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는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계는 여러 부문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고 있는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세계는 여러 부문에서 큰 깨달음을 얻고 있다. 소위 강대국이라는 러시아의 무력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점, 세계 공급망의 효율성과 위험성 등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 위기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을 알아보자.

    문자 그대로 러시아는 좋지 않은 상태에 처해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러시아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출산율 또한 낮다. 2020년 1인당 GDP를 보면 미국의 경우 60,200달러, 러시아는 26,500달러로 추산되었다. 러시아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68세, 미국은 77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세계 행복 순위에서 지속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러시아는 이 순위에서 80위를 기록했다. 부패에 관해서는 어떨까? 러시아는 부패 부문에서 136위를 기록해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미국은 27위를 기록했다.

    국가의 신뢰를 담보하는 ‘법치’ 부문에서도 러시아는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법치’ 부문이 낮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도 러시아에 투자할 때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자유 지수는 어떨까? 인간의 자유 지수에서 러시아는 126위, 역시 최하위권이다. 미국은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는 광업과 에너지를 포함한 규모에 의존하는 채굴 산업과 농업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한 세기 이상 동안 중앙 집중식 계획 경제가 가용 자원을 할당하는 면에 있어 효율적이지 못해, 이 영향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러시아 상황은 이들의 고학력 인구가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기술을 환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매우 제한적으로 만든다.

    지리적 위치는 어떨까. 러시아는 자원대국이다. 하지만 지리학적으로 오래 전부터 러시아는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 우선 광대한 천연 자원이 일반적으로 자국내 인구 중심지 혹은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원을 필요한 곳으로 옮기는 데 소요되는, 적절한 시설을 갖춘 항구가 부족하고, 강을 통해 이동시키기에도 불리한 지형이다. 러시아 영토가 크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철도 시설, 도로도 열악한 상황이다.

    국가 안보 측면에서는 어떤가.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몽골, 독일, 스웨덴, 터키, 프랑스로부터 침략을 받았다. 미국, 영국, 일본, 인도와 달리 러시아는 자연적인 지리적 방어에 불리한 국가이다. 그래서 방어선을 구축하는 데만도 엄청난 자원을 소비해야 했다. 게다가 소수 민족과 외국의 적에 대한 역사적 불신이 스탈린 치하에서 절정에 달한 수백 년 된 억압 문화로 이어졌다.

    1989년과 1991년 사이 바르샤바 조약과 소비에트연방의 붕괴가 진행되면서 우크라이나, 조지아를 포함한 위성국가와 소비에트 공화국은 각각 독립 국가로 전환되었고, 보다 부유한 서방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되었다. 여기에 중국의 개방이 더해져 말 그대로 세계는 ‘세계화의 황금시대’를 맞이했고, 이것은 금융 위기 전까지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면서 러시아는 다수의 국가에 이익이 되는 이러한 세계화의 황금을 제대로 누릴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유럽연합, 중국의 상대적 힘이 커지면서 러시아의 지위는 예전에 비해 무척 초라해졌다.

    최근까지도 러시아는 그저 ‘핵무기를 보유한’ 세계의 가스 충전소로 특징지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지위도 2050년까지 세계가 ‘넷 제로(net-zero) 경제’로 이동하면 무의미해질 수 있다. 또한 지리적으로 이전 위성국가들이 NATO의 영향력에 점점 더 노출되면 될수록 러시아의 취약성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러한 러시아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중국과 긴밀한 회담을 진행했다. 푸틴과 시진핑은 이 회담 이후, 5,000단어로 신중하게 작성된 양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 문서를 발표했다.

    중국의 동의와 지지를 기반으로, 푸틴은 러시아가 과거에 누린 위상을 재건하려는 꿈을 실현하고 있다. 이제 70세에 접어든 푸틴의 입장에서 그 꿈을 이루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한 일단 침공이 시작되고 빠르게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 군인을 크게 환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이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와 상관없이 우크라이나인들은 겉보기에 압도적인 러시아에 대항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용기로 강력하게 저항했다.

    그럼에도 전쟁 초기,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화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점령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자신들의 열악한 부문을 고스란히 노출했다.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완충 지역으로 확보하고 러시아의 힘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만방에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러시아는 이 목표와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제외하면, 러시아군이 보여주는 특징은 미국이나 이스라엘보다는 이라크나 시리아를 생각나게 했다. 정보 실패, 트럭 호송 차량 정체, 군인 공황 상태, 고위 장교 사망, 보급품 고갈, 탄약 고갈, 연료 고갈, 불충분한 규율과 낮은 헌신 등이 그것이다. 서방 국가들이 예측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시리아, 벨로루시 등에서 지원군을 찾고 있고, 자국 내 동원령을 발동한 상태다. 자국 외 군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러시아 지휘관의 실패, 군대 훈련 및 동기 부여의 약점, 병참 문제를 직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에 푸틴이 협정을 통해 전쟁을 종결하지 않는다면, 이로 인해 러시아 내 길고 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이 인지한 것은, 핵무기와 같은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공격 위협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적인 면에서도 러시아는 서방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2020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 7천억 달러로 세계 11위, 1인당 국민소득은 66위에 불과하다. 경제에 대한 체력도 강하지 않다. 2001년에는 불안정한 에너지 가격으로, 2008년에는 금융 위기로,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제가 크게 요동쳤다. 현재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구의 강력한 제제로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

    중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았다고 하여 동맹간의 결속력이 강한 것도 아니다. 중국은 일본에서 인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미국의 군사 및 외교 동맹 구조와 직면하여 친구가 필요했기 때문에 러시아와 동맹을 모색한 것일 뿐이다.

    중국은 파키스탄 외에 중요하고 적극적인 동맹국이 없다. 세계 경제에 깊숙하게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에 대해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도 제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러시아와 손을 잡은 것은 러시아의 군사력을 활용하여 미국과 유럽이 중국 남부의 무역, 인권 침해, 영토 침해와 관련된 위협적인 제재를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회담을 발표한 이후, 양국의 동맹이 수사적으로는 유효하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거의 없음을 보면 이러한 사실은 더욱 명확해 보인다. 러시아는 이미 미국과 동맹국들의 경제 제제로 피해를 입었고, 중국은 이러한 시기에 러시아가 갇힌 함정에 빠질 여유가 없다. 더군다나 모든 군사적 지원은 이러한 제재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중국이 러시아와의 동맹을 선언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점령한 후 병합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빠르고 쉽게 승리할 수 있다면, 이 동맹은 중국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중국이 기대한 것과 반대로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재고하는 것을 포함해 중국이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했고, 현재 심각한 경제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은 바람대로의 결실을 맺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낮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는 향후 다음과 같은 예측을 내려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대만 침공은 중국의 차기 행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이제 ‘단순한’ 전쟁도 매우 잘못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이에 대외적으로는 대만에 대한 위협 행위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만 침공을 회피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를 보는 입장보다, 대만 사람들이 중국을 보는 입장이 더 첨예하다. 대만 사람들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가혹한 대우를 통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보다, 대만에 대하여 직접적인 참전 의지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만 침공과 같은 모험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강대국에 대한 인식에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강대국에 대해 일반적으로 미국, EU, 중국, 러시아를 나열해왔다. 이는 냉전 이후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무력은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경제력이 약하고 재래식 군대는 무력하다는 점을 보여준 러시아가 향후 놀랍도록 효과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강대국이라는 지금까지의 인식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 같다.

    셋째, 2020년대 말까지 민족주의가 세계주의를 대체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주의는 국제 관계의 핵심 원칙이 되었고, 냉전을 통해 이 세계주의는 러시아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자본주의’로 갈라졌다. 그리고 이 시기에 세계주의는 WTO, IMF, 세계은행, 유엔과 같은 초국가적 기구들을 출범시켰고, 이들은 진영을 떠나 존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목도하듯, 이러한 세계주의 하에서도 민족주의적 정체성은 표면 아래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미 민족주의는 다양한 지역에서 이미 발현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시민’의 정체성보다는, ‘미국 우선주의’의 관점이 더 거세지고 있다.

    넷째,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세계화는 과거의 위상을 찾지 못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적시 공급망의 효율성’에 대해 의심하게 되었다. 전체 산업과 경제가 공급업체의 적대적 움직임에 취약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 의료 기기 및 의약품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취약한 공급망에 관한 또 다른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해주고 있다. 수년 동안 미국은 유럽연합에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다변화할 것을 경고해왔고, 그 경고는 현실이 되고 있다. 세계화는 사라지지는 않지만, 향후 큰 조류로서 기본 솔루션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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