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지은이 : 앙드레 코스톨라니(역: 한윤진)
출판사 : 미래의창
출판일 : 2023년 02월




  • 항상 돈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이를 투자자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기본 원칙으로 생각했던 코스톨라니의 탐욕스럽지도, 기세등등하지도, 사치스럽지도 않은 투자 철학과 만나보세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돈의 매력

    돈: 자유세계의 가치 척도

    돈을 소유하고픈 욕망과 돈을 버는 것은 물론 차이가 있다. 돈을 소유하는 것으로 온갖 기쁨이 생기기도 한다. 돈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은행 통장의 잔고를 더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또 아름답고 비싼 물건을 충분히 살 여력이 있는데도 절대 구매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언제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충분히 만족했던 것이다.


    다행히 돈으로 무언가를 살 수 있다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쓰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인생을 즐기고 싶어한다. 그들은 메뉴판을 정독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먹어보고 싶어한다. 만약 이런 부류가 없다면 우리는 이들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한 디플레이션 속에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에게 돈이란 힘과 지위를 상징한다. 이런 돈의 특성 때문에 친구나 사기꾼 혹은 질투하는 사람과 아부하는 사람이 생기고 어떻게든 빌붙어 살려는 식객들이 꼬이기도 한다. 그들은 전부 돈에 매료되어 있다.


    다른 이들에게 돈은 의학적 보호, 건강, 수명 연장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돈의 이러한 장점을 점점 더 감사히 여기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돈은 내게 있어 건강 다음으로 가장 큰 특권인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돈이 없는 사람은 벌어야 한다. 대다수가 일상의 지출을 위해 돈을 벌지만, 누군가는 그저 돈을 소유하기 위해서 또는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서 돈을 번다. 이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돈은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오히려 갈증만 늘어난다.”


    하지만 단순히 소유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돈을 버는 행위 그 자체에서 본질적인 자극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많다. 투자에 성공하면 나는 벌어들인 돈 때문에 기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궤를 달리한 나의 생각이 옳았다는 사실에 기뻤다. 룰렛게임을 즐기는 사람도 승리를 즐긴다. 하지만 지는 것도 못지않게 즐겁다. 왜냐하면 그는 게임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스릴 자체를 즐기기 때문이다.


    재력도 미모도 아쉬울 것이 없는 아름다운 여성들은 사진 모델로 활동하면서 최고의 모델료를 요구한다. 그 액수가 그들의 실질적인 인지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입장과는 달리 난 한 여자가 돈을 보고 한 남자와 사람에 빠진다고 해도 딱히 비난할 생각이 없다. 돈은 그 사람이 이뤄낸 성공의 표현이고, 그 여자는 그 점에 매료되는 것일 테니까.


    돈에 대한 올바른 태도

    돈은 그것을 열정적으로 갈망하는 사람에게 향한다. 그런 사람은 마술사의 조종을 받는 항아리 속의 뱀처럼 돈의 최면에 걸려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돈을 뜨겁게 사랑하되 차갑게 다뤄야 한다. 마냥 돈을 쫓으려 하지 말고, 오나시스(그리스 선박왕)가 말한 것처럼 돈과 정면으로 부딪쳐야 한다. 상승하는 주가를 뒤쫓기보다 하락하는 주가와 정면 승부를 봐야 하는 주식시장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돈을 향한 열정은 자칫하면 병적인 인색함 혹은 낭비벽으로 이끌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어떻게든 더 많은 돈을 쓰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기를 쓰고 더 많이 소유하려고 한다. 특히 돈에 대한 인색함은 때때로 병적인 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도한 인색함으로 물질적인 측면에서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나 결코 진정한 백만장자가 될 수 없다고 나는 확신한다. 자신의 돈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은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 절대 투자하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독일이 처한 문제다. 거룩한 마르크화를 숭배하는 그들은 그 덕분에 수십억을 그대로 은행 계좌에 묶어두고 있다. 그리고 과도할 정도로 인색한 금융정책을 펼치는 분데스방크는 지금까지 독일의 두 번째 경제 부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백만장자가 된다는 것은 ‘독립적’ 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독한 자린고비는 절대 독립적인 수 없다. 왜냐하면 무엇이든 아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돈을 쓴다는 그 생각 자체가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면 낭비벽이 심한 사람은 어떨까? 그는 인생을 제대로 만끽하며 원하는 대로 사고 또 모든 걸 소비하지만 그 또한 독립적인 것은 아니다. 있는 돈을 모조리 써버렸기 때문에 새로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항상 시달린다. 따라서 그는 돈의 출처가 되는 자신의 상사 또는 고객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다.


    돈에 대한 올바른 태도는 이 두 양극단의 사이에 있다. 물론 그것만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투자, 무엇으로 할 것인가?

    기회와 리스크에 대한 질문

    ‘증권시장’ 혹은 ‘투자’라고 말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증권거래소 또는 주식투자를 떠올린다. 주식은 투자하기 위해 존재한다. 나 또한 증권시장이나 투자에 대해 말하고 집필할 때마다 당연히 주식투자를 염두에 둔다. 그렇지만 내가 쌓은 80여 년에 이르는 ‘증권 커리어’를 쌓는 동안 주식에만 투자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수익은 채권을 통해서 얻었지만 외환시장과 원자재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그 밖에 유가물 부문에서도 경험을 축적했다.


    투자자들 가운데 세계시민인 투자자는 고국의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사건, 세계정치, 돈의 흐름, 선진 산업국가의 내외 정치, 세계은행과 IMF의 결정, 파리클럽의 채무협상, 신기술 개발, 팔레스타인 문제, 심지어 브라질과 중국의 날씨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관찰하고 분석한다.


    어디에서든 상품 가격, 환율, 채권, 주가에 변동이 생겨 차액이 발생하는 기회가 있다면 순종투자자들은 그곳에 발벗고 뛰어들어간다. 그리고 언젠가 시장이 그 차액을 균등화할 시점을 기다린다. 아주 큰 기회는 날마다 오지 않으므로 투자 대상으로 주식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도 계산에 넣어볼 가치가 있다.


    부동산: 자본이 많은 투자자를 위한 것

    유일하게 수익이 발생하는 유가물 투자 대상은 부동산이다. 집주인은 세를 놓아 돈을 벌 수 있고 자신이 소유한 집에 거주하는 경우 집세를 아낄 수도 있다. 이런 경험에서 나는 집이든 아파트든 스스로 살 집은 꼭 사라고 권하는 편이다. 부동산이 바로 첫 번째 투자 대상이다. 그래야만 나날이 오르는 집세와 집주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나는 이 분야에 경험이 전무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일반 투자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증권, 외환 또는 원자재 등의 동산에 투자해왔다. 부동산은 이 투자 대상들과 정반대 성향을 가진다. 부동산은 그 명칭의 의미처럼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세계 어디에서나 팔거나 사용 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부동산 시장이 매우 다르다 해도 다른 투자시장에 적용되는 법칙이 똑같이 통용된다. 부동산 시장에도 호황과 불황 그리고 양방향으로서의 과장국면이 존재한다.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우선 큰돈이 있어야 한다. 또한 부동산 거래 시 대금의 일부는 타인의 돈을 빌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그 돈을 갚을 능력이 있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로 제대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어느 도시와 지역 혹은 어느 나라의 부동산이 급격한 오름세를 눈앞에 두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평균 이상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주식: 진정한 투자 대상 그 자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투자 대상은 물어볼 것도 없이 단연 주식이다. 전 세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10만 개가 넘는다. 주식시장에서는 업계의 상승 및 하락, 경쟁에서의 성공, 국가의 법률 개정, 선거, 사회의 트렌드, 미래의 유행 그리고 기술적 진보에 투자가 이뤄진다. 한 기업은 광산에 기업의 명운을 걸고, 또 다른 기업은 우주에서 그 기회를 찾는다.


    주식시장에서는 항상 저평가된 기업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 워런 버핏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서 엄청난 부를 쌓은 사람이다. 아니면 반대로 고평가된 기업을 발견한다면 그 기업 주가의 하락에 투자하기도 한다. 한때 내가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에 투자하며 겪었던 것처럼 일명 ‘턴어라운드’로 큰 돈을 벌 수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나 델과 같은 ‘고공 비행자’에 투자한 덕택에 부자의 대열에 합류하기도 한다.


    다른 투자 대상들과 비교했을 때 주식이 지닌 장점은 바로 장기적인 상승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는 주가가 바닥까지 추락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주식은 상승한다고 말할 수 있으므로 다른 투자 방식에 비해 성공을 거두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자신의 재산을 다소 분산시키고, 크고 튼튼한 우량기업에 투자하면 성공 가능성이 보다 커진다. 만약 기대만큼 주가가 상승하지 않더라도 전전긍긍하며 초조해하지 말고 인내하며 시세가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기를 추천한다. 그런 식으로 투자를 이어가면 게임꾼처럼 단기투자를 노리고 주식시장에 들어왔을지라도 장기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것들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가 떨어진다. 높은 이윤에도 불구하고 전문가가 기업의 장래를 어둡게 평가한 탓에 A사의 주식이 떨어지는 동안 예상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인 B사의 주가는 상승한다. 다음날 신문에 실린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전날 수익을 낸 동일한 주식의 시세하락이 예견되기도 한다. 달러 환율의 변동이 없다는 것을 주가가 오르는 이유로 꼽은 기사가 나간 다음 날, 같은 신문에서 그것을 다시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이러한 분석은 투자자들에게 전혀 불필요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식시장에는 고유한 논리가 있으며, 여기에 일반 투자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여자나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럽다.


    주식시장은 먹이를 유인하기 위해 수천 가지 마법을 동원하고, 전혀 예기치 못했던 순간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주식시장의 이런 변덕에 항상 냉철하게 대처하고, 이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을 찾으려하지 말라고 제안하고 싶다.


    애널리스트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다음의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주식의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주가가 떨어진다. 둘째, 반대로 수요가 공급보다 크면 주가가 오른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동일한 경우 주가는 큰 변동 없이 그 자리에 머무른다. 중단기적 시각으로 볼 때 우량 주식이면 무조건 오르고 부실 주식은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상황에 따라 그 반대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윤이 좋고 배당금도 지급하며 향후 전망까지 유망한 기업이라도 주식시장에서 그 주가가 오르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때뿐이다. 이것이 주식시장에 적용되는 유일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평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지난 수십 년간 어떻게 그렇게 낙관적일 수 있었는지 묻곤 한다. 나는 소액 투자자든 대형 투자자든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주식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성공하려면 수면제를 복용한 한 뒤 몇 년은 푹 잠들어 주식시장을 보거나 듣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호황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바로 그 앞의 침체기를 견디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주식을 파는 시장의 분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아주 간단명료하다. 코소보·걸프·쿠르드 전쟁으로 비극적인 결과로 치달을 수도 있었지만 1912년 이후 더는 찾아볼 수 없었던 세계 평화가 마침내 확실해졌다. 10년 전만 해도 난 아침 7시가 되면 항상 나는 라디오 앞에 앉아 있었다. 어디선가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수 있는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며 말이다. 나토와 바르샤바조약으로 형성된 냉전은 세계를 얼어붙게 했다. 그것도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가 되었지만 말이다.


    유럽인의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새로운 시대는 미국만이 거대한 세계 강국이 되는 팍스 아메리카나다. 그것으로 장기적인 세계 평화가 보장되었다. 그것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 그린라이트를 켰고,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이 환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0여 년간의 증권투자 경험으로 나는 정반대의 사례도 잘 알고 있다. 나는 제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었고 거기서 살아남았다. 어디선가 화약 냄새가 풍겨오는 동안은 투자자들은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시기에는 누구나 금과 같은 유가물을 안전한 금고 속에 깊숙이 넣어두고 싶어한다. 전쟁이 터지면 패전국인 독인이라 연이은 두 차례의 전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프랑스처럼 화폐의 가치가 완전히 추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불확실할수록 투자자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고, 상황이 확실할수록 주식투자가 늘어난다. 현재 주식은 싸움에서 승기를 움켜쥐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향후 10년은 계속 낙관적일 것이라 전망한다. 



    중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돈 + 심리 = 트렌드

    주식시장이 상승장의 초기에 호황을 누린 뒤 다시 강세장 초기 수준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해도 이 시기에는 위와 아래를 오가며 극단적으로 요동친다. 이러한 동요는 중기적 영향 요소들에 의한 것들로 다음의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첫 번째 요소는 돈이다. 주식시장에서 돈이란 산소 또는 차를 움직이는 휘발유 같은 것이다. 돈이 없으면 제아무리 미래 전망이 좋고 평화가 지속되어 경기가 좋더라도 주식 거래가 활발해질 수 없다. 수중에 쓸 수 있는 돈이 없으니 당연히 주식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돈은 주식시장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돈만 있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두 번째 요소는 심리다. 여론의 투자 심리가 부정적이어서 어느 누구도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면 주가가 상승할 수 없다. 돈과 심리, 이 두 가지 요소가 긍정적이어야만 시세가 오른다. 반대로 두 요소가 부정적이면 떨어진다. 한 요소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한 요소가 부정적이면 트렌드가 중화되어 커다란 동요가 없고 재미도 없는 주식시장이 이어진다. 바로 여기에서 나의 신념이 된 공식이 탄생했는데, 그 공식은 다음과 같다.


    돈 + 심리 = 트렌드


    한 요소가 미약하게나마 다른 한 요소보다 더 강하면 둘 중 어떤 요소가 더 강한지에 따라 주가가 다소 상승하거나 다소 하락한다. 그러다가 둘 중 한 요소가 태세를 전환하여 두 요소가 전부 긍정적이거나 전부 부정적이 되면 급격한 강세장 또는 하락장이 온다.


    요컨대, 크고 작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하고, 또 살 수 있어야 시세가 상승한다. 그들은 금융 상황과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주식을 사려는 것이며, 주머니나 금고에 충분한 유동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그 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강세장의 비밀이다. 경제 뉴스나 기초적인 사실이 전부 이와 반대되더라도 이는 변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중기 주식 트렌드에서는 돈과 상상력이라는 두 요소가 경제 기초지표보다 훨씬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두 요소 중에서는 돈이 좀 더 지배적이다. 돈이 있으면 언젠가 심리적 요소 또한 긍정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나의 경험상 금융 순환과정에서 돈이 지나칠 정도로 넘쳐나면 예금주들의 대다수가 주식에 부정적일지라도 이 유동자금의 일부가 9~12개월 안에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온다. 이시기에 첫 번째 매수는 바닥인 시장에서 시작하여 시세는 점차 오르기 시작한다. 주가가 오르면 다시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여론이 추가로 주식을 매수하고, 그것이 또다시 새로운 매수자를 주식시장으로 끌어당긴다.


    반대의 경우도 동일하다. 돈이라는 요소가 부정적이면 9~12개월 후에 여론의 투자 심리도 부정적으로 바뀐다. 아무리 경제 전면에 매우 좋은 소식이 가득해도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지 않으면 증시는 오르지 못한다. 주가가 기대치만큼 오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면 실망감에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는 투자자들이 생긴다. 이때가 되면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시세 하락에 대한 근거를 찾아 악재성 소식을 내놓는데 그것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뒤바뀐다.



    정보의 정글

    정보: 투자자의 도구

    사람들은 종종 내게 어디에서 그토록 많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느냐고 묻곤 한다. 사실 나는 굳이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는다. 그저 발견할 뿐이다.


    나는 모든 곳에서 정보를 얻는다. 소매치기들에게서, 이 사회에서, 장관들이나 유흥가의 여성들에게서까지. 나는 모든 부류의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는다. 다만 은행가와 브로커, 애널리스트, 경제학자들은 제외다. 이들은 자신의 코끝까지밖에 볼 줄 모르거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처럼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때로는 나는 그들이 추천하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어떤 도시든 도착하고 나서 내가 만나는 첫 번째 정보원은 바로 택시운전사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나는 그에게 얼마나 버는지,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 물가가 얼마나 비싼지, 국내외 정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제적 사건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등을 묻는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그날 만나는 여러 사람들에게 하루 종일 건네며 정보를 모은다.


    날마다 새롭게 생기는 소식과 정보는 여러 신문을 통해 얻는다. 내가 가장 즐겨 읽는 신문은 <헤럴드 트리뷴>지다. 그 밖에 라디오를 듣고 텔레비전도 시청한다. 투자자는 신문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정보를 어디에서 즉시 얻을 수 있는지 자신만의 루틴을 습득해야 한다. 특히 생간 사이에 숨겨진 정보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때때로 행간에서 내일의 시세에 반영될 정보들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떨 때는 긴 논설 끝에 달린 짧은 문장 하나가 그 전체 내용보다 많은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가장 눈길이 가지 않는 것은 시세 변동에 관한 보고다. 시세가 먼저 등장한 뒤에 뒤따르는 정보라니! 달러가 약세라고 하면, 애널리스트들은 그제야 달러 약세를 설명할 새로운 통계와 숫자, 사건, 뉴스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이런 보고서는 시세변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뉴스는 투자자의 도구다. 투자자는 뉴스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미리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도 어떤 뉴스가 주식시장에 중요한지 아닌지를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뉴스 중에서도 그것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판단해야 하고, 특히 그 뉴스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알아야 한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