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철학 박사 출신의 경영 컨설턴트가 말하는,
“현대 경영학이 만든 신화(神話)”
오늘날 비즈니스 분야는 소위 말하는 ‘경영 신화(management myth)’에 빠져 있다. 경영 신화란 비즈니스 경영이 어떤 공식적인 교과 과정이자 별개의 특수화된 전문 기술 지식의 구성체라는 인식이다. 이로 인해 MBA나 경영대학원 최고위과정 등 경영자라면 이러한 교과 과정에 편입되고자 하는 욕구를 키워오고 있고, 이 자체 시장만 엄청난 규모의 비즈니스 사업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 신화는 사실 자칭 비즈니스 구루, 비즈니스 저술가, 그리고 경영대학원이 만들어낸 망상에 불과하다. 왜 그럴까?
기껏해야 경영대학원의 주 기능이란 컨설팅 회사에 취직할 훌륭한 인재를 모집하는 것이고,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유망 고용주들에게 자신을 보여주는 탁월한 방법일 뿐이기 때문이다. 소위 명문 경영대학원이란 곳에서 취득한 MBA는 훌륭한 지위를 상징하지만 실질적 가치는 없다. 경영대학원은 사람들이 비즈니스 용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주지만 그 도움을 준다는 것이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경영대학원에 다니면 학생들은 미래에 청탁할 수 있는 좋은 인맥을 쌓게 될 뿐이다. 즉, 경영 신화는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 놓은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기능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경영 신화의 핵심 분야를 좀 더 들여다 보자.
첫 번째는 경영 컨설팅이다. 우리는 이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미 어떤 업무를 위해 고용되었고 그 업무 방법을 아는 경영자 혹은 관리자에게 그 해당 업무 방법에 관한 조언을, 그것도 아는 것도 별반 없는 사람들(컨설턴트)이 컨설팅하는 우스꽝스러운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컨설팅 업계의 중요한 역설은 종종 컨설턴트들이 막 대학을 졸업한 풋내기라는 것이다. 팀을 이끄는 경험 많은 시니어 파트너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매일 엄청난 양의 업무를 수행하는 컨설턴트들은 원래 난생 처음으로 실전 경험을 쌓는 대학원생들이다. 그 어떤 분야에서도 신규 졸업생들이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충고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함에도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이러한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최신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전략을 경영대학원에서 배웠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신입 컨설턴트들이 회사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최신 유행하는 이론이나 사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개 이러한 생각은 착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대학원이 독창적인 생각의 온상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일들에 대한 수많은 사례 연구를 저장한 곳이라고는 할 수 있다.
해마다 명문 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약 4분의 1과 명문대학교 졸업생 중 약 6분의 1이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졸업생들에게는 취업하고 앞으로 일할 곳을 찾는 좋은 방법이 컨설턴트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컨설팅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이 의문은 경영 컨설턴트를 채용할 때마다 발생하고 계속 반복될 것이다.
두 번째는 MBA를 살펴보자. 1881년 조셉 와튼(Joseph Warton)은 학생들이 경영학을 전공할 수 있도록 일류대학교 수준의 학위 프로그램인 와튼 스쿨(Wharton School)을 설립하기 위해 펜실베이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에 기부금을 냈다. 다트머스 대학(Dartmouth) 및 다른 몇몇 대학들도 이를 따라했다. 1908년 하버드 대학은 정확히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경쟁에 가담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초라한 출발을 시작으로, MBA는 활기를 띠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MBA의 결과물은 무엇일까?
엄청난 MBA 인구의 폭발이다. 1968년에 18,000명이 채 되지 않던 MBA는 2008년에서 140,000명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한 해 수여된 모든 석사 학위 수여자 4명 중 1명이 MBA를 취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MBA를 소지한 인구는 시카고의 인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와 크리스티나 퐁(Christina Fong) 교수는 “MBA 학위를 소지하고 있든 MBA 과정을 이수했든, 그것은 직업적 성공과는 아무 상관관계도 없다”라고 결론지었다.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CEO중 한 명인 잭 웰치(Jack Welch)는 화학공학 박사로, 그는 최근 MIT 슬로언 비즈니스 스쿨(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학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인간관계에 집중하십시오. 그 외에 알아야 할 모든 내용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오늘날 경영대학원은 오로지 기업 경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철저히 학문적인 과목으로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개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주제는 비즈니스 전략, 사례 연구, 시장 경제, 기업 경영 테크닉, 게임 이론 등이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대학원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전을 이룰 기업가를 양성하는데 있어 형편없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는 사물을 신선한 시각에서 창의적으로 바라보는 아웃사이더에 의해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진다. 실제로 2003년 한 연구결과는 “대부분의 경영대학원은 유용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창조하는데 있어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경영의 구루(guru)도 경영 신화의 일부분이다. 경영계는 수십 년 동안 수많은 권위자들이 자리 잡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 중 유독 유명하고 주목받는 사람들로는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 엘튼 메이요(Elton Mayo),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 톰 피터스(Tom Peters), 짐 콜린스(Jim Collins), 마이클 햄머(Michael Hammer)와 제임스 챔피(James Champy), 게리 하멜(Gary Hamel), 찰스 핸디 (Charles Handy), 그리고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등이 있다.
풍부한 캐릭터로 구성된 이들 스타 군단들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은 경영의 구루가 된다는 것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구루들은 자신이 저술한 책을 수백만 권 판매한다. 그리고 그들이 개발하고 제공하는 무엇이든 그에 합당하는 큰 요구를 건다. 하지만 이들 구루들의 등장은 항상 유행의 반복일 뿐이다. 비즈니스 역사를 보면 경영에 관한 트렌드는 능률에서 인재관리로, 품질로, 사업확대나 사업축소로 연결되는 트렌드의 연속이다. 구루들 중, 어떤 사람들은 일약 스타가 된 뒤 다시는 그들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변화의 주체로서 장기적이고 돈벌이가 되는 경력을 즐기기도 한다.
단순한 사실은 구루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아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팔고 자신들이 하는 일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을 보통 사람들보다 더 잘할 뿐이다. 구루가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믿음에 빠지지 말라. 그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종종 그릇된 일을 하기도 한다. 잭 웰치는 “실생활에서 전략은 사실상 매우 간단하다. 일반 방침을 선택한 후, 죽어라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략을 통해 돈을 버는 가장 믿을만한 방법은 그 전략을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경영 신화의 마지막은 CEO에 대한 신화이다. 오늘날 CEO는 너무나 많은 돈을 받는다. 2006년 포춘(Fortune)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CEO들의 연간 평균 보수는 1,500만 달러였다. 2008년, CEO는 일반 근로자 급여의 400배나 많은 돈을 가져갔지만 30년 전만 해도 그 수치는 불과 40배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많은 돈과 더불어, CEO들은 재계의 슈퍼스타가 된다. 대학 학장, 자선가, 정치인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CEO처럼 자신들의 책임을 다하겠노라”고 약속하는 일은 특별할 것도 없다. 하지만 CEO가 과연 그만한 대접을 받을 만한 것인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중요한 문제는 “누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하는 점이다. 경영자들은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회사가 경영자들을 위해 존재하는가? 많은 기업에서, 이사회 임원들은 CEO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다. 또한 CEO가 종종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경영대학원과 경영 분야의 구루들이 전체 경영 시장에 독점적이고 돈벌이가 되는 영역 표시를 하는 것처럼, 주목받는 CEO들도 그들과 같은 일을 한다. 그들은 사실로 증명되지 않는 자신들의 전문 지식에 관해 신비감을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자유 시장은 CEO의 재능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지나칠 정도로 자주 어떤 회사의 CEO가 다른 회사의 이사 자리를 역임하고 다음 CEO 선택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정보는 불완전하게 분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영 시장은 자유와 능률을 지향하는 시장과 상당히 멀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거대 공기업을 보자. 그들 중 65%는 CEO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최소한으로만 봐도, 현직 CEO나 타 기업의 CEO였던 인물이 미국의 주요 기업의 이사회에 없는 경우란 거의 없다.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그 게임의 규칙을 규정하는 사람이라면 그 게임은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이들에게는 어떤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걱정이 전혀 없다. 그들이 항상 승리자가 되는 게임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제는 경영에 대한 고등 교육이 치명적 오류에 기초한다는 점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 훌륭한 경영이란 경영대학원 학위 취득이 아니라 법에 대한 모든 이들의 존중, 가치와 기대, 훌륭한 공립 교육의 혜택을 받은 숙련된 인력, 그리고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을 지원하는 법률적 기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컨설턴트는 근사한 툴을 사용하지만 누구나 그 사용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관리자들은 그들 스스로 컨설팅 하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MBA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시간과 돈을 들여가면서 관리자로서 앞으로의 성과를 증명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는 학위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실제로 MBA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관리자들은 무엇이든 배움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주제를 스스로 공부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나 관리자 모두 최신 유행을 쫓으려 하지말고, 자신들의 환경과 비전, 마인드에 맞는 방식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과평가 받고 있는 CEO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실제로 오늘날 그들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의당 받아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 그것은 자유 시장 요소들의 역사적인 조작으로 인해서다. 앞으로는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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