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6월 2주차

BOOK SUMMARY
 인문 

생각의 보폭

저자 모리 히로시(역:박재현)
출판 마인드빌딩
출간 20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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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보폭


프롤로그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 ‘구체적인 데이터를 내놓아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요구의 말일 것이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라. 꿈은 현실적으로, 구체적으로 그릴 때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주관적이고 구체적인 사고법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과 같은 제목의 책과 교육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었고 모두가 알고 있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 목표한 바를 달성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구체적인 것만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몇몇 사람은 상황을 객관적이고 추상적으로 바라봄으로써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해결 방법을 적용하는 데 있어 비약적인 확장을 이루어 내기도 하였다. 그 같은 비약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 사고법은 무엇일까?


먼저 객관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자신의 입장이 아닌 더 높은 시점에서 내려다보고 인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라는 생각도 포함된다.


또한 추상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것 에 현혹되지 않고 정말로 중요한 게 어디 있는지를 찾기 위해 생각의 보폭을 키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중요한’ 것은 예컨대 다른 사례에도 도움이 되는 것, 혹은 자질구레한 것을 제외한 대략적인 경향을 말한다.


이런 객관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법은 기존의 주관적이고 구체적인 사고법이 우리의 시야를 방해하기에 보지 못했던 본질을 제공함으로써 생각의 보폭을 넓혀준다. 이제부터 균형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그리고 사회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생각의 보폭을 넓히는 사고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구체에서 추상으로 생각의 보폭을 키운다

사전을 찾아보면 ‘추상’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의 어느 측면이나 성격을 추출하여 파악하는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특징 외의 대부분의 구체적인 정보는 잘라내 는 ‘사상(捨象)’이라는 과정이 동반된다. 먹을 수 있는 부분만을 남기고 겉껍질을 버리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처럼 추상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막연한 개념을 떠올리는 것이다. 막연한 개념은 구체적인 언어 에 비하여 기억하기도 전달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인 사람의 두뇌가 스스로 확장하고 상상하여 보완하기 위한 정보로서 많은 것을 전하기에 시간이 지나도 결과로서 대부분의 ‘이미지’가 남는다.


그리고 ‘이미지’는 불현듯 떠오른 생각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 즉 ‘발상’이라는 논리의 비약의 기반이 된다. 발상이라는 것은 없는 것을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인데, 눈앞에 없는 것의 이미지를 갑자기 머릿속에서 그리는 일은 당연히 어렵다. 결국 어떤 ‘힌트’가 될 것 같은,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을 떠올려야 효율이 높아진다. 예컨대 마트에 가는 친구에게 ‘L자형 꺽쇠’를 구체적으로 부탁하면 원하던 상품을 정확히 얻을 확률은 높다. 그런데 만일 그 상품이 점포에 없다면 친구는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고 돌아올 것이다. 반면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부탁하면 정확한 상품은 얻을 수 없더라도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비슷한 기능의 상품이라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구체적인 정보가 너무 많다. 방대한 양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것들은 타인에 의해 그럴듯하게 가공돼 있기 때문에 어떤 누구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지배를 받게 된다. 때문에 단순히 ‘안다’고 하는 행위만으로는 객관적인 시점에 좀처럼 다가가지 못한다. 예를 들면, 패션에는 유행이라는 게 있다. 올해는 무슨 색이 유행한다는 정보가 널리 유통된다. 유행을 모르는 사람은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으로 큰 잘못이라도 저지르고 있는 양 날조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지어 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의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얻은 정보를 다른 것과 대조해보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상상함으로써 자신만의 시점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인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시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며 추상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 이보다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고법이라 할 수 있다.


생각의 보폭으로 보는 인간 관계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을 하는 대다수 사람들이 공통하는 고민일 것이다.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있을까? 왜 나는 오해를 받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를 궁구하고 인내하며 인간관계에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인간관계로 인한 ‘즐거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대화를 나눔으로써 가능한 일이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명확하게 자각하고 있지 않아 대화를 통해 반드시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그 사람의 행동, 과거 이력에 근거하여 가설을 세우고 ‘틀림없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상상, 즉 추상적 사고를 통하여 상대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행동과 어떤 관계인지를 염두에 두는 가운데 구체적인 말과 행동에 일일이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전체적’인 경향을 상상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체적’이라는 말은 상대를 비슷한 사람과 비교하고 180도 다른 사람과의 차이에 주목하는 것으로, 이러한 비교를 통해 인간의 경향성을 상상하면 소위 타입이라고 말하는 ‘인간형’을 알 수 있다.


대략적으로 ‘~와 같은 사람’이라는 인간형으로 타인을 분류하는 사람은 구체적이고 사소한 사항은 버리고 보다 폭넓은 시점에서 타인을 바라보기 때문에 상대를 선입견 없이 보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현실의 인간은 복잡한 존재이다. 사람의 말과 행동은 경우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지고 동일한 유형의 형태를 오래도록 이어가지 않는다. 인간은 크든 작든 여러 개의 ‘인간형’을 가지고 있고 그 비율이나 우선도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처럼 추상적 사고를 갖고 인간관계에 임하게 되면 상대의 행동에 변화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것에 구애 받지 않고 상대의 행동이 ‘왜’ 변화하였는지 본질에 다가감으로써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타인에 대한 이해를 이루는 것이다. 즉 추상적 사고를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게 되며 이는 몸짓과 말투로 여실히 드러나 인간관계의 즐거움을 주는 근간이 된다.



생각의 보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생각의 보폭을 넓히는 방법을 ‘교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교육이라는 것 자체가 구체적인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사고와 발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오히려 교육을 통해 입력된 구체적인 정보들이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게 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제한한다. 따라서 우리들의 생각의 보폭은 점점 좁아져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 ‘객관적이고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어렵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일상적인 것을 의심한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일상적으로 ‘어, 이상하지 않아?’라는 눈으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바라보는 자세이다.


평소의 것을 조금씩 바꿔본다

대상은 무엇이든 좋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만일 –였다면’하고 가정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만일’이라는 가정을 가능한 한 많이 그리고 늘 떠올릴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상상력과 사고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


비슷한 상황이 없는지 상상해본다

그렇구나! 라는 일은 다소의 ‘가르침’이나 ‘깨달음’을 가져온다. 그리고 ‘아, 이건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탄복하는 작은 기쁨을 선사한다. 이런 경험이 켜켜이 쌓여 그 사람의 지성이 된다. 일상의 작은 발견과 비슷한 상황을 생각하고 유사성을 찾음으로써 발상은 수정되고 개선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보편적인 법칙을 도출할 수 있다.


비유할 수 있는 것을 연상한다

단순화시킨 것을 다른 것에 비유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꽤 유효하다. 이미 우리 주변에는 이런 식의 비유가 많다. ‘벌레라도 씹은 것 같은’이나 ‘느린 숲처럼’이라는 표현은 간단히 떠올리기 어려운 뛰어난 비유이다. 단순한 사물이나 상황을 거리가 먼 다른 분야의 것과 관련지어 연상하는 습관을 통해 의외성을 부여하고 발상의 비약을 이룰 수 있다.


창조적인 것을 접한다.

말로 다할 수 없는 것, 감성에 의해 좋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장르나 목적에 구애받지 말고 예술 작품이건 음악이건 가능한 한 창조적인 걸 다룰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예술을 바라보는 눈에 누가 만들었는지,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담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 자신만의 ‘감성’에 의존하여 예술을 접하고 오롯이 작품과 자신과의 관계만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


스스로 창작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접하고 느낀 것을 무리해서라도 언어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술과 접하고 그저 ‘감동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학교에서는 흔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해석’이라는 단순화는 예술을 단순한 기술로 만들어 버린다. 대신 예술을 접한 후 이해할 수 없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추상적인 감정을 해석하지 않고 ‘이미지’건 ‘상상’이건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상적으로 살아가는 즐거움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서 타자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 특히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 하는 이미지가 서서히 확립된다. 일단 그렇게 되면 자기다움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와서 지금까지 만들어온 자신의 이미지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적 요인이 발단이지만 실제 스스로 그것을 용인하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적 요인으로 변한다. 인간관계도 사회적 입장도 자신을 구속하지만 그것의 끄트머리는 결국 자신이 움켜쥐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목표를 갖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보다 현명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대개의 일반적인 직업은 구체적인 과제를 처리하고 또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아야만 한다. 또한 대부분의 직업은 혼자가 아닌 타인과 협력하여 진행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역시 추상적 사고를 통해 그럭저럭 즐거운 체험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타인이 마련한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발상으로 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일하는 사람에게 자유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 한정된 시간 속에서 자신을 압박해오는 잡다한 일들을 잘 관찰해보자. 정말로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해본다. 그저 단순하게 ‘다들 하는 거니까’ ‘안 하면 찜찜하니까’라는 아무래도 좋은 이유에만 얽매여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렇게 하자’는 구체적인 방법에 의지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기존의 방법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방법을 통해 일상 속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어디서 이런 차이가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운이나 수입 같은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 사람의 사고방식에 의한다. 기본 중 기본이다. 단, 현실이 나 구체적인 것에 구속되어 자유롭지 못한 삶을 강요받는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돌연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추상적 사고의 최종 목적은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생각의 정원을 만든다

책의 끝에 다다를 즘, 우리는 다시금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추상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대다수의 사람은 과거에도 현재도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추상적 사고가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것은 추상적인 시점과 추상적인 사고는 처음 발상하는 단계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발상이 떠오른 뒤에는 논리적인 사고 또는 계산이나 실험에 의한 검증, 나아가 구체적인 대책이 계획되어야 한다. 이 시점에는 마침내 현실에 사용 할 수 있는 ‘방법’에 이른다. 이 단계에서는 현실성을 띠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젊은 사람들은 앞서 성공한 사람을 동경하여 그들이 살아간 길을 따르는 것으로 자신도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돌연 알아차리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것이 너무 크지는 않은지, 망설이고 고민한다.


여기서 경험에 기반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고 싶다. 최근 이사를 한 후 영국식 정원에 관한 책을 읽고 정원에 빠지게 된 적이 있다. 책에 소개된 넓은 영국식 정원을 만들고자 1천만엔이 넘는 돈을 들여 서 정원사를 고용하고 완성시킨 정원은 분명 아름다웠다. 그래서 한때 만족감을 맛봤다. 그런데 그것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 잔디는 첫해가 가장 예뻤고 점차 시들어갔다. 물을 줘도 비료를 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구체적으로 정원을 어떻게 만들자는 명확한 비전 따위는 없이 그저 어떤 식물이 있으면 좋을지 생각하고 씨앗을 뿌렸다. 이번에는 정원사에게 부탁하지도 않고 내 힘으로 부지런히 일했을 뿐이다. 그런지 2년이 되었을 무렵 놀라운 일이 있었다. ‘여기서 보니 마치 영국의 어느 정원 같다’는 장면과 마주한 것이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잔디를 비추고 이름도 모르는 잡초가 너무 멋스러워 눈을 뗄 수 없는 그런 풍경이었다.


어째서 이렇게 되었을지 반복하여 생각해보니 그곳에는 나 ‘자신’이 있었다. 타인의 판단, 시선에 의해 좋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좋은 것을 조금씩 실천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자기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자신만의 ‘정원’ 안에서 스스로의 판단으로 발상하고, 발상한 목표를 구체화하여 실행한다면 원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작은 변화를 발견하며 우리의 삶은 즐거움으로 보다 풍요로워질 것이다.


에필로그

보통 사람은 ‘아프리카의 이곳에 이집트라는 나라가 있다’고 사회 과목에서 배우면 이집트에 대하여 이미 ‘안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그 나라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 나라가 싫어진다. 싫어지면 실제로 그곳이 어떠한지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도 않고 ‘나는 이집트가 싫다’고 말하게 된다. 그렇게 이집트인도 싫고 이집트 관련 책 같은 것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결정이 되어 버린다. 이것은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우리는 이와 비슷한 일을 실제로 하고 있다.


원래 어떤 정보가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인식이 변하기 마련이다. 또 ‘좋다, 싫다’를 결정하고 좋으니 정보를 받아들이고 싫으니 정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만일 ‘좋다, 싫다’를 기준으로 정보를 가린다면 차분히 ‘좋은 것’이 무엇인지, 또 ‘싫은 것’이 무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런 기준을 가지고 있는 주체가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려 보기를 바란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처럼 인간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정답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 만 독자마다 각각의 삶이 있고 개인사가 있기에 각자의 기준에 따라, 또한 각자의 방식에 맞게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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