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제개혁과 시민권력 - 이상모색총서06
A Sustainable Economy for the 21st Century
건강한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2가지의 필수요소인 경제정의와 환경지속성을 추구하는 데있어서 드러난 국제기관들의 한계와 실패 사례를 지적하며 21세기형 경제개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이루어가는 정책적 대안을제시한다.
1부에서는 미국 클린턴 행정부 출범 당시 젊은 신진엘리트들의 경제개혁 프로그램 및 복지,환경문제 금융문제 등을 포괄하여 일목요연하게 소개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개혁과 보수 양 진영 모두에게 많은 교훈을 남길 것이다. 2부에서는지구촌 연대를 실천하는 새로운 시민권력의 중요성을 주목하며 시민권력에 의한 국가개혁의 청사진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 저자 줄리엣 쇼
줄리엣 쇼는 베스트셀러 『과로에빠진 미국』(Basic Books, 1992년) 및 『과소비 미국』(Basic Books, 1998년)의 저자이다. 웨슬리언 대학에서학사학위를, 앰허스트 메사추세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왔으며, 최근에는 같은 대학에서여성문제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현재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매사추세츠 주 뉴턴에서 거주하고 있다.
데이비드 코튼은 『Yes! A Journal of Positive Futures』를 출간한Positive Futures Network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기업이 세계를 지배할 때』의 저자이자 "민중을 위한 개발포럼(People-Centered Development Forum)"의 의장이다. 최근에는 『Envisioning a Post-CorporateWorld(가제)』이란 제목의 책을 집필하고 있다.
■ 역자 김광수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수학한 후,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역서로는 『나의 꿈을 이루는 변화의 법칙』『유도전략』『서번트리더십』『마틴 루터 킹의 리더십』『지식의 부』『브레인 파워』외 다수가 있다.
■ 목차
1부 21세기 지속가능한경제로의 개혁
머리말 - "국민 우선" 슬로건의 균열
1장 21세기를 향한 경제개혁의 비전
2장 시간과 노동, 그리고 돈 : 삶의 질개선
3장 지속가능한 환경
4장 기업구조 개혁
5장 빈곤과 불평등
6장 지구촌 경제의 새로운 원리
7장예산, 세제와 금융
8장 생산성 문제의 해결
9장 지구촌 시대의 경제정책
2부 지구촌 시민권력의 힘
머리말 지구촌 시민사회의권력찾기
1장 20세기의 대립과 모순을 넘어
2장 21세기 시민참여의 리더십
3장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정치적 경제적 토대
4장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물질적 토대
5장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사회적 토대
6장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정신적 토대
7장 제도개혁을 위한 시민 참여
찾아보기
21세기 경제개혁과 시민권력
1부 21세기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개혁
21세기를 향한 경제개혁의 비전
21세기 새로운 경제의 비전은 낙관적이다. 우리는 부와 권력의 집중이 아닌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경제가 진화하리라 기대한다. 그런데 ‘자유시장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외침을 기업의 스팀롤러(steamroller:도로용 롤러. 종종 무자비한 압박수단이나 강압수단으로 비유됨)가 짓이겨버리고, 무기력한 대중 틈에서 불평등이 점차 확산되며, 정부의 기업지배 현상이 확고부동한 오늘의 상황에서 과연 이런 낙관이 가능한 것일까?
경제란 그 방식이 어떻든 생태적 지속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즉 적정수준의 고용 보장과 물질적 생활수준 보장, 가정 및 지역사회 활동의 양립 가능성, 환경의 지속성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새로운 경제 비전은 바로 이런 목표, 즉 지속성과 민주적 통제, 평등, 효율의 원리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수립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간과 노동, 그리고 돈 : 삶의 질 개선
노동시간은 삶의 질과 직결된다. 초과 노동시간, 야근, 주중 노동시간, 연간노동 일수, 휴가 및 유급휴가의 급격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지난 25년간 미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꾸준히 늘어났다. 규모감축, 실질 소득의 하락, 치열한 취업전쟁, 피할 수 없는 초과노동, ‘짧은 노동시간을 가진 직업’의 희소성 등, 이 모든 요소들이 미국인들을 혹사시키는 주범이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새벽같이 회사에 출근하면서 자녀와 놀아주거나 설거지 또는 집 청소를 할 시간도 없다.
ㆍ새로운 노동시간제 - 노동시간과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한 가지 이유는 ‘남성’ 위주의 고용 모델, 즉 정규직 노동관행이 지금도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여성들도 성공을 원한다면 이런 남성 위주의 모델에 적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관행은 심각한 문제를 양산한다. 여성들은 여전히 양육과 가사에 대해 일차적 책임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주는 직원들에게 스스로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한편 시간제 노동자 비율을 높이기 위해 법적 및 조세 차원의 장치를 마련하고, 공공근로기준법도 개정해야 한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머지않아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를 가로막았던 오래된 벽도 허물 수 있을 것이다.
ㆍ실업과 노동시간 - 지난 25년간 늘어난 것은 노동시간뿐 아니라 실업 및 불완전 고용도 마찬가지다. 노동시장의 구조조정 바람은 더 많은 임시직과 비정규직 피고용자들을 양산했다. 기업들은 정규직으로서의 지위와 각종 수당까지 제공해야 하는 피고용자들의 수를 줄이고 있으며, 운 좋게 이 모든 특혜를 누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랜 시간을 근무할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현재의 미국 경제상황에서는 노동시간을 줄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과정에서는 업무분담, 임금과 시간의 교환, 휴가 보장, 강제적 초과노동 금지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기업구조 개혁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 그 자체에 있다. GM과 IBM과 같은 미국의 대기업들은 거만함과 자만심에 젖어 고객의 존재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 봉사해야 할 대상인 피고용자와 소비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의식도 극히 희박하다. 전면적인 구조개혁, 즉 새로운 지배구조와 새로운 행위모델, 새로운 인센티브 체계의 창조가 오늘의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ㆍ사회적 책임의식 함양 - 현재 미국에는 대외적 혁신을 꾀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직원들에게 환경적 지속성과 지역사회 활성화, 지구 공동체와 같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다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품을 생산할 때도 사회적 효용 기준에 부합하도록 노력한다. 기업이라면 어디든 이런 사회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정부는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업에 대해 강력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 여기에는 세제지원, 규제완화, 금융지원, 우선구매, 기술지원 등이 포함된다.
ㆍ노동관계 개선 - 지난 10여 년간 노동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평생고용 개념은 임시직, 시간제 노동으로 대체되었고, 컨설턴트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아웃소싱을 비롯한 새로운 기법이 등장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온정주의는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고용불안은 낮은 생산성의 근원이며,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충성심을 갉아먹는다. 우리가 주장하는 노동관계 개선은 결과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업무 처리방식과 의사결정권을 개선하여 조직 하부의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재량권을 부여하고 소신 있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빈곤과 불평등
현재 미국의 소득분배 구조는 세계에서도 가장 불평등한 수준이다. 현재 상위 10%가 미국 총 사유재산의 73%를 독점하여 소득 분배의 불평등은 더욱 극심해졌다. 최근 조사에서 실제 빈곤률이 거의 25%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빈곤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性)과 인종의 차별이다. 여성 가장이 부양하는 가정의 36%가 빈곤층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동자 가운데 38.2%는 도저히 빈곤층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의 임금을 받고 있으며 히스패닉은 그 비율이 46.7%나 된다. 그리고 이들이 종사하는 직종 또한 미국에서 가장 천대받고 임금도 낮은 분야다.
ㆍ임금 인상 : 비교가치 및 최저임금 -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낮은 임금을 받는 이유는 ‘그 일을 여성이 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유색인종은 학력과 기술, 경험에 비해 백인 남성과 동등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 최근 들어 최저임금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충분치 못하다. 20년 전과 비교할 때 최저임금의 실제 가치는 오히려 20%나 하락했다. 그러므로 성인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8달러 이상으로 책정해야 하며, 전 업종의 평균임금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
ㆍ사고의 전환과 새로운 복지프로그램 - 그동안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여성과 유색인종 및 빈민층을 철저히 외면해온 게 사실이다. 이처럼 사회적 약자들을 볼모로 삼는 정략적인 정책으로는 결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회복지란 안전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보편적인 기여, 즉 누구나 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기초소득보장제’이다. 모든 국민은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최저 수입을 정부로부터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지구촌 경제의 새로운 원리
국가간 불평등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진보론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임금수준을 끌어내리기보다 멕시코나 브라질, 중국과 같은 국가의 임금을 올리는 것이 그 해답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구는 60억 인구 모두에게 멋진 자동차와 호화로운 식사, 냉방 시스템을 선사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개발과 소득 상승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첫째, 전 세계의 노동자와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국제협약에 근거한 새로운 무역체제를 제안한다. 둘째, 이 협약은 지구의 환경보호를 지향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특정 국가가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
ㆍ새로운 세계무역체제 - 국제적 자유시장의 문제는 소득이나 환경 관리법,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최하위 빈곤국가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보호무역주의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대안을 선택해야 할까? 최저 기준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국제무역이 그 해답이다. 다시 말해 환경적 규제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국제협약을 근거로 새로운 무역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빈곤국가의 입장에서는 예민한 사안일 수도 있지만, 자국의 기준에 비추어 조금씩 조율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 협약에는 빈곤 국가들이 청정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되어야 한다.
2부 지구촌 시민권력의 힘
20세기의 대립과 모순을 넘어
지금의 인류사회는 사회적 분열과 경제적 불평등, 환경 파괴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늘날 가장 심각한 현실의 하나는, 전 세계의 정책행위 및 자원배분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관행에 따라 너무도 태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ㆍ금전 세상 vs 생존 세상 - 금전 세상에서는 사회의 건전성 및 제도를 금전적 또는 경제적 지표로 평가한다. 반면 생존 세상에서는 균형과 다양성, 충족, 시너지, 생명력의 재생 가능성 등의 개념을 가장 중시한다. 생존 세상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적 개발과 성장의 결과는 실로 재앙에 가깝다. 생태계는 극심하게 훼손되었고, 자원의 성장과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빈곤은 가중되었으며, 인류를 제외한 나머지 종(種)의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향상된 경제 생산성의 혜택은 대부분 이미 안락하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빈곤의 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환경적 분열현상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금전 세상과 이로 인해 비극적인 현실에 직면하게 된 생존 세상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ㆍ시스템 실패의 근본 원인 - 정책의 수혜자들, 즉 정부 관료, 정책 전문가, 기업 경영자들은 이 제도를 굳이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들은 경제성장과 시장의 규제철폐, 민영화, 경제적 ‘세계화’가 평화와 평등, 인권, 민주주의, 보편적 번영의 토대라는 맹신적 신념의 소유자들이다. 그러나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시장규제 철폐까지 맞물리면, 희소한 자원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자는 결국 부자들이 될 수밖에 없다. 실업자들과 빈곤층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복지서비스 부문은 점차 축소되고 있고, 조세제도 역시 부유층 투자자들에게 지원됨으로써 역진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빈곤한 가정과 지역사회에 대해 무관심한 사이, 사회의 신뢰관계는 깨지고, 반사회적 행위들이 그 자리를 대신 메우고 있다.
ㆍ새로운 시대를 위한 준비 - 금전 세상을 지배하는 국제기관들은 인류의 피조물이며, 생존 세상의 필요에 따라 이들 기관의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존재 또한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 창조하는 중대한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는 각 시민사회 기구와 정부가 협력하여 인류 사회를 금전이 아닌 생명 중심의 사회로 재편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 경제정책과의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쉽지는 않겠지만 기존의 관행을 얼마만큼 바꾸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1세기 시민참여의 리더십
생존 세상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정의롭고 지속가능하며 민주적인 사회를 건설하여 인류와 지구 모두가 균형 있게 발전해나가야 함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은 다시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 시민참여의 세 가지 원리와 연결된다.
ㆍ지속 가능성의 원리 -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류세대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생태계와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경과 관련하여 지금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많은 이들의 예상처럼 비재생자원의 고갈이 아니다. 이보다는 재생자원의 고갈과 환경적 처리능력의 한계, 다시 말해 인류가 배출한 폐기물을 자연이 흡수하는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더욱 커다란 문제다. 따라서 지금은 이런 현실의 심각성을 깨닫고 인류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수정해야 한다. 덧붙여 경제적 성과를 의미하는 지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다.
ㆍ형평성의 원리 - 생태계는 모든 생명체가 공유해야 할 공동의 재산이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주어진 본연의 권리다. 이 본연의 권리가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계 수단을 추구하는 개인의 권리가 타인의 사유재산권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만큼의 재산에 대해 재산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자신의 생계수단을 과도하게 확보하기 위해 스스로의 욕구 수준을 뛰어넘어 다른 이들의 재산까지 박탈하려는 목적으로 재산권을 행사하는 사람 또는 기업의 행태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것이다.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법적, 윤리적 근거를 마련하여 이 문제부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ㆍ시민참여의 전통과 원리 - 시민참여의 원리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을 뜻하는 민주적 지배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또한 국민이 직접 나서서 공익의 개념을 정의하고,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결정하며, 공익에 위배되는 제도와 제도기관을 개혁 또는 교체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금전 세상의 당면 과제를 우선할지 아니면 생존 세상을 우선할 지에 대한 논쟁의 핵심에 시민참여의 원리가 자리한다. 시민참여가 반드시 현명한 선택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금전 세상의 그릇된 정책 결정으로 인해 생존 세상에서 야기된 결과를 참고 견뎌온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에서는 가정과 지역사회보다 시장을 우선하고, 거리를 활보하기보다 개인 소유의 자동차안에 고립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을 수동적인 소비자로 간주한다. 근대화는 시민참여를 향한 인간 본연의 욕구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욕구를 억압하면 사회적 지배력은 대중으로부터 금전 세상의 이익을 대변하는 제도기관으로 넘어가게 된다. 따라서 대중의 욕구에 부합하는 환경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잃어버린 통제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시민참여라는 정당하고 필수적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 주민과 지역사회가 그 지역의 자원을 스스로 통제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 이것이 바로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