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시대를 이기는 전략
차이(Distiction)로 경쟁자를 끌어 내려라!
미국의 하이 포인트 대학(High Point University, HPU)은 명쾌한 컨셉을 가진 대학이다.
“HPU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보살핌과 더불어 유쾌한 환경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습니다.”
이러한 컨셉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학은 매우 창의적인 아이디어 몇 가지를 생각해냈다. 예를 들면, 대학은 아이스크림 트럭을 소유하여 수업 중간 트럭이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고, 학생센터에는 전통적 식당은 물론 스타벅스(Starbucks), 칙필라(Chick-fil-A) 치킨이 있다. 더불어 전교생에게 무료 모닝콜을 제공하고, 드라이 클리닝 및 쇼핑을 처리해주고, 영화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교내 안내직원도 두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HPU는 듀크 대학(Duke University),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iversity of North Carolina)과 같은 최고의 명문 대학들이 위치한 곳에서 수 마일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U.S.뉴스&월드리포트(U.S. News and World Report)가 선정한 미국내 최고의 ‘유망’ 대학교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HPU의 명쾌한 컨셉과 컨셉에 맞는 환경 조성, 그리고 괄목할만한 성장과 성공을 비즈니스 관점으로 보면 ‘차이 혹은 특성(distinction)’의 안착화가 가져다준 결과라 볼 수 있다.
“고객들에게 경쟁자와의 차이점에 대해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가?”
아마 이 질문에 당황하는 경영자들이 즐비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오늘날 불황의 시대, 굳게 닫힌 고객의 마음을 여는 열쇠임을 알아야 한다. 사실 지난 수십 년 동안 효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비즈니스의 화두는 동질화(혹은 표준화)를 달성하는 데 그 중심을 둬왔다. 이로 인해 오늘날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는 누가 제품을 판매하든 비슷비슷한 것이라고 여겨지며, 이런 이유로 인해 고객들은 만성적 권태감에 시달리고 있다.
표준화된 것 대신 고객은 차이를 갈망한다. 경제가 불황일수록 특히 더 그렇다. 실제로 차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면 경제 불황이야말로 경쟁자의 시장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는 이상적이고 결정적인 시기다. 경쟁자를 넘어 성공과 성장을 구가하고 제품과 서비스는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지만 차이를 효과적으로 일궈내는 일은 쉽지 않다. 오늘날은 경쟁자가 현재의 히트 제품을 더 진일보하게 개선하기 쉽고, 수많은 신생 기업들의 동일 시장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으며, 고객들의 권태는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의 용이성은 심각할 수준이다. 한 기업이 차별화하고 더 나은 무언가를 시작할 때마다, 경쟁자들은 재빨리 똑같은 일을 모방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업체가 하는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특정 기업이 새로운 특징을 부가할 때마다, 이에 대적하기 위해 득달같이 달려든다. 이로 인해 진정한 획기적 돌파 전략이 나오지 않고 혁명적인 제품 개발을 이뤄내야 한다는 쪽으로만 흐르면, 고객의 니즈보다는 경쟁업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에 집중함으로써 결국 고객이 아닌 경쟁을 위한 경쟁만을 일삼는 덫에 빠져들고 만다. 경제 불황일수록 이 덫은 더 강력해진다. 그렇다면 ‘단조로움(동질화)’을 벗어나 ‘도드라짐(차이)’의 단계에 도달하려면 어떤 전략적 접근을 시도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3가지 통로가 있다.
첫 번째 통로는 보다 우수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하지만 곧 모방 경쟁자들이 나타날 것이고 고객들의 시각에서는 다른 경쟁자들과 구분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통로는 누구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세상 어느 곳에서든 항상 더 저렴한 가격으로 현재의 가격책정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경쟁자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통로도 장기적으로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세 번째 통로는 더 뛰어난 서비스로 고객을 응대하여 경험을 그들의 마음에 깊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유일한 전략은 이것뿐이다. ‘보다 뛰어난’ 제품 보유란 사실 너무도 주관적이고, 최저가 전략은 항상 임시방편일 뿐이다. 차이를 이루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 즉, 고객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대할 수 있다면 기업은 차이에 도달할 수 있다. 질문 한 가지를 생각해 보자.
“작년 고객을 대하는 방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매우 허심탄회하고 솔직하다면, 아마 부가적인 개선을 이루는데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경쟁자와 구분이 되지 않고, ‘천편일률적’ 단계에 묶여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스러운 점은 ‘고객은 그들이 보기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선택들만 즐비할 때, 구체적인 차이가 있는 제품, 서비스, 방식, 또는 경험을 보다 우수한 것이라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즉, 차이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하고 경쟁자와 완전히 상이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고객 관점에서 볼 때 색다르고 중요한, 작지만 확고한 포인트를 만들 때 차이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고객이 무수히 많은 개성 없는 선택을 접하게 되면, 약간 색다른 것조차 신선하고 우월한 것이 된다. 따라서 차이를 이루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뛰어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차이가 만들어질 수 있는 토대를 이루는 4가지 기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기점은 ‘명확성’이다. “당신들은 누구인가?” 고객은 궁금하다. 차이를 이루려면, 정확히 무엇이 차이를 만들고 무엇이 독특한지 명확하게 짚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도미노 피자는 “30분 내에 피자를 배달합니다”로, 스티브 잡스는 “애플(Apple Inc.)은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독특한 하이테크 기기를 만듭니다”로 자신들의 명확성을 확립했다. 설명하거나 정의할 수 없는 것은 차별화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두 번째 기점은 ‘창의성’이다. 명확성을 확보했다면 차이를 형성하기 위해 창의적 사고를 대입할 수 있다. 여기서 창의성은 ‘고정관념을 벗어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명확성의 타깃에 적중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요점은 실행할 수 있고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요소가 과도하게 복잡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차를 태워주는 일만큼 간단한 일일 수도 있고, 재미(fun)를 교육적 경험에 투영하는 사소한 일일 수도 있으며, 계산대로 올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미소를 지어주는 서비스 직원을 두는 일일 수도 있다.
세 번째 기점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새롭고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철저한 극비 사항으로 간직한다면, 이 세상의 모든 창의성은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할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하나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즉, 매력적이고 새로운 차별화 요소를 만들었다면 이것을 스토리로 가공해 널리 퍼뜨리는 것이다. 훌륭한 스토리는 기업과 고객 사이에 끈끈한 유대관계를 만들어준다. 애플(Apple)을 보라. 애플 고객들은 실질적 애플 영업팀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거의 모든 맥(Mac) 사용자가 애플 스토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테스트하고 반응을 평가하고 수정을 거친 스토리만 최고의 영향력을 미치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네 번째 기점은 ‘고객 경험 포커스’이다. 즉, 조직의 모든 초점을 고객 경험에 맞추는 것이다. 고객 경험은 어느 조직이든 차이를 이루는 토대가 되며, 따라서 모든 의사결정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고객중심 전략’을 보유하고 실행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차이는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과 잠재고객을 위해 주목할 만한 경험을 만드는 일에 집중할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다. 궁극적 고객 경험의 제공은 그저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는 다르다. 진정으로 고객과 교류하고 있다면, 부가가치란 모든 거래에서 제공해야 하는 일상적인 것일 뿐이지 추가 옵션이 결코 아니다.
이러한 4가지 기점이 한 데 모아져 통합될 때 비로소 ‘차이’가 형성되고, 이러한 차이가 큰 결실로 돌아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