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지은이 : 왕리(역:김정자)
출판사 : 미디어숲
출판일 : 2022년 11월




  • 인생은 심리의 힘겨루기! 어려운 심리학을 일상생활의 인간관계 속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알려 줍니다. 공허한 심리학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일상을 괴롭히는 실제 상황을 사례로 들어 심리학에서 증명된 연구를 통해 근거를 들고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실전 심리학

    후회 없는 결정, 나도 할 수 있다 - 결정의 심리학

    무의식이 나를 지배한다

    많은 사람들이 목표달성을 위해 의식적으로 행동하지만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도 많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행동과 결정은 무의식의 영향을 받으며 무의식은 내가 처한 상황의 감정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심리학과 루드 쿠스터스(Ruud Custers) 교수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컴퓨터 모니터에 ‘크로스워드 퍼즐’, ‘칠교놀이’ 등 수수께끼와 관련된 단어를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때때로 모니터에 무의식적으로만 알아챌 수 있는 단어들을 깜빡거리게 했다. ‘해변’, ‘친구’, '‘가정’ 등 긍정적인 단어들이었다.


    그러고 난 뒤 학생들은 흩어진 퍼즐을 맞췄는데, 그 결과 긍정적인 단어를 본 사람이 더 즐겁게, 더 열심히 참여했다. 이를 ‘서브리미널 효과(subriminal effect)’라 부른다. 서브리미널은 ‘잠재의식’을 뜻하는 말로, ‘서브리미널 효과’는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짧은 순간에 자극을 노출하여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무의식의 강력한 힘이다. 이처럼 알 수 없는 외부의 자극이 우리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눈앞에서 '간호사'와 같이 배려와 관련된 단어나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깜빡거리면, 타인에게 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은유가 무의식을 건드린다

    은유는 무의식적인 행동의 표현 방식이다. 그러므로 은유가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무의식이 사람들의 결정을 통제한다고 말할 수 있다. 예일 대학교의 심리학자 존 바그(John Bargh)는 논문에서 업무 중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무거운 물건을 들면, 선택해야 할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면 앞으로 닥칠 사회생활이 어렵게 느껴지며, 단단한 물건은 사람을 융통성 없게 만든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딱딱한 의자에 앉은 사람은 가격 흥정을 할 때 원하는 가격으로 살 때까지 뜻을 굽히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의자에 앉은 사람보다 싼값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이처럼 기본적인 신체 감각은 사람들의 사회인지 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의식하지 못 한다 해도 우리의 생각과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생각이 많을수록 만족도가 떨어진다

    생각이 많으면 최악의 선택을 한다

    살다 보면 선택의 문제는 언제나 존재하며 결코 피할 수 없다. 특히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 매우 힘들어하며 잘못된 결정을 할까 봐 두려워한다.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결정이 초래할 결과 때문이다. 물건을 살 때 비슷한 상품을 몇 번이나 비교한 끝에 골랐는데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특히 비싼 물건을 선택할 때 더욱 그렇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심리학자 압 데익스테르후이스(Ap Dijksterhus)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복적으로 고민한다고 해서 반드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실험에서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작게는 샴푸에서 크게는 가구,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상품 정보를 주고 구매할 물건을 선택하게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상품 정보를 자세히 분석하고 일정 시간 동안 생각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 두 번째 그룹은 상품 정보를 보고 잠시 쉬면서 간단한 게임을 즐긴 뒤에 신속하게 최종 결정을 내렸다.


    실험 결과, 첫 번째 그룹은 일상용품을 구매할 때는 다양한 브랜드와 성능을 자세히 비교한 뒤 결정을 했으므로 최종 선택에 비교적 만족했다. 하지만 가구와 자동차 등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때는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다. 두 번째 그룹은 예상외로 후회하는 사람이 적었다. 이처럼 가벼운 결정을 내릴 때는 이성적인 사고가 만족도를 높여 주지만,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휴식을 취한 뒤에 직관적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복잡한 결정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에너지 소모가 많아 머리가 둔해진다. 그렇게 되면 단기적인 이익과 같이, 생각하기 쉬운 한 가지나 몇 가지 측면만 고려하기 때문에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


    결혼을 결정할 때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지나치게 이성적인 사고는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피곤해지면 눈앞에 있는 물건을 쉽게 고르는 것처럼, 눈앞의 이익에 따라 결혼 상대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결정을 할 때는 생각할 에너지가 충분하고 장점과 단점에 대한 전면적인 비교를 할 수 있어서 심사숙고할 때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복잡한 상황에서는 직관을 믿어라

    런던대학교의 심리학자 리자오핑 연구팀은 직관적인 판단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지원자들에게 660개의 동일한 부호로 가득한 모니터에서 하나의 변형된 부호를 찾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고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찰했다.


    그 결과, 지원자가 무의식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었다. 목표 관찰 시간이 1초 미만일 때 정확도는 95%였고, 1초 이상일 때 정확도는 70%였으며, 4초 이상일 때 보통 정상적인 수준의 의식적 판단을 하면서 정확도는 떨어졌다. 복잡한 상황에서 직관적인 판단이 더 정확한 이유는 대뇌가 무의식 상태에서 변형된 부호와 다른 부호의 다른 점을 식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단순한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무의식적으로 생각하지만,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면 의식적인 사고를 한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심사숙고하지 말고 직관을 따라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 앞에서 이성적 생각 없이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목표를 세울 때 머릿속에서 즉각적으로 튀어나오는 직관은 정확할 때가 많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결과에 관계없이 무의식이 계속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 - 연애의 심리학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소개팅 3초 만에 만남의 여부를 결정한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의 로버트 커즈번Robert Kurzban 교수는 소개팅을 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본 지 3초 만에 계속 만날 사람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개팅을 하기 전에 이상형이 있던 사람이 전혀 다른 타입의 사람과 인연이 되거나, 소개팅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오히려 초고속으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이는 상대를 보는 즉시 자신의 배우자가 될 수 있을지 빠르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커플 매칭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자신의 종교, 수입, 키, 피부색, 나쁜 버릇 등의 자료를 작성하고 원하는 이상형에 대한 세부 사항을 자세히 밝힌다. 그러면 매니저는 자료를 바탕으로 완벽한 이상형을 매칭시키지만 실제 만나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첫 만남 자리에서는 자료에 따라 상대방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직감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짧았다. 시러큐스 대학교의 스테파니 오티그(Stephanie Ortigue) 교수는 대뇌 촬영을 통해 사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물들어 가는 게 아니라, 5분의 1초 만에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반드시 존재한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남녀의 판단 시점은?

    조사에 따르면, 60%의 결혼 적령기 남녀가 짝사랑 경험이 있으며 20%의 사람은 매년 두세 명과 짝사랑에 빠진다고 답했다. 특히 주로 청소년기에 짝사랑에 빠지는데, 그 이유는 그 시기가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20%의 남성이 여성에게 첫눈에 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50%가 상대를 단 한 번만 보고도 사랑에 빠졌다고 답했다. 그리고 75%가 데이트를 3회 미만으로 했을 때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은 약 10%만이 첫눈에 반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리고 대부분 데이트를 6회 정도 했을 때 ‘정말 괜찮은 남성’을 찾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남성은 흠모하는 여성과 하루도 채 대화해 보지 않고 상대를 진정한 사랑이라고 판단했고, 여성은 더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진심을 확신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자를 고르는 남녀의 차이

    외모가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연구하기 위해 네덜란드 심리학자 마르크 판 퓌히트(Mark van Vugt) 연구팀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남성은 아름다운 여성을 보았을 때 쉽게 마음을 빼앗겼지만 여성은 열심히 일하는 남성에게 관심을 보였다. 또한 여성이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알려진 것보다 짧았지만,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상대를 좋은 배우자라고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이보다도 훨씬 짧았다.


    여성의 배우자 선택 조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남성이 아름다운 여성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것처럼 여성 또한 잘생기고 건장한 남성을 좋아한다. 이유는 외형이 멋진 남자가 건강한 유전자와 맑은 영혼을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형적으로 매력이 없는 남성은 질병이나 돌연변이로 인해 후대를 번식하는 데 불리하다고 여긴다. 원시사회에서는 용맹하고 강인한 남성이 자연재해에 저항하고, 자연과의 전쟁에서 생존하는 데 유리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런 체형이 생존 능력의 외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시간이 흐르고 인류가 진화하면서 자연환경은 인간에게 더욱 큰 도전 과제로 다가왔고, 이때 멋진 외형의 남성은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상징했다.


    여성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 남성의 외모 외에 목소리도 큰 영향을 미쳤다. 남성의 낮고 깊은 목소리는 건장한 체격과 잘생긴 얼굴보다 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조사 결과, 낮고 두꺼운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높은 목소리를 가진 남성보다 자녀의 수가 많았다. 목소리 톤이 낮은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비교적 높았고 많은 여성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원래 오래전 남녀의 목소리는 비슷했다고 한다. 다만 진화를 거치면서 남성은 바리톤의 유전자가 우세해져 저음이 된 것이다. 이처럼 어릴 때는 여자아이들과 비슷한 목소리를 가졌던 남자아이가 사춘기 때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기 시작하면서 변성기가 시작된다.


    남성의 배우자 선택 조건

    남녀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조건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한 가지 공통점도 있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필리페 러시턴9Phillippe Rushton)은 20년간의 오랜 연구를 통해 사람은 친구나 배우자를 고를 때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바로 유전자 때문이다. 쌍둥이의 배우자들이 아주 닮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친구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비슷한 유전자는 우정과 행복한 결혼 생활의 기초가 되며, 문제 상황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몸의 단서로 상대를 꿰뚫어 본다 - 행동의 심리학

    손 씻기로 운명을 바꾼다

    손을 씻으면 후회하는 마음도 씻어 낼 수 있다

    어려운 결정을 한 다음에도 계속 의심하고,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유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미시건 대학교 심리학과 스파이크 리(Spike Lee)교수와 노르베르트 슈바르츠(Norbert Schwarz) 교수 연구팀은 손 씻기가 결정에 대한 후회를 줄여 주며,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 있게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첫번째 실험에서 연구원은 소비 습관에 관한 조사를 한다며 지원자에게 CD 30장을 보여 주고 그 중 10장을 선택해 좋아하는 순서대로 배열하라고 했다. 그러면 5번째 CD와 6번째 CD를 대가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후 지원자들에게 액체 비누를 평가하게 한 뒤 그중 일부는 비누로 손을 씻어 볼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그저 눈으로만 관찰하게 했다. 그리고 조금 전 배열한 CD 10장을 다시 재배치하게 했다. 그 결과 손을 씻지 못한 학생들은 CD의 위치를 변경했고, 손을 씻은 학생들은 이전과 동일하게 배열했다.

    실험을 통해 손 씻기가 자신이 한 선택에 확신을 심어 주며, 어려운 결정을 한 뒤에는 그 선택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자신이 한 결정이 후회된다면 손을 씻어보자.


    손 씻기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슈바르츠는 손 씻기가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을 줄여 줄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발생하는 모험을 선택할 때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위 실험에서 손을 씻지 못한 사람은 이전에 자신이 선택했던 방식을 바꾼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이전에 잘못된 결정을 한 사람은 호전되지만, 정확한 결정을 한 사람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첫 번째 실험에서 슈바르츠와 두 명의 심리학자는 지원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한 그룹에게는 복권 당첨 등 과거에 재수가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 경험 등 재수가 없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그 후, 각 그룹의 학생 절반에게만 물티슈로 손을 닦게 했다. 이후 학생들이 컴퓨터 제조사의 CEO가 되어 상품 연구 개발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거절할지를 선택하게 했다. 지원자는 다음의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A: 기존의 상품을 계속 생산한다면 회사의 이익은 현재의 수준인 연간 2,000만 달러를 유지하는 데 머물 것이다.

    B: 시장조사에 따르면 상품을 업그레이드할 경우 연간 400만 달러의 이익을 더 창출할 가능성이 75%다. 단, 1,200만 달러를 잃을 가능성도 25% 존재한다.


    실험 결과, 재수가 좋았던 기억을 떠올렸던 그룹 중 손을 씻지 못한 77%가 리스크는 크지만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B를 선택했다. 그리고 재수가 없었던 기억을 떠올렸던 그룹 중 손을 씻지 못한 학생은 36%만이 B를 선택했다. 흥미로운 점은 재수가 없었던 기억을 떠올렸던 그룹 중 손을 씻은 학생은 73%가 B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운이 좋다고 생각한 학생 중 결정을 내리기 전에 손을 씻은 사람은 35%만이 B를 선택했다. 결론적으로 과거의 행운을 떠올리는 것은 위험한 선택을 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만, 이런 행운도 손을 씻고 나면 모두 사라진다는 것이다.


    친구의 마음속에서 당신은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친구의 마음속에서 나는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우리는 자신을 잘 파악하고 인맥을 잘 관리하며, 특히 친구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길 원한다. 그렇다면 친구의 마음속에서 나는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는 아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없다. 그저 친구 앞에서 하품을 한번 해 보라. 그런 뒤 상대의 반응을 살펴보면 그만이다.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하품을 하는 것은 이야기에 관심이 없거나 졸려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 앞에서 하품을 하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진화생물 학자 앤드루 갤럽(Andrew Galllup)은 사람이 하품을 하는 이유는 공기를 충분히 흡수하여 대뇌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라고 했다. 인간의 뇌는 컴퓨터처럼 온도에 아주 민감하므로 서늘하게 유지해야 효율이 오른다.


    여름에는 기온이 높아서 뇌에 쉽게 열이 발생하므로 하품으로 공기의 열 교환을 일으켜 온도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여름철 바깥 온도는 체온보다 높아서 하품을 해도 오히려 두뇌가 더 뜨거워질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하품 횟수가 줄어든다.

    외부 환경의 온도가 대뇌와 신체의 온도보다 낮을 때 하품을 하면 차가운 공기를 흡수하여 대뇌의 혈액을 냉각시켜 온도를 떨어뜨린다. 다시 말해, 하품은 대뇌를 맑게 해 주므로 새벽에 하는 하품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사이가 좋으면 하품도 쉽게 전염된다

    심리학자들은 실험할 때 왜 하품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 줄까? 바로 남이 하품하는 모습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하품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품의 ‘전염' 현상은 다른 사람의 하품하는 모습에 감정이입을 한 결과다. 이런 ’전염성‘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획득한 일종의 보호 기제다. 이는 집중력을 향상시켜 사람들이 항상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동일한 실험을 친구 사이에서 진행하면 하품의 횟수는 더 증가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친구 사이의 감정이 공감을 더 쉽게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주인이 하품을 하면 개도 따라서 하품을 한다. 이를 보고 개가 주인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개가 하품을 하는 것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한 것이 아니라 주인의 감정이 전염된 결과다.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이 당신을 따라 하품하는 이유는 졸려서 그런 게 아니다. 당신과의 대화가 따분해서 그런가, 하는 오해도 버려야 한다. 사실 하품한 사람은 당신의 생각보다 대화에 더 흥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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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