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펼치기30년간의 방대한 자료 수집, 드라마와 같은 묘사,
통찰력이 빛나는 압도적 서술
‘냉전의 축’ 소련의 붕괴 현장을
‘벽에 붙은 파리’의 시점에서 정확하고 예리하게 파헤친 책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로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상황이 요동치고 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국제정세도 예측할 수 없이 급변하는 중이다. 트럼프의 개입으로 휴전 상태로 돌입할 것 같았던 전쟁은 푸틴의 시간 끌기로 더 암담해진 상황이다. 엉망이 된 우크라이나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는 유럽군 주둔에 대해 찬반을 다투고 있다. 늘 그렇듯 약소국은 강대국들 사이에 치여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고, 미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러시아를 지척에 둔 우리는 말할 것도 없다. 오늘날 러시아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이해하려면 러시아가 수립되기 전의 ‘소련’을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저자의 경험, 30년간 조사한 사료를 바탕으로 소련의 현실을 생생히 그려낸다. ‘소련의 붕괴는 불가피했다’는 지배적인 서사에서 벗어나, 고르바초프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붕괴의 순간을 재구성한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을 현대화하고 민주화하려 했지만,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는 소련 경제를 무너뜨리고, 민족 간에 분리주의를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러시아’의 민주주의적 포퓰리즘, 독립을 위한 발트 3국의 투쟁, 소련의 막대한 부채와 재정 위기, 권위주의적 국가 권력의 취약성이 붕괴의 단초를 제공했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도서관, 기록보관소의 자료부터 소련 고위 정치인, 외교관, 군 관계자, KGB 관리 등 각계각층 사람들과 주고받은 인터뷰까지 담아낸 이 책은 소련 몰락의 전모를 ‘벽에 붙은 파리’처럼 볼 수 있도록 완벽하게 드러낸다.
이 책은 “악의 제국이 보존될 수 있었던 방법”을 추측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어난 사건에 관해 지적으로 정직해지려는 시도다. 역사는 불가피한 사건의 연속이 아니며, 소련의 종말도 예외는 아니다. 저자는 다양한 우발적 상황을 조명하고, 인간의 이상, 두려움, 열정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태가 전개됨으로써 ‘국가는 어떻게 붕괴하는지’ 선연하게 펼쳐 보인다.
■ 작가정보
블라디슬라프 M. 주보크(Vladislav M. Zubok)
런던정경대학의 국제사 교수이자 역사가. 1958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980년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1985년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소속 연구기관인 미국 및 캐나다 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대학, 미시간대학 등에서 방문교수를 지냈고, 2004년 템플대학에서 종신교수가 되었다. 또한 조지워싱턴대학 국가안보기록보관소의 러시아 및 동유럽문서 데이터베이스 프로젝트와 우드로윌슨국제학자센터 냉전국제역사프로젝트의 책임자였으며,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일했다.
대표 저서로는 《실패한 제국》 《크렘린의 냉전 속으로(Inside the Kremlin’s Cold War)》 《지바고의 아이들(Zhivago’s Children)》이 있으며, 이 책들로 라이어널 겔버상과 마셜 슐먼상을 받았다. 《소련 붕괴의 순간》은 2022년에 레지널드 젤닉 도서상을 받았으며, 컨딜역사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이 책의 사료들은 적어도 30년에 걸쳐 수집한 것으로, 개인적 기록ㆍ편지ㆍ일기, 소련 고위 정치인ㆍ외교관ㆍ군 관계자ㆍKGB 관리ㆍ군산복합체 관리ㆍ소련 사회의 각계각층 사람들과 주고받은 대화뿐 아니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기록보관소 및 도서관, 미국의 자료와 인터뷰 기록으로 구성한 것이다.
■ 목차
등장인물
지도
서문: 퍼즐
1부 희망과 오만, 1983~1990년
1장 페레스트로이카
KGB 개혁가 | 권좌의 레닌주의자 | 방향 설정이 잘못된 개혁 | 사회적 민주주의
2장 해방
보편적 임무 | 과거의 복수 | 폭풍 속으로
3장 혁명들
굿바이 레닌 | 역사의 가속화 |”혁명은 불안정이다!” | 장벽이 무너지다
4장 분리주의
러시아가 깨어나다 | 고르바초프의 대통력직 | 독일과 리투아니아 | 독일과 러시아 |”고르바초프를 안정화하기”
5장 갈림길
경제학자들의 시간 | 정책 싸움 | 검은 9월 | 분열된 집
6장 리바이어던
레임덕 당 | 대후퇴 | 감시견 | 압박받는 MIC | 도전받는 리바이어던 | 고르바초프의 나쁜 선택들
2부 쇠퇴와 몰락1991년
7장 대치
발트 국가들에서의 유혈사태 | 새로운 스트롱맨 | 국민투표 | 불평등한 파트너들 | 모스크바에서의 대결
8장 이양
9 더하기 1 | 러시아 민주주의자들과 그 친구들 | 옐친의 대통령직 | 곰과 여우
9장 합의
워싱턴 독트린 | 런던으로의 초대 |”그들을 3류 국가로 전락시키는” |”소련은 코스타리카가 아니다!” | 런던 회담
10장 음모
트로이카 | 마지막 정상회담 | 크림반도 휴가 | 불청객들
11장 훈타
충격과 공포 | 크류치코프의 실책 |”우리 편에 서주시오!” | 급변점 | 고르비 구하기
12장 종말
파티는 끝났다 | 연쇄반응 | 슬라브인들의 전쟁? |”은행으로 달려가기” | 임시 과두정
13장 불협화음
신용 종식 |”겁쟁이 키예프” |”빈말 대잔치” |”러시아의 전략” | 우크라이나와 핵무기
14장 독립
러시아 우위 | 개혁 정부 | 중잉이라는 허구 | 우크라이나를 기다리며 | 우크라이나 선거
15장 청산
최후의 일격 | 미국의 인정 | 초강국을 대체하다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