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
 
지은이 : 이나모리 가즈오 (지은이), 양준호 (옮긴이)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일 : 2023년 04월




  •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유작으로 경영 리더로서 일생의 깨달음을 담은, 교세라, KDDI, 일본 항공 등 모든 기업에서 유효성이 증명된, ‘경영 12개조’를 소개합니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


    사업의 목적, 의의를 명확히 한다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이 있는 높은 목적을 세운다

    대의명분이 사람을 움직인다

    왜 이 사업을 하는가? 혹은 왜 이 회사가 존재하는가?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우선은 자신이 하는 사업의 ‘목적’이나 ‘의의’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중에는 “돈벌이를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라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상관은 없지만, 그것만으로 많은 사원들을 규합하기는 어렵다.


    사업의 목적이나 의의는 가능하면 차원높은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공명정대한 목적이어야 한다. 사원들을 열심히 일하게 하려면, 거기에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나는 숭고한 목적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대의명분을 갖지 못하면 인간은 마음속에서부터 열심히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모든 사원이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다

    일본항공의 재건에는 세 가지 의의, 이른바 ‘대의’가 있었다. 대의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일본항공의 재건에 임하려고 결심했다. 나는 우선 일본항공의 재건에 이러한 세 가지 의의가 있다는 것을 일본항공의 모든 사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사원들도 ‘일본항공의 재건은 단순히 자신들을 위한 것일 뿐이 아니라 일본 경제와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대의명분을 이해해주었기에 재건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일본 항공의 재건이 갖는 사회적인 의의를 사원들과 공유한 뒤 나는 ‘일본항공이라는 회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회사의 존재 의의도 명확히 했다. 새로운 일본항공에서의 경영 목적은 ‘전 사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교세라의 경영 이념 첫 조항이기도 하고, 내 경영 철학의 근간이기도 하다.


    이런 사고방식에 대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중교통분야의 기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기업이란 업종이나 업태를 가리지 않고 우선은 거기에 모인 모든 사원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흔들림 없는 믿음이기에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주주의 것이며, 경영이란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렇지만 전 사원이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생기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경영의 근간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실적도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주주에게도 이득이 된다.


    나는 사원들에게 “일본항공이라는 회사의 목적은 전 사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하는 데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러자 도산으로 동료들을 잃었고 급여가 크게 줄면서 근로조건이 나빠져 침울해 있던 사원들은 다시금 큰 용기를 내게 됐다.


    그와 동시에 “일본항공은 우리의 회사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회사를 지켜내고 훌륭하게 키워나가자”고 강조하자 많은 사원들이 회사 재건을 자신의 일로 인식하게 됐다.


    회사의 사명, 미션을 확립하고 그것을 공유함으로써 재건의 주역인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해나갔다. 이것이 일본항공의 재건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요인이었다.


    경영자는 전 사원들과 공유하면서 동기를 크게 부여할 수 있는,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이 뚜렷한 회사의 목적과 의의를 확립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조직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만큼 훌륭한 대의명분은 없다.

    경영 12개조 제1조에서 “공명정대하고 대의명분이 있는 목적, 의의를 확립하라”고 나는 교세라나 KDDI, 일본항공에서 “전 사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하는 것”을 첫 미션으로 내걸었다. 즉, 사원들이 행복하면 좋은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누군가는 이에 대해 훌륭하고, 공명정대하며, 대의명분이 있는 경영 이념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을 사랑하고, 사원을 사랑하며,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것은 어떤 대의명분보다도 훌륭한 대의명분이며, 어떤 미션보다도 공명정대한 미션이다.


    원시적이고 부족한 경영 이념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전 사원을 행복하게’하는 것처럼 훌륭한 대의명분은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에는 각각 다양한 경영 목적과 사명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영을 해나가기로 마음먹었다면 ‘사원들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점을 강조해줬으면 한다. 그러면 사원들도 반드시 그 대의명분에 감격하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강렬한 열망을 가슴에 품는다

    잠재의식에 투영될 정도로 강하고 지속적인 열망을 갖는다

    어느 정도로 강하게 가질 것인지가 성공의 열쇠

    나는 마음에 그린 대로 모든 일은 성취된다고 생각한다. 즉 ‘어떻게든지 달성하고 싶다’는 열망을 얼마만큼 강하게 가지는가? 그것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강렬한 열망을 가슴에 품는다’를 세 번째로 정하고 ‘잠재의식에 투영될 정도로 강하고 지속적인 열망을 갖는다’를 부재로 내걸었다. 잠재의식을 일깨우면 경영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잠재의식이란 무엇인가. 인간에게는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나는 지금 현재의식에서 여러분에게 말하고 있다. 여러분도 현재의식으로 내 이야기를 듣고 있을 것이다. 즉, 현재의식은 깨어 있는 의식으로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잠재의식은 평소 의식 아래에 가라앉아 있어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의 뜻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것이 잠재의식이다.


    심리학자에 따르면, 잠재의식은 현재의식보다도 훨씬 큰 용량을 갖고 있다. 우리가 태어나 죽기까지 체험한 것이나 보고 들은 것, 느낀 것이 모두 축적돼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잠재의식을 알지 못한 채 사용하곤 한다.


    일례로, 옛날부터 내가 자주 말해왔던 것이 자동차의 운전이다. 배울 무렵에는 ‘오른손으로 핸들을 잡고 왼손으로 기어를 조작해 오른발로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는다’와 같이 자동차의 조작을 머리로 이해한다. 즉, 현재의식을 구사해 운전이라는 행위에 집중하려 한다.


    그러나 익숙해짐에 따라 전혀 의식하지 않고도 자동차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재의식으로 자동차의 운전을 반복하는 동안 그것이 잠재의식에 침투하고 무의식 중에 잠재의식이 작용하여 손발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잠재의식을 일깨운다

    잠재의식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충격적인 인상을 받는 것이다. 강렬한 경험을 하거나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그것이 잠재의식에 들어감과 동시에 언제든지 현재의식으로도 나온다.


    예를 들면 죽음 직전에는 주마등처럼 옛날 일이 기억된다고 한다. 콤마 몇 초라는 짧은 순간에 한 생애의 장면들이 영화필름처럼 차례로 비친다고 하는데, 이것은 잠재의식에 축적되어온 기억이 죽음이라는 일생일대의 큰일을 겪으면서 현재의식에 직결되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원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두 번째는 자동차 운전의 예처럼 반복해서 경험하는 것이다. 반복에 반복을 하고 몇 번이고 경험함으로써 잠재의식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출을 얼마만큼 올리겠다’, ‘수익을 얼마 내겠다’라는 경영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낮이고 밤이고 24시간 내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강하게 바랐던 열망이 그 사람의 잠재의식 속에 들어오게 된다.


    회사에 있으면 여러 안건을 처리해야 하므로 24시간 내내 하나하나의 목표만을 계속 생각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 목표가 잠재의식에 들어오면, 다른 생각을 하더라도 ‘매출을 얼마만큼 올린다’라는 강한 의식이 작용해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향하게 된다.



    매출을 최대한 늘리고 비용은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들어오는 것을 늘리고, 나가는 것을 억제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한다

    ‘덧셈 경영’을 해서는 안 된다

    교세라를 창업했을 때 나는 경영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없었고 기업 회계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 때문에 회사의 경리과장에게 경리 실무를 맡겼다. 그리고 월말이 되면 그 사람을 붙들고 “이번 달 수지는 어떤가?”라고 묻곤 했는데 회계 관련 전문용어가 나오면 기술계 출신인 나로서는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얼떨결에 나는 “어떻게든 매출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가 이익이겠군. 그렇다면 매출을 최대로 하고 비용은 최소화하면 좋겠네”라고 그에게 말했다.


    어쩌면 경리 담당자는 어이없어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나는 이 ‘매출 최대, 비용 최소’를 경영의 대원칙으로 삼아왔다. 매우 단순한 원칙이지만, 이 원칙을 꾸준히 실현함으로써 교세라는 튼튼한 고수익 체질을 지닌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여러분은 경영의 상식으로 매출을 늘리면 그에 따라 비용도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출을 늘리면 비용도 늘어난다’는 잘못된 ‘상식’에 사로잡히지 말고 매출을 최대한 늘리면서 비용은 최소한으로 억제하기 위한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자세가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매출을 100으로 보고 여기에 적합한 인력과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수주가 150까지 증가했다면 일반적으로 인원을 50% 늘리고 설비도 50% 늘려 150의 생산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덧셈 경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수주가 150까지 늘어나면, 생산성을 높여 본래라면 50% 늘려야 할 인원을 20%만 늘리거나 30%까지만 늘리도록 억제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기업이 고수익 체질을 갖출 수 있다. 수주가 늘어나고 매출이 확대되는 기업의 성장시기는 그야말로 고수익 기업으로 경영체질을 바꿔놓을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그런 호황기에 방만 경영을 일삼는다. ‘주문이 두 배가 되면 사람도, 설비도 두 배로 늘린다’는 더하기 공식으로 대응한다. 그러다가 상황이 급변해서 수주가 줄어들고 매출이 떨어지는 사태에 이르게 되면 비용 부담이 커진 탓에 적자 경영으로 전락하고 만다.


    고수익이 가능한 기업체질을 갖추라

    일본에서는 자주 “중소기업과 풍선은 커지면 터져 없어진다”는 농담을 하는데, 이것도 관리회계시스템이 정비되지 않은 탓에 벌어지는 일이다. 회사 규모가 작을 때는 물론이고 커져도 주먹구구를 계속한다면 경영의 실상은 누구도 파악하기 힘들다.


    물론 일반적인 재무회계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는 경영의 실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 경영에는 도움이 안 되는 회계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실적도 늘지 않게 된다.


    교세라는 리먼쇼크 직후의 한때를 제외하고는 창업 이래 거의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어떤 해에는 4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수익의 기업 체질을 갖추는 데에는 다른 회사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는 독창적인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그로 인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었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경영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경영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했고 이를 기반으로 모든 사원들이 나서서 ‘매출 최대, 비용 최소’라는 경영의 요체를 끊임없이 추구했다. 바로 이런 점이 고수익 체질이 주요 요인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용기를 가지고 일에 임한다

    비겁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원리원칙을 따르라

    왜 용기가 필요할까. 우선은 사물을 판단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인간으로서 무엇이 옳은가’라는 원리원칙에 따라 판단을 해나가면 실수는 없을 거라 생각하고 그것을 오로지 관철해왔다. 그런데 그러한 원리원칙으로 판단하고 결론을 내릴 때에도, 약간의 어긋남이 생기거나 하면서 판단을 잘못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예를 들어, 공장 부지를 인수할 때 지역 유력 정치인이 개입해 훼방을 놓거나, 사내에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알게 된 시민단체가 부당한 압박을 가해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가라는 원리원칙을 따르기보다, 가능한 한 온유하게 풍파를 일으키지 않고 끝내는 것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일이 있다. 경영자에게 진정한 용기를 묻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러한 때다.


    원리원칙에 따라 결단을 내렸을 때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받는 등 자신이 고난을 겪게 되더라도, 또 온갖 비방 중상에 시달리더라도 모든 것을 감수하고 회사를 위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판단을 단호하게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용기를 가진 경영자의 모습이다.


    ‘이런 일을 하면 위협을 받지 않을까’, ‘동료 경영자로부터 바보 취급을 받고 삐걱거리는 것은 아닐까’ 등으로 고심하고 헤매면 올바른 경영 판단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고민으로 인해 원래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일어나게 된다.


    그것은 경영자에게 진정한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원리원칙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는 사람에게는 올바른 판단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식을 신념으로까지 높인 ‘견식’을 갖춘다

    또 경영자가 용기가 없어 두려워하며 망설이고 있으면 곧바로 간부나 사원들에게 전염된다. 그리고 그러한 경영자의 한심한 모습을 사원들이 알게 된다면 바로 신뢰를 잃게 된다.


    게다가 경영자의 나태한 모습은 기업에서 사원들 간에 가벼운 이야깃거리로 퍼져나간다. 용기가 없는 경영자 밑에서 일하는 사원들은 그들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국면에 처했을 때 타협하는 것을 좋아한다. 때로는 비겁한 행동도 하게 된다.


    경영자에게 필요한 용기, 그것은 ‘담력’이라고 바꿔 말할 수 있다. 나는 옛날에 동양 고전을 통해 야스오카 마사히로의 저서에서 ‘지식’, ‘견식’, ‘담식’에 관한 문장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지식’은 다양한 정보를 이성 단계에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지식’을 ‘견식’으로까지 높여야 한다. ‘견식’이란 ‘지식’이 신념으로까지 발전된 것이며,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견식’이 있어야 비로소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넘버2인 사람은 ‘견식’이 필요 없다. ‘지식’만 있으면 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장은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럴 때 ‘견식’, 즉 신념이 없으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담식(膽識)’을 갖춰야 진정한 경영자다

    하지만 진정한 경영자를 목표로 한다면 ‘담식’을 갖춰야 한다. ‘담식’이란 ‘견식’에 담력, 즉 용기가 더해진 것이다. 말하자면 ‘영혼’의 단계에서 굳게 믿고 있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상태다.


    이러한 ‘담식’을 갖게 되면 어떠한 장애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비로소 올바른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의연하게 지향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자칫 거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경영에 몰두하다 보면 “피똥 싼다”고 해야 할 정도로 생고생을 하는 상황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경영자가 스스로 진정한 용기를 갖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영혼의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용기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경영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배려의 마음을 성실하게 모두를 대한다

    장사에는 상대가 있다

    상대방을 포함해 모두를 행복하고 기쁘게 한다

    자기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상대를 위한다

    배려란 ‘이타적인 마음’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희생해서라도 상대를 위한다’는 선한 마음이다. 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이런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사회에서 배려나 이타심은 실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배려하는 마음은 경영의 세계에서도 중요하다. ‘동정심은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는 말처럼 배려로 인한 혜택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내가 체험한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자 한다.


    인수나 합병을 할 때도 상대를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교세라의 미국 자회사에는 AVX라는 전자부품 제조업체가 있다. 1980년대 후반에 교세라는 종합전자부품 메이커가 되려면 세계적인 콘덴서 메이커인 AVX를 인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그 회사 회장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상대편 회장도 혼쾌히 승낙했고, 인수 방식으로는 ‘주식 교환’이라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즉, 당시의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20달러 전후였던 AVX사 주식을 50% 할증된 30달러로 평가하고 그 주식을 같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던 교세라 주식으로 교환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내 AVX사 회장으로부터 ‘주식 평가금액을 30달러는 너무 싸기 때문에 32달러로 조정해주기 바란다’는 요청이 왔다. 우리 측의 미국 현지법인 사장과 변호사는 그 요청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상대방 입장에서는, 주주를 배려하기 위해 1달러라도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 요구에 응했다.


    이후 주식을 교환하는 날이 가까워졌을 때, 뉴욕 증권거래소의 평균 주가가 하락하면서 교세라 주가도 10달러 가까이 떨어져 72달러가 됐다. 그것을 본 상대방 회장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다. 이미 82달러로 정해진 교세라 주식의 교환 평가가치를 72달러로 낮춰달라는 것이었다.


    교세라의 주가만 하락했으면 그렇다 쳐도 주식시장 전체가 하락했기 때문에 교환 비율을 변경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였다. 교세라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그 요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다시 한번 불리한 조건 조정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이해타산을 따져 봤다거나 동정심에 휩쓸린 결과가 아니다. 인수합병이란, 전혀 문화가 다른 기업들이 함께 되는 것이다. 이른바 기업간 결혼과도 같다. 그렇다면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인수 작업을 종료한 후 교세라 주가는 점점 상승했고 AVX사 주주들은 큰 이익을 얻어 기뻐했다고 한다. AVX사의 사원들도 인수당한 측에서 생겨나기 쉬운 반감이나 불평불만을 갖지 않았다. 교세라의 경영철학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줬고, 두 회사 사이에는 처음부터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수된 후에도 AVX사는 성장, 발전을 계속했고 인수된 후 5년도 되지 않아 뉴욕 증권거래소에 재상장됐다. 이 재상장이후 교세라는 거액의 주식 매각 이익을 실현하게 된다.


    실패와 성공을 가르는 마음가짐의 차이

    그 무렵 교세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일본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했다. 그러나 그 후 큰 손실을 보면서 철수하거나 매각하는 일이 잇따랐다. 일본 기업이 미국에서 기업을 인수한 것 중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문 보도를 보면, 일본 기업이 외국자본과 제휴했을 때 양자 간의 주장이 부딪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파탄으로 끝나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나는 이러한 실패 사례와 교세라가 이룬 성공 사례 사이에는 ‘이익의 득실만 생각하는가 아니면 진짜로 상대방을 생각하는가 하는 마음가짐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이타적인’ 행위는 언뜻 보면 자신에게 손해인 것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훌륭한 성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 * *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