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라는 기업들이 급속한 경쟁력 상실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유야 여러 가지를 들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니즈(needs)가 요청하는 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이러한 변화를 이끌 동력을 상실했을 때 외부 조력자가 영입된다.
공룡 IBM의 부활을 이끈 리더는 IBM 출신이 아닌 구원투수 루 거스너였고, 휴렛패커드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던 사람 또한 휴렛패커드 출신이 아닌 칼리 피오리나 였다. 이들은 조직을 재편성하고 상품군에 변화를 가져왔으며, 임직원들의 태도와 마인드(Mind)의 쇄신을 요구했다. 단순히 옷만 갈아입는 것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제 최고경영자만 바뀌면 ‘해결될 수 있다’는 태도 또한 구태의연한(old-fashioned) 방식이 되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교체에 힘입어 턴어라운드(turnaround)를 바란다면 여전히 변화의 질적 변화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만 변화를 통한 경쟁력 지속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직이 가능할까?
답은 ‘사람’에게 있다. 조직의 다양한 물리적․화학적 분야에서 각자의 역량을 펼치는 소(小) 리더들을 발굴하고 채용하고 교육시켜 만들어야 한다. 하체와 허리가 튼튼하고 머리가 명석한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좋은 대학과 MBA 출신으로 이뤄지는 문제가 아니다.
다음은 오늘날 조직이 갖춰야 할 12가지 유형의 리더들이다.
① ‘코끼리 조련사(Re-constructors of Elephants)’
단편조각이 아닌 사물의 패턴을 보고, 복잡성을 진부하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코끼리 조련사는 자신의 분야에서 “코끼리”를 조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며, 요약된 내용에서 전략을 다시 만들고 개별 프로젝트에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
② 신호 탐지가(Signal Spotters)
이들은 트렌드를 읽고 해석하는 데 탁월하다. 물론 자신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5년을 앞서가는 사고력, 어떤 현상이든 ‘이게 무슨 의미일까? 우리한테 무엇을 얘기하는 걸까?’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사람들로, 이들은 불만의 목소리, 푸념, 회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항을 이해할 능력이 있고, 외부적으로는 시장조사 및 벤치마킹이라는 절차를 넘어, 트렌드를 뽑아내고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다.
③ 시공간 계획자(Space and Time Architects)
이들은 자유로운 대화 지지자이자 스토리텔러이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모델로 이들이 필요한 이유는 시간과 공간은 개인과 조직 모두에게 있어 꼭 필요한 자산이며, 오늘날 소모적인 세상에서 너무도 많은 기업들이 이들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공간 계획자들은 각종 네트워크를 통한 비공식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시간과 공간을 보호하고 장려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얼굴을 마주하는 협력, 직접적인 대화, 그리고 직접 대화를 대신하는 디지털 의사소통을 최소화하도록 권장하고 추진한다.
④ 우뇌형 인간(Rightbrainers)
평범한 기업 조직은 좌뇌형 인간이 이끄는 좌뇌 규칙에 의해 지배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일수록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한 여지를 조금은 남겨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뇌형 인간들의 몫이다. 뇌는 서로를 보완하며 기능하지만, 정신 활동에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대처한다. 우뇌는 직관과 창의력 부분을 담당한다. 우뇌형 인간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대담하게 꿈꿀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라 할 수 있다.
⑤ 인적자본투자펀드 관리자(Human Capital Investment Fund Managers)
마치 벤처 캐피탈이 기업의 성장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듯, 내외부적으로 최적 상태의 인재관리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사람들이다. 사람 또한 투자의 대상이며 다른 투자자들처럼 수익성이 너무 낮을 때 퇴출 또는 회수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인적자본투자펀드(HCIF) 관리자란, 이러한 인적 자본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⑥ 리드브로커[Lead(Brok)er]
리더와 브로커를 섞은 이들의 핵심 역할은 ‘지원’에 있다. 이들은 촉진자이자 촉매제, 강력한 역할 모델이다. 배후 관리자이자 ‘보이지 않는 손’과 같다. 사람들, 팀, 조직 내 부서 사이에는 엄청난 상호 의존성이 있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서 중재자, 협상가, 또는 대리인 역할을 하는 브로커들이 중요하다.
⑦ 네트워크 기수(Riders of the Network)
우리는 팀 체제에 살고 있다. 팀은 강력한 결속력을 만든다. 하지만 팀이 힘을 발휘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네트워크를 속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든 창의적인 교류의 4분의 1 정도만이 공식적인 조직적 틀 내에서 이루어진다. 나머지 4분의 3은 대개 조직 외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모호하고 체계적이지 않은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진다. 네트워크 기수들은 실제 행동이 발생하는 거의 모든 곳에서 대화의 흐름 및 영향력을 관리한다.
⑧ 질서와 혼돈 사이의 곡예사(Chaordic Acrobats)
곡예사들은 골치 아픈 상황이나 모호한 관리에 전혀 방해받지 않는 특징을 지닌 사람으로, 체계적인 것과 체계적이지 않은 것 모두에서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내부적 정치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조직에 꼭 필요한 경계선을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⑨ 분열 조장자(Disruptors)
현상 유지에 도전하고, 위험을 감수하고,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학습을 유지하는 사람들, 바로 분열 조장자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저항하고 위험을 항상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며, 위험 회피가 오히려 사망 진단서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⑩ 나비 관리자(Butterfly Managers)
이들은 조용히 리드하고, 책임감과 에너지를 부여하며, 행동을 위주로 활동하는 특징을 지녔다. 이들은 스스로 최초로 필요한 변화에 찬성하고 역할 모델을 자처하여 즉시 네트워크에 영향을 주는 감염원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활력을 준다. 조그맣지만 의미있는 움직임을 통해 엄청난 대변화를 이끌어 낸다.
⑪ 정복자(Conquistadores)
캐묻는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호기심이 매우 강하고 항상 탐구 모드에 있는 정복자는 ‘정복 정신’을 갖고, 지도를 제작하고 모험을 즐긴다. 이들은 여전히 발견할 가치가 있는 영토가 있다고 믿고, 다양한 곳에 이르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본능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만약 지도가 없다면 스스로 만드는 사람들이다. 보다 나은 성과를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걷고, 여행하고, 탐구하는 태도를 지녔다.
⑫ 토키 워커(Talki-Walker)
토키 워커는 말을 행동으로 옮기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강박관념까지는 아니지만 무슨 말을 하든 리더로서 실천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한다. 이들이 가진 리더십의 가장 확실한 요소는 말 뒤에 따르는 행동이다. 이들은 최고 수준의 신뢰를 쌓고, 강력한 역할 모델이 되고, 행동으로 변화를 실천한다.
* * *
새로운 니즈에는 그에 적절하게 대응할 새로운 유형이 필요하다. 오늘날 복잡다단한 니즈가 많아진 것처럼 조직 또한 복잡다단함에 걸맞는 여러 가지 유형의 소(小) 리더들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스킬 세트(skill set)로 구성되거나 과거에는 좋았지만 오늘날에는 ‘구시대적 유물’이 된 인력으로 구성된 조직은 결국 ‘미투(ME-TOO)’ 집단으로 전락할 뿐이다. 필요한 것은 차별화와 혁신으로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스킬 세트의 구성과 그에 걸맞는 인력풀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