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
 
지은이 : 아서 C. 브룩스 (지은이), 강성실 (옮긴이)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24년 02월




  • 세상에서 대단한 성취를 이룬 한 남자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아내에게 고백합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쇠퇴의 시기를 현명하게 맞고, 멋지게 인생 후반을 보내는 법, 지금부터 귀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생의 오후를 즐기는 최소한의 지혜


    인생의 파티는 계속되지 않는다

    나이 든 후의 노력이 당신을 배신하는 이유

    초기의 이론에서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지능’이 감소한다고 보았다. 연구자들은 모든 연령대의 인지 능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발견했다. 그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지능지수가 떨어지고 그 결과 능력도 쇠퇴한다는 시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분석에는 근본적인 오류가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는 대체로 더 나이가 어리고 더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과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들을 비교했다.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개개인을 조사해본다면 과거의 연구에서 보여준 것보다 지능의 감퇴가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능이 낮아지는 더 설득력 있는 이유는 뇌의 구조가 바뀐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마의 바로 뒤에 위치한 뇌 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의 기능이 바뀌는 것이다. 우리 뇌에서 전전두엽 피질은 유년기에 가장 나중에 발달하고, 성인이 되어서는 가장 먼저 퇴화한다. 주로 기억력과 집행 기능, 억제 기전(inhibitory mechanisms) 등을 담당하는데 그중 억제 기전은 현재 당면한 문제와 관련이 없는 정보를 차단해 중요 기술에 집중하여 그것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능력이다. 따라서 전전두엽 피질이 크고 강할수록 법률 사건을 다루는 일이든 외과 수술이든 버스 운전이든 당신의 전문 분야에서 점점 더 높은 수준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전전두엽 피질의 효용성이 떨어지는데 그 때문에 여러 가지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첫째로 빠른 분석 능력과 창조적 혁신성이 떨어진다. 바로 이것이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 근거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한때 쉽게 수행했던, 이를테면 멀티태스킹과 같은 특정 기능들을 수행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나이 든 사람들은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만일 십 대 자녀가 있다면, 혹은 있었다면 아이들에게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공부하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핀잔을 준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사실 나이 든 어른들은 정확히 자신이 자녀에게 조언한 대로 휴대폰과 음악을 끄고 사색하거나 일할 수 있는 고요한 곳으로 가는 것이 인지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퇴보를 보이는 또 다른 기능은 이름과 사실을 기억해내는 능력이다. 50세가 될 때쯤이면 당신의 뇌는 뉴욕 공공 도서관만큼이나 방대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반면 당신 뇌 속에서 일하는 사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굼뜨고 쉽게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이름과 같이 당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사서에게 찾아달라고 요구하면 그는 천천히 일어서서 커피를 마시고 정기간행물 코너에서 마주친 오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뒤 자신이 무얼 찾고 있었는지 까먹곤 한다. 그럴 때 당신은 수년간 알고 있었던 정보를 잊어버린 자신을 책망한다. 마침내 사서가 돌아와서 “그 남자의 이름은 마이크예요”라고 말해주면 마이크는 이미 가버린 뒤고 당신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쇠퇴를 인정하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라

    그렇다면 당신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오직 세 개의 길이 존재할 뿐이다.


    1. 쇠퇴기가 찾아온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좌절과 실망을 안겨주는 쇠퇴에 분노한다.

    2. 쇠퇴를 수긍하고 받아들이며 피할 수 없는 비극으로서 나이듦을 경험한다.

    3. 당신을 여기까지 성장시킨 기술이 미래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기술과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3번 선택지를 골랐다면 축하한다. 이제 당신에게는 밝은 미래가 열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의 습득과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이어지는 장에서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나이 듦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인간을 구성하는 두 가지 기능

    1971년 카텔은 ‘능력: 그 구조와 성장, 그리고 작동(Abilities: Their Structure, Growth, and Action)’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그 책에서 인간에게는 두 종류의 지능이 있으며, 인생의 시기별로 더 활발히 작동하는 지능이 있다고 상정했다.


    첫 번째 지능은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으로, 카텔은 이것을 논리적 판단과 유연한 사고를 하며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타고난 지능이 여기에 속한다. 연구자들은 이것이 읽기와 수학적 능력 둘 다와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일반적으로 혁신가들은 유동성 지능이 아주 높다. 지능지수 측정을 전문적으로 했던 카텔은 이들의 유동성 지능이 성인이 된 초반에 상대적으로 가장 높게 나오고 30~40대에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초기에 직업적으로 성공을 경험했고 당신의 직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거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관련된 일이라면, 단언컨대 당신은 높은 유동성 지능, 그리고 이에 더해 당신의 노력과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부모, 혹은 좋은 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현대 산업 사회에서 큰 성공을 거둔 대부분의 젊은 능력자들은 유동성 지능에 기대어 일한다. 그들은 빨리 배우고 중요한 일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해결책을 마련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보통은 나이가 들면 이런 능력을 유지할 수가 없다. 아마도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유동성 지능만이 유일한 지능은 아니다. 바로 이 대목에서 카텔의 연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데, ‘결정성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이다. 결정성 지능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쌓아온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앞서 든 거대 도서관의 비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하지만 이번에는 도서관 사서가 얼마나 행동이 굼뜬지 탓하는 대신 사서가 둘러봐야 할 장서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비록 시간은 조금 걸릴지언정 사서가 한 권의 책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생각해보자. 과거에서부터 쌓아온 지식에 의존하는 결정성 지능은 40대, 50대, 60대로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높아지고 꽤 늦은 나이까지 퇴화하지 않는 경향성을 보인다.


    카텔은 두 가지 지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유동성 지능은 추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탈맥락화(decontextualized)‘된 능력의 개념이다. 반면 결정성 지능은 살아가면서 사회화와 학습을 통해 배운 지식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이 말을 해석해보면 이렇다. “당신은 어린 시절 선천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혜가 생겨난다. 어릴 때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양산해낼 수 있는 반면 나이가 들면 그 아이디어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유동성 지능이 관할하는 영역에서 쇠퇴가 찾아오면 당신은 그것을 분명히 알아챌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후배들을 지도하는 쪽으로 직업의 방향을 재설정한다면 나이가 들었을 때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일할 수 있다. 어떤 직업들은 다른 직업들보다 그렇게 하기가 더 쉽다. 예컨대, 역사학자는 아주 방대한 양의 지식과 그것을 종합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직업이다. 따라서 거의 전적으로 결정성 지능만을 활용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버킷리스트와 행복의 관계

    원하는 것이 적어질수록 행복은 더 가까워진다

    불만족은 우리가 점점 더 높은 보상을 좇도록 만드는 병이다. 직업적 쇠퇴기가 찾아왔을 때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공허함 때문이다.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취하기를 간절히 원할수록 우리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천천히 러닝머신 위에서 떠밀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희망을 포기하기에 앞서 좋은 소식도 들어보시라. 지속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일은 가능하다. 단, 이전의 공식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다. 잘못된 계산 방식은 모두 무시하고 대신 아래의 등식을 따라야 한다. 이는 싯다르타와 토마스 아퀴나스, 그리고 현대 사회과학의 지혜를 한데 모아 얻은 등식이다.


    만족 =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 / 당신이 원하는 것


    만족은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당신이 원하는 것으로 나눈 값이다. 앞에서 봤던 등식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알겠는가? 모든 진화론적 공식과 생물학적 공식은 우리를 분자, 즉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시킨다. 당신이 삶에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면 오랫동안 그래왔을 가능성이 크다. 만족의 등식에서 분모인 ’원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소유물을 늘리기만 하면 당신의 요구는 급격히 증가해 제멋대로 활개를 치게 된다. 성공 사다리의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만족감은 점차 줄어들기가 쉽다. 왜냐하면 당신이 원하는 것은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럴 때 당신의 만족도는 떨어진다.


    이런 욕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법을 알아야 한다. 상술에 넘어가 러닝머신 위에서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남보다 앞서가기 위해 부질없이 노력하는 일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일은 러닝머신의 전원을 끄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관리해야 한다. 스페인 가톨릭 성인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saint Josemaria Escriva)의 말을 빌리자면, “원하는 것이 가장 적은 사람이 가장 많이 가진 것이다. 원하는 것을 만들지 마라.”


    ‘무엇’을 버릴지보다 ‘왜’ 버려야 하는지 물어라

    자신의 요구를 관리할, 즉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첫 번째 할 일은 어떤 요구를 덜어낼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요구를 버려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해 본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강연자인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일과 삶에서 진정한 성공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자신만의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조언을 전한다. 자신의 진정한 잠재성과 행복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주지시키고 그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들은 덜어내야 한다고 말이다. 옥 덩어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완성 조각품이 당신만의 이유인 것이다.


    거꾸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라

    물질적인 소유물 버리기를 시작하는 두 번째 방법은 우리를 만족할 줄 모르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만드는 세상의 조언들에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보고 그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예컨대, 생일날 당신에게 세속적인 열망을 강화시키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해보라고 하는 자기계발 코치의 조언을 한번 생각해보자. 자신이 원하는 것의 목록을 만들어보면 일시적으로 만족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기쁨과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집착을 낳는다. 그리고 그 집착이 커지면 불만족이 생긴다. 내가 앞서 언급한 친구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자신의 버킷리스트 항목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헛된 만족을 좇았던 친구 말이다. 부처는 법구경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욕망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마치 담쟁이덩굴처럼 자란다. (...) 이렇게 집요하고 진절머리 나는 욕망에 무릎을 꿇는 이에게는 비 온 뒤 풀이 자라듯 슬픔이 커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장에서 말하는 바를 내 삶에서 실제로 적용해 보기 위해 ‘거꾸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매년 생일이 되면 나는 세속적으로 원하는 것들과 집착하는 것들을 적는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말한 돈과 권력, 즐거움, 영광의 범주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적어본다. 아주 솔직하게 말이다. 내가 실제로 원하지 않는 배나 케이프 코드의 집 같은 것들은 적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약점들을 생각해본다. 약점은 보통 내가 다른 이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감탄하는 부분과 관련이 있다.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5년 후의 내 모습을 떠올려본다. 나는 행복하고 평화롭다. 대체로 삶을 즐기고 있다. 나는 내 삶에 만족하며 목적을 추구하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여보, 나는 지금 이 순간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싶소.” 그러고는 앞으로의 삶에서 이 행복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동력들을 떠올려본다. 나의 신념, 가족, 친구들, 그리고 본질적으로 만족스럽고 의미가 있으며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내가 하고 있는 일.


    그다음에는 다시 앞서 작성한 나의 버킷리스트로 돌아가서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는 세속적인 요구들이 어떻게 내 행복의 동력들과 시간과 관심, 자원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하나씩 비교해보면 버킷리스트에 적혀 있는 것들은 공허하기 짝이 없다. 나는 낯 모르는 이들의 존경을 받기 위해 인간관계를 희생하고 그 여파가 내 삶 속에서 계속 이어질 상황을 상상해본다. 이러한 생각을 가슴에 새기며 버킷리스트를 마주한다. 각각의 항목에 대해 “이게 나쁜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주지는 못할 거야. 그리고 난 그걸 목표로 삼을 만큼 한가하지도 않잖아. 이 열망은 버리는 게 좋겠어.”라고 말하며 그것을 지워버린다.


    이렇게 해서 드디어 내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로만 채워진 목록이 완성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목록에 올라간 것들을 얻기 위해 내 시간과 애정,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는다. 이 ‘거꾸로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훈련은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당신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당신만의 사시나무 숲을 가꿔라

    우리는 혼자인 듯 보이지만 가족, 친구들, 사회, 국가, 그리고 전 세계라는 거대한 뿌리 체계 속에 존재하고 있다. 나의 삶과 당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변화는 슬퍼할 비극이 아니다. 그 변화는 마치 원뿌리에서 뻗어 나온 한 그루의 나무처럼 그저 서로 엮여 있는 인간 집단의 한 구성원에게 일어나는 변화일 뿐이다. 나의 쇠퇴를 감내하는 아니, 즐기는 비결은 나를 다른 이들과 연결시켜주는 이 뿌리의 존재를 더 의식하면서 사는 것이다. 만일 내가 사랑 속에서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면 나의 쇠퇴는 단순히 타인의 발전으로 상쇄된다고 여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쇠퇴를 진정한 나의 ‘다른 측면’이 발전하는 기회로 여기게 된다.


    더욱이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은 내가 두 번째 곡선으로 도약하는 것을 더욱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로 만들어준다. 실제로 결정성 지능 곡선은 상호 연결성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나의 지혜도 활용될 수 있는 출구가 없다.


    외로움이라는 이름의 질병

    그저 사랑에 집중하라!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그렇지 않은가? 보통 사람들에게도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을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만 하고 수년간 인간관계는 돌아보지 않아 이제 고립감을 느끼고 있는 노력가들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외로움은 정서적/사회적으로 고립을 경험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아주 흔하게 발생하면서도 동시에 완전히 개별적인 묘한 속성을 지니는데, 소설가 토머스 울프(Thomas Wolfe)는 그의 에세이 ‘신의 외로운 인간(God’s Lonely Man)’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이제 나는 외로움이 특이하고 드문 현상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핵심적이고도 필연적인 요소라는 믿음에 의지하고 있다.” 외로운 사람들은 자기만 외로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외로움 속에서 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외로움이 흔하다고 해서 무해하다는 말은 아니다. 연구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에서 기인한 스트레스로 면역력 저하, 불면증, 인지력 둔화, 고혈압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외로운 사람들은 고칼로리 및 고지방 식단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외롭지 않은 사람들보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노리나 허츠(Noreena Hertz)는 그녀의 저서 ‘고립의 시대’에서 외로움은 건강 차원에서 하루에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에 버금가는 피해를 끼치며 비만보다 더 해롭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한 인지능력 저하 및 치매와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미국 보건 자원 및 서비스 당국은 고독을 ‘유행병(epidemic)’으로 공표했다. 사람들이 갈수록 사회단체에 참여하지 않고 친구도 없으며 인간관계가 경직되는 현상을 그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의료 서비스 기업들에게 있어 이 고독이라는 유행병은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보험회사 시그나(Cigna)는 사회적 고립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자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18년 미국인의 46퍼센트가 혼자라고 느끼고 43퍼센트가 인간관계가 의미 없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은퇴자들은 어떨까? 은퇴 후 사람들이 더 외로워하는지 조사해보니 일부 은퇴자들은 더 외로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그랬다. 다시 말해서 일 외에는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은퇴하면 더 외로움을 느낀다는 뜻이다. 내가 아는 상당수의 성공한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여섯 가지 원칙

    - 두 번째 곡선으로 도약해 발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 아무리 내성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더라도 건강하고 친밀한 인간관계가 없이는 나이가 들어 성공을 누릴 수 없다.

    - 결혼한 부부들에게 있어서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동반자적 관계가 번영의 핵심이다.

    - 배우자와 가족이 친밀한 친구 관계를 대신할 수는 없으며, 그런 친구 관계는 저절로 형성되지 않는다.

    -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연습과 시간, 헌신이 요구된다.

    - 업무상의 친구 관계는 설사 목적이 부합되는 만족스러운 관계라 할지라도 진짜 친구 관계를 대신할 수 없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지 않은 채 긴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수년간 관계에 무관심했을 때 나타나는 문제는 가족 구성원 및 ‘친구들’과의 유대감 상실뿐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친밀감을 발휘하는 일 자체가 어려진다는 점이 더 문제다. 유대감을 쌓는 기술을 너무 오랫동안 쓰지 않고 방치해두면 그 기술도 사라지고 만다.


    만약 이것이 당신의 이야기라면 잠들어 있는 관계의 기술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단계는 더 깊은 관계를 갈망하는 마음을 소리 내어 분명히 말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당신이 바뀌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나 자신에게 바뀌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변화는 우리가 소리 내어 말할 때까지 그저 머릿속에 생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나는 수십 년간 삶을 변화시켜야겠다는 ‘생각만’ 해온 사람들을 잘 알고 있다. 일을 줄이고 가족 및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고 생각만 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의지를 소리 내어 이야기한다면 그 생각이 뇌에 입력되어 당신이 그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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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