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 트렌드
 
지은이 : 트렌즈지 특별취재팀(역:권춘오)
출판사 : 마인드빌딩
출판일 : 2018년 11월




  • 《와이즈 트렌드》는 전 세계 2만 명의 산업별 전문가의 집단지성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미래 통찰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세계의 흐름을 읽고 비즈니스에서 생존 가능한 전략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이즈 트렌드


    생활문화

    개인주의의 부상: 개인주의의 확산에 숨어있는 의미

    조사 전문가들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는 개인주의 풍조가 한 지역이 아닌 지구촌의 공통적인 현상임을 지적하고 있다. 왜 개인주의가 더 커지고 있을까? 그 반대의 개념인 전체주의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정치에서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개인주의의 확산에 숨어있는 의미는 무엇일까?


    적어도 지난 3세기 동안 서구 국가에서는 개인주의가 계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그런데 이 현상은 이제 서구 국가만의 점유물이 아니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이제 이 현상이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Psychological Science〉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이러한 개인주의적 관행과 가치의 배후에는 사회 경제적 발전이 강력하게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나르시시즘이 높아짐에 따라 이혼율도 상승한 것과 같이, 개인주의의 성장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미국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들은 이 패턴이 단지 비서구권 또는 산업화되지 않은 다른 국가에도 적용됨을 보여준다. 여전히 개인주의 대 전체주의의 측면에서 국가간 차이가 여전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데이터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더 큰 개인주의로 발전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s Survey가 모은 데이터와 전미 인구통계 조사 데이터를 통해, 연구자들은 총 78개국에서 개인주의적 관행과 가치를 좀 더 자세하게 보여주는 51년간의 데이터를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 문화’는 사람들을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문화적 가치로서 독립성과 독창성을 우선시하는 부분이 있다. 반면 ‘전체주의 문화’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적인, 그리고 더 폭넓은 사회적 맥락 속의 존재로 생각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전체주의 문화에서 상호의존성, 가족관계, 사회적 순응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각 문화를 관통하는 개인주의적 관행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가구 규모, 이혼율, 독거 인구율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더불어 개인주의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해, 사람들이 친구 대 가족의 중요성, 자녀에게 독립성을 가르치는 것의 중요도, 그리고 국가적 목표치로 자기표현에 우선순위를 두는 수준에 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사회 경제적 발전 수준, 재난 빈도, 전염병 발병률 및 각국의 극심한 기온을 포함하는 특정한 사회학적 환경적 요소들에 대한 데이터도 검토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주의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다.


    전반적으로 그 결과는 명확한 패턴을 보여줬다. 즉, 개인주의적인 관행과 가치 모두 전 세계적으로 증가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각 통계 모델들은 196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인주의가 약 12%

    증가한 것을 보여줬다. 카메룬, 말라위, 말레이시아, 말리 4개국만 51년 동안 개인주의적 관행이 크게 감소했을 뿐, 41개국 중 34개국에서는 크게 증가했다.


    한편 아르메니아, 중국,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우루과이 5개국은 개인주의적 가치에서 큰 하락을 보였고, 53개국 중 39개국에서는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 데이터들이 전 세계적으로 개인주의가 커지는 경향을 보여주지만, 국가간 차이는 상당하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주의의 증가는 다양한 양태의 경제 개발과 연계되는데, 특히 사무직, 교육 수준, 가계 소득에 비례하고 있다. 개인주의적 가치에서 증가세를 보이지 않은 국가 대부분은 데이터 기간 동안 사회 경제적 발전이 최저 수준이었다. 이것은 사회 경제적 발전이 개인주의의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결론을 지지해준다.


    단, 중국은 이 패턴에 있어 주목할 만한 예외 국가다. 극적인 경제 성장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개인주의적 가치는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중국의 복잡한 사회 경제적 역사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매체는 전체주의에 친화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는 모두 중국 공산당의 프로그램에 기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풍요와 산업화의 성장세과 함께 수반되는 개인주의적 영향력이 상쇄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의 프로그램은 경제적 불평등 증대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오늘날 그리고 향후 개인주의에 대한 세계적 트렌트는 특히 중요한 주제가 되었는데, 그것은 새로운 연구가 사람들의 웰빙Well-being에 있어 자유와 개인의 자율권을 포함하는 개인주의의 핵심 양상이 금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널 오브 퍼스널러티 & 소셜 사이콜로지th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게재된 전 세계 데이터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질의를 던진다. “사람들에게 금전을 제공하는 것 혹은 선택권과 자율권을 제공하는 것 중에, 웰빙에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연구는 약 40년 동안 63개국에서 420,599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제공하는 것이—상대적으로 부와 관계없이—부정적 심리 증상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증명했다.


    즉, 이 연구는 ‘개인주의의 사회적 가치’가 ‘웰빙에 대한 최적의 예측 변수’였다는 진실을 밝혀냈다. 또한 부富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예측 변수일 때 이 효과는 사라졌는데, 결론은 ‘돈은 자율권이라는 측면으로 이어지지만, 돈 그 자체가 독립적으로 복지나 행복을 더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이전 연구는 더 높은 수입, 더 큰 개인주의, 인권과 사회적 평등이 모두 더 높은 웰빙과 관련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행복에 대한 돈의 효과는 정체 상태임도 보여줬다. 즉, 사람들이 일단 그들에게 필요한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점에 이르게 되면, 더 많은 돈을 가지는 자체만으로는 기껏해야 한계이득marginal gains에 이른다는 것이다. 돈은 사람들이 ‘존스네 따라하기Keeping up with the Joneses’를 걱정할 때나 약간의 웰빙과 관련이 있는데, ‘존스네 따라하기’란 ‘이웃 효과’를 말하는 것으로, 친구나 이웃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생활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패턴은 새로운 연구에 의해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수준의 개인주의로 분류되는 더 많은 자율권과 자유’가 더 큰 웰빙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웰빙에 이르는 길은 때로는 울퉁불퉁하다. 예를 들어, 전통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사회에서는, 개인주의의 증가는 불안과 더 낮은 웰빙과 관련될 수 있다. 반대로, 유럽, 북미, 호주와 같은 개인주의가 더 만연한 국가에서는, 더 큰 개인주의가 확실히 더 큰 웰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더 높아진 개인주의와 결부된 웰빙의 증대가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고착화될 수 있는데, 너무 많은 자율권이 점진적으로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같은 극도의 개인주의적인 사회 일부에서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의 독립이 스트레스와 반웰빙 지수를 더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문화와 지역을 관통하는 지배적인 패턴은 개인주의가 전반적으로 웰빙 증진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세계적 트렌드를 볼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4가지 예측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기업들은 개인주의 및 집단주의 문화의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을 받아들이는 차이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격을 책정할 것이다. 〈저널 오브 컨수머 리서치Journal of Consumer Research〉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집단주의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으로 품질을 추론할 가능성이 더 높다. 따라서 이들은 고가 브랜드를 위한 더 나은 잠재적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브랜드들이 품질을 기준으로 경쟁할 때 더욱 그렇다. 전 세계의 소비자들이 거래 및 가격 인하에 반응하지만,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기준으로 경쟁하는 것은 전체주의 시장, 특히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가격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런칭할 때는 비교적 효과가 적을 수 있다.


    둘째, 기업들은 개인주의 혹은 전체주의 중 어느 문화에 속한 사람들에게 마케팅하는지를 기반으로 각각 다른 아이템을 제안할 것이다. 연구자들은 개인주의자들이 전체주의자보다 제품을 배치하는 부분에 있어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전체주의자들이 고지방 쿠키에 관심을 갖고 선택할 때가 있는 데 그것은 저지방 쿠키가 건강식품 섹션의 시리얼 바와 쌀 케이크에 별도 진열되었을 때가 아니라 모든 고지방/저지방 쿠키가 제품별 혹은 브랜드별로 진열된 때에 그러했다. 반대로, 개인주의자들은 어떤 진열 방식이든 전체 제품에서 지방 함량을 일정하게 인식했다. 즉, 전체주의자들은 개인주의자들보다 제품 진열 단계에서 정보를 고려하고, 개인주의자들은 제품 특징에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다.


    셋째, 공공 정책 측면에서 개인주의 관행과 가치의 부상은 새로운 정책의 합의에 있어 이제 사람들로부터 진정으로 인정받는 일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Psychological Scienc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한 국가의 특정한 문화적 가치는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개인으로 하여금 환경 친화적 행동에 참여하도록 이끄는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이 연구 결과는 개인적 관심이 개인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국가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동기 부여와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집단주의적 사회에서의 강력한 동기 부여는 사회적 규범인 경우가 많다.


    넷째, 창의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문화가 혼합되는 방식으로 인력을 구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창조적 계급creative class’이 부상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상상력과 혁신을 이용하고자 한다. 〈저널 오브 비즈니스 리서치Journal of Business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창조에 대한 역량이 사회마다 다르다고 한다. 어떤 사회는 다른 어떤 사회보다 창조 역량이 더 탁월하다. 그 이유는 창조성이 그 사회의 문화에 엮여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와 국적으로 이뤄진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면, 글로벌 기업들은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 간의 중요한 문화적 차이점을 이해해야 한다. 신제품 혁신과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사용되곤 하는 ‘브레인스

    토밍’도 문화적 기반에 따라 그 효과가 제각각일 수 있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온 사람들이 내놓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전체주의 사회에서 온 사람들의 그곳보다 더 좋을까? 그렇진 않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요점은 어떤 경우든 그 두 가지 문화와 가치가 섞이는 형태의 아이디어가 가장 창조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과 경제

    신약, 이제 곤충에서 답을 찾다

    현대 의학은 계속해서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큰 문제가 남아 있다. 총구 아래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항생제에 대한 박테리아의 저항은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항생제 내성 세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 약물에 강한 내성을 지닌 임질, 그 외 악몽과도 같은 슈퍼 박테리아의 증가는 세균에 대한 우리의 현시점의 방어를 쓸모없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최후의 수단이 이러한 병원균을 죽이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암과 우울증에 대한 보다 나은 의약품, 현대적 처방에 의해서도 쉽게 치료할 수 없는 각종 의료 상황에 추가로, 새로운 항생제를 필요로 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떤 산업도 제약 산업보다 더 믿을만한 돈벌이가 되지 못했다. 경기 침체기조차 제약 회사들은 매년 평균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시장 포화의 위험이 없고, 미국에서는 정부에 의한 가격 억제 가능성도 거의 없다. 거의 모든 규제 완화 제출안이 승인을 얻고 처리 시간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투자자라면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모든 지배적이고 확대되는 산업은 하나의 유형 혹은 다른 유형의 자원으로 연료를 공급 받는다. 이들 중 일부는 금광과 같이 유형적이고 명백하다. 과정은 비슷하다. 땅에서 발견되는 금덩어리를 단순히 줍기 위한 1차 골드러시가 일어난다. 금덩어리가 채취될 때 광부들은 자갈을 찾고, 다음은 모래를 찾는다. 아직까지도 행운은 남아있지만, 금을 찌꺼기와 분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자본투자가 필요하다.


    오늘날 유전학, 빅 데이터, 인공 지능을 포함하는 새로운 도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문제는 제약에 필요한 물질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있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한다. 물질이 있는 좋은 곳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영국 리즈대학교Leeds University의 곤충학자이자 연구원인 로스 파이퍼Loss Piper 박사에 따르면 “우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최선의 방법이 우리의 바로 발밑, 즉 곤충의 세계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유용한 화학적 보물일 수 있다. (곤충 이전에) 파충류로부터 어떤 화합물이 추출되었는지 보라.” 최신 〈디스커버 매거진Discover Magazine〉에서 파이퍼 박사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파이퍼 박사가 가장 좋아하는 사례는 독 도마뱀의 타액에서 추출된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합성 호르몬 엑세나타이드exenatide다. 2014년~2016년 사이 이약은 약 25억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누가 도마뱀의 타액에 든 화합물을 보고 제2형 당뇨병에 대한 대히트 약을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런데 또 하나의 기회를 찾았다. 바로 곤충이다. 오늘날, 곤충은 약물 발견을 위한 가장 가능성이 있는 미개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곤충과 다른 절지동물은 매우 지저분한 환경에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하며 이로 인해 수많은 새로운 방어선을 필요로 한다.


    소위 ‘곤충 생물자원탐사bioprospecting’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새롭게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지구에는 약 550만 종의 곤충이 있다. 그러나 발견되고 기록된 곤충은 20%에 불과하다. 그들을 연구하는 곤충 학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간은 수천 년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백 년 동안 곤충으로부터 나온 화합물의 의약적 효과에 대해 알고 있었다. 이 화합물에는 항박테리아, 진통제, 항응고제, 이뇨제 및 항류머티스가 포함된다. 한 저널에서 이를 밝힌 바 있는데, 14개의 목目, order, 64종의 다른 절지동물들이 각 대륙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의료적으로 활용됐다. 지네, 매미 애벌레 껍질, 마비 균류에 감염된 유령 나방 유충 등이 그것이다.


    더 최근에 과학자들은 말벌의 독이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음을, 쉬파리 혈액에서 추출한 펩타이드peptide(두 개 이상의 아미노산 분자로 이뤄지는 화학 물질)인 알로페론alloferon이 항바이러스성 및 항종양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현재 의약품에 곤충 기반 화합물을 사용하는데 있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화합물의 양이다. 즉, 우리가 파리와 같이 작은 무언가에서 화학 물질을 발견하면, 그 양이 얼마나 적겠는가! 그러나 파이퍼 박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말한다. “이전에는 특정 종으로부터 충분한 양을 발견하지 못해 매우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충분한 양을 추출하려면 수천 마리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사체학transcriptomics, 轉寫體學에서의 획기적인 발견,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의 진보를 통해 특정 유전자를 분리하여 대량 생산할 미생물의 세포주에 삽입할 수 있다. 또한 귀뚜라미나 딱정벌레와 같이 큰 곤충에 희귀한 유전 물질을 삽입하여 추출하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곤충 학자이자 올씽스벅스All Things Bugs의 설립자 아론 도세이Aaron Dossey는 “우리는 곤충에 백신 유전자를 넣을 수 있다. 그런 다음 백신, 선택 가능한 약물 또는 효소 또는 생체 활성 펩타이드 또는 일부 비타민을 대량 생산하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론 도세이는 특히 크기가 크고, 광범위한 화학적 방어를 하는 대벌레stick insect가 생합성 연구를 위한 매력적인 모델 유기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석된 대벌레 종의 수, 지금까지 발견된 새로운 화합물의 수, 그리고 이러한 목에 속하는 종의 전체 수를 고려하면, 대벌레가 새로운 화합물의 유의미한 잠재적 원천이라는 것이다.


    의약품을 위한 분석에 가장 유망한 다른 곤충으로는 벌, 말벌, 개미와 같은 사회적 곤충이 있다. 작고 밀집된 거주 구역에서 높은 유전적 관련성을 가진 수억 마리의 일개미를 품고 있는 개미탑은 질병 발병에 있어 완벽한 장소다. 한 개체가 감염되면, 불과 수 시간 만에 수천 마리에게 그것을 전파할 수 있다. 토양은 지구상에서 가장 미생물 밀도가 높고 다양한 서식지다. 따라서 개미에게는 강력한 항균제가 필요하다. 즉, 수많은 종이 강력한 항생제를 그들 등의 후늑막분비선metapleural gland에서 분비한다.


    2018년 2월,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Royal Society Open Science〉 저널에 발표된 애리조나주립대학교 클라크 피니크Clark Pinick 교수의 연구는 일반적으로 양성이며 피부에 사는 박테리아 표피포도알균Staphylococcus epidermidis에 저항하는 20종 개미들의 항균력을 테스트했다. 클라크 교수는 개미 하위 과family, 科의 주요 3종을 모은 것이었다. 테스트를 거친 개미의 60%는 박테리아 번식을 억제했고, 가장 크기가 작은 개미 중 한 마리가 가장 강력한 항균성을 보였다.


    곤충을 통한 의약품 제조에 있어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연구실이 아닌 자연 환경에서 곤충을 화학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수많은 곤충이 특정 조건에서 자란 특정 식물을 먹고 특정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곤충학자 로스 파이퍼는 곤충을 기반으로 한 화학 물질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면 곤충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연구 결과와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예측할 수 있다.


    첫째, 이 분야의 발전은 곤충학자의 부족으로 인해 제한될 것이다. 다른 많은 전문 분야와 마찬가지로 스킬 갭skill-gap이 실제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곤충학자의 부족은 이 분야의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정보 기술과 교차 교육을 결합함으로써 제약 산업은 향후 10년간 이러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더불어 채용 옵션이 확대되면, 수많은 생물학과 학생들이 곤충학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둘째로, 550만 종의 곤충 종에서 추출된 수많은 종류의 화합물들이 최첨단 디지털 도구에 의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다. 자동화된 ‘로봇 실험실’을 통해 소수의 기술자들이 수만 가지의 실험을 오류 없이 동시에 실행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대의 게놈 및 프로테오믹스 기술은 게놈과 단백질의 신속하고 저렴한 시퀀싱sequencing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바디온어칩Body-on-a-chip 기술은 독성 및 기타 부작용에 대한 전임상 검사pre-clinical test를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은 화학 건초 더미에서 가장 유망한 ‘바늘’을 식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2030년까지 새로운 차원의 곤충 추출 치료제가 출시되거나 임상 시험을 마칠 것이다. 이들 화합물 중 다수는 기존 의약품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체품이 될 것이다. 여기에는 오늘날의 슈퍼 박테리아에 저항하는 새로운 항생제도 포함된다. 그 외는 지금까지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다루게 될 것이다.



    노동과 일자리

    언스케일드Unscaled: 비규모 경제가 주도하는 오늘날의 비즈니스

    운송, 농업, 소매뿐만 아니라 원유, 화학제품, 반도체, 철강과 같은 가공 산업에 있어서도 규모의 경제가 적어도 지난 150년 동안 패자와 승자를 분리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공 지능으로 가속화된 주요 신기술의 급증이 이제는 규모의 경제가 밀어내고 있다. 《언스케일드: 인공지능과 새로운 세대의 신생 기업이 미래의 경제를 창조하는 방법Unscaled: How AI and a New Generation of Upstarts Are Creating the Economy of the Future》에서 논쟁된 바와 같이, 앞으로의 비즈니스는 ‘비규모의 경제economies of unscale’가 주도할 것 같다.


    비규모의 경제는 두 개의 보완적인 시장 요소에 의해 가능하다. 플랫폼의 출현과 필요에 따라 임대할 수 있는 기술이다. 두 가지의 발전은 규모의 경제를 정의한 고정 비용과 산출 간의 강력한 역관계를

    약화시켰다. 이제는 작은 ‘비규모의 기업’이 틈새시장을 추구하고 ‘대량 생산, 유통, 마케팅과 같은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큰 투자를 단행하여 몸집을 불렸던’ 큰 기업에 성공적으로 도전할 수 있다.


    규모의 투자는 많은 의미를 지녔다. 20세기 초, 세계는 역사상 다른 어떤 시기보다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다. 그 시기에는 발명가와 기업가들이 자동차, 비행기,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개발했고, 전력 그리드와 전화 시스템이 구축됐을 때다. 당시의 새로운 기술들은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대중 시장에 대한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비로소 ‘규모의 시대’를 열었다. 전기는 자동화를 주도하여 기업들은 방대한 양의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거대한 공장을 건설할 수 있었다. 라디오와 TV는 거대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고, 기업들은 이를 대중 마케팅으로 활용했다. 규모의 경제가 비즈니스 성공을 좌우했던 것이다. 실제로 규모는 엄청난 경쟁 우위를 제공했다. 고정비를 낮췄을 뿐만 아니라 경쟁 업체에 대해 강력한 진입 장벽을 형성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조직들은 20세기에 규모를 추구했다. 수십만 명의 임직원을 둔 공룡 기업, 5만 명의 학생을 둔 대학, 다국적 의료 서비스 제공 기업 등의 결과물이 그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기술 파동을 경험하고 있다. 이 파동은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 및 아마존 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의 등장으로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컴퓨팅이 시작된 2007년 경부터 시작됐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인공지능을 추가했다. 인공지능은 오늘날 세기의 ‘전기’로 모든 것을 발전시키는 기술이다. 인공 지능은 대량 생산 및 대량 판매를 대신하는 특별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경쟁 우위의 기반이 된다. 인공 지능은 개인에 대해 학습할 수 있고, 자동으로 제품을 각 개인에게 맞춤 설정할 수 있다.


    한 예로, GPS 네비게이션 앱 웨이즈Waze는 특정한 순간에 목적지에 맞는 개인 맞춤 경로 지도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이 맞춤 지도는 아마도 다른 사람이나 다른 시간에는 작동하지 않아도 되고 그들에게 혹은 특정 시간에는 필요없는 것일 수도 있다. 인공 지능은 점점 더 좁아지는 시장에 대한 대량 맞춤화를 가능하게 한다. 고객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맞춤형 제품인 경우 고객은 그것을 더 선호할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수백만 명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비규모의 경제 기반이다. 오늘날 첨단 기술 분야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것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원하는 것을 수익성 있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현재의 기술 조류가 비규모의 경제를 촉진하는 데 있어 또 다른 동등하게 중요한 방식이 있다. 쉽고 빠르게 규모를 임대함으로써 기업은 민첩성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변화하는 수요와 조건에 보다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다. 따라서 규모의 기업은 비규모의 경쟁자들에게 자신들이 포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스트라이프Stripe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비규모의 기업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대형 은행에 도전하고 있다. 똑같이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에어비앤비Airbnb도 비규모의 호텔 기업으로 거대 체인 호텔로부터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워비 파커Warby Parker는 뉴욕에 위치한 비규모의 안경 회사로 거대 안경 브랜드들을 위협하고 있다.


    ‘비규모의 경제’가 비즈니스의 새로운 세계를 지배한다면, 규모를 갖춘 대기업은 이제 어떻게 경쟁하고 번영할 수 있을까? 프록터앤갬블의 사례를 보자. 이들은 대량 판매 시장을 개척한 최초의 규모의 브랜드 아이보리Ivory 비누를 세상에 내놓은 기업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프록터앤갬블은 소비 시장이 열리면서 자동 의류 세탁기 용도로, 최초의 대중 시장용 비누 타이드Tide 세제를 출시했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프록터앤갬블은 3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제공하고 연간 매출액 38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분석 기업 CB 인사이트CB Insights는 2016년에 작은 비규모의 기업이 프록터앤갬블을 공격하고 있는 모든 방식을 보여주는 그래픽을 발표했다. 그래픽을 보면, 더 이상 프록터앤갬블은 신생 기업에 대한 강력한 방어력을 지닌 규모의 기업으로 나타나지 않고, 대신 신생 제품에 취약한 일련의 개별 상품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프록터앤갬블의 질레트 면도기는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과 해리스Harry ’s Inc.의 정기배송 모델에 도전받고 있다. 그리고 e살롱eSalon의 ‘맞춤’ 헤어 컬러링은 프록터앤갬블 클레롤Clairol 대중 상품용 헤어 컬러링과 경쟁하고 있다.이것은 규모의 경제를 넘어 비규모의 경제를 선호하는 시대에 대기업들이 무엇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다. 작은 비규모의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더 완벽하게 겨냥한, 즉 대중 상품에 대항하여 승리할 수 있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가지고 대기업에 도전할 수 있다. 비규모의 경쟁자들이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비용이 많이 투자된 거대 공장과 유통 시스템의 단위별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비규모의 기업들은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 부담을 발생하는 것이다.


    프록터앤갬블은 비규모의 경쟁자들이 취하는 도전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을 하고 있다. 약 10년 동안 프록터앤갬블은 커넥트+디벨럽Connect+Develop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커넥트+디벨럽은 프록터앤갬블과 잘 어울리는 제품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회사에 개발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초대한다. 직접적인 표명을 하진 않지만, 커넥트+디벨럽은 경쟁하는 대신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프록터앤갬블을 틈새시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다. 대상은 새로운 비규모 제품의 가치를 어느 정도 확보한 기업들과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데 프록터앤갬블의 유통, 마케팅, 지식을 대여할 수 있는 제품 혁신자들이다. 현재까지 커넥트+디벨럽은 프록터앤갬블을 규모의 기업에서 비규모의 기업으로 바꾸진 않았지만,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비규모의 경제를 실험하는 대기업이 프록터앤갬블만 유일한 것은 아니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또한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 생명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다. GE는 다른 기업들이 사물 인터넷의 청사진을 포착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인공 지능 기반의 플랫폼인 프레딕스Predix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자사 역사의 대부분 동안, GE는 철도 기관차, 비행기 엔진, 공장 자동화 설비, 조명 시스템 등과 같은 산업용 제품을 구축해왔다. 2010년, GE는 수많은 산업용 제품들 내에 이미 센서들이 장착됐다는 인지하자마자 사물 인터넷을 포용했다. 이 센서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자신들의 데이터를 다시 프레딕스에 전달할 수 있고, 프레딕스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GE의 기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프레딕스는 GE가 고객을 위해 제품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프레딕스가 모든 GE 기관차로부터 학습된 것은 철도가 GE 기관차를 더 잘 운용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GE는 비규모의 시대에 프레딕스를 다른 기업들에게 개방하여 산업 디자이너를 위한 앱 카탈로그를 만드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 2005년 GE에서 분사한 글로벌 전문 서비스 회사 인 젠팩트Genpact는 프레딕스를 활용하여 주

    요 예비 부품 재고 최적화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 테크 마힌드라Tech Mahindra Ltd.는 프레딕스를 사용하여 태양광 발전소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GE는 산업 개발자들이 서로 배우고 프레딕스 생태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프레딕스 트랜스폼Predix Transform이라는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다.


    프록터앤갬블과 마찬가지로, 프레딕스가 그 자체로 GE를 비규모의 기업으로 개편하지는 않는다. 다만 GE는 그들의 기술 조합과 데이터를 이용해 다른 기업들이 임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비규모의 혜택을 포용하는 정책을 취했다.


    2016년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한 월마트 스토어Walmart Stores는 대기업을 위한 비규모의 도전에 또 다른 교훈을 준다. 월마트는 건물에 있어 규모의 슈퍼스타였다. 따라서 소매 비즈니스 산업이 비규모화되면서 점점 더 크게 취약해지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 이 취약성은 왜 이들이 입증된 회사 제트닷컴을 인수하는 데 30억 달러를 썼는지를 설명한다. 제트닷컴은 정교한 인공 지능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며, 고객이 주문하는 양과 고객이 제품과 얼마나 멀리 있는지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여 심지어 월마트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최저 가격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제트닷컴 대부분의 제품은 독립적인 소매 업체에서 가져 왔고 업체 수는 2,000개 이상이다. 이 플랫폼의 장점은 아마존이 그들의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판매하는 소매업체와 종종 맞대결하는 방식과 달리 제트닷컴은 그 자체가 소매업체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월마트는 제트닷컴의 인공 지능에 대한 신뢰, 그리고 혁신적인 기술을 위해 이들을 인수한 것이다. 그러나 비규모의 렌즈를 통해 본다면, 그것은 월마트가 플랫폼 전략을 시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제트닷컴은 집중화된 틈새 소비자 소매업체들이 어디서 누구에게나 물리적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존 월마트라는 물리적 플랫폼의 힘을 임대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1993년에 설립된 아마존닷컴은 비규모 경제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최초의 대기업 중 하나였다.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따르면, 그것은 아마존 내에서 새롭고 민첩하며 제품 중심의 비즈니스를 끊임없이 창안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아마존의 기업 플랫폼 위에 빠르게 구축될 수 있고 비규모의 신생 기업들처럼 행동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다. 베조스에게 있어, 비즈니스가 그 자체의 규모로 허물어질 때 모든 것들이 잘못되기 시작한다. 베조스는 이것을 ‘초심을 잃는 둘째 날(Day 2)’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베조스가 초심을 잊지 않는 ‘첫째 날(Day 1)’로 언급하는 창의적 단계를 통해 아마존이 계속 순환되려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가? 베조스는 “나는 전체적인 답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약간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베조스는 비규모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4가지 포인트를 밝혔다.


    첫 번째 포인트는 ‘진정한 고객 집중’이다. 비규모의 시대에 성공하는 제품은 개별 고객들로 하여금 하나의 시장처럼 느끼게 한다. 그렇게 하려면 고객에 대한 깊은 지식과 특정 세그먼트를—그 규모에 상관없이—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제품을 기꺼이 제작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대기업들은 이러한 점에서 보통 실패하고 만다. 대기업들은 대개 가능한 한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베조스는 “첫날에 머무르려면 참을성 있게 실험하고, 실패를 수용하고, 씨앗을 뿌리고, 묘목을 보호하고, 고객의 기쁨을 볼 때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수년 동안 아마존은 우리에게 킨들, 아마존 웹 서비스, 알렉사Alexa와 같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 결과, 아마존은 스스로 항상 새로워지는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포인트는 ‘프록시에 저항하는 것’이다. 규모의 기업은 중요하지 않은 것을 관리하는 데 길을 잃을 수 있다. 하나의 사례가 프로세스다. 베조스는 자주 언급한다. “프로세스가 문제가 된다. 결과를 바라보는 것을 그만 두고, 우리가 프로세스를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다른 나쁜 프록시는 실제 고객을 아는 것이 아닌 이를 대체하는 시장 조사를 포함한다. “우리와 제품, 혹은 서비스 소유주들은 고객을 이해해야 하고, 비전을 가져야 하며, 제공되는 것들을 사랑해야 한다.” 이는 의도적으로 신생 기업을 위한 지침처럼 들린다. 베조스는 아마존이 언제나 신생 기업처럼 느끼기를 원한다.


    세 번째 포인트는 ‘외부 트렌드를 포용하는 것’이다. “거대한 트렌드는 파악하기 쉽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그에 대해 글을 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대기업이 그것을 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문사는 인터넷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을 목도했지만,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데는 너무 오래 시간을 들였다. 대기업이 민첩한 작은 기업들의 집합체로서 운영된다면, 새로운 기술을 발견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첫째 날(Day 1)이 계속 순환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베조스의 네 번째 포인트는 ‘고속 의사 결정’을 보장하는 것이다. 베조스가 쓴 글을 보면, ‘절대 획일적인 하나의 의사 결정 프로세스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 작은 부서들에게 그들의 통찰력과 고객의 현실에 기반하는 그들 자체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 기업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의사결정은 더욱 더 복잡해진다. 경영진은 의사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엄청난 양의 인풋input과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생각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정체로 이어진다. 첫날과 같은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의사결정이 잘못된 것으로 판정되면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우리 주변의 기업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하라. 오늘날의 기업이란 산업 시대에 고안된 것으로 당시의 독특한 조건에 부응하여 생성된 것이다. 새로운 조건들이 새로운 구조를 필요로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새로운 구조는 아마도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비규모의 기업과 같은 형태는 가까운 미래에 확실하게 주도적 구조가 될 것이다.포춘 500 조직의 리더들은 비규모의 시대를 위해 그들 조직을 재창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과 흐름을 고려할 때, 우리는 앞으로 3가지를 예측할 수 있다.


    첫째, 2030년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대기업의 성공 경로는 작고 민첩하며 혁신적인 기업들이 의존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커넥트+디벨롭, 프레딕스, 제트닷컴은 다른 대기업이 모방할 수 있는 플랫폼 플레이 사례다. 전력 회사는 플랫폼 마인드를 채택하고 수천 명의 작은 에너지 생산자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주요 은행은 소비자 저축앱 디짓Digit, 애콘스Acorns, 스태시Stash와 같은 작고 집중된 금융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모든 기업이 플랫폼이 되거나 아니면 사라져야 할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성공적인 플랫폼 전략은 비규모 시대의 성장을 향한 하나의 길을 제시한다. 플랫폼은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기업이 성공을 위해 그 플랫폼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유지가 가능하다. 이것이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왜 아마존을 위한 수익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느지에 대한 이유이다. AWS는 마진이 20%를 넘는다. 이에 비해 아마존 소매 사업의 마진은 낮은 한 자리 수에 불과하다.


    오늘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들 산업에 매우 특화된 규모를 수십 년 동안 구축해왔다. 효율적인 공장, 유통 채널, 소매점, 공급망, 마케팅 전문 기술,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마련해온 것이다. 이제 이들 기업들의 리더들은 단순히 다른 기업에 그 기능을 임대하는 것이 더 나은 사업인지를 직접 자문해야 한다.


    수백 개의 작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신차를 설계하고 제작, 판매 및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동차 제조 플랫폼으로 포드 자동차를 상상해보라. 이러한 모든 작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틈새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대 맥주 제조사 앤하우저-부시 인베브 SA/NVAnheuser-Busch InBev SA/NV가 타 맥주 브랜드 인수를 중단하고 소규모 맥주 제조자들에게 생산 설비 및 유통 기능을 임대하여 웹 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게 해주는 맥주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둘째, 규모에 따른 운영 탁월성이 결정적이지 않은 세계에서, 성공적인 대기업은 ‘절대적인 제품 중심’을 채택하게 될 것이다. 기업이 덩치가 커지면서 프로세스, 관료주의, 정치, 주가, 혹은 확인된 시장에 적합한 훌륭한 제품을 제작하는 것과 아무 관련도 없는 다른 많은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들의 중심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리곤 한다. 그들은 가능한 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호소력 있는 제품을 고안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를 한다. 그러나 비규모의 시대에, 그러한 대중 상품을 고안하는 것은 곧 그들의 아킬레스건이 된다. 제품 중심의 작은 비규모의 경쟁자들을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비규모의 시대에 대기업은 세분화된 시장에 완벽하게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데 전념하는 소규모 비즈니스의 네트워크처럼 보이도록 해야 한다. 왜나하면 대기업은 모든 것을 임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비핵심 업무를 해체해왔다. 애플은 중국 기업에 생산을 위탁하고 넷플릭스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대신 AWS에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세대 비규모 기업은 훨씬 더 많은 아웃소싱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는 훌륭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는 관련 없는 모든 것을 임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품 제작자는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최고의 대기업들은 그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20년 후의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은 현재의 거대 기업보다 규모가 작고 이동 속도가 빠른 중소기업 네트워크와 유사할 것이다.


    셋째, 2020년 중반까지 들어 본 적이 거의 없는 수많은 회사들이 역동적인 리번들링rebundling을 통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비규모 시대의 승자는 모든 고객에게 ‘하나의 시장’처럼 느끼게 한다. 각 개별적 개인에게 맞춤화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대중 시장 제품과 서비스를 능가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제품을 갖춘 대기업들이 강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기업이 제품 하나에 대한 특정 고객을 이해하게 되면 해당 고객에게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른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은 각 고객에게 맞춤화된 제품군을 번들링으로 제공함으로써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하려면 어니스트 컴퍼니The Honest Company를 보면 된다. 2012년에 어니스트는 정기 배송 서비스 형태로 안전한 유기농 기저귀와 물휴지 세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첫해에, 어니스트는 대중 시장 브랜드와 다른 틈새시장 제품을 원하는 틈새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1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은 그 지식을 사용하여 샴푸, 치약, 비타민을 포함한 다른 제품군을 개발했다.


    2016년까지 어니스트는 135가지의 집중화된 제품을 판매하여 적합한 고객에게 적합한 제품들을 세트로 묶었다. 그해 매출액은 3억 달러를 넘어 섰다. 어떤 면에서 어니스트는 다양한 품목을 제공하는 미니 프록터앤갬블이 되었지만 큰 차이점이 있었다. 어니스트는 고객을 알고 있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번들로 제공할 수 있었다. 프록터앤갬플의 각 제품은 독립 브랜드이며 어니스트만큼 친숙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상점에서 판매된다. 어니스트의 성장은 2017년에 비록 둔화되었지만 CEO 브라이언 Lee의 사임 이후에도 제품 번들링 전략에 전념하고 있다.


    역동적인 리번들링 전략으로 기업은 규모의 혜택을 모방할 수 있다. 그러한 회사는 제품에 중점을 둔 민첩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유지하고 포트폴리오를 사용하여 개별 고객에게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프록터앤갬블은 수천 개의 제품 중심 엔터티를 위한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각 고객에게 설계된 제품 번들의 이해도를 높여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지능적이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 세계 동향

    중국에서 시작된 조지 오웰의 ‘빅브라더’, 전 세계로 감염될 것인가?

    우리의 일상적인 활동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평가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상점이나 온라인에서 무엇을 구매하는지, 특정한 시간에 어디에 있었는지, 친구는 누구이고 그들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보고 얼마나 많이 보는지, 비디오나 온라인 게임은 무엇을 하는지, 내는 세금은 얼마이고 무슨 세금인지……


    이 정도의 상상은 사실 상상이 아니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핏빗Fitbit 등의 기업 덕분에 이미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까지 파악이 된 상태다. 다만 이러한 것으로 개인의 삶이 크게 불편하거나 불이익을 받거나 정부의 규제를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정한 규칙에 따라 이러한 모든 행동들에 대해 긍정적 혹은 부정적 평가가 내려지고 이것이 하나의 숫자나 점수로 분류되는 사회 시스템이라면 어떤가? 이 시스템은 시민에게 점수를 매겨 모든 사람들에게 ‘당신은 믿을 만한 사람’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이 시스템은 개인의 순위를 전체 인구 대비 정할 것이고, 특정 개인이 모기지 대출이나 특정 직업에 적합한지, 그의 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심지어 데이트를 즐길 기회를 줄 것인지 등의 결정을 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떠한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이러한 ‘빅브라더’는 단지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레이첼 보츠만Rachel Botsman이 쓴 《누구를 믿을 수 있나?; 기술이 우리를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방법Who Can You Trust? How Technology Brought Us Together and Why It Might Drive Us Apart》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미 이러한 일이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13억 명의 신뢰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회신용시스템Social Credit System, SCS을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중국 전역의 신뢰를 측정하고 강화하며, 성실 신의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법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정책 부서는 “이 시스템은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영광이라는 여론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또한 이 시스템은 정부 업무에 대한 신뢰, 상업적 신뢰, 사회적 신뢰, 사법적 신뢰를 구축하고 강화할 것이다.”라고 공표했다.


    현재 중국은 이러한 점수 부여에 대한 시범 사업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의무화될 것이다. 중국 내 모든 개인과 법인(모든 회사와 기타 단체 포함)의 행동이 그들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평가되고 순위가 매겨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국가적 선포 이전에, 중국 정부는 보고 배우는watch-and learn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산주의자의 ‘감독oversight’과 자본가의 ‘할 수 있다can-do’를 결합시킨 기묘한 혼인 형태로, 중국 정부는 8개의 민간 기업들에게 승인을 내주어 사회신용점수를 위한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도록 할 예정이다. 예상대로, 이미 데이터 대기업들이 가장 잘 알려진 프로젝트 2개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그 하나는 차이나 래피드 파이낸스China Rapid Finance로 소셜 네트워크 텐센트Tencent의 파트너다. 텐센트는 10억 개 계정을 돌파한 중국의 메시징 앱 위챗WeChat의 개발사다. 또 하나는 세서미 크레딧Sesame Credit으로 알리바바 계열사인 안트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Ant Financial Services Group에서 운영하고 있다. 안트 파이낸셜은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중소 규모의 사업자들에게 대출을 제공한다. 그러나 안트의 진정한 스타는 알리페이Alipay로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레스토랑, 택시, 수강료, 영화 티켓에 대한 결제 심지어 서로 간에 송금까지 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다.


    세서미 크레딧은 디디추싱Didi Chuxing과 같은 또 다른 데이터 플랫폼들과도 팀을 이뤘다. 디디추싱은 라이드 해일링ride-hailing 기업으로 그들이 2016년 우버의 중국 법인을 인수하기 전까지, 중국내에서 우버의 주요 경쟁사였다. 이들은 중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결혼중매 서비스 바이허Baihe도 인수했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결국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가 되는 방식을 알아내기란 어렵지 않다. 세서미 크레딧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평가하여 그에 따라 등급을 매길 수 있는 이 엄청난 빅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등급으로 나뉘는 것일까? 세서미 크레딧에 있어 개인들은 350~950점 사이에서 점수로 매겨진다. 알리바바는 그 숫자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누설하지는 않지만 5가지 여건이 계산에 투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번째는 신용 기록이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이 전기 또는 전화 요금을 밀리지 않고 제때 내는지 본다. 두 번째는 이행 능력이다. 그들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것은 사용자의 계약 의무 이행 능력으로 정의된다. 세 번째는 개인적 특성으로 누군가의 핸드폰 번호, 주소와 같은 개인 정보를 확인한다. 네 번째는 행동과 선호도인데 이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이 시스템에서 사람의 쇼핑 습관만큼 무해한 것이 특성의 척도가 된다. 알리바바는 구입하는 제품의 유형에 의해 사람들을 평가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시간 동안 비디오 게임을 하는 이는 나태한 인간으로 간주된다. 이것은 거짓이 아니며, 세서미의 기술 책임자가 한 발언이다. 기저귀를 자주 구입하는 사람은 아마도 부모로 간주될 것이고, 모든 것을 감안할 때 그들은 좀 더 책임감을 가질 것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은 행동을 단순히 조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행동으로 다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원하지 않는 구매나 행위에서 사람들이 멀어지도록 넛지 방식의 조치를 취한다. 친구도 중요하다. 다섯 번째는 대인 관계다. 온라인 친구들에 대한 선택, 그리고 그들과의 상호작용은 평가받는 개인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세서미 크레딧이 온라인상 ‘긍정적 에너지positive energy로 언급하는 것들, 즉 국가에 대한 좋은 메시지, 혹은 중국 경제가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에 대한 것들을 공유하면 점수가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중국 정부 자체의 점수 시스템이 2020년에 공식적으로 런칭되면, 이것이 어떻게 운용될 것인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시범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 8개의 민간 기업들 중 누군가가 최종적으로 이러한 정부 자체 시스템을 가동하는 책임을 질 것인가? 아직까지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중국 정부가 그들의 사회신용시스템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현재의 시범 서비스에서 빼내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나고 정부의 사회신용시스템 하에서 이것이 새로운 법령으로서 계속 지속된다면, 사설 플랫폼이 본질적으로는 정부를 위해 봉사하는 스파이 기관처럼 행동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정부의 의견이나 방침에 반대하는 포스팅 혹은 천안문 사태를 언급하는 링크는 중국 내에서는 결코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심각해져서, 그러한 행동이 곧바로 점수로 직결된다. 그러나 진짜 놀랄만한 것은 이게 아니다. 한 개인의 점수가 그가 온라인 친구들과 접촉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 친구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바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그가 온라인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들 중 누군가가 온라인 게시물에 부정적 의견을 달면, 그의 점수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보자면 공적으로 승인된 정부 감시 시스템의 시범 운영인 것이 분명한데 왜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이에 서명하고 참여하게 된 것일까? 여기에는 더 어둡고 언급되지 않은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손을 들어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보복의 두려움이 그중 하나다. 더불어 당근도 제공한다. 세서미 크레딧에서 ‘신뢰할 수 있음’으로 판명된 사람들에게는 보상과 특혜를 제공한다.

    점수가 600점에 도달하면 알리바바 사이트에서 쇼핑에 사용할 수 있는 최대 5천 위안(약 750달러)의 저스트 스펜드 론Just Spend loan을 신청할 수 있다. 650점에 도달하면, 통장에 잔고가 없어도 차를 렌트할 수 있다. 또한 각종 호텔에서 더 빠른 예약을 할 수 있고, 베이징 캐피탈 국제 공항Beijing Capital International Airport에서 VIP 체크인을 이용할 수 있다.


    666점을 넘어서는 사람들은 안트 파이낸스 서비스로부터 최대 5만 위안(약 7,500달러)의 현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700점 이상은 재직증명서와 같은 구비 서류 없이 싱가포르 여행을 신청할 수 있다. 750점에 이르면, 그 유명한 범유럽 쉔겐비자Schengen visa 신청에 보다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더 높은 점수는 중국에서 이미 사회적 지위에 대한 상징이 되었다. 트위터와 같은 중국 내 소셜 서비스인 웨이보Weibo에는 세서미 크레딧이 이 점수 서비스를 개시한 후 수개월 만에 높은 점수를 얻어 자랑하는 사람들만 약 10만 명에 이른다. 세서미 크레딧 등급이 높을수록 결혼중매 사이트 바이허에서 데이트 프로필이 더 유명해지기 때문에 이러한 점수는 데이트 또는 결혼 상대를 얻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극단적인 성비 불균형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이것은 굉장한 특혜라고 할 수 있다.


    세서미 크레딧은 점수가 낮은 사람과 친구를 맺으면 점수가 하락한다는 경고를 포함하여 등급을 높이는 방법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점수 획득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스코어 조언자나 전략적으로 등급을 높이는 방법에 관해 혹은 신뢰가 없는 블랙리스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전문적 조언을 제공할 수 있는 컨설턴트가 등장할 수도 있다.


    사실, 중국 정부의 사회신용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공산당의 오래된 감시시스템인 당안档案, dang’an의 디지털 빅데이터 버전이다. 중국에서 모든 성인은 자신의 개인 당안을 갖고 있으며, 이 당안이 평생 동안 족쇄처럼 따라 다닌다. 이 당안에는 개인의 핵심 경력, 정치적 입장과 성향, 도덕성 등 개인에 대한 주요 정보가 적혀 있다. 이 당안 시스템 하에서 사람들은 친구와 심지어 가족에 관해서도 보고한다.


    당안으로 인해 중국내 사회는 의심이 만연하고 사회적 신뢰는 떨어졌다. 하지만 똑같은 일이 디지털 문서에서도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친구와 가족들에게 ‘포스팅을 하지 말 것’ 등 점수를 잃는 행동에 대한 제약을 서로에게 가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말과 행동에 족쇄가 걸리는 것이다.


    현재 세서미 크레딧은 긍정적 행위자에 대한 대우로 사람들을 유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패널티를 부과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은 차를 렌트할 수도, 돈을 빌릴 수도, 심지어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도록 설계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2020년에 정부 제도가 의무화되면, 처벌 조항에 극적인 변화가 예고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6년 9월 25일, 중국의 국무원國務院, the State Council General Office(전국인민대표대의 집행기관이자 최고 국가행정기관)은 신용상실에 따른 집행 대상자에 대한 경고 및 처벌에 관한 정책을 새로 개정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단하다. 한 부분에서 신용이 손상되는 경우, 모든 부분에 제약을 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고,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또는 골프 코스에 대한 제한된 접근,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권리의 소멸, 휴가 지역내 혹은 비즈니스 출장 중 지출 제한 등이 있다. 이외에도 점수는 임대 신청, 보험 또는 대출 능력 제한, 심지어 사회보장 혜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점수가 낮은 사람들을 특정 기업에서는 채용하지 않으며, 공무직, 저널리즘, 법률 분야를 포함하여 일부 직업에 대한 접근이 금지될 수 있다. 이러한 특수 분야에 진출하려면 신용이 높아야 한다.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고액 사립학교에 자신이 입학하거나 자녀들이 입학하는 것에도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레이첼 보츠만은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디지털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또한 보츠만은 특정한 처벌 규정이나 목록을 기술하진 않았지만, 이러한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중국의 정부 문서에 언급된 것을 보자. “사회신용시스템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하늘 아래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단 할 걸음도 내딛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보츠만은 자신이 통찰한 바를 이렇게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실제로 악몽같은 이유는 현재 설계된 대로의 신뢰 알고리즘이 불공정하게 환원된다는 데 있다. 이들은 문맥을 고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 중이었기 때문에, 청구서나 벌금을 내는 것을 지나쳤을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그냥 단순한 프리로더일 수도 있다.


    이것은 중국만의 일이 아니다. 오늘날 디지털 세계에는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인생을 결정하는 알고리즘이 이곳에 모두 있다면, 우리는 그 알고리즘들이 인간 본연 내에 존재하는 각종 뉘앙스, 불일치, 모순을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제 삶에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사회신용시스템이 학생들이나 저소득 가구와 같은 전통적인 신용 시스템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지식인도 이러한 주장에 참여하기도 한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서우두사범대학Capital Normal University의 철학 및 사회과학부 왕 슈퀸Wang Shuqin 교수는 중국 정부가 이러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왕 교수는 이 시스템을 ‘중국의 사회적 신뢰 시스템’으로 언급했다. 왕 교수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다면, 서면 계약서의 절반이 보관되지 않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디지털 경제의 속도를 고려할 때, 사람들은 서로의 신용 가치를 신속하게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빅브라더 사회의 출현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기술과 발전 속도, 인구통계를 통해 다음과 같이 3가지를 예측할 수 있다.


    첫째, 중국 정부의 사회신용시스템이 실행되면 중국의 집단주의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중국은 전체적인 국가의 부는 증가하지만 일반적인 개인의 가치는 점차 하락하는 유일한 국가이다. 사회신용시스템은 이러한 부의 편중과 격차로 인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능이다. 우선 의무적인 사회신용시스템이 갖추어지면, 중국 공산당은 개인의 행동에 큰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그것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든, 실질적인 계급 사회를 만드는 것이든 그 결과는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다.


    둘째, 기술, 인구통계, 인간 행위에 대한 전 세계적 트렌드는 전 세계 곳곳에 중국처럼 각각의 사회신용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을 닦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전자거래 처리, 소셜 미디어, 위치기반 서비스, 감시 카메라의 파급이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결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용 효율적 시스템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민자들의 증가로 인한 문화적, 종교적 갈등을 비롯한 각종 사회 안전 니즈는 24시간 감시 시스템의 출현을 정당화하고 있다. 더불어 파리, 뉴욕, 뭄바이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테러 양상 또한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사회적 일탈을 감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안전과 자유의 균형 요구는 앞으로 모든 국가에서 중요한 사회적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셋째,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의 사회신용시스템의 부상이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는 반감의 형태로 등장할 것이다. 중국은 현대의 기술로 가능한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국가다. 그리고 이를 실제로 실현하려고 한다. 그러나 시민의 자유를 옹호하는 이들에게 중국의 모습은 완벽한 반면교사의 모습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긍정적 목표를 위해 설계되는 시스템이라도 언제든 반대의 목소리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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