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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
저   자 : 커넥팅랩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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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미래보고서 2021


온택트 시대의 커머스: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이 뒤집히다

2021년 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3가지 키워드

LIVE, 오프라인 매장을 생중계하라

중국에서는 이미 왕홍들이 주도하는 숍 스트리밍이 온라인 커머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숍 스트리밍은 스트리밍을 통해 쇼핑한다는 뜻으로 쇼핑(Shopping)과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의 합성어다.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TV홈쇼핑이 모바일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숍 스트리밍 기능을 제공하는 주요 플랫폼으로는 왕홍 웨이야가 실시간으로 로켓을 판매한 타오바오 라이브가 독보적이다. 타오바오 라이브는 2016년 숍 스트리밍을 처음 도입한 업체로서 중국 숍 스트리밍 시장의 7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타오바오는 타오바오 라이브 총거래액(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이 3년 연속 150퍼센트 이상 성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틱톡(TikTok)과 콰이(Kwai)는 각각 2018년 3월과 6월에 서비스를 출시했다. 중국 금융 서비스 기업인 에버브라이트 시큐리티(Everbright Securities)에 따르면 2019년 숍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4,338억 위안(약 74조 원)이었다. 2020년에는 약 두 배 성장 한 9,610억 위안(약 163조 원)으로 확대되리라 예상된다.


숍 스트리밍이 커머스의 온라인화를 가속화하는 동력으로 꼽히는 첫 번째 이유는 오프라인 상점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로 인해 오프라인 상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폐업에 대한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다. 하지만 일부 오프라인 상점들은 변화의 시기에 빠르게 숍 스트리밍을 도입함으로써 온라인으로 신속하게 전환해 매출이 다시 신장하는 효과를 보았다.


숍 스트리밍의 두 번째 장점은 유통의 단계를 축소하고 범위를 확장하는 데 있다. 유통 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절약한 비용만큼 제품의 가격을 인하해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고, 해외로 유통 범위를 확장하는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숍 스트리밍은 매력적인 판매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의 단계를 축소한 사례로 2019년 10월 알리바바가 광군제 행사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할인 판매 이벤트를 꼽을 수 있다. 해당 이벤트에서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방송을 진행했고 1초 만에 55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간 자동차를 판매할 때는 제조사가 총판을 담당하는 딜러에게 판매 차량을 맡기고 딜러가 고객과의 대면 접점이 되었다. 하지만 숍 스트리밍으로 유통 구조가 바뀌면서 제조사 직원이 직접 자동차에 탑승해 차량 내부를 실시간으로 보여 주며 판매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숍 스트리밍의 세 번째 장점은 기존의 온라인 커머스에 부족했던 로열티 요소를 보완해 준다는 점이다. 보통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는 가격을 비교하고 제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에서 구매한다. 구매의 목표는 최저가를 찾는 것이다. 이 경우 고객들은 구글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최저가를 제공하는 커머스 홈페이지에 들어가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온라인 커머스 기업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만을 가지고 승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방송을 시청하고 물건을 구매했다고 상상해 보자. 구입한 물건의 품질이 마음에 들었다면 고객은 방송을 진행한 사람에게 신뢰가 생기기 마련이다. 숍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물건에 대한 상세 정보를 채팅방에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수 있기에 고객으로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이런 환경이 구축된다면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의 1순위는 가격이 아닌 방송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될 수 있다. TV홈쇼핑 업계에서 사업자들이 유명 쇼호스트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해당 고객들은 유명 쇼호스트가 방송하는 제품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물건을 구입한다.


GENERATION, 새로운 세대를 고객으로 포섭하라

“비록 사지는 못했지만, 온라인 쇼핑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겪으며 난생처음 스마트폰에 온라인 커머스 앱을 설치한 60대 여성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소감이다. 인터뷰 내용처럼 50~60대 고객들을 처음 온라인 커머스의 세계로 불러들인 것은 마스크 대란이었다. 소셜커머스 기업 티몬에 따르면 2020년 설 연휴 직후 40대 이상 고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은 마스크를 비롯한 각종 위생용품이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1월 27일은 국내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온 날이며 감염병 위기 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되고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위험 수준을 ‘보통’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한 날이다.


11번가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도 유사한 현상이 발견되었다. 설 연휴 직후 일주일간 50대와 60대 고객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퍼센트와 48퍼센트 증가했다. 2019년의 50대와 60대 고객의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 증가율은 각각 2퍼센트와 6퍼센트였다. 2020년의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은 2019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4배와 8배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20대와 30대 고객의 거래액 증가율은 각각 27퍼센트와 38퍼센트로 50대, 60대 고객의 거래액 증가율보다 낮다.


데이터 분석 기업 오픈서베이는 시니어 세대의 온라인 커머스 영역 진출에 대해 부모 세대가 자녀로부터 온라인 쇼핑 방법을 학습한 경우가 많았다는 재미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유를 막론하고 그간 오프라인 매장과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며 확고한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던 50대 이상의 시니어 세대가 새로운 온라인 커머스 사용자로 편입되고 있다. 50대 이상을 의미하는 ‘시니어’와 스마트폰 이용자를 의미하는 ‘엄지족’의 합성어인 ‘시니어 엄지족’이 쇼핑 앱을 다운받고 있는 현상은 TV 앞에 머무르던 소비층이 PC와 모바일 기기 앞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온택트 시대의 디지털 마케팅: 제품 광고보다 관계 구축이 중요해지다

고객과 소통하는 언드 미디어

마케팅 업계의 낯설지만 타당한 변화

같은 의미에서 마케팅에도 낯설지만 타당한 변화가 있다. 바로 매체, 즉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2010년 이전에 마케팅을 배운 이들은 마케팅이 ATL과 BTL로 구분된다고 배웠을 것이다. 그 ATL과 BTL이라는 단어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2000년대에만 하더라도 TV, 신문, 라디오, 잡지를 ‘4대 매체’라고 일컬었다. 당시에는 이들을 활용한 광고가 마케팅의 핵심이었다. 그러다가 광고 외에도 여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활용하는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개념이 대두되면서 옥외 광고나 디지털 광고와 같은 비주류 매체를 통한 광고 혹은 이벤트, PPL과 같은 마케팅 기법이 보조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케팅 비용 내역서에도 4대 매체에 대한 비용이 가장 위 줄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래서 TV, 신문, 라디오, 잡지 같은 4대 매체를 통한 광고는 ‘ATL(Above The Line)’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반면 비주류 매체를 통한 광고와 광고가 아닌 방식의 마케팅에 대한 청구 내역은 아래 줄에 위치한다고 해서 사실상 ‘기타 등등’의 의미에 해당하는 ‘BTL(Below The Line)’로 불렸다. 하지만 2010년대가 지나는 동안 디지털과 모바일 영역이 확대된 반면 4대 매체의 입지는 굉장히 축소되었다. 또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과 커뮤니케이션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면서 매체를 구분하는 업계의 시각이 바뀌게 되었는데 현재는 다음 두 가지 관점이 통용되고 있다.


첫째는 ATL, 디지털, BTL로 구분하는 관점이다. 이는 마케팅 에이전시의 경영 관리 부서나 ATL 담당자들의 관점으로서 기존 ATL-BTL 구도에 더해 디지털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관점이다. 제일기획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광고 시장 규모는 2019년 11조 9,747억 원에서 2020년 12조 6,284억 원으로 5.5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성장 규모 6,537억 원의 87.5퍼센트인 5,718억 원이 디지털 광고의 성장에서 기인할 정도로 그 규모와 성장세가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매체를 통해 집행되는 광고비의 비율은 2019년 42.2퍼센트에서 2020년 44.5퍼센트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모바일 광고 시장이 단일 광고 매체로서는 사상 최초로 3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전체 광고 시장 규모의 3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3년 이내에는 디지털 광고가, 10년 이내에는 모바일 광고가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트리플 미디어, 즉 언드 미디어(Earned Media), 오운드 미디어(Owned Media),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로 구분하는 관점이다. 이는 마케팅 에이전시의 디지털 부서나 디지털을 기반으로 성장한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통용되는 가준으로서 매체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 구분이다.


이 구분에 따르면 기존의 ATL과 BTL은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 계획에 따라 다른 매체에 돈을 지불하는 광고이므로 페이드 미디어로 분류된다. 페이드 미디어는 지불한 돈에 비례해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는 장점이 있지만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고객과의 상호 작동성이 다소 낮은 것이 단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트리플 미디어의 관점에서 페이드 미디어는 마케팅의 핵심이 아니라 언드 미디어와 오운드 미디어의 효과를 높이는 촉매제로 인식된다. 이에 반해 오운드 미디어는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홈페이지나 팝업 스토어와 같은 매체로서 통제 가능하고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언드 미디어는 소셜미디어와 같이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만 통제 가능성은 떨어지는 마케팅 채널을 뜻한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에는 제품 광고가 가장 중요한 정보원이었지만 현재는 기업의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가 광고보다 중요한 정보원이 되었다. 이 점을 생각하면 트리플 미디어 관점은 낯설지만 타당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언드 미디어와 오운드 미디어 영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두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전체 마케팅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


언드 미디어로 예측한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행동 변화

언드 미디어에서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사회적 트렌드는 다수의 소비자가 표출하는 생각과 행동의 흐름으로 결정되므로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한 소셜 분석은 트렌드를 읽는 좋은 방법이다. 특정 주제어가 소셜미디어상에서 언급된 빈도, 주제어와 함께 언급되는 연관어, 그리고 연관어가 담고 있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감성(Sentiment)은 각각 이슈의 크기, 이슈의 성격, 이슈에 대한 평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분석 결과에는 단순히 데이터만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인터뷰와 해석까지 포함되어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괜찮은 ‘해몽’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뉴스에서도 활용되면서 공신력을 가지게 되었다.


종합광고대행사들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도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했다. 여러 리포트 중에서 대홍기획의 트렌드 리포트가 가장 폭넓게 정리했기에 이를 소개한다. 대홍기획은 소셜 분석을 통해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변화를 4개 영역, 11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첫 번째로 ‘일상’과 관계된 키워드로 ‘#일상의 실종’, ‘#놀이터, 특별한 일상이 되다’, ‘#랜선으로 만나고 추억하다’, ‘#연애의 위기’, ‘#금지된 취미’를 제시했다. 이러한 키워드들은 이제 일상이라는 단어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 정도로 일상이 바뀌어 버린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요약하고 있다. 밖에 나가기 힘드니 집 안이 놀이터가 되었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니 서로 온라인에서 만나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었으며, 자연스럽게 ‘남자 친구’와 ‘여자 친구’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빈도가 줄었고, ‘여행’이라는 단어를 이야기하기 어렵게 되었다. 두 번째로 ‘#미각보다 안전-디저트에서 마스크로’, ‘#먹는 게 큰일’, ‘#달고나커피’와 같은 키워드를 통해 변화된 식생활을 설명했다. 밖에 나가는 일이 없으니 디저트는 고사하고 집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손이 많이 가는 음식도 만들게 먹게 된 상황을 요약하고 있다. 세 번째로 ‘#면역력 중시’, ‘#홈트족 전성시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건강의 중요성과 ‘확찐자’ 탈출을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사지 않고 사는 삶’을 통해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소비 패턴의 증가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에는 일곱 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의 기능이 확대’되고, 집에서도 훌륭한 식사를 가능하게 하는 ‘가정식 대체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의 소비가 증가하며, 집에 머물면서 발생하는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신 상담 서비스’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많은 이동을 요구하지 않는 ‘지역 기반 서비스’의 활성화, 디지털로 연결되는 ‘온택트 비즈니스’의 확대,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는 ‘로봇 경제’의 발전도 이야기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방역 모범 국가가 되었기에 그동안 ‘헬조선’으로 표현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 프레임이 코리아 프리미엄(Korea Premium) 프레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오운드 미디어

규모의 경제에서 범위의 경제로

드로가5가 칸에 출품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지난 10년 동안 마케팅 에이전시 업계에 일어난 변화부터 알아야 한다. 마케팅 업계 전문 언론사 애드에이지(AdAge)가 발표한 2019년 마케팅 에이전시 매출 순위는 도표 4-4와 같다. 10위 이내에 든 에이전시 중에서도 상위권에는 WPP, 옴니콤 그룹(Omnicom Group),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과 같이 광고인들은 다 알 만한 광고 회사들이 위치하고 있다.


이에 반해 6위 이하부터는 조금 다른 유형의 회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기업 컨설팅 회사로 알려진 액센츄어 인터랙티브, PwC 디지털 서비스,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과 같은 이름들이다. 이름 뒤에 붙어 있는 ‘인터랙티브’, ‘디지털’과 같은 단어에서 이들이 디지털에 특화된 회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최근 1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10위권에 진입했으며 빠른 성장을 지속하며 5위권과의 격차를 줄여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마케팅 에이전시 순위표에 진입하게 되었을까?


4대 매체를 중심으로 대형 캠페인을 전개하던 시기에는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측정되는 인지도가 주요 평가지표였다. 에이전시의 경쟁력은 매체사와 협상해서 ‘많은 사람이 TV를 시청하는 황금시간대에 다른 에이전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를 노출시킬 수 있는가’로 평가되었다. 그리고 협상력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은 광고 물량에서 비롯되었다.


다시 말해 인지도가 중시되던 과거에는 마케팅 에이전시의 규모가 곧 경쟁력이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케팅 에이전시인 WPP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400개가 넘는 회사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워 오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노출 중심의 마케팅에 변화가 일어났다. 단순히 노출되기만 하는 4대 매체와 달리 디지털 광고는 광고에 노출된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클릭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이에 광고가 노출된 빈도(Impressions), 고객이 광고를 클릭한 수, 그리고 클릭 수를 노출 빈도로 나눈 CTR(Click Through Rate) 등 수치화된 지표들이 생겨났다. 이 지표들은 정확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조사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빠르게 측정되는 성과지표다.


성과지표뿐 아니라 마케팅적으로 고민해야 할 사항들도 늘어났다. 동영상 광고를 잘 만들어 고객이 광고를 클릭해서 기업의 웹사이트에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그 웹사이트 콘텐츠가 부실하다면 고객은 웹사이트를 이탈하게 된다. 반대로 웹사이트 콘텐츠가 잘 만들어져 있으면 집행한 동영상 광고의 성과가 좋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검색엔진에서도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마케팅에서는 잘된 광고 하나로 대박을 치는 것보다 각 채널들을 잘 조직해 고객을 자연스럽게 구매로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웹사이트라는 오운드 미디어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오운드 미디어를 잘 기획하고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전문성을 가진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가 연간의 운영계획을 세우고 오운드 미디어를 비롯한 여러 마케팅 채널의 관리 업무를 일괄 수행 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전통적인 마케팅 에이전시들이 추구한 규모의 경제 대신 여러 디지털 마케팅을 한 번에 대행하는 ‘범위의 경제(Economy of Scope)’가 마케팅 에이전시의 새로운 경쟁력이 된 것이다.



온택트 시대의 빅데이터: 데이터 이코노미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데이터, 시장의 핵심 재화로 떠오르다

원유의 시대는 가고 데이터의 시대가 온다

원유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핵심 자원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물론 공급량과 수요는 줄어들지 않겠지만 적어도 1위의 자리는 데이터에 내주어야 할 것 같다. 미디어에서도 21세기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자원은 원유가 아니라 데이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17년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더 이상 원유가 아니라 데이터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바 있다. 마스터카드의 CEO인 아제이 방가(Ajay Banga)는 2017년에 열린 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참관객들에게 ‘데이터는 곧 새로운 원유’라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8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산업화 시대에는 석유가 성장의 기반이었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산업의 원유는 데이터’라고 연설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논평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을 포함한 거대 IT 기업들이 앞다투어 데이터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과거 원유 개발 붐이 불기 시작하던 1900년대 초와 많이 닮아 있다. 원유 시장에 대한 규제가 느슨하던 시절 미국의 민간 석유 기업이었던 스탠더드오일(Standard Oil)은 공격적인 영업 방식으로 미국 원유 시장의 88퍼센트를 장악했다. 현재 ‘데이터 빅4’로 불리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정보 취급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사이 전 세계 고객 데이터 수집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섰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상기의 기사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기사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8년 '’데이터를 새로운 원유로 부를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바 있다. BBC 뉴스도 2017년 ‘데이터는 새로운 원유가 아니다’라는 기사를 냈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데이터는 지금까지 다루어 온 원유, 철광, 구리 같은 천연자원과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 유형의 물질이 아니며 얼마든지 복제도 가능하다. 화물선이나 항공기로 출하·선적할 필요 없이 빛의 속도로 전송되기 때문에 무역 규제도 어렵고 관세도 매기지 않는다. 데이터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설정해야 하는데 어떠한 데이터에 정확한 가치를 매기기도 어렵다. 수집한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한지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기도 어렵다.


데이터가 미래 경제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자원임은 분명하다. 수집되는 양이나 거래 형태도 상품(Commodity)과 제법 유사하다. 그러나 데이터 본연의 형태는 결코 상품으로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그래서 데이터는 지금까지 우리가 취급해 오던 경제 자원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로 정의해야 한다.


2020년 상반기, 데이터 트래픽 폭증이 의미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됨에 따라 데이터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 빈도를 줄였고 대신 온라인이나 무인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뿐 아니라 줌이나 팀즈를 통한 화상회의, 자택 원격의료, 에듀테크 기반의 인터넷 강의 등 온택트 기반 서비스의 이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 산업에도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중 첫 번째는 온택트 데이터 트래픽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일례로 과학기술 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 한 달간 LTE, 5G 등 무선 이동통신과 이통사에서 제공한 와이브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합산한 우리나라 전체 무선 트래픽 이용량은 640페타바이트(6.4억 기가바이트)였다. 이는 2019년 3월 대비 무려 44.2퍼센트나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온라인 서비스의 이용량이 증가한 결과인데 이에 따라 저장되는 데이터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들어서면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빅4 I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기존보다 40퍼센트가량 급증했다. 글로벌 데이터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추세인데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데이터 저장량이 폭증하면서 데이터 설비 투자액 또한 급격히 늘어났다.


두 번째 변화는 전염병의 예방, 관리, 진단을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제1장에서도 설명했듯 이 캐나다의 빅데이터 AI 스타트업인 블루닷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세계보건기구보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경고했다. 블루닷은 캐나다에서 사스, 신종 인플루엔자 등 지난 10년간의 대유행 감염병을 집중 연구 한 전문의인 캄란 칸이 설립한 회사로 세계 각국의 언론 보도와 항공 티켓 데이터 및 과거 전염병 데이터 등을 종합해 새로운 감염병의 확산을 예측한다. 기존에는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하면 국제기구가 먼저 정부의 공식 발표 및 현지 리서치 자료 등을 검토한 뒤 그 위험성을 각국에 공표했는데 블루닷의 AI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더욱 빠르게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공표해 감염병의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인구의 유입과 이동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전염병의 확산을 늦추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2020년 5월 성남시는 SK텔레콤과 협업해 ‘빅데이터 기반 실시간 유동인구 분석 기술’을 공개했다. 휴대폰의 접속 기지국 위치 데이터를 활용해 인구가 밀집되는 지역과 시간대를 추적해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높은 장소에 선제적으로 방역 대책을 수립하는 기술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GPS 위치 데이터, 카드 결제 기록, CCTV 데이터 등을 종합해 감염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확산 경로를 차단하는 데에도 데이터들이 새롭게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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