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시간

   
스즈키 도시아키(역: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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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북스
   
15000
2016�� 05��



■ 책 소개

 

20년 동안 ‘자아’ 분석에 매진해온 심리학자가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불필요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정리한 책. 정신의학자 에릭 번의 ‘교류분석’ 이론에서 제창한 ‘인생 각본’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자아와 선입관의 관계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딘가 불안하고 공허한 사람들, 행복해지고 싶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의식에 있는 부정적인 사고의 구조를 파헤치고 내면세계에 들어가 불완전한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행복에 이르는 길을 방해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한결 자유롭고 가벼워지는 삶의 방식을 안내한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양한 심리치료를 통해 부정적 선입관에 둘러싸인 과거와 이별하고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기 긍정감’을 키우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신을 진단하는 ‘차트 분석법’과 ‘인지 요법’,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발코니 사고법’, 마음의 공간을 만드는 ‘마음 정리법’, 의식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 자신을 다독이는 ‘빈 의자 치유법’, 자기애를 높이는 ‘일기 쓰기’ 등 어떤 상황에서든 상처받지 않고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마음 단련법’을 소개한다.

 

■ 저자 스즈키 도시아키
심리학자이자 시코쿠대학교 생활과학부 교수.

 

전문 분야는 심리학으로 ‘자기의식의 구조’를 최대 주제로 삼고 있으며, 자존감과 성의식, 선입관, 인격 형성 등을 연구한다. 중학교 2학년 때 문득 ‘나란 무엇인가? 나는 왜 나일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혔고, 그 후 줄곧 ‘자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 심리학회, 일본 발달심리학회, 교육심리학회, 일본 사회심리학회 소속 심리학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정신의학자 에릭 번(Eric Berne)의 ‘교류분석(Transactional Analysis)’이론에서 제창한 ‘인생 각본’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자아와 선입관의 관계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지은 책으로는 『자기의식 심리학(自己意識心理學槪說)』『자기 성립의 발달 심리학(自己成立の發達心理學)』『선입관의 심리학(思いこみの心理學)』등이 있다.

 

■ 역자 김정환
건국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외국어전문학교 일한통번역과를 수료했다. 21세기가 시작되던 해에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 한 권에 흥미를 느끼고 번역의 세계로 발을 들였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자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공대 출신의 번역가로서 공대의 특징인 논리성을 살리면서 번역에 필요한 문과의 감성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다. 야구를 좋아해 한때 imbcsports.com에서 일본 야구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옮긴 책으로는 『난 감동이 필요해』『살아 있는 동안 꼭 읽어야 할 46권의 교양 고전』『한 권으로 읽는 핵심삼국지』『10세부터 배우는 상대성 이론』『미국 대통령의 거짓말』『바다의 아시아 1』『힘의 백과사전』『평전 스티브잡스 VS 빌게이츠』『유니크 파워』『기상천외한 마케팅수업』『보틀넥』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들어가며 나를 구속하는 생각을 내버려두지 말자

 

제1장. 우리가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나는 왜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까_자기실현적 예언
인생을 결정하는 어린 시절의 선입관_금지령
세상을 바라보는 네 가지 방식_자세
나를 행동으로 몰고 가는 다섯 가지 메시지_드라이버
무언가 나도 모르게 나를 조정한다_드라이버의 특징
자신의 세계관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다_게임
일상적인 대화에 감춰진 속마음을 보다_숨은 메시지
모르는 사이에 벌어지는 심리 게임_일곱 가지 게임

 

제2장.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믿는 것들
일상의 의문을 멈추는 순간_선입관
과연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일까_선입관의 근거
마음에 편향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_인지 편향
마음 깊은 곳에서 옳다고 믿는 것_신념
꿈을 계속 생각하면 이뤄질 것이다_근거 없는 자신감
저 사람 왠지 좋은 사람 같아_바넘 효과
연애의 90%는 착각이다_선입관의 힘

 

제3장. 그 일이 언제나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지 말자
‘당연하다’는 생각은 어떻게 생겨났을까_선입관 형성
이유 없이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어떡해_자동사고
나는 왜 이렇게 성급하게 결정할까_인지적 왜곡
내가 생각해도 나는 문제가 많아_선입관의 정체
지금 당장 버려도 되는 생각 구별하기_연상 작용

 

제4장. 부정적인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멋대로 나를 조정하게 두지 마라_인지요법
높은 곳에서 나를 바라보기_발코니 사고법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단정적으로 생각할까_선입관 깨닫기
뭔지 모르는 이 감정은 어디서 오는 걸까_포커싱

 

제5장. 내 마음인데 왜 마음대로 안 될까
인생을 대하는 이상적인 자세를 갖추다_스트로크
몸을 조정하면 마음이 바뀐다_습관
부정적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_일기 쓰기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_자기 긍정감  

제6장. 나를 지배하던 생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삶이 더 좋아질 수 있을까_선입관 활용
‘할 수 없다’와 ‘할 수 있다’ 사이의 벽_멘탈 블록
어쩌면 운명을 고쳐 쓸지도 몰라_빈 의자
내가 살아가고 싶은 나의 모습_재설정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_목적

 

나오며 이제는 어린 나와 이별해야 할 시간이다
참고문헌




나를 읽는 시간


우리가 의지대로 살아간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나는 왜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까_자기실현적 예언

A씨는 어렸을 때부터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공부를 아주 잘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실전에 약하다는 게 문제였다. 대학 입시 때도 제1지망 대학 본고사를 보는 날 감기에 걸려 시험을 망치는 바람에 결국 제2지망 대학에 들어갔다. 취직할 때도 정말 들어가고 싶었던 회사의 최종 면접에 지각하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일을 할 때도 항상 마무리가 약하다는 말을 듣는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계획한 대로 잘 진행되다가 막판에 실수를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일이 꼬여버릴 때마다 A씨는 자신이 운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운명을 타고난 것이라고 여긴다. 왜 A씨가 하는 일은 끝까지 잘 풀리지 않는 걸까? 정말 운이 없는 걸까? 마무리가 약한 성격 탓일까?


그렇지 않다. A씨는 결정적인 순간에 일이 꼬인다는 인생의 각본을 자신도 모르게 쓰고 그 각본대로 살고 있을 뿐이다. 입으로는 "성공하고 싶어",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각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B씨는 어렸을 때부터 성실하고 얌전한 성격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대기업에 취직했고, 건실한 회사에 다니는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을 계기로 퇴직해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B씨는 불륜 사실이 발각됐다. 이 일로 다툼 끝에 남편과 이혼했고, 친권을 두고 재판까지 벌였지만 결국 남편이 아이를 데려갔다. 행복했던 가정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주위에서는 "그렇게 성실하고 얌전했던 B씨가 왜..."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왜 스스로 행복을 걷어차는 행동을 했을까? 가정에 불만이 있어서였을까? 남편보다 이성적인 남성을 만났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 또한 각본의 결과물일 뿐이다. 인생의 각본이 B씨를 불륜으로 몰고 가서 가정을 붕괴로 이끈 것이다. 그렇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난 그런 각본을 쓴 기억이 없는데?", "자신의 손으로 각본을 쓸 수 있는데 누가 실패하는 각본을 쓰겠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각본은 여러분이 모르는 사이에 완성된다. 그리고 각본에서 도망치기는 매우 어렵다. 우울하고 불행으로 가득한 각본을 써버린 사람은 안타깝게도 그런 인생을 반복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을 속박하는 인생 각본이란 대체 무엇일까?


인생 각본이란 교류분석 이론으로 유명한 정신의학자 에릭 번이 제창한 심리적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생 각본이라고 해서 실제로 각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심층 심리 속에서 무의식중에 인생의 각본을 쓴다는 의미다. 사람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느낀 점을 바탕으로 나는 이런 인생을 살 거야라는 인생 각본을 마음속에 그려 나간다. 그것도 자신이 전혀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그리고 그 각본에 따라 인생을 살아간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신념을 품으면 무의식중에 그것에 맞춰 행동하며, 결국 그것을 현실화하는 무서운 힘을 갖고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점쟁이에게서 "일주일 안에 사고를 일으킬 것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찜찜해서 빨리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무의식은 잊지 않고 그렇게 되도록 행동해 실제로 사고를 일으킴으로써 점괘를 현실화한다. 또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은 이런 성격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동해 A형의 성격을 확증한다. 이런 모든 것이 자기실현적 예언 현상이다.


인생 각본은 말하자면 여러분의 인생 예언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예언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나는 운이 나빠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각본을, 나는 운이 좋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각본을 스스로 쓰고 있는 셈이다. 항상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각본을, 어째서인지 중요한 순간에 일이 틀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각본을 쓰고 그 각본대로 움직인다. 실제로 운이 나빴거나 우울한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전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낸 스토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 말라는 금지령

금지령이란 문자 그대로 ~해서는 안 된다라는 명령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 돼", "밤 10시 이후에는 텔레비전을 보면 안 돼" 등의 금지령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언어화되지 않은 금지령도 있다.


예컨대 어린아이가 항상 어머니에게 "식사 전에 과자를 먹으면 안 돼"라는 꾸지람을 들어왔다고 가정하자.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식사 전에 과자를 먹고 싶다고 졸랐더니 어머니가 웬일로 "그렇게 먹고 싶다면 먹으렴"이라며 허락했다. 그런데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굉장히 화가 난 표정이었다. 말투도 퉁명스러웠다. 이 상항에서 아이는 과연 순진하게 과자를 먹을 수 있을까? 아마도 먹으면 안 되는구나라고 느끼고 참을 것이다. 어린아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부모의 본심을 감지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이와 같이 말 이외의 요소, 즉 부모의 태도나 표정, 몸짓 등에서 감지한 안 돼라는 무언의 메시지도 금지령이다. 부모는 무엇인가를 금지시킬 때 안 돼, 못써와 같은 것을 직접 말로 할 때도 있지만 무의식중에 자식에게 비언어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육아와 집안일로 녹초가 되었을 때 아이가 "엄마, 이거 뭐야?"라고 집요하게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몰라"라고 차갑게 대답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이때 아이는 몰라라는 말뿐만 아니라 냉담하게 대답하는 부모의 태도에 충격을 받는다. 부모가 가까이 오지 마라고 거부한 것처럼 느낀다.


그러면 부모에게 다가가서는 안 된다라는 금지령을 스스로 내리고 자신에게 ~하지 마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기분을 해치지 않으려면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리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느끼고 항상 부모의 안색을 살피면서 거리를 둔다. 이것은 말하자면 아이의 선입관이다. 자신의 행동을 제한함으로써 필사적으로 부모의 사랑을 얻으려는 생존 본능이 작용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 생긴 선입관은 어른이 되어서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가령 가까이 오지 마라는 금지령을 받은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서툴러 항상 혼자 행동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가 금지령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부모에게 같이 놀자며 다가갔는데 부모가 "나중에"라며 차갑게 뿌리치면 그것에 개의치 않고 금방 다른 놀이에 열중하는 아이도 있다. 인지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부모의 행동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문제도 개인차가 있음을 미리 말해두고자 한다.



그 일이 언제나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지 말자

당연하다는 생각은 어떻게 생겨났을까_선입관 형성

인간은 누구나 선입관을 갖고 살아간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 성격, 버릇 또한 대부분 선입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선입관의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이 장에서는 선입관의 구조를 파헤쳐보고, 구체적으로 여러분의 문제가 어떤 선입관에서 비롯되었는지 알아보자. 먼저 선입관을 형성하는 외적 요인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선입관을 만드는 네 가지 외적 요인

가족

가족은 사회의 최소 단위로 일컬어진다. 사람은 가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이나 사회의 규칙, 매너 등을 익힌다. 유소년기에는 부모가 모든 기준이 된다. 옳다/옳지 않다라는 부모의 판단 기준이 아이 판단 기준의 바탕이 된다. 부모가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는 그 생각에 의거해서 자란다.


한편 어릴 때는 원래 시끄럽기 마련이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이가 큰 소리로 떠들어도 주의를 주지 않을지 모른다. 아마도 둘 중 어느 쪽이 옳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아이는 부모가 옳다고 믿는 생각을 바탕으로 자라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부모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 이렇게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부모가 하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습관이 사실은 자신의 집에서만 행해지는 습관이었음을 알게 된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부모 자식이나 가족 사이에서생기는 선입관의 예는 일일이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어른이 된 지금은 가족의 규칙이 전부가 아니며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유소년기에는 부모와 갖는 커뮤니케이션이 거의 전부다. 부모와 나누는 커뮤니케이션만이 세상인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많은 것을 흡수하는 유소년기에 가족, 특히 부모에게 받는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크며 지금의 여러분을 좌우하고 있다.


교육

교육은 선입관(신념, 이념)을 기반으로 성립된다. 학교에서는 기운차게 인사해라, 복도에서 뛰지 마라, 윗사람을 공경해라, 음식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다들 사이좋게 지내라 등 집단행동이나 협조성을 높이기 위한 가르침을 주입시킨다. 여기에는 올바른 인간이 되려면 당연히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선입관이 전제로 깔려 있다.


그 나라의 문화나 역사에 따라 굳어진 선악, 옳고 그름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다.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은 나라에 따라 다르므로 시설은 어떤 교육이든 반드시 옳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일본에서는 유급을 하면 낙오자로 낙인이 찍히지만 핀란드에서는 1년 더 노력하는 아이와 같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것은 기초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태로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이해하는 쪽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생도 유급을 한다.


일본 입시 시스템의 기준이 되는 편차치도 국가가 정한 수치가 아니며, 다른 나라에는 아예 편차치 같은 것이 없다. 국가가 아니라면 누가 편차치를 정하는 것일까? 대형 입시 학원이 모의고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부나 학과의 편차치를 산출한다. 그런 기준의 수치이므로 입시 공부를 잘하면 우수한 인간이라는 생각은 선입관이라고 할 수 있다. 편차치가 높은 일본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수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아니, 그 전에 일본 기업에서도 "고학력이지만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지혜와 입시 공부는 별개다.


유소년기에 아이들이 부모의 교육 다음으로 접하는 것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의 교육이다. 특히 어렸을 때 받는 교육은 선입관을 형성하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회사, 직업

회사나 직업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선입관을 심어준다. 비즈니스 활동의 기본은 이익 추구다. 그 근간에는 이익을 올림으로써 회사가 커지고 그 결과 일본 경제가 성장하면서 우리에게 풍요를 가져온다는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샐러리맨의 사고방식에는 경제적, 물리적 풍요야말로 행복을 불러온다는 선입관이 잠재하고 있을 때가 많다.


또 일본에서는 회사가 종교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말이 있듯이, 출세를 위해 자신의 수명까지 줄여가며 일하는 회사 인간도 많다. 회사 인간이란 매사에 회사를 우선하며 일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회사의 번영이야말로 나의 인생에 꼭 필요한 기반이자 나의 정체성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용납된다. 이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도 많다.


업계 내에서는 상식인 것이 일반 세상에서는 비상식인 예도 있다. 가령 지방 공무원이 중앙 관청의 관료에게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서 하는 관관 접대도 그중 하나다. 이것은 공무원의 세계에서는 비상식이 된다. 업계라는 것이 선입관을 만들어내는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교사는 성스러운 직업이다, 경찰관 중에는 열혈한이 많다 등 직업에 관한 선입관이 있다. 의학은 인술, 즉 의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구하는 도라는 말도 있다. 이렇듯 방침이 선입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회 상식

사회의 규칙이나 가치관은 국가나 지역, 시대에 따라 놀랄 만큼 다르다. 예컨대 버블 경제기 이전의 일본에서는 회사를 옮기는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종신 고용이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블 붕괴로 고용 상황과 경제 상황이 크게 변한 뒤로는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회사를 옮기는 것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이젠 회사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믿음이 환상이었음을 깨달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또한 보통은 외출할 때 문을 잠그고 나가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문을 잠그지 않고 지내는 지방도 많다. 그런 곳에서는 주인이 외출을 나간 빈집에 이웃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 일상적인 광경이다. 이와 같이 사회 상식은 당연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인데 왜 마음대로 안 될까

몸을 조정하면 마음이 바뀐다_습관

필사적으로 입시 공부를 했고 모의고사에서는 항상 합격권이었는데 본고사에서 긴장하는 바람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 면접 예행연습에서는 술술 대답을 잘했는데 막상 면접장에 가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사람, 이런 어째서인지 실전에 약한 사람은 선입관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선입관은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어느 시점에 같은 경험을 한 적은 없는가? 어렸을 때 학부모들이 수업을 참관하는 자리에서 선생님에게 질문을 받았는데 대답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학예회 등에서 대사를 잊어버려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경험을 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실패한다라고 몸이 믿어버린다. 기억에서는 잊어버렸어도 몸이 그때의 감각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런 일이 또 일어날지도 몰라라는 불안감에 빠져 똑같은 상황이 맞으면 무의식중에 긴장하게 되고 신체가 반응해버린다. 그리고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악순환을 끊는 방법이 있다. 몸이 기억한 선입관은 몸을 사용해서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다. 마음으로 몸을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조종함으로써 마음을 바꾸는 시도다. 여기에서는 신체의 감각을 더욱 중시한 선입관 체질을 바꾸는 습관을 소개하겠다.


선입관 체질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

자세를 바꾼다

자세를 바꾸기만 해도 마음의 상태를 바꿀 수 있다. 에이, 설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자세는 마음을 반영한다. 풀이 죽은 사람의 자세는 몸을 구부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으며, 반대로 기운이 넘치는 사람은 가슴을 펴고 꼿꼿하게 선다. 요컨대 자세가 바른 사람은 마음 상태가 좋고 긍정적인 의식을 갖고 있다. 이 점을 역이용해 자세를 바로잡음으로써 마음의 상태가 좋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먼저 발바닥을 지면에 딱 붙이고 허리에 힘을 주며, 불필요한 힘을 빼고 꼿꼿하게 서보자. 다음에는 양 어깨를 아래로 누르면 발바닥까지 힘이 전달되어 발바닥이 지면을 더 세게 누르는 감각을 느낀다. 그리고 몸의 중심으로 하나의 축이 지나감을 느낀다. 전신 거울이 있는 사람은 거울을 보면서 해보기 바란다. 이때 머릿속에 떠올려야 할 것은 차분한 자세다. 무게 중심을 낮추면 불필요한 힘도 빠지고 몸도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 동작은 평소에 무심코 움직이는 신체를 자신의 의지로 제어하는 방법이다. 가령 긴장하면 발밑이 들썩들썩하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감각이 되는데, 이 자세를 취하면 몸 감각을 되찾을 수 있다. 차분하지 않은 상태를 "발이 땅에 닿아 있지 않다"라고 표현하는데, 차분하지 못할 때는 몸의 무게 중심이 위쪽에 있다. 그러므로 무게 중심을 아래로 내려서 발이 땅에 닿게 하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이 자세를 의식적으로 만들면 빠르게 긍정적인 기분이 될 것이다.


호흡을 바꾼다

항상 호흡은 자세와 한 세트라고 생각한다. 자세를 바로잡고 그 자세를 유지하려면 호흡이 중요하다. 다만 어려운 호흡법을 익힐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심호흡이다.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쉰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심장 박동 수는 호흡에 따라 변화하므로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기만 해도 떨어진다. 요컨대 신체의 긴장 상태가 풀린다.


신체가 움츠러든 사람은 호흡이 얕아진다. 그래서 더더욱 긴장한다. 한편 깊게 호흡하면 사람은 가슴을 펴고 등도 꼿꼿해진다. 등이 굽으면 호흡은 얕아지고 목과 어깨 등이 뭉친다.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집중력도 오르지 않는다. 따라서 자세가 나쁘고 호흡이 얕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신체를 스스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거나 기분이 개운치 않을 때일수록 자세와 호흡이 한 세트임을 떠올리고 바로잡기 바란다.


표정을 바꾼다

"안색을 살핀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의 표정에서는 그 사람의 마음이 엿보인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기분이 얼굴에 드러나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기분이 얼굴에 드러난다면 그 순서를 바꿔서 얼굴이 기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한데, 그런 사람들도 사실은 자신감으로 가득한 표정을 짓는 훈련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감으로 가득한 표정을 짓는 사이에 자신감이 솟아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감으로 가득한 표정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웃음을 띤 표정이 아닐까? 예를 들어 "심각할 때일수록 유머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지극히 사리에 맞으며 합리적인 생각이다. 사람은 긴장할수록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 그럴 때 재미있는 생각을 떠올리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면 몸은 어느 덧 그것을 기억한다. 그러면 넘기 어려운 벽이나 커다란 과제에 부딪혔을 때 자연스럽게 얼굴에 웃음을 띠며 마음이 편안한 상태가 된다.


거울을 봤을 때 찡그린 자신의 얼굴을 보면 나는 이런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부정적인 기분이 된다. 반면에 옅게 웃음 띤 표정을 보면 오, 얼굴을 보니 아직 꽤 여유가 있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긍정적인 자기 암시가 걸릴지도 모른다. 웃는 얼굴, 웃음이 몸과 마음 모두에 좋은 효과가 있음은 의학적으로도 증명되었다. 지어낸 웃음이라도 심리적 효과가 있음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처음에는 지어낸 웃음이라도 상관없다. 양끝으로 입꼬리를 올리고 의식적으로 밝은 표정을 만들다 보면 몸이 그것을 기억하고 웃는 얼굴이 되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진다.



나를 지배하던 생각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내가 살아가고 싶은 나의 모습_재설정

이너 차일드와 나눈 대화를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금지령이나 드라이버를 깨달았다면 "그런 것의 영향을 받지 않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니?"라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그렇게 해서 자신이 바라는 인생의 이미지가 떠올랐으면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해 어떻게 할지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항상 자신감이 없고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 쓰는 자신이라는 각본이 있다면 그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러면 자신의 금지령은 위압적인 부모의 영향임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이때 자신이 성장해 부모님에게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이야기로 말들어보자.


부모님이 "말대꾸하면 못써!"라고 하면 "제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세요"라고 주장한다. "엄마는 항상 제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으세요. 전 그게 슬퍼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말해본다. 두렵고 무서운 부모님에게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다면 반에서 아이들이 놀릴 때도 "그러지 마"라고 말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집단 괴롭힘을 당했을 때도 맞서 싸울 수 있었을지 모른다.


이런 식으로 살았다면 하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신을 마음속으로 그려본다. 그러면 직장에서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그런 말씀은 말아주십시오"라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되면 인생 각본은 서서히 타인에게 당당하게 행동하는 자신으로 수정될 것이다.


과거의 장면을 재현해 그 안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역할을 바꾸고 어떤 새로운 행동을 하고 싶은지 물어서 또 다른 문제 해결을 계획한다. 사람은 그저 운명에 농락당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운명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 다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이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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