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 바이블
 
지은이 : 최두옥
출판사 : 유노북스
출판일 : 2021년 02월




  • 국내 유일 스마트워크 디렉터인 최두옥 저자는 10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스마트워크 경험을 쌓고 우리나라 기업에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마트워크 바이블》은 저자가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사례, 인사이트를 고스란히 담은 첫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경영과 업무 방식, 우리의 일터에 적용할 혁신 전략을 안내한다. 사회와 조직이 더욱더 빠르게 개인화되고 새로워지는 세상에서 우리의 일터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바뀔 수 있다. 


    스마트워크 바이블


    문제 해결_사람을 바꿀 것인가, 시스템을 바꿀 것인가

    문제를 해결하는 두 가지 방식

    코로나19와 스마트폰의 컬래버로 배달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됐습니다. 집 근처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샴푸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특강 때 필요한 재킷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내일 아침에 필요한 채소까지도 온라인에서 주문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배달이 일상이 된 만큼 배송과 관련된 사고도 늘었습니다. 간혹 주문한 것과 전혀 다른 물건이 배달되기도 하고, 주문한 물건이 며칠째 감감무소식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당신이 이 구역의 배송을 책임지는 담당자라면 어떨까요? 당신의 역할은 이 지역의 총괄로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이 안전하게 배달되도록 관리하는 것인데, 최근 배송과 관련된 자잘한 사고가 늘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배송 시간이 늘어나서 오늘까지 처리해야 할 물건을 다 배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습니다. 어쩌다 한두 번이면 이해하지만 최근 들어 이런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배송 책임자인 당신은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사람을 통한 해결

    우선 당신은 배송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을 확인한 후 그 구역으로 배송을 나가는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면담에서는 직원에게 왜 이런 실수가 자꾸 발생하는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신체적인 문제나 심리적인 이슈가 있는지, 가족에게 중요한 문제가 생겼는지를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단순한 실수라면 이번 배송 사고로 인한 회사의 실질적인 손해가 얼마이고, 그 리스크는 얼마나 큰지를 각인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담을 몇 차례 진행한 후에도 배송 사고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담당자를 해고하고 다른 사람을 채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바꿔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만 있다면 이런 방식은 꽤 빠르고 쉬운 방법입니다.


    시스템을 통한 해결

    문제의 원인을 사람으로 가정하지 않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우선 최근의 배송 사고 상황을 전 직원과 공유합니다. 그런 다음 관련된 모든 직원을 불러서 전체적인 배송 과정을 리뷰합니다. 그런 다음 어떤 프로세스에서 배송 사고의 가능성이 가장 큰지, 왜 특정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지, 배송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있는지, 각 대안을 실행하는 데 얼마의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지를 자유롭게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각 부분의 담당자가 모여 전체 과정을 리뷰하다 보면 표면적인 사고 이면에 숨은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특정 구역의 특정 배송차였지만 정작 원인은 프로세스의 다른 지점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앞의 경우처럼 원인을 사람으로 가정하고 문제에 접근했다면 어땠을까요? 시간을 들여 배송 담당자를 바꿨지만 사고는 줄어들지 않았을 것이고, 동료의 해고로 인해 직원들의 위화감이 증폭됐을 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잘못된 원인에 집중하느라 아까운 돈과 시간을 낭비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실패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실패 부검’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실패 부검(Failure Autopsy)’입니다. 포스트모템(Post-mortem)이라고도 부르는 실패 부검은 말 그대로 실패한 프로젝트를 부검대 위에 올려놓고 원인을 파악해 보는 겁니다. 실패 부검에서는 실패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각 과정을 상세하게 리뷰하면서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된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어떤 과정에서 실패를 막을 기회가 있었는지를 검토합니다.


    실패 부검의 목적은 책임을 묻고 비난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각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 부검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비난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기가 아는 정보를 담백하게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진짜 문제가 드러나고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가 명확해지지요. 과거의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미래의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패 부검을 시도한 국내 기업의 대부분은 초반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참가자들이 처벌의 두려움 없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리뷰라는 명목의 책임 추궁을 여러 번 경험해서인지 ‘실패 부검에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전제를 달아도 믿지를 않습니다. ‘우리 쪽에서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업무 프로세스를 공유하지 않는 건 다반사고 자신이 속한 팀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이를 해결할 마술 같은 방법은 없습니다. 믿음은 설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실패 부검은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방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직원들이 믿을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수밖에요.



    리모트워크_업무의 디폴트가 오프라인인가, 온라인인가

    일하는 방식의 뉴노멀, 리모트워크

    리모트워크(Remote Work)란, 사무실 출근에 기반을 둔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디폴트로 일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의미합니다. 기업에 따라 사무실 출근의 의무가 아예 없는 회사도 있고, 주 2~3회의 리모트워크를 허용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된 리모트워크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한국에서 리모트워크가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기업이 반강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리모트워크는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덕분에 이제 사무직에서는 일주일 내내 출근하는 회사가 드물 정보로 리모트워크가 일상적인 업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출퇴근=일’ 공식을 버리면 얻는 것들

    예고 없이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직장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리모트워크를 밀도 있게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화에 적응하느라 몇 배로 힘들긴 했지만, 평소라면 수년이 걸렸을 교육 기간이 단 몇 개월로 줄어들면서 조직 전체가 리모트워크의 장점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매주 이틀 반을 버는 기적

    우선 출퇴근을 위해 매일 길가에 버려지는 시간과 출근 준비를 위해 소모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보통 9시 업무를 시작하기 위해 늦어도 7시에는 기상을 합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략 1시간이고 거기에 출근 준비 시간까지 합치면 약 2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순수하게 출퇴근을 위해 필요한 시간이 하루에 4시간이라고 하면 일주일만 돼도 20시간이 필요합니다. 보통 일주일에 40~45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하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뿐만이 아닙니다. 리모트워크를 하게 되면 집밥이나 배달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기 때문에 식사로 인한 이동 시간도 줄어듭니다. 마음만 먹으면 점심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저녁 6~7시만 되면 웬만한 업무는 마무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일에 대한 몰입과 집중을 습관화할 기회

    리모트워크의 또 다른 이점은 몰입과 집중입니다. 그래서 장시간을 방해 없이 집중해야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실무자에게 리모트워크는 매우 유용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하게 7주간 리모트워크를 진행했던 한 기업의 경우, 리모트워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중간 관리자보다 실무자에게서 세 배나 높게 나왔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몰입과 집중 때문이었습니다.


    제한된 기간 이뤄진 관찰과 기록에 의하면, 이 회사에서 실무급 직원이 사무실에서 일을 할 경우 평균 25분마다 직원들의 집중을 깨트리는 외부 자극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외부 자극이란, 직원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비자발적인 업무 중단을 의미하는데요, 옆자리 동료의 질문이나 요청, 갑작스럽게 소집되는 회의, 예고에 없던 업무 지시, 주변 소음으로 인한 방해, 사무실을 오가는 직원이나 손님들의 인사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에 반해, 리모트워크 환경에서는 실무자들이 원치 않는 방해를 좀 더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메신저나 메일 알람 같은 외부 자극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온라인상의 자극은 대부분 중요도에 따라 직원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해서 업무를 중단할 정도의 방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에 리모트워크가 정착되기 시작한 5~7주차의 기록에 의하면, 실무자들은 본인이 필요한 경우 최대 4시간까지 외부의 방해가 없는 집중 업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리모트워크를 어렵게 만드는 조직 문화와 고정 관념

    이렇게 많은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모트워크가 조직에 정착되는 속도는 생각보다 더딥니다. 어떤 기업은 최고 의사 결정자가 적극적인 리모트워크 도입을 발표했지만 중간 관리자들의 은근한 방해로 애를 먹기도 합니다. 이들은 리모트워크 정책을 대놓고 비판하지는 않지만, 팀원들에게는 ‘리모트워크 신청하려면 일부터 제대로 해’라면서 엄포를 놓습니다.


    어떤 중간관리자는 재택근무가 예정된 직원에게 이른 아침 사무실 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재택근무를 할 때는 근무 시간 내내 화상 회의 카메라를 틀어 놓는 룰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리모트워크의 도입을 어렵게 하는 기업 문화와 고정관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효율보다 근태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출근하거나 자주 야근하는 직원을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많습니다. 효율적으로 일을 빨리 끝내는 것보다 오래 일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리더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근태 중심의 조직 문화에서는 아무리 CEO가 리모트워크를 강력하게 추진해도 직원들이 리모트워크를 신뢰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성과와 승진을 좌지우지하는 직속 상사가 근태를 중요시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내가 만든 자료는 내 것이라는 생각

    리모트워크가 가능하려면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적극적’이라는 말은 업무와 관련된 정보와 자원은 공유가 디폴트라는 의미입니다. 필요한 자료가 있을 때마다 담당자에게 자료 공유를 요청하는 소극적인 차원의 공유가 아니라, 특별 보안이 필요한 자료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료가 직원들에게 공유되는 적극적인 차원의 공유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에서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만든 자료는 내 소유’라고 생각하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 문화 때문에 리모트워크가 어렵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의 많은 직장인은 자기가 작성한 문서나 자료를 상시적으로 다른 직원과 공유하길 꺼립니다. 특별히 요청받았을 때만 자료를 공유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회사의 공용 자원에 속하는 각종 자료를 개인의 로컬 컴퓨터에 보관합니다. 이렇게 정부가 로컬화돼 있으면 필요한 자료가 있을 때마다 공유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리모트워크가 어렵습니다.



    애자일 방식_계획의 준수인가, 변화에 대한 대응인가

    일하는 방식의 축소판, 마시멜로 챌린지

    마시멜로 챌린지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캠핑장의 핫 아이템인 마시멜로와 스파게티 면으로 탑을 쌓는 팀 게임인데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3~4명이 한 팀이 돼서 마시멜로 탑을 만들 재료를 받습니다. 재료는 마시멜로 1개, 스파게티 면 20개, 그리고 스파게티 면을 붙일 수 있는 종이테이프 약간이 전부입니다. 이 재료들을 갖고 제한 시간 18분 동안 가장 높은 탑을 쌓으면 승리합니다.


    이 게임에 참여한 그룹은 총 다섯 개로 ① 유치원생 그룹 ② 변호사 그룹 ③ CEO 그룹 ④ 건축 엔지니어 그룹 ⑤ MBA 학생 그룹이었습니다. 이들이 쌓은 탑의 평균 높이는 약 20인치(51cm) 인데요, 다섯 개의 그룹 중에서 가장 높은 탑을 쌓은 그룹은 어디일까요?


    가장 높은 탑을 쌓은 그룹은 건축 엔지니어 그룹이었습니다. 이들이 쌓은 마시멜로 탑은 전체 평균보다 2배나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다섯 개의 그룹 중에서 탑의 높이가 가장 낮았던 그룹은 어디일까요? 탑의 높이가 가장 낮은 그룹은 MBA 학생들이었습니다. 이들의 탑 높이는 평균의 절반으로 뒤에서 두 번째인 변호사 그룹과도 꽤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 실험에서 가장 재미있는 결과는 바로 유치원생 그룹입니다. 선입견이 없어서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고, 경험이 부족해서 성과가 낮을 수 있다는 상반된 기대를 동시에 받았던 유치원생의 결과는 놀랍게도 건축 엔지니어 그룹 다음으로 좋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유치원생은 어떻게 MBA 학생보다 높은 탑을 쌓았을까?

    MBA 학생들이 철저하고 체계적인 분석, 설계, 제작 과정을 거친 것과 대조적으로 유치원생들이 마시멜로 탑을 쌓는 과정은 다소 산만해 보였습니다. 주어진 재료를 확인하면서 게임의 룰을 확인하는 초반 과정은 동일했지만 그다음부터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그들은 스파게티 면에 마시멜로를 꽂는 것으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유치원생들은 긴 스파게티 면 위에서 마시멜로가 맥없이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 초반에 마시멜로와 스파게티 면의 무게 관계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걸 알아내느라 스파게티 면 몇 개를 부러트리긴 했지만 작은 실패는 큰 성공의 초석이 됐습니다.


    완벽을 가정하는 워터폴 방식

    마시멜로 챌린지에서 MBA 학생 그룹이 탑을 쌓는 방식을 가리켜 워터폴(Waterfall) 방식이라고 한다면, 유치원생 그룹이 취한 방식은 애자일(Agile) 방식에 가깝습니다. 워터폴 방식은 말 그대로 폭포처럼 한 방향으로 흐르는 방식입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 이를테면 ‘리서치→기획→설계→제작→판매’는 앞 단계가 끝나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그 순서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설계한 제품도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기 전까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마시멜로가 스파게티 탑 위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던 것처럼, 고객의 반응은 실제로 시장에 내놓아야 알 수 있습니다. 고객의 반응을 완벽하게 예측해서 만들었지만 출시 후 시장에서 실패한 제품과 서비스는 차고 넘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워터폴 방식에서는 이전 단계가 완벽하게 끝나야 다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단계를 끝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진행 중건에 더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을 발견했다고 해도 기획 단계로 돌아가서 설계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나의 단계를 끝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워터폴 방식으로 일하면 하나의 프로젝트가 완성하는 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3년까지도 걸립니다. 예전처럼 기회의 변화 속도가 느릴 때야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3개월만 지나도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고 고객의 니즈도 그만큼 빠르게 변하는 요즘 같은 환경에서는 1~2년 후의 시간도 쉽게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완벽한 계획을 가정하는 워터폴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한 실패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점차 완벽해지는 애자일 방식

    워터폴 방식과는 달리 시대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애자일 방식입니다. 단어의 뜻 그대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니즈에 민첩하게(Agile) 반응하는 방식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애자일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반응입니다. 리서치와 회의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예상할 시간에 실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시제품을 만듭니다. 고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만드는 이런 시제품을 부르는 이름이 있는데요, 최소한의 핵심 기능만 장착한 제품이란 의미를 담아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라고 합니다.


    애자일 방식에서는 고객의 반응을 최대한 자주 빠르게 확인하고 이를 다시 기획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래서 MVP를 제작할 때는 완벽함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핵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이후 고객의 반응을 통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살려야할지가 드러나면, 이 결과를 반영해서 다시 ‘기획, 설계, 제작’의 사이클을 반복합니다.


    애자일의 목표는 완벽함이 아니라 최적화인 만큼 애자일 방식에서는 완성이라는 개념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완성이 없는 인간의 삶이 평생을 걸쳐 성장하는 것처럼, 애자일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평생을 걸쳐 최적화와 업데이트가 이뤄집니다. 런칭 초기에는 다소 어설퍼 보여도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애자일 방식의 특징이자 강점입니다.


    H&M, 자라, 유니클로의 매출이 올라간 비결

    패션쇼의 목적은 다음 시즌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보통 1년에 두 번으로 봄, 여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S/S 시즌 쇼가 있고 가을, 겨울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F/W 시즌 쇼가 있습니다. 이런 패션쇼는 예측하는 시즌보다 6개월 정도 앞서 열리고, 쇼를 준비하는 데도 6개월 정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패션계의 이런 예측이 언젠가부터 잘 맞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으로 유행의 속도가 빨라지고, 트렌드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향후 1년을 예상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몇몇 패션 회사는 기존의 생산 방식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우선, 매년 두 번의 패션쇼에 맞춰 디자인하던 물량을 전체의 15%수준으로 낮추고, 나머지 85%는 50개의 마이크로 시즌에 맞춰서 그때그때 디자인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약 일주일 단위로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피드백을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애자일 방식을 적극 도입한 회사가 자라(Zara), 유니클로(UNIQLO), H&M 같은 브랜드입니다. 2014년에서 2017년 사이의 브랜드별 매출을 보면, 이렇게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브랜드는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브랜드는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였습니다.



    업무 역량_혼자 열심히 할 것인가, 함께 잘할 것인가

    협업력

    여러분은 협력과 협업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협력은 영어로 번역하면 코퍼레이션(Cooperation)으로 하나의 일을 물리적으로 나눠서 함께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100장의 문서를 네 명이 25페이지씩 나눠서 출력하거나, 4,000미터 계주를 네 명이 1,000미터씩 나눠서 뛰는 것처럼 여러 명이 하나의 일을 물리적으로 함께 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업무 시간을 단축시킨다면 이는 협력에 가깝습니다.


    반면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번역되는 ‘협업’은 협력보다는 더 화학적으로 결합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밀가루 브랜드가 패션 기업과 합께 만든 ‘곰표 티셔츠’ 라든지, 문화체육관광부가 얼터너티브 팝 밴드와 함께 만들어 대박이 난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처럼 다른 주체들이 만나서 단순한 플러스 이상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면 이는 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협업력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과 단시간에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능력입니다.


    글쓰기력

    업무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 커뮤니케이션의 중심도 말에서 텍스트로 옮겨 갑니다. 모두가 한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이 말을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중요한 내용은 말로 전하는 것이 기본이고 특별히 정리나 기록이 필요하면 글로 보충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반대입니다. 중요한 내용은 텍스트를 통해 먼저 전달하고, 보충이 필요하면 전화나 화상회의를 통해서 말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글쓰기력은 현상이나 의견을 상대가 알아듣기 쉽도록 서술적으로 구조화하는 능력입니다. 리모트워크 시대의 글쓰기 역량이란 업무 현황이나 자신의 생각을 상대가 알아듣기 쉽도록 서술적으로 구조화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짧고, 명확하고, 쉽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일상에서 쉽게 글쓰기 역량을 키우는 법

    연습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우선 댓글을 통해서 짧은 글쓰기를 시도합니다. 관심 있는 포스팅에 댓글을 달면서 내 생각을 두세 문장으로 짧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포스팅의 길이는 스마트폰 기준으로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는 30초 이내가 적당합니다.


    이렇게 짧은 포스팅이 익숙해졌다면 이제는 블로그에서 좀 더 긴 호흡의 글쓰기를 연습해 봅니다. 주제에 따라 분량은 다를 수 있지만, 읽는 사람을 생각하면 노트북 기준으로 한 화면을 넘지 않아야 부담이 없습니다.


    SNS를 통해 글쓰기를 연습할 때 가장 좋은 점은 ‘좋아요’ 개수나 댓글의 내용을 통해 자신의 글쓰기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내가 글을 어렵게 쓰고 있다면 ‘좋아요’ 개수가 좀처럼 늘지 않을 겁니다. 만약 ‘좋아요’ 개수는 꽤 되는데 애먼 내용의 댓글이 많다면 내가 글을 명확하게 쓰지 않았다는 방증입니다. 이럴 때 대댓글을 통해서 내 의도를 추가로 설명하기보다는 글의 어떤 부분에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명확한 글쓰기 역량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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