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지은이 : 김용섭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19년 04월




  • 2019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Big 4 세대 전체의 특성과 관심사를 들여다봄으로써 요즘 애들과 요즘 어른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에게 물건을 팔고, 표를 얻고, 그들과 함께 일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나아가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세대별 혹은 연령별 주요 쟁점을 거울삼아 대한민국 사회의 내면 깊은 곳까지 꿰뚫어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요즘 애들 :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거침없는 도전 _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세상을 바꾼다

    밀레니얼 세대가 왜 중요한가

    누가 밀레니얼 세대인가?

    밀레니얼 세대라는 말은 미국의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쓴 『세대: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칭했다. 사실 처음 밀레니얼 세대라는 말이 만들어지고 논의가 시작된 1990년대만 해도 밀레니얼 세대는 어린이들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부터 이들의 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들의 범위를 좀 더 구체화시키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유럽은 베이비붐 세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0년대인 데 반해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인 1950년대다. 미국의 X세대가 1960년대 초부터인데 한국은 1970년대생들이다. 미국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한국식으로 보정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중요한 차세대로 보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였고, 이후 밀레니얼 세대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름이 많다는 건 그만큼 그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이들의 특성을 담아낸 여러 이름만 잘 파악해도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건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통상 15세 이상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거나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라고 하는데, 주로 15세에서 64세 사이로 보고, 이 중 핵심 나이로는 20대 중후반에서 50대 초중반까지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1월 기준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 경제활동인구는 2745만 5000명으로, 15~64세 중 61.9%다. 1000~1200만 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한국의 경제와 미래를 이끌 차세대 주자라고 얘기하는 건 이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이 병역, 근로, 납세, 소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그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기성세대에겐 당연했던 것들이 왜 밀레니얼 세대에겐 통하지 않을까?

    ‘왜?’라고 따져보지 않고 ‘원래 그런 거야’라며 받아들이는 세대들이 사회를 계속 이끌어오다 보니 이런 태도가 전통이 되고 관행이 되었다. 그런데 ‘왜?’를 따지고 전통이나 관행에 적극적으로 반기를 드는 세대가 등장하면서 당연했던 것들과의 결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크레딧카드닷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5분의 1정도는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팁을 내지 않을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3분의 1은 최소한의 팁을 낸다고 답했다. 과거세대에 비해 팁에 인색해진 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관성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다. 서비스 종사자의 급여가 팁에 의존하는 노동 환경이 불합리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팁 문화가 있는 곳에서는 서비스 종사자의 열악한 임금을 팁으로 어느 정도 보전해준다. 당연히 노동자에게 불리하다. 합리적 평가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관행을 방치하는 것도, 이런 관행에 일조하는 것도 못마땅해한다.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영국이나 미국 등에 널리 퍼져 있는 팁 문화는 18세기부터 시작되었다. 300년 넘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인 셈인데, 밀레니얼 세대는 이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지 않을 기세다. 팁 문화를 관성적으로 받아들였던 과거세대들과 달리 밀레니얼 세대는 서비스가 마음에 들었을 때만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밀레니얼 세대뿐 아니라 Z세대들도 이런 입장에 가까우니 앞으로 팁 문화는 지금보다 더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팁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소비에 적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문제 있는 기업이 만든 상품은 아무리 품질이 좋더라도 사주지 않으려 한다.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익숙한 세대라서 좋은 물건의 기준을 더 이상 물건 자체의 품질에만 두지 않는다. 전통 있는 유명 브랜드라도 하루아침에 외면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축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 ‘노후를 위해 젊어서 저축을 많이 해야 한다’ 같은 얘기는 금리가 높아 저축으로 돈이 불어나는 게 실감났던 과거세대에나 해당된다. 지금처럼 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로서는 저축할 돈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대비로 보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미래를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 욜로와 작은 사치를 받아들인 건 그들이 소비지향적이어서도, 일하기보다는 놀고 싶어서도 아니다.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 주로 저축이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각자의 방법이 있다. 이들은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우는 데 투자를 하는 것이 저축 이상의 가치가 있는 미래 준비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기성세대보다 밀레니얼 세대가 더 개별적 다양성이 크다. 기성세대가 아는 인생의 방향은 몇 가지 안 되었고, 성공한 인생이라 하면 돈과 지위를 우선 떠올렸다. 자신이 원하는 인생, 자신이 만족하고 즐거워하는 일을 하는 것은 과거세대에겐 사치일 때가 많았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세대의 성공관을 따르기는 어렵다. 좋은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내 집을 마련하고, 노후자금까지 마련하기가 점점 어렵다. 과거세대의 성공관을 따르다 보면 실패한 인생, 이른바 루저가 되기 쉽다. 반대로 과거세대의 방식을 버리고 오늘에 충실하고 즐겁게 사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여기면 위너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게 당연했던 것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당연하지 않게 된 가장 큰 배경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누구나 직업을 가지고 경제 활동을 하면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의 경제력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다음 세대가 늘 이전 세대보다 더 풍요로웠다. 경제는 계속 성장했고, 기회는 더 많아졌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가난해질 첫 번째 세대다. 따라서 이전 세대들이 갖고 있는 돈과 소유, 성공에 대한 관점을 대신할 그들만의 관점이 필요해졌다. 밀레니얼 세대가 특이한 별종이라서 과거로부터 이어져오던 전통과 관성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게 스스로 적응하고 있어서다. 중요한 건 밀레니얼 세대의 적응과 진화가 향후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분야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점이다.


    신입사원이 사표를 쓰는 것도,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것도 이런 변화 중 하나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는 당연한 것에 대한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원래 그랬어’ ‘우리 때는 그랬어’라는 식으로는 절대 간극을 좁히지 못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단지 결혼관만 바뀐 게 아니다.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바뀌어 있고, 그중에 하나가 결혼관일 뿐이다. 직업관, 경제관, 정치관 등에 대해서도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기성세대 정치인들이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Z 세대가 왜 중요한가

    그들의 영향력이 커져서다. 과거 10대들이 가진 사회적, 경제적 역할은 아주 제한적이었다. 부모와 선생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자율적 판단과 결정권을 충분히 갖지 못했다. 뉴스와 정보 접근성도 제한적이었고, 당연히 세상을 보는 시각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학 진학이 최우선 과제였고, 입시교육 환경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10대는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보고 있고, 유튜브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성세대가 가장 간과하기 쉬운 세대가 바로 Z세대다. ‘애들이 뭘 알아’ ‘애들이 뭘 하겠어’ 같은 시각으로 그들을 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그런 시각으로 보다가 큰코 다친 적이 있다. Z세대도 생각보다 막강한 소비세력이자 정치세력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부터 없애야 요즘 Z세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10대가 몸만 커진 게 아니라 생각도 행동도 커졌기 때문이다.


    Z세대의 정치 세력화는 가능할까?

    한국의 선거 가능 연령은 1948년 21세로 시작해, 12년 후인 1960년에 20세로 낮춰졌고, 그로부터 45년 후인 2005년에 19세로 낮춰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6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에 18세로 선거연령을 조정하라고 정치권에 권고했다. 2017년에는 전국교육감협의회에서도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시켜달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를 계산하던 정치권에서는 미루기만 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많은 후보가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막상 선거 후에는 달라지지 않았다. 진보정당에서는 2000년 초부터 18세로 낮추자는 의견을 적극 제기했지만 그들은 힘이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청소년들이 미성숙하다거나 학생은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진짜 이유는 19세에서 18세로 조정되면 60만 명의 신규 유권자가 생기는데 이들의 투표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여기는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4대 의무라는 교육, 근로, 납세, 국방의 의무는 18세부터다. 18세에게 선거권은 주지 않았지만 의무는 줬다.


    2020년이 되기 전에 18세가 투표권을 얻을 가능성이 크며, 18세 유권자 60만 명이 추가되면 18, 19세 등 10대 유권자만 120만 명이 된다. 단지 60만 표가 추가되었다는 의미 이상으로 이들 60만 명의 목소리는 유튜브를 비롯해 SNS에서 훨씬 큰 목소리로 증폭될 것이고,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유권자 숫자 이상의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에서도 Z세대의 정치세력화가 가시화된다는 이야기다. Z세대의 일부가 곧 20대 초중반이 될 텐데, 그들이 밀레니얼 세대와 연대하면 더욱 더 큰 정치세력화가 될 수 있다.


    Z세대가 어떻게 소비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Z세대 중 10대는 부모의 용돈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들은 정식적인 경제활동 인구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소비세력으로서 이들의 역할에 대해 간과하기 쉬웠다. 기업이 주목해야 할 것은 Z세대가 쓰는 용돈보다 그들이 부모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다. Z세대의 부모는 X세대이고 이 중 일부가 영포티다. 영포티로 진화한 X세대는 권위적인 부모보다는 친구 같은 부모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고, 과거세대에 비해 자녀와 소통도 원활하다. 즉 가족을 위한 의사결정에서 자녀의 목소리가 배제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특히 Z세대는 유튜브에도 능하고, SNS를 통한 다양한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부모가 무엇을 사려고 할 때, 이들이 기업의 평판을 검색해 부모에게 알려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부모가 사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Z세대가 용돈을 지출하지 않는 영역인 식품 및 음료, 가구, 가정용품, 여행 등의 구매에 부모에게 영향력을 많이 행사한다는 점이다. Z세대가 직접 지출하는 품목 외에도 기업들이 그들의 영향력을 고려해 마케팅하고 브랜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다.


    Z세대를 위한 마케팅에서 친환경, 사회적 책임 같은 이슈는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이전 세대와 달리 광고가 효과를 보지 못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 같은 광고보다는 또래집단 내에서의 추천과 연결이 훨씬 필요해졌다. 이러한 추세는 어느 나라 Z세대나 마찬가지다. 그들이 소셜미디어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세대, 특히 유튜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대라서 그렇다.



    요즘 어른들 :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진화 _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의 변신은 무죄다

    왜 X세대는 영포티가 되었나

    X세대는 1990년대 초 신세대라는 이름과 함께 등장했다. 이 중 중심세력은 1970~74년생들인데, 이들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이 X세대로서의 특성을 발휘하여 신세대 신드롬을 만든 1990년대 초중반 한국경제는 꽤 좋았다. 1988년 올림픽 이후 정부는 해외 문화, 해외 브랜드에 개방정책을 시행했고,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X세대였다. 당시 기성세대는 누려본 적 없는 풍요를 누리며 새로운 소비를 했던 사람들이 당시의 20대이자 한국사회의 평균연령대 소비자들이었다.


    왜 영포티가 등장했을까?

    세대를 규정하는 기준을 태어난 시점과 그들의 힘이 드러난 시점이다. 하지만 한 번 규정되었다고 해서 세대의 속성이 그대로 굳어지는 것은 아니다. X세대를 신세대로만 기억해선 안 되는 이유다. 진화된 모습으로서의 영포티로 X세대를 다시 봐야 한다. 물론 X세대가 다 영포티가 된 것은 아니다. X세대 중 영포티가 된 사람들은 기성세대가 가진 관성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를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늙어간다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관성에 사로잡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나이와 관계없이 상대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는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 나이는 들어갈지언정 늙은이가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포티는 40대를 불혹으로 보기를 거부했다. 과거의 관성으로 40대라는 나이를 받아들이기보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받아들이며 좀 더 젊게 살고자 하는 이들이 영호티를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 영포티를 받아들이느냐 그러지 않느냐의 문제다. 삶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문제인 것이다.


    과거에 비해 결혼 시기가 늦어진 것도 영포티의 등장에 일조했다. 40대가 되었어도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많아진데다가, 결혼을 했더라도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으로 아이가 아직 어리다. 사교육비를 본격적으로 부담할 시기가 아직 덜 됐기도 했고, 교육관도 많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X세대로 살았던 이들이 나이를 먹어서도 X세대의 속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점도 영포티 등장의 주요 배경이다. 왕성한 대중문화 소비와 함께, 개인주의적 성향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던 세대가 40대가 되면서 좀 더 자기표현에 능하고, 좀 더 진보적인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X세대의 전성기는 1990년대였지만, 그 뒤로 사라진 게 아니다. 막강한 인구수를 자랑하는 이들은 30대가 되어서도 소비 세력의 중심이었고, 40대가 된 지금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40대는 소득도 구매력도 가장 높을 때다. 경제활동 인구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직장에서도 지위가 높아졌다. 40대 CEO들이 꽤 늘었고, 특히 재벌 2,3세 중에서 40대가 많다. X세대가 경제력에서는 한국 최고의 세대라는 이야기다. 언론계나 문화예술계에서도 40대들의 입지가 크다. 방송국 PD나 신문사 기자들 중에서 40대가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보니, 이들이 어젠다 세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다. 즉 40대들이 한국사회의 문화와 여론에서 주도권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징은 40대가 다른 세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40대의 자녀들은 주로 10대다. 그리고 40대의 부모는 6070대다. 따라서 10대와 6070대는 40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40대가 가족관계에서 중심이기 때문이다.


    영포티의 6가지 주요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 영포티는 집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 집을 재테크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취향의 공간, 라이프스타일의 거점으로 주목하는 첫 세대다.


    둘째, 영포티는 보수나 진보보다는 합리와 상식을 더 우선시한다. 한국의 현실에서는 진보적 정치세력이 합리와 상식에 더 가까워서인지 영포티가 상대적으로 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여당이나 야당 모두 영포티의 성에 차지 않는다. 이념과 정치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정치권이 실용과 합리에 취약하고 경제적으로 무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은 선거에서 영포티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도 정치색을 걷어내고 좀 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영포티는 결혼, 출산에 대한 관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혼과 출산 모두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꾼 첫 세대가 바로 영포티다. 과거의 40대는 거의 다 결혼을 했고, 그들의 자녀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쯤 되었다. 그런데 결혼하지 않는 40대, 결혼했다가 다시 싱글이 된 40대,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 딩크족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과거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보면 불안정한 40대로 보이겠지만, 영포티에게는 개개인이 선택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일 뿐이다.


    넷째, 영포티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거나 희생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크고, 워커홀릭보다는 가족과 잘 지내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다섯째, 영포티는 형식과 허울, 체면치레 같은 허식을 내려놓으려 한다. 형식보다는 내용, 현실과 실리, 실용성을 중시한다. 권위적이지 않고 쿨하려고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들이 가진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고 상식에 가치를 두는 관점에서 나온다.


    여섯째, 영포티는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다. 왕성한 소비문화 세대였던 과거 X세대의 흐름을 여전히 이어간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수용능력이 좋다. 특히 하이테크에 대한 적응력이 좋다. 새로운 디지털 디바이스나 기술문화에 대한 수용력이 좋다 보니, 2030대와 좀 더 잘 소통하고, 새로운 IT비즈니스나 산업의 변화에도 잘 적응한다.


    왜 베이비붐 세대는 뉴식스티가 되어야 하나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195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약 900만 명 정도를 일컫는다. 한국전쟁 후 출생율이 가장 높던 시기였다. 이들은 경제성장기이면서 동시에 군사독재 시기였던 1970~1980년대를 2030으로 보냈다. 한국경제가 급성장하는 시기에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했고, 스스로도 그 자부심이 있다. 가장 오랫동안 일을 하고, 가장 많은 돈을 번 세대다.


    평생직장을 누린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가족보다는 회사에 더 충성하던 세대다. IMF 구제금융 위기를 맞아 타격을 입은 세대이기도 하고, 1990~2000년대 부동산 호황기를 누린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지금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이 되었고, 태어났던 숫자에서 꽤 많이 줄어서 지금은 780만 명 정도가 남았다. 일부는 퇴직을 했고 앞으로 몇 년간 이들의 퇴직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그들은 역사상 가장 활동적이고 소비욕망이 충만한 60대가 되었다. 그들에게 60대는 더 이상 노년이 아닌 중년일 뿐이다. 은퇴를 했지만 그들은 인생의 마무리라는 인식보다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기대수명이 80중반을 넘은 지금은 60대에 퇴직하면 25~30년 정도의 시간이 주어진다.


    정년퇴직을 하고도 이들은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자식이 부양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하지 않는다. 그들의 자녀 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다. 물론 베이비붐 세대는 자신의 부모를 봉양했다. 한집에서 모시며 직접적 부양을 못한 경우 생활비와 병원비 등 경제적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게 여겼다. 그리고 이들은 자녀들에게도 아낌없이 줬다. 자식을 대학 보내고 결혼시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자신이 감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지금 베이비붐 세대는 줄 건 다 줬지만 받지는 못하는 첫 번째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는 과거 기성세대와는 다른 퇴직 이후의 삶인 노년을 보낸다. 이들은 새로운 노년문화를 만들어갈 사람들이다. 노년이라 인식하지 않는 첫 번째 60대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뉴식스티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세대가 바로 베이비붐 세대다.


    정말 베이비붐 세대는 다 꼰대고 지는 해일까?

    베이비붐 세대 중에는 꼰대도 많고, 지는 해도 많다.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도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시대적 변화에 맞게 진화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중요한 소비세력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어른 역할을 한다. 그들이 바로 뉴식스티다.


    2018년 7월 한국갤럽이 성인의 스마트폰 사용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60대 이상이 2012년 상반기 10% 초반에서 2013년 7월 30%, 2016년 1월 60%, 2017년 1월 76%, 2018년 7월 77%였다. 60대 이상이니 60대로만 좁히면 사용율은 더 높아질 것이다. 50대 사용율은 96%다. 노인세대와 달리 이들은 모바일 격차, 디지털 격차를 별로 겪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생활수준이 낮은 경우 스마트폰 사용율도 낮았다. 60세 이상에서 특히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경제력 없는 노인세대가 치명적 디지털 격차를 가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거나, 디지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은 맥도날드에서 주문도 못 한다. 은행업무도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다 보니 은행영업소를 찾아가야 하는데, 은행들은 점차 오프라인 영업소를 축소하는 추세다. 노인층의 금융소외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소외나 격차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사회적 변화에 맞게 적응하고 진화하지 못하면 불편이나 차별이 심각해진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적어도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상황 자체에 빠지지 않도록 변화에 계속 적응해나가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뉴식스티가 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진화하지 못하는 자는 도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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