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
 
지은이 : 이소영
출판사 : 퍼블리온
출판일 : 2021년 03월




  • 배우고 나누려는 성장 마인드, 파트너십 덕분에 저자는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파트너십’이란 서로의 성장을 돕고 궁극적으로 한 차원 더 성장하는 관계 맺기를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파트너십 맺기로 혁신을 이룩한 경험, 개인이 파트너십을 맺어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 사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가족관계 파트너십을 맺은 일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이 책은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


    지금 더욱 필요한 함께 성장하는 법, 파트너십

    왜 지금 파트너십인가?

    변화 앞에 선 사람들, 이상한 뷰카(VUCA)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 내가 여기서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알려줄래?

    체셔캣: 그건 네가 어디로 가길 원하는지에 달려 있지.


    앨리스: 어디로 가는지는 크게 상관하지 않아.

    체셔캣: 그럼 어떤 길로 가든 아무 상관 없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어봤다면 이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선문답 같은 이 대화는 변화의 한가운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점점 더 변덕스럽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즉 뷰카(VUCA)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도대체 어디에 가 닿기를 원하는 것일까?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부터 이미 우리 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었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먹혀들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우선 사람들이 TV나 신문을 보지 않게 되면서 제품의 마케팅이나 브랜딩의 방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먹거리를 사는 행위도, 쇼핑하던 관행도, 책이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고 있었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다, 90년생이다 등 이전 세대와는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의 혜택을 받고 자란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은 디지털 이전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들을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기존 관행대로 말하고 행동했다간 금세 ‘꼰대’나 ‘라떼 이즈 홀스(Latte is Horse, 라떼(나때) 이즈(는) 홀스(말이야))’라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 쉽다. 수평적인 그들의 사고방식에 맞지 않는 갑질 기업, 비윤리적 기업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디지털상에서 재판이 열리며 매출이 급감했다. 반대로 이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적극 끌어안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활짝 열렸다.


    이렇게 변화한 세상으로 우리를 단숨에 끌고 온 시간 토끼는 바로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이다. 4차 산업 혁명, AI 시대도 결국 디지털 기술의 변화가 몰고 온 혁신의 결과물이다. ‘디지 털’이란 시간 토끼는 앨리스가 만난 토끼만큼이나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물약 하나로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앨리스가 느꼈을 변화와 혼란을 우리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기술들이 쉽게 융합해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이 탄생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것에는 기존의 상식이나 성공 방정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자동차를 만들던 기업이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야하고, 하드웨어 업체들도 서비스를 파는 기업이 되어야 살아남는다.


    어떤 사람은 수일이 걸리는 일도 AI 기술을 사용할 줄 아는 옆자리 동료는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세계를 재빨리 인지하고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 고민하고 대답해야 하는 체셔캣 앞의 앨리스와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디지털이 몰고 온 뷰카한 세계에 가장 적합한 문화는 어떠해야 하는가? 우리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머뭇거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보인다.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만드는 4원칙

    빠르게 변화해가는 고객과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들이 서로를 경쟁 관계로 여기지 않고 성장을 위한 파트너가 되어야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원들이 서로 성장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성과 평가 제도부터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성공했을 뿐 아니라 결국 십수년간 지속된 부진을 털어낼 수 있었다. 지금부터 이러한 변화의 시기를 겪으며 나 스스로 찾아낸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위한 4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파트너십 제1원칙: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라

    절망의 순간이 바로 비전을 고민할 기회

    100미터 계주를 뛰듯 열심히 20대와 30대를 보냈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기술, 새로운 경쟁자와 급변하는 시장을 늘 맞닥뜨려야하는 IT 업계에서는 회사도 직원도 단거리 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맞이한 40대는 조금씩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일에 대한 열정도 심드렁해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기술과 시장이 진보하는 속도를 내 능력으로는 따라갈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불안감이었다. 내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을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요즘 말로 이른바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온 것이다.


    언제까지 해마다 진행되는 구조 조정에서 살아남는 1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언젠가는 더 쌩쌩한 부품으로 교체되겠지? 이러한 불안감은 두더지 게임의 두더지처럼 아무리 망치로 내리쳐도 불쑥불쑥 올라와 가슴 한편을 서늘하게 훑곤 했다. 그러한 불안감이 현실이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날 아침 한 통의 메일을 받기 1년쯤 전이었다. 30대 초반의 호주 직원이 팀에 합류했다. 내가 관리하던 호주를 대신 맡아 줄 그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큰 규모의 회사는 처음인 참한 금발의 친구였다. 그녀에게 호주와 뉴질랜드의 관리를 맡기고 나는 한국과 동남아시아를 새롭게 맡아 사업을 키워야 했기에 그녀의 멘토가 되어 성심껏 지도하며 도와주었다.


    그렇게 그녀도 나도 열심히 일하던 어느 날, 툭! 소식 하나가 날아들었다. 늘 그러하듯 그날도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밤새 전 세계에서 날아 든 메일들을 빠르게 스캔하고 있었다.


    “OO일을 기점으로 라나 몽고메리를 아시아 리전 매니저로 임명합니다.”


    그랬다. 나보다 열 살이나 어린 그녀가, 내가 멘토링한 금발의 그녀가 내 매니저가 된다는 소식이었다. 아니, 어째서 이런 결정이 내려진 거지? 내가 뭘 잘못했지? 그동안 성과가 높다며 특별 교육까지 보내준 것은 뭐지? 앞으로 나는 어디로 가야하지?


    끝도 없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생각이 많으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밤새 뜬눈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낮에는 멍해진다. 밤에는 잠 못 이루고 낮에는 멍한 날들이 이어지면 기력이 급격히 쇠하고, 급기야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 우울증이 찾아온다. 그렇게 가슴 한편에 웅크리고 있던 불안감이 어느 날 갑자기 현실이 되었다.


    그동안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내가 가고 싶은 길은 어디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만 내달렸다. 목표가 주어지면 달성하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갑자기 목표물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끝없는 안개 속에 혼자 남겨졌다. 그제야 나는 내 삶의 목적도 없이 그저 체셔캣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살아왔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내 삶의 목적과 원칙을 세울 때 보이는 나의 비전

    일을 업으로 승화시킬 때 일은 나를 넘어 사회에까지 사랑을 전달하는 숭고한 무엇이다. 내가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해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줌으로써 이웃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곳에 사랑이 있다면 고생이 바로 행복이다. 나는 내 업을 통해 나와 이웃이 행복해지는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수많은 질문과 고민 끝에 내 일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넘어 아시아와 호주 커뮤니티 리더들을 찾아다니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내 일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필요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그러한 인재들은 기술 커뮤니티와 산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것이 바로 내 일의 본질적인 가치다.


    내 삶의 목적과 원칙이 세워지자 드디어 안개처럼 흐릿했던 시야가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내 인생의 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면의 관찰과 깊은 사유를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니 상황은 똑같은데도 모든 것이 다르게 보였다.


    열 살 어린 라나도 다르게 보였다. 그녀의 훌륭한 인성과 효율적이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파악하면서 알게 된 나의 부족한 부분을 그녀가 멋지게 채워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마찬가지로 그녀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나를 한 차원 더 성장시키는 성숙한 파트너십의 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멋진 파트너십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공감하고 경청할 때 보이는 상대방의 비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회장을 포함하여 본사의 높은 분들은 자신의 상처나 아픔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는 느낌도 든다. 지금 일하는 팀으로 옮겨와 처음 부서의 제너럴 매니저(사장급)를 만났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내 소개를 할게. 나는 아이가 둘, 아내도 둘이야. 물론 한 명은 전 아내지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간과 기계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계는 상처도 없고 아픔도 없다. 가짜 꽃처럼 예쁘고 멋지지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사람만이 자신이 가진 약점과 아픔을 나눔으로써 다른 사람을 보듬고 위로하면 더 큰 감동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아무런 흠 없이 완벽하게 보이려고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보이지 않는 상처와 아픔에 대해 경청하고 공감하는 힘이 필요하다. 거기에서 바로 파트너십 제 1원칙인 나의 비전과 상대의 비전을 꿰뚫어볼 수 있는 본질적인 힘이 나온다. 상대방과 내가 입으로 만들어내는 번드르르한 비전이 아닌, 진정성 있고 무궁한 에너지가 나오는 본질적이고 날것 그대로인 비전 말이다.


    파트너십 제 2원칙: 상호 호혜의 원칙

    상호 호혜란?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것

    열 살 어린 라나가 매니저가 되고 많은 팀원들이 떠나면서 극심한 혼란을 겪던 나의 내면은 새로운 비전과 함께 편안한 상태가 되어있었다. 나에게 일을 한다는 것은 이제 완전히 다른 의미였다. 일은 내가 업을 이루고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소중한 요소였다. 본질적인 가치를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 내가 하는 인플루언서 매니징도 매우 중요한 일처럼 느껴졌다.


    놀라운 것은 회사와 동료들이 내 성장의 파트너로 여겨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회사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곳, 동료는 더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회사가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훌륭한 성장 플랫폼으로 여겨졌다. 물론 사티아 회장 이후에 새롭게 등장한 성과 평가 지표도 이러한 변화에 불을 지폈다.


    이제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든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성장 마인드셋’을 장착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리고 내 성과만을 생각하고 다른 이들의 성과는 신경 쓰지 않던 관행도 완전히 버려야했다. 이제 다른 사람, 타 부서의 성공에 반드시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일과 아이디어, 노력을 활용해 내 성과를 올릴 수 있어야 했다. 일을 하면서 나의 영향력을 늘 고민해야 했다.


    회사의 비전과 내 비전이 일치하고 동료와 상사가 훌륭한 성장 파트너로 인식되자 나의 성과와 성장도 빠르게 올라갔다. 신기한 일이었다. 경쟁하지 않고 도우려했을 뿐이었다. 나의 성장만큼 내 동료, 내 부서, 더 나아가 회사와 고객, 그 모두가 속한 사회의 성장을 돕기 시작하자 나의 성장이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라나가 나에게 일대일 미팅을 요청했다.


    “소영, 네가 아시아 리전을 맡아주면 좋을 것 같은데 네 생각은 어때?”


    얼마 전까지 만해도 열 살 어린 후배가 내 매니저가 되어 회사를 떠나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하던 내가 팀장으로, 그것도 리전 매니저로 승진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라나, 정말 고마워. 내가 우리 팀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최선을 다해볼게.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너의 도움을 받아가며 조금씩 나아갈게.”


    우리의 파트너십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라나는 글로벌 리더로, 그 다음에는 글로벌 인플루언서 그룹의 디렉터로 승승장구하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나 또한 그녀에게 많은 것을 배우며 더 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파트너십 제 3원칙: 코칭하고 피드백을 나눠라

    코칭과 피드백의 힘

    사티아 회장이 부임하고 또 하나 바뀐 것은 매니저의 역할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애자일 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피플 매니저는 더 이상 지시하고 팀원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제 팀원의 개성과 특장점을 찾아 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의 역할을 부여 받았다. 그래야 직원 개개인이 내부의 보고 체계보다 고객에게 더욱 정성을 다하는 진정한 애자일 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매니저가 이런 코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각종 교육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고성 과자를 피플 매니저로 뽑던 관행에서 탈피하여 코치로서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을 피플 매니저로 뽑기 시작했다.


    이제 딜리파에 대한 나의 코칭이 시작되었다. 우선 그의 문제점을 확실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었다. 다만 강압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심혈을 기울였다. 딜리파에게도 내 아들 또래의 아들이 하나 있음을 파악하고 우선 거기서부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의 아들도 내 아들처럼 정리를 잘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공통적인 문제를 끌어낸 다음 내가 아들과 진행하고 있는 일주일 단위의 일정 체크 프로세스를 업무에도 적용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합의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딜리파는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쏟아 내고, 여기저기서 요청하는 미팅에 끌려다니느라 산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의 일정이 뒤죽박죽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현재 비즈니스 현황에서 그가 꼭 완료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 스스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몇 주에 걸쳐 정해진 시간에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그가 설정한 일주일 단위의 일정들과 주요 데드라인을 검토해 나갔다. 기존의 비즈니스 미팅처럼 딱딱하게 진행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피드백을 전달했다. 조금씩 틀이 잡혀갔고, 그가 중구난방 제안하던 아이디어들도 비즈니스의 큰 틀과 맥락 안에서 새롭게 정리하는 방법을 터득해갔다.


    뒤돌아보면 특별한 조치를 하거나 대단히 멋진 솔루션을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딜리파는 연신 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외롭고 고독한 순간에 자신의 아픔을 경청하고 공감해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또한 자신의 부족함을 질책하기보다 차근차근 이끌며 앞으로 그의 커리어 전반에 꼭 필요한 덕목을 완전히 내면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나 또한 달리파의 성장이 감사했다. 이 과정에서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세운 비전과 파트너십의 힘을 완벽하게 실현해볼 수 있었던 훌륭한 테스트베드였던 셈이다. 회사와 나, 상사와 나, 팀원과 팀장인 나도 서로의 성장을 돕는 멋진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파트너십 제 4원칙: 촘촘하고 빈틈없이

    세계를 촘촘히 연결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

    2020년 6월 결산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연매출은 1,430억 달러, 즉 167조 원에 달하고 약 30%의 순수익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매출을 반영하여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은 고공 성장 중이다. 같은 기간 약 52%의 주가 성장률을 보였으니 말이다. 내가 입사하고 장장 10년 넘게 20달러 대를 넘지 못하던 주가가 한 해만도 50% 넘게 올랐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세계 직원 수는 현재 16만 3,000명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이 직원에게서만 나온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왜냐하면 직원 수 이상의 파트너 군단이 전 세계를 촘촘히 엮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영업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단독으로 세일즈를 하지 않아요. 꼭 저희와 같은 파트너사와 함께 2인 1조가 되어 세일즈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사 메타넷의 권순만 부장의 말이다. 윈도우, 오피스와 같은 제품부터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제품을 판매할 때도 파트너사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래서 전 세계의 MPN(Microsoft Partner Network)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여 현재 수만 개가 존재한다. 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짝을 이뤄 전 세계에서 모든 업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맞춤형으로 이끌고 있다.


    세일즈 파트너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선보이는 각종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 AI 같은 기술들을 먼저 공부하고 전파하는 파트너로 MCP(Microsoft Certified Partner)가 있다. 이들 기술 파트너들은 전 세계의 각종 기술 트레이닝을 이끌며 다른 기술자를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기술 커뮤니티를 이끄는 커뮤니티 리더 MVP(Most Valuable Professional)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전 세계 기술 공동체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 세계 교육자들의 파트너 그룹, 스타트업 파트너 그룹 등 파트너십은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 전략은 단순히 매출 공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파트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을 제공하고 마케팅과 세일즈를 지원한다. 해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트너를 위한 글로벌 컨퍼런스는 직원을 위한 컨퍼런스와 거의 같은 규모와 정성으로 개최한다. 계속해서 권순만 부장의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인스파이어와 같은 파트너 행사에 참여하면 전 세계 파트너에게 감사하다는 사티아 나델라 회장의 인사부터 시작해요. 윈도우와 오피스에서 클라우드로 핵심 사업이 이동하면서 파트너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도 사실이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의 핵심 플랫폼을 제공하고 파트너는 각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그는 10년 넘게 파트너사에 근무하며 기술자 커뮤니티의 파트너격인 MVP뿐만 아니라 MCP로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성장해왔다. 권순만 부장이 성장하는 만큼 마이크로소프트도 성장해갈 것이다. 새로운 혁신의 시대에도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