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데이브 로건 교수가 말하는,
무기력한 조직을 생동감있는 조직으로 만드는 리더
생각이 실체를 만든다. 불안한 생각이 언젠가 실현되는 이유는 그 생각 자체가 현실화의 핵이 되기 때문이다. 한 인간을 위대한 인물로 만드는 것, 그것 또한 생각에서 잉태된다. 위대한 꿈, 희망, 의지가 하나로 응축되어 현실로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형의 씨앗이 없다면 도전도 없고 기회도 없다. 이것은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어느 순간 이러한 무형의 씨앗을 상실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과거의 성공과 영화는 소용없다. 이 씨앗을 잃게 된 개인과 기업은 곧 무기력해지고 어떤 의미도 갖지 못한 채 사멸할 운명에 처하게 된다.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상황을 ‘디폴트 퓨처(default future, 무기력한 미래)’라 부를 수 있다. 디폴트 퓨처란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퇴색하거나 부재하여 기업과 그 조직 구성원 모두가 빠지는 무기력증을 말한다. 이 질곡에서 빠져나오려는 노력이 없다면 -더 좋은 것은 처음부터 여기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는 것-, 변화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200% 이상 발휘될 수 있는 에너지가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현재 자신이 속한 조직이 이러한 디폴트 퓨처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조직의 리더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디폴트 퓨처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3가지 법칙이 있다. 이것을 ‘성과의 3가지 법칙’이라 부른다. 디폴트는 성과와 직접적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 빠져나오려면 이 3가지 법칙을 따라야 한다.
첫 번째 법칙은 “성과를 올리는 방법은 상황을 인식하는 방법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다.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 2001년 경)은 정밀 군수품 생산 전문업체로, 최근에는 차세대 스텔기 폭격기로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이들은 방위 프로그램, 특히 폭격기와 전투기 제작에 사용되는 기술과 관련된 실적과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회사는 재사용이 가능한 발사체와 우주 탐사 시스템과 같은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어떻게 해야만 새로운 시장에 필요한 스킬과 기술을 확보하는 극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때 이들이 주목한 것이 ‘성과의 첫 번째 법칙’이었다.
새로운 시장 기회가 무리라고 여겨진다면, 노드롭 직원들은 변화를 따르지 않을 것이며 조심스럽고 냉소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반면 시장 기회가 가능하고 중요하며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모두가 이에 필요한 노력을 더할 것이다. 상황을 확실하게 인식한 70명으로 구성된 파일럿 팀이 꾸려졌고 이들이 우주선 제작 계획에 참여했다. 그들의 인식과 참여는 곧 전체 조직원에게 퍼져나갔고, 노드롭 그루먼은 신규 시장에 여유있게 진입할 수 있었다. 오늘날 나사(NASA)는 앞으로 계획된 유인 우주여행 운영의 주요 계약업체로 노드롭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모두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행동과 상황 사이에는 언제나 완벽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한 대부분의 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변화 시도는 어떤 가치 있는 일을 성취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강화하는 것, 즉 문제가 호전되지 못하고 더 악화되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저항이 있으면 문제는 없어지지 않고 끈덕지게 남는다. 이러한 저항을 회피하려면 모두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일어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현재 적절하게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식이 바뀌면 모든 문제에 올바른 방향으로 대처할 수 있다.
두 번째 법칙은 “상황이 전개되는 방식은 사용하는 언어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언어란 ‘모든 구두 또는 서면 커뮤니케이션’, ‘바디 랭귀지, 특히 얼굴 표정’, ‘사용하는 목소리 톤’, ‘사진, 그림 및 여러 상징’, ‘듣는 음악’, ‘옷 입는 법’ 등을 포괄한다. 비즈니스 도전 과제를 이야기할 때,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 보다 나은 변화를 이루는 데 있어 핵심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언어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혼란을 일으키는 요소를 떨궈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에 세워진 폴루스 그룹을 보자. 창업자 토시미 나카우치(Toshimi Nakauchi)가 사망한 후, 그의 세 아들이 경영권을 이어받아 그룹을 세 부분으로 분할해 경영했다. 세 아들은 회사 운영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과는 혼란 그 자체였다. 얼마 뒤 이들은 문제가 세 아들의 경영에 대한 어정쩡한 ‘암묵적 동의’에 있음을 깨달았다. 즉, 동의는 동의일 뿐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모두 달랐던 것이다. 이들은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보다는 그의 창업 정신과 취지에 충실해야 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은 한 언어로 표현되어야 했다. 이후 모든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합의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확실하게 정해졌다. 세 아들은 같은 언어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확실한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2007년 말, 폴루스 그룹은 2천 명 이상의 직원이 재직하고 있었으며 수익은 1,100억 엔(약 10억 달러)을 달성했다.
언어는 매우 복잡한 인간 활동이다. 언어는 인간이 되고자 이루고자 하는 것을 정의하는 힘이다. 언어는 인간에게 과거를 설명하고 밝은 미래를 부여한다. 우리가 꿈꾸고, 목표를 정하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바로 언어에 있다.
세 번째 법칙은 “미래를 바탕으로 한 언어는 상황을 생각하는 방식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1997년 말콤 번즈(Malcolm Burns)가 BHP 뉴질랜드 스틸(BHP New Zealand Steel) 이사로 임명되었다. 그는 비용 및 인력 삭감으로 명성이 높은 사람으로 직원들은 회사가 폐업 준비를 위해 그를 보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놀랍게도 번즈는 공식회의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흥분시키는 미래가 필요하지만, 저는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경영자입니다. 성과를 이루는 것은 좋아하지만 몽상가가 아닙니다. 저는 미래를 제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미래를 위해 모두가 협력하는 과정을 만들 것입니다. 일단 미래를 만들고 저와 함께 현실로 이룬다면 여러분은 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나는 여러분과 도둑고양이처럼 싸울 것입니다. 제가 이런 약속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이야기하십시오.”
번즈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2년 후 그는 NZ 스틸 직원들과 논의해 만든 미래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실로 ‘도둑고양이처럼’ 싸웠다. 그가 말한 새로운 미래는 2년 만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NZ 스틸의 안전 업무가 50% 개선됐고, 핵심 벤치마크 비용이 15~20% 하락한 동시에 자본수익률은 50% 증가했다. 1인당 강철 생산량 또한 20%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일들이 회사 직원 수가 25% 줄었을 때 일어났다는 점이었다.
무엇이 이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을까? 그것은 바로 번즈의 언어가 미래를 바탕으로 한 언어였기 때문이다. 번즈는 직원들이 자기 스스로와 회사의 밝은 미래를 상상하고 현실로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언어를 사용했다. 이러한 언어로 NZ 스틸의 암울한 미래를 개선하고 그 미래를 이루는데 사람들을 참여시키면서, 직원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물론 가슴 설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미래 지향적인 언어를 활용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 참여해야 하고, 원하는 미래가 분명하게 보일 때까지 아이디어와 창의적 사고가 조직 내에서 퍼지도록 해야 한다. 결코 단기간에 끝날 일은 아니다.
이러한 세 가지 성과의 법칙을 통해 조직과 그 구성원은 즉각적으로 자신과 조직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미래에 대해 말하는 방식과 생각을 변화시키면 더 많은 위대한 일들을 성취할 수 있다.
리더 또한 이러한 성과의 세 가지 법칙을 리더십과 관련지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발언권을 줘야 하고”, “항상 모든 대화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감독하고”, “미래를 향한 지침을 정하고 다른 이들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법칙과 리더십을 연관시킬 수 있는 리더야말로 현재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의 미래를 다시 쓸 수 있는 진정한 리더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