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2
 
지은이 : 이노션 인사이트그룹
출판사 : 싱긋
출판일 : 2021년 10월




  •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그간의 익숙한 삶이 송두리째 뜯겨나가면서 우리의 일상은 잠시 정체되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라는 말이 나오는 등 코로나가 뒤흔든 세상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2022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분명한 것은 혼란의 시기임에도 누군가에게는 전에 없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희망의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기회는 앞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의 트렌드를 준비할 수 있는 사람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2』에서는 우리의 삶과 맞닿은 4가지 키워드인 ‘놀이’, ‘일상’, ‘세상’,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 인덱스 조사로 도출한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2022년을 그려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2


    일상

    뉴 럭셔리 코드: 로망은 필수템

    명품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

    플렉스로서의 명품

    MZ세대의 명품 소비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플렉스(Flex) 문화다. 플렉스란 원래 ‘구부리다’, ‘몸을 풀다’라는 뜻이나, 미국의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자신의 부와 성공을 자신 있게 자랑하고 과시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으로 쓰였다. 과거에는 명품이라는 고가의 사치품을 구매한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며, 그것을 남들에게 당당하게 자랑하고 과시한다는 것은 다소 눈치가 보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요즘 MZ세대는 다르다. 물론 그들도 지나친 명품 소비는 과소비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지르다’라는 표현을 함께 쓰는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 번 돈이든 부모나 친척들에게 받은 돈이든 자신이 열심히 모은 돈으로 명품을 사는 것은 스스로에게 당당한 자기 보상 행동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구입한 명품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도 한다. 자신의 돈으로 구입한 명품을 자랑하고 싶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이 일련의 과정은 모두 즐거운 놀이가 된다.


    명품 브랜드의 변화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부상

    아미, 메종 마르지엘라, 메종 키츠네, 르메르, 오프화이트, 스톤아일랜드, 로에베……. 위 브랜드들은 모두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소위 신명품이라고 불리는 명품 브랜드이다.


    그들이 MZ세대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가격이 기존의 전통 럭셔리 브랜드의 절반 정도 수준인 컨템포러리 브랜드이다. 비싸게 사서 애지중지하며 특별한 날에만 사용하는 기존의 명품과는 달리 부담없이 매일 쓸 수 있는 캐주얼하고 실용적인 명품인 것이다.


    로고 플레이에서도 전통 명품 브랜드와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이 브랜드들은 시그니처 로고라고도 불리는 상징 요소를 MZ세대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심플함에 있다. 제품 전체를 화려한 패턴으로 디자인하기보다는 포인트만 개성을 살리는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물론 기존의 명품 브랜드들도 이러한 로고 플레이를 안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차이는 전통 럭셔리 브랜드들은 대부분 브랜드명의 이니셜로 된 텍스트 기반 로고를 활용한 반면,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브랜드명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징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지고 놀기도 좋아 크리에이터 성향이 강한 MZ세대의 콘텐츠 제작 소재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명품 브랜드들이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동시대성이다. 이 시대의 트렌드와 문화를 대변하는 브렌드이기 때문에 지금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것이다. 동시대성은 MZ세대가 또래 집단과의 동질감 및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기성세대와 차별화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컨템포러리 브랜드의 가격이나 디자인 자체보다 그 이면에 있는 동시대성에 주목해야 한다.


    명품 소비 채널의 변화

    합리적 가격으로 무장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부상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등 대기업도 뛰어들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자신의 쇼핑 생태계 안에 명품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의 강점은 가격경쟁력과 정보 편의성에 있다. 병행수입 등으로 유통 절차를 혁신하여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였고, 전 세계 수많은 상품을 쉽고 빠르게 탐색하고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도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품질과 사후관리다. 품질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는 정품에 대한 신뢰성이다. 중간 도소매업자들을 통해 유통되고 실물을 직접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정품 여부에 대한 불신이 기저에 깔려 있다. 사후관리 측면에서는 배송 과정에서 제품이 손상되어 반품이나 교환, 수선이나 복원을 요청할 때가 생길 수 있는데, 그 과정이 다소 불편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선입견이 존재한다.


    쇼핑을 넘어 여행의 공간으로 진화한 오프라인 명품 매장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대전환 시대, 오프라인 명품 매장들은 온라인과 디지털이 채울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살려 자신들의 매장을 단지 쇼핑만 하는 매장이 아닌 탐험하고 체험하는 여행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찌는 2021년 5월 이태원에 국내 두 번째 플래그심 스토어인 ‘구찌 가옥(GUCCI GAOK)’을 오픈하였다. 한국의 전통주택인 한옥을 모티프로 한 구찌 가옥은 마치 북촌한옥마을처럼 단순 매장이 아닌 관광명소로 느껴지며, 구찌 가옥에서만 판매하는 시그니처 제품들도 유명 여행지에서 사는 기념품처럼 여겨진다.


    샤넬도 여행 명소를 만들고 있다. 서울이 아닌 제주도에 팝업 매장을 연 것이다. 2021년 3월 오픈한 ‘샤넬 인 제주(CHANEL IN JEJU)’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 것임을 미리 예측하고 제주도 내 팝업 매장을 오픈하였다. 이는 기존 명품 팝업 매장이 도심 번화가에서만 만들어지는 관행을 벗어난 사례다.



    세상

    디지털 지구: 메타버스 문명의 등장

    메타버스의 정의와 유형의 변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메타버스

    미국의 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메타버스를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이라는 기존의 가상세계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정의하였고, 이는 현재의 메타버스가 뜻하는 바를 잘 설명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와 투자전문가 신병호의 저서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에서는 고도화된 메타버스에서 나타나는 주요 속성을 다섯 가지로 언급했다. 그 속성은 연속성, 실재감, 상호운영성, 동시성, 경제 흐름이다. 즉 메타버스에서 발생하는 경험은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어야 하며, 실재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에서 경험하고 실행한 결과가 현실세계와 연결되고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활동 가능해야 한다. 아울러 메타버스가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인 자체 경제 생태계가 존재해야 한다.


    메타버스의 진화와 발전 요인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포트나이트’나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시작은 게임이었지만 메타버스로 진화한 예시이다. 이들은 플랫폼을 진화시키는 과정에서 라이프로깅이나 증강현실 등의 SPICE 요소들은 추가적으로 반영하였다. 최근 메타버스는 각 유형별로 분리되어 있다기보다 서로 다른 유형이 융합되어 그 구분이 흐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증강현실, 가상세계, 라이프로깅과 거울세계가 아우러져 있는 네이버Z의 ‘제페토’처럼 말이다.


    메타버스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술력의 발전에 기인한다. 메타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하다. 5G 도입 같은 콘텐츠 속도의 향상은 다수가 동시에 메타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다. 또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AR(증강 현실)과 VR(가상현실)이 각각 기술 안정 단계와 생산 안정 단계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버스 응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타버스,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아바타로 제2의 삶을 살아가다

    땅(Terr)에 내려오다(Ava)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를 합성한 단어인 아바타는 유저를 대신하여 타인과 교류하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 현실과 메타버스의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즉, 다중사용자 기반의 가상공간인 메타버스에서 유저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하여 본인의 다양한 자아를 발현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의 나, 친목모임에서의 나, 혼자 있을 때의 나 등 상황에 따라서 정체성은 바뀌기 마련이고, 이러한 멀티 페르소나는 디지털세계에서 더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부캐’를 구현하기 위한 완벽한 플랫폼이다. 사회적인 자아와는 또다른 자신으로 모드를 변경함으로써 정서적 만족감을 극대화하고, 활동 영역을 분리하여 부캐에게 심리적 자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에는 온라인에서 나를 표현하고 투영하는 데 그쳤다면 메타버스에서는 또하나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상상 속 세상을 경험하다

    대부분의 30대 밀레니얼은 어린 시절에 바비 인형, 로봇, 레고 등으로 역할놀이를 하며 상상의 세상을 만들던 시절이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상상 속 세계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아마 일부 Z세대와 그보다 어린 알파 세대에게는 물질적인 장난감보다 메타버스가 익숙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레고의 형상을 하고 있는 아바타로 즐기는 가상의 세계가 현실세계의 레고보다 익숙하다. 로블록스는 VR기능과 게임이 가능한 소셜 플랫폼으로, 누구나 플레이어인 동시에 제작자가 될 수 있다. 즉 유저들의 상상력에서 비롯된 새로운 ‘작은 세계(Microverse)’들이 끝도 없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듯 각각의 세계관은 게임 형태로 유저들이 제작하여 유통할 수 있다. 쉽고 간단한 캐주얼 게임부터 대규모 서사를 가진 RPG(Role Playing Game)까지 그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말 그대로 상상 속 세계의 구현인 것이다.


    욕구 실현의 공간으로 각광받다

    메타버스는 여러모로 인간의 고차원적 욕구를 채우기 적합한 공간이다. 현실세계에서 해결해야 하는 생리적, 안전 욕구 이상의 욕구들은 메타버스에서 실현하기 적합할 수도 있다. 현실을 모방하지만 실제와는 또다른 사회적 규범 등이 존재하는 메타버스는 현실보다는 한 템포 빠르게 돌아간다. 이러한 공간에서 유저는 실제 자신의 능력과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현실보다 빠르고 쉽게 성취감과 자아실현, 인정 및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메타버스, 그 새로운 기회

    전 세계의 상위 1%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세계를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IT를 주도하는 기업들도 다음 산업으로 메타버스를 꼽고 있으며, 관련 사업들을 이미 개발해나가고 있다. 엄청난 정보량과 기술력을 가진 그들이 도대체 왜 메타버스에 관심을 두는 것일까?


    신규사업 진출시 낮아진 진입장벽

    한 기업이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에는 여러 제약사항이 따르며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컨대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은 오프라인 시설을 최소화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수업을 운영한다. 교수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활용해서 수업중에 누가 발언을 적게 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발언 기회를 균등하게 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또 학생의 수업 태도를 자동으로 감지하여 온라인 강의일지라도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처럼 거대한 캠퍼스를 가진 대학을 메타버스로 옮겨놓으면 수업 운영비를 낮추고,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현실세계와 메타버스의 장점을 살려 효과적으로 융합한 셈이다.


    이렇듯 물리적 공간, 설비에 관한 막대한 투자가 있어야만 진입이 가능했던 산업에 메타버스가 접목되면서 진입장벽이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 거대한 장벽을 갖고 있던 기업에는 새로운 도전자가 쉽게 나타날 수 있으니 위기일 수 있겠지만, 반대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작된 메타버스 경쟁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페토에는 이미 여러 유명 기업들이 입점해 있다. 나이키, 디즈니, 헬로키티 등 대중적인 브랜드와 더불어 구찌, 루이비통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까지 입점해 아바타를 위한 다양한 의상과 굿즈를 판매하는 브랜드 공간을 구축하였다.


    또한 현대차는 제페토에서 차량을 구현해 쏘나타 N라인을 시승할 수 있게 했으며, 최근에는 현대차가 그리는 모빌리티를 로블록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고객 경험 콘텐츠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물리적 제품만을 제조하던 기업들 또한 메타버스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아이템의 상품화에 뛰어들기 시작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네이버는 제페토에서 LG화학은 게더타운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코로나19와 같은 특정 이유로 오프라인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활동들을 메타버스세계 속에서 펼쳐나가고 있다. 앞으로 기업은 메타버스가 이러한 콘텐츠의 유형과 판매 방식을 무궁무진하게 다각화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마케팅

    네오 스페이스: 오프라인 공간 새로고침

    리테일 공간에 더욱더 가혹해진 팬데믹 사회

    감염에 대한 공포, 번거로운 방역 절차, 집합 인원수 제한 등으로 인해 외출은 부담스러운 행위가 되었다. 이동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이동이 가능한 시간대가 제한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방문과 그로 인한 충동구매의 가능성도 감소했다.


    백화점과 편의점, ‘노는 곳’과 ‘들르는 곳’만 성장

    통계청의 리테일 채널별 매출 증감을 보면, 대형마트와 수퍼마켓, 잡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5% 내외의 성장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백화점과 편의점만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백화점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21%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사람들이 여행에 지출하던 소비가 명품패션 시장으로 이동한 이유도 있지만, 백화점이 해당 지역 내의 문화체험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한편 편의점은 기존의 리테일 이외에 생활과 연결되는 서비스를 꾸준히 도입하고 무인화도 시도하고 있다. 무인·하이브리드 편의점(특정 시간에만 점원이 근무하는 무인 매장) 수는 2020년 250개에서 2012년, 1,300개로 크게 증가하였다. 기업 사옥, 대형 쇼핑몰, 휴게소 등 고객 유형화가 가능한 곳 위주로 입점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 상권 입점도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내 프린팅, 공문서 출력, 택배 허브의 기능은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된 상황이다. 또한 하나은행은 CU와 함께 편의점 내에서 무인 계좌 개설, OTP 발급, 은행원 원격 상담 등이 가능한 금융 특화 편의점을 개설하고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적 경험에 집중한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 온라인에서 구매한다

    나이키, 버켄스탁, 이케아 등 많은 브랜드가 아마존 같은 유통 플랫폼에서 자사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자체적인 몰(Mall)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브랜드가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D2C 전략으로, 자사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재편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는 이미 자체 온라인몰로 채널 시프트(Channel Shift, 온라인을 기점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냄에 따라 마케팅 요소 자체를 변혁하는 방법)를 완성한 상태이다. D2C 전략의 핵심은 바로 오프라인 공간의 집중화와 경험의 공간화이다. 고객 접근성 확보 및 매출 증대의 목적으로 확장하던 상설할인매장 등의 판매만을 위한 공간을 최소화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경험 확장을 위해 발전하는 인터랙티브 오브젝트(Interactive Object)

    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방문객이 직접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오브젝트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험 요소들은 그 브랜드의 지향 가치를 잘 전달하는 데에 핵신적인 역할을 한다.


    2021년 8월, 기아는 전기차 EV6을 론칭하면서 성수동에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를 오픈했다. 이 공간은 EV6의 체험형 쇼룸이자 기아의 전기차에 대한 미래 비전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한 공간으로, 충전 시간과 항속거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는 디스플레이, 자신만의 차를 디자인하고 견적을 확인할 수 있는 라이브 캔버스, 전기차의 가속감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오브젝트를 통해 EV6의 차별적인 특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쇼핑 행동을 다이어트한다

    만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리테일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키오스크와 셀프 계산대, 감시 카메라만으로 비즈니스를 구현한 무인 점포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고 있다. 제품의 단가가 낮고 재고관리가 쉬운 아이스크림 매장에서부터 시작되어, 카페, 문구, 반찬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의 약자로 일종의 즉석식품. 일부 조리가 된 상태에서 가공·포장되기 때문에 간단한 조리로 혼자서도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등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고민하지 않는다

    고객이 오프라인 리테일에서 느끼는 불편함의 층위는 다양하다. 온라인에서는 한 번의 터치로 해결되는 상품 태깅과 결제 단계의 귀찮음 또한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아마존이 RFID(무선 주파수 인식), AI 기술 우위를 무기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에, 다른 유통 대기업에서도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2020년 7월 아마존은 스마트 카트인 대시 카트를 론칭했다. 대시 카트는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과 센서 퓨전을 탑재하여 카트에 담기는 상품을 파악한다. 쇼핑을 마치고 대시 카트 라인으로 통과하면 센서가 카트를 인식해 아마존 계정에 연동된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가 이루어진다. 또한 카트에 장착된 스크린에서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의 쇼핑 리스트를 볼 수 있고, 지금까지 담긴 상품들의 합계 금액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가져가지 않는다

    이제 쇼핑에서 제품의 검수와 전달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얼마든지 온라인을 통해 쉽게 전달하고 반품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은 구매 조건을 설득하고 결정하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하고, 상품은 추후에 전달하는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급격히 성장하여 온라인 스트리트 패션몰의 대세가 된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라는 리테일 공간을 오픈했다.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시작된 브랜드답게, 구매 경험을 온라인에 필적하도록 간편하게 만드는 데에 중점을 두었으며, QR코드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쉽게 넘나드는 매장 모델을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모든 제품에 QR코드를 부착하여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며, 할인 및 적립 혜택 또한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급격히 성장한 온라인 리테일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리테일 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며, 아마 머지않은 미래에 모든 쇼핑이 온라인에서 가능하게 될 것이다.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굳이’ 나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내야 하는 브랜드들의 노력은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객 경험이 잘 구성된 리테일 공간을 가진 브랜드의 파워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고객에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장소를 가진 브랜드의 설득력은 온라인에서만 활용하는 브랜드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객이 브랜드 공간에서 주는 특별한 경험에 매료되어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쇼핑의 편리성에 대한 기준은 온라인 구매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여전히 쉽고 빠르게 결제하며,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집에 배달되기를 바란다. 오프라인 매장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쇼핑 경험과의 갭을 메꾸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브랜드가 차별적인 경험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을 조성하는 것과 온라인 구매에 필적하는 간편하고 쉬운 쇼핑을 위한 장치를 개발하는 것을 향후 오프라인 공간의 생존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필수 역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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