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완
 
지은이 : 존 엘킹턴(역:정윤미)
출판사 : 더난
출판일 : 2021년 12월




  • 이제 피해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생만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지금까지 잃어버린 것을 보충하거나 회복하면서, 번영할 수 있는 경제와 지역사회를 구축해야 하고 동시에 지구도 함께 살려야 합니다. 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경제, 미래 자본주의 모델 그린 스완!


    그린 스완


    블랙 스완 블루스 : 결과의 시대

    사악한 세상 : 부정적인 지수

    극도로 사악한 문제

    -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긴급한 문제 중 많은 부분이 기하급수적인 궤적으로 전환하거나 초기하급수적 궤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은 급격히 줄어든다.


    - 중앙통제기관이 없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설립된 수많은 국제기관은, 선별된 사악한 문제를 다루는 것을 공식적인 목표로 선포했다. 하지만 정작 효율적이고 중추적인 기관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게다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시의적절한 집단행동을 계획하더라도 이를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킬 기득권을 가진 방해꾼이 너무도 많다.


    -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결국 그 문제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화, 초자본주의, 만연한 소비주의의 결합을 보면,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사악한 문제에 적잖이 기여하는 존재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들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자기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문제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기존 체제를 바꾸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정작 우리가 그 체제의 일부라는 사실은 어찌할 수 없다. 아이러니하지만 그것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래서 1970년대에 이런 생각을 잠깐 한 적도 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할수록,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시스템에서 우리 자신을 멀리 끌어내는 것 같다.”


    - 현행 정책은 미래를 비합리적으로 과소평가한다

    궁극적으로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정책 이면에는 정치와 우선순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경제학의 보이지 않는 손이 미래를 얕잡아보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음울한 과학(dismal science)’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음을 인지하는 경제학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이 위험할 정도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경제학자들도 종신재직권과 같은 요소 등에 의해 이 시스템에 발목이 묶여 있다.


    사악한 문제에 대해 반드시 기억하고 배워야 할 점이 또 하나 있다. 사악한 문제는 많아지고 심각해질 수도 있고, 줄어들면서 상태가 호전될 수도 있다. 그리고 토끼처럼 급작스럽게 늘어날 때도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토끼처럼 왕성한 번식이 일어나는 시기에 해당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지구에서 진화가 일어난 이후 전례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격앙된 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과 그린의 대결 : 퓨처핏으로 가는 길

    퓨처핏이 주도하는 변화 : 미래 자본주의의 청사진

    퓨처핏의 의미

    세계 경제는 세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 경제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모두 힘을 합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퓨처핏 재단의 출발점이다. 이 재단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물의 생명은 지구의 자연적 과정에 달려 있으나, 인류는 그 과정을 방해하고 무너뜨리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 기후 위기는 우리의 경제와 사회에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이다.


    둘째,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이 생필품도 없이 살아간다. 빈부격차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는 지구에 필요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인 수준으로 기업이 개입하지 않으면 유엔의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일부 문제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셋째, 유엔도 직접 인정한 것처럼, 정부와 공공 부문 기관이 원하는 목표와 대상을 설정할 수는 있지만, 기업만이 실제로 적절한 규모와 속도로 그런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업 활동은 대부분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방식에 발이 묶여 있는 데다, 요즘 시장은 종종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인 행동에 제약을 가해 방해꾼 노릇을 한다. 이처럼 우리의 상황은 그린 스완 돌파구가 아니라, 여전히 블랙 스완 몰락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퓨처핏 팀에서는 “기업이 전 세계 경제의 엔진이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업을 독려해 그들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기업을 어떻게 설득해 같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까? 초반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와 부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창출하는 방법을 재정립하는 것이다.


    “퓨처핏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시장 부문이 올바른 행보를 인지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이때 가장 기본적으로 이해할 사항은 기업만 혼자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가 번영해야만 기업도 성공할 수 있고 그래야만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지구를 보호하라고 기업에 요구할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세상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시스템 가치에 집중하는지 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퓨처핏의 효과

    퓨처핏의 대표이자 공동설립자인 제프 켄달(Geoff Kendall)은 기술에 대해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작은 결정이 모이고 또 모이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우리는 퓨처핏 방법으로 연구 개발에 관한 결정을 개선한 몇몇 기업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새 자재를 사용하면 제품이 ‘더 좋아질지’ 아니면 ‘더 나빠질지’ 알아보기 위해 전반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거죠. 지금까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많은 기업이 환경적 관점에서 특정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지 나쁜지 판단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어요. 문제는 그런 방식은 몇몇 직원이 아주 오래된 기준에 따라 만든 스프레드시트 형식으로 되어 있고,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 형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스프레드시트를 만든 직원들도 좋은 의도로 그랬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회사를 떠난 사람도 있겠죠.”


    성공 사례를 요청했더니, 켄달은 이러한 변화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은 별로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안도감을 줍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기업가가 많아요. 그 목표가 아무리 멀어 보여도 상관없어요. 흔히 모범 사례나 성공 사례를 따라 하려고 하지만, 한 걸음 다가가면 그만큼 더 멀어지는 목표를 따라가면 좌절감을 느끼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별로 선호하지 않아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CSR이라고 한다. 요즘 CSR이 갈수록 저평가되고 있지만, 켄달은 CSR팀이 그저 데이터를 활용해 보고하는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 협업이 가능한 대상으로 포지셔닝을 바꿀 수 있다고 제안한다. 퓨처핏 팀의 실행 가이드에는 ‘손익분기점’ 목표를 추진하는 방법 및 그 과정을 평가하는 방법이 20~30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사실 CSR팀이 필요로 하는 내용보다 훨씬 더 자세한 정보가 제공되는데, 기업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수자원, 인권, 조달 등 문제별 전문가를 위해 마련된 가이드라서 그런 것 같다.


    “통상적으로 CSR 팀은 개념 단계부터 퓨처핏에 관한 비즈니스에 핵심 인력을 참여시킬 겁니다. 그러면 핵심 인력은 이렇게 말하겠죠. ‘좋습니다. 이론적인 것은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실전은 어떤가요?’ 그러면 CSR 팀이 관련 행동 가이드를 그들에게 제공할 겁니다.”


    “지금까지 들은 바에 의하면, 그 시점부터 대화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CSR 팀원들은 늘 정보를 요구하는 입장이었죠. 그리고 그들이 요구한 정보는 연례보고서에 포함되지만, 그 보고서를 제대로 읽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요. 하지만 행동 가이드를 제시하면 처음으로 뭔가 유용한 것을 제공하는 주체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비유를 사용한 사람도 있었어요. 지금까지는 사람들에게 불이 났다고 말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소화기를 손에 쥐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시장을 퓨처핏으로 만드는 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퓨처핏 접근방식을 시장 전체에 적용할 수 있을까? 켄달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정말 많지만, 두 가지만 이야기할게요. 우리는 시장 역할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가이드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변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죠. 이 부문은 사회적 규범, 세계적 지배 구조 및 경제 성장이라는 상위 분류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 분류에는 이른바 4가지 ‘긍정적인 추구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지배 구조, 인프라, 시장 메커니즘, 사회적 규범입니다. 제 생각에 퓨처핏과 내일의 자본주의 탐구(Tomorrow's Capitalism Inquiry)가 가장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 같군요. 이렇게 네 가지 영역이 시장 변화에 크게 공헌하고 있으므로 퓨처핏 결과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된 겁니다.”


    내가 보기에, 퓨처핏 접근방식의 긍정적인 추구 요소는 동종 기업의 업적을 훨씬 능가할 잠재력을 준다는 것이다. 켄달은 이렇게 설명한다.


    “초기의 퓨처핏 에코 시스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제공한 ‘공인 파트너’ 프로그램과 ‘공인 전문가’ 프로그램은 기업이나 투자자가 퓨처핏 상태를 갖추도록 도와주면서 돈을 벌려는 서비스 제공업체나 솔루션 제공업체를 겨냥한 것이었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기업조차 이제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으며, 컨설턴트에게 비용을 지급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배우려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큰 힘이 돼요.”



    새로운 서열 : 승자와 패자

    미운 오리 새끼의 부화 : 산업 혁명

    지금 우리는 위험하다

    과학 혁명이나 산업 혁명은 항상 문제점이나 어려움을 유발한다. 자본주의 초기에 자본가들이 부를 거의 독점하자 공장 파괴 운동을 벌였다가 군에 제압당했던 영국 노동자들, 러다이트(Luddites)가 뼈 아픈 희생을 치르며 그 점을 깨달았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전례 없이 놀라운 기술의 비범한 스펙트럼이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는 심오하고 체계적이고 역사에 남을 만하다. 하지만 잘 아는 사람들은 이 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향후 수십 년 동안 인류 역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히 파괴적이라고 할 만한 혁신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결과에 대처하거나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엑스프라이즈 재단과 싱귤래리티대학교의 공동설립자인 피터 다이아만디스(Peter Diamandis) 같은 기술업계의 거물은, 기술이 ‘풍족함의 시대(a world of abundance)’를 창출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했다. 그는 물이나 에너지와 같은 자원은 매우 풍부한데, 단지 우리가 효율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다행히도 기술은 자원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도구”라고 말한다. 지혜롭게 사용하면 우리에게 가장 절박한 문제인 천연자원의 제약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가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 것이다. 기술은 기하급수적이며 풍요로운 사고방식에서 핵심적인데, 사회운동가들은 여전히 기술에 대한 강력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 나온 기술이 지혜롭지 못하게 사용된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운동가들이 이를 너그럽게 봐줄 리가 없다.


    하이프 사이클

    나는 오랫동안 기술에 매료되어 기술 관련 책을 다수 집필했다. ‘생명공학 회보(Biotechnology Bulletin)’라는 뉴스레터도 15년간 편집했다. 생명공학이 처음으로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유럽, 일본, 북미 지역에 있는 유전공학 관련 기업은 거의 100여 군데에 직접 가보았다. 그때 배운 점이 있다면, 신기술은 광란에 가까운 경쟁을 유발하는데, 그러한 경쟁은 유명한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 즉 기술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시각적 도구 또는 과대광고 주기에 나타나는 둥근 호처럼 잠깐 정점을 찍고는 금방 사그라진다. 가트너는 이 사이클을 5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1. 혁신 유발(Innovation Trigger): 현재 주요 기술에 일종의 혁신이 발생하면, 그로 인해 하나 이상의 제품이 출시되고, 언론과 대중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얼리어답터는 이러한 신기술이 기업 및 조직에 가져올 이점에 대해 한껏 부풀려 이야기한다. 한번은 어느 바이오기술 회사를 방문했는데, 그 회사의 CEO인 IPRI의 마틴 애플은 자사의 비즈니스가 ‘나무에 돼지고기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 같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창의적인 표현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만나러 직접 회사로 찾아갔던 날에 그 회사는 파산 신청을 했다.


    2.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Peak of Inflated Expectations): 관심이 고조되고 초기 투자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나면 해당 기술이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급격히 부풀려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직원, 고객, 투자자가 기대하는 눈부신 발전이나 성공이 아니라 기술이나 기업 경영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이를 언론에서 앞다투어 보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3. 환멸의 저점(Trough of Disillusionment): 여기부터 힘든 고비다. 획기적인 성공에 대한 초반의 기대가 무너지면 주변의 관심은 싸늘하게 식어 버린다. 벤처기업 자금 지원을 받는 경우, 자금 조달이 2~3회 반복되어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데, 투자자들은 자금을 추가 지원할 때마다 혁신가, 소유주, 경영진에게 더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2018년까지만 해도 블록체인은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커넥티드 홈’이나 ‘혼합 현실’과 같은 것에 열광하는 분위기 덕분이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블록체인 열풍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시기가 되면 투자자들은 이전과 달리 신중하게 행동하려 한다. 그리고 많은 기업과 일부 기술은 두 번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는데, 이는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하는 기업과 기술도 있다.


    4. 계몽의 경사(Slope of Enlightenment): 이 단계가 되면 더는 신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지 않지만, 주요 기술은 계속 발전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렇게 되기까지 막대한 시간과 노력, 정성은 물론이고 적잖은 비용이 소모된다. 이 시점이 되면 이른바 메달 순위권과 그 외 기업이 명확히 구분된다. 그리고 이때 우리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잠재적인 그린 스완이 블랙 스완이나 그레이 스완과 분리된다.


    5. 안정된 생산성(Plateau of Productivity):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술은 자리를 잡았고 장점을 충분히 입증했다. 특정 기술이 틈새시장에 발목이 붙잡힐지 아니면 폭넓게 활용될지는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인터넷을 생각해보면, 초기 비평가들이 인터넷이 보편화될 수 없는 이유들을 제시했지만 결국 인터넷은 전 세계로 보급되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틈새시장이 많이 생겨났다. 이처럼 그린 스완 기술은 올바른 방식으로 설계한다면, 인터넷 보급에 버금가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서 태양열 발전소 및 풍력 발전소에서 생성된 에너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한 것이 있다.


    그린 스완의 비상 : 기하급수적 진보는 가능하다

    그린 뉴딜과 달라지는 시스템

    - 그린 스완의 특성을 보이는 자본주의

    자본 시장이 깨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징후가 있다. 우선 워싱턴 어빙의 단편소설 제목이자 주인공인 립 반 윙클(Rip Van Winkle)처럼 세상의 변화에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볼란스 자문위원회의 초기 위원이었던 로버트 G. 애클스(Robert G. Eccles)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눈을 뜬 사람이었다. 그는 원래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옥스퍼드대학교 사이드경영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다. 로버트와 공동저자 스베틀라나 클리멘코(Svetlana Klimenko)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주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수많은 기업 리더가 기후 변화와 같은 시급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지속가능성 의제를 추구하는 것이 기업 주주들이 원하는 것과 상충된다는 것도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대형 투자회사 경영자와 매도 측 애널리스트는 기업 임원에게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문제를 거의 관여시키지 않는다. 기업 리더들은 투자 커뮤니티에서 ESG가 주류에 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최근에 세계 3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스트리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 캘리포니아주 교사 퇴직연금(California State Teachers' Retirement System), 일본, 스웨덴, 네덜란드의 정부 연금기관 등을 포함해 총 43개 글로벌 투자기관의 고위 임원 70명을 인터뷰했다. 대형 투자기관 위주로 이렇게 많은 고위 임원을 연구한 사례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인터뷰를 통해 이들 모두가 ESG를 굉장히 중시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 그린 스완의 특성을 보이는 지속가능성

    블랙 스완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가 관련 사항을 철저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린 스완은 우리가 관련 사항을 철저히 검토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트리플 바텀 라인을 철회하기로 선언한 것도 선종에서 말하는 화두, 불교 선종의 수행법 중 하나를 직관적으로 적용한 것이었다. 이것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이 경우에는 평소와 같은 변화를 파괴적 혁신으로 이끌기 위해 만들어진 질문, 도전 또는 역설이다. 이러한 도발을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우리의 생각을 바꿔놓을 수 있으며,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가져다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생명 공학 산업을 주시해온 사람으로서, 큰 기대를 받는 몇몇 아이디어가 과대광고 주기라는 지뢰밭을 통과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그중 몇몇은 폭파되어 산산조각이 났고, 어떤 것은 옆으로 날아가서 회생 불가능한 장애를 입었다. 그러나 생물학, 공학 및 데이터라는 새로운 조합을 보니 초기의 정보 기술이 생각났다. 당시에는 정보, 데이터 및 지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나, 합성생물학에서는 인간의 필요에 맞게 생명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일각에서는 ‘생물학의 시대’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블랙 스완 시나리오에서는 합성생물학자의 도움을 얻어 히틀러나 푸틴이 꿈꾸던 놀라운 무기를 개발해, 스필버그의 뒤를 이은 영화감독이 다룰 만한 재난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그린 스완 시나리오에서는 전 세계가 음식, 영양, 건강과 세계경제포럼의 지구를 위한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되는 환경 복원과 같은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이 더욱 강화된 상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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