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말 좀 잘했으면 좋겠네
 
지은이 : 요시다 데루유키(역:이해수)
출판사 : 좋은날들
출판일 : 2016년 10월




  • 예능과 시트콤 피디로서 웃음과 재미를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삼아온 저자가, 재미있게 말 잘하는 사람들의 정말 쉬운 대화 비결을 소개한다. 『나도 말 좀 잘했으면 좋겠네』는 즐거운 대화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예능에서 연예인들이 줄곧 재미있는 멘트를 날리는 게 아니듯이, 일상에서는 웃음 포인트를 잘 잡은 사소한 한마디가 재미있는 대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나도 말 좀 잘했으면 좋겠네


    내 말은 왜 안 먹히는 걸까?

    즐거운 대화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갑자기 대화가 끊기고 상대 또한 묵묵부답인 상황. 뭐라도 말을 열어야지, 하는 생각에 날씨 이야기를 해보지만 입 밖에 내자마자 그걸로 끝. 아, 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 없을까? 맞아, 한국에 다녀온 이야기가 있었지!


    "요전에 한국 여행 다녀왔어요. 비행기 시간에 늦어서 죽기 살기로 뛰었는데 진짜 아슬아슬하더라고요, 엄청 당황했죠."

    "아, 그랬어요?“


    상대의 반응은 미지근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시 말문이 막히고 점점 초조해지는 경험, 다들 몇 번쯤은 있지요.


    왜 이 대화는 재미가 없고 자꾸 말문이 막히는 걸까요? 애당초 비행기 시간에 늦는다는 게 그리 신기할 정도는 아닙니다. 엄청 당황했어도 여기에 웃음 포인트 따위는 없지요. 그런데도 재미있게 이야기하려다 보니까 대화가 막히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즐거운 대화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나부터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착각합니다.


    예능 방송을 떠올려보기 바랍니다. 말을 재미있게 하는 연예인들은 계속 재미있는 멘트를 날리는 게 아닙니다. 거의 평상시 말투로 이야기하다가 한 아이돌 연예인이 고생한 경험담이라도 내놓으면 그때 한마디 거들지요.

    "그때부터 운이 없었네." 혹은

    "잘 들었고요, 출구는 저쪽이야.“


    라는 식으로 자리의 분위기를 살립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짓궂은 공감을 이끌어 내거나, 예상 못한 멘트로 사람들을 웃깁니다. 먹히는 말이 미리 준비된 것은 아니지요.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전문가들은 봐도 그렇습니다. 연구실에 틀어박혀 책이나 논문과 씨름하는 분과 필드에서 활약하는 분의 이야기는 그 재미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연구실 전문가가 방대한 지식을 늘어놓을 수는 있어도, 현장 전문가의 입담에는 상대가 안 됩니다.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뭘까요? 당사자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미있는 대화에서 이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재미있게 이야기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게 되면, 듣는 쪽은 오히려 김이 샙니다.


    대화가 잘 안 이어지거나 자리의 흥이 나지 않을수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능 토크쇼에서도 뜻밖의 대답, 리액션이 재미를 만들어 내곤 하지요. 우선은 잘 듣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끼어들었을 때 더욱 큰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억지로 꺼낸 내 이야기는 상대도 부담스럽다

    재미있는 말을 하고자 애쓰기보다는 대화를 즐기자는 마음으로 이야기해보기 바랍니다. 억지로 꺼낸 이야기는 상대에게도 뻔히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가 서먹해집니다. 내가 편안하지 않으면 듣고 있는 사람도 편안할 수 없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얼굴에 땀이 맺힌 남자와 데이트하고 있습니다. 남자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갖은 애를 써보지만, 여자는 이 대화가 즐거울까요?


    그와는 달리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이야기한다면 듣는 사람도 한결 편안합니다. 어색함 또한 없을 것이고, 그러면서 대화가 즐겁다고 느낄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대화가 이어지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는 상대로 똑같이 느끼는 법입니다. 따라서 내 말이 재미없다고 너무 주눅 들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는 "아, 제가 입을 닫으니 조용해서 좋네요."라는 식으로 침묵을 즐길 여유를 가져도 좋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사실 먹히는 대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질문하기입니다. 사람들은 거의 누구나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만큼 반가운 존재가 없습니다. 내가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우려고 할 게 아니라, 먼저 상대는 어떤 사람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자면 상대의 말을 잘 듣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지요.


    이러한 태도는 꼭 필요합니다. 별 재미도 없는 내 이야기를 마구 끄집어내는 대신 상대의 말문부터 여는 것입니다.


    결국, 재미있는 대화는 배려에서 나온다

    우리는 말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내 기억에는 없지만, 나의 말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받을 수도 있습니다. 굳이 상처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에 기분이 가라앉거나, 의기소침해지거나, 창피를 느끼는 일도 있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사람들과의 대화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한 가지는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과 다 관계가 좋을 수는 없습니다. 이 말은 당연한가요?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다 잘 보일 필요 또한 없습니다. 그들의 말이나 평가,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내가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 호감을 얻고 싶은 사람들만 신경 쓰기에도 우리 삶은 충분히 복잡하니까요.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면 그냥 방금 만난 친구라고 여기기 바랍니다. 마음이 편안하지 않으면 대화법 요령을 알아도 절반의 효과에 그치고 말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자신감이 부족해서 사람들과의 대화에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배우들이 연기 연습 때 흔히 하듯이 거울을 보면 말하는 연습을 자주 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거울을 보며 스스로와 대화하거나 자기소개, 스피치, 토론, 의견 발표 따위를 하는 것이지요.


    1장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내가 즐거운 이야기보다 상대가 즐거워할 이야기를 한다.

    - 앞장서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할 게 아니라 분위기를 읽으며 대화에 참여한다.

    - 나만의 관점에서 이야기의 숨겨진 진실을 찾는다.


    말을 재미있게 잘하는 사람이 되려면 이 같은 요령이 필요한데, 이것들은 결국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상대를 즐겁게 해주려는 마음. 이것이 활기찬 대화를 만들고 덩달아 웃음을 이끌어냅니다. 상대를 보지 않고 분위기나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재미를 찾아낼 수 없습니다. 하물며 남보다 돋보이고자 혼자 열심히 떠든다면 상대에게는 재미도 뭐도 전해지지 않습니다.


    상대와 마주하게 되면 무엇보다 먼저 주는 쪽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먹히는 대화의 첫걸음입니다.


    재미있는 사람은 상대와 자리의 분위기를 살피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한 타이밍에 할 수 있습니다. 분위기의 흐름을 꿰고 있으니 어떤 말을 주고받으면 좋을지 몰라 당황하거나 초조해하는 일이 없습니다. 분위기를 읽는 습관을 들이면 대화 분위기가 좋을 때도 어색할 때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며 능숙하게 자리를 이끌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처럼 분위기를 읽는 법과 거기에 맞춰 말을 재미있게 주고받는 요령을 설명합니다. "말을 재미있게 잘했으면 좋겠네!"라는 바람을 가득 담아서 말입니다.



    바로 써먹는 실전 대화 법칙 20

    말하기가 2할이면 듣기가 8할!

    출근길에 회사 동료를 만나서 함께 걸을 때,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귀가하게 되었을 때, 혹은 그리 친하지는 않아도 아는 사람과 둘이서 이야기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웃으려고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가급적 잘 들어주는 게 정답입니다.


    상대를 웃기려고 시종 내 이야기만 하면 상대가 웃어는 줄 테지요. 하지만 그들 대다수는 재미있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아주 미묘하지만, 그렇습니다.


    딱 두 사람뿐인 상황입니다. 별로 친한 사이도 아닌 상대가 열심히 떠드니까, 예의상 웃어주는 것입니다. 웃지 않으면 더 어색할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상대가 여성인 경우에 남자들은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에 저 혼자 들떠서 개그를 남발하곤 합니다. 억지로 웃어줘야 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피곤할 따름이지요. 남자가 제 흥에 취해 열심히 떠들면 떠들수록 여자는 이 인간 참 말 많네! 라고 속으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때 사람은 가장 즐겁다

    그러면 상대가 진짜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하는 대화는 언제일까요?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바꾸어 말해, 이쪽이 자신에게 흥미를 보이는 경우이지요.


    업무에 관해서든 취미에 관해서든 그 사람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에 관해 호감을 갖고 질문해줄수록 상대는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 합니다.


    요컨대 말하기 2할에 듣기가 8할이 핵심입니다.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 상대가 많이 말하게끔 하는 게 즐거운 대화의 비결이지요. 둘의 관계가 깊지 않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예전에 처음 만난 여자와 2시간 정도 대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이야기한 시간은 대략 2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도 상대는 대화가 참 재미있었다, 라는 말을 하고 나중에 메일에도 이렇게 적었습니다.


    즐거운 대화였습니다만, 저 혼자서 너무 떠든 것 같아 죄송해요. 다음에는 요시다 씨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세요.^^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지요. 저는 그다지 이야기한 것도 없이 주로 들어주기만 했는데도 상대는 그 대화가 즐겁다고 느꼈던 것입니다.


    평소에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닌 사람들과 둘이서 이야기할 때는 상대도 자리가 불편하거나 신경을 쓰게 마련이라는 게 이 상황의 대전제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우선은 상대를 편안하게 해줄 것,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라는 마음가짐으로 귀를 기울이는 게 좋습니다. 간혹 흥미로운 점을 질문해가면서 말이지요. 내 이야기는 상대가 물어보면 그때 대답합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 사람이랑 이야기하니까 참 재미있네!"


    실은 자기가 하고 싶고, 내세우고 싶은 이야기만 줄곧 했으니까 대화가 재미있었다고 기억되는 것입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이 같은 특성을 잘 활용할 줄 압니다. 상대의 말을 이끌어내는 좋은 질문, 시의적절한 유머, 그리고 잘 들어주기가 즐거운 대화의 핵심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상대에게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질문을 통한 상대의 이야기 8할, 내 이야기는 2할!


    상사에게는 재치있게, 부하에게는 장난스럽게 말한다

    직장에서 사랑받는 대화 요령은 상사에게는 재치 있는 말, 부하에게는 장난스런 말을 자주 하는 게 기본입니다. 상사가 이놈 참 재미있네.라고 여기려면 어느 정도 애교, 혹은 아첨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는 하고 싶은 말은 꼭 한다라는 스탠스를 취하더라도 상대의 성향 파악이 먼저여야 합니다. 똑같은 말이라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상사가 "요즘 통 안되네." 라고 말했을 때 "골프가요? 아니면 부부관계가요?" 라며 되받았다고 합시다.


    이 말에, "허허, 무슨 소리야!" 혹은 "아, 둘 다인가?" 라며 밝게 받아주는 상사라면 괜찮지만, "뭐야!?" 라며 발끈하는 스타일이라면 대화고 뭐고 끝일 테지요. 말하기 전에 상사의 스타일 파악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내가 상사로서 부하에게 사랑받으려면 장난스런 말이 도움이 됩니다. 부하 입장에서는 상사의 지극히 사무적인 어투가 달가울 리 없습니다.


    참고로 회사에서 사랑받는 직원은 기본적으로 뭔 말이든 의견을 표명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의견을 표명하는 부하를 사랑하는 상사는 대개 능력이 있습니다. 아첨을 잘하는 부하를 아끼는 상사는 반대로 능력이 없는 편이고요.(물론 이런 사람들이 출세할 확률은 더 높을 텐데, 기껏 오십 언저리에서 그만둘 회사라면 아첨보다는 재미있게 지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생활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스탠스를 취한다면 업무나 일상에서도 그 같은 성향이 파급됩니다. 생활이 즐거워지지요. 반대로 회사에서 아첨을 남발해서라도 견디는 쪽 스탠스가 자리 잡으면 생활의 다른 영역에서도 재미있는 사람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저냥 견디는 인생일 뿐입니다.


    능력있는 상사도 그렇습니다. 분위기를 잘 읽고, 말을 센스있게 하면서도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가 재미있습니다. 사람 좋다.는 평도 여기에서 나오곤 합니다.


    사회생활의 가장 큰 고민은 대개 인간관계에서 비롯되지요. 말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하는 능력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첫 번째 비결일 것입니다.


    말을 재미있게 잘하면 대인관계가 좋아지고, 좋은 대인관계가 회사생활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인생마저 즐거워진다고 하겠습니다.


    농담보다 중요한 배려하는 마음

    단체 모임에서 재미를 주도하는 사람은 농담을 잘 던질 줄 압니다. 여럿이 모여 화기애애한 자리인 만큼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농담이나 유머는 시선을 끌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함정입니다. 비록 그 자리에서는 웃고 떠들어도, 농담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 : 저 소개팅 자주 하는 편이에요, 운동선수나 소프트웨어 업체 직원 등등이요.

    남성 : 그렇게 많이 만나는데 아직 짝이 없어요?


    이 남자의 농담에는 살짝 질투가 섞였습니다. 남자만 밝히는 여자인 양 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인기가 없냐.며 비꼬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분위기가 떠들썩하다 보면 이런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오기 십상입니다. 결국 이 한마디 때문에 그때까지 재미있는 말로 인기를 끌었던 남자는 점수가 팍 깎입니다.


    단체 모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농담 잘하기가 아니라 배려입니다.


    대화에 잘 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준다든가 맛있는 음식을 챙겨주는 일 등등 겉으로 드러나는 대화 외적인 부분, 즉 속 깊은 행동이 관건인 것입니다.


    이것은 모임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에게 신망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는 평소의 배려심에 달려 있습니다.


    풀이 죽어있는 직원에게 "왜, 무슨 일 있어?" 라며 친근하게 물어봐주고, 커피를 가져다주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 라는 말을 잊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사람, 말이 잘 먹히는 사람이 되려면 그 전제로서 호감 있는 성품의 소유자가 절대 유리합니다. 그러자면 주위를 잘 살피고, 상대의 기분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지요.


    말수가 별로 없는 사람에게 물어봐줌으로써 뜻밖의 재미가 샘솟는 일도 있습니다. 예컨대 "다들 잠깐만! ○○에게 물어보자.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을 건넸을 때 그의 나지막한 한마디에 폭소가 터지는 경우입니다.


    "너는 도쿄와 오사카 중에 어디가 좋아?"

    "난 내가 태어난 나고야가 좋은데……."


    이렇듯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객관적, 혹은 색다른 관점의 대답이 나오는 일이 의외로 많습니다.


    짓궂은 말장난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사람은 결코 재미있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야 분위기 때문에 다들 웃지만, 나중에 "참 좋은 사람이네요." 라는 말은 나오지 않지요.


    참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이성에게서 더더욱 듣고 싶은 평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삼자를 배려해 이야기 울타리 안으로 이끈다든지 상대의 말에 적절히 맞장구쳐주기, 또는 평소의 작은 배려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 같은 부분들을 보고 참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상대방의 속내야 어쨌든 내가 재미있기만 하면 그걸로 끝인 게 아닙니다. 나에 대한 평가는 상대의 몫입니다. 아무쪼록 재미를 오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되살리는 한마디

    자리의 분위기가 좋다가도 누군가, 혹은 나의 한마디에 사방이 고요해집니다. 그리고 어색한 침묵이 뒤를 잇습니다.


    썰렁해진 분위기를 어떻게 해보고자 서둘러 변명하거나, 다른 화제로 넘어가려고 해도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여전히 다들 뚱한 표정입니다.


    이럴 때는 가만히 기다렸다가 "뭐, 그건 됐고!"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전환하기 바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모두는 웃음을 되찾곤 합니다. 일명 지난일은 모른 척하기 스킬입니다.


    분위기가 어색하면 그것을 모두가 느낍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는 모르지요. 이때 "뭐, 그건 됐고!"라고 말하며 어쨌든 화제를 돌려주는 사람이 나오면 비로소 마음이 놓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웃게 되지요.


    "뭐, 그건 됐고!"를 외칠 때는 허둥대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리가 충분히 어색해진 다음에 써먹어야 효과적입니다. 썰렁한 분위기의 위기에서 모두를 구하는 것이지요.


    분위기상 끼어들 때는 즉시 끼어든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돌려보고자 누군가의 말을 거들거나 끼어들 때에는 썰렁한 말이 나온 직후에 바로 하는 게 낫습니다. 더 이상 분위기가 서먹해지지 않도록 미리 차단하는 것이지요.


    이때는 처음 말을 꺼낸 당사자가 무안해할 수도 있으므로 면박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즉 "말 좀 되는 소리를 해요!"가 아니라 "설마 그럴 리가요……."가 정답입니다. 이 정도로 받아주고 자연스럽게 다른 화제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자리의 분위기를 살피면서 상대방 입장마저 헤아리는 것은 배려의 마음이지요.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 이상의 가치일 것입니다.


    대화에는 내가 있고 상대방이 있습니다. 나 혼자 아무리 웃고 떠들어도 상대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거나, 혹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 다면 재미있게 말 잘하기와는 별개로 바람직한 대화라고 할 수 없습니. 더욱이 배려해주는 마음은 말을 재미있게 하는 것 이상으로 상대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또 다른 형태로 내게 돌아올 것입니다.


    힌두교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형제의 배가 항구에 도착하도록 도와주라, 그리고 살펴보라. 그러면 당신의 배도 무사히 항구에 도착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재미있는 말이 화기애애한 관계를 만들고, 배려의 한마디가 성숙한 삶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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