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집을 보는 시각이 단순히 먹고 자는 곳을 넘어 남과는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이제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닌 ‘사는(live)’ 곳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정원은 이런 자기표현을 구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으로서 의미를 지닌다.
철 따라 변화하는 정원은 시간과 함께 흐르는 삶의 깊이를 더해준다. 주거에서의 개성과 정체성 확립을 지지하며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명사들의 정원 생활이다.
정치, 철학, 문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발자취를 남긴 그들이 평생에 걸쳐 이룬 이상이나 신념은 물론 일상에서 맛본 정원에서의 즐거움이 어떻게 키워지고 실현됐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그들이 정원을 바라본 시각과 그 속에서 펼쳐 나간 꿈과 생각들, 소소한 일상을 살펴봄으로써 나의 삶과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정원 생활의 의미를 찾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자 성종상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한 이래 연구 및 설계 실무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조경 역사와 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대통령자문 건축문화선진화위원, 한국조경설계연구회장,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 환경계획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ICOMOS Voting Member 겸 한국위원회 집행이사,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의 전통생태학 1, 2』, 『조경ㆍ미학ㆍ디자인』, 『텍스트로 읽는 조경』, 『Pungsu: A Study of Geomancy in Korea』, 『식재디자인 핸드북』, 『한국조경의 새로운 지평』, 『세계유산의 새로운 해석과 전망』, 『The Routledge Handbook of Cultural Landscape Practice』(이상 공저), 『고산 윤선도 원림을 읽다』 등이 있다.
설계 작품으로는 〈인사동길〉, 〈국립중앙박물관〉, 〈호암미술관 한국정원 희원〉, 〈선유도공원〉, 〈용산공원 기본구상〉,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천리포수목원 입구정원〉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 풍토 속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읽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서 조경 공간이 지닌 가능성과 효용을 실현하려 애쓰고 있다.
■ 차례
글을 시작하며
PART 1
1. 사랑도 기쁨도 영원한 것은 없었다. 평생 쉴 곳을 찾아 헤맨_ 헤르만 헤세
그의 영혼의 안식처였던 정원들
2. 18년의 유배 생활, 최고의 실학자이자 개혁자로 평가되는_ 다산 정약용
그가 꿈꾸었던 이상적인 거처의 면모
3. 고요함 속에서 조용히 사색과 명상을 즐겼던 독일 최고의 문호_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충동과 열정을 탁월한 성취로 이끌어내 준 그의 정원들
4. 태어난 지 오십 년 만에 이제야 겨우 반 쪽 집을 지었네
외진 곳에 있으니 찾아오는 이 드물고 산 깊어 해 빨리 져서
쉬이 저녁 된다네_ 퇴계 이황
5. 신생국 미국의 국가이념을 마련한 건국의 아버지_ 토머스 제퍼슨
그의 꿈과 이상의 공간적 표상으로서 정원
6. 진지한 환경운동가, 지속가능한 자연순환 생태의 중요성을 평생 따른_찰스 3세
영국 국왕. 남다른 철학과 삶의 실천 현장으로서의 정원
PART 2
7. 불굴의 용기와 의지로 나라를 지켜낸 위대한 영국인_ 윈스턴 처칠
용기와 인내의 원천이었던 그의 정원
8. 조선 왕 중 꽃과 나무를 가장 많은 심은_ 정조대왕
평생 슬픔으로 남은 아버지를 그리며 궁궐 후원에서 정치적 위상을 드높이다
9. 빛과 바람, 시간에 따라 변하는 꽃과 나무에서 최고의 화가로 탄생한 사람_클로드 모네
꽃과 나무와 빛으로 땅에 그림을 그리다
10. 열일곱, 좌절된 벼슬의 꿈을 버리고 죽을 때까지 운둔자의 삶을 지켜낸_ 소쇄옹 양산보
곧은 선비의 강인함을 오늘날까지 지켜낸 사대부 정원 소쇄원
11. 분분한 인간 세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늙은 가짜 어부’를 자처한_ 고산 윤선도
이루지 못한 출사의 꿈을 산수 간 원림에서 예술로 승화시키다
12. 조선 최고의 금수저이자 문예부흥가로 짧은 삶을 살았던_ 안평대군
아버지의 유언과 형의 권력욕 사이 그를 숨 쉬게 했던 산수풍경
글을 마무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