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지은이 : 장원청(역:김혜림)
출판사 : 미디어숲
출판일 : 2021년 02월




  • 심리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 무기가 됐다. 심리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 심리의 작동 원리와 그 비밀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다양한 심리 현상을 설명해준다. 썸을 타는 연인이 있다면 상대방도 나를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고, 직원을 둔 사장이라면 조직 구성원이 임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생산성을 올리는 데 쌓인 감정을 푸는 것이 왜 중요한지, 정말 간절한 부탁을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나를 뛰어넘어 진정한 나를 만나다

    거울 속의 나와 진짜 나 - 미러링 효과

    1902년 사회학자 찰스 호튼 쿨리(Charles Horton Cooley)는 ‘미러링 효과(Mirroring effect)’를 제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아 관념은 타인과 교류하면서 형성되고 타인의 견해를 반영한다. 또한 자신에 관한 생각은 타인으로 인해 생기며 타인의 태도로 결정된다.” 쿨리는『인간 본성과 사회질서』라는 책에서 유명한 비유를 들며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의 거울이고, 그들의 모습을 반영한다.”라고 했다. 이를 미러링 효과라고 한다.


    사회심리학 이론에서는 ‘타인의 견해를 신경 쓰지 마라.’ 라고 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미러링 효과는 모든 사람의 ‘자아관’은 모두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상상할 수 있다. 그다음, 타인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상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나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대해 타인이 어떤 감정을 갖는지도 추측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감정이 우리의 자아인식을 주도한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자선단체에 10만 원을 기부한 후 다른 사람의 여러 평가와 반응을 보면서 타인이 ‘나’를 자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어서 타인의 평가나 여러 피드백을 통해 다른 사람이 ‘나’를 열정적으로 인생을 사는 선량한 사람으로 생각하리라고 추측한다. 그후 ‘나’는 이러한 인식과 평가에 기쁨을 느끼며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자기 스스로 매우 열정적으로 선량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한 사람이 자아관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반대로 같은 예시를 들어보면, ‘나’는 자선단체에 10만 원을 기부한 후 타인이 ‘나’에 대해 자선 활동을 열심히 하는 척하는 위선자로 평가하는 것을 발견한다. 이런 평가는 ‘나’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고 이로 인해 자신이 자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결코 위선이 아니라고 스스로 믿는다. ‘나’는 타인에 대해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은 절대 위선자가 아니라고 한층 더 확신한다.


    개인과 사호는 이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개인인 종종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진짜 자아 인식을 완성하기도 한다. 즉 우리가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는 사회적 피드백에 따라 결정될 때가 많다.


    실패에 대한 걱정이 많을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 월렌다 효과

    ‘월렌다 효과’는 미국의 유명한 고공 외줄 묘기의 공연가인 칼 월렌다(Karl Wallwnda)에서 따왔다. 월렌다는 역사상 최고의 공중곡예사였다. 월렌다 사전에 실패란 없었다. 1978년 73세의 월렌다는 작별 공연 후 은퇴 선언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동안 어떤 실수도 한 적 없었던 월렌다가 작별 공연에서 철저히 실패하고 만다. 그는 와이어 중간지점까지 갔을 때 난이도가 높지 않은 동작 두 가지를 보여 준 후 바로 수십 미터 높이의 와이어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그의 아내는 말했다. “저는 이번 공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남편이 공연을 나가기 전 ‘이번 공연은 진짜 중요해. 실패가 없어야 해.’라고 끊임없이 말했거든요. 이번은 작별 공연이다 보니 너무나 성공하고 싶어 했고, 그러다 보니 일 자체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노심초사하고 실패할까봐 걱정했던 것이죠.” 그 후 심리학자들은 거대한 심리 압박을 받으며 끝없이 근심 걱정을 하는 심리 상태에 대해 ‘월렌다 심리 상태’라고 불렀고, ‘월렌다 효과’라고도 했다.


    스트레스 심리 연구의 원조, 한스 샐리에(Hans Selye) 의사는 스트레스를 해로운 스트레스와 유익한 스트레스로 구분했다. 유익한 스트레스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생활을 효과적으로 도우며 동기부여를 할 수 있지만 해로운 스트레스는 무기력, 의기소침, 실망감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 신체와 심리 상태에 나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월레스 효과는 바로 이러한 해로운 스트레스에 속한다.


    유익한 스트레스는 긍정적인 정서이지만, 해로운 스트레스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생각을 분산시켜 쓸데없고 터무니없는 생각에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러니 어떻게 성공할 수 있겠는가. 이해득실을 따지고 실패의 쓴맛을 보는 것보다 처음부터 손 놓고 싸우는 편이 오히려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실패할까 걱정하는 심리는 현재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기본적인 대응조차 심사숙고하게(예를 들어 왼발을 먼저 내디뎌야 할지, 오른발을 내디뎌야 할지 고민하는 것) 만든다. 또한 이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에 반응하는 속도 역시 느려져 생각을 둔하게 만든다.



    지혜롭게 세상을 건너는 법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 머피의 법칙

    1949년 미국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일하던 엔지니어 에드워드 머피 대위는 가속도에 대한 인간의 수용 한계를 측정하는 MX 981 로켓 급감속실험에 참여했다. 실험 항목 중 하나는 피실험자의 좌석 지지대위에 16개의 센서를 고정하는 것이었다. 센서는 2개의 전선을 이어 장착해야 하고, 반대로 이으면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판독할 수 없었다. 불가사의하게도 센서 설치 후 머피 대위는 16개 센서의 전선이 모두 예외 없이 반대로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그 후 머피 대위는 자신이 센서를 설계할 때 누군가는 선을 반대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다.


    누군가 개입하면 연결고리에서 실수할 수밖에 없고 또 연결고리가 복잡할수록 개입하는 사람도 많아져 실수할 확률은 더욱 커진다. 즉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어려워질수록 우리가 직면하는 번거로움도 커지게 된다. 결국 일은 계속 잘못되고, 제일 좋지 않은 상황은 꼭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 후, 사람들은 머피의 법칙을 더욱 깊이 파헤쳐 그 속에 내포된 네 가지의 뜻을 밝혀냈다.


    1. 어떤 일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간단하진 않다.

    2. 모든 임무의 완성 주기는 당신이 예측한 시간보다 길다.

    3. 어떤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으면, 굉장한 확률로 그 일은 잘못된다.

    4. 당신이 잘못될 가능성을 예감한다면, 반드시 그 일은 잘못된다.


    머피의 법칙은 비관주의적이다. 일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없고 잘못될 가능성만 있다면 결국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다. 또한 다른 각도로 보면, 머피의 법칙은 우리에게 제일 안 좋은 상황 역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또한 나쁜 일이 더는 커지지 않게 사전에 방지하여 잠재적인 재난을 없애준다.


    중국 옛말에 “모든 일은 세밀하게 처리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비록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우리는 미리 예방책을 세울 수 있다. 이것은 머피의 법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시사점이다.



    나를 끌어올려 성공하라

    성공할 수 없는 사람들의 심리 - 요나 콤플렉스

    ‘요나 콤플렉스(Jonah complex)’는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 매슬로(A.H. Maslow)가 제기한 심리학 현상이다. “우리는 가장 완벽한 순간과 조건 아래에서도 변화를 두려워하고, 크게 용기를 낸다고 해도 상상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몹시 추앙한다.” 즉, 요나 콤플렉스는 일종의 ‘성공했을 때의 두려움’ 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며 성장을 회피하는 심리현상이다.


    요나 콤플렉스는 일종의 모순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기 마련인데, 자신이 잘하지 못할 가능성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한편 사람들은 자신이 잘할 가능성 역시 두려워하는데,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확실한 것은 사람들은 성공을 갈망하는 동시에 성공을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성공의 기회를 잡는 것은 그만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며,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화에 직면해 실패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나 콤플렉스는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도전하는 것을 방해하고 그들 스스로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으면 더 큰 손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라고 믿게 만든다. 요나 콤플렉스는 사람이 진짜 능력을 크게 과소평가하게 한다.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 안에 있는 요나 콤플렉스를 깨뜨려야 하며 대담하게 자기 자신을 돌파하고 추월해야 한다.


    위기를 무시하는 것이 진정한 위기다 - 삶겨 죽은 청개구리 효과

    19세기 말 미국 코넬대학교의 한 연구자는 일찍이 유명한 ‘개구리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먼저, 개구리 한 마리를 끓는 물에 던지자 개구리는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바로 튀어 올랐다. 그 후 다시 개구리를 찬물에 가득 담긴 큰 냄비에 넣고 천천히 냄비를 가열하자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타성에 젖어 밖으로 달아나지 않았다. 천천히 온도가 올라가 결국 견딜 수 없을 만큼 뜨거워졌는데도 이미 튀어 오를 힘을 잃은 개구리는 그대로 삶겨 죽고만 것이다.


    ‘감각 적응’처럼 비교적 느리게 온도가 상승할 때는 개구리가 미세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면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지 못해 최적의 탈출 타이밍을 놓치고 만다. 버틸 수 있는 한계 온도에 도달하면 개구리는 탈출하고 싶어도 이미 뛰어오를 수 없는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는 바로 매우 완만하게 온도가 올라가는 과정 중에는 개구리가 온도 상승을 느끼지 못해 신경계의 경계를 늦춰 온도 변화에 무감각해졌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도 위기의식을 상실한다면, 따뜻한 물속의 개구리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할 최적의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예측할 수 없는 손실을 얻을 수도 있다.


    빌 게이츠는 일찍이 여러 차례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산은 단지 18개월 만에 일어난다.” 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것은 언제나 위기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그만의 표현이었다. 사실, 첨단기술산업뿐만 아니라 많은 전통 제조업의 기업 문화에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가장 나쁜 상황은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상황에 닥쳤을 때 스스로 구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진짜 위기 역시 재난에 처했을 때가 아니라 점점 퇴화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잠식되고 결국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는 것이다.



    인생은 한 판 게임이다

    사소한 계기로 누구든 악인이 될 수 있다 - 루시퍼 효과

    1971년 짐바르도(Philip Zimbardo) 교수는 24명의 평범한 대학생 참가자를 모집해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건물 지하실에 모의 교도소를 만들었다. 그는 피실험자를 두 팀으로 나누어 각각 교도관과 죄수의 역할을 맡긴 후 자신은 교도소장을 맡았다. 그리고 순조로운 실험을 위해 피실험자 모두에게 실험 중에 발행할지 모를 인권 침해에 대한 협의 서명을 받았다.


    실험 초기에는 피실험자들이 어색해하며 역할에 몰입하지 못했다. 특히 죄수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그러했다. 실험 당시 자유분방한 히피 문화의 영향으로 죄수 역할의 학생들은 종종 교도관에게 반발했고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 역시 죄수를 압박하고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실험 다음 날 아침부터 모의 교도소에서는 반란이 일어났다.


    짐바르도 교수의 개입으로 몇몇 교도관들은 죄수들을 본격적으로 진압해 나갔다. 죄수를 시멘트 바닥 위에 발가벗겨 재우고 모욕적인 고문을 가했으며 샤워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도관들은 역할에 적응하며 점차 잔혹한 방법으로 징벌을 가해 지켜보던 연구원들이 제지해야 할 정도였다.


    실험이 시작되고 36시간이 지나자 정신적 충격을 받은 한 죄수는 신경발작 증세를 보여 실험을 중도 포기했다. 그리고 48시간이 지났을 때 단지 죄수 역할을 맡았을 뿐인 평범한 대학생들이 역시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교도관들의 학대로 이성을 잃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짐바르도 교수조차 방관자 역할에 심취해 고문당하는 죄수들을 보여 흥분해서 자신의 연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것 좀 봐. 정말 끝내주는 장면이야!”


    실험은 단 6일 만에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었다. 이미 권력의 맛에 빠져 버린 교도관들은 역할 놀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결국 짐바르도 교수의 연인이 강력하게 항의한 끝에 실험이 종료되자 몇몇 교도관들은 실험이 중단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짐바르도 교수와 교도관 존 베니, 기타 참가자들 모두 원래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스탠퍼드 교도소’에 갇히면서 잠재된 ‘루시퍼(성경에 나오는 사탄의 이름)’와 같은 악마적 본능을 깨우고 말았다.


    이 세상에는 선하기만 한 사람도 없고 악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 이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선과 악은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잠재되어 상황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제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질서가 바로잡힌 환경에서 ‘악한 본성’은 깊숙이 감춰지지만, ‘스탠퍼드 교도소’처럼 법으로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만나면 권력을 쥔 ‘루시퍼’처럼 언제든지 밖으로 튀어나와 좋은 사람을 악한 사람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루시퍼 효과(Lucifer Effect)’라고 한다.


    영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누구나 옷장 속에 해골을 감춰두고 산다.” 다시 말해 아무리 좋은 사람도 마음속엔 악한 본성이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한 절대적 신뢰는 언제 깨어날지 모를 ‘루시퍼’에게 자신의 운명을 쥐여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꼭 실력으로 승패가 갈리는 건 아니다 - 사격수 게임

    세 명의 사격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들 사이의 원한이 너무 깊어 화해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국 싸움에 이르렀다.


    이 세 사람 중, 갑의 사격 기술은 가장 뛰어나 10발 중 8발을 맞췄고, 을의 사격 기술은 보통으로 10발 중 6발을 맞췄다. 마지막으로 병의 사격 기술은 가장 떨어져 10발 중 4발만 맞췄다. 만약 세 사람이 동시에 총을 쏘는데 한 사람당 한 발만 쏘도록 허락한다면 과연 누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까?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말고 먼저 우리는 사격수 각각의 최선책을 생각해 보자. 갑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사격술이 자산보다 못한 을을 먼저 죽이는 것이다. 그러나 갑이 한 것처럼, 만약 을이 병을 먼저 제거하면 그는 반드시 갑에게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을의 최선책은 자신에게 가장 위협적인 갑을 먼저 제거하고 그 후 쉽게 병을 죽이는 것이다. 병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최선책은 먼저 갑을 제거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갑의 위협이 을보다 크기 때문이다. 결국 이 대결에서 가장 먼저 죽게 되는 사람은 사격술이 가장 좋은 갑이며 사격술이 가장 떨어진 병이 살아남을 확률이 오히려 가장 높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사격수 게임’이다. 여러 명이 참가하는 대결에서 승리의 여부는 단순히 참가자의 실력에 달려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격수 병과 을이 실질적으로 연맹 관계를 맺어 손을 잡아야만 생존의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경쟁 상대와 협력하여 다수의 대결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것은 산업 경쟁에서도 많이 쓰이는 책략이다.


    따라서 다수의 대결에서 각자의 생사만 생각하는 것은 유일한 해결 방법이 아니다. 또한 적을 물리치고 승리하는 요인 역시 실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협력할 줄 아는 것, 특히 실력을 비교하여 잠재적인 협력 동맹을 맺는 것이 때로는 진정한 승리의 길이 되기도 한다.



    투자와 소비 속에 숨어 있는 함정

    가격이 비쌀수록 잘 팔린다 - 베블런 효과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경제학 용어 중에 ‘박리다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소비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모두가 진리라고 여긴 이 개념을 정면으로 반박한 사람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Bunde Veblen)은 자신의 저서인『유한계급론』에서 박리다매와는 정반대의 개념을 제시했다. 상품의 가격이 비쌀수록 소비자의 구매욕이 더욱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가리켜 ‘베블런 효과’라고 한다.


    베블런 효과가 나타난 주요 배경으로는 20세기의 소비주의를 꼽을 수 있다. 구매자의 소비행위가 단순히 물질적 만족이 아닌 대부분 심리적 만족감을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고급 차를 구매하며 높은 지위를 과시하고 명화를 사들이며 고상한 취미를 자랑하는 등 몇몇 제품은 베블런 효과가 현저하게 드러났다. 과시욕을 만족시키는 상품일수록 가격이 비싸도 수요는 증가했다. 이러한 소비행태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가격과 품질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눈을 사로잡을 명품을 앞에 두고 발품을 팔며 비슷한 제품의 우위를 비교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지 않을 때 가격은 중요한 선택 요인이 된다. ‘좋은 물건이라서 비싸다.’라는 일반적인 논리가 소비자의 관점에서 ‘비싸니까 당연히 좋을 거다.’로 바뀌는 것이다. 특히 자유 경쟁 시장에서 가격은 상품의 가치를 드러내는 수단이자 품질을 보증하는 근거가 된다.


    소비자는 가격보다 상품 자체의 질을 따져 봐야 한다. 일반상품은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소비자가 자신의 판단력을 믿어도 되지만, 값비싼 고급 제품은 전문가의 안목을 빌려 품질을 살펴야 한다. 품질이 가격을 결정하며, 가격이 품질을 증명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베블런 효과’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부족할수록 더 간절히 갖고 싶어진다 - 희귀성 법칙

    우리는 종종 뭔가를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고,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바로 어떤 물건을 가질 기회가 적어질수록 그 물건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회가 적어질수록, 가치가 점점 올라가는’ 심리가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희귀성의 법칙’이다.


    희귀성의 법칙이 잘 구현된 것 중 하나로, 소비자행동학에서 희귀한 물건을 귀하게 여겨 그에 따른 구매 의욕이 높아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영리한 상인들은 종종 희귀성의 법칙을 이용한다. 바로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이다. 공급과 수요의 수량을 조절해 희소성을 인위적으로 만들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가상 현상을 만들어 소비자의 열망과 상품의 지명도를 상승시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정된 물량만 판매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더욱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의 핸드폰 판매를 들 수 있다. 처음에 아이폰은 생산 능력의 부족으로 번번이 동났고, 품절이 몇 달째 계속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전례 없이 높아졌다. 여기에 재미를 본 애플은 일부러 시장을 ‘허기’ 상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폰4까지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는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극에 달했다.


    아이폰4가 출시되기 전, 애플은 차세대 휴대전화가 곧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고 그 후에는 어떠한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 소비자의 호기심이 완전히 폭발할 때까지 기다린 후 스티브 잡스는 비로소 대회장에 나타났다. 그는 아이폰의 성능을 화려하게 소개하며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바꿔라.”라고 말했다. 그 후 전 세계를 뒤덮은 광고는 이전의 침묵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여 주었고 동시에 소비자의 욕구는 절정에 이르렀다. 애플의 이러한 헝거 마케팅 전략은 희귀성 법칙의 효과를 극에 달하게 했다. 그 후로 새로 출시되는 모든 아이폰에 이 방식을 벤치마킹했고, 아이폰7이 출시될 때야 비로소 다시 주춤해졌다.


    희귀성의 원칙에서 중요한 수단 하나가 바로 사재기다. 이는 본질적으로 경쟁 구매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희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마음속에 희귀성의 법칙이 생긴다. 일단 경쟁 심리가 생기면 희귀성이 구현되기 시작하고 우리의 마음속에 ‘희귀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


    이처럼 경쟁이 가져오는 희귀성과 허기는 어떤 사물에 대한 사람의 욕망을 쉽게 자극한다. 이 방법은 사실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가 가격을 결정할 때도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려 할 때 판매자는 계속해서 가격을 흥정한다. 이때 우리는 그에게 내가 제시한 가격이 충분히 유혹적이기 때문에 많은 판매자가 나에게 물건을 팔기 원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러면 상대의 기세가 천천히 약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어떤 일에 흥미를 갖기 원한다면 크게 힘들여 그들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 단지 그들을 위해 경쟁상대를 만들면 된다. ‘희귀성’에 대한 두려움은 타고난 본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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