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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
저   자 : 타일러 코웬(역:신승미)
출판사 : 마일스톤
출판일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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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강력한 인간의 시대


능력 지상주의 세상의 도래

미래 세상의 일과 임금

청년 실업이 아직도 끈질기게 기세를 떨치고 있다. 운 좋게 일자리를 얻었어도 임금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다. 경기후퇴가 끝났다는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 감소라는 현실에 부딪히고 있다. 미래 상황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볼 수 있듯 젊은 층이 노동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은 취업 전선의 판도가 새롭게 바뀌리라는 조짐이다. 결국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는 뜻이다.


반면 주로 박사학위를 소지한 고소득자들의 수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Average Is Over – 이 책의 원제)’는 말은 우리 세대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며, 앞으로 모든 면에서 이 말을 더욱 통감하게 될 터이다. 이 경구는 일자리의 질, 소득, 거주지, 교육, 자녀교육, 심지어 가장 사적 관계에까지 적용될 것이다. 결혼과 가족과 비즈니스와 국가와 도시와 종교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물질적 결과물의 격차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향은 지능형 기계(intelligent machines)로 인한 생산성 증가, 경제의 세계화, 극도로 침체된 부문과 대단히 활발한 부문으로 양분된 현대 경제 등 상당히 기본적이되 되돌리기 힘든 요인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앞으로 근로자들은 갈수록 두 부류로 분명히 나뉠 것이다. 컴퓨터 작업에 능숙한가 아니면 능숙하지 않은가? 숙련도가 컴퓨터 기술을 보완하는가 아니면 컴퓨터가 홀로 작업할 때 성과가 더 좋은가? 보다 심각한 문제를 반영하는 질문도 빼놓을 수 없다. 혹시 컴퓨터와 경쟁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과 숙련도가 컴퓨터를 보완하고 있다면, 임금시장이나 노동시장에서의 전망이 긍정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부조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심해봐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 말한 두 극단, 즉 꼭대기 아니면 바닥 중 한쪽으로 치우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신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신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능이 있는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기계의 능력은 현재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조류가 앞으로 당신을 상승시키거나 추락시킬 주역이다.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1차 산업혁명때 그랬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혁신의 중요한 시점에 봉착했다. 지능형 기계들이 아직은 실수나 종종 보이는 둔한 반응으로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각종 문제를 이들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요즘 ‘현대식 직물 공장은 사람 한 명과 개 한 마리만 고용하면 된다’는 농담이 퍼져 있다. 개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과 사람들이 기계에 다가가지 못하도록 지킬 개만 있으면 된다는 말이다. 분야는 직물 공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언론, 결혼 비즈니스, 법률, 의료 등 전 영역이 해당된다. 즉, 경제 분야가 전부 하나의 공통적인 테크놀로지와 겹쳐진다는 사실이다. 바로 기계화 지능이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지능형 분석 기계는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장 명백하고도 직접적인 수혜자는 컴퓨터 및 관련 장치를 통한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처리 작업에 능숙한 사람이다. 이런 기술을 아주 조금이라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임금이 훨씬 상승할 것이다. 이는 결국 수학 능력과 분석 기술이 좋은 사람, 컴퓨터의 작동원리를 알고 수월하게 작업하는 사람, 그 외에도 마케팅 등 테크놀로지와 직무 관련성이 적은 영역에서 컴퓨터를 직관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물론 단순한 프로그래밍 기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소프트웨어와 연결된 하드웨어를 개발하거나, 무엇이 효과 있는 인터넷 광고인지 이해하거나, 특정한 시장에서 인기 있는 아이폰의 모양과 색깔을 파악할 줄도 알아야 한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람의 수입이 더 많아지는 현상은 실리콘밸리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핵심은 단순한 수 처리(number crunching)나 프로그래밍 기술이 아니라, 전문적 지식을 활용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어차피 수 처리 기술은 머지않아 기계의 몫으로 넘어갈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인간의 인지능력과 컴퓨터의 능력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영역에서의 발달도 주목해야 한다. 가치를 측정하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직장생활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다. 그야말로 ‘능력 지상주의’가 만연하게 될 테고, 기업과 고용주와 감시 장치는 때로 가혹하리만큼 정밀하게 경제적 가치를 측정할 것이다.


어쨌든 이제는 아무리 좋은 학교를 졸업해도 영문학 학사학위를 가진 무기력한 스물두 살의 젊은이가 중상류층의 생활방식을 누릴 수 있는 탄탄대로를 걷기란 불가능하다. 갑부와 억만장자가 아닌 평범한 근로자의 일자리 추세도 양분된 노동시장의 상황과 일치한다. 2011년 가을 기준으로 1년 동안 일자리는 전자 쇼핑 시설(11퍼센트 상승), 인터넷 출판 방송, 웹 검색 포털(20퍼센트 상승), 컴퓨터 시스템 디자인, 프로그래밍 및 관련 분야(5퍼센트 상승)에서 증가했다.


한편, 컴퓨터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관리도 중요하다. CEO와 고위 관리자들은 지능형 기계의 분석 작업을 담당하는 직원을 배치하고 감독하는 대가로 상당히 많은 임금을 받는다. 설사 컴퓨터 자체를 잘 다루지 못해도, 컴퓨터 작업에 능통한 사람을 가려내고 영입하고 감독하는 능력이 있다면 오늘날의 세상에서 부자가 될 수 있다. 관리자는 부족한 자원에 속하며, 이 점이 관리자의 임금이 그토록 많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지능형 기계의 혁신은 현대의 직장을 보다 팀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 기계, 컴퓨터, 인터넷은 협업을 하는 대규모 팀을 하나로 연결시키며, 이런 팀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때 단 한 사람의 실수가 매우 중요한 생산 사슬에 커다란 손실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는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근로자를 제 역할을 하도록 통합하는 과정의 중요성은 갈수록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팀이 협력 작업을 할 때는 근로자의 ‘성실성’이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관리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근로자가 필요하다. 팀원의 숫자에 상관없이 단 한 명이 나머지의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관리자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근로자가 일찌감치 업무에서 손을 떼게 만들고, 팀의 구축과 유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직장 내에서는 성실의 가치가 증가한다.


결론적으로, ‘노동시장의 양극화’ 시대, 즉 근로자가 두 진영으로 극심하게 나뉘고 있는데, 경기후퇴 기간 동안 사라진 일자리 중 약 60퍼센트가 소위 ‘중간 임금’을 받는 직업이었다. 현 경제의 딜레마는 장기적으로 중숙련(middle-skill) 직업, 사무직, 행정직, 판매직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향이다. 또한 저임금 및 저숙련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문직과 관리직을 비롯한 고임금 고숙련 일자리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다수의 실직이 불가피한 이유

조만간 지능형 기계가 ‘일부’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몰아낼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 경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 및 관련 개념은 아직 미숙한 수준이며 사람이 완전히 필요 없는 단계까지 오르려면 갈 길이 멀며, 지능형 기계가 경제의 전 분야를 한꺼번에 넘겨받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서서히 대대적으로 경제를 혁신할 것이고 경제의 각 분야가 새로운 지능형 기술을 활용하는 가운데, 사람과 기계가 함께 하는 효율적인 팀 개념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며 대단히 다양해질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실업 현상은 일반적인 경제문제의 수준을 넘어섰으며, 따라서 일 자체가 뭔가 잘못됐다고 봐야 한다. 미국 경제의 생산량은 지난 10년 동안 긍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인구도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의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소득 중간 값이 암울한 실적을 보였다. 명백하게 주요한 구조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사업이 부진하면 고용주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중간 임금의 중간급 일자리를 줄이는 고통스럽지만 합당한 선택을 한다. 이는 정보혁명이 일어나는 하나의 전조이며 노동의 세계 전체를 개조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해고된 근로자들, 즉 적어도 아직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근로자들은 어떻게 될까? 좋든 싫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임금이 낮은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저임금의 일자리는 충분히 많이 있으며, 정확히 따지자면 사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태이다.


이런 새로운 국면에서 예측할 수 있듯, 많은 미국인 근로자가 자영업으로 업태를 전환하고 있다. 창업의 증가는 대체로 노동시장이 모든 사람을 타당한 임금의 일자리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에는 하청업자, 1인 기업가, 컨설턴트, 임시직, 자영업자를 비롯한 프리랜서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미 2005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가장 최근의 공식적 집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인구의 3분의 1이 어떤 식으로든 프리랜서 시장에 속해 있다. 그렇지만 프리랜서는 부유한 독립 창업자의 이상향이 아니라 그저 겨우 생계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일한다.


종합적으로 보자면 취업시장의 이러한 경향에 따라 고용주의 소득은 갈수록 늘어나고, 인지능력이 있는 엘리트가 큰 이득을 보며, 서비스 분야의 프리랜서가 많아지고, 기량 없는 근로자는 일자리를 얻으려고 힘든 쟁탈전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는 장래의 미국에서 펼쳐질 새로운 노동시장의 근본적 특징이다.



노동의 신세계

노동시장의 새로운 지형도

세계지형도가 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클러스터는 미국 주요 도시만이 아니다. 크게 보면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북아메리카 대륙 전체다. 중국의 클러스터는 아시아의 주요 부분을 포함하며, 이미 동남아시아는 중국의 경제적 위성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경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어쨌든 미국의 클러스터는 투자와 관심을 끌어들여야 하며 그러자면 라틴아메리카의 상승세에서 미국이 커다란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민이나 무역을 차단하는 자세는 최선책이 아니며 오히려 다른 국가와 협력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노동시장의 결과가 ‘아주 좋은’ 상태, 혹은 ‘아주 나쁜’ 상태로 양극화되고 있듯, 도시와 주와 구와 국가도 양분화될 것이다. 현재 학사학위 소지자들은 그러한 사람들이 이미 많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학력 수준이 높은 도시의 실업률이 훨씬 낫다. 또한 1인당 소득 면에서 미국 내 가난한 지역은 부유한 지역의 근처에도 못 미친다.


이는 과거의 미국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오늘날 학력이 가장 높은 도시와 낮은 도시의 백분율 차이는 1970년대의 약 두 배이며, 미국 도시 중 대략 절반만이 교육 수준의 차이가 평균 5퍼센트 포인트 이내이다.


한편 새로운 경향 중에서 ‘거리’가 중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인터넷과 아마존 덕분에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예전보다 훨씬 더 독학을 하기 쉬워졌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예전보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적당하거나 적은 돈으로도 수월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고소득자가 되고 싶고 고학력자에게 교육을 받고 싶다면 회사나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한 도시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지리적 접근성이 중요하다.


이미 유럽에서 비슷한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 언어 장벽과 법적인 제한 때문에 근로자가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독일 남부는 생산성이 대단히 높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생산성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당신이 만약 스페인 최고의 엔지니어라면 스페인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당연시하지 말아야 한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나 뮌헨에 가면 생산성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스페인 엔지니어들은 이미 주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부유한 국가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계속 그곳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인구가 갑자기 다시 늘어나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은 독일 국민의 출생률 증가가 아니라 이주자의 증가 때문이다. 이제는 인재가 널리 분포되지 않고 일정한 국가와 지역과 회사로 집중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현실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해봐야 할 때이다.


미래의 교육

훌륭한 교육 방법의 롤모델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많지만, 이를 위해 체스를 비롯한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온라인 상품을 포함해 게임 산업이 사용자 교육면에서 거둔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런 게임을 통해 학습해왔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은 게임을 통해 학습하지 않았더라면 얻지 못했을 긍정적 결과를 교육과 구직 면에서 얻었다. 실제로 게임은 이 시대 교육의 가장 큰 성공작이며, 게임에는 상업적 동기와 더불어 학습을 즐겁게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 적용된다.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상호작용은 실습을 기반으로 단계별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단계가 올라갈수록 복잡도가 상승함으로써 게임하는 사람이 계속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한편 게임이 교육 측면에서 큰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적어도 현재의 방식으로 보자면 게임은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게임을 통한 교육은 대단히 효과적이지만 주로 게임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좋은 점수를 받으려고 애를 쓰는 학생은 있지만 한 단계를 완전히 통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어쨌든 컴퓨터 게임은 특히 어린 층의 빠른 학습에 아주 유용하다고 하는데 가장 분명하게는 높은 수준의 성취도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어서 대부분의 게임 신동과 마찬가지로 체스 신동의 평균연령 역시 점점 어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의 주요 배경 중 하나가 컴퓨터 교육의 향상이다.


미래의 최고 체스 선수들은 지금보다 훨씬 획기적인 기록을 세우며 높은 정상에 도달할 것이고 연령도 훨씬 낮아질 것이다. 세계 최고 등급 보유자이며 명백히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체스 신동인 마그누스 칼슨은 열세 살에 그랜드마스터 자리에 올랐으며 열아홉 살에 세계 최고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칼슨은 노르웨이 남부 도시인 튄스베르그 출신인데 컴퓨터 시대가 오기 전만 해도 노르웨이 출신의 최상급 체스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수도인 오슬로조차도 인구 150만 명이 안 되는 비교적 작은 도시인데 퇸스베르그에 있는 칸슨은 인터넷을 통해 체스를 둘 수 있었다. 중국과 인도의 외딴 지역을 비롯한 세계 변방 출신의 어린 선수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최상급 선수들은 어린 시절 컴퓨터를 상대로 체스를 두고 이를 통해 기술을 배우고 온라인 경기를 하며 자랐다.


온라인 교육이 체스 프로그램처럼 빠르게 확산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장 큰 장벽은 대학 대부분에 존재하는 관료주의다. 장애물은 교수뿐만이 아니다. 여러 승인기관이 언제쯤 온라인 강좌의 학점을 완전히 인정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온라인 교육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고등 교육기관에서 들어오는 수익이 떨어질 것이기에 승인 기관은 어느 시점이 되면 온라인 교육시장의 경쟁을 허용해도 될지에 대해 재차 고려하게 될 것이다. 내가 보기에 분위기는 이미 온라인 교육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어찌되었든 승인기관의 인가를 받기 위한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계를 통한 학습은 교사와 학생이 서로 얼굴을 보고 하는 기존의 교육을 대체하는 것일까? 미래의 대면교육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결과적으로 미래의 교육 모델은 어떤 형태일까?


결론을 말하자면, 학생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학습하고, 교사는 주기적으로 지도하고 피드백을 주고 개선된 새 프로그램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형태가 될 것이다. 컴퓨터와 교사가 협력해서 학생이 전공 분야를 완전히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학생들의 성실성 및 이후 고임금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스스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도록 부추길 것이다.


특히 성실성은 중요하다. 교육이 타고난 소질이나 지능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성실성’이라는 특성이 교육과 직업에서의 성공은 물론이고 개인의 행복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게다가 앞으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성실성은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교육 분야는 대부분 성실성을 키우는 방향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평균과학의 종말

직업을 선택할 때 흔히 간과하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현재의 모든 직업이 많든 적든 어느 정도는 과학적 발견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과학에도 적용될까?


과거에는 일반적이고 획기적인 발견이 과학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새롭고 사소한 발견이 과학을 이끌고 있다.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그 영역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제2의 아이작 뉴턴이나 애덤 스미스나 유클리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해당 분야에서 이미 가장 근본적인 공학이 이미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와 같은 새롭고 근본적인 공헌이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간간히 조금씩 나올 것이며, 천재적인 과학자가 단독으로 예상치 못했던 대대적인 성과를 내놓기보다는 공동연구에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방식이 잘못됐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사실 이는 과학의 긍정적인 특징을 반영한다. 다시 말해, 과학 분야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빠르고 강렬하며, 해결되지 않은 주요한 문제를 연구하는 매우 뛰어난 인재가 많고, 기본적인 진전이 이미 많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공동작업이 많아졌고, 이는 아무리 대대적인 발전이 일어나는 시기일지라도 각 연구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는 줄어든다는 의미다.


홀로 연구한 결과물로 공헌하기 힘들어지는 반면, 기계지능은 비전문가와 일반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천재적인 기계는 과학 팀에서 조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당신에게 기가 막힌 타이어 설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럴 때 컴퓨터 모의실험을 하면 굳이 제너럴 모터스의 자원을 동원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연구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


또한 대체로 현재의 과학 연구는 ‘사람이 사람의 연구를 돕도록 컴퓨터에 지시하는’ 형태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컴퓨터가 스스로 연구하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컴퓨터의 연구 내용을 해석하는’ 형태에 가까워질 것이다. 컴퓨터가 실제 작업의 중심이 될 것이며 심지어 연구 프로그램의 설계에서부터 중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반면 사람은 과정의 진행자가 아니라 보완자가 될 것이다.


기계기능은 이미 사람이 상당히 잘 이해하고 있는 일이나 계산을 할 때는 가치가 떨어진다. 물론 기계지능이 사람보다 빨리 처리하기야 하겠지만, 사람이 잘 처리할 수 없거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에 기계지능을 사용할 때 잠재적인 이익이 커진다. 이는 분업과 상보성의 문제이며, 일단 천재적인 기계가 사용되고 분업과 상보성이 일어나면 과학적 결과는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어갈 것이다.


결과의 난해함 정도는 과학 분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우주학 같은 일부 분야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거대 이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이론은 너무 복잡하거나 진보적이어서, 혹은 이론의 범위가 일상생활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경향은 특정 불가사리의 소화기 계통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결과를 개선하는 연구나 화산의 용암류 연구 같은 보통의 과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천재적인 기계의 사용 여부를 떠나 가까운 장래에 새로운 거대 이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설을 검증하고, 기존의 지식을 서서히 개선해 향상시키는 활동이 늘어날 것이다. 또한 지식의 분화가 늘어날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해 한 분야의 특정한 지식을 수집하기는 쉬워지겠지만 불가사리의 소화기 계통학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을 획득하기는 훨씬 어려워질 것이다. 대신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이론이 늘어날 것이며 비전문가에게 무리가 없도록 보다 폭을 좁혀 소개될 것이다. 그 외의 나머지 과학 지식은 아주 실용적이고 예측 지향적이며 우리 삶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될 것이다.


사회적 상호작용

소득이 양극화되고 노년층과 빈곤층의 다수가 임대료가 낮은 지역에 살게 될 미래의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많은 논평가들이 월가 시위, 티파티 운동, 소득 불평등 증가에 뒤이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심하면 정치 폭력으로 번져서 미국이 분열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는 어느 정도 울분이 폭발하기는 하겠지만 보다 장기적으로는 상당히 차분하고 평온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정치적으로나 사고방식 측면에서 보다 보수적인 사회로 바뀔 것이다.


가장 중요하며 예상하기 쉬운 한 가지 변화는 우리의 나이가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보다 보수적이 된다.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을 유지하려 한다는 뜻이다. 혁명과 시위에 앞장서는 사람은 성급한 젊은이지 현명한(혹은 지친) 예순 네 살의 노인이 아니다.


사람들은 갈수록 신중해지고 빠른 변화를 꺼릴 것이다. 또한 자기 방식에 굳어질 것이고, 노년층 지원이 정부 예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부유한 고소득자가 경제·사회·정치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논평자들은 임금 양극화가 자유주의의 종말 혹은 민주주의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이 말대로라면 널리 알려진 프랑스 역사에서처럼 저소득자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해서 장악하고 고소득자들의 기득권을 빼앗는 상상도 해볼 수 있을 터이다. 이런 결론은 솔깃하기는 하지만 뒷받침할 증거는 별로 없다. 어떤 사회든 현상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특히 다른 사회에 비해 위상이 높으면 더욱 그렇다. 현재 미국인이라서 불만스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이는 20년 후에도 그리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도 여전히 미국은 세계 선두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며,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봐야 중국과 나란히 경쟁하는 정도일 것이다.


사회 혼란의 범위 혹은 가능성을 측정하려면 범죄율을 보면 된다. 미국의 범죄율은 수십 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구자들이 놀랄 정도로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반면 이와 동일한 시기 동안 미국 내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대대적으로 상승했다. 마땅치는 않겠지만 이를 보아하건대 불평등 증가와 국내 평화의 증진은 양립할 수 있다.


주로 좌익 진보주의자를 비롯한 많은 논평자가 부와 소득 불평등의 증가에 맹렬하게 반대한다. 도덕적인 견지에서는 그들의 의견이 옳지만 그들은 불평등의 증가가 혁명이나 몰수나 사회 질서의 파괴 같은 심각한 결과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는 너무도 성급한 결론을 내린다.


이보다는 정치적으로나 사고방식 측면에서나 미국인들이 오히려 더욱 보수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추측이 신빙성 있다. 사람들은 낮은 세율이나 세금 인하에 현혹될 것이며, 그런 세율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에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지역 세력과의 긴밀한 유대를 꾀할 것이다. 사회 질서의 파괴라는 예상과 상반되는 이런 경향은 이미 오늘날 미국에서 쉽게 발견되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의 미국에는 어느 때보다 부자가 많아지겠지만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조차 이용할 수 없는 빈곤층 역시 늘어날 것이다. 세금 인상과 보조금 인하로 예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많은 근로자의 실질임금을 떨어뜨리는 쪽을 택할 것이며 이에 따라 새로운 최하층 계급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미국 사회는 전반적인 노령화, 저렴한 오락거리의 급증과 더불어 평화로운 시기를 보낼 것이다. 심지어 자본주의에 의해 탄생했지만,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상향처럼 느껴질 만큼 저렴하거나 무료인 오락거리가 가득한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이는 힘든 상황이 거의 끝났음을 보여주는 빛이다. 그러나 그런 시기는 이 책에서 이야기한 미래보다도 훨씬 시간이 흐른 뒤에 찾아올 것이다. 그 사이에 준비를 갖춰야 한다. 우리 삶과 주변 환경은 40~50년 동안 그리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변할 것이다.


다가올 미래는 천재적인 기계의 시대가 될 것이며 그런 기계와 협력해서 일하는 사람이 가장 성공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국민은 둘로 나뉠 것이며, 한쪽은 기술적으로 역동적인 부문에 종사할 것이고 다른 한쪽은 그 외의 사람이 차지할 것이다.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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