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지은이 : 질 볼트 테일러
출판사 : 윌북
출판일 : 2022년 03월




  • 37살에 뇌졸중을 겪고 뇌가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관찰한 최초의 뇌과학자 질 볼트 테일러의 두 번째 책입니다. 뇌과학자이자, 손상된 좌뇌로 숫자와 언어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면서 뇌의 회복력을 몸소 체험한 한 인간으로서, ‘뇌과학에 기반한 마음의 작동 원리’를 이야기합니다.


    나를 알고 싶을 때 뇌과학을 공부합니다


    뇌와 마음을 해부하다

    뇌가 멈춘 후 알게 된 뇌의 진실

    내가 뇌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나보다 18개월 먼저 태어난 오빠가 뇌기능 장애로 조현병 진단을 받게 되면서부터다. 인디애나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나는 보스턴으로 떠나 하버드대학 신경과학부에서 2년 동안 지냈다. 그다음에는 정신의학부로 옮겨가서 4년 동안 ‘조현병 연구의 여왕’ 프랜스 베네스 박사와 함께 연구했다.


    나는 우리 뇌가 현실 지각을 창조하는 방식에 매료되었다. 내 연구는 뇌가 정상으로 기능한다고 진단받은(즉 내가 설계한 실험에서 통제그룹이 된다) 집단의 사후 뇌세포와 회로망을 조현병이나 조현정동장애, 혹은 양극성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뇌 조직과 비교하는 것이었다.


    나는 서른여섯 살에 전미정신장애연대의 최연소 본부 임원으로 뽑혔다. 이 근사한 조직에는 심한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환자의 가족들이 10만 명 넘게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연구도 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정신장애인을 지지하는 일도 하면서 나는 대단한 삶의 목표를 품었다. 나는 오빠와 같은 사람들을 도왔고, 그러면서 맥박을 짚듯 연구와 공공 정책의 흐름을 계속 짚어가고 있었다.


    이때가 내 삶의 전성기였다. 건강하고 활발한 모습으로 하버드대학에서 착착 올라가고 있었다. 조현병 연구 분야에서 성공한 신경과학자로서 꿈을 실현해나가는 동시에, 국가적 차원의 지지 활동을 하며 의미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6년 12월 10일 아침, 서른일곱살의 나는 왼쪽 안구 뒤쪽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다.


    뇌졸중과 통찰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나는 선천적 뇌신경장애를 안고 태어났는데, 문제가 될 때까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동정맥기형이 뇌의 좌반구에서 터져서 이후 네 시간 동안 나는 뇌 기능이 차례로 정지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뇌졸중을 겪은 날 오후 나는 걷지도 말하지도 읽지도 쓰지도 못했고, 심지어 내 인생 자체를 기억할 수 없었다.


    내 좌반구가 엄청난 손상을 입었으니 예상대로 나는 언어를 말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잃었다. 나는 원래 30분 동안 1.5킬로미터를 헤엄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뇌졸중을 겪은 그 네 시간 동안, 의식은 있되 엄청나게 무거운 납덩어리인 양 움직이지 못하는 몸에 갇혀 병원 침대에 드러누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 몸이 완벽하게 회복하여 수상스키를 타게 되기까지는 8년이 걸렸다. 나는 뇌졸중과 회복, 신경가소성에 관한 앎과 기억을 회복하는 뇌의 능력에 대해 다룬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썼다. 이후 나는 뇌의 깊숙한 곳까지 다녀온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앎을 심도 있게 탐색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감정 회로망을 선택해서 끄고 켤 능력이 있다. 무릎 인대를 반사 망치로 두드리면 자동으로 다리가 올라가듯, 신체 신경 반사의 기저를 이루는 원칙이 감정 회로에도 똑같이 작동한다. 그래서 감정 회로가 자극되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공포, 분노나 적의로 반응한다.


    회로가 활성화되고 우리가 감정적 반응을 촉발할 때, 감정의 화학성분이 흘러와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까지 90초도 걸리지 않는다. 물론 우리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그 감정 회로를 촉발한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90초보다 더 오랫동안 속상해하거나 화가 나거나 슬픈 상태로 남아 있는 쪽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우리가 신경 차원에서 하는 일이란 감정 회로를 다시 자극하는 것이다. 그러면 회로는 다시 작동한다. 감정 회로를 촉발시키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감정 회로는 화학 성분이 중성화되는 90초가 지나면 작동을 끝내고 멈출 것이다. 나는 이 현상을 ‘90초 법칙’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

    어떤 순간이든 우리 뇌에서는 단 세 가지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는 생각을 하고, 감정을 느끼고, 생각과 감정에 대해 생리적으로 반응한다. 각각의 활동은 이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의 건강과 안녕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우리는 변연계 세포를 통해 감정을 경험한다. 이 세포들은 뇌 양측 반구에 고르게 반으로 나뉘어 있다. 변연계의 주요 구조는 두 반구가 서로 거울 역할이라도 하는 양 두 개의 편도체와 두 개의 해마, 두 개의 전측 띠이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즉 우리에겐 감정을 경험하고 처리하는 두 개의 분리된 모듈이 있다는 뜻이다.


    뇌의 해부학을 이해하면 언제든 우리의 경험과 행동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뇌에 감정을 처리하는 세포 집단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산다면, 복합적 감정을 경험할 때 아주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신경해부학적 관점에서 볼 때 서로 갈등하는 감정을 경험하는 이유는, 어떤 세포도 공유하지 않으며 완전히 별개인 두 감정 세포 집단이 있어서다.


    이 책은 예측할 수 있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네 가지 캐릭터에 대해 살핀다. 우리 모두 가지고 있고, 뇌의 해부학에 근거한 캐릭터들이다. 네 종류의 서로 다른 세포 집단이 서로 다른 네 가지 기술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네 가지 캐릭터가 밖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각 캐릭터는 모두 세포 차원에서 우리 진정한 일부를 표현하고 있으며, 제대로 존중받고 소중히 여겨져야 한다.


    뇌졸중 이후, 뇌 전체가 다시 활동하고 네 가지 캐릭터가 모두 완전히 기능하게 되자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어떤 회로망(캐릭터)이 작동하고 있는지 인식할 능력뿐만 아니라, 그 회로망을 계속 작동시킬지 아니면 다른 회로망으로 바꿀지 선택할 능력이 내 안에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나의 간절한 바람은, 우리가 이 네 가지 캐릭터에 통달하여, 자신의 힘을 완전히 소유하고 최고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 네 가지 캐릭터, 그들의 관계, 그들이 우리 안에서 지닌 집단적 힘을 잘 알고 이해하고 보살핀다면, 우리 자신의 인지적, 감정적, 육체적, 영적 안녕을 증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뇌적 삶(Whole-Brain Living)’이다. 이것은 인류의 궁극적 목표이며 우리는 차근차근 그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나는 진심으로 믿고 있다. 



    네 가지 캐릭터

    캐릭터 1: 좌뇌 사고형

    캐릭터 1의 상실과 회복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좌뇌의 회로망이 기능을 되찾고 힘을 얻으면서 좌뇌 캐릭터들도 결국에는 회복되어 살아났다. 나는 회복된 좌뇌 사고형 캐릭터 1에게 ‘헬렌’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것은 헬렌이 아주 힘겹게 애쓰며 일을 해내기 때문이다. 내가 외부 세계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인간으로 존재할 때는 헬렌에게 완벽히 의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헬렌은 분명 환상적인 캐릭터다. 헬렌이 돌아온 덕분에 내가 다시 유능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 고마움을 느낀다. 그렇지만 헬렌은 나의 가장 친절한 자아가 아니며 최고의 자아도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캐릭터 1의 모습

    좌뇌 사고형 캐릭터 1은 철두철미할 뿐 아니라 목적과 의도에 의해 움직이는 능력이 있다. 캐릭터 1은 아침에 일어나면 그날 하루를 해치워야 할 대상으로 본다. 이들은 정해진 일상을 좋아하고 해야 할 일 목록을 잘 해치운다. 직업 분야에서 캐릭터 1은 유능한 지도자로 사람, 공간, 사물을 잘 다룬다. 이들은 아주 세밀한 부분에 집중하며 생산성이 아주 높다. 본인의 성과를 아주 잘 따져보며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한다. 이들은 하루하루를 기술을 갈고닦을 기회로 생각하며, 가장 효율적인 자신의 모습을 선보이는 일을 중요시한다.


    캐릭터 1은 현실을 잘 다루는 타고난 합리적 사고형 인간이다. 그래서 최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제 방식으로 판단한다. 우리 뇌 속에 완벽주의자가 있다면 그건 캐릭터 1이라고 확신해도 좋다.


    캐릭터 2: 좌뇌 감정형

    세상을 살아가는 캐릭터 2의 모습

    좌뇌 감정형 캐릭터 2의 다양한 특징을 살펴볼 때, 카를 융의 ‘그림자’ 개념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캐릭터 2와 그림자의 유사성을 아마도 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림자는 우리 성격에서 미지의 어두운 부분으로 묘사되곤 한다. 캐릭터 2 또한 좌뇌 무의식에서 아주 불쾌하거나 가장 심하게 고통받는 부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최악의 경우 캐릭터 2는 외부 세계에 감정적 반응성을 보이면서 그 행동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지 않는다. 또 과거에서 오는 고통에 눈이 가려진 탓에 미래를 희생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좌뇌의 감정형 캐릭터 2를 ‘애비(Abby)’라고 부른다. 좌뇌 감정형 캐릭터 2는 모든 경험을 필터로 걸러내 무엇이 우리를 괴롭게 하는지, 무엇이 위험하고 나쁘거나 그릇되었는지를 파악하여 우리를 보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물컵이 반이나 비었다는 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거기다가 좌뇌 캐릭터 2는 뭔가가 부족한 상태에 아주 집착하는 편으로 모든 사람이 돈이나 사랑, 물건, 음식을 넉넉히 가질 수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뇌의 이 부분은 우리가 적정한 몫을 얻었는지 열심히 확인한다. 이렇게 위축된 사고방식을 품고서, 캐릭터 2는 끝도 없이 더 가지려고 갈망하며 불만족을 느끼고 계속 탐욕을 부리기도 한다.


    캐릭터 2가 우리를 실망시킨 사람에게 모질게 굴거나 원한을 품거나, 혹은 분노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세상이 나를 인정하지 않고 깎아내리는 것 같고 아무도 나를 원치 않는다거나 내가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면, 어린 애비가 총력을 다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억눌리거나 괴롭힘을 받는 기분, 혹은 남이 부러운 기분이 들 때도 캐릭터 2에 사로잡힌 상태다.


    캐릭터 2에게는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며 독선적이고 자기 자랑만 하고, 심지어 감정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면이 있다. 캐릭터 2는 자기애적이고 과장되고 젠체하고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라고 묘사할 수 있다.


    이 모든 부정적인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의 본질에 고통과 공포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중 누구도 잘 살 방법이 쓰인 안내서를 가지고 이 세상에 오지 않았다. 내면의 이 부분을 치유하고자 한다면, 이 부분이 모습을 드러낼 때를 알아보고 그런 모습이라 해도 사랑해야 한다. 다른 캐릭터들도 캐릭터 2의 요구를 귀 기울여 듣고 캐릭터 2에 자신이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하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네 가지 캐릭터의 힘이자 두뇌 회담의 목적이다. 우리 뇌 전체에서 존경받고 소중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면, 캐릭터 2는 지지를 받는 기분을 느끼고 그 반응성이 체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캐릭터 3: 우뇌 감정형

    좌뇌 감정형 캐릭터 2는 근본적으로 현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와서 그 자극을 과거에 겪은 위협과 비교하는 작업을 함으로써 현재의 안전 수준을 판단한다. 이와 반대로 우뇌 캐릭터 3은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처리 중인 정보를 바탕으로 현 상태를 평가한다. 그래서 우뇌 캐릭터 3은 위협을 처리하기 위해 고유의 중대한 기술을 사용한다. 우뇌 캐릭터 3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존재의 흐름 속에 있다고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조감도를 보듯이 거시적으로 위험 요소를 바라본다. 위험이 주변 사람과 관련이 있든, 우리 환경과 관련이 있든간에 말이다.


    우리가 타인과 있을 때 얼마나 안전한지 평가하는 경우, 우뇌 캐릭터 3은 잘 숙련된 ‘사설 탐지기’ 노릇을 한다. 신체 언어를 읽고 이를 표정과 연결하며, 어조나 억양에서 감정 단서를 찾아 해석하는 것이다. 퍼즐의 모든 조각이 적절한 자리를 찾아 한데 모이면, 우리는 그 행동을 ‘진짜’라고 해석한다. 조각들이 생각과 달리 잘 맞지 않으면, 예를 들어 누군가 사랑을 고백하는데 그의 신체가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상대가 하는 말의 진실성을 의심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캐릭터 3의 모습

    우뇌 감정형 캐릭터 3은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며 당신이 끈이나 장난감이나 음식 그릇에 손을 뻗는 순간에 덤벼들 준비를 하고 있는 강아지와 같다. 또한 자신의 영혼에 기쁨과 황홀감을 전해준다면 무엇이든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연습하는 연주자와도 같다. 우리 뇌의 이 부분은 한계 대신 가능성을 본다.


    캐릭터 3은 재치 있고 재미있다. 캐릭터 3일 때 우리는 너무 열심히 웃어서 발을 구르고 숨을 헉헉거린다. 마음을 열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함께하는 모두에게 동지애를 느끼며 하나가 된다. 우리는 함께 신이 나면 깊이 교감을 나누고, 이 순간은 마음속에 간직해두고 훗날 이야기를 나누며 아름답게 기억할 시간이 된다.


    이렇게 캐릭터 3은 아주 경이롭긴 하지만, 우리를 심각한 문제에 빠트릴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천성적으로 행동의 결과에 대한 고려 없이 지금 이 순간에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글쎄, 캐릭터 3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느낄 뿐이다. 현재 순간을 경험하고, 그때 좋은 발상이라고 느껴지는 일을 한다.

     

    캐릭터 4: 우뇌 사고형

    나는 캐릭터 4의 기저에 있는 뇌세포를 일종의 문으로 본다. 이 문을 통해 우주의 에너지가 들어와서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연료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 에너지 및 캐릭터 4의 의식이 우리 존재 전체를 채운다. 우리는 그 안에서 헤엄치며, 그것들은 우리 안에서 헤엄을 친다. 분리란 없다. 캐릭터 4는 전지적 지성으로 우리는 이 지성에서 태어났다. 그렇게 우리는 우주의 의식을 인간의 모습으로 구현한다.


    캐릭터 1은 캐릭터 4의 의식이 근거가 있다거나 존재한다는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수 있다. 인정한다. 캐릭터 1은 타고난 성향 자체가 낯설고 알려진 바 없으며 신비로운 것을 미신적인 존재로 판단한다. 그렇지만 인간의 역사를 쭉 살펴보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서 우리는 이 의식의 영역에 접근하고 캐릭터 4를 경험하기 위해 종교 교리와 기도부터 명상과 요가까지 기술과 도구, 전략을 고안해왔다.


    캐릭터 4의 의식은 변함없는 우리 동반자로, 우리는 그 에너지 안에서 존재한다. 이 의식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와 우주 속 모든 분자에 얽혀 있다. 또한 이것은 우리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며 존재하게 하는 에너지 공이다. 우리 삶의 원천이고, 다양한 수행을 통해 성취하고자 열망하는 경험이다. 캐릭터 4의 의식은 영웅의 여정에서 가장 머나먼 도착지다.


    뇌세포와 의식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사고형 생명체라기보다는, 사고하는 감정형 생명체다. 감정형 캐릭터 2와 3의 회로망이 캐릭터 1과 4로 구성된 고차적 사고 회로망보다 훨씬 더 많이 발달한 상태로 태어난다. 두 감정형 캐릭터 2와 3이 완전히 활동하게 되면, 외부 세계에서 마구 밀어닥치는 감각들을 걸러내는 일에 전체적으로 관심이 쏠린다. 우리는 캐릭터 2와 3으로 정보를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좀 더 미묘하고 전능한 캐릭터 4의 의식을 인식하는 일에서 거리를 두게 된다.


    기능적으로 보면 캐릭터 4의 세포들은 캐릭터 3의 경험적이고 육체적인 삶과 우주의 무한한 의식 사이의 신경해부학적 연결 지점에 존재한다. 즉 육체적 경험을 하는 영적 존재가 바로 우리 뇌의 캐릭터 4다. 그래서 캐릭터 4는 우리가 무한한 존재의 일부로서 실재할 수 있게 하는 ‘보다 위대한 힘(High Power)’과의 연결점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 캐릭터가 우주적 의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캐릭터 4의 의식인 에너지 공은 우주의 생명력이자 우리 세포의 의식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지각 과정의 배후로 조용히 옮겨간다. 무한히 평화로운 이 상태를 다시 불러오는 방법 가운데 내가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의식적으로 현재 상태에 집중한 다음, 의식을 확장하여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구현하는 것이다. 나는 두뇌 회담을 연습하면서 규칙적으로 이렇게 한다.


    두뇌 회담: 전뇌적 삶을 위한 기술

    머릿속 대화가 작동하는 법

    두뇌 회담의 단계는 ‘브레인’ 영문 철자와 같은 ‘B-R-A-I-N’으로 이루어져 공포나 불안으로 아주 기운 없는 상태에서도 기억하기 쉽다. 나는 스스로가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 같거나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취약해진 기분이 들 때 뇌를 다시 조율하기 위해 두뇌 회담에 의지한다. 이 도구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모두 알게 되길 바란다.


    BREATH: 호흡

    호흡은 내가 정지 버튼을 누르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방법이다. 신경해부학적으로 두뇌의 힘은 세포가 서로를 자극하는 데 있지 않고 서로를 억제하는 데 있다. 모든 세포가 활동하면서 흥분하여 통제되지 않게 하는 일은 정말 쉽다. 그렇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고 회로가 자동적으로 돌아가는 일을 멈추게 하려면 성숙해야 한다. 정지 버튼을 누르고자 하는 뜻이 있어야 두뇌 회담의 힘을 쓸 수 있다.


    생리학적 저지 상태가 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지금 이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고 몸과 호흡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사고 및 감정 회로망이 습관처럼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패턴을 피할 수 있다. 내가 어떤 캐릭터를 구현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생각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하면 회로를 끄고 새로운 뭔가를 위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RECOGNIZE: 인식

    먼저 네 가지 캐릭터 중 어떤 캐릭터가 표현되고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 지금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 인식하면 일단 수용한다. 그러면 그 캐릭터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현재 구현 중인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알 만큼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쓰면 그 캐릭터와 연결된다.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과 연결되는 것이다.


    APPRECIATE: 감사

    현재 작동 중인 어떤 캐릭터에도 감사하고, 네 가지 캐릭터가 항상 우리 안에 있다는 현실에도 감사해야 한다. 네 가지 캐릭터를 인식하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어느 때고 지금 내가 표현하는 어떤 캐릭터의 내적 가치에도 감사한 마음을 품을 경우, 캐릭터를 그냥 인지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나의 일부분인 그 캐릭터의 기술을 의식적으로 존경하고 존중하게 되는 것이다. 네 가지 캐릭터에 집중하고, 네 가지 캐릭터를 인정하고 각각의 힘에 감사하면 네 가지 캐릭터와 함께하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자신에 대한 존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INQUIRE: 질문

    마음속으로 질문을 던지고 네 가지 캐릭터를 모두 회담으로 부를 차례다. 우리는 호기심이 있으면 질문을 한다. 그리고 관심을 기울이면 호기심이 생긴다. 두뇌 회담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면, 네 가지 캐릭터는 한데 모여 자기 의견을 낸다. 이때는 먼저 자신을 관찰하여 질문한다. 두 번째로 주변을 관찰하여 질문한다. 세 번째로 주변에 대해 반응하는 자신을 관찰하여 질문한다. 네 번째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여 질문한다.


    NAVIGATE: 통과

    아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네 가지 캐릭터와 함께 새로운 현실을 통과할 차례다. 성공을 위해 네 가지 캐릭터는 우리 삶을 통과해야 한다. 타인 앞에 어떤 캐릭터를 구현할지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에겐 진실로 이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모습을 결정할 힘이, 또 그 방법을 결정할 힘이 있다.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일에 대해서도 이제껏 배운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힘이 있다.


    초기화

    두뇌 회담은 곤란한 상황이 아닌 때에 네 가지 캐릭터가 정기적으로 찾는 환상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두뇌 회담은 갈등이나 고통을 겪을 때 타인과의 관계를 ‘초기화’ 하는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마주하는 모든 관계나 만남에는 마이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여덟 명의 캐릭터가 함께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두자.


    우리가 타인과 다투면 자신뿐만 아니라, 그 사이의 공간에 있는 에너지에도 힘이 차오른다는 사실을 꼭 인식하자. 뉴런 회로를 끄는 일은 전기 회로를 끄는 일과 어느 정도 닮았다. 에너지가 완전히 흩어져 중성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약간 걸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의 네 가지 캐릭터가 긴장감 어린 상황이나 아주 불쾌한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완전히 초기화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와 타인 사이에 물리적 공간을 만드는 것이 좋다. 그저 다른 방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 그다음 양측이 자신의 네 가지 캐릭터에 대해 인식하고 각각 두뇌 회담을 연다면, 긍정적이고 새로운 연결을 위한 훌륭한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한쪽만 캐릭터 2의 상태에서 빠져나와 두뇌 회담을 연다고 해도 다시 연결될 희망의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다시 말하겠다. 두 사람 다 캐릭터 2라면, 둘 중 한 명이 캐릭터 2에서 빠져나와 다른 캐릭터를 구현하기 전까지는 절대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어려움을 겪거나, 감정적으로 촉발되어 혼자 시련을 겪고 있다면, 두뇌 회담은 상황을 초기화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스스로를 구해야 한다면, 두뇌 회담을 닻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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