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
 
지은이 : 저우신위에(역:박진희)
출판사 : 미디어숲
출판일 : 2023년 05월




  • 돈과 심리의 비밀, 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입니다. 돈의 심리학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관 정립과 더불어 돈의 노예가 아닌 돈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과 만나보세요.


    상식을 뒤엎는 돈의 심리학


    돈에도 감정이 있다_돈과 인간 심리

    안절부절형 & 햄스터형

    나는 돈과 과연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바로 그 관계가 내가 돈의 주인인지, 노예인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돈 쓰는 방법과 모으는 방법, 투자하는 법을 결정한다. 투자해서 이익을 얻으면 그건 자신만 알 수 있다. 그래서 당신과 돈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타인은 결코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신만이 문제를 진단할 수 있다.


    이제부터 돈 쓰는 방식, 우리와 돈의 관계를 종합해서 돈 문제와 관련된 5가지 유형을 정리해 본다. 내가 이 중에 어디에 해당하는지 잘 생각해 보자.


    안절부절형

    이런 유형은 돈을 뜨거운 솥 안의 개미처럼 대한다. 그들은 계좌 잔액을 수시로 확인하고 또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마치 몸 관리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먹은 음식의 칼로리와 양을 기록해놓거나 만보기의 기록을 보며 뿌듯해하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자에 상당히 민감하고 신용카드 사용으로 쌓인 포인트 하나하나에 집착한다. 또 인터넷에서 구매 시 여러 가격 비교사이트들을 드나들며 혹시 남들보다 돈을 더 주고 사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끊임없이 가격을 비교한다.


    잔액에 집착하는 것은 숲을 간과하고 나무만 보는 꼴이다. 한 발짝 물러나 큰 그림을 그려 보라. 장기적인 목표가 있는지, 너무 돈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닌지, 또 그것이 삶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햄스터형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런 유형이 돈을 대하는 태도다. 그들에게 돈은 곧 안정감의 원천이다. 그들은 모험을 싫어하고 돈과 그 외 자산을 잔뜩 모아 둔다.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돈을 쓰고 피치 못해 투자를 감행한다.


    행복형

    이런 유형은 끊임없이 ‘소비’하며 행복해한다. 이렇게 얻은 행복감은 거품과도 같아서 물건을 손에 넣고 나면 그 즉시 사라진다. 하지만 다른 물건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과 새로운 목표는 이내 다시금 흥분감을 일으킨다. 그들은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물건을 왕창 사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치료하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을 악순환에 빠지게 하는 것인 줄도 모른 채 말이다. 이러한 쇼핑은 아주 단시간의 효과만 볼 수 있다. 또한 더욱더 깊은 자책감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은 이 때문에 사 모은 옷들을 상표도 떼지 않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숨기기도 한다.


    허세형

    이런 유형은 돈을 술 마시듯 쓴다고 할 수 있다. 술을 마시면서 큰 소리로 주정을 부리며 주위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 유형은 주로 남성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돈으로 관심을 끌고 싶어 한다. 매번 모임을 할 때마다 그 자리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큰소리로 한턱을 쏘겠다고 외친다. 또한 자기가 통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돈을 이용해 한 계단 위에 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기부할 때면 매우 큰 액수를 기부하며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경매할 때는 무조건 높게 불러 일단 차지하고 본다.


    이런 행동은 타인의 존경과 관심을 받기 위해서 하는 행동일 수 있다. 따라서 주로 자기애가 강한 사람들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된다면 돈을 쓰지 않고도 남에게 인정을 받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회피형

    이런 유형의 사람은 타조처럼 얼굴을 모래에 묻는 한이 있어도 절대 거래 내역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자신의 재무 상황에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모두 돈과 관련해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당연히 뭐라도 하는 것보다 쉽고 간편하다. 이런 유형은 돈 관리 방법을 디폴트 값으로 정해 놓는다. 따라서 영국 정부는 본인의 별다른 의사가 없으면 입사 시 자동으로 퇴직금 관리 플랜에 가입하도록 해 놓았다. 이렇게 하면 앞서 말한 타조들이 알아서 가입되기 때문이다. 또 몇몇 ‘고급’ 타조들은 자산관리사에게 맡기고는 들여다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물어보지도 않는다. 만약 자신이 이런 유형에 속한다면 2주에 1시간 정도는 시간을 내 자신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자. 지출과 수입 등을 꼼꼼히 살펴 자신의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


    만약 돈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한다면, 돈에 휘둘리지 않고 더욱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돈과 나의 관계를 알고 나면 사재기나 그로 인해 생긴 죄책감 등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돈을 세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줄어든다

    인생의 주인이 되는 물질적 자유로움

    영국의 유명 심리학자 폴 웨블리(Paul Webley)는 돈은 마치 마약과도 같지만 동시에 치료약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나는 여기서 어떤 치료약이냐고 묻는 말에 ‘진통제’라고 답했다. 돈의 이러한 특성은 비단 실험실에서만이 아닌 일상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2010년, 노벨 경제학상의 주인공이자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유명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미국의 4.5만 주민을 대상으로 ‘고통 증상’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월수입이 3천 달러 이상이며 두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고통에 100점 만점에 19점을 매겼고, 두통을 겪는 사람들은 38점을 매겼다. 즉, 두통은 고통지수를 19점 올릴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월수입이 1천 달러 이하인 사람들 중 두통이 없는 사람들은 일상 속 고통에 38점을 매겼고, 두통이 있는 사람들은 무려 70점을 매겼다. 32점이나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실험은 두통에 국한되지 않았고 각종 다른 질병이나 이별 또는 외로움 등 다른 고통에서도 같은 양상이 확인되었다. 요컨대 가난할수록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렇듯 돈은 인생의 각종 고통을 줄여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우리의 결론은 ‘돈이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가 아닌 ‘돈은 진통제 역할을 한다.’였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쉽게 말하면 ‘진통제를 먹으면 진통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이지 ‘진통제는 만능이니 진통제만 믿으세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른바 물질적 자유로움은 배를 채울 충분한 빵과 따뜻함을 얻을 난로, 그리고 ‘낭만적이지만 쓸데없는’ 시나 음악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물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잘못된 일에 ‘틀렸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이 충분한 안정감과 자유를 준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강하다고 느끼며,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게 된다. 더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며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주인이 된 기분을 한껏 누리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물질적 자유로움이다.


    돈은 자기중심적으로 만든다

    ‘돈이 사람을 망친다’라는 말은 일상에서도 자주 쓰인다. 하지만 돈은 사람을 바꿀 수 없다. 사람은 ‘자기 마음’으로 인해 바뀌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물질적 자유로움의 기준은 스타벅스 그란데 사이즈 음료나 마카롱, 샤인머스캣 같은 것을 원 없이 사 먹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걸 먹을 때 허한 마음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사람은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 그리고 그 신념은 곧 자기 자신이 되고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한다. 돈은 이러한 자기중심적 경향을 더 강력하게 만든다. 원래 성격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의 성격을 더 망친다.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의 자기애를 훨씬 더 넘치게 한다. 하지만 심성이 바르고 착한 사람이었다면 돈은 그 사람을 더 착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한 고군분투

    인간관계가 망가진 사람들이 돈을 통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려는 행동은 일종의 보상 심리에서 비롯된다. 인류는 살아가는 동안 안정감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한다. 그러므로 인간관계에서 안정감을 얻지 못할 경우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시선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은 무생물이므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인다_돈과 사회생활

    ‘얼굴값’은 도대체 얼마일까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돈도 잘 번다?

    독일 한 대학교의 연구진은 약 3,000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그들의 외모와 직위, 수입을 조사했다. 그리고 연봉과 승진 모두 외모가 평균 점수보다 1점 더 높을 때 그 상승 속도가 대략 3퍼센트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사실 경제학적으로도 ‘뷰티 프리미엄(Beauty Premium)’이라는 이름으로 증명된 바 있다. 퀸(Quinn)은 미국 노동 시장지표를 연구하다 외적으로 더 나은 사람일수록 고용이 성사될 확률이 더 높고 연봉 또한 평균보다 더 높게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얼굴값으로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준수한 외모의 기준은 무엇일까? 2006년 스위스 베른대학교의 스치스니(Sczesny) 교수 연구진은 학술지 ‘스위스 심리학저널(Swiss Journal of Psychology)’에 사람들은 리더가 남성적일수록 리더십이 더 뛰어나다고 인식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남녀 대학생 72명을 참가자로 선정해 실험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남성적인 얼굴의 남성과 여성, 여성적인 얼굴의 남성과 여성의 사진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의 리더십이 얼마나 뛰어날지 외모만으로 예측하게 했다. 그 결과, 얼굴이 남성적인 사람일수록 리더십이 더 뛰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실험을 통해 연구진은 아무리 얼굴이 예쁜 여성 리더일지라도 보다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여성 리더가 리더십이 더 높을 것이라고 평가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쁘고 잘생겼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외모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2011년 독일 뮌헨대학교의 아테(Agthe) 등은 ‘인격과 사회심리학 공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라는 학술지에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바로 평가하는 사람과 평가받는 사람의 성별이 같은 경우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들이 진행한 실험에서 남성 평가자는 잘생긴 남성에, 여성 평가자는 아름다운 여성에 더 낮은 점수를 주었다.


    또한 준수한 외모의 남성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오히려 악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2년 독일 뤼네부르크대학교 파이퍼(Pfeifer)는 ‘응용경제학’지에 2008년 독일에서 3,000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이터 설문을 기반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조사에는 설문에 답한 사람들의 외모를 1~11점의 범위에서 평가했던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설문에서는 7.8점의 외모 점수를 받았던 남성 직장인들의 수입이 제일 높았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높은 외모 점수를 받았던 남성 직장인들은 오히려 더 낮은 수입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얼굴에 얼마의 값을 매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다음의 4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 괜찮은 외모는 수입과 수입이 올라가는 속도를 높인다.

    2) 여성 리더는 반드시 아름다워야 할 필요는 없다. 남성적일수록 리더십을 높게 평가받는다.

    3) 만일 당신이 리더와 같은 성별이라면 외모를 꾸미는 것은 점수를 따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남성의 경우 외모도 중요하지만 너무 잘생긴 얼굴은 예술계에 종사하지 않는 이상 마이너스다.


    똑같이 나눠도 어딘가 불공평한 돈

    자신이 회사 사장이라고 가정해 보자. 총 2천만 원의 상여금을 10명의 우수사원에게 나눠 줘야 할 때 과연 어떤 방식으로 줘야 사원들이 공평하다고 느낄까? 이 문제에 관해 토론토대학교 드보(DeVoe) 그리고 컬럼비아대학교 아헹가(Iyengar)의 연구를 2010년 ‘심리과학’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돈을 나눌 때와 물질을 나눌 때 사람들의 반응

    268명이 참여한 이 실험은 돈과 물질을 나누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자료를 읽었다.


    한 기업의 총재가 실적 보고서를 받았다. 이 보고서에서 영업 부분의 실적이 특별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총재는 우수사원 10명을 선정해 보상을 주기로 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기 다른 보상에 관한 사례를 들었다. 어떤 이야기에서 사원 10명은 각각 2만 달러의 현금을 받는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사원들은 각자 20일의 휴가를 얻는다.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각각 초콜릿 20상자를 받는다.


    그렇다면 이런 분배 방식이 과연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까? 조사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돈을 공평하게 나눈 것을 두고 공평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휴가나 초콜릿에 대해서는 공평하다고 느꼈다.


    왜일까? 연구진은 휴가나 초콜릿 같은 보상 방식은 모든 사람이 필요한 정도가 비슷한 ‘실용적인 성질’을 가진 데 반해 돈은 ‘교환적 성질’이 더 강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돈은 얼마나 실적에 기여했는지와 같은 노동의 양에 비례해 분배하는 것이 더 공평하다고 인식했다.


    만약 500만 원을 가지고 어려운 동네 주민들에게 모두 똑같이 나눠 주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고 생각될 것이다. 가정 형편이 제각각 달라 더 못사는 집에 조금이라도 더 주고, 더 잘사는 집에 덜 주는 것이 더 공평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500만 원이 아니라 사과 20박스를 가지고 집집마다 같은 개수를 나눠주는 것은 공평한 방법이 될 것이다.


    ‘교환적 가치’에 집중한 사람들은 돈을 같은 크기로 나누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말했고, ‘실용적 가치’에 집중한 사람들은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똑같이 나눈다고 해서 언제나 공평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실용적 물질을 나눌 땐 똑같이 나눠도 되지만 그것이 돈이라면 동등하게 나누는 것이 꼭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보상이 크면 클수록 몰입을 방해한다

    돈은 만능이 아니다. 돈으로 사람의 능력을 발휘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장이 직원에게 200만 원을 주며 더 열심히 일할 동력을 심어 줄 순 있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훨씬 창의적으로 일하게 할 수는 없다. 이를 두고 ‘숨 막히는(Choking) 보상’이라고 부른다. 즉, 외적인 보상이 커질 때 사람들은 오히려 더 성적을 잘 내지 못하고,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에는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것도 귀신을 부리는 것만 가능할 뿐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창의력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일에는 일말의 도움도 얻을 수 없다. 상금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은 심리적 요인도 있지만 돈을 떠올리는 통에 집중력이 분산되는 요인도 있다.


    일이나 공부, 게임 혹은 글쓰기 등에 집중할 때 사람은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심지어 시간이 흘러가는 것조차 잊는다. 즉, 자신의 존재조차도 느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심리학에서 ‘몰입(Flow)’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러한 몰입도 외부에서 오는 보상 같은 요인으로 깨지기도 한다. 보상이 크면 클수록 몰입이 아닌 보상 자체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사원들에게 경제적 보상을 해 주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사원들의 집중력이 분산되거나 스트레스에 질식되는 것을 방지하라는 뜻이다.



    합리적 소비일까, 함정에 빠진 걸까_돈과 소비 행위

    왜 바닥의 동전은 줍지 않고 할인쿠폰은 챙길까?

    우리 마음속에 ‘심리계좌’가 있다

    우리는 마음속 여러 계좌에 돈을 나누어 보관한다. ‘심리계좌(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은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탈러(Thaler) 교수에 의해 1985년 처음 등장했다. ‘심리계좌’라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분류하는 마음속 서랍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돈에 각기 다른 태그를 붙여 분류한다. 생활필수품에 사용되는 돈, 오락에 사용되는 돈, 인간관계에 사용되는 돈 등 서로 다른 종류로 분류된 서랍이 바로 심리계좌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심리계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심리계좌 안의 돈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도 없다.


    어느 것으로도 대체 불가한 심리계좌

    심리계좌의 ‘대체 불가’라는 특성은 어떤 면에서 드러날까?


    첫 번째로, 돈을 얻게 된 계기가 그 돈의 심리계좌를 정한다.


    예를 들어 복권이나 도박 등을 통해 예상에 없던 돈이 갑자기 생기면 노력해서 힘들게 번 돈과 쓰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고생해서 번 돈은 쓰기 아깝지만 복권으로 얻은 돈은 눈 깜짝할 사이에 써 버릴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돈의 용도가 그 돈의 심리계좌를 정한다.


    예를 들어 날이 추워져 새 패딩을 사려고 할 때 이미 다른 외투들이 있다면 괜히 돈이 아까운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엄마에게 생신 선물로 비싼 양털 코트를 사 주는 것은 오히려 뿌듯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 다른 생각이 드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 사는 새 패딩은 생활필수품 계좌에 들어간 돈을 사용해야 하는 데 반해 엄마의 생신 선물에 나가는 돈은 감정 계좌에 들어 있던 돈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돈을 저장하는 방식이 심리계좌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김 씨는 4천만 원을 대출해 차를 샀다. 그리고 그의 계좌에는 나중에 집을 살 때 보태기 위한 4천만 원이 들어 있었다. 왜 그는 그 4천만 원으로 차를 바로 사지 않고 대출금으로 차를 샀을까? 그것은 김 씨의 고정 계좌와 임시 계좌 내의 돈의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심리계좌는 비합리적 소비 습관의 이유를 설명한다

    다음은 심리계좌로 보는 다양한 비합리적 소비 습관에 대한 해석이다.


    잔돈의 힘: 만 원짜리 지폐는 지갑 속에서 며칠이고 버틸 수 있지만 천 원짜리 10장은 금세 사라진다.

    돈에 붙은 다양한 태그: 돈 많은 삼촌에게서 받은 5만 원짜리 지폐에는 ‘긍정 태그’가 붙는다. 하지만 가난한 사촌이 준 5만 원은 ‘부정 태그’가 붙는다.

    이 밖에도 심리계좌와 관련된 현상들은 아주 많다. 우리가 하는 모든 소비에는 심리계좌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리고 이는 우리 자신도 모르게 소비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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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