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교양

이 책은 남녀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이데올로기적인 그림자를 훌훌 벗어던진 새로운 10대여학생들을 다루었다. 여성혁명의 딸들이지만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세대이자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고, 재능과 욕심을가진 소녀들의 등장에 주목한 것이다.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미국과 캐나다의 15개 학교를 방문하여 수백 명의 야심만만한 소녀들을직접 인터뷰한 후, 새로운 사회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 자신감 넘치는 소녀들을 "알파걸"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엘리트 소녀집단인 알파걸의 탄생 배경에서부터 그들의 삶까지 심층 분석했다.

훌륭한 여성 롤 모델(Role Model)과 도전의식을 심어주는 아버지와의 친근한 관계 등알파걸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과 심리적 배경을 살펴본다. 그리고 내면에 숨겨진 가능성, 세상에 미친 영향, 일상과 사회생활 등을 조심스레들쳐보며 알파걸이 궁금한 일반인 외에 학부모와 교사,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 저자 댄 킨들런
아동 및 청소년들의 행동특성을연구하는 임상 심리학자인 댄 킨들런은 1985년부터 하버드대에서 아동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다. 댄 킨들런 교수는 다수의 과학저널의 칼럼니스트이며1999년 출간한 그의 저서 『Raising Cain: Protecting the Emotional Life of Boys』는 뉴욕타임즈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였다. 대학 강의 외에도, 학부모들과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 역자 최정숙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한국외신기자클럽사무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로이터통신 온라인 선임기자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며 『네 이웃을 사랑하라』『우리는 평화를 원하지않는다』『엄마의 사랑을 전하는 잔소리 31』등을 번역하였다.

■ 차례
들어가는 글
감사의글

1. 혁명의 딸들
2. 아버지의 영향
3. 독립성과 관계지향성
4. 해방심리학
5. 여자의 두뇌
6. 남성의 쇠퇴
7. 알파걸의 직업선택
8. 알파걸의 사랑과 인생

역자 후기

알파걸

혁명의 딸들
오늘날 미국 소녀들은 혁명의 딸들로, 여성해방운동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는 첫 세대이다. 이들의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투쟁을 통해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미국 수정헌법19조를 얻어냈다. 또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우 대 웨이드 대법원 판결도 앞장서서 이끌어냈다.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에 참가할 권리를 얻게 된 것도 그들이 벌인 투쟁의 결과였다. 이 투사들은 오늘날 여성들이 프로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고, 피임약을 손쉽게 구하고, 아이비리그 대학과 웨스트포인트(하버드와 미국 사관학교들은 1970년대 중반까지 여학생을 받지 않았다)에 진학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심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여성의 경제적? 사회적 동등권을 얻기 위한 이 움직임이 우리 딸들로 하여금 이전 세대는 생각하지 못했던 자아관을 갖도록 만들었다. 오늘날 소녀들은 여성의 지위가 사상 최고 수준인 환경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연구한 알파걸 집단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축은 1980년대 말에 태어난 아이들로, 바로 이때가 대학에서 여학생 숫자가 남학생보다 많아지기 시작한 때였다. 알파걸들은 여성의 상승세 속에서 성장한 것이다.

*미국교육통계센터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자격을 얻기 위한 학위를 받는 여성 숫자가 남성보다 많아졌다. 2004～2005학년도에는 전체 학위 취득자의 59퍼센트가 여자였다.

*법학, 의학, 경영학 등 전문대학원의 남녀 학생 비율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 1970년에는 이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 여학생 비율이 10퍼센트에도 못 미쳤으나 그 후 십 년마다 숫자가 점점 늘어나 현재는 이 비율이 약 40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 109회차 회기(2005～2007년) 중 여성의원의 숫자는 총 84명(상원 14명, 하원 70명)으로 사상최고치였고, 소수당 원내총무도 여성의원이었다.

*1971년 이후 주 의회 여성의원 숫자는 네 배 이상 증가했다. 2006년에는 미국 전체 주 의원 7,382명 중 22.8퍼센트가 여성의원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나 깊은 변화가 있는 것일까? 사회적?경제적 남녀평등은 정말 이루어진 것일까? 미국에서 여성의 소득은 남성의 77퍼센트에 머물러 있다.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적이 없고,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중역실은 남자들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추세는 남녀평등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터뷰한 알파걸들 중 일부는 아직도 명백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유리천장(여성이나 소수파의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대해서 아이들은 일단 닥친 다음 대처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알파걸들 중 가장 어린 10대 초반의 여학생들조차 성희롱을 당하거나 성차별을 받을 경우 법에 호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소녀들이 따라 할 독립적이고 자립적이면서 행복한 여성 롤 모델이 과거보다 더 다양해졌다. 오늘날 소녀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것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정상적인 태도인지에 대해 폭넓은 선택권을 갖고 있다.

선택의 자유라는 문제에 있어서 여성들에게 임신과 출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마가렛 생어의 선구자적 활동 덕분에 현재 미국에서는 300만에 이르는 10대 소녀들이 피임약을 사용하고 있다. 피임법 사용을 확대하고 낙태를 합법화하기 위한 어머니들의 투쟁이 현재 소녀들이 누리는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 이제는 자신들의 성활동을 억제하거나 양보하지 않고도 결혼과 출산을 미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은 혼자 살거나 일과 가정을 조화시키거나 아니면 전통적인 전업주부가 되는 것에서 선택할 수가 있다.

우리가 만난 알파걸들은 자신들이 어떤 속박이나 제약도 받고 있지 않으며, 무한한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알파걸들은 자신들을 페미니스트 이후 세대로 보고 있다. 지난 세대 여성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얻기 위해 투쟁했던 내부 혁명의 산 증거인 것이다.

아버지의 영향
현대 사회는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지원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법원은 공동 양육 판결을 내리고, 남자들의 근무시간(주로 재택근무와 탄력 근무제 덕분에)은 이전보다 더 유연해졌다. 미디어에서는 자녀의 생활에 적극 참여하는 아버지의 긍정적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 대상인 알파걸들과 비알파걸들과의 사이에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차이점 중 하나가 아버지와의 관계였다. 알파걸들 4명 중 3명은 아빠와의 관계가 아주 좋다고 답했다. 딸과 친밀한 관계를 이룩함으로써 아버지들은 딸들에게 남성적 방식을 전달하게 되고, 이 전통적인 남성적 방식은 많은 알파걸들 심리의 일부로 자리잡게 된다.

학교에서의 남녀차별을 금지하는 타이틀9 교육개정안이 1972년에 통과되면서 여학생들은 학교에서 일찍이 접근할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딸의 코치 노릇을 하거나 운동능력에 관심을 가진 아빠를 둔 여학생들은 이제 남자아이들에게만 전수되던 것들을 배우게 됐다.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버지를 둔 자녀들은 탈선이나 약물 사용, 자신감 결여, 학습 부진 그리고 태도 불량 등의 위험이 낮아진다. 자녀의 사회적응력과 자제력에도 도움을 준다. 어떤 아동이건 아버지와의 관계는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 우리가 조사한 남녀 모든 청소년 중에서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아이들은 자신감이 더 높았다. 또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은 여학생인 경우 더 주관이 뚜렷했다. 이는 덜 수동적이고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스스로 쥐고 있다고 여기고 있음을 말한다.

자녀 양육에 참여한 아버지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양쪽 부모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자녀의 행복에 기여하고, 아버지들의 대범하고 장난스러운 스타일은 딸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활발한 놀이는 그 자체로서 두뇌발달에 기여한다는 증거가 있다. 아버지와 노는 것은 딸의 유머감각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여자아이들의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우리가 조사한 알파걸들은 보통 아이들보다 덜 긴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새로운 경험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겁을 덜 내고 새로운 시도에도 적극적이었다.

아버지 역할은 딸들이 남자들을 다루는 법, 특히 경쟁 상황에서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된다. 과거에 대부분 그랬고, 지금도 남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직업이 꽤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자들과 편안하게 상대할 줄 아는 여자가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자신을 아버지와 동일시하는 요즘 소녀들은 엄마가 무관심하거나 거부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고 지금까지 남성적 혹은 여성적으로 규정됐던 모든 다양한 기능들을 습득하기로 선택한 결과이다. 이들의 여성 개념은 과거 남성 전유물이던 것까지 포함해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광범위한 특징들을 다 아우르고 있다는 의미에서 완전체라 할 수 있다. 남녀라는 성별 특징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에 따라 형태가 정해진다. 오늘날 소녀 세대의 여성 관념, 즉 성 정체성은 어머니 세대뿐 아니라 언니 세대와도 다를 수가 있다.

물론 이들 알파걸들의 정체성 확장에는 많은 엄마들과 여성 롤 모델들이 가정 밖에서 일을 갖고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 등 전통적으로 남자들에 속했던 역할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도 딸들의 생각이 50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방식으로 변화된 데에는 아버지들의 도움도 컸다는 사실에 많은 엄마들이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독립성과 관계지향성
성 역할이 미리 고정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를 낳고 젖 먹이는 일은 여자만 할 수 있고 남자는 할 수 없는 것이므로 어느 사회나 남자 여자의 역할에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 그러나 그 제약의 정도는 사회에 따라 큰 편차가 있다. 문화와 시대에 따라 성 역할은 달라진다. 같은 직업, 활동, 특성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 남자 영역, 혹은 여자 영역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성과 무관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1870년대에 미국에서 비서 일을 하는 여자는 10명도 채 안 됐다. 타자기를 사용하려면 여자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는 의사의 보증이 필요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미국 전체 비서 중 95퍼센트가 여자였다.

사회문화적 분위기와 부모 영향, 아이 고유의 기질이 합쳐지며 통속적 성 역할에 어느 정도 순응할 것인가 등 여자아이의 성 정체성은 윤곽을 잡게 된다. 부모와 또래 집단이 성 역할에 대해 직접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라주기를 바라거나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 놓아주어 부모와는 별개인 자기 자신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이들이 종교, 정치, 성, 사회적 역할 등의 문제와 씨름하게 되는 사춘기 때에 특히 그렇다. 심리학자들은 사춘기 때 독립지향과 관계지향 성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본다. 

1980년대 중반 신여성심리학은 이론의 틀을 갖추고 사춘기 소녀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페미니스트들의 결론은 모두 같았다. 소녀들은 열등하지도 심리적 손상을 입은 것도 아니며 억압적인 남성 지배문화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자신감 부족, 우울증, 섭식장애, 병적인 자기회의, 낮은 기대 등은 모두 그 문화 탓이었다. 미국대학여성협회(AAUW)의 의뢰로 전국적으로 실시해 널리 알려진 조사는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 "소녀소년 공통으로 나이가 들면 여러 면에서 자부심을 잃게 된다. 그런데 소녀들 경우에 그 현상이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 초등학교 이후 소녀들의 자부심은 31퍼센트가 하락했으며 자신에 대해 항상 만족한다고 답한 여학생 비율은 29퍼센트밖에 안 됐다. 이에 비해 남자 고등학생들은 거의 반(47퍼센트) 정도가 높은 수준의 자부심을 유지하고 있었다.

AAUW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자부심이 낮은 것은 교실에서의 미묘한 성차별 때문이라고 했다.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에게 더 수준 높은 수업을 하고, 남학생들에게 더 많은 발표 기회를 주는 등 갖가지 형태의 차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학생들에게는 남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학교 수업이 경쟁 학습이라는 남성적 모델에 의존할 경우 해를 입는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많은 여자들이 사춘기 때부터 진정한 자기를 포기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사춘기 이후 여자 역할은 착한 여자가 되고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자기 것보다 우선시할 것을 강요받는다. 그 결과 많은 소녀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진정한 자기를 희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관계지향 여성 개념으로는 요즘 소녀들, 특히 내가 알게 된 알파걸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알파걸들은 독립지향적이며 동시에 관계지향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파걸들은 자신의 여러 다른 측면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는 연결된 자기와 좀 더 자주적이고 이기적인 분리된 자기를 조화시킬 능력이 있다.

해방심리학
세상을 지배할 준비가 돼 있는 자신만만한 여학생 집단은 일부 특권층에만 국한된 것일까?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해방된 알파걸들은 사회 전반에 퍼진 새 여성심리학의 구체적 증거라기보다는 그들이 속한 경제 계측의 산물인가? 성별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 사회가 점점 평등해지고 있지만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는 극심하다.

알파걸 심리가 중상류층 소녀들에게 더 확산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복하지 않은 가정 출신의 소녀들에게도 알파걸 정신은 있었다. 나는 이들 빈곤가정 출신 알파걸들에게서 특히 더 감명을 받았다. 이들은 보통 알파걸들보다 더 먼 길을 왔고 더 높은 장애물들을 넘어왔기 때문이다.

자유롭고 온갖 가능성이 열려 있는 소녀들이 많다는 사실은 아주 기쁜 일이다. 그 아이들은 열등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성공하고 자기를 내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게 자기에게 가장 유리할 경우에는 남들을 밀어내는 것도 겁내지 않는다. 이는 해방심리이다.

다양한 역할 중에서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소녀들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소녀들보다 당연히 더 건강하고 발랄할 것이다. 남자 혹은 남녀 공통의 역할을 할 능력이 되는 소녀들은 심리적으로도 유리하다. 수동적 여성 역할과 우울증, 자신감 저하와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라.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무력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여자의 두뇌
2005년 1월, 당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은 전국에서 모인 석학들의 오찬 모임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이날 주제는 여성 과학자들의 고위직 진출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이었다. 2005년 당시 전국 대학의 과학, 수학, 공학 전공분야 여성 교수진 비율은 20퍼센트 정도밖에 안됐고, 그 중에서도 종신직 교수는 극히 일부였다. 서머스 총장은 과학, 공학 부문 고위직에 여성이 부족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성차별 - 이들 전공분야에서의 여성에 대한 편견
*양육활동 - 남자들과 경쟁 상대가 되려면 주 80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자녀가 있는 여성들은 이를 꺼리는 편이다.
*선천적 소질 - 남자들이 과학에 더 뛰어난 선천적 소질을 갖고 있을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최고위층으로 가면 여성 과학자들보다 남자 과학자들이 성취도가 높다.

문제가 된 것은 마지막 부분이었다. 서머스 총장은 수학 능력 분포도의 경우 상위 0.1퍼센트에 해당하는 고득점자 중에는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다면서 이렇게 차이가 나는 원인을 유전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머스의 그 발언에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았다. 곧 서머스의 총장 해임을 요구하는 등 후폭풍이 닥쳤다. 실제로 그 연설 전에 여러 학자들이 발표한 내용은 서머스의 견해와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었다.

남녀공학 사립고등학교 11학년에 다니는 시빌과 같은 알파걸들에게 서머스 논쟁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굳이 방어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자신들이 동등하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이 전반적으로 남자아이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시빌의 견해는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기억력 - 기억력에는 여러 측면들이 있다. 연령과 기억 대상을 불문하고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기억력이 좋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각 속도 - 긴 문자 리스트를 읽어 보고 그 중 A자를 골라내는 것 등 여러 종류의 과제에서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훨씬 빨랐다.
*언어능력 - 언어능력에서 성차가 나타나는 경우 언제나 여자가 우월했다.
*공간지각능력 -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 유일한 분야이다.

수학영재로 지금은 MIT에 다니고 있는 줄리엣은 남녀 간 수학능력 차이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능력과 성취도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분석력에 있어서는 남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아요. 그동안 뛰어난 여자분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능력을 어느 정도 발휘하느냐는 사회적 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수 있겠지요. 수학 과학 능력은 선천적일 수도 있지만 집중력, 노력, 흥미, 동기 유발의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와 두뇌 연구를 통해 선천적 능력에 대해 무엇을 알게 됐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반면 차별과 사회화가 남녀의 능력과 성취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수학 과학 능력에 있어 사회화가 여학생들에게 끼친 영향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는 많이 나와 있다. 심리학자들은 성 편견을 주범으로 본다. 과학과 수학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우수하다는 집단 관념 말이다.

스탠포드대 사회심리학 교수인 클로드 스틸의 연구는 서머스 발언 같은 것들이 여성 학자들의 발전에 해를 끼친다는 확실한 근거를 제공한다. 스틸 교수는 고정관념이 실제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스틸 교수는 여자들의 인지능력 검사를 실시할 때 그 검사가 남녀 간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미리 알려주면 여자들의 점수가 남자들보다 훨씬 낮아진 반면 그것이 남녀 성차와 관계 없는 것이라고 말해주면 남자와 동등한 점수를 받는 현상을 발견했다. 스틸 교수는 이 현상을 고정관념 위협이라고 이름 붙이고 그것이 성취도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남성의 쇠퇴
권력과 명성이 따르는 지위에 여자들이 점점 더 많이 진출하게 되면 남자들은 어떻게 될까? 여자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술을 부지런히 익히고 있는 사이에 빈둥거리는 걸 더 좋아한다면 남자아이들은 점점 더 쓸모없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몇 년 지나면 미국에서는 대졸 여성의 수가 대졸 남성의 수보다 많아지게 된다. 교육받은 계층의 여성 편중 현상은 인류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고임금직에 도전하는 여성 지원자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경제권이 힘이라고 할 때, 고급 학위를 취득해 사회에 진출하는 여성들은 과거보다 힘이 더 세질 것이다.

여자들이 고소득직에 진출하게 되면서 자신들보다 소득이 낮은 남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남편보다 소득이 높은 여자가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그러나 2050년에 이르면 거의 두 명 중 한 명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한 여성이 남편보다 소득이 더 높지 않다고 하더라도 교육 수준 덕분에 자신이 살 정도는 충분히 벌 것이고, 그렇다면 자기 인생에 대해 더 많은 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다. 이혼하거나 버림받는 경우에도 더는 남편의 처분에 맡기거나 자녀 양육비나 위자료를 받기 위해 법원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교육수준과 소득 상승은 여자들에게 1950년대 주부들이 누리지 못했던 경제적 안전망을 제공해주고 있다.

알파걸 세대가 성인이 되는 미래 세계에서 우리 아들들은 전통적인 남자의 핵심적 특성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현대 남성들은 혁명의 딸들이 그랬던 것처럼 나름대로의 내면 변화를 거쳐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특히 독립성과 관계성, 지배와 복종 사이에서 좀 더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소년들도 자신들의 성격에 엄마와 아빠 양쪽 특성들을 다 녹여 통합시켜야 할 것이다.

교육, 경제력, 사회적 지위, 남자들이 여기에서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은 건강, 인지능력, 성격 등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생물학적 약점까지 지니고 있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 때문에 각종 증세를 겪는 것은 남자들만 갖고 있는 Y염색체 때문이다. 혈우병, 색맹, 뒤셴형 근위축증 등은 남자에게 더 흔하다. 남성 Y염색체는 수억 년 동안 유전돼 내려오고 있으며 자가 회복능력이 없어 점점 나빠지고 있다. X염색체는 원래 1,500개의 유전자 전량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Y염색체는 점차 줄어 유전자 수가 78개뿐이며 남자아이를 만드는 것 외에는 별 유전적 역할을 못하고 있다.

남자들은 여자보다 선천적 질환 위험만 더 높은 것이 아니라 수명도 짧다. 남자들의 수명은 여자보다 평균 5년이 짧다. 남자들에게 나쁜 소식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남자 인구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들도 있다. 1950년 이래로 미국, 덴마크, 웨일즈,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 남아 대 여아의 출생 비율이 느리기는 하지만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원인으로는 심화된 정신적 스트레스와 환경 오염 두 가지가 두드러진다. 최근 자료들을 보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자연재해가 발생한 후에는 남아 출생이 감소했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자 운동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성Y염색체를 갖고 있는 정자는 난자 접근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다. Y염색체에는 유전자 수가 적어 더 가볍기 때문에 XX염색체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아 모든 정자의 운동 속도가 느려지면 Y염색체 정자의 평소 운동능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는 만일 전 세계에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지구온난화, 테러공격, 조류독감 등) 남자 아기들이 점점 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파걸의 직업 선택
많은 알파걸들은 사회환경을 개선하고 불의와 맞서 싸우고자 하는 강한 애타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알파걸들은 세 명 중 한 명꼴로 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알파걸 동년배들에게서는 그 비율이 18퍼센트에 머물렀다. 알파걸 중 대다수는 경제적 안정을 자기 힘으로 얻는 걸 당연시하고 있었다. 또 남편이나 파트너에 의지해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심지어 자녀 양육까지도 스스로 해내겠다는 식이었다. 알파걸들은 남녀 동등권을 당연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립성과 자주성도 당연시하고 있었다. 알파걸들은 자기 일에서 성공하는 것에 대해 비알파걸들보다 더 가치를 두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알파걸들은 돈벌이뿐 아니라 사회변화도 가져올 수 있는 멋진 직업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그럴 능력과 욕심도 있고 인내, 힘, 끈기 등 장기전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미국보다 남녀 평등을 더 중요시한 국가들에서는 여성의 사회진출 상황이 어떨까? 2005년 세계경제포럼은 남녀 격차 정도에 따라 58개국의 순위를 발표했다. 미국은 17위였고, 영국 8위, 스웨덴이 1위였다. 스웨덴이 1위를 차지한 중요한 이유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 긴 출산 휴가를 주기 때문이다. 기간도 기간이지만 유급이라는 점도 놀랍다. 출산 후 양 부모가 다 18개월 동안 휴가를 받을 수 있으며, 급여의 80퍼센트를 보장받는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직장으로 복귀한 후에는 보육을 정부가 보조해 준다. 스웨덴에서는 6세 미만 아동 중 3분의 2가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보육원에 다닌다.

그러나 그런 스웨덴에서도 남녀 불평등이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남녀 비율이 대충 비슷한 직종은 중등 교사, 회계사, 요리사 단 3가지뿐이고, 비서직은 98퍼센트가 여자이다. 공공부문에서는 관리자의 56퍼센트가 여자이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19퍼센트에 머물고 있다. 의회 의석은 여자가 4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들이 아직 미국 권력의 정상에 이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계, 기업, 법조계에는 기록적인 숫자로 진출하고 있다. 우리가 만난 알파걸 중 거의 반은 아마도 그 분야에서 일할 거라고 했다. 기업, 정치, 의학, 법학 등 어느 분야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하기로 선택하건 알파걸들은 틀림없이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들은 여성의 평등권과 기회가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알파걸 집단은 엄청난 변화의 추세를 깨닫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알파걸의 사랑과 인생
알파걸들이 아무리 야망이 넘친다고 해도 그들 중 많은 아이들은 결혼해서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다. 과거에는 여성들이 전통적인 가정주부 역할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알파걸 세대는 아이가 생겨 일을 그만둔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서라기보다는 선택에 의해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인식이다. 직장은 여성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이미 변화하고 있으며 알파걸들은 자신들의 가족 중심 가치관과 보람 있는 일에 대한 욕심을 반영시키는 방향으로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전통적인 결혼생활의 공식에 따르면 남편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배우자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선시했다. 간단히 말하면 남자들은 이기적이고 여자들은 헌신적이었다. 여자들은 봉사했다. 여자들은 고분고분하고 유순하고 동정적이었다. 여자들은 따뜻하게 받쳐주는 집안의 중심이었고, 남편들은 밖에 나가 세상을 정복할 힘과 자양분을 그곳에서 얻었다.

재능 있는 여자들이 결혼을 우습게 여기는 이면에는 좋은 남자들은 자신들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언의 두려움이 깔려 있다. 하지만 더 어린 알파걸 세대는 자신들의 재능이 어떤 식으로든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그다지 겁먹지 않는다. 남자가 자신을 위협으로 느끼면 그건 그 사람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는 식이다.

미국 사회는 알파걸들에게 큰 투자를 했다. 알파걸들의 발전을 위해 엄청난 양의 사회문화, 경제적 자원을 쏟아부었다. 알파걸들은 역사상 가장 우수하고 영리한 세대이다. 이 소녀들이 더 큰 목적에서 자신들을 헌신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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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들은 세상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미래 지도자가 될 능력이 있다. 알파걸들은 진정으로 해방된 여성의 진면목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알파걸은 가장 궁극적인 자유와 독립의 정신을 대표하며 이들이 전 세계에 등대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나는 알파걸들이 엄마와 할머니들이 힘들게 쟁취한 자유를 더 확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뛰어난 소녀들이 성인이 되면 모든 사람들의 삶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