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문
Preview
Trend
Briefing
플랫폼 제국의 미래
저   자 : 스콧 갤러웨이(역::이경식)
출판사 :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 2018년 04월
30

플랫폼 제국의 미래


네 개의 거인기업: 우리는 왜 지금 이 기업들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지난 20년 동안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이라는 네 개의 거인 기업은 역사상 그 어떤 조직/기관/국가보다 더 많은 ‘기쁨’과 ‘연결성’과 ‘번영’과 ‘발견’을 고취해왔다. 그 과정에서 돈벌이가 좋은 일자리를 수십만 개 창출했다. 또한 오늘날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일상생활에 녹아 있는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제공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호주머니에 슈퍼컴퓨터를 한 대씩 넣어주었고, 개발도상국에 인터넷을 도입했으며, 광대한 지구 지도를 만들었다. 이들 네 개의 거인기업은 전 세계 수백만 가구가 경제적 안정을 얻도록 유례없는 거대한 부를 주식 소유권 방식으로 창출해왔다. 요컨대 이들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생각을 다르게 해보기 바란다.


재앙을 가져올 네 명의 기사

우리는 이들 기업이 관대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삶의 가장 은밀한 영역까지 이들을 불러들인다. 우리가 이들에게 기꺼이 내어주는 그 비밀스런 정보가 이들에게는 돈벌이 수단이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를 둘러싼 온갖 미디어는 이들 기업의 경영진을 영웅으로 치켜세운다. 얼마든지 믿어도 좋고 심지어 본보기로 삼아야 할 천재라고 칭송하는 것이다. 각국 정부 역시 이들에게 반독점 규제나 세제, 노동법 영역에서 특별대우를 해준다. 또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주식을 마구 사들여 무한대에 가까운 자본과 화력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유능한 인재를 싹쓸이하고 경쟁자들을 무참히 짓밟도록 해준다.


그러면 이들 기업은 신과 사랑과 섹스와 소비를 상징하는 ‘네 명의 기사’일까, 아니면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바로 그 네 명의 기사(선악의 최후대결을 서술하는 요한계시록에서 흰 말을 탄 기사는 질병, 붉은 말을 탄 기사는 전쟁, 검은 말을 탄 기사는 기근, 푸른 말을 탄 기사는 죽음을 각각 상징한다_옮긴이)일까? 두 질문 모두 답은 “그렇다”이다. 나는 이제부터 이들을 그냥 ‘네 명의 기사’라고 부르겠다. 이들 넷은 어떻게 그렇게 막강한 힘을 끌어 모았을까? 무생물이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우리 영혼에 얼마나 깊이 각인되었으면 기업 행동과 그 실존 형태를 규정한 기존의 모든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을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이들 기업의 거대한 영향력이 기업계와 세계 경제의 미래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네 개 거인기업의 현재

다음은 2017년 상반기 시점에 확인한 네 명의 기사, 즉 네 개 거인기업의 현재 상황이다.


아마존: 대다수 미국인이 선택하는 온라인 소매유통업체 아마존은 구매할 때의 성가시고 단조로운 고역을 손쉬운 것으로 만들어준다. 즉, 생존에 필요한 것을 쉽게 얻도록 해준다. 사람들은 크게 수고로울 일이 없다. 수렵은 아예 할 필요가 없고 채집할 일도 거의 없다. 그저 클릭만 한 번 하면 만사 해결이다. 아마존이 내세우는 방식은 최종마일(최종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마지막 1마일 내외의 상대적으로 짧은 구간, 즉 고객접점 서비스 영역_옮긴이) 인프라에 유례없는 규모로 투자하는 것인데, 이런 투자는 이성을 초월할 정도로 관대한 투자자들 덕분에 가능하다.


소매유통업 부문 투자자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매장’이라는 단순한 개념(스토리)을 이제까지 들어본 개념 중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여긴다. 이 매력적인 스토리는 아마존의 어마어마하게 강력한 실행력과 결합한다. 그 결과는 어떨까? 월마트, 타깃, 메이시스, 크로커, 노드스트롬, 티파니앤코, 코치, 윌리엄스소노마, 테스코, 이케아, 까르푸, 그리고 갭의 시가 총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더 크다.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아마존의 설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는 세계 3위 부자인데, 머지않아 1위가 될 것이다(실제로 제프 베조스는 2018년 세계 부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_편집자). 현재 각각 1위, 2위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소프트웨어와 보험 부문에서 훌륭한 기업을 이끌고 있긴 하지만 수십억 달러 규모의 여러 부문을 겁먹은 토끼를 사냥하듯 집어삼키며 해마다 20퍼센트 이상씩 성장하는 아마존을 이들이 당해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애플: 탐나는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를 우아하게 장식하는 애플의 로고는 부와 교육과 서구적 가치관의 전 세계적인 상징이다. 애플은 사람들의 두 가지 본능적 욕구, 즉 신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고 이성에게 더 매력적이고 싶어 하는 욕구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충족시켜준다. 다시 말해 애플은 독자적인 믿음 체계, 존경 대상, 광신적인 추종, 그리고 그리스도 상을 동원해 종교를 흉내 낸다. 신자들 중에서도 애플은 특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 계급’을 높이 평가한다.


흥미롭게도 애플은 기업계에서 역설적인 목표, 이를테면 저비용 제품을 프리미엄 가격에 판매하는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를 자동차업계에 비유하면 도요타처럼 대량생산해 페라리 수준의 높은 이윤을 남기는 자동차 회사인 셈이다. 2016년 사사분기를 기준으로 애플은 23년 전 창립한 이후 총 순이익이 아마존 순이익의 두 배를 기록했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덴마크의 국내총생산에 버금간다.


페이스북: 채택도와 이용도를 기준으로 볼 때 페이스북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다. 세계 인구 75억 명 중 12억 명이 날마다 페이스북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 페이스북(1위)와 페이스북 메신저(2위), 그리고 인스타그램(8위)은 미국에서 인기 절정의 모바일 앱이다. 평균적인 인터넷 사용자는 페이스북이나 이와 관련된 것에 하루 50분을 소비한다. 좀 더 세분화하면 사용자는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6분 가운데 1분을 페이스북에서 소비하고, 모바일 기기에서는 5분 중 1분을 페이스북에서 소비한다.


구글: 구글은 현대인의 신이자 지식의 원천이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구글은 우리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모두 알고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며 사소한 것에서 심오한 것까지 온갖 질문에 대답해준다. 그 어떤 기관도 사람들이 구글에서 보이는 믿음과 신뢰를 따라가지 못한다. 사람들이 검색엔진에 묻는 질문 여섯 개 중 하나는 과거에 누구에게도 묻지 않던 것이다. 어떤 랍비와 성직자, 학자, 스포츠팀 감독이 구글만큼 많은 추종자를 거느릴 수 있을까? 사람들이 제각각 남에게 한 번도 묻지 않던 질문을 그토록 많이 하는 대상이 구글 외에 또 누가 있을까? 구글이 아니면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그렇게 많은 질문이 나오도록 누가 유도하겠는가?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은 2016년 매출이 23퍼센트 늘고 광고비는 11퍼센트 줄어들면서 200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상대적으로 경쟁사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대다수 제품과 달리 구글 제품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사용할수록 제품 가치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20억 명의 의도(소비자가 원하는 것)와 결정(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에 연결된 구글은 부분들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전체를 내놓으며 24시간 내내 20억 인구의 힘을 제어한다. 구글에는 하루 35억 개에 이르는 질문이 쏟아진다. 이 많은 질문을 기반으로 소비자 행동과 관련된 통찰을 얻는 구글은 이것을 무기로 삼아 기존 브랜드들과 미디어를 거꾸러뜨린다.


쇼미더 ‘1조 달러’

수억 명이 이들 기업과 이들의 제품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추출하는 동안 터무니없을 정도의 극소수만 거기에 따른 경제적 편익을 누린다. 제너럴모터스는 직원 한 사람당 대략 23만 1,000달러(한화 약 2억 4,500만 원)의 경제 가치를 보유한다. 대단하고 놀라운 수준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직원 1인당 시가총액이 2,050만 달러(한화 약 216억 9,000만 원)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생각이 달라진다. 직원 1인당 시가총액이 20세기를 상징하는 제너럴모터스와 비교할 때 무려 100배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제 가치 증식은 규모가 클수록 증식 속도가 빨라진다는 법칙을 더 이상 따르지 않는 것 같다. 2013년 4월 1일부터 2017년 4월 1일까지 4년 동안 이들 네 개 기업이 추가로 축적한 가치는 러시아의 GDP에 해당하는 약 1조 3,000억 달러다. 이들 네 개의 거인기업은 휴렛패커드와 IBM과 같은 오래된 거대기업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하루살이 같은 수천 개 신생기업에는 굳이 파리채를 날릴 필요도 없다. 혹시라도 자사를 성가시게 할 잠재력을 보이는 회사가 있으면 다른 기업이 상상도 하지 못할 가격으로 인수하면 그만이다(가령 페이스북은 5년 역사에 직원이 50명에 불과한 인스턴트 메신저 기업 왓츠앱을 약 200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인수했다). 궁극적으로 이들 네 거인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는 그들뿐이다. 즉, 자기들끼리만 경쟁이 가능하다.


증오 속의 안전한 공존

네 개의 거인기업이 기업계/사회/지구에 아무리 크고 무서운 충격을 가해도 정부와 법률, 소규모 기업은 이들의 무지막지한 행보와 진군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증오 속에 존재하는 안정성도 있다. 이들 네 거인은 서로를 증오한다. 이들이 자리한 각각의 부문에서 사냥감이 고갈되자 이들은 지금 서로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검색엔진으로 무장한 구글은 브랜드에 의존한 필요가 없음을 주지하며 브랜드 시대 종말의 서막을 열어 애플에 타격을 주었다. 애플도 예전과 달리 음악 산업과 영화 산업에서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은 구글의 최대 고객이면서도 검색 부문에서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제품을 검색하는 사람 가운데 55퍼센트가 아마존에서 검색하며 구글의 검색엔진은 28퍼센트만 사용한다. 여기에다 스마트폰 운영체계를 놓고 구글과 애플이 다투고, TV화면/휴대전화에서는 애플과 아마존이 서로를 노리며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애플)와 알렉사(아마존)도 대결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오직 하나만 살아남을 것이다. 온라인 광고업체 중 페이스북은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중심을 이동해 현재 구글로부터 지분을 양도받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더 많은 부를 창출할 것으로 보이는 클라우드를 둘러싼 경쟁도 굉장히 치열하다. 제각각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과 구글이 서로 한 치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현대판 알리 대 프레이저의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네 개의 거인기업은 지금 우리 삶의 운영체계가 되기 위해 서사적인 경주를 펼치고 있다. 우승 상금은 얼마나 될까? 1조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승자는 역사상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권한과 영향력이라는 부상도 함께 차지한다.


성공한 거짓말들: 그들은 어떻게 비범한 도둑질과 사기로 제국을 이뤘나

사기 유형 _ 빌린 다음에 팔기<
/P>네 개의 거대기업이 구사하는 하나의 수법은 당신에게 정보를 무료로 빌리고는 다시 당신에게 돈을 받고 파는 것이다. 이 짓은 구글이 가장 잘한다. 애초에 구글은 웹 구조와 검색 특성을 수학적으로 통찰하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구글은 정보는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좋은 돈벌이 수단이라는 창업자들의 통찰을 바탕으로 거대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10년 전 페이스북과 구글은 정보를 저장고에(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에, 구글은 지메일과 유튜브와 더블클릭에) 담아두기만 하고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둘은 거짓말을 했다. 사생활 관련 정책을 교묘하게 바꿔 당사자가 자신의 위치 정보나 검색 정보를 공유하길 원치 않는다고 특별히 요청할 경우에만 그렇게 한 것이다.


정보의 가격표

구글은 과거에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했던 정보 세계의 문을 사용자에게 열어젖혀 정보를 배포하는 비용을 없앴고, 여기서 발생한 이득을 활용해 스스로 그 문의 문지기가 되어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뽑아내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한층 낮아진 정보 취득 비용과 정보에 담긴 높은 가치 사이의 긴장을 잘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수법은 구글보다 한층 더 극적이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게 한 다음 그 콘텐츠를 광고업자들에게 팔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게 해준다. 페이스북은 우리 아기 사진이나 누군가의 정치적 아우성을 ‘훔치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손이 닿지 않는 기술과 혁신을 이용해 그 사진과 아우성에서 수십억 달러를 뽑아낸다. 이것이 바로 세계 최고 수준의 ‘빌리기’다.


페이스북은 자사의 세일즈 군단과 세계 최고 소비자 브랜드의 수많은 초기 모임에서 수천 번이나 반복했던 두 번째 거짓말 위에 자사의 기반을 만들었다. 그 거짓말은 “거대한 커뮤니티를 만들어라. 당신은 그 커뮤니티를 소유할 것이다”이다. 수백 개 브랜드가 페이스북에 수억 달러를 투자해 페이스북이 주관자인 거대한 종합 브랜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 각각의 브랜드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무료 광고를 제공하게 했다. 브랜드들이 그 비싼 집을 짓고 입주할 준비를 마치자 페이스북은 갑자기 브랜드들에게 말했다. “웃기는 소리 하시네. 그들은 당신의 팬들이 아니야. 당신은 돈을 내고 그 팬들을 나한테서 빌려야 해.”


그때 어느 브랜드 콘텐츠는 유기적 도달(어떤 페이스북 페이지가 발행한 콘텐츠가 유료 광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른 사용자에게 자연적으로 도달하는 수_옮긴이)이 100퍼센트에서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그 브랜드가 자신의 커뮤니티에 도달하고 싶으면 페이스북에 광고를 해야(즉, 돈을 내야) 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황당할 노릇이었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살 집을 다 짓고 나서 마무리하려 하는데 갑자기 당국자가 나타나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바꾸고는 “이제부터 당신은 이 집을 내게 임대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비슷한 상황이었다.


위대한 사기의 관건

아마존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전 세계 소매유통업 부문과 미디어 부문을 인수한다. 둘째, 그 모든 제품 배송을 자사 소유의 비행기와 드론, 자율주행차로 수행한다(UPS, 페덱스, DHL과는 영원히 작별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그들은 계속 과속방지턱을 만날 테고 그때마다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속방지턱은 혁신 문화와 무한한 규모의 자본 동원력을 갖춘 아마존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자국의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를 보호하는 중국을 제외하고 그 어떤 나라가 여기에 저항할 수 있겠는가?


위대한 사기의 관건은 사기당하는 사람이 자신이 사기를 당한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 신문들은 현실로 다가온 미래가 우연히 그렇게 된 것뿐이라 여긴다. 즉, 자사가 이미 ‘구글’된 사실에 여전히 어리둥절해한다. 구글이 그들에게 사기 치지 않은 데서는 그들 스스로의 어리석음 때문에 제풀에 고꾸라졌다. 예를 들면 이베이를 쉽게 먹을 수 있을 때 먹지 않았고 크레이그리스트(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온라인 벼룩시장)가 신생기업일 때 얼른 낚아채지 않았다. 여기에다 유능한 인재들을 인터넷 쪽으로 돌리지 않고 종이신문 쪽에 묶어둠으로써 그들은 스스로 나락의 길로 들어섰다. 만일 그들이 사이버 공간에 등장한 여러 기회 가운데 절반이라도 제대로 포착했다면 대다수 신문사는 지금도 기세등등할 것이다.



네 개의 기업, 그 후: 이들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고 있는가?

네 개의 거인기업은 신과 사랑과 섹스와 소비를 선언하고 날마다 수십억 명의 삶에 가치를 추가한다. 그렇지만 이들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 별로 관심이 없고 우리의 노년을 보살피려 하지 않으며 우리의 손을 잡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거대한 권력을 긁어모은 조직이다. 물론 권력은 부패하게 마련이다. 이들은 탈세를 하고 사생활을 침범하며 이익을 늘리기 위해 일자리를 파괴한다.


페이스북이 사용자를 10억 명으로 늘리기까지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제 페이스북은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의사소통 도구로 그들은 세계 최고 광고 회사가 되었다. 직원은 1만 7,000명이며 가치는 4,480억 달러로 평가받는다. 전통적인 기준으로 볼 때 엄청나게 성공한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디즈니의 시가총액은 페이스북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디즈니가 고용한 사람은 18만 5,000명에 이른다.


지극히 높은 생산성은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 성장이 반드시 번영을 뜻하지는 않는다. 제너럴모터스나 IBM 등을 포함한 산업 시대 거인들은 과거 수십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했다. 그리고 기업이 거둔 성과를 오늘날보다 더 공정하게 배분했다. 비록 투자자와 경영진은 거부가 되었으나 지금처럼 수십억 달러 부자는 아니었다. 노동조합에 가입한 많은 노동자도 집과 자동차를 구매했고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날 수백만 명의 성난 유권자가 원하고 또 되돌리고 싶어 하는 사회의 모습이다. 기술 경제는 투자자와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로 구성된 극소수 집단에게는 어마어마한 부를 안겨주는 반면, 나머지 대다수는 그 멋진 풍요를 그저 구경만 하게 만들었다.


현재 네 개의 거인기업이 고용한 직원은 모두 약 41만 8,000명이다. 이는 미국 미네소타 주의 한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의 인구와 비슷하다. 그런데 네 개 거인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하면 2조 3,000억 달러다. 이는 미니애폴리스라는 도시가 6,700만 인구가 있는 선진국 프랑스의 GDP와 맞먹는 규모의 부를 소유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런 추론도 가능하지 않을까? 네 개의 거인기업이 승승장구하는 것과 우리 사회가 번영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디지털 기술의 꾸준한 행진, 네 개 거인기업의 사회 지배, 그리고 ‘혁신자’ 계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삶을 살 자격이 있다는 믿음이 한데 버무려져 만들어낸 왜곡이라는 추론 말이다. 이 현상은 사회에 매우 위험하다. 그런데 이 현상이 누그러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현상은 중산층을 파괴하고 있고 이는 다시 도시 파산이나 속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정치적 울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보여줄 새로운 세상

네 개의 거인기업은 하나하나가 지능이나 기술 측면에서 모두 어마어마하다. 이들의 연산 능력은 거의 무한대인 데 반해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싸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인간과 금융자본의 위대한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이 과정의 종반전은 어떻게 전개될까? 네 개의 거인기업이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암 치료? 가난 퇴치? 우주 탐사? 그렇지 않다. 그들의 목적은 돈을 벌어줄 또 다른 것을 상품으로 파는 데 있다.


어제의 영웅과 혁신자는 수십만 명에게 일자리를 창출했고 지금도 여전히 창출하고 있다. 시가총액 1,560억 달러의 유니레버는 중산층 17만 1,000가구를 떠받치고, 시가총액 1,650달러의 인텔은 중산층 10만 7,000명을 떠받친다. 반면 시가총액이 무려 4,480달러인 페이스북의 직원은 겨우 1만 7,000명에 불과하다.


규모가 큰 기업은 그만큼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런 기업은 높은 보상이 주어지는 소수의 일자리만 창출하고 그 밖의 나머지 사람들은 부스러기 같은 일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인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미국은 300만 명의 영주와 3억 5,000만 명의 농노가 사는 나라가 될 것이다. 지금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수십억만장자가 되기 쉽지만 오히려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이들 거인기업과 맞서 싸우자거나 이들에게 ‘나쁜 놈’ 딱지를 붙이는 것은 허망한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틀린 생각일 수도 있다. 아무튼 이 네 개의 거인기업을 알아야 비로소 우리가 사는 디지털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우리와 우리 가족의 경제적 안정을 튼튼하게 보장할 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확신한다.

* * *


본 도서 정보는 우수 도서 홍보를 위해 저작권자로부터 정식인가를 얻어 도서의 내용 일부를 발췌 요약한 것으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정식인가 없이 무단전재, 무단복제 및 전송을 할 수 없으며, 원본 도서의 모든 출판권과 전송권은 저작권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