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씽
저   자 : 벤 호로위츠(역:안진환)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21년 03월

도서정보

■ 책 소개


“진짜 문제는 그런 게 아니잖아!”
a16z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의 구루, 벤 호로위츠가 말하는 경영 전략의 모든 것

비즈니스에서 ‘난제’란 크고 대담한 목표를 세우는 게 아니다. 바로 그런 목표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다.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권리의식을 키우며 지나친 요구를 늘어놓는 것에 대처하는 일이다. 회사의 조직도를 마련하는 일이 아니라, 그렇게 구성해놓은 조직 내에서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하게 만드는 일이다. 원대한 꿈을 갖는 게 아니라, 그 꿈이 악몽으로 변했을 때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 해답을 찾는 일이다.

자타공인 실리콘밸리의 슈퍼스타인 벤 호로위츠는 1999년 사업을 시작해 2007년 HP에 16억 달러에 회사를 매각했으며, 2009년 마크 앤드리슨과 함께 설립한 a16z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성공한 창업가와 유명 투자자라는 그의 화려한 모습이 부각되지만, 그 뒤에는 상상 못할 ‘피 땀 눈물’과 롤러코스터 같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는 이 책에서 창업과 파산 위기, 화려한 재기와 성공적인 매각, 그리고 새로운 창업까지, 자신이 헤쳐온 악전고투의 과정을 생생하게 풀어놓는다.

■ 저자 벤 호로위츠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공동창업자이자 무한책임출자자(general partner)다. 줄여서 a16z라고 불리는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진취적인 기술 회사를 설립하는 기업가들에게 투자한다. 그들은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슬랙(Slack), 깃허브(GitHub)를 비롯해 현재까지 6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해왔다. 또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클럽하우스(Clubhouse)에 투자하기도 했다.

a16z를 창업하기 전에 그는 라우드클라우드(LoudCloud), 옵스웨어의 전신와 옵스웨어(Opsware)의 공동창업자 겸 CEO였다. 옵스웨어는 2007년 휴렛패커드HP에 16억 달러에 매각됐다. 실리콘밸리의 살아 있는 신화이자, 가장 철학적인 혁신가로 불리는 벤 호로위츠는 컴퓨터공학도·소프트웨어 엔지니어·창업자·CEO·투자자로서 경력을 쌓으며 얻은 경험과 통찰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뒤 UCLA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은 책으로는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하드씽》과 더불어 《최강의 조직》이 있다. 현재 아내와 세 아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에 거주하고 있다. 

■ 역자 안진환
경제경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 번역가이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했다. 명지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인트랜스와 번역 아카데미 트랜스쿨의 대표로 있다. 쓴 책으로는 ‘영어실무번역’과 ‘Cool 영작문’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포지셔닝’, ‘괴짜경제학’, ‘넛지’, ‘불황의 경제학’, ‘스틱!’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건 없다

1장 수줍은 꼬마 울보에서 용감무쌍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2장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

3장 더 이상 실패는 없다

4장 CEO의 숙명, 악전고투
악전고투 │ CEO는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 │ 직원을 해고하는 올바른 방법 │ 임원을 해고할 때 알아야 할 것들 │ 충직한 친구를 강등해야 한다면 │ 패배자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 │ 납 총알을 장전해야 할 때 │ 아무도 신경 안 쓴다

5장 사람이 먼저 제품은 그다음, 수익은 마지막이다
일하기 좋은 직장 │ 왜 직원을 교육해야 하는가 │ 친구의 회사에서 직원을 빼와도 괜찮을까 │ 대기업 임원을 작은 회사로 데려오기 어려운 이유 │ 내가 해본 적 없는 일의 적임자, 어떻게 찾을 것인가 │ 직원의 오해에 대처하는 리더의 자세 │ 경영 부채, 눈앞의 편리를 위해 지불하는 값비싼 이자 │ 인사관리에도 품질보증이 중요하다

6장 오래가는 기업의 조건
사내정치를 최소화하는 법 │ 올바른 야망을 독려하라 │ 직위와 승진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라 │ 머리만 좋은 골칫덩이들을 가려내라 │ 고참급 임원 영입에 수반되는 리스크를 파악하라 │ 일대일 면담으로 훌륭한 소통 구조를 구축하라 │ 문화를 프로그래밍하라 │ 회사를 키우는 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 임원의 규모 확대 능력을 예단하지 마라

7장 방향 감각을 상실했을 때
가장 어려운 CEO 기술 │ 두려움과 용기는 한끗 차이다 │ ‘원 타입’과 ‘투 타입’ │ 리더를 따르라 │ 평시의 CEO vs 전시의 CEO │ CEO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 나는 몇 점짜리 CEO인가

8장 비즈니스 세계, 무규칙이 규칙이다
책임감과 창의성의 패러독스 │ ‘프리키 프라이데이’ 관리 기법 │ 잭팟의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비결 │ 회사를 팔 것인가 말 것인가, 기로의 순간

9장 시작의 끝

부록
헌사
크레디트

 

도서요약
하드씽


수줍은 꼬마 울보에서 용감무쌍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내가 다섯 살이었을 때 우리 가족은 글렌 애비뉴에 있던 침실 하나짜리 집(6인 가족이 살기에는 너무 비좁았다)에서 보니타 애비뉴의 보다 크고 넓은 집으로 이사했다. 그 거리에는 히피와 미치광이들, 신분 상승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 계층, 밑바닥 인생을 열망하듯 끝도 없이 약을 빨아대는 상류층 사람들이 뒤섞여 살았다.


하루는 친형 조너선의 친구인 로저(가명)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 로저는 내게 한 블록 아래쪽을 보라며 손으로 가리켰다. 한 흑인 아이가 빨간색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로즈는 내게 겁이 없음을 보여주라고 부추겼다. “저기 가서 저 놈에게 잠깐 타볼 테니 차를 내놓으라고 해봐. 그리고 만약 저 놈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거들랑 얼굴에다 침을 뱉고 ‘니거(nigger, 깜둥이)’라고 소리치는 거야.”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로저는 당시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다. 그의 어두운 내면이 싸움을 구경하고 싶었던 것이다.


궁지에 몰린 기분이었다. 나는 로저가 무서웠다. 한편 모르는 애한테 가서 차를 내놓으라고 할 일도 겁이 났다. 나는 로저와 함께 서 있는 것 자체가 겁이 나서 차에 탄 그 아이를 향해 거리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마침내 도착은 했지만 거의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얼어붙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질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입을 열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 차 좀 태워줄 수 있니?” “물론이지.” 로저는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돌아보니 사라지고 없었다. 분명 그의 밝은 내면이 지배력을 회복해 그를 다른 볼일로 데려갔을 터였다. 조엘과 나는 그날 하루 종일 함께 놀았고, 이후 우리는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됐다. 그리고 18년 후 조엘은 나의 결혼식에 신랑 들러리로 참석했다.


지금 이 순간까지 나는 이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 경험은 내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나는 이 사건을 계기로 겁을 먹는다는 것이 배짱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 즉 나의 행동이 중요한 것이었다. 영웅이 되느냐, 겁쟁이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행동이었다. 만약 그날 로저가 시키는 대로 했다면, 나는 최고의 친구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겉모습으로 뭔가를 판단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사람이든 상황이든 사물이든 먼저 알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전까지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이러한 앎에는 지금길이 없다. 특히 직접 겪으며 얻는 지식이 그렇다. 통념을 따르고 지름길에 의존하는 것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 발을 내딛다

대학 시절 어느 여름방학 동안, 나는 실리콘그래픽스(Silicon Graphics, SGI)라는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자리를 얻었다. 이 경험은 황홀함 그 자체였다.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만 모인 집단이었다. 그들이 만드는 모든 것이 멋졌다. 남은 인생 전부를 SGI에서 일하며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SGI에서 첫해를 보낸 후, 나는 이 회사의 마케팅 책임자 출신으로 새로운 스타트업을 경영하던 로젤리 부오나우로를 만났다. 당시 SGI에서 일하던 딸에게서 나에 대해 듣고 나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만나자고 했던 것이다. 로젤리는 무척이나 집요하게 설득했고, 결국 나는 그녀의 설득에 넘어가 넷랩스(NetLabs)로 직장을 옮겼다.


넷랩스 합류는 끔찍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회사는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HP) 경영진 출신으로, 더 중요하게는 로젤리의 남편인 앙드레 슈웨이저가 운영하고 있었다. 불행히도 그들은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 거의 이해하는 바가 없었으며, 계속 회사를 이 미친 방향에서 저 미친 방향으로 몰고 갔다. 그것을 보며 나는 처음으로 설립자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몹시 더웠던 어느 날 아버지가 우리 집을 방문했다. 당시 우리는 에어컨을 들여놓을 처지가 안 돼서 아버지와 나는 세 아이가 울고불고하는 가운데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벤, 값싼 게 뭔지 아니?” “아니요. 뭔데요?” “꽃이다. 꽃이 정말 싸지. 값비싼 건 뭔지 아니?” 아버지는 답했다. “이혼.”


언뜻 들으면 농담 같았지만, 뼈가 있는 말이었다. 그 순간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임을 깨달았다. 그때까지 나는 뭐든 진지하게 선택한 게 없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농담은 불현듯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는 가족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모든 것을 다 하려다가 가장 중요한 것에서 실패를 맛볼지도 몰랐다. 순전히 내 자신의 우선순위를 통해서만 세상을 보던 관점에 처음으로 변화가 일었다. 마음속으로는 늘 스스로 좋은 사람이고 이기적이지 않다고 믿었건만 내 행동은 그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진정 어른이 돼야 할 시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시해야 했다. 내 자신보다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을 먼저 배려해야 했다.


나는 다음 날 넷랩스를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로터스디벨롭먼트에서 새 일자리를 찾았고, 더불어 가정생활을 원만하게 영위할 여유도 찾았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멈추고 가족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비로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CEO의 숙명, 악전고투

라우드틀라우드 사업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부문을 매각하려 애쓰던 무렵, 나는 거래의 진척 상황을 알려주기 위해 빌 캠벨을 만났다. 그 거래는 실로 중요했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회사가 파산에 들어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표명한 두 기업 IBM과 EDS 그리고 우리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 소상히 설명하고 나자, 빌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내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벤, 그 거래를 진행시키는 일과 별도로 자네가 할 일이 또 있네. 이 일은 자네의 고문변호사와 단 둘이 진행해야 할 걸세. 회사의 파산 준비를 하란 말일세.” 제 3자가 보기에는 빌이 나에게 만약을 대비해 나름의 비상계획을 수립하라고 신중하게 충고하는 상황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와 눈빛에 담긴 의미는 다소 달랐다. 파산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그의 믿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비록 그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애쓰며 돌아다니고 있지만, 내가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 사실은 이미 죽은 몸이라고 말이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그에게도 몹시 힘든 일이었다. 그런 말을 듣는 나 역시 몹시 힘들었다. 그는 내가 감정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불가피한 장례식에 대해 회사를 재정적으로 준비시킬 수 있도록 조언을 해준 것이다. 확률상 나는 죽은 몸이었다.


그러나 나는 비상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 불가능해 보이는 C라운드 자금 모집과 기업공개 과정을 통해서 나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스타트업 CEO는 확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회사를 구축해나갈 때에는 언제든 해법이 있다고 믿어야지 그것을 찾을 확률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그냥 찾아내야 한다는 얘기다. 90퍼센트든 0.1퍼센트든 확률은 중요치 않다. CEO의 임무는 언제든 똑같다.


결국 나는 해법을 찾아냈고, 우리는 DES와의 거래를 성사시켰으며, 파산하지 않았다. 나는 빌에게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가 말해준 확률에 관한 진리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통계학을 믿지 않는다. 내가 믿는 건 미적분학이다.


사람들은 늘 내게 CEO로 성공한 비결이 뭐냐고 묻는다. 슬프게도 비결은 없다. 다만 한 가지 기술이 있다면,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을 때조차도 집중을 해서 최선의 수를 두는 능력이라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경영서는 상황을 그르치지 않기 위해 일을 올바로 수행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나는 상황을 그르친 후에 취해야 할 조치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악전고투

기업가라면 모두 명확한 성공의 비전으로 무장하고 회사를 시작한다. 경이로운 환경을 창조하고 가장 능력 있는 직원들을 고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어느 날, 상황이 계획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다. 이상하게도 회사는 창업박람회장에서 들었던 트위터의 창시자 잭 도시의 기조연설처럼 굴러가지 않는다. 직원들은 자신감을 잃고 있고 일부는 이미 그만둔 상태다.


회사의 경쟁력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충직한 고객도, 훌륭한 직원도 떠나고 거대한 벽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디서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왜 회사는 계획한 대로 굴러가지 않는 것일까? CEO의 능력이 보자란 것일까? 달콤한 꿈이 악몽으로 변할 때, 바로 그 순간부터 악전고투는 시작된다.


악전고투란 무엇인가?

악전고투는 당신 스스로 회사의 CEO로 적절한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당신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이다. 모두가 당신을 바보로 생각하지만 아무도 당신을 물러나게 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자비가 없다. 악전고투는 깨진 약속과 무너진 꿈의 땅이다. 악전고투는 식은땀이다. 악전고투는 속이 끓어올라 피를 토할 것 같은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실패가 아니지만 실패를 유발한다. 특히 당신이 허약할 때 그러하다. 당신이 허약할 때면 늘 그러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충분히 강인하지 못하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 등과 같은 위대한 기업가 역시 악전고투를 겪었으며 그런 상황에서 그들은 실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니 안심하라.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이겨내리란 보장은 없다. 이겨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게 그리 만만하면 악전고투라 하겠는가. 결국 악전고투는 위대함이 발현되는 상황이다.


패배자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

회사가 주요 전투에서 패하기 시작하면 종종 진실이 그 첫 번째 희생자가 된다. CEO와 직원들은 뼈아픈 진실을 외면하고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창의적인 이야기를 지칠 줄 모르고 지어낸다. 그러나 그들의 창의적 열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대개 동일한 허위성을 담고 있다.


몇 가지 익숙한 거짓말

많은 첨단 기술 기업들은 인력 감소를 다음의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한다.


ㆍ 그만둔 사람들

ㆍ 해고된 사람들

ㆍ 그만뒀지만 어차피 불필요해서 상관없는 사람들


흥미롭게도 회사가 악전고투에 들어가기 시작하면 세 번째 범주가 늘 첫 번째보다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최고 수준의 직원을 잃고 ‘원치 않던 인원 감소’를 발표할 때 경영자는 그의 실적이 떨어졌다고 공을 들여 설명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실상은 그냥 패배다. 경쟁에 들어가 격렬히 싸우다 졌을 뿐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책망이 돌아오길 원치 않는 세일즈 담당자는 경쟁사에서 나온 ‘중고차 딜러 같은’ 담당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붓는다.


닷컴 붕괴의 여파가 기승을 떨던 2001년, 대형 기술 기업 모두가 분기 목표에 큰 폭으로 미달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왜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어떻게 이 뻔한 결과를 미리 보지 못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방대하고도 공개적인 조기경보가 울렸는데도 각 회사의 CEO들은 분기를 말아먹기 직전까지 강력한 가이던스를 되풀이해 발표했다.


나는 앤디 그로브에게 왜 이 위대한 CEO들이 자신들의 임박한 운명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고 물었다. 앤디는 그들이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고, 그보다는 자기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인간은, 특히 뭔가를 이루길 원하는 인간은 오직 좋은 소식의 선행지표에만 귀를 기울인다고 앤디는 설명했다.


우리의 가상 CEO(사실 거의 모든 CEO와 닮은꼴이다)는 긍정적인 선행지표에 대해서는 행위만을 취했고, 부정적인 선행지표에 대해서는 변명만을 찾았다. 이 충고가 너무 익숙하게 들린다면 당신 역시 정직한 직원이 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이제 답을 알 것이다. 그는 당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그들을 믿는다면, 당신 역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사람이 먼저 제품은 그다음, 수익은 마지막이다

일하기 좋은 직장

옵스웨어를 운영할 때 나는 관리자들을 모아놓고 기대치와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곤 했다. 나는 모든 관리자에게 부하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면담을 하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방법을 몰라서 못 한다는 핑계가 나오지 않도록 심지어 일대일 면담을 하는 방법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관리자 한 사람이 6개월이 넘도록 부하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직원 관리 방식을 고민하고 자료를 준비해 관리자들에 대한 교육까지 직접 실시했는데, 6개월 동안 부하 직원 면담을 전혀 안했다? CEO의 권위가 고작 이것밖에 안 됐단 말인가? 관리자들이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면 내가 뭣 하러 회사를 운영한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해야 할 일’을 지시하게만 했지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완수해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상황임을 감안할 때, 관리자들이 모든 것을 빠짐없이 챙기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들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해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분명히 그 관리자의 우선순위 목록에서 직원 면담은 저 아래쪽에 있었을 터였다. 직원 면담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주지 않은 나도 문제였다.


좋은 회사가 되는 것 자체가 바로 목적이다

내가 빌 캠벨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인튜이트의 회장이었고 애플 이사회 일원이었으며 업계의 내로라하는 CEO들의 멘토로 활약 중이었다. 그러나 빌의 그런 화려한 이력보다 내게 더욱 큰 인상을 준 것은 그가 1992년에 고코퍼레인션을 운영했던 경험이다. 고코퍼레이션은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스타티업으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많은 자금을 확보하며 야심차게 출발했었다. 하지만, 결국엔 그 돈 대부분을 날리고 나서 1994년 헐값에 AT&T에 매각됐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인상적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오히려 끔찍한 사례로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나는 비즈니스 세계에 몸담은 동안 과거 고코퍼레이션에서 일했던 사람들 수십 명을 만나봤다. 놀라운 사실은, 그들 모두가 하나같이 고코퍼레이션을 자신이 경험해본 최고의 직장으로 꼽는다는 점이다. 고코퍼레이션은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하는 직장, 다니고 싶은 직장이었던 것이다. 만일 당신이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선 빌처럼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집중하라.


인사관리에도 품질보증이 중요하다

기술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사람을 관리하는 부서, 즉 인사부가 갖춰야 하는 요건에 대해서는 제각기 견해가 다른 듯하다. 문제는 인사부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CEO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다.


엔지니어링 부서를 운영해보면 아이러니한 점을 깨닫게 된다. 훌륭한 품질보증 부서가 있다고 해서 꼭 품질 높은 제품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발팀이 형편없는 제품을 만들었을 때는 그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준 높은 인사부가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조직문화를 갖추고 잘 관리되는 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리자들이 조직관리를 제대로 못 하고 있을 때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직원 생애 주기

인사관리 품질보증에 접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직원 생애 주기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것이다. 직원 채용에서 퇴직에 이르기까지 회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가? 직원 생애 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경영진이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가? CEO인 당신이 그 사실을 어떻게 아는가? 훌륭한 인사부는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그들의 발전에도 기여한다.


* 모집 및 채용

ㆍ충원이 필요한 직급의 적임자에게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ㆍ면접 담당자들이 면접에 제대로 준비돼 있는가?

ㆍ관리자와 모집 담당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입사 지원자들을 모집하는가?


* 보상

ㆍ전체 직원 수를 감안할 때 복리 혜택 수준이 적절한가?

ㆍ당신 회사와 인재 확보 경쟁을 하는 타 기업들과 비교할 때 당신 회사의 연봉 및 스톡옵션 패키지 수준은 어떠한가?

ㆍ성과 등급별 보상 방침은 적절한 수준인가?


* 교육 및 통합

ㆍ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경우, 해당 직원, 동료, 상사의 관점 각각에서 봤을 때, 그 직원이 생산적인 구성원이 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ㆍ입사한 직원이 자신에게 기대되는 업무 성과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


* 성과관리

ㆍ관리자가 부하 직원들에게 일관성 있고 명확한 피드백을 주는가?

ㆍ당신 회사 직원들의 실적 평가서 수준은 어떠한가?

ㆍ모든 직원이 제때에 자신의 실적 평가서를 받아봤는가?


* 동기부여

ㆍ직원들이 열의를 갖고 회사에 출근하는가?

ㆍ직원들이 회사의 사명에 믿음을 갖고 있는가?

ㆍ직원들이 날마다 즐거운 기분으로 출근하는가?



오래가는 기업의 조건

사내정치를 최소화하는 법

오랜 세월 사업을 하면서 “나는 사내정치가 너무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사내정치에 대해 몹시 불만스러워하는 사람을 많이 접했다고 해야 옳다. 심지어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사내정치로 골치 아파하는 경우도 간혹 보곤 한다.


정치적인 행동 양식은 거의 대부분 CEO로부터 시작된다. 사실 정치적인 분위기가 가장 심한 조직일수록 CEO는 정치와 담을 쌓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CEO는 자주 그리고 뜻하지 않게 강렬한 정치적 행동 방식을 조장한다.


불평불만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팁

조직이 상당한 규모로 성장하면 임직원이 때로 서로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다. 가끔은 이런 비판이 극도로 공격적인 수도 있다. 비난의 말을 들을 때면 당신은 듣는 태도와 그 태도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평하는 직원들의 말을 단지 듣기만 하면서 불편의 대상이 되는 직원을 변호하지 않으면 당신이 그들의 불평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된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해당 임원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을 것이고 그는 곧 무능해질 것이다.


ㆍ 임원의 행동 방식에 대한 불평

ㆍ 임원의 능력이나 실적에 관한 불평


일반적으로 첫 번째 유형의 불평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불만을 표하는 임원과 불만의 대상이 되는 임원을 함께 불러 서로 해명하게 하는 것이다. 대개 이런 자리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고 잘못된 행동 방식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의 불평은 비교적 드물지만 더 복잡하다. 임원 중 한 사람이 용기를 내 동료 임원의 능력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면, 불평을 하는 임원이나 그 대상이 되는 임원에게 큰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불만스럽게 이야기한다면, 문제는 당신이 그 상황을 너무 오랫동안 방치했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무슨 이유로 정도에서 벗어난 그 임원의 명예를 회복시키려 했든지 간에 그동안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고, 그로 인해 이제 당신의 조직이 문제의 임원을 공격한다는 뜻이다.


다른 한편, 새로운 불만이 제기된 경우라면 즉시 대화를 중단하고 불평을 하는 임원이 내린 평가에 당신이 조금도 동의하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당신이 문제가 되는 임원의 실적에 관해 재평가하기 전에 그를 무력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그럼 불만이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는 것을 당신도 원치 않을 것이다.


일단 대화를 차단하고 나면 해당 임원에 대한 재평가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만약 그가 훌륭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불만을 표한 임원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 부당한 비난이 조직 내에서 곪아가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재평가를 통해 불만의 대상이 되는 임원의 업무수행이 실제로 형편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 불만을 제기한 임원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실력 없는 임원을 내보내기 위한 과정을 밟아야 한다.


당신은 CEO로서 늘 당신의 말과 행동이 조직 전체에 가하는 자극을 고려해야만 한다. 개방적인 리더, 호응하는 리더, 행위 지향적인 리더로 행동하는 것이 당장의 기분을 좋게 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전혀 의도치 않은 온갖 잘못된 것들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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