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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ospeak: How Social Media Is Transforming the Future of Language

알고스피크,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바꾸는 언어의 미래


Algospeak: How Social Media Is Transforming the Future of Language
    | Adam Aleksic
ǻ | Knopf
    | $29.00
| 2025�� 07��


알고스피크, 언어의 새로운 전장
-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 바꾸는 언어와 권력

언어 전쟁의 새로운 무대
언어는 언제나 권력과 얽혀 있었다. 고대에는 제국의 언어가 식민지 언어를 잠식했고, 근대에는 정부의 검열이 표현의 경계를 정했다. 그러나 21세기의 언어는 또 다른 권력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바로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이다.

언어학자 아담 알렉식(Adam Aleksic), 일명 @etymologynerd는 이 새로운 국면을 “알고스피크(algospeak)”라 부른다. 알고스피크란 플랫폼의 자동 검열과 노출 알고리즘을 피하기 위해 사용자가 발명한 변형 언어다. 단순히 단어를 비틀거나 은어를 쓰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상호작용과 문화의 규칙 자체를 바꾸고 있다.

“언어는 이제 사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쓰고 있다(Language is now being written not by dictionaries, but by algorithms).”

밈과 신조어, 언어의 새로운 실험실
알고스피크의 생태계는 소셜미디어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에서 단어는 하루아침에 등장하고, 바이럴을 타며, 사라진다.

* “brainrot”: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사고가 마비된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

* “incel slang”: 비자발적 독신 집단이 만든 은어가 빠르게 확산되며 성·젠더 담론에 영향을 끼친다.

* “-core aesthetics”: 다양한 인플루언서 문화가 ‘-core’를 붙이며 정체성을 표현한다. 예컨대 "cottagecore", "goblincore" 같은 신조어는 미학적 취향을 언어로 구체화한다.

알렉식은 이를 “언어가 인터넷 밈의 속도로 진화하는 현상”으로 설명한다. 새로운 단어는 한 세대의 언어적 정체성을 만들고, 동시에 세대 간 언어의 단절을 심화시킨다.

알고리즘 검열과 알고스피크의 탄생
알고스피크가 생겨난 직접적인 이유는 플랫폼 검열이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은 ‘부적절한 단어’를 포함한 게시물의 노출을 줄인다. 그래서 ‘죽음(death)’ 대신 “unalive”, ‘자살(suicide)’ 대신 “s-word”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심지어 스페인어권에서는 “죽다” 대신 “desvivirse”라는 변형이 쓰인다.

이것은 단순한 단어 장난이 아니다. 사용자는 알고리즘의 눈을 피하지 않으면 아예 대화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언어 변형은 생존 전략이 된다. 알고스피크는 곧 플랫폼이 만든 보이지 않는 규칙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집단적 발명인 셈이다.

“우리는 더 이상 정부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을 속이고 있다(We are no longer tricking governments, we are tricking algorithms).”

언어 진화의 새로운 국면
알렉식은 『Algospeak』에서 언어의 진화가 더 이상 자연스럽거나 자발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사회적 필요, 세대 변화, 문화 교류가 언어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고리즘이 언어의 방향을 결정한다.

* 유튜브는 특정 억양과 발음을 지워버리고, 표준화된 억양을 확산시킨다.

* 틱톡은 문법적 변형을 밈으로 만들며 새로운 규칙을 탄생시킨다.

* 인스타그램은 특정 단어의 빈도를 억제해 언어의 의미망 자체를 재편한다.

알고리즘은 단순히 정보를 노출하거나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언어학적 구조까지 바꾸는 힘을 행사한다.

창의성과 집단 지성의 힘
그럼에도 알고스피크는 단순한 억압의 결과만은 아니다. 그것은 언어의 창조성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첫째, 이용자들은 제한된 규칙 속에서 끝없는 변형과 발명을 이어간다. “seggs”, “unalive”, “glizzy” 같은 단어는 그 자체로 디지털 언어 실험실의 산물이다.

둘째, 집단 지성의 속도가 놀랍다. 새로운 표현은 한 개인이 만들지만, 곧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규칙으로 정착한다. 이 과정은 학자나 기관이 아닌 대중 스스로 언어를 설계하는 모습이다.

셋째, 문화적 소속감이다. 알고스피크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곧 같은 세대, 같은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드러내는 행위다.

알고스피크의 그늘: 자유와 불평등
하지만 『Algospeak』는 알고스피크가 가진 어두운 그림자도 강조한다.

* 자기 검열: 이용자는 말을 꺼내기 전에 알고리즘을 먼저 의식한다. 이는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키고, 사고 자체를 제한한다.

* 정보 불평등: 젊은 세대는 금지어 대신 변형어를 이해하지만, 그렇지 못한 세대나 집단은 대화에서 소외된다.

* 플랫폼 권력 집중: 기업은 어떤 단어를 금지할지 결정할 권력을 독점한다. 이는 민주주의적 대화의 장을 위축시키고, 특정 담론을 삭제한다.

“하나의 금지어가 한 세대의 대화를 지워버릴 수 있다(A single banned word can erase a generation’s conversation).”

한국 사회의 맥락
한국에서도 알고스피크는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소년 문화에서 금지어나 민감어는 이니셜이나 우회어로 바뀐다. 정치적 민감한 주제는 별칭이나 풍자 코드로 표현되고, 학교 폭력이나 자해 관련 대화는 새로운 은어로 은폐된다.

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규제와 자유 사이의 줄타기다. 한국은 정부 규제와 플랫폼 검열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알고스피크가 더욱 빠르게 진화한다. 그 결과, 세대 언어의 격차가 커지고, 권력에 의한 언어 불평등이 심화된다.

미래 전망: 언어 전쟁의 알고리즘화
앞으로의 언어는 사전이나 교실에서가 아니라, 알고리즘 위에서 싸워질 것이다. 알렉식은 인터넷 언어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권력의 장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미래의 언어 전쟁은 사전 속에서가 아니라, 알고리즘 위에서 벌어질 것이다(The wars of the future will be fought not in dictionaries, but over algorithms).”

이는 민주주의의 토론 문화, 사회 운동의 표현 방식, 집단 사고 구조까지 재편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이 문제를 단순한 밈 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언어·권력·기술이 교차하는 새로운 전장으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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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gospeak』가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언어는 더 이상 자연스러운 진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알고리즘의 규칙에 의해 재편되고, 검열과 창조, 불평등과 연대가 교차하는 장이 되었다.

알고스피크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21세기 언어 전쟁의 서막이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언어의 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뿐 아니라 언어를 누가 통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