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스타트업 시장
경제 전반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신생 ...




  • 경제 전반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신생 기업들은 전례 없는 성공을 구가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기술과 경제가 접합되는 지점에서 이들과 같은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포춘」지에 따르면 스타트업 기업은 열에 아홉이 실패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다수의 기업들은 이런 속설을 깨뜨렸을 뿐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발해 10년도 안 되어 10억 달러의 매출 규모로 성장했다. 이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바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시키는 온라인 쇼핑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사업 모델은 대중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측면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실제 십 수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온라인 시장은 이베이와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 단 두 곳에 불과했다. 현재는 이런 기업이 에어비앤비, 엣시Etsy, 그루폰Groupon, 그럽허브GrubHub, 심리스Seamless, 렌딩클럽Lending Club, 리프트Lyft, 프로스퍼Prosper, 썸택Thumbtack, 우버Uber, 업워크Upwork를 포함해 10곳이 넘는다. 그리고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다. 벤처 투자회사 그레이록 파트너스Greylock Partners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이 사업 모델을 근간으로 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는 두 배로 늘어날 것이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선 다음의 세 가지 다른 트렌드들이 교차하는 바로 그 지점을 살펴봐야 한다.


    1. 네트워크 효과의 가속화
    2. 세계적인 현금 과잉
    3. 쌍방향 디지털 시장의 힘


    이 트렌드들이 온라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지, 우선 네트워크 효과부터 다루기로 하자.


    ‘멧커프의 법칙Metcalfe’s Law’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수록, 네트워크 이용자 전체에게 더욱 유용해진다. 만약 이베이 같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이 1,000명에 불과하다면, 그 네트워크의 가치는 미미할 것이다. 구매자는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을 찾을 수 없고, 구매자들 간의 경쟁이 없으면 판매자도 이익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수백만 명이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되면, 그로부터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보다 신생 네트워크인 우버에게도 마찬가지 법칙이 적용된다. 만약 도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우버 운전자가 10명뿐이라면, 수분 내에 승객을 태울 수 있는 1만 명의 기사가 있을 때와 비교해 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또한 한 도시에 우버 앱을 사용하는 승객이 10명이라면 기사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겠지만, 100만 명의 승객이 사용한다면 기사들도 돈을 벌기 위해 모여들 것이다.


    그래서 우버와 여러 신생 네트워크 기업들은 사용자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를 재빨리 성장시켜 네트워크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장에는 비용이 따른다. 우버의 경우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업에 돈을 들이붓는 것이었다. 우버는 통상적인 시장 가격보다 더 높은 요율을 적용하면 기사들은 충분히 모여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한 승객들로부터 받는 요금은 그대로 유지해, 기사가 받는 요금에 비교해 보면 오히려 낮은 금액을 지불하게 되니 이로써 많은 승객들을 유인할 수 있었다.


    우버는 어떻게 이 방식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바로 세계적인 현금 과잉 현상 덕분에 벤처 투자회사들이 온라인 네트워크 모델을 사용하는 우버 같은 스타트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레이록 파트너스의 사이먼 로스먼Simon Rothman이 「옵저버닷컴」에 기고한 기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근육 강화제를 맞은 기간이었다. … 싸고 풍성한 자금을 회사의 성장을 위해 성과를 강화하는 약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 현금만으로도 규모 확장과 기업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제로 금리 때문에 수익에 절망한 투자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사업을 시작했다. 풍부한 현금은 시장의 분위기를 두려움에서 탐욕으로 변모시켰으며, 전례 없는 규모로 투입 자금이 늘어갔다. 1999년 닷컴 버블 이래 벤처 자금이 이렇게 모여든 적이 없었다.”


    그러나 닷컴 버블의 붕괴로 벤처 투자회사들이 고통 끝에 얻은 교훈이 있었다. 이제는 스타트업 기업이 수익을 낼 방법을 보여주길 원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네트워크 사업자들에게 있어 그 방법이란 현금을 이용해 경쟁자보다 빠르게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한 고객의 생애 가치Lifetime Value(고객이 일생 동안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를 돈으로 환산한 개념)가 그 고객을 확보하는 데 들인 비용보다 더 커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로스먼에 따르면, 우버는 6년간 15번의 투자를 거치면서 자기자본으로 90억 달러를, 빚으로 16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이 돈은 리프트와 사이드카Sidecar 같은 유사 사업자들과의 경쟁에 사용됐다.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가? 기사와 승객들 모두가 거부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우버는 기사들에게 최소 시간당 25달러의 요금을 보장했다. 설사 이용자가 적더라도 보조금을 별도로 지급한 것이다. 또한 승객들에게는 5분 내 탑승할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주변 사람에게 우버 서비스를 추천할 경우엔 무료 이용까지 가능하게 했다.


    기사 수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빠른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승객수가 확 늘어나니 기사들은 보조금 없이도 충분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 수입이 오르니 더 많은 기사들이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이것이 또 고객에겐 매력으로 작용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멧커프의 법칙이 현실로 나타났다.


    다시 말하자면, 우버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만큼 네트워크가 성장할 때까지 공급과 수요를 사들인 것이다. 추가적인 공급이 추가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추가 수요가 또 추가 공급을 창출할 수 있도록.


    이는 쌍방향 디지털 시장이 안고 있는 과제이자 이점이다. 하나의 회사를 세우기도 힘들지만(열에 아홉이 실패한다는 점을 상기하라), 두 가지 유형의 고객들을 동시에 대상으로 삼는 사업을 내놓기란 적어도 두 배는 힘들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렌딩클럽은 투자자와 대출자가, 우버에서는 기사와 승객이 모두 대상 고객이다. 여기서 문제는 판매자를 끌어 모으려면 많은 구매자가 있어야 하고, 구매자를 모으려면 다시 많은 판매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자금을 싸게 빌릴 수 있는 시대라면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과제다. 일단 쌍방향 디지털 시장이 생성되면, 시장 소유자가 무엇도 소유하거나 제조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기에 비용 지출을 크게 낮출 수 있다.


    ▶ 우버는 직접 차량을 소유하거나 승객을 운송하지 않는다.


    ▶ 이베이는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수많은 상품을 직접 제조하지 않는다.


    ▶ 엣시(수공예품 쇼핑몰)는 직접 공예품이나 수제 장식품을 만들지 않는다.


    ▶ 에어비앤비는 호텔을 소유하지 않는다.


    ▶ 그럽허브 심리스(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 그럽허브와 심리스가 합병된 회사)는 식당을 소유하지 않는다.


    이 회사들은 자사의 네트워크에서 판매할 물품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오직 다수의 공급자들과 다수의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주고, 모든 거래로부터 상당한 수익을 거두기만 하면 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이베이의 이익은 매출의 70%, 엣시는 60%에 달한다.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경쟁자가 맞서기 어렵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네트워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는 비용 때문에 현재 네트워크를 떠나기 어렵게 되며, 라이벌 네트워크 입장에선 점유율을 뺏기가 불가능하게 된다.


    앞으로 스타트업은 어떻게 될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예측해본다.


    첫째, 앞으로 갈수록 온라인 시장에서 새로 기업을 설립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던 시대는 2016년 초에 끝났다. 2010년대 초반 5년 동안의 기업가들과는 달리, 현재의 스타트업들은 싼 자금에 의존하기 어렵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나쁜 소식이지만, 투자자에게는 희소식이다. 투자를 받으려는 회사는 더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만 한다. 싼 자금과 빚으로 대충 쌓아올린 기업보다 훌륭한 아이디어에 탄탄히 기반한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다. 우버 같은 기업들에게 앞으로 공급과 수요를 사들인다는 건 불가능해질 것이다. 보조금을 주느라 돈을 잃는 대신, 비용 우위에 기반한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통해 쌍방향 시장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둘째, 에어비앤비, 이베이, 우버는 널리 알려질 정도로 성공했지만 모든 온라인 기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업가와 투자자는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한때 수천의 식당들에게 할인 상품을 내놓게 했고, 수백만의 고객들이 사용도 하기 전에 비용을 지불하게 했던 그루폰이나 리빙소셜Living Social 같은 기업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떠올려보라. 다른 회사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장벽은 없고, 셀 수 없이 많은 경쟁자들이 지역적, 국가적 수준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인과 고객이 다른 사이트로 갈아타는 비용이 낮기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 숫자가 줄어들면 언제든지 원조 시장의 가치와 네트워크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기사에 의하면 2011년 처음 그루폰이 기업공개를 했을 때의 가치는 180억 달러였으나 현재는 20억 달러 이하로 급락했고, 리빙소셜은 아마존에 인수되었다가 인수가 철회되기 전 2011년의 기업공개 시 100억 달러 가치로 평가받았으나 2014년 말 기준 2억 5,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셋째, 온라인 시장이 번창하려면 극복해야 할 근본적인 과제가 있다.


    또 다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사에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가 높은 품질로 빠르게 배송된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 사업자는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베이,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네트워크 사업자는 고객의 피드백에 기반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자, 기사, 승객, 집주인, 손님 중 악성 이용자를 각각 식별할 수 있도록 놓았다. 에어비앤비는 더 나아가 이용객이 체크인한 후 만족했다고 인증할 때까지 집주인에게 요금 지불이 보류되도록 했고, 또한 이용객은 체크아웃한 후 집주인이 방의 상태가 온전하다는 인증을 할 때까지 환급되지 않는 예치금을 걸도록 해 놓았다. 만약 온라인 시장이 이러한 안전장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전통적인 사업 모델로 회귀하여 책임질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구입했다가 되파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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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Fortune, September 25, 2014, “Why Startups Fail, According to Their Founders,” by Erin Griffith. ⓒ 2014 Time Inc.  All rights reserved.
    http://fortune.com/2014/09/25/why-startups-fail-according-to-their-founders/


    2. Harvard Business Review, April 2016, “Network Effects Aren’t Enough,” by Andrei Hagiu and Simon Rothman. ⓒ 2016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All rights reserved.
    https://hbr.org/2016/04/network-effects-arent-enough


    3. com, May 5, 2016, “Uber, the Startup Steroid Era and the Use of Capital as a Performance- Enhancing Drug,” by Simon Rothman. ⓒ 2016 Observer Media.  All rights reserved.
    http://observer.com/2016/05/uber-the-startup-steroid-era-and-the-use-of-capital-as-a-performance-enhancing-drug/


    4. Harvard Business Review, April 2016, “Network Effects Aren’t Enough,” by Andrei Hagiu and Simon Rothman. ⓒ 2016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All rights reserved.
    https://hbr.org/2016/04/network-effects-arent-enough


    5. iBid.


    6. Harvard Business Review, March 2013, “Do You Really Want to Be an eBay?” by Andrei Hagiu and Julian Wright. ⓒ 2013 Harvard Business School Publishing.  All rights reserved.
    https://hbr.org/2013/03/do-you-really-want-to-be-an-e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