 가치가 떨어진다. 너무 튀면 남들에게 불쾌감을 주는데, 이미 권위가 떨어진 특이한 일에서 튄다면 훨씬 더 그렇다. 하지만 악덕으로 유명해지려는 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악명을 높이기 위해 늘 새로운 악한 일을 찾는다. 심지어 해박함도 너무 과하면, 근거 없이 떠드는 수다로 변질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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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