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의 지도를 바꾸는 인공지능
지난 수십 년간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는 해묵은 관료주의적 논쟁 외에 특별...




  • 지난 수십 년간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는 해묵은 관료주의적 논쟁 외에 특별한 발전이 눈에 띄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은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 서비스 산업에 접목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기존 의료 전문가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오픈소스 인공지능은 수많은 산업을 급격하게 바꿔 놓을 혁신적 기술이다. 페니실린의 발명 이래 의료 산업에 가장 큰 혁명이 될 인공지능의 적용이 어떻게 이뤄질지 살펴보자. 현재 미국의 의료 산업만큼 혁신이 필요한 곳도 없는데,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 약품 개발의 어려움 | 제약사들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새 치료제 개발에 수십 억 달러를 쏟아붓고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기까지 10여 년을 기다려야 한다.


    ▶ 비효율적 20세기 의료 시스템 | 환자를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고, 의사가 처리해야 할 서류가 쓸데없이 많다.


    ▶ 노령화와 맞물린 의사 부족 | 2050년이 되면 미국인 5명 중 1명은 65세가 넘는다. 때문에 의료 시스템 부하가 더욱 과중해질 것이다.


    ▶ 통제를 넘어선 비용 구조 | 정부 예측에 따르면 2021년 미국인들이 의료비로 지출할 비용은 4조 8,000억 달러로, 전체 GDP의 20%에 해당한다. 이 규모는 2010년 2조 6,000억 달러의 거의 두 배, 1970년 750억 달러의 64배에 달한다.


    ▶ 과잉 진료를 부추기는 의료 시스템 | 의료 소송을 피하기 위해 의사들이 과도한 처치와 절차를 진행한다.


    ▶ 의료 소송을 피하기 위한 의료 시스템 | 현재 시스템 하에서 의사들은 의료 과실 소송을 피하기 위하여 과도한 처치와 의료 절차를 밟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매년 환자에게 필요치 않은 치료에 낭비되는 돈이 1조 2천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여기서 좋은 소식 한 가지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혁신이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 시스템은 말을 인식하고, 이미지를 분석하고, 전 세계 모든 의료 잡지의 지식을 흡수하고, 환자의 증상에서 패턴을 찾아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 기업들이 의료 산업 시장을 겨냥한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라는 점은 별로 놀라울 것이 없다. IBM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의료 데이터가 73일마다 2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와이어드닷컴>은 현재 의사들이 새로 출간되는 의학 연구 자료를 읽는 데만 주당 160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분명 어떤 의사나 병원도 이런 정도의 데이터 홍수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은 단 15초만에 4,000만 개의 문서를 읽어낼 수 있으며, 환자 150만 명의 의료 기록에서 특정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IBM이 머지 헬스케어Merge Healthcare를 인수하여 왓슨은 환자의 X레이나 MRI 사진을 이 회사 아카이브에 있는 300억 장의 의료 사진과 비교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능력들을 통해 왓슨은 의사보다도 더 정확히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실제 의료 회사 웰포인트Wellpoint와 수행한 실험에서 왓슨은 90%의 정확도로 폐암 환자를 진단해냈다. 90%라고 하니 완벽하지는 않은 듯 들리겠지만, 숙련된 의사의 진단 성공률이 50%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IBM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왓슨 건강 인공지능Watson Health AI’은 현재 미국 16개 암 연구소에서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헬스케어다이브닷컴HealthcareDive.com에 따르면 왓슨은 존슨앤존슨과의 협력 하에 인공 관절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건강관리에 사용되고 있으며, 메트트로닉Medtronic과 제휴하여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를 파악하는 일에 쓰이고 있다.


    구글은 ‘딥마인드 헬스DeepMind Health’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환자에게 언제 응급 치료가 필요한지를 의사에게 알려주고, 약물 반응에 대해 조언하고,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를 그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측하는 역할을 한다. 초기의 딥마인드 헬스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스트림스Streams’는 의사가 지금까지보다 훨씬 빨리 의학 검사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예를 들면 왕립자선병원Royal Free Hospital에서 실시한 한 시범 프로젝트에서는 의사가 혈액 검사를 한 후 수초 만에 환자의 급성신손상accute kidney injury 위험 여부를 알 수 있었다. 급히 치료해야 할 환자의 경우 연구실에서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치료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IBM의 왓슨과 구글의 딥마인드가 의료진의 정확한 의사 결정과 생명 구제를 돕는다면, 비용 절감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인공지능 시스템도 있다. ‘프락시스 콘셉트 프로세싱Praxis Concept Processing’은 인공지능 기반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의사가 말하거나 기록한 내용을 모두 수집하여 그 환자의 상태와 가장 유사한 최근 데이터를 찾아낸다. 어떤 환자의 증상이 그 이전 환자와 동일할 수도 있다. 프락시스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신이 가장 최근에 만났던 환자의 증상과 현재 환자의 증상이 동일하다면, 당신은 할 일을 다 한 것이나 다름없다. 프락시스의 전자 의료 기록 장치가 곧바로 당신이 이전에 했던 치료법을 내놓을 것이다. 또한 당신의 처방전을 인쇄하고, 환자와 다른 의료진에게 처방에 대한 설명과 지시를 내리고, 약품 주문과 모든 필요한 서류들을 처리해 줄 것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눈 깜빡할 동안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


    증상이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다면, 이전 사례와의 차이점을 직접 손으로 쓰거나 음성 인식 기능이나 키보드로 수정하면 된다. 프락시스의 장점은 그 모든 수정사항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환자가 두 가지 유사 사례 중간쯤의 증상을 보인다면, 의사의 기록은 반으로 나눠질 것이고, 이후 다음에 또 그런 사례가 발생하면 1/4로, 또 1/8로 계속 나뉘게 된다. 즉 프락시스는 사용하면 할수록 더 빨라지고 똑똑해진다. 결국 어느 순간이 되면 프락시스는 결국 의사의 역량이 그대로 투영된 거울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은 일반적인 증상에 대해 더 빠르게 처방을 내릴 수 있고, 의사의 주의가 필요한 특이한 문제를 가진 환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한편 애플, 델, 휴렛팩커드, 히타치 또한 의료 산업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되었다. 컨설팅 회사 프로스트 & 설리번Frost & Sullivan에 따르면, 의료 산업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가치는 2014년 6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60억 달러로 치솟을 전망이다. 여기에는 인공지능의 신약 개발 분야 진입까지 포함되어 있다. 인간 연구자는 한 번에 하나씩의 성분 조합을 실험할 수밖에 없지만, 인공지능은 가능한 성분 조합을 모두 동시에 측정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약 분야 스타트업 회사 베르그 헬스Berg Health는 최근 인공지능을 테스트에 활용해 개발에 착수한 지 7년 만에 암 치료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보통 신약 개발에 14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공지능 덕에 개발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췌장암, 방광암, 뇌암 환자의 조직 샘플로부터 14조 개의 데이터를 추출하여 정상인의 샘플과 비교했다. 또 이 시스템은 생물학적 프로필 간의 차이를 구분하고 신약 투약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얻은 환자들을 골라냈다.


    베르그 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종양학자인 니븐 나레인Niven Narain 박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약을 시장에 출시하려면 25억 달러의 비용과 12~14년의 기간이 필요한데, 인공지능을 이용해 비용과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임상 실험의 실패 탓에 비용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 우수한 예측과 효율적 실험이 가능해졌다. 덕분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의료비용 절감을 위해 하인드사이트Hindsait라는 회사는 의사와 보험사들이 처방전에 필수적이지 않거나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표시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내놓았다. 새로 떠오르는 정밀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환자의 현재 질병뿐 아니라 고유한 의료 이력, 생활습관, 유전적 특성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데이터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에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우월하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그렇다면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IBM의 ‘왓슨 건강 부문’ 부회장 아닐 자인Anil Jain 박사는 선도적인 의료 기업들이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 환자에게 올바른 처치를 하기 위해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 의료 질 개선을 위해서는 데이터로부터 어떻게 통찰력을 끌어낼 수 있을까?


    ▶ 의료진이 최고 수준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데이터를 제공해야 할 것인가?


    ▶ 이 일들을 어떻게 효율적인 비용으로 수행할 것인가?


    자인 박사는 인공지능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하는 기업은 조지프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라 칭한 현상에서 패배자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경쟁 시장에 참여한 기업들 모두에게 고도의 기술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같다. 그렇게 하지 않는 대가는 슘페터주의자들이 말하는 ‘시장에서의 죽음’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과 트렌드를 통해 다음과 같이 예측할 수 있다.


    첫째, 인공지능은 의사의 부족이라는 암울한 미래에 해결책이 되어줄 것이다.


    수년 내, 수준급의 보조원이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전문 시스템이 현재 최고의 의사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환자의 약 90%를 진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좀 더 특이한 증상을 가진 나머지 10%의 환자는 인공지능 덕에 시간을 번 의사들이 진료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학장이자 <<디지털 닥터Digital Doctor>>의 저자인 로버트 왓터Robert Wachter 교수는 현재 의사를 찾아 진료를 받는 환자들 중 다수가, 앞으로 의사의 감독 하에 데이터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 전문가들에게 넘겨질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노동통계청의 예측에 의하면 소위 ‘건강 정보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5%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노동시장의 예상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둘째, 인공지능이 의료 산업을 재편함에 따라 소규모 병원이나 독립 개원의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그들은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할 자금이나 식견에서 대형 의료 조직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높은 비용, 부정확한 진단, 예약과 검사에 걸리는 오랜 시간 때문에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이로 인해 숙련된 전문가와 자본이 의료 산업의 승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인공지능은 급격한 인구 노령화에 따른 노인 의료비용 증가 문제에 대안을 제공해 줄 것이다.


    앞으로 서비스 로봇과 함께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생활환경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대규모의 노령 인구들을 소수의 인간 간병인만으로 효율적인 비용 내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인간은 단지 인공지능이 문제를 포착했을 때만 개입하면 된다.


    넷째, 인공지능은 완전히 자동화된 테스트 과정을 통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다. 예를 들면 동일 세포들로 수천 가지의 조합을 시험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해당 세포의 유전학적 특성과 연관지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암에 대한 최적의 치료법 발견이 앞당겨지고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심장병 같은 만성 질환의 치료법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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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For information about the rapidly increasing cost of healthcare, visit the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website at:
    https://www.cms.gov/Research-Statistics-Data-and-Systems/Statistics-Trends-and-Reports/NationalHealthExpendData/index.html


    2. For additional information about excessive healthcare costs, visit the Aetna website at:
    http://www.aetna.com/health-reform-connection/aetnas-vision/facts-about-costs.html?TSPD_101_R0=7cb100b206709c2a01fad364fa0d4c2dw7O0000000000000000226ae5a2ffff00000000000000000000000000005758dc5500026457f5


    3. Wired, February 11, 2013, “IBM’s Watson Is Better at Diagnosing Cancer than Human Doctors,” by Ian Steadman. ⓒ 2013 Conde Nast.  All rights reserved.
    http://www.wired.co.uk/article/ibm-watson-medical-doctor


    4. Forbes, August 12, 2015, “IBM Acquires Merge Health to Supplement Watson Healthcare,” by Trefis Team. ⓒ 2015 Forbes Media LLC.  All rights reserved
    http://www.forbes.com/sites/greatspeculations/2015/08/12/ibm-acquires-merge-health-to-supplement-watson-healthcare/-6f089d6a4f70


    5. BigThink, May 10, 2016, “How Artificial Intelligence Will Revolutionize Healthcare,” by Philip Perry. ⓒ 2016 The Big Think Inc.  All rights reserved.       
    http://bigthink.com/philip-perry/how-artificial-intelligence-will-revolutionize-healthcare


    6. HealthcareDive, March 10, 2016, “5 Ways Artificial Intelligence is Changing the Face of Healthcare,” by Meg Bryant. ⓒ 2016 Industry Dive.  All rights reserved.      
    http://www.healthcaredive.com/news/5-ways-artificial-intelligence-is-changing-the-face-of-healthcare/415424/


    7. Bloomberg, February 24, 2016, “Google’s DeepMind Forms Health Unit to Build Medical Software,” by Jack Clark. ⓒ 2016 Bloomberg L.P.  All rights reserved.
    http://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6-02-24/google-s-deepmind-forms-health-unit-to-build-medical-software


    8. iBid.


    9. ExtremeTech, May 20, 2016, “The Next Major Advance in Medicine Will Be the Use of AI,” by Jessica Hall. ⓒ 2016 Ziff Davis, LLC. PCMag Digital Group.  All rights reserved.           
    http://www.extremetech.com/extreme/228830-the-next-major-advance-in-medicine-will-be-the-use-of-ai


    10. The Telegraph, October 9, 2015, “Cancer Drug Development Time Halved Thanks to Artificial Intelligence,” by Ian Douglas. ⓒ 2015 Telegraph Media Group Limited. All rights reserved.      
    http://www.telegraph.co.uk/technology/news/11920393/Cancer-drug-development-time-halved-thanks-to-artificial-intelligence.html


    11. HealthcareDive, March 10, 2016, “5 Ways Artificial Intelligence is Changing the Face of Healthcare,” by Meg Bryant. ⓒ 2016 Industry Dive. All rights reserved.      
    http://www.healthcaredive.com/news/5-ways-artificial-intelligence-is-changing-the-face-of-healthcare/415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