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김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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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북스
   
13000
2018�� 06��



■ 책 소개

 

“서른 살 고시 5수생이었던 내가 1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다!”
매일 읽었을 뿐인데, 거짓말처럼 인생이 바뀐다!

 

저자는 책을 전혀 읽지 않던 사람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는 도서반을, 대학교 때는 독서토론 동아리 활동을 하며 주변 어느 사람들보다 책을 많이 읽어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오랫동안 책을 읽어 왔지만 그는 그 어떤 변화도 경험하지 못했고, 바로 그 사실이 그를 의문에 빠지게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의 독서에 두 가지 문제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첫째, ‘취미로 공부를 해서 수능 만점을 받는다? 자격증을 딴다? 전문가가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듯, 삶을 바꾸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면 전력으로 임해야 했다. 둘째, 단지 눈으로만 글을 봤을 뿐 읽은 것을 온전히 자신의 지식으로, 인생의 무기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저자는 하루 한 쪽이라도 매일, 자신의 현실에 적용하기 위한 책 읽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독서는 하루에 한 권 이상, 1년에 365권은 거뜬히 읽게 만들어주었고, 결국 저자는 지금까지 약 3천 권이 넘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약 1천 권의 책을 읽었던 3년째(2011년)에는 《회사어로 말하라》라는 첫 책을 집필하고 출간했다.

 

독서는 양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전략이 더욱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매일 잘 계획된 운동을 해야 근육이 붙고 살이 빠지는 것처럼 매일 잘 준비된 프로그램에 따라 책을 읽어야 지식이 쌓이고 어디서든 써먹을 수 있는 지혜가 된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운동을 하고 좋은 음식을 먹어야 몸이 건강해지는 것처럼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책을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읽어야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끝까지 완벽하게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목표에 맞게 주도적으로 책을 읽어 ‘지금, 여기’부터 바꾸는 독서법이 담겨 있다.

 

나를 바꾸고 싶다는 간절함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행할 수 있다

 

■ 저자 김범준
SK브로드밴드, 삼성SDS를 거쳐 현재 LG유플러스에 재직 중인 회사원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13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이자 LG그룹,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KB금융그룹 등의 대기업과 서울시, 경기도, 한국과학기술원, 국방부 등의 공공기관 그리고 고려대, 이화여대 등의 교육기관에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전파하는 강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매일 책 읽기를 결심하게 된 것은 경력이 쌓여감에도 불안했던 직장생활, 커가는 아이들의 교육과 가족 부양에 대한 간절함, 고시 실패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는 것 같은 절망감 등을 반전시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실제로 저자는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 취미였던 독서를 자신을 성장시키는 전략적 도구로 사용하여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 한 회사의 직장인이라는 타이틀 외에 저자 그리고 강연자로서의 새로운 일상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직장을 다니며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인력개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공부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저도 눈치 없는 사람과 대화는 어렵습니다만》,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하루 30분의 힘》, 《회사어로 말하라》, 《내 아이를 바꾸는 아빠의 말》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 책을 읽는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제1장 책이 나를 살렸다 
네 번째 실패,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하다
존재감 없는 10년차 직장인
그렇게 애썼는데, 아이들에게는 ‘잠만 자는’ 아빠!?
결국 독서만이 힘이다
그래서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나를 바꾸다
당신의 독서는 소비인가 투자인가
‘읽은 것’이 ‘아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어깨에 올라 넓은 세상을 보자

 

제2장 우리는 그동안 책을 잘못 읽어왔다 
책은 그저 도구일 뿐
필요한 것을 얻었다면 책을 덮자
책은 순간적으로 읽는다
책 선물이 의미가 있을까
책 읽기 좋은 때란 없다

 

제3장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선택하는 일부터가 독서의 시작
피와 살이 되는 책을 골라야 헛수고를 하지 않는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책을 읽자
전문가보다는 솔직한 사람
책 선택에서 실패하지 않는 세 가지 기술

 

제4장 생활형 독서가에게 맞는 책 읽기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괜찮아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부분 독서
책 한 권을 가장 빨리 읽는 방법 ①
책 한 권을 가장 빨리 읽는 방법 ②
동시에 여러 권을 읽자

 

제5장 독서를 인생의 무기로 만드는 방법 
책 읽기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다
책을 괴롭혀야 더 오래 기억된다
책을 찢고 붙이면 나만의 백과사전이 만들어진다
책 읽기는 만남, 기억하고 추억하자
저자의 목소리로 직접 들으면 마음에 오래 남는다
독서 메모가 쌓이면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제6장 나는 매일 이렇게 읽었다 
손을 닿는 어디든 책을 둔다
출퇴근길에는 스마트폰 금지
청춘열차를 타고 떠나는 독서 여행
틈날 때마다 ‘아메리카노’ 독서
귀가 후 3분이 독서 습관을 결정한다
주말엔 도서관으로
한 달에 한 번은 서점 산책
악착같이 읽는다, 심지어 야구장에서도
북캉스를 떠나자

 

제7장 책과 잘 이별할 줄 알아야 진정한 독서가 
책장은 책을 모셔두는 곳이 아니다
책장을 보면 인생의 중요한 것이 보인다
잘 버릴 줄 알아야 잘 선택하게 된다

 

에필로그 오늘 뭐 읽지?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책이 나를 살렸다

존재감 없는 10년차 직장인

돌아보면 나는 직장생활에도 아무런 의욕이 없었다. 내가 계획했던, 원했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고시에 실패한 낙오자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선. 그래서일까 회사에 적응하기 위해 상사와 선배로부터 예쁨을 받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동기들의 행동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졌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회의적인 내 태도를 부채질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내가 입사한 부서가 바로 영업부였다. 비교적 내성적인 성격에 낯도 가리고 말수도 적었던 내가 영업직으로 입사했을 때 학교 선후배, 친구, 심지어 부모님까지 모두 의아해했다. 업무가 내 성격과 적성에 맞지 않으니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마음을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티가 났다. 신입 시절에는 선배들로부터 매사 의욕이 없고 성의가 없다고 자주 지적을 받았다. 그런 회사 생활이 계속됐다.


사실 회사에서 나는 일을 아주 못 하는 직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 뛰어난 인재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직원이었다. 동기들보다 뒤쳐진,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후배가 내 자리를 대신해도 전혀 티 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래서 선배의 지적 하나에도 전전긍긍했고 업무 하나하나가 모두 스트레스였다. 친한 동기가 칭찬을 받거나 승진이라도 하는 날에는 왜 나는 저렇게 되지 못하는지 괴로웠다. 그러니 승진한 동기를 기분 좋게 축하하지도 못하는 게 당연했다.


그날도 애꿎은 친구 하나를 불러 신세 한탄을 했다. 만날 같은 레퍼토리의 내 신세 한탄에 질려버렸던 것일까. 그날따라 친구가 날을 세우며 말했다. “박 팀장? 그 친구는 신입 때부터 스피치 학원, 대학원 다니며 공부했다는 동기 아니야? 잘하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업무용 프로그램 자격까지 취득하면서 실력을 업그레이드했는데 잘되는 게 당연하지. 너는 그동안 뭘 했어? 회식에나 쫓아가는 게 다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그랬다. 내 업무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찾기는커녕, 업무 자체를 부정하는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했었다. 내게 의욕이 없다, 성의가 없다고 했던 상사들의 평가가 갑자기 이해가 됐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지금의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건 뭘까? 그런 고민을 시작한 건.


결국 독서만이 힘이다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째서 나는 ‘독서’를 선택했을까. 막연하게나마 책은 한 사회, 한 나라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2008년, ‘불온서적’ 사건이 있었다. 국방부에서 몇몇 책들을 사상이나 태도 따위가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맞서는 내용의 책으로 보고 ‘불온’한 책으로 지정해 군내 반입 및 소지를 금지시켰던 일이다. 우스운 건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불온서적을 더 찾아 읽었다는 사실이다.


“책은 거대한 힘이다.”라는 레닌의 말처럼 독서는 기존의 모든 질서를 바꿔놓을 만한 파워풀한 도구다. 불온서적이라는 기준 역시 책 그 자체가 갖고 있는 강력한 힘을 두려워해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책을 읽는 행위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 책을 읽는 사람은 독서로 인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개선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체제의 발전을 기대한다. 그래서 불온서적 사건은 내게 책의 힘을 재확인시켜준 일이었다.


독서는 시작만 하면 1년 안에 승부가 난다. 인생을 선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최소한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길 바란다. 내가 그랬다. 끔찍한 실패의 연속으로 삶에 대한 물음표가 감당할 수 없이 커졌을 때,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고 시작한 독서가 딱 1년 만에 결실을 거뒀다. ‘길고 긴 인생에서의 오직 1년’이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나 자신을 위해 이 정도도 하지 못하면 미래를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동안 책을 잘못 읽어왔다

책은 그저 도구일 뿐

책은 목적이 될 수 없다. 독서 그 자체가 목표가 되면 안 된다. 책은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그 효용이 끝났으면? 그걸로 끝이다. 책은 나를 위해 봉사할 때만 좋은 책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책은 좋을 수 있지만 무작정 좋은 건 아니다. 큰 서재를 가졌으니 자신이 학식이 많다고 생각하거나 많이 읽었다고 스스로를 대단하다고 여기는 건 허영에 불과하다.


아이를 둔 집에는 세계명작전집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우리 집에도 있고 내 친구들 집에도 최소 한 질씩 모두 있다.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은 그렇게 아끼면서도 아이들의 일, 특히 교육을 위해서라면 쉽게 지갑을 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일단 권수가 많고 과연 아이에게 좋은 가치관을 전해주는 책인지 의문이 드는 책들도 꽤 많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을 위한 전집 구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편이다.


책의 가치는 책을 읽는 사람이 결정한다. 읽는 사람이 책의 선택 과정에 개입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책들 중 상당수는 그 책을 읽어야 할 아이들의 시선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부모의 욕심과 욕망으로만 선택된다. 부모들의 허영심이 아이들을 오히려 책과 멀어지게 만든다. 현명한 선택을 위해선 무슨 책을 사야 지금의 현실과 완전히 다르게 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조급한 고민보다는 내가 지금 어떤 위치에 있는지, 내 자녀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책은 순간적으로 읽는다

“도대체 언제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거야?” 주변 사람들이 내게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직장에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또 글도 쓰며 한 달에 수십 권의 책을 읽으니 주변인들은 신기하다는 듯이 내게 묻는다. 독서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따로 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어느 한 순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책과 늘 함께하는 것이 독서다. ‘책을 읽기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야 한다’ 고 생각하는 순간 스스로에게 ‘독서할 시간이 없음’을 변명하는 셈이다.


‘책은 규칙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하루에 30분, 아니 하루에 한두 시간을,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읽어야 한다며 겁을 준다. 독서를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즐거운지, 얼마나 성숙해지는지 보다 정해진 시간에 읽어야 할 책의 양만 고민하는 모양새가 된다.


책은 ‘순간적’으로 읽어야 한다. ‘시간을 정해놓고’ 읽으면 안된다.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나와 당신의 현실을 생각하면 독서할 시간을 따로 확보하겠다는 계획보다 어처구니없는 짓도 없다. 책 한권에서 얻어야 할 것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책 한 권 모두를 샅샅이 뒤져야 하는 건 아니다. 각각의 책들에서 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을 찾아내는 책 읽기가 필요하다. 책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문과 같다. 내게 필요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단 하나의 창문으로 보기보다는 가능한 여러 개의 창문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음은 당연하다. ‘순간을 붙잡아라!’ 그러나 독서의 현재를 즐기려면 순간을 잡으려는 무모함보다는 순간이 우리를 붙잡을 때 나 자신이 어떻게 즐길지에 대한 여유가 먼저 있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책을 선택하는 일부터가 독서의 시작

독서가 그냥 독서 그 자체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무작정 읽기만 하는 건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나와 인생을 바꾸는 도구로 독서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이제 전략적으로 읽어야 한다. 우선, 책을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고르는 것이 현명한 책 선택의 비결이다. 내가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던 결정적인 이유도 책을 선택할 때 ‘지금, 여기’에 집중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한다면 성장과 성숙을 위한 책 읽기는 불가능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다. 뻔한 말인데 우리는 이 뻔한 말을 자주 잊고 산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은 나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흘러간다. 내가 주인공이니 내가 움직여야 한다. 세상의 흐름 속에 일방적으로 휩쓸리기 싫다면 나를 알고,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책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건 대단한 독서가 아니다. 철학책을 읽으라는 것도 아니다. 두껍고 전문적인 책을 보라는 것도 아니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아주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서에서 시작하면 된다.


전문가보다는 솔직한 사람

의외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솔직함’이다. 나는 한 사람의 경험과 반성이 솔직하게 담긴 책을 선호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람(저자)과 새로운 주제로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불편하고 즐겁지 않은 것처럼 책도 이왕이면 솔직한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선택한다. 그래서 저자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또 그것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나는 크게 감명 받고 또 남다르게 집중한다.



생활형 독서가에게 맞는 책 읽기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괜찮아

흔히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하고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한 번에 한 권씩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끝까지, 꼼꼼하게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책에서 필요로 한 부분을 얻은 마당에,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책을 붙들고 있을 필요는 없다.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다. 사실 독서라는 것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도구라는 측면에서는 내가 필요로 한 것을 얻어냈을 때, 그게 재미든 지식이든 무엇이든, 그것만으로 완전한 가치가 있는 행위라 볼 수 있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작가 마크 트웨인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는 말을 했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으려고 하지 말고 내가 계속해서 생각할 수 있는 메시지 하나를 찾자.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독서법이다.


동시에 여러 권을 읽자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주로 다뤄왔던 내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강연을 처음 하게 된 때였다. 주최 측에서 강연의 주 타깃층이 20-30대가 많으니까 기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을 약간 변형해서 강연하면 될 거라고 했지만, 엄연히 일상 커뮤니케이션과 업무상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지점이 있기 때문에 준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이때도 ‘책으로’ 해결했다. 바로 그 방법은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 물론 같은 주제로 말이다. 혹자는 한 번에 한 권씩 읽어야 한다고 하기도 하지만,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것이 꽤 유용할 때가 많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다고 해서 겁낼 필요는 없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잘 정리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약간의 메모만으로도 혼동 없이 읽을 수 있다. 우선 온라인 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의 키워드를 검색한 후 마음에 드는 책 제목을 10권정도 메모한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메모한 책의 제목을 나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낸다. 다음으로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오프라인 서점에 간다. 그리고 메모해둔 책을 찾아서 체크해본다. 체크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오프라인 서점에서 바로 구입한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하고 싶었으나 한 권만 구입하는 바람에 ‘찝찝했던’ 나머지 책들을 바로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한다.


하나의 키워드를 지닌 여러 권의 책을 읽다 보면 그 주제에 대한 맥락이 찾아진다. 게다가 그 주제에 대해 자신만의 통찰을 만들기 쉽다. 같은 주제라고 하지만 저자마다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자신을 반성할 기회도 생긴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얻게 되는 장점이 또 있다. 독서 리듬이 잘 깨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요한 것을 빠르게 찾아 내 것으로 만드는 요령도 중요하지만 독서 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서를 인생의 무기로 만드는 방법

책을 괴롭혀야 더 오래 기억된다

책은 더럽힐수록 좋다.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책의 여기저기에 상처를 주는 건 칭찬할 일이다. 책은 참 괜찮은 친구다. 자신에게 물리적인 상처를 줄수록, 더 좋은 대가를 내게 주니 말이다. 괴롭힐수록 책은 내게 미소를 짓는다. 찢고 버려라. 줄을 긋고 낙서하고 표시하라. 그리고 꽂아라.


내가 책을 못살게 구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다. 첫 번째, 서서 읽을 땐 접는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을 땐 책 위쪽 한 귀퉁이를 접어버린다. 두 번째, 앉을 수 있을 땐 줄을 긋고 칠한다. 눈에 확실히 들어오게 하기 위해 진하게 표기한다. 멋진 문장이나 공감이 되는 문장도 체크를 하지만 특히 나에게 필요한 내용 중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 지금 관심이 있는 문제에 해답을 주는 부분에 줄을 긋는다. 이외에도 책을 조각조각 찢기도 한다. 책을 몇 달에 한번은 정리하는데 전체적으로는 감흥이 없던 책이지만 일부만 좋다고 생각될 때는 찢어서 따로 보관하기도 한다. 내용을 잊을 만하면 그 낱장을 꺼내서 읽어보고 그때의 감흥을 다시 떠올린다. 결론은 이렇다. “책을 악착같이 구매해라. 그리고 만신창이로 만들어라.”


독서 메모가 쌓이면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진다

책의 기본 정보와 읽었던 감상, 깨달았던 점들은 간단한 메모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이런 메모들은 차곡차곡 쌓여 언제든 내가 필요할 때 ‘지혜’를 찾게 해주는 나만의 백과사전이 되어준다. 주로 나는 ‘에버노트’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데 목표에 따라 조금씩 다른 메모법을 사용한다.


평소에는 귀퉁이를 접고 밑줄을 그으면서 책을 읽는다. 목표 관여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책들은 그은 부분을 따로 기록해 놓는다. 에버노트 애플리케이션의 사진 기능을 활용한다. 내가 접고 그은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한다. 그러나 무작정 찍기만 하면 안 되고, 제목에 키워드가 되는 단어를 같이 적는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 메모하는 일은 길어야 20초 이내라 부담 없고 간편하다.


매번 조금씩 다른 주제, 다른 대상을 상대로 강연을 준비해야 하고 재료가 많이 필요하다. 이처럼 ‘나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때도 독서 메모는 큰 도움이 된다. 읽었던 것을 단순하게 기억할 때는 접고 긋고 찍는 메모법을 사용한다면 이번에는 다른 메모법이 필요하다. 이 역시 방법은 간단하다. 앞서 사진찍기 메모를 할 때 제목에 키워드가 되는 단어를 같이 적는다고 했는데 키워드 적기 즉,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한다. 그러면 필요할 때마다 관련 키워드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고 키워드 관련 내용을 한꺼번에 모아 볼 수 있다. 당장 사용하지 않는 메모라고 해도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메모해두면 원고를 쓸 때, 강연을 준비할 때 뜻밖의 재료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나는 매일 이렇게 읽었다

손을 닿는 어디든 책을 둔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책이라는 도구를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책으로 채워야 한다, 이건 너무나 중요한 것이라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냥 책을 인테리어라고 생각하고 모아라. 책이 당신의 일상을 지배하길 바란다. 다른 건 몰라도 나는 책이 내 시간을 사용하려고 하면 흔쾌히 허락한다. 게다가 책은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가능하게 해주는 훌륭한 가구다. 방에 책을 촘촘히 꽂아놓고 그 제목만 봐도 훌륭한 독서가 되기도 한다.


우리 집 거실엔 TV가 없다. TV가 있어야 할 자리에 60센티미터 X 40센티미터가 한 칸으로 4열로 짜인 책장이 여섯 개가 있다. 언제 어느 구석에 있어도 책을 볼 수밖에 없게 주변을 세팅해놓으면 책과 친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론 ‘딴짓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책을 읽기로 결심했고, 나를 발전시키겠다고 생각했으니 그렇지 않은 것들은 가능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 내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다면 책과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귀가 후 3분이 독서 습관을 결정한다

나는 집에 들어가면 씻기도 전에 우선 3분 동안 책을 읽는다. 그 후에 씻는다. 그리고 밥을 먹는다. ‘3분 책 읽기.’ 사실 이 정도로는 두세 페이지를 읽기도 쉽지 않다. 읽기를 시작해놓고 바로 책을 덮는 것과 같다. 이게 포인트다. ‘저기 나 할 말 있는데, … 아,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의 말이 궁금한 것처럼 다 읽지 못한 책 내용이 궁금해서 밥을 먹고 난 후, 씻고 난 후에 나는 다시 책을 찾는다.


독서는 시간을 ‘보내는’ 행위가 아니다. 주어진 시간을 제대로 나의 시간으로 ‘만드는’ 행위다. 내가 만나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으로 나가는 출구를 만드는 나만의 시간, 그게 바로 책을 읽는 시간이다. 현대의 시간 도둑은 과연 누구인가. 자본주의는 인간의 하루 24시간을 누가 더 많이 빼앗느냐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스마트폰은 지난 몇 년간 ‘무적 무패’의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스마트폰과의 시간 싸움에서 철저하게 패배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소중하고 귀한 삶의 순간들은 스마트폰 액정 바깥에 있는데 우리는 이 단순한 사실을 자주 잊는다. 자꾸만 그 사실을 상기시키지 않으면 우리는 스마트폰에게 매시간을 질질 끌려다니게 될 것이다.


책은 시간 도둑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주는 유일무이한 도구다. 책을 읽어서 잘못된 사람이 있는가. 없다. 나를 보호해주는 방패가 많지 않은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싸워야 할지 냉철하게 고민해보자. 당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책을 읽었는지는 지금 중요하지 않다. 그저 책을 읽는 그 순간, 당신이 스마트폰과 패드 혹은 노트북에서 나오는 마력의 희생양이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책은 그 임무를 충분히 완수한 것이다. 당신의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서 오늘부터라도 책이라는 방패를 항상 소지하길 권한다. 당신의 시간을 온전히 당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책과 잘 이별할 줄 알아야 진정한 독서가

잘 버릴 줄 알아야 잘 선택하게 된다

책을 버리는 첫 번째 단계는 ‘판매’다. 최근에는 중고서점 운영이 잘되어 있어 쉽게 책을 팔 수 있다. 종로와 신촌, 강남 등을 비롯한 번화가에 오프라인 중고서점이 곳곳에 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택배기사가 직접 방문해 책을 수거하기도 하니, 오래전 헌책 덩어리를 끙끙대며 청계천에 가서 책을 팔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편리해졌다.


동화작가 선현경의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라는 책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었다. 죽어도 못 버리는 사람, 소위 ‘호더’였던 저자는 어느 날부터 365일간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를 실천했다고 한다. 그는 물건들과 이별을 하면서 오히려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고 한다. 버림을 배려와 연결시키다니, 그 통찰력이 멋지다. 사실 우리가 버려야 하는 것은 양말이나 낡은 건전지가 아닌 누군가의 노력이 온전히 들어간 책이다. 그 책과 이별하는 방법은 다른 물건과는 조금 달라야 한다. 그래도 한때 내가 아끼고 선택했던 책이니 가능하면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게 독서가로서의 도리다. 그것이 책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내게는 이제 필요 없지만 세상 누군가 단 한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도록 책을 보내주는 건 어떨까. 집에 놔두었다면 다시는 읽지 않았을, 아니 계속해서 부담으로만 남아 있을 먼지 쌓인 책들이 누군가의 지식이 되고 지혜가 되며, 더 나아가 누군가의 생계와 건강까지 도와주는 아름다운 물건으로 변한다. 이제 행복한 이별을 해보자. 나와 책이 마지막으로 세상을 향해 베푸는, 새로운 가치를 아낌없이 전파하는 선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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