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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리즘
저   자 : 천위안(역:송은진)
출판사 : 영인미디어
출판일 : 2017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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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리즘


테슬라의 역설과 애플 신드롬

테슬라의 역설

바이두 검색창에 '테슬라'와 '장난감' 두 단어를 입력해보면 약 252만 개에 달하는 연관 링크가 나온다. 그 중에는 비난조의 제목이 꽤 많이 눈에 띄는데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중국 전역에 미국식 충전소는 단 3개! 결국 부자들의 장난감으로 전락한 테슬라"(caijing.com)

"부자들의 장난감 테슬라, 연이은 화재사고에도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sohu.com)

"테슬라, '졸부 장난감'의 감출 수 없는 오류"(ofweek.com)

"테슬라모터스가 마주한 수많은 장해물, 기어코 장난감 자동차가 될 것인가?"(sina.com)


보다시피 검색결과는 모두 테슬라 전지차를 '장난감'으로 바라보고 있다. 의심과 멸시가 가득한 시선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사실 이상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중국 언론의 이런 반응이 미국 현지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일간지 <뉴욕 타임스>의 칼럼에도 유사한 내용이 실린 적이 있다. "그것(테슬라)을 자동차로 사용하는 일에는 그다지 현실성이 없다. 아마 당신은 결국 그것을 장난감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사용할 수 없게 되더라도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


이상의 보도와 칼럼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은 조롱과 멸시 어린 태도가 아니다. 테슬라가 생산한 전기차의 중대한 결점을 가차 없이 지적한 내용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잠재된 안정성 문제

둘째, 불완전한 충전 인프라

셋째, 불안정한 중앙제어 컴퓨터 시스템

넷째, 부족한 서비스센터


그런데 놀랍게도 이상의 문제들은 테슬라의 중국 진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대륙에서 테슬라의 기세는 감히 대적할 자가 없을 정도로 맹렬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고전적인 경영이론으로는 결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여러 문제가 동시에 존재할 뿐 아니라 '치명상'에 가까운 허점이 있음에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까닭은 대체 무엇일까?


이 기이한 현상이 바로 '테슬라의 역설'이다. 이 역설의 배후에는 일반적인 사고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완전히 새로운' 경영론이 숨어 있다. 바야흐로 '토이리즘'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재미있고, 멋지고, 트렌디한 '커다란 장난감'

대체 테슬라의 무엇이 세계를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미리 말해두지만 소비자의 판단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알다시피 테슬라는 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이 아니다.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여러 가지 선택사항이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는 무수히 많을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해 전기차만 해도 꼭 테슬라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테슬라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테슬라의 어떤 요소가 소비자를 자극해 각별한 애정을 갖도록 만들었을까?


사실 테슬라의 성공은 아주 드문 예외라거나 아무런 징조가 없었던 뜻밖의 일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테슬라의 성공은 툴리즘이 쇠락하고 토이리즘이 부상한 결과다. 툴리즘이란 무엇이고, 또 토이리즘이란 무엇인가?


알다시피 상품이란 대중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수요는 크게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강수요'와 심리 및 감정 등과 관련된 '연수요'로 나뉜다. 음식을 예로 들어보자. 사람들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한다. 그런데 오로지 배고픔을 충족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몇 푼짜리 국수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 이것이 강수요다. 하지만 음식의 맛을 즐기고 먹는 행위로써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를 드러내는 등의 정신적인 만족을 얻을 수도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외곽의 아름다운 해변에 엘 불리라는 작은 레스토랑이 있다.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이곳에서 식사하기 위해 예약을 하고도 몇 년씩 기다려 마침내 소망을 이룬다. 이것이 바로 연수요다.


툴리즘이란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키는 실용주의적 상품전략이다. 기능과 가성비를 중시하며 소비자의 이성적 소비에 치중할 뿐, 감정적 반응은 무시한다. 토이리즘은 이와 정반대다.


토이리즘이란 상품의 기본적인 기능을 갖추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의 오감을 자극하고 정신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상품전략이다. 이제 기업은 기능에 대한 수요뿐 아니라 흥미, 재미, 멋, 새로운, 트렌드 등 더욱 고차원적인 심리적 수요까지 만족시켜야 한다.


한때는 툴리즘이 세계경제를 주도했다. 소비자들은 이성적으로 상품을 선택했고, 기본적인 기능수요를 만족하는 데 집중했다. 물론 가격의 합리성도 함께 고려했다. 그러나 지금의 테슬라 열풍은 툴리즘으로 해석할 수 없다. 안전성 문제나 충전 시스템의 부족 등은 둘째치고라고 무엇보다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교통수단을 구매하고자 한다면 테슬라는 결코 이성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토이리즘의 개념을 적용하면 도무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테슬라의 역설이 단번에 해결된다.


테슬라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장난감 같다'는 여론 때문에 구매를 포기할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오히려 테슬라가 '장난감이라서' 그토록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이 재미있고, 멋지고, 트렌디한 '커다란 장난감'이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중국의 유명 기업가이자 투자자 돤융핑은 최상급 사양의 모델S를 구입했다. 원래 그는 사용하던 벤츠S65를 팔 작정이었으나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다. 돤융핑은 "벤츠 S65도 그냥 두었습니다. 장거리는 아무래도 S65가 마음이 놓여서요."라고 말했다. 그의 결정은 툴리즘과 토이리즘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에게 벤츠 S65는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실용적인 도구다. 반면에 테슬라의 모델S는 재미있고 트렌디한 장난감에 가깝다.


돤융핑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테슬라의 충전 네트워크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모델S를 몰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꼈다. 물론 이 문제는 곧 해결될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테슬라 전기차는 각종 문제를 안고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이는 미래 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토이리즘은 차츰 툴리즘을 대체하며 전체 산업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폰, 도구인가 장난감인가

모토로라, 노키아, 그리고 블랙베리는 수요가 줄어서 혹은 시장이 축소되어서 쇠락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통신수요는 예나 지금이나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통신수요뿐 아니라 약간의 '재미'를 원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들이 원한 것은 단순한 휴대폰이 아니라 '통화기능이 있는 장난감'이었다. 고집스럽게도 오로지 통신기능만 파고든 모토로라, 노키아, 블랙베리와 달리 애플은 이 장난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도구와 장난감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을 2007년 1월 9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날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선포했다.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했습니다."


잡스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했을까?


"오늘 우리는 세 가지 상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터치 기능이 있는 대화면의 아이팟입니다. 두 번째는 아주 뛰어난 휴대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크게 향상된 네트워크 통신장치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그는 일부러 잠시 동안 말을 멈추었다.


"그러나 이것은 세 개의 기기가 아닙니다. 하나의 장치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아이폰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했습니다."


잡스는 애플의 제품발표회를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멋진 공연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담담하면서도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하는 그를 보면서 아이폰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그의 발표는 딱딱한 전문용어와 관련 수치만 늘어놓는 다른 IT 기업들과는 완전히 달랐다.


잡스는 이 발표에서 배터리 연속사용시간, 통화품질, 네트워크 민감도, 저장공간, 스크린 크기, 카메라 해상도 등의 기술 변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것들은 모두 툴리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물론 그가 토이리즘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저 예리한 직감에 따라 토이리즘과 완벽하게 합치된 행보를 보였을 뿐이다.


아이폰의 출현과 그에 따른 열광적인 반응은 토이리즘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시 잠시 뜸을 들인 잡스는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아이폰을 꺼내 들었다! 이어서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이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동영상을 보고, 아름다운 화면을 자랑했다. 그리고 멋진 디자인의 전화번호부를 열더니 목록에 있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발송했다. 사진을 뒤적이다가 손가락 두 개로 크게 확대하는 놀라운 기능도 선보였다. 이어서 잡스는 <뉴욕 타임스>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검색하고, 구글 지도검색을 통해 가까운 스타벅스를 찾아서 전화를 걸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방금 전에 잡스가 말한 "오늘 애플은 휴대폰을 재발명했습니다"가 무슨 의미인지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통화를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휴대폰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으로 모토로라, 노키아, 블랙베리도 가볍게 해내는 것들이다. 특히 이메일 송수신은 블랙베리의 최대 강점이었다. 그러나 이 외에 아이폰이 제공하는 음악 감상, 동영상 시청, 사진 보기, 인터넷 검색과 지도 찾기 등은 완전히 차별화된 '오락기능'이었다. 이 기능들은 당시의 모든 휴대폰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었다!


잡스의 손 안에 있던 아이폰은 통신의 도구라기보다는 하이테크 기술로 만든 장난감에 가까웠다.



툴리즘에서 토이리즘으로

장난감의 도구화, 도구의 장난감화

툴리즘에서 토이리즘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는 '장난감의 도구화'와 '도구의 장난감화'라는 두 개의 밀접한 변화가 연이어 발생한다. 이 둘은 여러 차례 반복되며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사회와 경제가 안정적인 경우 새롭게 출현하는 사물은 대체로 장난감적인 요소가 강해진다. 최초의 증기기관차, 최초의 자동차, 최초의 비행기 등이 모두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사물들이 출현했을 때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수요는 이미 툴리즘 상품이 만족시킨 상태였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생기기 전에는 마차가 장거리 이동수단이라는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었다. 지금의 자동차를 떠올리면 안 된다. 최초의 자동차는 기능, 성능, 부속기관 등 뭐 하나 제대로 완성된 것이 없이 겉만 번드르르한 장난감에 불과했다. 오히려 마차가 더 실용적이고 편리했다고 보면 된다. 사실 테슬라의 전기차도 배터리의 지속성과 충전 네트워크 면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그래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도구이고, 테슬라 자동차는 장난감인 것이다.


토이리즘 상품이 출현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호기심을 보인다. 자신이 직접 사용해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이러한 심리가 장난감의 도구화를 추진하는 힘이다. 최초의 기차를 예로 들어보자. 당시 사람들은 이 장난감을 체험하며 어떤 기분을 느꼈을까?


스테판 커클랑은 《파리의 재탄생》에서 프랑스 상류층 사람들이 프랑스 최초의 기차를 탔을 때의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해놓았다.


1837년 8월의 어느 뜨거운 여름날, 루이 필리프 왕의 아내 마리아 아말리아, 그녀의 두 딸, 수행원, 그리고 귀족들이 파리 최북단에 새로 지은 티볼리 역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기차에 올랐다. 땅을 울리는 증기기관의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바퀴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파리를 벗어난 기차는 빠른 속도로 농촌을 가로질러 20킬로미터 밖의 생제르맹앙레를 향해 달렸다.


승객들은 첫 번째 기차 탑승에 모두 흥분한 상태였다. 그들은 모두 기차에 대한 첫인상을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한 사람은 속도가 이렇게 빠른데 승객들이 호흡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으며, 마치 들판을 한가로이 거니는 것과 같으니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사람도 속도감을 전혀 느낄 수 없어서 마치 거실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기차가 너무 빨라 겨우 3피트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친구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앞에서 끄는 말도 없는데 이렇게 커다란 기차가 큰 소리를 내며 움직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의 반응은 완전히 새로운 토이리즘 상품을 접했을 때 발생하는 감정이다. 프랑스의 최고 상류층 사람들이 가장 먼저 기차에 탑승했듯 이 토이리즘 상품은 대부분 사회적 계층에 따라 천천히 보급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모두 보급되면 장난감이던 것이 일반적인 도구로 자리 잡는다. 이것이 바로 장난감의 도구화다.


장난감의 도구화가 완성되었을 때는 해당 상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신기함과 흥분이 이미 사라진 후다. 기차 역시 일반화되어 계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탈 수 있게 되자 사람들은 더 이상 1837년의 프랑스 귀족들처럼 그렇게 흥분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그 상품에 혁신적인 변화가 연이어 출현하면서 이번에는 도구의 장난감화가 시작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신칸센은 마치 나는 것 같은 빠른 속도로 일반 기차에 대한 개념을 뒤집었다. 사람들이 신칸센을 장난감으로 바라보면서 도구의 장난감화가 완성되었다. 한동안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일본에 오면 반드시 바람처럼 달리는 신칸센의 속도를 체험하고자 했다.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중국에 더 빠른 고속철도(새로운 장난감)가 생기면서 신칸센은 즉각 이전의 흡인력을 잃고 도구화되었다.


이번에는 다시 도구의 장난감화가 일어날 차례다. 2014년 4월 10일, 일본 이케아는 다치카와 지점의 개점을 축하하기 위해 다마 도시 모노레일 주식회사와 협업해 '이케아 파티 트레인' 이벤트를 벌였다. 두 회사는 모노레일 안을 모두 이케아 제품으로 꾸며 화려한 쇼룸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일은 아주 전형적인 도구의 장난감화라 할 수 있다.


이케아 회원이라면 누구나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신청할 수 있었으며 총 240명이 파티 초대장을 받았다. 특별제작한 토이리즘 모노레일은 이케아의 인테리어 스타일과 각종 상품을 멋지게 표현해냈다. 좌석, 테이블뿐 아니라 카펫, 쿠션, 조명장식까지 마치 이케아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또한 이케아는 파티 트레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문 이벤트 운영업체를 고용해 모노레일 안에서 파티를 열고 공짜 음식과 음료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각종 경품이 제공되는 게임에 참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케아는 파티 트레인 이벤트를 통해 회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동시에 새로 여는 지점의 마케팅 홍보효과를 거두었다.


이번에는 전화를 예로 들어보자. 세계 최초로 발명된 유선전화는 편지나 전보와 비교했을 때 장난감에 가까웠다. 하지만 나중에 일반가정에까지 모두 보급되면서 도구화되었다. 최초의 휴대폰 역시 장난감이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사람이 손에 휴대폰을 한 대씩 쥐고 다니면서 도구가 되었다. 애플이 선보인 아이폰도 처음에는 장난감이었지만 전 세계 수천만 명이 아이폰을 소유하게 된 후부터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정리하자면 장난감의 도구화와 도구의 장난감화는 결코 대립되는 것이 아니며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상의 내용에서 우리는 다음의 두 가지 등식을 추론할 수 있다.


장난감 = 재미있는 도구

도구 = 싫증난 장난감


이 두 가지 등식을 잘 기억하고 주변의 사물을 바라보자. 도구와 장난감 사이의 동적 변화와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토이리즘의 시대

장난감이 지배하는 세상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노키아의 전성기를 이끈 요르마 올릴라는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때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크게 잘못한 일이 없어요.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지고 말았습니다."


노키아의 변명

당시 인터넷과 SNS에는 그의 말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노키아를 기념하는 글이 널리 퍼졌다. 유명 언론과 각계 인사들 역시 이 물결에 동참했다.


그런데 얼마 후, 사람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생각해보니 올릴라는 2006년, 그러니까 노키아가 승승장구할 때 이미 CEO에서 물러났다. 모바일 사업부문이 매각될 때 노키아의 CEO는 올릴라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스티브 엘롭이었다.


사실 인터넷에 떠돈 올릴라의 말은 원래 뜻과 다르게 상당히 많이 각색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그토록 감상에 젖어 내 일처럼 안타까워하며 너도나도 추억과 그리움을 쏟아냈을까? 각색을 했든 어쨌든 올릴라의 말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정확하게 집어냈기 때문이다.


그렇다. 사실 노키아는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었다. 단지 시대가 변했을 뿐이다. 그 바람에 이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던 방식이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다. 사실 절대 다수의 사람이 '노키아와 같은 문제'에 직면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토이리즘의 시대다. 수십 년 동안 세계 산업 전반을 주름잡던 툴리즘은 이미 토이리즘에 자리를 내주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토이리즘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다. 이제는 상상력, 창조성, 적극성, 풍부한 감성을 발산하고 즐거운 놀이를 통해 토이리즘을 실현해야 한다. 새로운 장난감이 제공하는 즐거움이야말로 혁신의 이념이자 방식이고 인터넷 시대에 가장 적합한 역량이다.


물질적 수요와 정신적 수요

토이리즘과 툴리즘을 좀 더 명확하게 구별해보자.


툴리즘은 실용적이고, 토이리즘은 재미있다.

툴리즘은 경직되어 있고, 토이리즘은 활기차다.

툴리즘은 물리학에 속하고, 토이리즘은 심리학에 속한다.

툴리즘은 이성에 편향되었으나, 토이리즘은 감성에 편향된다.

툴리즘은 물질적 수요이고, 토이리즘은 정신적 수요이다.

툴리즘은 유물론, 토이리즘은 유심론에 가깝다.

툴리즘은 수요를 만족시키고, 토이리즘은 감성을 자극한다.

툴리즘은 비용을 추구하고, 토이리즘은 따뜻함을 추구한다.

툴리즘은 내향적이고, 토이리즘은 외향적이다.


물론 툴리즘도 중요하다. 토이리즘을 따르겠다고 툴리즘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으로 대해서는 곤란하다. 토이리즘은 물질적 풍요, 사용자권력, 놀이의 침투, 호기심이라는 네 가지 기초 위에 세워진다. 이 중에서 물질적 풍요는 툴리즘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툴리즘이 없다면 토이리즘이 자리를 잡을 기초도 없다.


물질적 수요가 최대의 만족을 얻으면 필연적으로 정신적 수요가 출현한다. 토이리즘은 정신적인 만족으로 이어지는 문을 여는 황금열쇠다. 그러므로 여전히 툴리즘에 젖어 있는 기업가, 리더, 정책결정자는 혁명적인 사고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토이리즘은 우리가 나아갈 발전 방향이자 미래 그 자체다. 반드시 기억하자. 장난감이 '지배'하는 세상이 온다. 놀아야 즐겁고, 놀아야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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