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인문과 첨단을 품다
 
지은이 : 전창림
출판사 : 한국문학사
출판일 : 2019년 12월




  •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인간과 인간의 삶, 그리고 인간이 누리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속성을 지녔으며, 그 유구한 변화의 중심에서 변화의 실상을 탐구하고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화학이다. 이로 볼 때 화학은 실로 인문학의 정수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간 전공자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영역으로 치부되어 왔는데, 이 책은 우리의 삶 자체가 화학이라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독자들에게 매우 신선한 ‘화학의 세례’를 받게 할 것이다.


    화학, 인문과 첨단을 품다


    화학, 모든 것을 만드는 신비한 마법

    화학은 모든 분야와 연관되어 있다 | 화학의 융합적 성격

    뭐든지 만드는 건 다 화학

    화학은 거의 모든 분야에 깊게 연관되어 있다. 미래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기술은 ‘IT-BT-ET’라고 이야기한다. 곧 인터넷 전자 기술(IT), 생물-유전공학(BT), 환경기술(BT)이 그것이다. 어느 분야든 실제 제품을 생산하고 실제 재료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는 화학의 힘이 절대적이다. 전기제품이건 기계제품이건, 바이오제품이건 의약품이건 거의 모든 제조공정에는 화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는 화학

    다른 학문은 모두 ‘물체’를 연구하는데 화학은 ‘물질’을 연구한다. 그래서 화학적 변화는 물리적 변화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학이 감 잡기가 쉽지 않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거꾸로 생각해보면 화학이 다른 학문보다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천재가 아니라도 화학에서는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만큼 화학을 공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더 커진다. 교양이나 상식과 달리 화학은 쉽게 단시간에 익히기 힘든 특성이 있다. 그래서 머리 회전이 빠르고 수용성이 좋은 젊은 나이에 화학을 기본으로 잘 배워둬야 한다. 화학이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화학, 넓고도 깊은 퉁섭의 세계 | 화학의 분야

    취업전선에 유리한 분석화학과 화학공학

    분석화학자는 어느 분야에서나 다 필요하다. 기업의 기술평가나 구매하는 제품의 성분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분석화학자는 물질의 조성과 화학적 구조와 그 물성을 확인하는 일을 한다. 범죄 수사에 쓰는 여러 분석 기술도 분석화학을 토대로 한다. 새로운 물질을 합성할 때도 원하는 물질이 제대로 합성되었는지는 분석화학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화학의 여러 지식을 사용하여 물질을 실제로 제조하려면 장치와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화학실험실에서 플라스크와 비커만으로 하던 실험을 대규모로 확대하여 실제 공장을 갖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화학공학’이다 .


    지구를 지키는 환경화학과 핵화학

    환경이 오렴되는 과정이나 그 환경을 다시 깨끗하게 되돌리는 모든 과정 안에 화학이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분야를 환경화학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방식은 재생에너지와 핵발전뿐이다. 이중 에너지 효율은 핵발전이 제일 높다. 또한 지구의 장래를 위해서도 핵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원자핵의 성질을 연구하고, 원자핵을 변화시켜 에너지를 얻거나, 방사선 동위원소를 활용한 의학, 화학, 생물학적 연구나 동위원소 연대측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 핵화학이다.



    역사적 기적에는 언제나 화학이 함께한다

    노벨상도 화학이 탄생시켰다 | 다이너마이트

    노벨,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다

    초기의 화약인 흑색화약은 폭발력이 약하고 연기 발생량이 많아 전쟁 중에 사용하는 데는 많은 불편이 따랐다. 이 점에 착안한 아스카니오 소브레로는 연기가 나지 않고 폭발력도 배가된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폭발 물질을 발명했다.


    프랑스에 유학하던 시절, 노벨은 이 아스카니오 소브레로에게서 그가 발명한 니트로글리세린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노벨은 그 폭발력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연구를 계속했다. 그리고 1857년 독일에 알프레드노벨사를 설립하고 니트로글리세린 기반의 발파제를 생산했다. 그가 만든 화약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순식간에 거액의 수익금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의 취급 중에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급기야 1864년 9월 노벨의 화학공장에서 큰 폭발 사고가 일어났는데, 노벨의 동생과 직원들이 함께 사망하는 큰 사고였다.


    노벨은 그 이유가 폭약이 액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폭발력은 유지하면서 사용과 보관에 안전하려면 폭약이 고체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규조토에 니트로글리세린을 스미게 하면 비교적 안전한 고체 화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그는 여기에 ‘다이너마이트’란 이름을 붙이고 특허까지 냈다.


    노벨상 제정으로 세계 평화를 꿈꾸다

    노벨은 자신이 만든 강력한 화약이 전쟁에서 수많은 죽음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평소 매우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노벨은 평화에 이바지할 마음을 품고 유언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써달라고 스웨덴 한림원에 그의 재산을 기부했다. 그의 뜻에 따라 한림원은 1901년 인류 문명의 발전과 인류의 평화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노벨상을 제정했다. 모든 분야의 과학자들의 꿈이 된 노벨상은 이렇게 화학이 탄생시킨 것이다.


    만병통치약 아스피린, 통증치료의 역사를 새로 쓰다 | 아스피린

    고통받는 인류를 살린 ‘살리신’

    버드나무 껍질이 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었으니, 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이미 언급되어 있다. 1829년 프랑스의 약사 피에르 르루가 버드다무 껍질의 약리 성분을 추출해내고, 나무의 학명을 따서 ‘살리신’이라 불렀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살리신이 직접 약효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살리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당 부분이 분해하여 떨어져 나가고 살리실산 형태가 된다. 이 살리실산이 통증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한다. 물론 살리신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보다 살리실산 형태로 복용하면 효과도 더 좋고, 부작용도 조금 적어진다.


    아스피린의 탄생, 통증치료의 새 길을 열다

    화학회사인 바이엘에서 연구하던 화학자 호프만은 여러 곳에 쓰던 버드나무 껍질의 성분인 살리실산에 관심을 가졌다. 자신의 아버지가 류머티즘으로 고통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살리실산을 복용한 아버지는 차도는 있었으나 속쓰림을 호소했다. 화학적 감감을 갖춘 호프만은 속쓰림이 반응성 강한 수산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수산기를 아세틸기로 바꿔서 실험해보았다. 이 간단한 화학으로 호프만의 아버지는 속이 편해졌고, 호프만의 회사는 1899년 아세틸살리실한을 해열진통제로 특허 등록했다. 이후 바이엘은 이 약제를 가루로 만들어 ‘아스피린’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했다.



    우리 생활에서 화학 아닌 것은 없다

    요리도 다이어트도 화학으로 성공한다 | 분자요리

    화학자는 요리사

    재료를 삶고 끓이고 굽고 튀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모두 화학적 반응이다. 열을 가하여 화학반응을 일으켜 소화가 잘 되고 맛있게 변화시키는 모든 활동을 조리라고 한다.


    재료에 열을 가하면 단백질 변성 반응, 마이야르 반응, 캐러멜화 반응 등이 일어난다. 고기의 주성분인 단백질은 분자량이 큰 고분자 물질이다. 열을 가하면 긴 사슬이 짧은 사슬로 끊어져 부드러워진다. 채소도 가열하면 세포막이 파괴되어 부드러워진다. 생선의 육질은 육류보다 구조가 덜 치밀하여 단백질이 더 쉽게 분해하면서 아민이라는 화학물질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비린내가 난다. 아민은 염기다. 그래서 레몬 같은 산으로 중화반응을 시켜 냄새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김치나 술이 익는 데는 발효라는 화학반응이 관여한다. 화학반응에서 반응을 점화하고 가속시키는 일을 하는 것을 촉매라고 하는데, 발표는 효모라는 천연 촉매를 사용하는 화학반응이다.


    화학을 알면 아름다워진다? | 화장품, 패션

    화학을 입고 화학을 신는, 패션

    우리가 입는 옷은 면, 비단 같은 천연섬유뿐 아니라 폴리에스터, 나일론, 레이온 같은 합성 고분자를 더 많이 사용한다. 특히 폴리에스터는 거의 대부분의 옷감에 사용하고, 양복 기지도 고급은 대개 모직과 폴리에스터의 혼방을 쓴다. 폴리에스터가 들어가야 옷태가 좋아지고, 형태를 오래 유지하기 때문이다.


    요즘 거의 모든 곳에 널리 쓰는 스판덱스는 폴리우레탄의 탄성을 이용한 첨단 섬유다. 방수성과 유연성, 광택과 강도가 매우 뛰어난 옷감으로 운동복이나 편의성 바지 등에 적합하다.


    신발도 화학의 산물이다. 탄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을 밑창이나 안창에 사용하며, 또한 천연가죽보다 더 오래가고 유연성도 높아 편한 구두에는 인조가죽을 널리 사용한다.


    운동화는 거의 합성 고분자의 무대다. 풀리우레탄과 EVA를 조합한 고급 운동화는 오래 걷고 뛰어도 발에 충격을 주지 않아 런닝화나 조깅화로 인기가 높다.



    인류를 이끄는 첨단기술 속의 화학

    지구 방위 취전선에서 활약하는 환경화학 | ET

    대기오염을 화학촉매로 줄이다

    대기오염을 줄이려면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처리해야 하며, 따라서 미래의 자동차는 배기가스가 청정해야 함을 의미한다. 제조를 비롯한 산업 시설의 배출가스 처리 방법에는 대체로 촉매를 이용한 화학처리를 사용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처리 방법에는 몇몇 외제 자동차에서 문제가 된 배기가스 재연소, 산화 촉매법, 요소 촉매법, 디젤 매연 여과법 등을 쓰고 있다. 모두 화학 촉매를 이용한 것으로, 현재 이보다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화학 처리로 오수가 깨끗해지다

    물을 오염시키는 물질들은 유기물, 중금속, 독성 화학 물질 등이다. 오염된 폐수는 정화해야 먹거나 사용할 수 있다. 침전, 여과, 막분리, 이온 교환, 삼투압 여과 등의 방법으로 정화하며, 유기물의 정화를 위하여 미생물 슬러지법도 많이 사용한다. 식수 정화에서는 마지막으로 염소에 의한 소독을 하는데, 염소 자체가 아니라 염소와 물이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차아염소산을 이용한다. 그런데 차아염소산은 박테리아를 죽일 만큼 강한 소독제이고 아주 강한 환원제이기 때문에 우리 인체에도 유해하다. 그러나 염소는 기체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받는 순간 거의 동시에 공기 중으로 날아가므로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수돗물을 어느 시간만큼 방치하거나 정수해서 마시면 된다.


    디스플레이의 세계도 화학이 지배한다 | 액정

    액정의 두 얼굴: 액체인가 고체인가?

    1888년 오스트리아 식물학자 레만이 생체 물질인 콜레스테롤을 변화시킨 벤조산 콜레스테롤의 결정을 만들어 온도를 가하자 145.5도에서 액체가 되었는데 불투명했다. 더 온도를 가하자 178.5도가 돼서야 맑은 액체가 되었다. 녹는점이 두 개인 물질인 것이다! 그 두 온도 사이에서 연구를 해보니 결정에서만 나타나는 복굴절(방향에 따라 투과 굴절률이 달라지는 현상) 성질을 보였다. 그런데 액체처럼 유동성이 있었다. 나중에 이런 물질은 위치 배열은 무질서하지만 배향 질서가 규칙적으로 되어 있어서 액체와 결정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액정(액체 결정)’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런 액정은 복굴절을 응용하여 액정 표시장치를 만들 수 있다. 얇고 가벼운 TV나 모니터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액정은 광학 분야와 광전자 분야나 레이저 기억소자에도 사용되어 광전자 컴퓨터도 연구되고 있다. 액정이 스스로 배향하는 성질을 응용하여 초고강도 섬유도 만든다. 이렇게 일정 배향한 섬유는 일반 섬유보다 매우 강도가 커서 낚싯대, 테니스 라켓, 골프채, 스키, 스노보드 등을 만다는 데 사용된다. 또 미사일, 방탄복, 헬멧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케블라는 듀폰이 만든 초고강도 섬유로서 액정 고분자다.



    화학적 상상력이 스며든 영화와 소설

    환경오염의 공포에서 태어난 괴생명체 | <괴물>

    영화 <괴물>에서는 폼알데히드의 무단 방류로 물고기 돌연변이인 괴생물체가 탄생하게 된다.


    폼알데히드는 자연 상태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무색 기체로 그 대부분은 성층권에 존재한다. 자동차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에도 상당한 양이 포함되어 있으며, 산불로도 생성되는데, 자연의 대사과정에서, 그리고 산업 제조공정에서 중간체로 매우 널리 사용한다. 폼알데히드는 햇빛에 의해서도 몇 시간 만에 분해되고, 물이나 흙 속에도 폼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박테리아가 많기 때문에 자연 속에 축적되지는 않는다.


    폼알데히드는 스스로 중합체 형태로 변하기도 하고, 몇 개가 결합한 독특한 형태를 띠기도 하며, 다른 물질들과도 쉽게 반응한다. 그래서 장기간 지속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살균제로 쓸 만큼 독성도 있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이차적인 오염을 일으키기도 하므로 사용을 자제하고 관리해야 하는 위험 물질인 것은 틀림없다. 영화와 같은 괴물은 생기지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여러 방법으로 고통을 주는 작은 괴물은 될 수 있는 것이다.



    화학이 창조해낸 세계의 명화

    지금도 선명한 세계 최대의 성당 벽화 <천지창조> | 프레스코

    인류의 가장 중요한 유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유럽에는 석회암이 풍부하여 석회 동굴이 많다. 석회암이 녹고 다시 침착되면서 화려한 동굴 모양을 형성하고, 종유석도 생성한다. 그 결과 이 원리를 이용한 그림이 등장했으니, 그것이 바로 프레스코화다. 소석회에 모래를 섞은 모르타르를 벽면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하여 완성하는 회화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인류가 창조한 예술작품 중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일컬어지는데,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교황청의 바티칸 시스티나 성장의 천장에 있는 그림이다. 천장화 전체는 33개의 독립된 그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아담의 창조’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창조하고 생기를 코에 불어넣어 산 생명이 되게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른 화가들은 이 장면을 아담의 코에 입김을 불어넣는 것으로 그렸는데, 미켈란젤로는 놀라운 상상력으로 손가락을 마주대어 생기, 즉 에너지를 전해주는 것으로 표현했다. 대단한 화학적 상상력이다. 전기 회로가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아주 가까이 닿아 있고 전압이 높으면 전기가 통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것을 ‘터널링 효과’라고 한다. 하나님의 에너지가 크다면 떨어져 있는 손가락을 통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의 제목도 바꾼 화학반응 | <야경>

    화학반응으로 그림 제목이 바뀌다

    렘브란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야경>은 잘못 붙여진 제목이다. 원래 이 그림은 밤 풍경이 아니라 낮 풍경을 느린 것이었다. ‘야경’이라는 제목도 100년이 지난 후에 전체적으로 어둡고 검은 그림을 보고 누군가 추측해서 붙인 것이다. 이 그림이 이렇게 어두워진 이유는 화학반응 때문이었다.


    현대에 와서 엑스레이 기술 등의 도움으로 그림의 가장 밑에 있는 원래 재료에 대한 여러 정보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에 따르면 렘브란트는 다른 화가보다 비교적 연화물(납) 계통의 안료를 즐겨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납을 포함한 안료들은 황과 만나면 비교적 검게 변색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렘브란트가 자주 사용하는 색 중에 선홍색의 버밀리언은 황화수은으로 황을 포함하는 대표적인 색이다. 게다가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도시의 공해가 심해지면서 대기 중에 황산화물이 증가하게 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렇게 그림이 검어지면서 ‘야경’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부여받게 되었다.



    화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

    천연과 유기농은 항상 안전하다?

    천연은 항상 안전하다?

    뱀의 독, 개구리의 독, 독버섯……. 이 모두가 천연이다! 화학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천연이므로 안심하라고? 게다가 천연이라고 몇 배 더 비싸기까지 하다. 우리는 천연이니 안심하라는 광고를 자주 접하는데, 인공이든 천연이든 화학물질이긴 마찬가지다. 천연에서 나오든 화학합성으로 만들든 같은 물질이면 둘은 똑같다.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이라고 독이 없거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화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는 과도한 거부감을 갖고, ‘천연’이라고만 하면 안심한다. 우리 몸도 자연도 다 화학물질인데도 말이다. 문제는 용량과 사용법이다.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유기농은 무조건 건강에 좋다?

    유기농업에서도 비료와 농약을 쓴다. 단지 유기농은 비료와 농약을 자연에서 얻어진 것만 쓴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천연에서 얻은 비료든 공장에서 만든 비료든 다 화학물질이다. 그것이 하는 작용도, 끼치는 영향도 같다. 자연비료를 쓸 때 식물의 폐기물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쓰게 되는데, 자연에는 생각보다 독성물질이 많으며, 치명적인 세균에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플라스틱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한다?

    플라스틱은 과연 ‘공공의 적’인가?

    플라스틱의 앞에 ‘일회용’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은 플라스틱의 원래 성격도 아니고, 플라스틱의 단점도 아니다. 너무 좋고 너무 싸니까 일회용이 된 것뿐이다. 너무 좋고 너무 싸니까 많이 쓰게 된 것이다. 플라스틱은 퇴출시킬 것이 아니라 다시 쓰면 된다. 재활용하면 된다.


    플라스틱을 퇴출시키고 플라스틱 없는 쓰레기를 땅이 묻고 바다에 방류하면 문제가 없어지는가? 아니다.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썩는 쓰레기를 당에 묻거나 바다에 방류하면 토양이 썩고, 바다와 호수는 부영양화로 조류가 창궐하게 되어 생태계가 큰 재앙을 맞는다. 썩는 쓰레기는 자연히 치명적인 세균의 배양지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은 몇 십 년 후에 미세 플라스틱으로 서서히 지구를 오염시키지만 썩는 쓰레기는 당장 급성 독성으로 우리를 죽인다.


    플라스틱이 없는 쓰레기를 태우면 문제가 없어지는가? 문제는 여전하다. 모든 쓰레기는 타면서 오존 등 유독가스를 배출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특히 이산화탄소는 절대 규제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쓰레기 처리 방식이다. 앞으로는 쓰레기를 절대로 방류하거나 땅에 묻거나 소각하지 말아야 한다. 분리하고 재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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