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그림자 아이
 
지은이 : 슈테파니 슈탈
출판사 : 쌤앤파커스
출판일 : 2019년 07월




  • 자기 삶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독립적 어른이 되어서도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게 마냥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상처 주고 또 그만큼 쉽게 상처받는 관계의 반복에 지칠 대로 지친 사람들에게 빛나는 자존감을 선물해준 독일의 심리 전문가 슈테파니 슈탈의 대표작. 


    내 안의 그림자 아이


    내면 아이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행

    누구나 자신이 보호받고 안전하며 환영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누구나 긴장을 풀 수 있고 원래의 자기 자신으로 완벽하게 돌아갈 장소가 필요하다. 부모님이 사는 집이 그런 장소로서는 가장 이상적이다. 부모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우리는 사랑받는다고 느낀다. 이러한 어린 시절의 느낌, 반갑게 맞이하고 환영받는 느낌을 우리는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삶의 느낌으로 내면화한다. 이러한 삶의 느낌은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의 마음에 계속 머무른다. 작 우리는 이 세상과 삶에서 자신이 안전하고 보호받는다고 느낀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리 아름답지 못한 기억과 연관시키며, 심지어 어린 시절을 떠올릴 때 트라우마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불행한 유년기를 겪었지만, 이런 체험을 의식에서 억눌러 버린다. 그들은 기억 자체를 거의 떠올리지 않는다. 이와 대조적으로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정상적’이거나 심지어‘행복’했다고 생각하지만, 보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이 생각은 자기기만이었음을 드러난다.


    그들은 자존감에 문제가 있으며 배우자, 상사, 애인, 새로 알게 된 지인이 진정으로 자기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자기를 환영하는지 계속 의심한다. 그들은 자신이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고 여기고 불확실한 감정을 수없이 느끼며, 관계를 맺는 데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그들은 기본적 신뢰를 발달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의지할 곳이 별로 없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각인된 것, 즉 유전 인지 외에 우리의 존재와 자존감에 아주 강항 영향을 끼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심리학에서‘내면이 아이’라고 일컫는 성격 부분을 언급하게 된다. 말하자면, 내면의 아이란 어린 시절에 각인된 것을 전부 합친 개념이다. 이는 좋든 나쁘든, 부모는 물론 다른 중요한 관련 인물을 통해 체험한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각인 때문에 우리는 어린이 되어서도 종종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 내면에 있는 아이는 어린 시절에 당한 모욕과 무례를 다시는 겪지 않으려고 많은 것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내면의 아이는 어린 시절에 너무 짧게 누렸던 안전과 인정을 충족시키려는 소망을 이루려고 계속 애쓴다. 우리는 의식의 차원에서 보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독립적 어른이다. 하지만 내면에 있는 아이는 무의식의 차원에서 우리의 인지, 느낌, 생각, 행동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심지어 이성보다도 훨씬 강하게 영향을 끼친다.


    그 증거는 다음의 사례를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미하엘은 아내 자비네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잊을 때마다 분노의 발작을 일으킨다. 최근에 자비네는 마트에 갔다가 미하엘이 좋아하는 소시지를 사는 것을 깜빡했다. 그는 엄청나게 화를 냈다. 미하엘의 내면에 있는 아이는 자비네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을 존중하지도 않는다고 느낀다. 그는 자기가 엄청나게 화가 난 이유가 자비네와 잊힌 소시지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 입었던 상처가 아직도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른다.


    미하렝과 마찬가지로, 자비네 또한 내면에 있는 아이에게 조종을 받는다. 그녀의 내면에 있는 아이는 비판을 받으면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비네는 어린 시절 자기 부모를 좀처럼 만족시키지 못하고 항상 꾸중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하엘이 분노의 발작을 일으키면 자비네의 마음속에는 어린 시절에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이때 그녀는 자신이 보잘것없고 가치가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히며, 이에 걸맞게 상처 입고 모욕을 받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자신들의 내면에 있는 아이가 품은 갈망과 상처를 응시한다면, 소시지 사는 걸 잊었거나 너무 심하게 비판한다는 표면상의 구실로 싸우는 대신, 정학한 이유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비판하고 공격하는 대신, 좀 더 나은 관계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내면의 아이와 우호적으로 친교를 맺어야만 자기 자신의 내면이 어떤 깊은 갈망과 상처를 떠안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있다. 이는 거의 모든 이에게 해당된다. 우리는 영혼의 상처 입은 부분을 받아들일 수 있으며, 심지어 어느 정도까지는 치유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자존감은 성장할 수 있고, 우리안의 아이는 마침내 고향을 찾는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타인과 더욱 평화롭게, 더욱 우호적으로, 더욱더 행복하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상처받은 그림자 아이, 기쁨에 넘치는 햇빛 아이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대체로 어떤 느낌을 인지하는가, 또는 우리가 체험을 할 때 어떤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가는, 근본적으로 우리가 타고난 기질과 어린 시절 체험에 달려 있다. 이때 우리의 무의식에 있는 ‘신조 信條’가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심리학에서 신조는 인간에게 깊숙이 고정되어 있는 신념으로 이해한다. 이 신념은 자기 자신이나 상호 인간관계에 대한 견해를 표명한다. ‘나는 괜찮아’같은 긍정적인 신조는 우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주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사랑 받는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생성된다. 이와 반대로 ‘나는 괜찮지 않아’ 같은 부정적인 신조는 우리 자신이 잘못됐고 거부당한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생성된다. 이 부정적인 신조는 우리를 약한 존재로 만든다.


    ‘그림자 아이’는 우리의 부정적인 신조는 물론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슬픔, 불안, 무기력, 분노 같은 느낌까지 장악한다. 여기서 발생한 결과가 이른바 자기방어 전략이다. 이 전략은 우리를 괴롭히는 느낌들을 잘 처리하거나 최상의 경우 전혀 느끼지 않으려는 목적을 가지고 발달한다. 후퇴, 화합을 이루려고 애쓰는 행위, 완벽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행위, 공격이나 비판에 몰두하는 행위, 또는 권력이나 통제를 추구하는 행위 등이 전형적인 자기방어 전략이다.


    이와 반대로 ‘햇빛 아이’는 우리의 긍정적인 각인과 좋은 느낌을 대변한다. 햇빛 아이는 기쁨에 넘친 아이가 나타내는 모든 특성과 행동을 드러낸다. 즉 자발성, 모험심, 호기심, 자기 방각, 생명력, 활동력, 삶에 대한 기쁨 등이 그러하다. 햇빛 아이는 우리가 지닌 자존감의 온전한 부분을 상징하는 은유적인 존재다. 아무리 어린 시절에 아주 힘겨운 걱정거리가 있었던 사람들이라 해도, 건강한 성격 부분을 분명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에서 햇빛 아이를 아주 각별히 응원하고 내면에 있는 그림자 아이를 위로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그림자 아이는 눈에 띄게 자신감을 갖고 안심할 수 있으며, 햇빛 아이는 충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 정신의 한 부분을 차지한 그림자 아이가 자꾸만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은 너무나 분명한다. 무엇보다 그림자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다시 말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 상태로 존재한다. 이에 대해 나는 다시 한 번 미하엘과 자비네 부부를 예로 들어 명확하게 설명하고 싶다. 미하엘은 ‘어른인 나’의 시선으로 자신의 행동 방식을 관찰하고는, 자기가 빈번하게 과잉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대단히 의식적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미하엘은 분노를 억제하겠다고 자주 결심했다. 때로는 분노를 억누르는 데 성공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그러지 못했다. 그가 선의로 결심했는데도 적당한 성공밖에 거두지 못한 이유는, 그의 내면에 있는 어른, 그러니까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이성이 내면에 있는 그림자 아이의 상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내면의 그림자 아이가 그동안 쌓인 상처를 줄곧 품어왔다는 점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미하엘이 그림자 아이를 내면의 어른 부분과 의식적으로 분리한다면, 자비네가 소시지를 잊은 상황을 달리 볼 수 있게 된다. 아내가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람이 결핍된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한 것뿐이라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기가 인식한 내용을 조금만 교정해도, 내면의 분노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미하엘이 분노의 발작을 잘 통제하고 싶다면, 자신의 의식이 그림자 아이와 그 아이가 입은 상처에 주목하도록 해야 한다. 어른인 나는 그림자 아이가 보이는 충동적인 행동에 대해 적절하고도 애정 가득한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이렇게 하면 자비네는 남편의 그림자 아이가 보이는 분노 충동을 겪지 않게 된다.


    그림자 아이를 탄생시키는 네 가지 욕구와 좌절

    애착 욕구

    애착 욕구는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 갓난아기는 애착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아주 어린아이는 신체 접촉을 받지 못하면 결국 목숨을 잃게 된다. 애착 욕구는 애정 관계, 가족 관계분만 아니라 무수한 상황에서 맹활약을 한다. 예를 들면 애착 욕구는 우리가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 때, 동료들과 휴식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영화, 공연, 전시회를 함께 갈 때, 또는 편지를 쓸 때 충족될 수 있다.


    부모가 ‘소홀’, ‘거부’ 그리고 ‘학대’를 할 때, 아이의 애착 욕구는 좌절에 빠질 수 있다. 소홀의 범위는 매우 넓다. 아무리 부모가 사랑으로 가득하다고 해도, 외부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과중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 아이는 자기가 소홀히 다뤄진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가 애착 욕구 면에서 좌절을 겪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정신 발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아이가 어린 시절에 얼마나 소홀한 취급을 받았느냐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아이의 타고난 성향과 기질도 만만치 않은 역할을 한다. 아이의 애착 능력이 크게 손상을 입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애착을 기피하거나 파괴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는 아예 애착 행위에 대단히 집착하는 방향으로 발달되면서, 결국 파트너와 다른 사람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율과 확신 욕구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에게도 애착 욕구 외에 자율 욕구가 있다. 이는 어린아이가 보호자와 밀착해 음식을 얻어먹기를 원할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탐험하고 발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자기가 무언가를 부모의 도움 없이 해낼 수 있게 되면 대단히 자랑스러워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부모가 도와주려고 하면 “제가 혼자 할 수 있어요!”라고 아득바득 우긴다. 이 시기를 걸쳐 우리가 자주적으로 행동하고 부모의 보살핌에 더 이상 좌우되지 않을 때. 발달과 성장을 완전하게 이루었다고 해석한다.


    자율은 ‘통제’를 의미하며, 통제는 다시 ‘확신’으로 이어진다. ‘통제광’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 말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불확실함을 느끼기 때문에 매사에 아주 신중히 행동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쓰인다. 자율 욕구는 확신을 바라는 욕구는 물론, ‘힘’을 갈망하는 욕구를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주변 환경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라고, 무기력과 무능한 상태를 피하려고 애쓴다.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발달과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계속 바뀐다.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행동하려는 욕구는 부모의 방해를 받고 좌절될 수 있다. 자녀를 과보호하고 통제를 심하게 가하며 지시를 너무 많이 내리고 제한을 빽빽하게 두는 부모는, 아이의 자율성 발달에 해를 끼친다. 아마도 이 아이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엄청난 의심을 가질 것이고,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해도 점점 제약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아무리 선의의 의도로 자녀에게 방해되는 수많은 것을 없애려 한다 해도, 때로는 이 노력이 아이의 발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자신이 독립적이지 못하다고 느끼며, 자기를 책임지는 일을 누군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 또는 부모의 교육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상태를 지속시키려는 몹시 과대평가된 동기를 발달시켜, 과도한 형태로 커다란 힘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성장한다.


    욕망 충족 욕구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본 욕구가 바로 욕망 충족 욕구다. 욕망은 매우 다양한 인지 경로로 느낄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음식을 먹을 때, 운동할 때, 아름다운 영화를 볼 때 등이다. 욕망과 의욕 부진은 인간의 감정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사람의 동기부여 체계를 이루는 근본적인 요소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의욕 부진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좌절에 저항하는 능력’, ‘보상을 연기하는 능력’,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습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 부모는 자녀가 욕망을 느끼는 것을 자제하도록 너무 엄하게 교육시키고, 또 어떤 부모는 아이를 너무 버릇없이 키워 욕망 조절을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유아기와 유년기에는, 아이의 욕망 충족과 애착 욕구가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래서 젖먹이가 느끼는 내용은 오로지 쾌감이나 의욕 부진의 감정으로만 분류된다.


    아이가 욕망 욕구는 물론 자율 욕구까지 강력한 규제를 받으면, 부모의 교육 방식에 순응한 내면의 그림자 아이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적대적으로 여기는 생활 규범에 사로잡혀, 어른이 되어서도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성장한다. 또는 부모와 거리를 두려는 심리로 인해 쾌감에 굴복하고 무절제한 생활 방식으로 치닫는다. 이와 반대로 아이를 너무 버릇없이 키우면,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욕망을 자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면의 아이에게 좌우되지 않고 욕망 충족과 충동 포기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을 만만치 않은 도전 과제로 여긴다. 우리의 의지력은 욕망을 포기하는 데 발휘될 뿐만 아니라 의욕 부진을 극복하는 데도 필요하다. 사람들 대부분은 아침에 내키지 않지만 잠에서 깨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밤이 되면 내키지 않지만 이를 닦으며 하루를 끝낸다. 우리는 끊임없이 냉장고로, 인터넷으로, 술집으로 끌려가려는 충동을 억눌러야 한다. 자제력은 성공적인 삶을 누리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참으로 무한한 선택 가능성과 과잉이 특징으로 자리매김된 세상에서, 자제력은 극도로 혹사당한다.


    자존감 상승과 인정 욕구

    우리는 천부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지니고 있다. 이 욕구는 애착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누군가가 우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애착이 절대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은 사랑과 인정의 형태로 나타나며, 그래서 이러한 욕구는 실존적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이에게 미소를 지으면, 아이는 이를 마치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여기고, 엄마가 자신의 존재를 기뻐한다고 받아들인다. 이렇게 아이는 자기를 양육하는 이의 행동을 통해 자존감을 발달시킨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계속 지니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기 가치를 알게 되는 조건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정 욕구는 유년기에 사랑이 결핍된 체험을 겪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에 사랑받는다는 확인을 많이 받은 이들에게도 유효하다.


    자존감은 우리 정신의 진원지다. 정신 자원은 자존감으로부터 공급되기 때문에, 자존감이 손상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불안정한 자존감 부분을 그림자 아이에, 안정적인 자존감 부분을 햇빛 아이에 부속시키는 방법을 어떻게 배울까? 이 책이 핵심으로 다루는 내용은, 바로 햇빛 아이를 강하게 만드는 방법과 그림자 아이를 위로하는 방법이다.


    그림자 아이의 자기방어 전략

    현실 떨쳐버리기

    불쾌하거나 견디기 힘든 현실을 떨쳐버리는 행위는 아주 기본적인 방어 전략이며, 이 전략을 활용하지 못하면 온전히 사는 것조차 힘들다. 세상에 일어나는 무섭고 끔찍한 일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아마도 아주 강렬한 두려움과 무기력감이 엄습하여, 거의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떨쳐버리기’는 무엇보다 건강하고 가치가 충만한 방어 전략이다.


    내가 무언가를 떨쳐버리면 이는 나 자신의 의지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인지하지 않으면, 이와 관련된 느낌, 생각, 행동을 발달시킬 수 없게 된다. 떨쳐버리기는 근본적으로 ‘모든 방어 전략의 어머니’ 대접을 받는다. 결국 자기방어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인지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떨쳐버리는 결과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를 떨쳐버리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를 너무 오랫동안 떨쳐버리면 문제가 계속 쌓여, 언젠가는 더 이상 외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완벽을 향해 나아가기’ 같은 방어 전략을 추구하다 보면 완전히 기진맥진하게 되어 번 아웃 burn-out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이때 번 아웃은 대부분의 경우 당사자 자신은 물론, 주변의 가까운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


    헬퍼 신드롬

    여기에 해당되는 전형적인 신조는 ‘나는 가치없어!’,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충분하지 못해!’, ‘나는 사랑받기 위해 너를 도와야 해!’, ‘나는 열등해!’, ‘나는 네게 의존하고 있어!’ 등이다. 이른바 헬퍼 신드롬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타인에게 도움을 제공하면서 내면의 그림자 아이를 방어한다. 당사자는 선한 행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고 유용한 존재가 된다고 느낀다. 여기서 문제는 도움을 베푸는 이가, 아무리 도움을 주어도 소용없는 사람들에 얽매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결함이 분명하게 있는 파트너를 더 좋아하고 얽매인다. 이때 도움을 베푸는 이는 자신을 백마 탄 기사로 착각한다.


    이와 반대로 어떠한 상황이든지 잘 헤쳐 나가고 처세도 능한 사람들은 오히려 도움을 베푸는 이에게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움을 베푸는 이가 고안하는 방정식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너는 내가 필요해, 그러니까 항상 내 곁에 있으라고!” 다만 이 방정식이 제대로 나누어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게 문제다. 도움을 베푸는 이들은 가망 없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은 목표한 대상에게 영향력을 별로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즉 원래는 파트너가 자신에게 의지하기를 바라고 도움을 베풀던 사람이었지만, 나중에 가서는 오히려 자신이 파트너에게 의존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가 파트너를 돕지도 못하고, 파트너로부터 벗어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나를 변화시키는 햇빛 아이의 느낌

    햇빛 아이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내면의 감정 상태다! 우리 내면에 있는 햇빛 아이의 본질은 무엇보다 ‘지금 여기’에 완전히 헌신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햇빛 아이는 농담과 허튼 장난을 아주 좋아하며, 호기심이 많고 충동적이다. 햇빛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한다. 햇빛 아이는 충동적으로 큰 소리를 내어 웃고, 껑충껑충 뛰고, 노래하고, 뛰어다니고, 삶을 즐길 줄 안다. 하지만 동시에 열심히 몰두하는 자세로 일하고 공부할 줄도 안다.


    나만의 소중한 가치를 정하기

    이제 나는 당신이 자신의 개인적 가치를 찾아내도록 이끌려고 한다.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가가기 시작하면 당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가치가 많이 떠오를 것이다. 관용 정의, 협동심 같은 가치 말이다. 하지만 이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이상의 가치를 골라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신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치도 일상에서 신속하게 불러내어 가능한 한 효과적으로 작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방어 전략에 아주 잘 듣는 치료제 역할을 하는 가치에 국한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후퇴라든지 화합을 이루려고 애쓰는 행위 같은 방어 전략을 치료하려면 이와 대조를 이루는 가치, 즉 이러한 전략에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가치가 필요하다. 여기에 해당되는 가치는 솔직함, 용기, 할 말은 하는 용기, 공정함, 책임감, 예의범절 등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당신이 완벽을 강하게 추구해 항상 모든 것을 제대로 하려는 성향이라면, 이를 훌륭하게 ‘상쇄’하는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가치는 침착함, 삶의 기쁨, 신양, 겸손, 겸허 등이다. 당신의 방어 전략이 권력을 강하게 추구하는 성향이라면 신뢰, 공감, 민주주의 같은 가치가 권력 동기를 저리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햇빛 아이와 자주 마주치기 위한 연습

    당신이 그림 햇빛 아이 그림은 당신이 목표로 삼는 상태로, 우선 당신의 외적 모습을 안정시킨다. 그런 다음 규칙적이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 목표 상태를 강화시키면, 내면도 안정될 수 있다. 또한 햇빛 아이를 그린 모습을 마음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순식간에 햇빛 아이의 상태로 돌입할 수 있다. 당신이 직면한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가장 많이 필요한 내용을 끄집어내라. 아울러 어떤 신체적 반향이 내면에서 당신의 신조, 가치, 햇빛 아이 모습, 밑천을 불러내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느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햇빛 아이는 당신의 몸속에 단단하게 고정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림자 아이를 잊으면 안 된다. 여전히 그림자 아이는 계속 당신을 독차지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림자 아이는 날쌔게 행동하고, 당신은 어느새 다시 오래된 느낌과 신조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림자 아이가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제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항상 내면의 어른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의식적으로 햇빛 아이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우선 그림자 아이를 위로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곧바로 ‘어른인 나’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어른인 나’의 도움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으며, 오늘날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않는 오래된 느낌 및 투사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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