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지은이 : 고구레 다이치 (지은이), 황미숙 (옮긴이)
출판사 : 갈매나무
출판일 : 2024년 01월




  • 특별한 센스를 타고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성격이 밝아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말주변, 목소리 크기나 태도, 유머 감각도 설명 능력과 상관없습니다. 알기 쉬운 설명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일종의 ‘공식’을 소개해드립니다.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당신이 설명을 잘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첫 15초가 중요하다 :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

    한IT 대기업에서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연수를 부탁해 왔다. 대기업의 사장과 임원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첫 1분’ 동안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요즘 시대에 중요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바쁘고 시간이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라는 식의 잡담을 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자리를 뜰 것이다.


    청중은 첫 15초 동안에 흥미를 느껴야 다음의 5분 동안 이어지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리고 5분 동안 들은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느껴야 이어서 검토라는 다음 단계에 들어간다. 시장 환경의 변화가 심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사업이 생겨나는 현대에는 프레젠테이션이나 영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의 모든 부문에서 빠른 속도가 요구된다. 단, 그저 ‘짧게’ 전달하는 것이 다는 아니다. ‘알기 쉽게’ 전달하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란, 자신이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상대방에게 '빠르고 원활하게 이해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알기 쉬운’ 것은 무엇일까? 알기 쉽다고 일컬어지는 것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즉 어떤 이야기에 대한 평가로 ‘알기 쉬웠다’ 또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한다고 해도, 사실 이 알기 쉽다’라는 말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 세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자신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알기 쉽다.

    2.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어 알기 쉽다.

    3. 쉬운 말로 표현되어 알기 쉽다.


    2와 3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를 하는 자리에서는 장황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중요한 상황일수록 단시간에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하는 단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무리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어도 난해한 단어나 전문용어가 많이 나열되면 이해 속도가 확연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알기 쉽다’의 의미는 그것만 뜻하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이해시킨다’라는 것과 ‘이야기를 듣게 한다’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중 첫 번째, 즉 ‘자신과 어떻게 관계되는지 알기 쉽다’라는 요소가 필요하다.


    사람은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이야기만 듣는다. 인간관계상 들어주는 척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이야기를 금방 잊어버린다. 물론 잡담이라면 잊어버려도 상관없겠지만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잊어버리는 것은 문제가 된다. 비즈니스에 대한 것을 금방 잊어버린다면, 이야기가 전혀 전달되지 않은 것과 다름없다. 그저 이야기를 ‘듣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앞으로 내밀고 듣게 해야’ 한다. 사람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이야기가 자신과 관계있어서’다. 특히 비즈니스에서는 자신의 일과 관계있는 것만 듣는다. 나아가 ‘도움이 되는 이야기(불리해지는 요소를 피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첫 15초 동안에 ‘아, 이건 나한테 도움이 되는 이야기구나’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면 설명에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이 책에서 목표로 하는 ‘알기 쉬운 설명’은 다음 두 가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장 짧은 시간 동안에 상대방에게 전달하기’,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에 상대방을 끌어들이기’다.


    설명하는 힘을 갖추면 여러모로 유리하다. 영업 미팅, 프레젠테이션, 광고, 언론 홍보, 회의 석상에서의 발언, 부하 직원 지도 등의 업무가 좀 더 수월해진다. 뿐만 아니라 계약서와 사내 문서, 취급 설명서, 통상적인 비즈니스 메일 등을 쓸 때 필요한 비즈니스 문장 소통 능력 또한 단숨에 상승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관련 있는 것에만 관심을 보인다

    경청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비밀 : 상대에게 필요한 이야기와 득이 되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를 원활하고 빠르게 이해시키고 설명하는 데는 ‘포착’이 관건이다. 다만 이것은 코미디언이 어떤 부분을 포착해 재미있고 우스운 이야기를 하는 것과는 다르다. 상대방에게 ‘이 이야기가 나와 관계있다’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 그것이 상대의 의식을 사로잡는 ‘포착’이다. 물론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기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이야기는 당신과 관계가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사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상품을 영업할 때도 ‘당신과 관계가 있다’를 전제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영업전화를 단번에 거절하고 ‘영업 담당자의 전화’는 ‘필요 없는 물건을 팔려는 것’이라고 여긴다.


    상대방이 ‘나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게 하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이야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상대방이 원하는 이야기란 무엇일까?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이야기’이고 나머지 하나는 ‘상대방에게 득이 되는 이야기’이다. 사내에서 진행하는 회의를 예로 들어보자. 이때는 물론 회의 참석자인 청자가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느끼는 회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고객 대응에 대한 회의라면 고객 서비스 개선 방법이나 타사가 실제로 실시한 것 중 좋은 평을 받은 사례, 혹은 클레임을 받은 안건 등에 관한 내용이 오간다.


    이 내용들은 회의 참가자에게 ‘득’이 되기 때문에 공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회의 참석자는 진지하게 듣는다. 즉 ‘상대방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하면 상대방은 귀를 기울인다. 일상적인 사내 회의 등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요구되는지만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 문제없다. 하지만 영업 미팅이나 기획 프레젠테이션, 홍보 등 상대방에게 제안하는 것이 목적인 경우에는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득이 되는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가령 고객에게 자사의 신상품을 판매한다고 생각했을 때 무엇을 전달해야 할까? 반대로 생각해보자.


    자신이 타사의 영업 담당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면 어떤 내용에 귀가 솔깃해질까?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면 들을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예컨대 발로 뛰는 영업사원이 “저희 회사에는 숭고한 이념이 있습니다. 설립 배경과 그 이념을 꼭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라고 아무리 간청해도 듣는 사람은 “아뇨, 그런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어서”라며 돌려보낼 것이다.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잘 정리되고 또 쉬운 말로 이해를 높인 이야기라도 관심을 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묻겠다. 여러분이 설명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이야기’인가? 혹은 ‘상대방에게 득이 되는 이야기’인가?



    횡설수설하지 않고 설명 잘하는 비법

    어떤 이야기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공식이 있다 : 텐프렙의 법칙

    지금부터는 전달하는 방법의 ‘공식’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공식을 염두에 두면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서 말할 수 있다. 바로 내가 제창한 전달 방법의 절대 법칙, ‘텐프렙의 법칙(사단법인 교육커뮤니케이 션협회 저작권 소유)’이다. 이것은 정보를 정리할 때 상대방이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드는 '순서'다. 구체적으로는 다음에 나오는 1~6단계에 따라 순차적으로 설명할 내용을 만들어 가면 된다. 이 법칙을 따르면 그 어떤 복잡한 주제라도 알기 쉽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1단계: 이야기의 주제(Theme) 전달하기

    이야기의 주제를 서두에서 전달한다.

    “지금부터 ○○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OO에 대해 상의하고 싶습니다.”


    2단계: 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Number) 전달하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몇 가지인지를 전달한다.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는 세 가지입니다.”

    “포인트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3단계: 이야기의 요점, 결론(Point) 전달하기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과 요점을 전달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OO입니다.”


    4단계: 결론이 옳다고 할 수 있는 이유(Reason) 전달하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OO이고, 그 이유는 XX입니다.”


    5단계: 구체적 예(Example) 들기

    ‘결론’을 보충하기 위한 구체적 예를 제시한다.

    “예컨대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그러니 이 결론이 옳습니다).”


    6단계: 요점, 결론(Point) 반복해 끝맺기

    마지막으로 ‘요점과 결론’을 반복한다.

    “그래서 이번에 전달하려는 내용은 ○○였습니다.”


    이상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공식인 ‘텐프렙의 법칙’이다. 각 요소(주제, 수, 요점 및 결론, 이유, 구체적 예, 요점 및 결론 반복)를 영어로 표현하고 각 단어의 머리글자(TNPREP)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 ‘텐프렙’이라는 이름이다. 이 법칙은 어떤 주제에도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전부 담겨 있다. 상황을 설명할 때나 일어난 사건을 정리할 때는 이유(④) 와 구체적 예(⑤)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때도 생각하는 방식은 같다.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해 우선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결론’부터 말하자. 그런 다음에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 된다. 처음 연습할 때는 이 법칙을 옮겨 적은 메모를 옆에 두고 설명 내용을 적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보자.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몇 번씩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텐프렙의 법칙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다.



    설명은 무조건 쉬워야 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상대방이 아는 표현으로 바꿔서 설명하라 : 무엇이든 쉽게 풀어주는 2단계 방법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그리고 ‘이야기를 정리하는 방법’을 완벽히 익혀도 설명할 때 표현을 어렵게 한다면 상대방은 내용을 빨리 이해할 수 없다. 제조사의 기술 담당 직원이 신상품의 성능에 대해 영업부를 대상으로 설명할 때 기계용어를 연발한다면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전자제품의 사용법을 몰라서 콜센터에 전화를 했을 때 상담자가 전문용어만 쓰는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단한 음식을 먹을 때 소화되기 쉽도록 치아로 음식물을 잘게 부수는 것처럼 어려운 단어, 전문용어, 상대방이 모르는 말도 머리에 쏙 들어오는 표현으로 쉽게 풀어주면 상대방이 이해하기 수월해진다.


    표현을 쉽게 풀어주는 행위에는 두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어려운 단어를 평이하게 바꾸어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하는 것이다. 나는 처음 입사했을 때 선배가 “정시스 승인 따놔”라고 말하면 무슨 뜻인지 몰랐다. 회사에 익숙해지면서 정시스가 ‘정보시스템’의 약자라는 것을 알았지만,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전혀 짐작도 못했다. 먼저 설명을 해주거나 적어도 약자를 쓰지 않고 ‘정보시스템 부문’ 이라고 해줬다면 훨씬 잘 알아들었을 것이다.


    약자 이외에 외래어, 한자를 혼용하는 단어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알기 쉽게 말하고 싶다면 쉬운 표현으로 바꾸는 방법을 기억하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그 방법은 누구나 익힐 수 있다. 표현을 쉽게 풀어주는 두 번째 단계는 ‘치환’이다. ‘ESTA’라는 말이 있다. ‘ESTA’에 대한 다음 두 종류의 설명을 읽어보고 어떤 것이 더 이해가 잘되는지 생각해보자.


    ①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전용 홈페이지에 여권 번호 및 현주소, 연령 등의 정보를 입력하고 신용카드로 14달러를 지불하면 취득할 수 있다.

    ② 요컨대 비자 같은 것이다.


    더 정확한 정보는 ①이지만 이해가 더 잘되는 설명은 ②라고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익숙하지 않은 ‘ESTA’라는 말을 ‘비자’라는 이미 아는 말로 치환하면 훨씬 이해가 쉬워진다. 그리고 긴 설명이 없이도 ‘해외에 갈 때 신청해야 하는 것’이라고 헤아릴 수 있다. 이처럼 ‘당신이 알고 있는 ○○와 같습니다’라고 치환해주는 것도 표현을 ‘쉽게 풀어주는 방법’이다. 



    가장 짧은 시간에 최소한의 설명으로 상대방을 움직여라

    “그래서 뭐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끝까지 설명하라

    알기 쉽게 전달하려면 전달자의 생각, 바라는 점을 ‘이해하기 쉽도록’ 말해야 한다. 즉 ‘전달자의 의도’까지 포함해서 알기 쉽게 표현해야만 의미가 있다. 아무리 체계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말해도 전달하려는 결론이 명확하지 않으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그러니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직접적으로 말하자’는 생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는 표현의 문제 이전에 ‘의사 표시’의 문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앞으로는 ‘콘텍스트 커뮤니케이션’보다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럴듯하게 해놔. 무슨 말인지 잘 알지?”, “갑자기 비가 오네요.(데리러 오지 않을래요?)”와 같은 말로는 진의가 전달되지 않는다.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발표가 있었다고 해보자.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우리 상품에 만족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45퍼센트였습니다. 또한 영업 담당자 중 이 결과를 아는 사람은 10퍼센트 이하였습니다.” 이 문장을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상황 설명’만 있을 뿐 전달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 상황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뭐?”라고 묻고 싶어진다.


    상황을 설명하면 알아줄 것이라 여겨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목적을 명확히 한 후에 전달하고 싶은 내용은 마지막까지 확실히 언급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고치면 의도가 명확해진다.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우리 상품에 만족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45퍼센트였습니다. 이는 사상 최저의 수치이니 어서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업 담당자 중 이 결과를 아는 사람은 10퍼센트 이하였습니다. 고객에 대한 무관심이 고객 만족도의 저하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른 예를 들어보자. 회사 관리부에서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내일은 태풍의 영향으로 교통 혼잡이 예상됩니다. 퇴근 시간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퇴근 시간에 어려움이 있을 것은 알겠는데, 그 다음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퇴근 시간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으니 내일은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인지 ‘퇴근 시간에 어려움이 있으니 미리 각오해두라’는 것인지 관리부의 의도를 알 수 없다. 다음과 같이 ‘그러니까 어떻게 하라고?’라는 의문이 생기는 부분까지 미리 생각해서 작성하면 오해의 소지가 없어진다. “내일은 태풍의 영향으로 교통 혼잡이 예상됩니다. 당사의 사원은 퇴근 시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재택 근무 또는 조기퇴근을 허가합니다.”


    마찬가지로 ‘부탁 사항’도 명확히 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부탁의 말을 살펴보자. “이번 정례회의는 회의실 예약 문제로 평소보다 30분 일찍 종료합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흘려버릴 문장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의도가 명확하지 않다. 즉 다음 중 어떤 뜻인지 알 수가 없다. “30분 단축되어 죄송하지만 양해 바랍니다.” “평소보다 30분 짧으니 절대 지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전에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해 오십시오.” ‘양해 바랍니다’의 의미라면 참가자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일은 없으니 괜찮다. 하지만 ‘사전에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해 오십시오’라는 뜻이었다면? 준비를 안 해오는 사람도 생기지 않을까(이런 안내문을 읽고 준비를 해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사전에 30분 짧아진다고 전달했을 텐데?’라며 상대방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탁할 사항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



    길어지면 지는 것이다

    상대방이 착각할 내용에 대해 선수를 쳐라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적정한 설명을 하는 기술

    어떤 상품을 설명할 때 “이 상품에는 기능 A, 기능B,기능 C가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100퍼센트 설명했다고 하자. 이것은 ‘올바른’ 설명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머릿속에 ‘물론 기능 D도 있겠지’라는 확신이 있으면 “설명이 부족하다!”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 여기서 “앞서 설명한 기능이 전부인데 괜찮으신가요?”라고 물어도 효과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앞서 설명했듯이 상대방은 ‘당연히 기능 D도 있을 거야’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 좋게 상대방이 “기능D에 대한 설명은 없나요?”라는 식으로 질문할 때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이때 문제를 방지하느냐 못하느냐는 순전히 상대방의 손에 달린다.


    설명 부족을 방지하려면 상대방이 착각할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 선수를 쳐서 “혹시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지는 않으니 주의하십시오”라며 명확히 부정해줄 필요가 있다. ‘기능 A~C가 있다’라는 설명뿐만 아니라 ‘기능 D가 없다’와 같은 내용도 전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상품에는 전지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런치 세트에 커피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 보험은 생애보험형이 아니라 계약 기간이 1년뿐입니다. 매년 갱신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위와 같이 상대방의 착각을 부정하고 “혹시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라는 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설명 부족을 두고 전달자 개인의 태도나 자세가 문제라 고만은 할 수 없다. 지금껏 이야기한 대로 상대방의 ‘착각이나 확신’과 ’실제’가 달라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뿐이다. 이런 생각의 차이는 리스트로 만들어 “사실과 다르니 주의하세요!”라며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그것만으로도 설명 부족으로 인한 문제는 크게 줄어든다. 한편, 주의도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오만 가지 사항에 대해 부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런치세트에 커피는 나오지 않습니다. 장난감도 제공되지 않습니다. 전화카드도 없습니다. 미니 티슈도 제공되지 않습니다......”와 같은 식으로 계속 설명이 이어지면 결국 ‘구질구질한 설명’이 되어버린다. 물론 반드시 이렇게까지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설명을 듣는 상대방이나 고객을 예상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오해하고 착각할만한 점만 부정하면 된다.


    만약 자사 상품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라면 어떻게 ‘인식의 어긋남’을 막을 수 있을까? ‘상대방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여기서도 필요하다. ‘이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할지도 몰라’, 어쩌면 이런 걸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상대방을 관찰하고 사고 패턴 및 기분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 클레임에도 큰 힌트가 숨어 있다. 클레임은 ‘지금까지 고객이 오해하던 내용’이니 리스트를 만들어 사내에 공유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하나, ‘자신의 업종과 상품 이름에 대한 오해’의 내용을 검색해보는 것도 좋다. 가령 ‘자동차보험 오해’, ‘하와이 여행 오해’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일반인의 블로그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은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구나!’ 하는 발견을 할 수도 있다. 일반인과 업계 종사자간의 생각 차이가 눈에 들어오니 꼭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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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