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경
 
지은이 : 닛케이 톱리더(역:장수현)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18년 01월




  • KDDI, JAL의 성공 신화를 이끌며 살아 있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철학의 핵심 논지를 축약한 『인덕경』. 경영인들이 존경하는 경영인,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3대 경제인 중 한 명인 이나모리 가즈오가 이야기하는 궁극의 리더십론이 담겨 있다.


    인덕경


    인人·덕德·경經하라

    불요불굴의 정신을 가져라

    우리를 둘러싼 경제 환경이 결코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모릅니다. 특히나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을 겁니다. 외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일도 매우 드물고요. 그럼에도 경영자 여러분들은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회사를 이만큼 일궈놓지 않았습니까. 좋은 환경의 덕을 본 적이 어디 한번이라도 있었나요?


    기업경영이라는 것은, 프로펠러가 달려있어 하늘을 날 수 있는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상상하면 됩니다. 쉴 새 없이 페달을 구르다가 잠시라도 멈추게 되면 그 즉시 중력으로 인해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맙니다. 경제 환경이 나쁘다는 것은 자전거를 자꾸만 아래로 아래로 끌어내리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소기업은 지면에 가까이 있으니 늘 필사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산합니다. 그것이 중소기업의 숙명이지요. 경기가 좋지 않다고요? 중소기업 경영자가 그런 약한 소리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좀 더 용기를 가지고 헤쳐 나가야지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습니까? 앞이 안 보이면 안 보이는 대로 괜찮습니다. 오지 않은 미래는 걱정하면서 왜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페달을 밟으려 하지 않습니까?


    우선 사장이 열심히 발을 구릅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무거워서 앞으로 잘 나가지 않지요. 그러니 다섯이든 열이든 직원이 있다면 그들도 사장과 한마음이 되어 모두 같이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사장이 ‘지금 힘든 상황이지만 까짓것 힘내서 이겨내 보자’ 하고 결의를 다지면 그와 동시에 직원들도 사장과 똑같은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끌어 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단, 중소기업의 문제는, 열심히 더 열심히 일하라고 사장이 아무리 외쳐도 직원들이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늘 사장 혼자 겉돌지요. 사장이 답답한 마음에 호통을 치기라도 하면 직원들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인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경영자에겐 자신의 회사를 지키고 발전시켜갈 책임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회사를 지키고 키워갈까요. 바로 회사 안에 있는 수많은 직원의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경영의 참된 목적입니다. 경영자는 오로지 직원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회사를 지키고 키워간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직원들을 싼 값에 부리면서 ‘내 회사가 번 돈이니 다 내 것이다’ 하며 사치를 일삼는 경영자들도 많습니다.


    아무리 작은 성과라도 전 직원과 함께 나누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사리사욕으로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사고방식을 가지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단순한 고용인이 아닌 파트너, 동료로서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전 직원의 힘을 한데 모은다면 일은 얼마든지 들어오게 되어 있습니다.


    사상가인 나카무라 덴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새로운 계획의 성취는 오직 불요불굴의 마음에 달렸음이라. 그러니 염원하고 또 염원하라. 고고하게, 강하게, 한결같이.’ 새로운 계획을 성취하려 한다면 화살이 날아와도 피하지 않는 불요불굴의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순수한 열망을 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정신을 대기업 경영자에게서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불경기 탓이라고요? 우리 회사엔 그런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고요? 이 무슨 말입니까. 기술이 없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오늘날 일본의 경기 침체는 다름 아닌 의지가 결여된 경영자들 탓입니다.


    인재를 키워라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정말 열심히 경영에 임합니다. 개중에는 모든 것을 부하직원들에게 일임하고서 마냥 놀러 다니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지요. 스스로의 힘으로 열심히 헤쳐 나가려고 작정하면 경영만큼 힘든 것이 또 없습니다. 모든 책임을 전적으로 경영자 혼자 떠안게 되지요. 열의를 가지고 직접 경영에 임하는 분들일수록 엄청나게 큰 책임감을 느낄 겁니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이 힘든 이유는, 경영자에겐 경영자 마인드가 있고 리더로서의 의식이 있지만 직원들은 경영자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은 얼마의 급료를 준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회사에 들어왔을 뿐이고, 또 근무시간 내에 일을 끝마치고 서둘러 퇴근하고 싶어 하지요. 회사가 얼마나 벌고 있는지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이렇게 이해관계가 상반되는 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나로 모아 회사의 수익을 올리는가. 그것이 경영자의 역량입니다.


    경영이라는 것은 소수의 경영진에 의한 것이 아닙니다. 자기들끼리 제아무리 기합 넣고 해봤자 결과는 뻔하지요. 하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직원 모두가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힘이 됩니다.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은,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내어 경영에 힘을 보태도록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 힘을 끌어내고 싶다면 진심을 다해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십시오. “우리 회사의 경영 목표는 ‘이 안에 살고 있는’ 직원 여러분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오로지 그것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이러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그러면 모든 이가 한마음으로 동참해 줄 것입니다. 전 직원이 진심으로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게 되지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본적으로 성과주의에 근거하고 있지요. ‘열심히 일한 만큼 더 벌 수 있다’는 정책으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여 업무 의욕을 높이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현대 자본주주의 이러한 시스템으로는 대단히 낮은 레벨의 것들밖에 이루지 못합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보다 고귀한 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인간의 정신을 물리학에서 말하는 ‘들뜬 상태’로 만들면, 즉 고차원의 에너지로 이동시키면 분명 엄청나게 위대한 일들을 해낼 수 있을 텐데 아무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할 때 제가 늘 “기본적인 철학입니다”하고 말하니까, “과연 들어보니 정말 기본적인 것들뿐이군” 하고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사실은 고귀한 일을 실천하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왜 경영을 하는가

    경영이란 무엇인가

    오하타 겐 씨는 돗토리현 요나고시에서 덕스(Duks)라는 회사를 30년 넘게 경영하고 있다. 자동차 딜러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자동차 유리 판매 및 교체가 사업의 주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동종 업체들이 보통 근거지 내에서만 영업을 하는 데 반해, 덕스는 전국에 걸쳐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상당히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


    덕스 본사는 탁 트인 큰길가에 자리하고 있지만, 평소 인적도 없는 옛 본사로 굳이 찾아간 이유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방’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문을 여니, 어른 키만큼이나 높은 커다란 유리 진열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안을 들여다보니, 실제로 이나모리 씨가 사용했던 유리컵과 친필 사인이 들어간 이나모리 씨의 저서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하타 씨는 회사 경영 문제로 망설이거나 길을 잃고 헤맬 때마다 이 방에서 이나모리 선생님이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하실지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1980년 사업을 시작한 오하타 씨는 사람 문제로 애를 먹었다. 이제 막 생긴 회사인 데다 업무는 대부분 육체노동. 양복 차림으로 면접을 보러 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원하는 인재를 좀처럼 구할 수 없었고, 기껏 뽑아 놓은 직원들은 떠나기 일쑤였다. 매상도 순이익도 늘었지만, 오히려 이익이 늘수록 오하타 씨의 마음은 공허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빌려준 이나모리 씨의 강연 테이프를 들은 그는 이나모리 씨가 참석하는 정기 모임에 갔다.


    이나모리 씨는 경영 노하우가 아니라 늘 경영자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여타 경영자들이나 컨설턴트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라고 오하타 씨는 설명한다. 그는 이나모리 씨의 강연이 녹화된 비디오를 틀어 직원들과 다 함께 보았다. 직원들의 의식 배양을 위해 ‘회식 모임’도 시작했다. 경영자가 직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일에 대해서나 삶의 자세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그것이다.


    한 경영 컨설턴트는 “사장과 직원들 사이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우면 안 됩니다”하고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나모리 씨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했다. 이나모리 씨는 자사의 직원들을 ‘함께 사는 직원’이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회사는 집이며 직원들은 가족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하타 씨에게 ‘경영자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경영자는 부모입니다. 저는 부모 자식 간의 유대감 이상으로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해왔습니다. 저는 직원들을 제 자녀라 생각하고 있고, 직원들 또한 저를 아버지처럼 생각해 주지요.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단순한 관계로는 회사를 경영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께서도 ‘대가족주의로 경영하라’고 늘 말씀하시고요. 경영자란 스스로를 희생해서 직원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부모라면 내 자식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것과 마찬가지지요.”


    이렇게 오하타 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직원들이 어느새 150명까지 늘었다. 그리고 2011년에는 그중 한 명에게 사장 자리를 내어주고, 자신은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회사의 사장으로 취임했다. 오하타 씨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열 명이라면 그 열 명에게 참된 삶과 참된 생각을, 멋있는 말로 하면 철학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고 이후의 인생을 거짓 없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면, 경영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겁니다.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경영자뿐입니다. 그러니 장차 좋은 경영자가 될 인재를 많이 육성해서 점차적으로 그들에게 자회사를 맡기고 싶습니다. 좋은 경영자를 많이 길러내어 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회사를 점차 늘려가는 것, 이것이 경영자로서의 제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혼을 담지 않으면 경영이 아니다

    세이와공업은 파트타임 근무자까지 합해 총 37명의 직원을 둔 작은 공장이지만, 산업용 유압제어장치 업계에서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창업자이자 현 회장인 구리야노 가오루 씨는 이나모리 씨와 같은 가고시마 출신이다. 현재는 장남인 구리야노 세이이치로 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처음으로 이나모리 씨의 강의를 들었을 때 구리야노 씨 역시 ‘스님이 이야기를 하고 있나’ 하고 제 귀를 의심했다고 한다. 잔잔한 목소리로 인간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경영자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나모리 씨의 이야기들은 그 당시 경영자로서 구리야노 씨가 안고 있던 고민을 해소해 주었다.


    “매스컴에서는 저희 같은 소규모 공장을 3D 업종이라며 무시해오지 않았습니까. 다들 땀 흘리지 않고 우아하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그런 가치관이 만연하니 기술자들조차 현장을 경시하고, 미국의 MBA를 따러 가요. 세이와주쿠 입문 당시 저는 어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경영에 임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던 차였습니다.”


    “아버지께선 제가 30대였을 때부터 이미 회사 경영의 대부분을 위임하셨습니다. 그런데 장남으로서 가업을 이을 뿐이라는 수동적인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으니, 창업자이신 아버지와 비교해 아무래도 열정이 부족했지요. 사장 아들이랍시고 떡하니 회사에 들어오긴 했는데, 기술도 하나 없고 또 영업실적도 선배 직원들을 못 당하고요. 제 스스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도, 특히 저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은 쉽사리 저를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IT버블 붕괴 직후인 2001년, 거래처였던 한 대기업이 설비투자를 억제하는 바람에 세이와공업은 종전의 5분의 1로 일거리가 격감되었다. 회사에 위기감이 돌자 직원의 3분의 1 가까이가 줄줄이 사표를 냈다. 게다가 유능한 직원들부터 차례로 회사를 떠나갔다. 어떻게 하면 이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구원을 갈망하며 이나모리 씨의 강의를 듣는 동안,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다. 예컨대 선생님의 가르침 중 하나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나는 과연 어디까지 도전했는가.


    구리야노 씨는 일단 이나모리 씨가 교세라를 창업할 무렵에 정리한 ‘경영의 원점 12개조’를 철저하게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구리야노 씨는 세이와공업의 경영이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전 직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하며 사회의 진보에 공헌한다.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기술, 서비스, 제품을 제공하고, 매출을 최대로 경비를 최소로 하여 공명정대하게 이익을 추구한다.


    부서별로 날마다 결산한 것을 종합하여 한 달에 한 번 전 직원에게 공개하고 이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직원들이 싫어해도 차근차근 설명해줬더니 어느 날부터 직원들이 먼저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직원들이 실적 회복을 향해 한마음이 되어 노력하기 시작하니 매출 증가는 저절로 따라왔다. 그런데 아내가 병으로 쓰러졌고, 경영과 간병과 육아가 온전히 그에게 떠맡겨졌다. 게다가 영업 실적이 호전되어 일거리가 늘어난 상황이었기에 구리야노 씨는 직원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저는 진심으로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을 때 직원들의 도움을 받고서 ‘고맙다’는 말에 혼이 담겨 나온 거지요. 마음이 달라지니 직원들도 세이와공업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영자가 진심 어린 애정을 보여주는데 직원이라면 누구나 기쁘지 않겠습니까. 그런 회사를 위해 나도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니, 직원들이 스스로 먼저 행동하게 되었지요. 경영자의 애정이라는 건 그만큼 직원들을 변하게 하더군요.”



    당신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이나모리 씨가 참석하는 세이와주쿠의 정기 모임은 전국 각지에서 연간 10여 회가 열린다. 정기 모임에서는 먼저 두 학생이 각각 340분씩 영상자료를 섞어가며 자신의 경영 인생에 대해 발표했다. 이나모리씨는 발표자에게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코멘트를 했다. 발표 친목회를 끝낸 뒤, 짧은 경영문답이 시작된다. 이 경영문답은 손을 들어 선착순으로 질문할 수 있다. 이때는 질문하는 학생도, 이나모리 씨도 조금 술기운이 돈 상태. 이날 이나모리씨가 가장 긴 시간을 들여 답을 한 것은 안경원을 경영하는 한 학생으로부터 받은 질문에 대해서였다.


    “지난 반년 사이에 중견 사원들이 네 명이나 그만두고 나가버렸습니다. 진짜인지 거짓말인지 모르겠는데, ‘이 일에 불만은 없지만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게 그만두는 이유랍니다. 저는 그들과 깊게 소통하기 위해 ‘회식을 하자’고 계속해서 제안했지만, 직원들은 매몰차게 거절했어요. 그러고는 결국 이렇게 단체로 퇴사를 한 겁니다.”


    이나모리 씨가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니고, 또 복리후생도 충분치 않습니다. 요컨대 직원들 입장에서는 우리 중소기업에 매력을 못 느낀다는 말입니다. 회사에 매력이 없다면, 회사의 사장인 당신이 매력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작은 안경원일지라도 당신이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직원들은 ‘이 사람은 늘 내게 꿈을 주는 사람이며, 이 사람과 함께라면 이 회사는 더욱더 발전할 것이다’ 하는 갖게 될 테지요. 직원들이 떠나가는 건 참으로 괴로운 일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다들 나가버리고 중소기업에 아무도 안 남아있는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아요. 끝까지 회사에 남아 열심히 일해 주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런 직원들 수를 얼마나 늘려 가는가. 그것이 바로 리더의 매력, 인간성 아닐까요.”


    철저한 계수관리와 심오한 이념의 공존. 전혀 다른 차원에 있는 경영의 두 가지 대명제가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냈다는 것이 바로 경영자 이나모리 가즈오 씨의 공적이자, 훌륭한 경영자라 일컬어지는 이유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를 가르치는 컨설턴트는 무수히 많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처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들 또한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일견 모순 관계에 있는 듯 보이는 두 명제를 양립시킨 인물은 거의 없다.


    이나모리 씨는 이 두 가지 대명제의 공존을 위한 열쇠가 경영 수법이 아닌 경영자 개인에게 있음을 밝혀냈다. 즉 경영자 개인이 바른 인성으로 직원들의 전적인 신뢰를 얻어내면, 직원들은 ‘최대의 매출, 최소의 비용’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게 되고 경영자의 철학을 배워나가는 것이다.


    이나모리 경영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진행된다. 우선 경영자는 물심양면으로 직원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단 하나의 경영 목적을 세운다. 다음으로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나의 회사를 지역 최고, 국내 최고,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높은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경영자는 사리사욕을 버리고 매일같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노력한다. 다시 말해, 경영자 개인의 금욕적이고 자기 절제적인 인간성. 이것을 경영의 핵으로 삼았을 때 비로소 계수관리와 이념의 공유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늘 순풍에 돛단 듯 흘러가는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경과 불운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옆으로 피하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고 쉼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 그러한 경험들이 어느 정도 쌓였을 때 경영자로서 눈을 뜰 수 있다. 바로 그것이 강인한 자기 절제심의 원천이다. 이러한 절제심이 각각의 경영자들이 지닌 개성에 따라 때로는 부모의 모습으로, 때로는 사상가의 모습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사상가 나카무라 덴푸는 그의 저서 연심초에서 이와 같이 기술하고 있다.


    무릇 인격의 완성은 인류의 당연한 책무이며, 오로지 스스로를 도야함에 의해서만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자기 도야의 힘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되고 밝은 성정으로서 바로 나 자신의 생명 안에 내재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보다 나은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이 존엄한 내재적 힘을 발현시켜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마음을 태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바르고 깨끗하게 닦아 나가야만 그 전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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