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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4월 4주차

BOOK SUMMARY

인문

마음의 법칙

저자 폴커 키즈(역:김희상)
출판 포레스트북스
출간 2022.02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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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법칙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51가지 심리학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다고 느낄 때 (리프레이밍)

중요한 일정을 앞둔 날이다. 그러나 자명종은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너무 늦게 깬 것도 복장 터지는 마당에 침대에서 일어나며 발을 접질렀다.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외투 단추가 떨어져 나간다. 아아, 어쩌자고 구두끈마저 풀릴까. 서류가방을 들고 곡예 하듯 헐떡이며 달렸으나, 바로 코앞에서 버스는 떠나고 말았다. 간신히 회사에 도착했는데 이번엔 승강기가 고장 났다. 17층까지 걸어 올라가느라 양쪽 겨드랑이가 땀으로 푹 젖고 말았다. 비슷한 ‘사건’과 ‘사고’가 저녁까지 실타래처럼 내내 이어졌다. 하루의 마무리라도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데이트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녹초가 된 머리를 베개에 묻으려 하는 순간 주먹만 한 크기의 검은 털 거미가 침대 위 천장에 거미줄을 쳐놓은 게 아닌가. 이런 날의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솔직히 말하자.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이 이런 하루를 보냈다면 다음과 같이 탄식하지 않을까? ‘빌어먹을 하루!’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럼 모든 게 좋아진다!’ 따위의 진부한 소리는 하지 않겠다. 심리 치료에서 검증된 방법, 그것도 아주 뛰어난 효과를 자랑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하루가 다음과 같이 지나갔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다행히도 자명종이 멈추어버린 덕분에 나른한 늦잠을 즐겼다. ‘버스를 놓쳤네. 뭐 까짓 어때,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차분하게 회의 준비를 하자.’ 회사 빌딩의 계단 오르기는 아침운동으로 여기면 그만이다. 데이트 약속을 미룬 것 역시 잘된 일일 수 있다. 엉망인 기분으로 데이트를 하다보면 서로 얼굴 붉힐 일이 벌어질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거미는 중국에서 복을 가져다주는 영물로 떠받들어진다.

이 두 번째 하루는 ‘리프레이밍(reframing)’을 통해 다시 해석된 하루다. ‘틀을 새롭게 함’이란 뜻의 리프레이밍은 틀을 바꾸어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리프레이밍은 사실의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곧 ‘내 힘으로 사는 인생’과 ‘다른 힘에 끌려 다니는 인생’의 결정적인 차이다.

주의할 것은 이 방법을 충분히 의식해서 목표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을 그저 멋지게 꾸며대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먼저 자신의 느낌과 감정을 충분히 의식하자. 부정적인 느낌일지라도 허락하고 받아들이자. 그것은 나 자신의 일부이며 내 일생의 일부분이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을 기억하자.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불안의 원인이다.’

꼴도 보기 싫은 직장 동료와 잘 지내는 법 (점화 효과)

금요일 저녁, 부부가 소파에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부부는 서로 은밀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던 찰나였다. 갑자기 벽을 통해 이웃 여자의 커다란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관절통이 정말 심각한 모양이군.

관리비 청구서가 벌써 도착했나?

섹스를 하면서 저렇게 꼭 소리를 질러야만 하나?

사람들은 대개 이런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세 번째 경우를 떠올린다. 우리가 이럴 때 쓰는 것이 이른바 ‘도식’이다. 도식이란 말하자면 물건을 정리해두는 서랍과 같다. 어떤 상황을 만나면 우리는 그동안 살아오며 축적해둔 지식 가운데 어떤 것이 맞는지 서랍에서 끄집어낸다. 그러니까 도식은 우리가 매번 새로 배울 필요 없이 상황에 재빨리 대처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나 도식은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는 데도 활용된다. 그 전설적인 사례가 교통사고에서 흔히 등장하는 ‘거짓 증언’이다. ‘뒤에서 뻥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었죠. 그래서 돌아보았더니 빨간색 자동차가 파란색 차를 들이받았더군요.’ 충격음을 듣고 고개를 돌린 사람이 사고 발생 과정을 목격했을 리 없다.

도식을 활성화하는 것을 ‘점화 효과’라고 부른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지만 도널드는 들어오지 않네’라는 식으로 도널드를 애매하게 표현한 글을 보여준 다음 그를 평가하게 했다. 그리고 평가 직전에 참가자들에게 특정 표현들을 외우게 했는데, 한 그룹에게는 긍정적인 말을, 다른 그룹에게는 부정적인 말을 보여줬다. 좋은 듯의 단어들을 본 참가자들은 도널드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나쁜 의미의 단어들을 본 참가자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평소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나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출근에 앞서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되뇌어라. ‘편안하다, 유쾌하다, 재미있다, 예의바르다...’ 만약 동료가 예전보다 당신에게 호감을 갖게 만들고 싶다면, 긍정적인 단어들로 가상의 편지를 쓴 다음, 동료에게 그 편지를 교정보게 해보자. 한 연구 결과는 실험 참가자들이 미리 ‘배려’나 ‘공정함’ 같은 단어들로 점화되었을 때 실제로 함께 게임을 하며 서로 협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잘못된 선택임을 알고도 끝끝내 버티는 마음 (인지부조화)

새 구두를 한 켤레 장만했다. 대단히 비싼 명품 구두다. 사실 사장 때문에 화가 치민 나머지 분풀이로 질러버렸다. 그러나 아뿔싸, 이를 어쩌면 좋은가. 분명 맞는 사이즈를 골랐음에도 발이 들어가지 않는다. 교환에 필요한 영수증은 매장을 나서면서 아무 생각 없이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았다. 이제 당신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빌어멀을! 매장에서 확인했어야지! 영수증을 버리다니 어쩜 이렇게 멍청할까? 저 비싼 구두를 이제 교환도 못하겠구나!

그냥 너무 긴 하루를 보냈더니 내 발이 부은 것뿐이야. 내일 아침이면 구두가 맞을거야. 평소 얼마나 갖고 싶었던 구두야!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개 두 번째 답을 고른다고 한다. 왜 우리는 굳이 변명까지 꾸며대며 자신의 상황을 그럴싸하게 합리화하려고 할까? 1957년 미국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주장한 ‘인지부조화’ 이론에 따르면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우리는 인지 부조화 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모순을 합리화하려 든다.

어떤 일에 투자한 노력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그것에 해당하는 가치를 높게 매기는데, 이런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부른다.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흔히 싼 게 비지떡이지 하는 표현을 쓰면서 투자한 노력을 정당화한다.

매몰 비용의 오류는 가정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현실과 충돌하는 자신의 생각이나 기대를 왜곡하고 미화하는 ‘인지부조화’의 전형적인 현상이다. 부부관계와 자식만큼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것도 없다. 남편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지만, 이혼 대신 그동안의 투자를 생각해 마음을 바꿔먹는다. ‘그래도 최소한 기댈 어깨라도 있는게 낫지 않겠어.’ ‘자식이라는 게 어쩜 저리도 속을 썩일까? 그래도 내 새끼라 그런지 저렇게 이뻐 보이니 참을 수밖에.’ 직장 상사와 동료를 두고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이제 와서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의 감정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면 위험하다 (동정 vs 공감)

당신은 아주 아름다운 숲속을 거닐고 있다. 이때 갑자기 어디선가 고통에 찬 어린아이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어이쿠, 하마터면 눈앞에 입을 벌리고 있는 깊은 구덩이에 빠질 뻔했다. 저 깊은 바닥에서 어린아이가 울부짖으며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른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아이에게 잠깐 참으라고 말한다. 가까운 마을로 달려가 긴 사다리를 구해 구덩이로 돌아와 아이를 구출한다.

아이를 보자마자 구덩이 안으로 뛰어든다. 바닥에서 아이를 끌어안고 우연히 누군가 지나가다가 구해주기를 기다린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처럼 시치미를 떼고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어느 정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첫 번째 ‘사다리 방법’을 선택하리라.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일상생활에서 구덩이와 사다리는 종종 변장을 하고 우리를 속인다. 이게 바로 현실에서 우리가 흔히 두 번째를 선택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또, 현실에서는 세 번째 행동을 취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를 보고 구덩이에 뛰어든다는 것은 동정 때문이다. 우리가 동정을 하는 이유는 고통을 받는 사람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동정하는 사람은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감과 동정을 구분해야 한다. 공감을 하려면 타인을 나와 분리된 독립적인 인간으로 볼 수 있고, 그의 마음을 잠시 내 것처럼 느껴도 자기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건강한 자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아의 경계가 약한 사람들은 공감해야 할 순간에 상대방과 자신을 하나로 합쳐버린다. 그렇다 보니 남의 고통에 사로잡혀 자신도 구덩이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탓에 다른 사람의 시련이나 아픔과 만나는 것을 꺼린다. 이런 사람들은 피하는 쪽을 택한다.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남의 감정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느낌을 가진다. 그러니까 서로의 감정을 밝히고 나누는 게 중요하다.

당신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이유 (자기 효능감)

사장은 당신의 업무를 두고 불평을 일삼았으며 지루하기 짝이 없는 프로젝트를 떠맡겼다. 그것도 모자라 가장 중요한 고객이 당신을 두고 항의를 해왔다. 저녁에 완전히 지쳐 소파에 앉은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까?

사장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게 분명해.

보름달이로군. 그래서 내 날이 아니었나봐. 어쩐지 요즘 모든 게 짜고서 나를 골탕 먹이려는 거 같더라.

주된 원인은 바로 나에게 있어. 내일은 뭐든 다르게 해야겠다.

인생의 만족도는 그 사람의 이른바 통제 확신이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달라진다. ‘통제 확신’이란 내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바로 우리 자신이 조종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남에게 맡겨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불행을 느끼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한 가지 동일한 원인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인생을 다스릴 통제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 당신도 알 것이다. 그 무기력하고 답답한 느낌을. 그러나 너무 염려하지는 말자. ‘내 인생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바로 나야’, ‘내 자신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있어’ 하는 자기 효능감이 우리의 통제 능력을 되찾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슨 거창한 변신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아주 사소한 변화일지라도 당신 인생에 만족감과 자신감을 되돌려주기에 충분하다.

매일 습관처럼 굳어진 일상과 규칙들을 깨부수자. 처음부터 큰일에 덤비면 실패할 수 있으니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예를 들어 직장 회의세서 언제나 소극적인 태도로 임했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그거 제가 해볼게요.” 늘 자신의 문제로 조잘거리는 애인 때문에 매일 몇 시간을 허비한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이제 나를 위한 한 시간을 가질게.” 물론 작은 일들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당신이 저녁에 침대에 누우며 맛보는 행복감이다. 작은 조각이나마 인생의 통제권을 회복했다는 행복감, 이 행복감을 가짐으로써 당신의 수명은 몇 년 더 늘어날 수 있다.

잠재의식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법 (잠재의식)

또 담배를 끊으려 했다고? 그러다 다시 피운다고? 새해를 맞아 품은 좋은 결심은 왜 늘 그렇게 수포로 돌아갈까? 간절한 마음으로 결심했음에도 어째서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비겁함은 그리도 끈질길까? 어떻게 해야 이 녀석을 다스릴 수 있을까?

왜 우리는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집착할까? 어째서 불필요한 강제와 갈등에 시달릴까? 더 나은 방법을 알고 있고, 기분이 좋지 않음에도 왜 멈추지 못할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니까!’

우리 안에는 변화를 싫어하는 잠재의식이라는 비겁한 겁쟁이가 숨어 있다. ‘잠재의식’은 변화가 일어나 지금까지 유지해온 틀이 깨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우리가 문제 혹은 갈등 따위를 명확하게 의식하려고 들면, 대개 잠재의식이 가로막는다. 지금까지 안정적이었다고 믿어온 구조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 불가능한 일의 연속인데 그 모든 것을 떠받치는 기본 틀이라는 습관에 한사코 매달린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인생은 내가 통제한다는 환상에 빠진다. 그리고 이 환상 속에서 잠재의식은 구름처럼 편안하다.

흔히 잠재의식을 무의식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의식은 ‘없는 의식’이 아니라 ‘숨어 있는 의식’이다. 잠재의식은 같은 차원의 주파수를 갖는 신호를 특히 잘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이른바 ‘자기 암시’라는 방법으로 당신의 잠재의식을 프로그램 하라. 예를 들어 머릿속으로 늘 다음과 같이 되뇌어라. ‘내 자유의지로 지금부터 담배로부터 자유로운 인생을 살리라.’ 이런 주문을 계속 걸어라.

우주를 상대로 소원을 빌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단적으로 잠재의식을 변화의 과정에 맞춰야 한다. 잠재의식에는 갈등상황을 풀어낼 수 있는 수많은 해결책이 가득 쌓여 있다. 다만, 쉽게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자기 암시’라는 방법을 통해 이 해결책을 차례차례 풀어내어 의식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낟. 긍정적 사고는 이렇게 작용한다. 모든 게 좋아지리라!

왜 우리는 거미보다 아기 곰을 좋아할까? (평가자 간의 신뢰도)

동물원을 잠시 산책한다고 상상해보자. 어떤 동물이 매력적인가? 어느 녀석이 귀여워 가까이 만져보고 싶은가? 심지어 집에 데리고 가고 싶은 동물은?

아기곰, 플라밍고, 전기뱀장어, 물범, 타란튤라, 비버

왜 우리는 거미보다 아기 곰을 좋아할까? 둘 다 소중한 생명체이니 만큼 관심과 애정도 똑같이 생겨야 마땅하지 않을까? 흔히 생각하는 성격 때문에 그런 차이가 벌어지지는 않았으리라. 일반적으로 우리는 곰도 거미도 그 성격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는 답은 하나다. 외모! 우리가 어떤 생명체를 좋아하는가 하는 물음의 답은 상당 부분 우리가 그 동물을 시각적으로 매력 있다고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 외모 중심주의는 사람을 대할 때에도 적용된다. 잘생긴 사람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쉬운 인생을 산다. 그것도 태어나면서부터! 사람들은 미남미녀를 보면 실제로는 그런 것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모든 긍정적인 특징을 갖다 붙인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름다움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다. 그럼 모든 게 견해 차이에 지나지 않을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 대중은 대부분 비슷한 아름다움의 척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기준은 심지어 문화의 차이도 뛰어넘는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매력적으로 보이는 특별한 비법은 어느 문화를 막론하고 높게 자리 잡은 광대뼈이다. 아쉽게도 당신이 이런 축복을 받지 못했다면, 수술이 아니고서는 바꿀 수 없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막강한 힘을 가진,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무기가 있는데 바로 큰 눈이다. 누구나 눈만 크게 떠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눈을 의식적으로 크게 뜨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말하자면 훈련과 습관화의 문제인 셈이다.

상대방이 거절할 수 없게 부탁하는
(부정적 상태 감소 가설 VS 공감 이타주의)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하느라 무리를 했다. 그런데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 저녁이면 자주 같이 술 마시러 가는 이웃에게 돈을 꾸고 싶다. 다음 세 가지 상황 가운데 어느 때 부탁하는 게 가장 좋을까?

그가 아빠가 되었을 때

그가 막 아내와 이혼했을 때

지극히 평범한 날

사람들은 대개 자발적으로 세 번째 상황을 택한다. 평범한 하루일 때 마음이 여유로우며 신경이 날카롭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날이야말로 이웃이 당신을 도울 가능성이 가장 희박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이 기분이 좋을 때 흔쾌히 남을 돕는다고 한다. 기분이 좋으면 마음이 긍정적이고 개방적이 되어서 관대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돕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사람은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 더 열심히 남을 도우려 한다는 사실이다. 서글픈 감정에 빠진 사람일수록 기꺼이 남을 도우려 한다. 이른바 ‘부정적 상태 감소 가설’에 따르면 기분이 나쁘면 상황을 개선할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찾는다. 좋은 일을 함으로써 기분의 밸런스를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그럼 결국 우리는 기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이기적인 동기에서만 남을 돕는다는 말일까? 이 물음을 두고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논쟁을 벌여왔다. 이른바 ‘공감 이타주의’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공감을 느낄 때 정말 자신을 돌보지 않는 헌신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결국 ‘왜 돕는가’ 하는 물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해야 남의 도움을 잘 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으니 이익이다. 앞으로 도움을 요청할 일이 생기면 아무리 급해도 그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체크하라. 그가 나를 도울 마음이 없는게 아니라 단지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타인과 갈등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면 (동물행동학)

스르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올라갈 층을 누른다. 스릉스릉 엘리베이터가 올라간다. 장난감 병정처럼 나란히 서서 모두 문 쪽을 바라본다. 뒤통수, 뒤통수, 뒤통수만 뚫어져라 노려본다. 어떻게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이렇게 한결 같은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걸까?

이 물음의 답을 찾으려면 곧 인간과 동물의 행태를 비교 연구하는 동물행동학을 살펴야 한다. 호주에서는 캥거루들이 서로 복싱을 하며 싸움을 벌이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한동안 주먹다짐을 벌이던 캥거루들은 어느 순간 마치 누군가 중재라도 한 듯 평온을 되찾고 조용히 줄을 지어 앉아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동물학자들은 이 기묘한 행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캥거루들은 서로 반대가 되는 태도를 지워버리려 싸움을 벌이고 주변 환경 지각을 통일함으로써 평온을 되찾는다. 일렬로 앉아 한 방향을 바라보면 마주 보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흥분할 일이 없이 평온해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원리는 인간들이 좁은 공간에 몰릴 때에도 적용된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간격이 좁아서 서로 강렬한 자극에 노출된다. 우리는 대략 80센티미터 정도 타인과 거리를 두어야 상황을 편안하다고 여긴다. 대개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포기하기란 어렵다. 결국 우리는 태도를 상황에 맞추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캥거루와 똑같이 행동하는 게 답이다. 문을 향해 초점을 맞추고 집단적으로 앞 사람의 뒤통수를 바라봄으로써 직접적인 자극을 주고받을 위험을 모면하는 것이다.

갈등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면 제3의 것에 함께 집중하면 된다. 이런 원리는 엘리베이터 바깥에서도 통한다. 예를 들어 서로 적대감을 갖는 그룹이라 할지라도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 얼마든지 화해할 수 있다. 서로가 실력 행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더 이상 신경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창피한 상황을 재빨리 모면하는 법 (조명 효과)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 파티.

“마실 거 좀 가져올게.”

당신을 몇 분 뒤 한아름 음료수를 안고 돌아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바닥에 떨어진 냅킨 한 장을 보지 못했다. 중심을 잃으면서 우아함은 장렬하게 사라지고 당신은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쳤다. 와장창 소리를 내며 잔과 병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럴 때 당신이라면 무슨 생각을 할까?

무슨 일 있었지?

당장 땅바닥으로 꺼져 없어져 버리고 싶다.

뭐, 그렇게 심각한 건 아냐. 5분 뒤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걸.

보통의 사람들은 대개 이런 상황에서 ‘땅바닥으로 꺼져 없어지는 쪽’을 택한다. 흥미로운 물음은 지금부터다.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볼까? 주변 사람들 대다수는 사건을 그저 잠깐 신경쓸 뿐,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관심과 주목을 아주 과대평가한다. 심리학은 이런 현상을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부른다. 실제로 그런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고 믿는 현상이다. 스포트라이트 효과는 자기중심주의와 관련이 깊다. 우리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특히 강하게 인지한다. 그런 탓에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다른 사람 역시 자기중심주의와 씨름하기 때문이다.

스포트라인트 효과는 창피한 상황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좋은 순간에도 우리는 실제보다 사람들이 우리를 더 주목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한 일이 별로 주목받지 못하거나 아예 무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크게 실망을 한다.

다른 사람이 내가 하는 일에 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 쓰라리다. 그러나 동시에 해방감도 준다. 스포트라이트 효과를 염두에 두고 행동하면 두 가지 방향으로 도움이 된다. 우선, 그렇게 쪽팔리는 일은 없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몰두하느라 나를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세상이 오로지 나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게 아님을 깨닫는다. 이런 깨달음은 묘한 해방감과 편안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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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