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지은이 : 토드 로즈 외(역:정미나)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19년 08월




  • 전작 『평균의 종말』을 통해 평균의 허상을 폭로한 바 있는 선두적인 사상가 토드 로즈와 신경과학자 오기 오가스는 그동안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다크호스 프로젝트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해 인상적인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인 ‘다크호스들’을 연구해왔다. 『다크호스』는 이 두 사람의 그 혁신적 연구 결과가 담겨 있다. 책에는 성공과 행복 추구를 바라보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향과 지침이 수록되어 있다.


    다크호스


    미시적 동기 깨닫기

    진정한 동기

    동기는 당신의 개개인성에서 정서적 핵심이다. 당신이 바라는 것은 (당신이 바라지 않는 것과 더불어) 독자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방식으로 당신 자신을 규정한다.


    진심으로 개개인성을 중요시하고 싶다면 확실한 방법은 하나뿐이다. 당신의 가장 진실된 열망과 바람을 존중하면 된다. 진정한 동기와 일치하는 활동을 하면 당신의 인생행로는 흥미진진하고 만족스러워진다. 동기를 잘못 판단하거나 무시하면 삶이 지루하고 따분해 지거나 그 인생행로를 되는대로 방치 할 수도 있다.


    진정한 동기 깨닫기는 충족감을 얻으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자기 고유의 동기를 활용해야만 진정성의 느낌과 의미, 완수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기본 과제는 개개인성 이용하기이며, 이 과제는 진정한 동기를 찾아 나서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


    동기 찾기쯤이야 식은 죽 먹기 아니냐고? 자신이 무엇에 의욕이 불붙는지 알아내는 것만큼 쉬운 일이 또 어디 있느냐고? 과연 그럴까? 안된 이야기지만 동기라는 풍경은 생각보다 둘러보기 어렵다. 표준화 계약이 자꾸만 모래를 걷어차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다.


    포괄적 보편적 동기의 단점

    기회제공 기관은 당신의 개인적 바람이 뭔지 꼬치꼬치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의 학교와 직장은 그 설계구조상 당신이 어떤 것에 흥미를 자극받는지 깨닫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표준화 계약 하에서는 그런 개인 정보는 별 쓸모가 없다. 기관에서 동기를 바라보는 관점은 비개인적이고 절차적이라, 최대한 많은 개인들이 최소한의 노력과 비용으로 표준화된 우수성을 획득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려 한다.


    기관들은 효율성을 내세워 다양한 인간의 열정을 모조리 묵살하고 특색 없는 단 하나의 포괄적 동기로 뭉뚱그려, 높은 등급에서 낮은 등급까지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측정한다. 포괄적 동기는 자제력, 결의. 끈기, 인내심, 야망, 투지 등 여러 가지 잣대로 평가 된다. 하지만 이 모든 잣대들에 담긴 궁극적 메시지는 한마디로 당신의 개개인성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표준화 계약 하에서는 쭉 일직선의 길만 걷든 아니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동기를 자극한다. 지루함에 빠지거나 마음에 다른 곳에 가 있거나 좌절감을 느낀다 해도, 기관에서는 웬만해서는 그런 사람들이 더 몰입하거나 더 잘 조화를 이루도록 조정하지 않는다. 조정하기는커녕 비장하게 마음먹고 끝까지 버티라고 강요하기 일쑤다. 이를 악물고 버티라고! 분발해서 투지를 좀 보이라고!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누군가의 개인적 동기를 무시하는 것은 그 사람의 동기를 자극하는 데 그다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이는 표준화된 시스템에 오래 머물수록 동기가 점점 약해지는 사실로도 입증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기의 강도가 유치원 때 최고치였다가 이후로 꾸준히 낮아진다. 2016년의 갤럽 조사결과에서도 5학년생은 학교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비율이 26퍼센트에 불과했으나, 8학년생은 55퍼센트로 나왔고 고등학교 상급생에서는 66퍼센트까지 뛰었다. 졸업 후 돈벌이가 되는 취업을 하고 나면 동기가 다시 높아질 것 같겠지만, 갤럽 조사에 따르면 취업자 중 무려 67퍼센트가 직업생활에 잘 몰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Ⅰ

    코린은 정리욕에 동기를 자극받는 사람이다. 이 동기에 관해서라면 이미 꽤 구체적으로 살펴봤지만 더 깊이 파헤쳐보면 그녀의 진정한 동기는 훨씬 더 구체적이다. 코린의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하는 진짜 근원은 물리적 공간의 정리다. 저는 지저분한 아파트나 사무실을 정리하거나, 주방이나 식료품 저장실을 깨끗하고 사용하기 편하게 정리하는 일이 제일 재미있어요. 체계성과 시각적으로 정연한 짜임새를 세우고, 그 공간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잘 맞게 꾸미는 게 정말 좋아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 물리적 공간의 정리예요. 제 옷장을 열어 물건들을 다시 정리하면 삶에 대한 만족감이 더 커져요.


    옷장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는 인간의 근본적 동기는 고사하고 동기라고 부르기도 민망할만큼 별나고 하찮은 욕구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코린에게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 미시적 동기가 진정성과 성취감이 깃든 삶으로 인도하는 길잡이다.


    다크호스들의 삶은 그 자체로 미시적 동기의 특이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예를 들어, 다이애나 스미스에게는 생물들을 가려내 분류하고 싶은 욕구가 동기를 자극한다. 현재 저명한 균류학자이자 파이오니아밸리균류학협회의 수석 감정사로 활동하면서 특이한 균류 표본의 식별 의뢰도 자주 받는다고 한다. 북동부 지역의 버섯류가 제 전문입니다. 버섯을 보며 어떤 버섯인지 알아맞히면서 주요 서식지, 땅속에 숨거나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생장 습성 등을 자세히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다크호스들은 ‘경쟁욕’이나 ‘창조욕’ 같이 사람들이 흔히 끌리는 보편적 동기와 자신만의 고유한 열망, 취향, 끌림에 따라 미세하게 조율된 특별한 동기 사이의 극명한 대비를 잘 부각시킨다. 충족감을 얻고 싶다면 남들이 강요하는 열정이 아니라 당신의 항해에서 순풍을 타게 할 열정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가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 첫 번째 요소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표준화 계약에서 강요하는 바를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흥미를 평가절하하면 결국엔 결과가 좋지 않다.



    선택 분간하기

    선택 기회의 박탈

    현재는 개인화 시대가 점차 대세로 자리 잡히면서 선택의 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적어도 소비주의 부문에서는 그 현상이 뚜렷하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미국 대다수 지역의 TV 상업방송은 ABC, NBC, CBS, Fox의 네 곳 뿐이었다. 현재는 컴캐스트(유선방송, 광대역 인터넷, 인터넷 전화, TV, 라디오 방송 등을 제공하는 미국의 다국적 미디어 기업-옮긴이)에서만 무려 600개가 넘는 채널을 제공한다. 과거만 해도 이른바 탄산음료 전쟁은 단 두 곳의 경쟁사인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각축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편의점에 들를 때마다 일상음료 코너에서 못 보던 새 브랜드들이 눈에 띄는 것 같다.하지만 폭발적인 소비자 선택 범위 면에서 따지자면 절대 강자는 인터넷 세상이다. 아마존 한 곳에서만 5억 개가 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을 만큼 돈 많은 소비지들조차 물건을 사려면 차를 타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가야 했던 시대에 구입할 수 있었던 상품의 수와는 감히 비교도 안 된다.


    우리는 현재 소비자 선택 부문에서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삶과 직결된 중요한 선택의 문제에서는, 다시 말해 학교와 커리어의 문제에 관한 한 1세기가 넘도록 거의 변화가 없다. 왜 그럴까? 표준화 계약이 당신에게서 의미 있는 선택을 빼앗아 시스템의 손아귀에 단단히 쥐어줬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자들과 학생들에게서 결정권을 모조리 박탈해 관리자들과 행정가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어쨌든 표준화를 견인하는 전제 조건이었다.


    남들 모두와 똑같되 더 뛰어나기에서는 개인적인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를 요구한다. 우리의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에서는 과목의 학습 시간, 지도방식, 학습 교재, 학습 속도는 물론 심지어 선택과목까지도 고를 여지를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지도교사, 학습 인원수, 수업 시간, 필수과목 학습비도 선택하지 못한다. 의료계, 과학계, 공학계, 법조계 같은 수입 최상위권의 직업 세계들은 대부분 정형화된 필수교육 단계를 모두 마치기 전까진 아예 채용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비즈니스 세계라고 해서 더 낫지도 않다. 회사 내 서열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대다수 대기업에서는 승진만이 유일한 선택이다. 승진하지 못하면 쫓겨난다. 사실, ‘승진 아니면 퇴출’은 학계, 회계업계, 경영 컨설팅업계, 군대, 외교부,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대다수 업계의 정형화된 방침이다.


    선택 고르기

    기회제공 기관들에게 일직선 진로에서 개인적 선택이 결핍되어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면, 기관들이 단골로 들먹이는 말이 있다. 당신이 가진 몇 안 되는 선택권을 지적하는 것이다. 자, 들어봐. 당신은 어느 대학에 들어갈지 선택할 수 있어! 뭘 전공할지 선택할 수 있고! 대학 졸업장으로 뭘 할지도 당신 선택에 달려 있잖아!


    표준화 계약 하에서는 확실히 이런 선택이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에 든다. 하지만 이런 선택들을 선택이라고 부르는 것은 다소 과장이다. 표준화된 기관들은 오히려 선택을 고르기로 대체했다고 봐야 맞다.


    예를 들어 당신에게 진학 대학을 미시간 대학교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중에서 정할 자유가 있다고 치더라도, 이 결정은 어떤 대학이 실제로 당신을 받아줄지에 따라 전적으로 좌우되는 문제다. 당신은 들어갈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입학을 허락한 대학들 중에서 한 곳을 고르는 것일 뿐이다. 레스토랑 메뉴에서 메인 요리를 고르는 것과 뭐든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어떤 저녁 음식을 준비할지 선택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선택은 적극적 행위다.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자신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아무도 주목하지 못할만한 기회들까지도 가능해진다. 고르기는 수동적 행위다. 제공된 선택지에서 고를 때는 다른 누군가는 이미 선택다운 선택을 했는데 당신은 그저 제공받은 초콜릿 상자에서 초코 캔디 하나를 고르고 있는 셈이다.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Ⅱ

    선택의 진가는, 자신만의 미시적 동기들을 최대한 많이 활성화할 기회들을 찾아내 선택할 때 발휘된다. 선택의 힘은 목표의 설계에서 발휘되며, 따라서 충족감을 이루기 위한 힘이기도 하다. 자신의 개개인성에 적합한 선택들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으면 아무도 주목하지조차 못한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송골매에게는 적합한 서식지는 캘리포니아 주의 해안 절벽, 중앙 아시아의 힌두쿠시 산맥, 호주의 서던 테이블랜드를 비롯해 여러 곳에 아주 많다. 하지만 다소 의외의 장소에서도 잘 서식하고 있는데 바로 맨해튼의 섬이다. 뉴욕 시는 아주 높은 고층 건물들이 많아 송골매가 안전하게 둥지를 짓고 아래쪽의 공원과 도로를 둘러보기 적당하다. 도시 곳곳에 통통한 비둘기, 찌르레기, 지빠귀, 큰어치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는 데다 경쟁 포식자도 없다. 송골매들이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겨왔을 때 전문가들조차 놀라워했지만, 송골매들이 유리와 철골 건물이 늘어선 도시에서 살기로 선택한 이유는 송골매의 취향과 맨해튼 도시 환경 사이에 적합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우고, 일하고, 살아갈 방법에 대해 스스로 선택을 내릴 수 있으면 적당한 서식지를 찾아 탐색하는 송골매와 같아진다. 당신은 히말라야 산맥 지대에 잘 맞을지도 모른다. 월스트리트에 잘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양쪽 다 잘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가 잘 맞는지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스스로 적극적인 선택을 내리는 방법 밖에 없다. 자신에게 잘 맞는 것이 뭔지 남들이 알려주길 기대한다면, 맹목적으로 일직선의 길을 따라간다면 결국엔 잘못된 목적지에 도달하고 말 위험이 있다. 그런 이유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두 번째 요소는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이다.



    전략 알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Ⅲ

    큐브 빠르게 맞추기든 그 외의 다른 무엇이든 간에 우수한 실력을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전략 같은 것은 없다. 당신에게 가장 좋은 전략만 있을 뿐이다. 그런 이유로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세 번째 요소는 자신의 전략 알기다.


    전략의 의미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에서의 전략은 더 발전할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전략에는 시간에 따른 실력 향상이 고려된다. 커브볼 던지는 요령을 익히는 전략,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 더 유능한 리더가 되는 전략 등이 반드시 따른다. 자신에게 잘 맞는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곧 우수성을 획득하는 열쇠다.


    자신의 전략 알기에서 중요한 관건은 위에서 내려온 전략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적절한 공부법과 훈련법, 학습체계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을 기준으로 삼다보면 자신에게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지만 남들에게는 이상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눈을 가리고 루빅스 큐브를 맞춰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이라면 어떤 전략을 채택하겠는가?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

    표준화된 기관은 그 설계상 당신에게 가장 좋은 전략을 가려주지 못한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따를 단 하나의 전략, 다시 말해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을 정해줄 따름이다. 사실, 표준화의 아버지 프레드릭 테일러의 전기 제목도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 The One Best Way』이다. 테일러가 산업을 표준화하기 위해 쏟아부은 노력은 직무 수행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정한 후 시스템에 (인력을 포함한) 모든 배치를 맡기고 정해진 방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행시키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표준화 계약에서 특정 전략들을 최상의 실행법이나 황금기준으로 인정하는 덕분에 행정가들과 관리자들은 더 편리하게 살고 있다. 사람들의 개인적 장점을 각각 알아내 기관의 시스템을 개개인에게 맞추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그렇게 애쓰기는커녕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 즉 그 방법을 따르거나 아니면 떠나라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이 표준화 시스템에 지나치게 고착화되면서 훨씬 더 좋은 대안이 있을 가능성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오히려 기관이 우리 자신보다 우리의 능력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오늘날의 우리는 자신을 평가할 때 본능적으로 학습, 훈련, 성취 등의 표준화된 방법에 따라 자신의 수행력을 가늠한다. 표준화 계약은 여러 방법으로 당신에게 스스로의 잠재력을 저평가하도록 내몰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당신을 심하게 위축시키는 방법이 하나 있다. 기관이 당신에게 맞지 않는 전략을 채택하라고 다그쳐 놓고선 당신이 쩔쩔매면 그 실패를 재능 부족 탓으로 돌리며 업신여기고 핀잔 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최상의 방법으로 잘 해내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동기 vs. 장점

    장점은 앞서 살펴봤던 동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미시적 동기는 중심적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 영향력이 대단하고 변화에 저항한다. 우리의 뇌는 그 구조상 동기를 아주 직접적으로 안다(체감한다). 사실, 갈망은 초대한 적도 없는데 우리의 의식으로 슬쩍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특정한 열망이나 욕구나 꿈은 하나하나 다 구별하지 못하지만 미시적 동기들의 미묘한 차이는 언제든 성찰을 통해 감지해낼 수 있다. 뭔가를 원할 때는 그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싶거나 뱀장어 초밥을 먹고 싶거나 마블의 최신 영화를 보고 싶을 때는 확실히 안다. 하지만 동기들이 확실한 지침을 주는 것과는 달리, 장점은 파악하기 어렵고, 맥락적이며, 역동적이다.


    다시 말해, 장점은 불분명하다.


    장점은 맥락적이기도 하다. 개인적 기질은 상황에 따라 재능이 되기도 하고 불리한 조건이 되기도 한다. 당신이 인쇄된 글을 읽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쳐보자. 이런 기질은 충분히 단점으로 보일 것이다. 글의 분석이 주된 활동인 문학 평론가가 꿈이라면 특히 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천문가가 되고 싶어 한다면 단점으로 보이던 그 기질이 의외의 장점으로 반전된다. 독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뇌는 대체로 천문학 이미지에서 블랙홀 등의 특이한 천체를 탐지하는 방면에서 독서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뇌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공감 능력은 간호사에게는 장점이지만 군대의 드론 파일럿에게는 단점이다. 키가 크면 NBA 선수에게는 유리하지만 탄광 인부에게는 불리하다.

    이렇듯이 장점과 동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략을 선택할 때는 기회를 선택할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목적지 무시하기

    다크호스형 사고방식 Ⅳ

    제가 자신있게 말하는데, 체스 두는 방법을 보면 예외 없이 그 선수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선수에게 어떤 뚜렷한 성격이 있으면 체스도 그 성격대로 두게 됩니다. 전 세계 체스 챔피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의 말이다.


    3명의 그랜드 마스터가 똑같은 배열의 체스판 앞에 앉아도 서로 다른 수를 두기 십상이다. 다만 이들 중 누구도 다음 10개의 수를 위한 계획을 짜서 그 계획대로 부득부득 밀고 가는 행동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가 마침내 장군을 외치는 순간 잘 모르는 구경꾼에게는 그것이 모든 수를 미리 계획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저는 말의 배치 상태와 말을 놓아야 할 자리를 감으로 파악하는 재주가 있어요. 때로는 감에 따라 수를 정해야 할 때도 있죠. 현 세계 챔피언 칼슨이 어느 인터뷰 자리에서 한 말이다.


    최정상급 선수들이 장기적 목표보다 상황에 따른 결정을 우선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능한 모든 선택에 따라 가능한 모든 결과를 낱낱이 열거할 수 있어서 그만큼 제약성이 높은 게임인 체스에서조차 누가 계산하든 간에, 또는 어떤 컴퓨터로 계산하든 간에 앞으로 펼쳐질 수 있는 판세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 IBM 슈퍼컴퓨터 딥블루는 인간과 기계의 최초 시합에서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딥블루가 초당 1억~2억 개의 말의 배치를 볼 수 있어서 최대 12개의 수까지 미리 고려할 수 있던 상황에서 결국엔 카스파로프가 딥블루를 이겼다.


    하지만 슈퍼컴퓨터와 그랜드 마스터의 재대결에서는 딥블루가 이겼다. 딥블루가 인간 챔피언을 꺾은 최초의 인공지능이 된 배경에는 프로그래머들이 무식하게 앞으로의 가능성만 마냥 계산하는 식이 아니라 인간처럼 바로 앞의 수를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식으로 코딩을 변경한 덕분이었다.


    결국 슈퍼컴퓨터가 개인화된 성공에 대해 교훈 한두 가지를 보여준 것이다. 전통적 성공법과 다크호스형 성공법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목표 설정에서 나타난다. 표준 공식에서는 목적지를 의식하도록 강요한다. 그에 반해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원칙에서는 목적지를 무시하라고 권한다.


    목적지는 기관들의 관점에서는 중요하지만 충족감의 관점에서 따지면 재앙이다.


    불분명한 장점의 다양성

    모든 표준화 시스템에서는 표준화된 결과물을 낸다. 그것이 애초에 표준화가 존재하게 된 이유다. 표준화 계약을 채택한 목적은 오로지 우수성을 병, 볼트, 청바지와 다를 바 없는 복제 가능한 상품으로 전환시키려는 것 하나였다. 그에 따라 표준화 계약 하에서 기회제공 기관은 우수성의 표준화에 몰두한다.


    표준화 시대에서는 직업적 목적지에 몰입할 만도했다. 삶의 초반부터 일찌감치 그 목적지로 이끌어 줄 교육의 사다리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목표를 MBA로 삼을지, 간호학 학위 나 뉴욕 주 변호사 시험 등으로 삼을지 정해야 했다. 표준화 계약 하에서는 당신이 선택한 유형의 표준화된 우수성이 당신의 목적지가 됐다.


    다크호스들은 다른 시각을 취한다. 우수성의 고려에서 개개인성을 중요하게 따진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이미 감이 잡혔을 테지만, 인간의 개개인성은 무제한적일만큼 다양하다. 미시적 동기의 개개인성, 선택의 개개인성을 비롯해 다양한 개인적 전략을 유도하는 불분명한 장점의 개개인성까지, 이 모두를 한데 아우르면 무한대로 다양한 우수성으로 이끌어줄 구불구불한 경로가 무한대로 열린다.


    불분명한 장점과 다양한 우수성의 가치를 받아들이면 알게 될 테지만 자신이 장차 어떤 기량을 달성하게 될지 미리 알 방법은 없다. 또한 자신이 어디에 다다르게 될지 모른다면 고정불변의 목적지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일 자체가 별 의미 없어진다. 너무 일찍부터 일직선의 경로에 매진하면, 만족감이 훨씬 큰 성공에 이르게 될 수많은 갈래의 구불구불한 경로가 차단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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