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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일본 경제의 미래
저   자 : 데이비드 앳킨슨(역:임해성)
출판사 : 더난출판
출판일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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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일본 경제의 미래


경제의 골든타임을 놓칠 것인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대

디플레이션의 수요 요인

이 책에서 일본 경제를 작은 파트로 나눈 것은 일본이 ‘인구 감소’라는 독특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큰 폭의 인구 감소를 경험하지 못한 해외의 사례를 일본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에는 수많은 조건이 영향을 미치는데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해외의 경제 정책을 부분적으로 참고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얼핏 보면 호전된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일본 경제는 실제로는 더 큰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앞두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을 향한 급강하를 맞는 걸까?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급강하의 수요 측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령화, 다른 하나는 말할 것도 없이 인구 격감이다.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에서 인류는 분명한 고령화의 길에 들어섰다. 해외 유명 대학이나 각국 정부도 고령화의 영향을 열심히 분석하며 어떤 정책을 통해 고령화에 대응할 것인지 활발하게 논의하여 이와 관련된 다수의 논문도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은 고령화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라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인구가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일본의 특수한 상황일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2060년까지 인구는 36.1퍼센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유럽은 저출생·고령화가 진행되더라도 인구는 줄어들지 않는다. 줄어들더라도 일본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적은 비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학자들은 인구 감소와 경제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하여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연구를 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럼 해외의 연구는 어떨까? 선진국에서는 고령화의 영향을 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결론을 부분적으로 일본의 상황에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경제학자들은 경제 분석에 인구 감소라는 변수를 포함하는 경우가 드물다. 인구 감소에 대한 분석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의견을 구하더라도 인구 동향의 차이를 사전에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 일본 고유의 문제에 적절한 해답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일본은 저출생·고령화의 문제와 인구 감소의 문제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유일한 선진국이다. 이것이 현재 일본 경제를 파악하기 위한 핵심 요소다.


해외 분석을 종합해보면 인구 감소는 그것만으로도 강력한 디플레이션의 요인이다. 게다가 저출산·고령화는 인구 감소에 의한 디플레이션에 박차를 가한다. 일단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형성되고 나면 쉽게 멈출 수 없게 된다.



어떻게 자본주의를 고칠 것인가: 고차원 자본주의로의 업데이트

일본의 국가부채는 1,200조 엔

GDP 총액은 ‘인구X생산성’이라는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인구가 줄고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당연히 GDP 총액은 줄어든다. 따라서 지금의 GDP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가능인구의 1인당 GDP(2015년 723.8만 엔)를 2060년에는 1,258.4만 엔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2060년까지 국가 경제의 핵심이 되는 생산가능 인구가 약 3,264만 명이나 줄어든다.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가 약 3,211만 명이다. 현재 영국의 생산가능인구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그들이 고령자로 편입되어 65세 이상 고령자의 수가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65세 이상이라도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무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잖은 비율의 사람들이 퇴직을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한다고도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겠지만 머지않아 일본은 무직자 대국이 될 것이다.


이런 사태를 대비해 연금지급 연령을 높이자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보다 더 높은 초고령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급 연령 인상이 완화책이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초고령자의 연금이나 의료비 등의 사회보장비의 원천은 GDP 총액이므로 GDP가 줄어들면 사회보장제도 실행에 지장이 초래된다.


장래의 생산가능인구의 생산성이 지금과 같다고 가정하고 현재의 사회보장비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64세 이하 인구의 소득 대비 사회보장비용 부담률은 2015년 36.8퍼센트에서 2060년에 64.1퍼센트로 늘어난다.


이렇게 무거운 부담을 감당할 수는 없다. 연금제도 등을 ‘미세조정’ 하는 수준의 대책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가능인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 외에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


또한 일본에는 국가부채의 문제도 있다. 인구가 줄더라도 현재의 1,200조 엔에 달하는 나라 빚은 계속 남는다. 국가부채의 경우 그 총액보다는 ‘GDP에 대한 비율’이 중요하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지금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가 줄어들 경우 GDP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은 높이지 않으면 국가부채가 지금보다 증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GDP 대비 국가부채의 비율은 지금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이다.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나라가 망하는 것이다. 연금도 줄 수 없고, 의료비도 부담할 수 없다.


일본에서 GDP를 줄이는 것은 자살행위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검토하든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총수요 감소를 임금 인상을 통해 상쇄하는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논리적으로 분석하면 할수록 이 방법이 근본적이고 최선이다.


여러 가지 억측을 늘어놓으며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어중간한 분석밖에 못 하는 사람이거나, 계산기를 두드려보지도 않은 사람이거나, 단순한 망상가에 불과하다.



왜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가: 국가경쟁력은 대기업에서 나온다

노동력 부족 시대의 작은 기업

인구가 줄고 수요가 줄어드는 이상 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가 줄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수가 줄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의 저력은 중소기업에 있으며, 일본 자본주의의 특징이다’라는 생각은 1964년 이후에 생긴 경제 신화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 신화가 바로 지금의 저생산성·저소득·저수출률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한편 거품경제 붕괴 이후에는 한 회사당 평균 직원 수가 조금씩 증가하여 2017년에는 16.1명까지 회복했다. 왜 평균 직원 수가 상승세로 돌아섰을까?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직원 감소율이 높고,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직원 증가율이 높다. 경제에서의 자동 조정 기능이 작용한 것이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나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급여 수준이 낮은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처럼 인구가 줄고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먼저 작은 기업부터 직원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결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은 비율로 줄어들지 않는다.


노동력이 부족할수록 노동자는 높은 급여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기 때문에 덩치가 큰 기업으로 인적자원이 몰리게 된다.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경제의 자동 조정 기능은 노동시장에도 작동하기 때문에 기업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사람이 모이지 않게 된다. 정부는 전체 구인배율만을 내세워 고용 사정이 개선됐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급여 수준이 낮은 기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 일해야 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존폐 위기가 임박했음을 회피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여서 급여 수준을 높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욱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유효 구인배율이 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구인배율이 높아지는 것은 기뻐해야 할 사인이 아니라 정책을 바꾸라는 경고의 시그널이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수를 유지하고자 기업에 지원책을 제공할수록 오히려 직원들이 희생자가 될 뿐이다. 하지만 정부가 여기에 손을 떼고 시장의 자동 조정 기능에 맡기면 기업의 수는 자연히 줄어들 것이다. 국가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건전화 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지금 많은 기업 총수들이 후계자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업의 지속성과 수익성에 매력이 있다면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회사의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리를 해서 후계자를 찾기보다는 회사를 사서 통합해줄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낫다.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얼마나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나: 정당한 평가가 사람을 움직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생산성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이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시행되고 있는 경제정책이 있다. 바로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이다.


최저임금과 생산성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생산성이 높아서 최저임금이 높은 것인가, 최저임금이 높아서 생산성이 높은 것인가? 이건 매우 근본적인 문제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굉장히 높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여러 나라의 경제학자들은 최저임금과 생산성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이 분명해진 이상 발상을 바꿔 최저 임금을 인상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의 경제학자들이 주목하며 연구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영국이다. 영국 정부는 1999년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그 뒤 몇 년 동안 매년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제도로서 최저임금을 영국보다 먼저 도입한 나라도 있다. 그러나 영국이 이 실험을 시작한 이후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하여 인상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나라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향후 큰 폭의 인구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경제가 성장하는 것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에 높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생산성 향상에 관해 기업보다 국가가 훨씬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에 맡겨두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더뎌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국가가 최저임금을 올림으로써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최저임금은 비상장사를 포함하여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으로 사용하기에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은 직원에게 이전보다 높은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당연히 인건비가 오른다. 기업은 높아진 인건비를 어떤 형태로든 메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한다. 이것이 생산성 향상의 동기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정책은 반 이상 성공한 셈이 된다.



생산성을 높여라: 경제성장의 키스톤

정부에게 필요한 건 냉철함

인구가 감소하는데도 낮은 수준의 소득이 미덕이라는 사고를 용납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일본 정부다.


국가에게 있어 가장 큰 재산은 국민이다. 국민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경제가 성장하고 세수가 늘어난다면 굳이 정부가 개개인의 돈벌이에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성장이 둔화되어 세수가 줄어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국가의 최대 재산인 국민의 돈 버는 역량이 더욱 더 중요해지고, 개별 기업에도 관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국가는 인구가 줄더라도 세수를 충분히 확보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국가부채 때문이다. 일본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세계 최고다. 이는 현역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연금을 지불할 수 있을 만큼의 돈벌이를 못했기 때문에 생긴 빚이다. 달리 보면 지금까지의 비현실성, 핑크빛 망상, 무리한 지출, 안이함의 적폐가 국가부채라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국가부채는 부채 총액이 아니라 GDP 대비 비율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 증가 요인의 엔진이 꺼지고 GDP가 성장하지 않게 되면 곧바로 문제가 커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채를 줄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생산성을 높여서 GDP를 늘림으로써 부채를 줄이지 않고도 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것을 달성하려면 역시 소득수준의 향상이 불가피하다.


일본에는 ‘부채를 줄여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정책이나 논의의 핵심이 ‘국가부채가 많으니까 줄이자’거나 ‘연금제도를 없앨 수 없으니 제도를 바꾸어 지급액을 줄이자’는 방향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지금의 GDP나 국민소득을 바꿀 수 없다는 전제에서 나온 논의일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꿈이 없는 저차원적인 대응이다. 하지만 나는 후자의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연금제도의 건전성은 그 나라 생산성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 일본의 연금제도의 평가가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국민소득이 낮은 데 있다. 제도를 바꾸기보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소득을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분명 소득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은 말로는 간단하지만 실행하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실현한다면 지금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물론 앞으로 닥칠 다양한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재정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정부나 재무부는 ‘재정이 어려우니 세율을 인상하겠다’라는 일관된 논리를 고수해왔다. 그러나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국민소득을 올려 재정을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한편 소비세 인상에 관해서는 그 논의가 대체로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소비세는 외국의 경우 세율 10퍼센트 이상이 기본으로 몇 몇 나라는 15퍼센트를 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일본은 8퍼센트로 세계적으로 보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세금 비율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 나라마다 생산성이 다르기 때문에 세율만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소득이 서로 다른데 세율을 동일하게 조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논리는 상당히 임시방편적이다.


과세방법을 단순 비교할 것이 아니라 먼저 기본적인 조건(소득)부터 비교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국가부채는 GDP 대비 비율이 높은 경우 문제가 된다. GDP 대비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분자인 부채를 줄이는 것도 방법이지만 분모인 GDP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본은 생산성이 세계 28위로 낮은 탓에 GDP가 적어서 상대적으로 국가부채가 많아 보이는 것이다. 국가부채 문제도 사실은 낮은 소득이 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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