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저   자 : KBS <명견만리> 제작팀
출판사 : 인플루엔셜
출판일 : 2016년 09월

도서정보

■ 책 소개

 

두려운 미래가 아닌 희망의 기회를 발견하라!
기존의 예측과 법칙을 뒤흔드는 놀라운 통찰

 

이번 《명견만리_미래의 기회 편》에서는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공동체와 개인의 미래를 바꿀 기회들을 탐색한다. 김영란법, 착한소비, 융합교육, 4차 산업혁명, 플랫폼 혁명, 주링허우 세대, 인공지능처럼 과거와 확연히 달라질 미래의 기회들을 모두 모았다. 가장 급변하는 환경에 놓여 있는 과학 기술 분야는 물론, 변화의 속도가 느리게 느껴지는 교육 현장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종사자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담겨 있다.

 

■ 저자 KBS <명견만리> 제작팀 

 

저자 KBS <명견만리> 제작팀은

★ KBCSD 언론상 TV 영상 부문 대상
★ KBS 우수 프로그램상 다수 수상
★ 가톨릭 매스컴상 방송 부문 수상

 

한국사회와 지구촌이 직면한 변화의 흐름을 읽어내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렉처멘터리(Lecture+Documentary) 프로그램. 강연+다큐, 지식+공감, 전문가+대중이 융합된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김난도, 김영란, 서태지, 성석제, 장진, 최재천 등 우리 사회 주요 인사들이 출연하여 제작진과 함께 진정성 있는 강론을 펼쳐왔으며, 여기에 일반인 청중으로 구성된 ‘미래참여단’의 역할이 더해져 집단지성의 힘으로 인류 공동의 미래를 모색해왔다.

 

한국은 물론 북유럽의 작은 마을까지 샅샅이 파헤치는 취재, 저인망식 자료조사 등이 바탕이 된 탄탄한 콘텐츠로 매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차례
프롤로그 |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 우리가 가져야 할 통찰

 

[1부_윤리(Ethics)]
1장. 착한소비, 내 지갑 속의 투표용지 _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왜 경제적 손해를 선택하는가
2장. 깨끗해야 강해질까, 강해야 깨끗해질까 _ 김영란법,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도는 대한민국의 희망

 

[2부_기술(Technology)]
3장. 인공지능과 함께할 미래 _ 선한 인공지능 시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4장.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시대 _ 개방하라, 공유하라, ‘플랫폼 시대’의 혁신을 말하다
5장. 4차 산업혁명,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_ 똑똑한 공장, 똑똑한 제품, 다들 똑똑해지는 미래 사회

 

[3부_중국(China)]
6장. 방 안에 들어온 코끼리를 어떻게 할까 _ 세계는 지금 유커 유치 전쟁 중
7장. 대륙의 딜레마, 중국경제 위기론 _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8장. 무엇도 두렵지 않은 2억 명의 젊은이들 _ 중국은 어떻게 주링허우 세대를 키우는가

 

[4부_교육(Education)]
9장. 왜 우리는 온순한 양이 되어갈까 _ 대학은 어떤 수업개혁을 준비해야 하는가
10장. 지식의 폭발 이후,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_ 생각의 힘을 기르는 방법을 찾아서

도서요약

명견만리: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윤리(Ethics)]

깨끗해야 강해질까, 강해야 깨끗해질까 _ 김영란법,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도는 대한민국의 희망

대한민국은 정말 부패 국가인가

세계적인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부패인식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각국의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얼마나 부패를 인식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뇌물을 받는 쪽의 인식에 초점을 맞춘 지수다. 2015년 전 세계 168개국을 대상으로 한 부패인식지수에서는 덴마크가 100점 만점에 91점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꼽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그 뒤를 이었고, 아시아에서는 85점을 받은 싱가포르가 8위로 가장 높았다. 일본과 홍콩은 75점으로 공동 18위였다.


한국의 성적은 어떨까? 56점을 받아 37위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27위로 거의 꼴찌에 가까운 수준이다. OECD 평균인 69.9점에도 한참 모자란다. 이에 한국은 '경제 선진국이면서도 개도국의 부패 수준에 머물러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한국이 낮은 부패인식지수를 받은 이유에 대해 국제투명성기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자는 "한국 사회에는 하위 계층에서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부패는 거의 없는데 반해, 정치인이나 기업인 같은 고위층이 개인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인이 연결된 공공분야에서 심각한 부패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에 나타나는 이러한 부패의 특징은 미국 콜게이트 대학 정치학과 마이클 존스턴 교수의 연구로도 확인할 수 있다. 존스턴 교수는 국가의 부패 유형을 독재형, 족벌형, 엘리트 카르텔형, 시장 로비형의 네 가지로 나눈다. 독재형과 족벌형은 주로 후진국에서, 시장 로비형은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패 유형이다.


존스턴 교수는 대한민국을 엘리트 카르텔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다. 정치인, 고위관료, 대기업인 같은 엘리트들이 자신들만의 네트워크, 즉 인맥을 구축해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카르텔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사회 각 분야에서 엘리트들이 학연, 지연 등으로 뭉쳐서 권력을 유지하는 기반을 만들고 부패를 통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즉 고위층의 힘 있는 사람들이 카르텔을 통해 부당 이익을 얻는 권력형 부패가 한국형 부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엘리트 카르텔 유형에 속하는 나라는 이탈리아다. 잘 알려진 것처럼 범죄조직인 마피아가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손을 뻗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관피아'라는 말이 바로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이니, 두 나라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관피아는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에 관련 기업이나 기관의 요직에 재취업하여 인맥을 이용해 마피아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를 말한다. 관피아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후 법피아(법조+마피아), 핵피아(원전+마피아),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 교피아(교육+마피아), 해피아(해경/해양수산부+마피아), 군피아(군대+마피아) 등 온갖 종류의 관피아들이 쏟아져 나오며 '-피아'가 새로운 접미사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런 대한민국에 하나의 법이 생겨났다. 바로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령의 공식적인 약칭은 '청탁금지법'. 그러나 사람들은 이 법을 '김영란법'이라 부른다.


김영란법, 원안에 비하면 반쪽 법안

김영란 교수가 2012년에 이 법을 제안한 계기는 우리 사회 연줄 문화의 문제점 때문이다. 김영란 교수는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다.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81년부터 사법부에서 일해오며 수많은 청탁이 오고가는 실태를 알게 되었다.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도 부패를 저지르는 소수의 공직자 때문에 신뢰가 무너지는 현실과 마주하며 '부패는 어디서 나올까?'라는 질문의 답을 고민했다. 첫 번째 답은 연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럼 연줄 관계는 어디서 나올까? 청탁과 스폰서 문화에서 나온다. 그러면 청탁과 스폰서를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자문자답을 통해 법을 제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처음 제안에서부터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다. 오랜 시간 우여곡절을 겪으며 원안의 내용이 많이 바뀐 뒤에야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 국회 통과 일주일 뒤인 2015년 3월 10일 김영란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교수가 통과된 법에 대해 지적한 첫 번째는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여야가 막판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통째로 빠진 부분이었다. 김 교수는 "쉽게 말해 장관이 자녀를 특채 고용한다거나 공공기관 근로자가 자신의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특혜를 주거나 공무원이 자기 부모가 신청한 민원서류를 직접 처리하는 등의 사익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법안의 세 가지 분야 중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이었는데 빠져서 반쪽 법안이 되었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한편 우리 사회의 반부패 문제를 혁신하려면 가장 먼저 공직 분야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원안에서는 대상을 공직자로 한정했으나, 통과된 법에서 적용 대상을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까지 확대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의 68.8퍼센트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과잉입법이나 비례원칙을 위배한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규제가 너무 심해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을 향하는 부패의 화살 이제는 부러뜨려야 할 때

핵심은 경제손실을 일으키는 주범이 김영란법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패 비용이라는 점이다. 세월호 참사가 그 예다. 2014년 4월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부패 네트워크의 작용이었다. 세월호 사건 이후 해운조합 인천지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문서 더미에는 인천지역 선주들의 모임인 인선회가 관련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내역이 기록돼 있었다. 대상은 모두 선박 운항에 대한 감시와 감독 기관의 공직자들이었다.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 역시 인천항만청 직원들에게 4000여 만원의 뇌물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런 식으로 쌓아둔 인맥을 활용해 청해진해운은 일본에서 낡은 여객선을 수입하면서 허위계약서를 제출하고도 운항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세월호가 침몰한 사건 당일 안전점검을 하는 순간에도 부패 사슬은 촘촘히 연결되어 있었다. 선박의 안전점검 의무는 선사들의 단체인 해운조합에 있고, 이들을 관리 감독해야 할 의무는 관련 정부기관에 있다. 그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유착관계가 없어야 함에도,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 기준 해운조합을 거쳐 간 총 열두 명의 이사장 가운데 열 명이 해양수산부나 항만청 등의 고위관료 출신이었다. 세월호의 무리한 증축을 인허한 기관인 한국선급도 다르지 않았다. 해양수산부나 정부기관에서 퇴직한 고위관료 출신이 역대 한국선급 회장 열한 명 가운데 여덟 명이었다.


만약 부패가 없었다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책임을 다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참사였다. 선박 운항을 허가하는 단계부터 구조하던 순간까지, 그 모든 단계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부패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태로울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준 참사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198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티글러의 '규제의 포획이론'에 따르면, 상식적으로는 규제 권한을 가진 규제자가 피규제자를 포획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만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는 공공 이익을 위해 존재하지만, 기업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의 피규제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제기관에 로비하면 규제기관이 오히려 피규제자에 의해 포획된다. 그 결과 규제기관은 일반 개인의 이익을 무시하고 만다. 부패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을 수밖에 없다.



[기술(Technology)]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시대 _ 개방하라, 공유하라, '플랫폼 시대'의 혁신을 말하다

도대체 플랫폼이 무엇인가

"제품만 만들지 말고 플랫폼을 만들어라."


실리콘밸리에서 통용되는 이 말처럼, 오늘날 글로벌 기업의 혁신코드는 플랫폼이다. 오늘날 산업은 빠르게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플랫폼의 막강한 힘은 전 세계 기업의 순위를 바꾸어놓았다. 애플을 포함해 오랫동안 플랫폼에 투자해온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과 같은 IT 기업들이 기존의 경쟁 구도를 재편했다.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에 투자하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플랫폼은 본래 기차역의 승강장을 지칭하지만, 오늘날에는 더욱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어떠한 계획이나 목적에 따라 사람들이 모이는 장(場)이 형성되면 그것을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양한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이는 전통시장은 개방과 공유가 바탕인 훌륭한 플랫폼이다.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덕분이다. 물리적 한계가 분명한 오프라인 플랫폼에 비해,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적 발전으로 이룩한 가상공간에서의 플랫폼은 개방과 공유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우리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의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구글, 네이버 같은 검색 플랫폼에서 엄청난 정보를 찾으며, 백화점이나 쇼핑몰이 아니라 아마존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더 많은 쇼핑을 즐긴다.


더 이상 제품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플랫폼 혁명의 핵심은 하드웨어적 사고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사고다. 사람과 사람이 모이고 누구나 참여해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하나의 천재가 아닌 다수가 참여하여 순식간에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플랫폼 혁신은 지금 어떤 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는가.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플랫폼적 혁신을 이루는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첨단기술 산업단지 실리콘밸리. 이곳에 구글,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페이팔 등 스마트혁명을 주도한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모여 있다. 그런데 불과 15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는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다. 당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제품이 세계를 장악했고, 미국은 '일본에 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개방과 공유의 플랫폼 정신으로 혁신을 이루었고, 결국 폐쇄적인 일본의 제조업 문화를 압도했다. 실리콘밸리가 개방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 모바일이라는 시대적 전환 속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는 어떻게 플랫폼적 혁신을 이루었을까? 그 배후에는 열린 개발자 생태계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주자인 애플은 매년 6월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를 개최한다. WWDC에서는 애플의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기술들이 공개된다. 애플은 매년 5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이 회의에서 개발자들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왔다.


구글은 더 나아가 운영체제 특허기술 API를 전면 공개하는 등 매우 개방적인 플랫폼을 구축해놓았다. 구글이 오랜 시간 투자 및 개발한 독자적인 특허기술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였다. 이 특허기술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 공개하자 새로운 장(場)이 열렸다. 개발자들은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그렇게 개발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즐기기 위해 구매자들이 모여들었으며, 이것은 다시 플랫폼을 풍성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형성했다. 이것이 열린 생태계의 힘이다.


개방과 공유는 어떻게 전체 산업을 바꾸는가

IT 산업으로부터 촉발된 개방적 플랫폼 혁신은 모든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2014년 6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모터스는 배터리 과열 방지 기술과 급속충전 기술인 슈퍼차저 기술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특허기술 1400여 개를 무료로 공개했다. 토요타 또한 2015년 1월 세계전자제품박람회에서 수소차 특허 5680개를 전면 공개했다.


토요타의 북미법인의 부사장인 니하르 파텔은 동반 성장의 가치에 주목했다. "우리의 노하우를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더욱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그 혜택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독점적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라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술 공개 이유를 밝혔다.


공유와 개방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문화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인 <렛잇고>의 엄청난 인기에는 '공유'의 힘이 작용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기존의 저작권 개념에서 벗어나 <렛잇고>의 리메이크를 이례적으로 허용했다. 팬들이 음악을 리메이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제한된 권한을 공개한 것이다. 이로써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 다양한 버전의 <렛잇고>가 퍼져나갔고, 이것은 <겨울왕국>의 인기로 선순환됐다. 공유가 없었다면 <렛잇고>도 <겨울왕국>도 신드롬 수준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 레고의 '마인드스톰' 또한 공유의 가치를 증명했다. 마인드스톰은 널리 알려진 조립식 장난감이 아니라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미래형 로봇 장난감이다. 다년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출시된 마인드스톰은 그러나 얼마 후 레고를 움직이게 만드는 구동체제가 해킹당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레고는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바로 구동 프로그램의 기술을 모두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구동 프로그램이 공개되자, 이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각자의 움직이는 레고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마인드스톰이 회사에서 프로그래밍 해놓은 몇 개의 작품으로 국한되었던 반면, 구동체제가 공개되자 상상하지도 못한 수많은 창작물들이 만들어졌다. 레고로 축구 경기를 벌이는 모습이 상상되는가? 레고로 만든 축구 선수들이 공을 넣고, 패스하고, 또 수비한다. 다양한 동물 모양과 움직임도 만들어졌는데 이 또한 마인드스톰의 기반 기술이 개방된 덕분이었다. 나아가 레고는 마인드스톰으로 기발한 제품을 만드는 대회까지 개최하고 있다.



[중국(China)]

방 안에 들어온 코끼리를 어떻게 할까 _ 세계는 지금 유커 유치 전쟁 중

허드슨 강변의 춘절 불꽃놀이

2015년 초봄, 뉴욕 허드슨 강변에서 성대한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장장 20분에 걸쳐 진행된 이 화려한 축제날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도, 그 어떤 기념일도 아니었다. 때는 음력 1월 1일, 축제 이름은 '화미중화(和美中華)'. 즉 아름답고 화목한 중국이라는 주제로 중국인 관광객 '유커(遊客)'들을 위해 벌인 잔치였다. 중국의 춘절에는 매우 긴 연휴가 이어지는데, 이 기간에 엄청난 수의 중국인이 전 세계 여행지를 찾는다. 이 불꽃놀이는 바로 유커들의 발길을 뉴욕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만이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100년 전통을 깬 곳도 있다. 프랑스는 휴일에 노동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우리가 휴일에 일하지 않으면 유커들이 런던으로 달려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샹젤리제 거리를 중심으로 상점을 열기 시작했다.


콧대 높은 영국도 자존심을 꺾었다. 영어의 본고장이자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 높은 영국도 유커들을 위해 관광지에 중국어를 도입했다. 런던의 대표적인 '빅벤(Big Ben)'의 표지판에 큰 종을 뜻하는 중국어 '다벤종(大本鐘)'을, '스톤헨지(Stonehenge)' 유적에는 '주시첸(巨石群)'이라는 중국어 이름을 병기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적인 국가 북한도 이 흐름에 합류했다. 중국 관광객을 위한 전세기를 띄우고, 개인 자가용으로 관광할 수 있는 유커 전용 상품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여행을 아주 즐긴다. 중국 내 관광지 어디를 가든 자국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거기에 더해 소득이 증가하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 관광에 나서기 시작했다. 급격하게 늘어난 중국인 관광객으로 인해 지금 세계 관광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한국도 유커가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지 중 하나다. 유커에게 받는 영향이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은 2009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환경 정비와 벽화 사업이 이루어지면서 재탄생한 곳이다. 좁은 골목길과 아기자기한 주택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관광객이 조금씩 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용한 동네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내린 유커들이 순식간에 작은 마을을 점령했다. 이들은 마을 곳곳을 가득 메웠고, 분식점/카페 등을 드나들며 마을의 모든 것을 즐겼다. 이 엄청난 관광 붐 뒤에는 한류 예능의 힘이 있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을 감천문화마을에서 촬영했고, 그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 중국인들의 관심이 마을 여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곳만이 아니다. 이제 설 연휴가 되면 부산의 광복로와 국제시장에는 귀성객이 아닌 중국인 관광객으로 떠들썩하다. 유커가 많이 찾는 관광지 곳곳에서는 풍물놀이, 댄스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부산시의 경우, 해마다 줄어드는 일본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유커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기회다. 유커를 잡기 위한 온갖 프로젝트에 민관이 협심하고 있다.


세계를 휩쓰는 유커 쓰나미,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처럼 세계 어느 곳이나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력이 대단하다. 마치 거대한 쓰나미가 덮친 것처럼, 유커가 훑고 간 자리마다 커다란 변화가 생겨난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한 해에만 1억 2000만 명이 넘는 유커들이 해외관광에 나섰고, 이들이 지출한 금액만 무려 1조 위안(약 170조 원)에 달한다. 분명 유커들의 통 큰 소비는 침체의 늪에 빠진 세계 경제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변화는 더욱 불가피해 보인다.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쓴 돈 가운데 절반이 유커에게서 나왔을 정도다. 유커가 일으킨 경제유발 효과는 2015년 한 해에만 무려 27조 원에 이른다.


차이나 쇼크? 차이나 찬스?

세계 경제의 위기는 중국의 기회라는 말이 있다. 2009년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지중해 물류 중심지인 아테네 항의 부두 운영권을 중국에 팔아야 했다. 막대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지만 재정 부족으로 개발을 못 하고 있던 페루의 광산 채굴권도 중국에 팔렸다. 또한 차이나 머니는 뉴욕이나 영국의 상징이 되는 랜드마크 건물들을 수조 원을 들여 매입하는 등 차원이 다른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은 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세계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방 안의 코끼리'라는 말이 있다. 명백한 문제임에도 무시하거나 언급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어느 날 방 안에 작은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왔다. 그런데 그 코끼리가 예쁘다고 그냥 놔두다 보면, 코끼리는 점점 더 커져서 결국 방 주인을 내쫓고 만다. 우리 방 안에 지금 중국이라는 코끼리가 들어와 있다. 그리고 틀림없이 몸집을 불릴 것이다. 이 중국발 코끼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세계의 수많은 전문가들은 2022년이 되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의 비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중국이 중심이 되는 세계 경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중국과 서해바다를 맞대고 있는 우리는 중국발 쓰나미를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쓰나미는 오지 말라고 소리친다 해서 오지 않는 게 아니다. 이미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 차이나 쇼크가 불러올 부정적인 측면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총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하지만 사회 각 분야, 산업 각 분야에서 각자 나름의 전략으로 각개전투를 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지 않아 고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보니 유커 쓰나미 현상이 생겨났다. 찾아오지 않던 나라에서 찾아오는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 할 문제는 어떻게 하면 차이나 머니에 휩쓸리지 않을 것인가가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하면 분명한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다.


한국은 지금 내수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시점에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으로서의 진출이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는 거대한 소비시장인 중국과 바로 이웃해 있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한 중국의 성장은 우리나라 기업에 굉장히 큰 기회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처럼 중국 진출에 적극적인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수출국 중의 하나로 보지 않는다.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 아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은 광활한 영토의 크기와 방대한 인구수만큼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그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안일한 전략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라는 중국에서 쾌거를 이룬 기업들은 하나같이 중국과 우리가 비슷할 것이라는 어설픈 기대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방 안의 코끼리에 밟히지 않기 위해서는 코끼리 등에 올라타야 한다. '위기(危機)'란 '위험'과 '기회'가 합쳐진 말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 코끼리 위에서 그들보다 더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고 그들의 강점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은 강대국 중국 옆에서 3000년을 살았다. 그 속에서도 독자적인 역사를 만들었다. 지금 다시 불어온 슈퍼차이나의 시대, 우리는 어떤 위험과 기회를 맞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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