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지은이 : 샘 혼(역:이상원)
출판사 : 갈매나무
출판일 : 2023년 02월




  •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샘 혼이 나의 자존감과 품위를 잃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 무례한 사람들에 맞서는 대화의 기술을 전합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법


    게임의 규칙이라고는 모르는 사람

    의도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

    상대방이 한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고 나면 납득할 수 있다.(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심리학자 겸 신경과 의사)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면 상대의 전술에 말려들지 않을 수 있고, 그러면 당신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나면 술수에 넘어가기보다 한발 앞서 대응할 수 있다. 악질적인 사람들이 누군가를 괴롭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대략 다음 네 가지로 압축된다.


    1)자기의 열등감을 보상받기 위해

    2)양심의 가책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3)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4)달리 행동할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당신이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라. 사람에 따라서는 이 모든 이유를 다 가질 수도 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록 남을 밟고 올라설 필요가 없어진다(오데타Odetta, 가수 겸 배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남을 괴롭힌다는 설명은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상대의 난폭한 겉모습 안에는 늘 자신을 남과 비교하며 열등감을 느끼는 ‘아이’가 숨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보다 더 유능하고 인기를 누리거나 성공한다는 느낌이 들면 견디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식으로 성숙하고 책임 있는 대응을 하는 대신, 남들의 기분도 같이 망쳐놓음으로써 자신을 위로하는 미성숙하고 무책임한 반응을 보인다. 이들의 공격적인 행동은 자신이 열등하지 않고 우월하다는 점을 세상에, 그리고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생각해보라, 자신감 있는 사람들은 자기 모습 그대로를 좋아한다. 이들은 유능해 보이기 위해 남을 깔아뭉갤 필요가 없다. 하지만 괴롭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으며, 이를 보상받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동원한다.


    의도적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이유

    지난 50년 동안 리더십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계속 바뀌었다. 초기에는 독재형 리더십이 대세였다. 이런 상황 말이다. “내가 상사야. 그러니 내가 시키는 일을 하도록 해. 명령하는 사람은 나고 자네들은 내 명령에 따르면 돼.”


    이후 에드워드 데빙(Edward Deming),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같은 경영 전문가들이 등장하면서 참여형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다. 참여형 리더십이란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의사 결정 과정에까지 적극 참여시키는 것이다. 자기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사기와 업무 효율성은 놀라울 정도로 올라간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독재형과 참여형 리더십 중 어느 하나가 만능은 아니라는 주장이 주목을 받았다. 업무 현장과 직원 특성에 맞는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입 사원들에게는 독재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신참에게 의견을 구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해 신참들이 자기 역할을 깨닫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면 오랫동안 그 업무에 종사해온 직원들에게는 참여형 리더십이 적합하다. 이런 직원에게 일일이 지시를 내리는 것은 그간 축적된 지식과 전문성을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보다는 직원들의 오랜 경험을 존중하고 그 경험에서 얻은 혜안을 자본화하는 것이 기업에 훨씬 이득이 된다.


    내가 처음 군대에 들어갔을 때에는 의자를 방 반대편으로 옮기라고 지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를 설명해야만 한다.(로버트 렘케Rovert Lemke)

    리더십의 스타일이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것처럼 우리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도 마찬가지로 변화해왔다. 수십 년 전에 가장 인기 있었던 자기계발서는 1등이 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협상 기법을 익혀 최고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는 것이 보편적인 목표였다. 당시 우리는 냉전 시대에 살고 있었고, 그때는 ‘최선의 방어는 성공적인 공격’으로 여겨지던 시대였다.


    이후 ‘윈윈’의 시대가 도래했다. 협력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고, 또 이를 통해서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외교 정책에서도 유화책이 대세가 되었고 ‘존중과 평화’를 추구하는 시대가 왔다.


    내가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남들이 패배해야 한다.(고어비달)

    고어 비달의 말은 참으로 섬뜩하지 않은가? 그저 이기려는 정도가 우리를 패배시키려는 상대를 만났을 때, 그 게임에서 공정성을 기대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변호사인 내 친구는 이런 말도 했다. “악질적인 사람과 협상하면서 이쪽이 도덕적이면 상대도 도덕적으로 나오겠거니 기대하는 것은 투우 경기장에 황소와 단둘이 들어가더라도 채식주의자인 당신은 무사하리라 기대하는 것과 같아.”


    상황에 따라 갈등 해결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독재형이나 참여형 리더십이 만능이 아닌 것처럼 1등 지상주의도, 윈윈도 만능은 아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특성에 따라 리더십 방식을 맞춰 가야 하듯, 대적하는 상대의 특성에 따라 의사소통 스타일을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우리의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협력적 공존을 원하는 이성적인 존재이므로 윈윈 방식이 대체로 유효하다. 하지만 잘 지내려는 우리의 진심 어린 노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걷어차는 상대를 만났다면 마음을 다잡고 적절한 공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말만으로 사람을 쓰러뜨릴 수도 있다.(스콧 피츠제럴드 Scott Fitzgerald(작가))

    악질적인 사람을 한 번이라도 상대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츠제럴드의 말에 공감할 것이다. <텅후>워크숍에 참석한 한 여성은 ‘아무리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반갑지 않은’ 고교 동창생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모두들 그 애를 싫어했어요. 그 입에서 또 어떤 가시 돋친 말이 나올지 몰랐으니까요. 칭찬을 해도 ‘머리 잘랐구나. 얼굴이 실제보다 훨씬 작아 보이네’라는 식으로 기분 나쁘게 했고요. 졸업 10주년 동창회장에서 그 애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 걸 봤을 때 저는 자칫하면 그날 저녁을 완전히 망쳐버릴 수 있다는 걸 직감했어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제 앞에 선 그 애에게 먼저 말했지요. ‘아니, 아무 말도 꺼내지 말아줘.’ 그리고 등을 돌려 다른 곳으로 몸을 피했답니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법

    잘못된 규칙은 다시 정할 수 있다

    법이 끝나는 곳에서 압제가 시작된다.(윌리엄 피트William Pitt(전前 영국 재무장관))

    불쾌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지금 시험하고 있다. 계속 그렇게 행동해도 되는지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할까? 바로 이 때문에 관계의 초기부터 경계를 설정하고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교사들은 새로 학년을 맡게 된 직후의 시기가 얼마나 중요하고 결정적인지 잘 안다. 캘리포니아에서 스무 해 넘게 유치원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캐럴 이모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래도 긴장이 풀려 느슨해지지. 하지만 첫날에는 반드시 누가 대장인지 분명히 해야 해. 안 그러면 남은 학기 내내 끌려다니게 되거든.”


    누가 대장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이모의 말을 다시 생각해보자. 대장이란 ‘권위를 가지고 통제하는 사람’이다. 즉 악질적인 사람이 노리는 지위이다. 이들은 늘 자신이 대장이 되고자 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자칫 한 번이라도 대장 노릇을 하락했다가는 영원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내겐 내 기준이 있다. 남보다 좀 느슨할지는 몰라도 어떻든 기준은 있다.(베트 미들러Bette Midler(가수))

    캐럴 이모는 수업 첫날 규칙을 정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이모가 손뼉을 세 번 쳤을 때 모두 즉각 입을 다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모는 한 명도 빠짐없이 규칙을 숙지하도록 여러 번 연습을 시킨다. 그런 다음 손뼉을 세 번 친 후에는 모두 입을 다물어야 한다. 킥킥거리며 웃는 것도, 속삭이는 것도 안 된다. 다섯 살짜리 유치원생들이 캐럴 선생님의 손뼉 소리에 일제히 입을 다무는 이유는 올바르게 행동하면 애정과 존중을 받는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이모는 규칙이 불분명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오늘은 이런 규칙이다가 내일은 저렇게 바뀐다거나, 이 아이에게는 적용되지만 다른 아이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모의 규칙은 분명히 제시되고 틀림없이 지켜진다. 그 결과 유치원에는 질서가 잡히고 아이들은 천사처럼 행동한다(항상은 아닐지라도 대부분은 그렇다).


    당신도 당신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행동의 규칙을 세워두웠는가? 너무 느슨한 규칙이거나 일관성 없는 규칙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규칙을 다시 정하면 된다. 생각해보라. 어린 시절에는 다시 시작하는 일이 많았다. 줄넘기를 시작해 세 번쯤 줄을 넘다가 발이 미끄러져 줄을 밟으면 “다시 해도 되지요?”라고 묻지 않았는가? 말하자면, 다시 그런 기분이 되는 것이다.


    그는 인생을 바꾸었다. 전에는 침울하고 불행했다. 이제는 불행하고 침울하다.(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시인))

    칼라라는 여성은 남편이 늘 기분 나쁜 얼굴로 집에 돌아왔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남편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쾅 소리 나게 닫고 가방을 탁자 위에 던진 후 쿵쾅거리며 집 안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운 나쁘게 그런 순간에 얼굴을 마주친 식구가 있다면 한바탕 싫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전 오랫동안 참고 지냈어요.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을 돈 때문에 다닌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출퇴근으로 하루 몇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으니 화가 나는 것도 당연하다고 여겼지요. 하지만 그렇게 몇 년이 흐른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저는 직장에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어도 식구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을요. 아이들도 학교에서 늘 좋을 수는 없겠지만 집에 와서 신경질을 내지는 않지요. 저는 마침내 태도를 바꾸기로 했어요.


    그날 저녁도 남편은 늘 그렇듯 불만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났어요. 저는 남편이 던진 가방을 집에 남편 팔에 들려주며 밖으로 내보냈어요. 그러고는 문 밖의 남편을 보며 말했지요. “그렇게 찌푸린 얼굴 보는 데도 이제 질렸어요. 우리 역시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당신한테 풀지는 않잖아요? 이제부터는 집에 오면 가족을 제대로 대우해줘요. 나쁜 기분은 회사에 두고 오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느냐고 묻자 칼라는 미소를 지었다. “남편은 제 말을 알아듣더군요.”


    문제를 해결하는 유머

    누구나 유머를 최우선으로 선택하지는 않는다.(우디 앨런)

    도를 넘은 상대에게 유머로 대응하는 것은 최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갔을 때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영국의 극작가 겸 배우 피터 유스티노프의 “내게 웃음소리는 가장 문명화된 음악으로 들린다.”라는 말을 기억해보라. 때로 유머는 말귀를 제대로 못 알아듣는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내가 전해 들은 어느 수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평소에도 진료비를 아까워하던 부인이 어느 날 전화를 걸어 왔다. 피피라는 자기 개가 발을 다쳤는데 동물병원에 데려갈 정도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물어보는 척하면서 공짜로 치료 방법을 알아내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십여 분간 밀고 당기는 통화가 이어진 후 수의사가 말했다. “피피를 전화기 옆으로 데려오십시오.” 부인이 놀라 “뭐라고요?”라고 되물었지만 수의사는 “어서 데려오시라니까요”라고 반복했다. 마침내 부인이 피피를 전화기 옆으로 데려왔다.


    그러자 수의사가 “이제 피피를 안고 계십시오. 제가 발 상태를 좀 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전화기를 통해 어떻게 피피 발을 살펴보신다는 거지요?” 부인이 발끈하자 수의사는 대답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전화기로는 피피의 상태를 볼 수 없지요. 그러니 피피를 이리로 데려오세요.”


    유머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고요했다.(작자 미상)

    얼마 전에 마우이에 사는 내 친구는 여행을 하다가 누군가가 유머를 써서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목격했다고 한다. “하와이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가는 비행기 안이었어. 빈자리 하나 없는 만원인 탓에 모두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 그런데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권총 쏘는 흉내를 내면서 통로를 마구 뛰어다니는거야. 우리는 모두 아이 엄마를 보면서 아이를 좀 말려주기를 바랐지. 하지만 그 엄마는 더 어린 둘째를 돌보느라 바빠 큰 아이한테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어.


    결국은 직급이 좀 높은 것 같아 보이는 남자 승무원이 꼬마 카우보이에게 다가가더군. 쭈그리고 앉아 눈높이를 맞춘 다음 아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어. ‘바깥에 나가서 놀게 해줄까?’ 꼬마 카우보이는 눈이 휘둥그레졌지. 그리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더니 도착할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어.”


    당신의 유머는 늘 나를 모욕하지.(영화 <라이온 킹>의 대사)

    ‘하지만 난 워낙 재미없는 사람인걸’, ‘내 유머 감각은 늘 5분쯤 뒤에 발휘되는 편인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실제로 정곡을 찌르는 유머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찾아보면 다양한 유머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들이 많다. 책도 있다. 필요하다면 세미나에 참석해도 좋다. 유머는 ‘낙관주의가 구현된 것’이라는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말을 떠올려보라. 서로를 비웃는 것이 아니라 함께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유머는 타고난 자질 못지않게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미리 준비해둔다면 누군가 당신을 걸고넘어지며 사람들의 웃음을 유발할 때, 입술이 딱 붙어서 바보가 되는 곤란한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대화의 기술

    당신의 입장을 토론하지 말라

    ‘No’라고 말할 힘을 가졌는가? 아니라면 아무 힘도 없는 셈이다.(소니아 프리드면Sonya friendman(심리학자))

    자기 나름의 힘을 확보하려면 남들의 부당한 요구를 적절히 거절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늘 남에게 맞추면서 살아왔는가? 이제 ‘아니요’라고 말하기 위한 다음 네 단계를 통해 변화를 시도해보자. 이제부터는 남들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이 네 단계부터 생각하라.


    1.시간을 두고 결정 내리기

    내 친구의 머그잔에는 ‘인내는 기다리는 사람에게 온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현명한 결정 또한 기다리는 사람에게만 온다. “좀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하라. 그래도 상대가 재촉하면 “좋아요, 지금 당장 답을 원한다면 ‘아니요’입니다”라고 답하면 된다. 그리고 상대 앞을 떠나 혼자서 생각을 정리해보라. 답변을 보류하고 상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 정신적인 압박을 피할 수 있다. 그 상태에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하고 ‘네’라는 답이 최선인지 생각할 여유를 갖는 것이다.


    2.상대와 만들어온 권리-요구 시소를 검토하기

    상대는 늘 시소의 위쪽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요구를 해 왔는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당신은 늘 더 많은 책임을 떠안는 쪽이었는가? 당신은 매번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상대는 원하는 바를 거의 이루게 되는 일이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라.


    3.‘아니요’라는 말이 권력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지 생각하기
    당신의 요구가 충족되고 권리가 존중되며 바람이 실현되는 것은 상대가 아닌 당신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을 인식하라. ‘네’라는 대답이 상대를 높이고 당신을 낮추는 불균형 관계를 영속화하고 있다면 이제 좀 더 공평한 관계를 위해 ‘아니요’라고 말할 때이다.


    4.간명하게 말하기

    짧고 분명하게 답할수록 설득력은 커진다. 이리저리 둘러대는 설명은 삼가라.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구구하게 설명한다면 반격할 빌미를 주게 된다. 얼버무린다면 상대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이다.



    적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이 집요한 공격을 어떻게 방어할까?

    어머니는 매년 소득세 환급 신청을 할 때 직업난에 ‘딸의 자존심에 상처 내는 사람’이라고 쓰곤 하셨다.(로빈 로버츠Robin Roberts(야구 선수))

    못된 사람들은 자기 잘못을 남에게 전가시키는 데 전문가이다. 걸핏하면 “당신 때문이야”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의 집요한 공격을 받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자기주장을 하기보다 방어에 급급하게 된다. 그들은 당신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면서 유유히 빠져나간다. 자기가 실수했다고 인정하기보다는 당신의 자존감을 짓밟는 것이 백배 낫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 맞설 계획이라면 사전에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수는 인간적이다. 하지만 그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치적이다.(하버트 험프리Hubert Humphrey(전前 미국 부통령))

    그렇다. 실수는 인간적이다. 그리고 그 실수를 당신 탓으로 돌리는 상황도 실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그때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가능한 한 말을 적게 하기

    말이 많을수록 취약한 입장에 놓인다. 간단명료하게 말해야 자신감이 드러난다.


    2.상대가 늘어놓는 이유에 귀 기울이지 않기

    못된 사람들은 늘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바쁘다. 시간에 늦은 것은 교통 체증 때문이지 자기가 게으름을 피운 탓이 아니다. 화가 나 난동을 부린 것은 고약한 점원 때문이지 자기가 무례한 탓이 아니다. 승진에 실패한 것은 무능력한 상사가 사람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지 자기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못된 사람들은 이렇게 모든 것에 이유를 댄다. 그리고 그 이유는 자기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


    3.상대가 중시하는 것에 주목하기

    못된 사람에게 잘못을 지적해주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들은 그 행동을 계속하면 자신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점이 분명할 때, 그럴 때에만 비로소 변화한다. 부정적인 결과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험부담과 보상의 확률을 바꿈으로써 부적절한 행동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비영리 기관에서 일하는 내 친구는 새로 부임한 기관장이 신문 인터뷰를 하면서 사전에 실무진과 협의하지도 않은 사업 계획을 늘어놓은 사건을 들려주었다.


    “실무진 입장에서는 기절초풍할 일이었어. 실제 사업 계획 회의 때는 별 관심도 보이지 않던 사람이었거든. 언론 앞에서 자기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었던 거지. 결국 충분한 타당성 분석 없이 사업 계획을 공표했다가 나중에 공개적으로 망신당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야 입을 다물더군. 올바른 리더십 같은 얘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지만 자기 체면은 중요했던 거야.”


    기대를 넘어서 행동하기

    때로 우리는 못된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칠고 이상한 행동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모두의 머리 위에 앉아 통제하는 것에 익숙해진 이들은 조용히 말해서는 듣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사업가는 청소년 보호 시설에서 두 소녀가 격렬히 싸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서로 엉켜서 마룻바닥을 구르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가 하면 정신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싸움이었다. 둘을 아무리 떼어놓으려 해도 소용이 없었다. 어른 몇 명이 끼어들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이 사회사업가는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그러자 놀란 소녀들이 마침내 싸움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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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