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세계 경제를 되돌아보다
대공황 다음으로 전 세계를 최악의 상황에 빠트린 세계 금융버블! 그 거품...




  • 대공황 다음으로 전 세계를 최악의 상황에 빠트린 세계 금융버블! 그 거품이 터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빚은 더 쌓여가고 있다.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7년보다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빚을 모두 더하면 그 규모는 상상 이상인데,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이 빚은 어떤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까?


    2007년 말 금융버블 당시 정부, 기업, 개인은 현상 유지를 위해 빚을 떠안았다. 2007년 4/4분기 당시 세계 부채는 142조 달러에 달했다.

    거품이 터진 후 몇 년 동안, 사람들은 부채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줄어들기는커녕, 세계 부채는 무려 57조 달러가 증가해서 2014년 2/4분기에는 사실상 199조 달러에 이르렀다. 부채 증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높은 부채 수준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금융 붕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주요 경제선진국들의 GDP 대비 부채 수준은 2007년보다 더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GDP 대비 부채 비율은 17% 포인트 증가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22개 선진국 모두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이 무려 50% 포인트나 증가했다. 현재 개발도상국의 평균적인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21%인데 비해 선진국의 평균은 280%에 달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정부 부채는 경제 성장에 필요한 기반을 굳건히 하는 데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늘어났다고 추측할 수 있다. 기업 부채는 사업 확장을 위해 필요하며, 가계 부채는 더 많은 인구가 소비층으로 합류하고 있고 신용거래를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전 세계의 부채 증가분 중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인 47%는 이런 개발도상국들로부터 비롯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기업이 엄청나게 많은 빚을 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기업 부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을 제외한다면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정부의 통제를 넘어 고위험 채권에 투자해 고수익을 얻는 유사 금융)’ 문제도 해결되어 가는 양상을 보인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의하면 부채가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위험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 위험은 세계적인 정부부채의 증가에서 비롯된다. 2007년 이후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정부부채가 25조 달러나 늘어났는데, 선진국에서는 19조 달러가 늘어났으며 나머지 6조 달러는 개발도상국의 증가분이다. 일부 국가는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혹은 문제가 많은 부문의 금융 구제를 위해 빚을 졌다.


    두 번째 위험은 북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증가하는 가계부채다. 세계적으로 가계부채의 지속적인 증가가 염려되는 이유는 미국 및 다른 선진국에서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가 금융위기를 촉발시켰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07년 사이 미국,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3분의 1 혹은 그 이상 증가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고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가계부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나 이는 곧 극심한 소비 수축과 깊은 침체로 이어진다.


    2015년 기준, 불경기가 시작된 이후 가계부채가 줄어든 곳은 5개국에 불과한데, 이들 국가는 주로 이전의 가계부채가 폭등하면서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은 미국, 영국, 아일랜드, 독일, 스페인이다. 디레버리징Deleveraging(부채 축소)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미국과 아일랜드로, 미국은 모기지론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통해 소비자 부채가 줄어들었고, 아일랜드는 융자 재조정 프로그램을 활용한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서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실제로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는 현재 소득 대비 200%가 넘는 가계부채가 있으며, 이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캐나다까지 포함한 이 모든 국가들의 가계부채율은 신용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의 미국보다도 더 높다.


    세 번째 위험은 중국의 부채 증가에서 기인한다. 2007년 이후 중국의 부채는 7조 4,000억 달러에서 2015년 28조 2,000억 달러로 4배나 증가했는데, 이는 전 세계 부채의 증가분에서 3분의 1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의 GDP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몫은 282%로, 이는 미국이나 독일보다도 높은 수치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이런 양상을 보면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것은 바로 전체 대출 가운데 절반이 직간접적으로 중국의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연관되어 있고, 불법적인 그림자금융이 신규 대출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여러 지방정부의 대출은 유지되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그림자금융이 대출 중인 6조 5,000억 달러는 중국 전체 부채액(금융 분야는 제외) 중 거의 3분의 1, 그리고 신규 대출액 중에서는 절반과 맞먹는 금액이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는 위탁대출이 위험을 가중시키는 이유는, 한 기업의 몰락이 그 기업의 대출과 연계되어 있는 다른 기업들을 줄줄이 도산시키는 연쇄 반응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부동산 구입을 위해 그림자대출을 이용한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기 때문에 이 거품이 꺼지는 순간, 규제가 어렵고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그림자금융 시스템이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2008년∼2015년 사이 중국 40개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은 60%나 치솟았다. 현재 뉴욕이나 파리의 고급주택 가격은 상하이에 비해 불과 10% 정도 더 비쌀 뿐이다.


    중국에서 주택시장 붕괴의 조짐은 이전부터 보여지고 있었다. 소도시들은 미분양 상태가 된 주택 재고를 가진 기간이 짧게는 48개월에서 길게는 77개월에 이르기도 했었댜. 그 사이 거래량은 전국적으로 10%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의 조정은 중국의 GDP 가운데 15%를 차지하는 건설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는 또한 2015년 기준 중앙정부에 총 3조 달러에 육박하는 채무를 지고 있는 지방정부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한 연구는 지방정부 중 40%가 부채 해결을 위해 토지를 매각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다른 20%는 예전의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받는다.


    이에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예측을 내려 본다.


    첫째, 중국에서 주택 거품이 터진다 할지라도 그 파장이 세계 경제의 붕괴를 촉발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분석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도 중국 정부가 금융 분야를 긴급 구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채의 증가를 막으면서도 동시에 충분한 여력이 없는 자국민들에게 상품과 주택을 구입하도록 장려해 소비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는 점이 앞으로 중국 경제가 안게 될 딜레마다.


    둘째,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에 의하면 한국, 네덜란드, 캐나다,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태국 이상 7개 국가는 극도로 높은 가계부채 때문에 금융위기를 겪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에는 주택 압류를 방지하기 위해 유연한 주택 담보 계약을 제공하고, 보다 투명한 개인 파산 규칙과 더욱 엄격한 대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포함된다.


    셋째, 정부부채의 급격한 증가 추세는 적어도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다. 재정수지균형, 금리, 인플레이션, 그리고 실질 GDP 성장 예측을 검토한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이를 토대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독일, 아일랜드, 그리스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경우 정부부채 대비 GDP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넷째, 진정한 해결책은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부채’보다는 GDP와 실질 가계소득의 ‘미미한 성장’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령화 및 세계적인 출산율의 급락 같은 인구학적 추세는 인구 증가에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일자리의 증가로 인해 세계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1964년부터 2014년까지 고용률은 해마다 평균적으로 1.7% 증가했지만, 앞으로 50년 동안은 매년 0.3%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 예상된다. 이런 고용 감소를 상쇄할 유일한 해결책은 과거 50년간의 맹렬한 기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는 현재 1.8%에 머무르고 있는 성장률을 3.3%로 증가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앞서 연구를 통해 기업과 중앙정부가 기존의 우수 운영 사례를 채택함으로써 생산성 성장률을 3%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그 나머지 부분은 혁신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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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List :
    1. McKinsey Global Institute, February 2015, “Debt and (Not Much) Deleveraging,” by Richard Dobbs, Susan Lund, Jonathan Woetzel, and Mina Mutafchieva. ⓒ 2015 McKinsey & Company. All rights reserved.
    http://www.mckinsey.com/insights/economic_studies/debt_and_not_much_deleveraging


    2. AEIdeas, April 3, 2015, “Is Debt America’s Greatest Economic Threat? Here’s a Better Answer,” by James Pethokoukis. ⓒ 2015 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https://www.aei.org/publication/is-debt-americas-greatest-economic-threat-heres-a-better-answer/


    3. McKinsey Global Institute, January 2015, “Can Long-Term Global Growth Be Saved?” by James Manyika, Jonathan Woetzel, Richard Dobbs, Jaana Remes, Eric Labaye, and Andrew Jordan. ⓒ 2015 McKinsey & Company. All rights reserved.
    http://www.mckinsey.com/insights/growth/can_long-term_global_growth_be_sa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