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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적나라한 결혼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친다!

과거에는 결혼이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과정으로 생각됐으나, 이제 그러한 생각이 상식이던 시대는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1년 미국 국립보건통계센터에 의하면 처음 결혼한 부부의 20%는 5년 이내에, 33%는 10년 이내에, 그리고 50%는 20년 후에 파경을 맞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일까?
 
30년간 부부 상담 및 치료를 해 온 정신과의사 제이콥스 박사는 이 책 『결혼에 관한 7가지 거짓말』에서 결혼에 대한 7가지 거짓말을 통해 결혼에 대한 환상과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는 우리가 결혼의 실제를 깨닫고 그 거짓말에 대해 알게 된다면, 위기에 빠진 결혼생활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인 상담 사례와 해법을 통해 거짓말에 가려진 진실을 밝혀, 부부 생활 문제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저자 존 제이콥스(John W. Jacobs)
뉴욕 맨해튼에서 개업하여 30년 이상 부부상담을 하고 있는 정신과의사로, 정신분석 외에도 가족 전체의 구조와 소통을 다루는 가족치료, 체계적 접근(system approach)을 하고 있다. 현재 노스슈어 대학병원(North Shore University Hospital)의 정신과 감독자이자 외래 정신과 교수이며, 뉴욕대학교 의과대학(New York University Medical College)의 외래 임상교수다. 저서로는 『이혼과 아버지됨(Divorce and Fatherhood)』(American Psychiatric Press)이 있으며, 수많은 학술논문을 썼다. 결혼과 이혼에 관한 많은 강연을 해 왔으며, TV와 대중매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역자 김명식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용인정신병원심리실 수련을 거쳐, 수원/평택 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임상심리사,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 전주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부교수로재직 중이다. 한국임상심리학회 정신건강정책이사,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부회장, 한국심리학회 공공정책 위원장을 역임하였다.

■ 차례
옮긴이의 글 ㆍ 5
프롤로그 ㆍ 9

| 들어가며 | ㆍ 33
오늘날의 결혼에 대한 진실: 일곱 가지 거짓말 탐색하기

Chapter 1 결혼의 조건 ㆍ 65
거짓 사랑은 당신에게 필요한 전부다.
진실 사랑은 결혼의 한 조건일 뿐이다.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사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Chapter 2 소 통 ㆍ 99
거짓 나는 항상 말하지만, 배우자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진실 좋은 의사소통이 솔직한 대화보다 훨씬 중요하다.

Chapter 3 변 화 ㆍ 141
거짓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진실 변화는 항상 가능하며,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온다.

Chapter 4 유 산 ㆍ 195
거짓 결혼은 새로운 가족 유산을 창조한다.
진실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원가족이 현 가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Chapter 5 평등한 결혼 ㆍ 229
거짓 평등한 결혼이 전통적 결혼보다 더 쉽다.
진실 평등한 결혼에서의 협상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Chapter 6 육 아 ㆍ 281
거짓 아이는 결혼생활을 보호해 준다.
진실 아이는 결혼생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Chapter7 성 ㆍ 333
거짓 성 혁명은 부부간 성생활을 과거보다 더 좋게 만들었다.
진실 지나친 대중매체의 영향은 부부간 성생활을 방해할 수 있다.

| 나오며 | ㆍ 379
실제적 사람들을 위한 실제적 결혼
후 주 ㆍ 393

우리는 개인의 심리학을 숭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리고 개인의 정신적 문제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학습해 왔다. 만일 우리가 배우자의 정서적 문제를 고칠 수 있다면 우리의 결혼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부부는 서로를 비난하는 데 전문가다. 그러나 실제로 결혼의 문제는 개인적인 것 이상으로서, 둘 이상의 훨씬 더 큰 무엇이 있다. 현재의 결혼제도는 위기에 놓여 있다. 수백 년간 성인들의 친밀함과 동료 의식을 지탱해 왔던 사회적 제도가 쇠퇴하기 시작하고 있다. 결혼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보다 나은 결혼생활과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사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결혼생활을 방해하고 부부관계를 해체하며 이혼에 이르게 하는 사회적, 역사적, 심지어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 잘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결혼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인식해야만 성공적인 부부관계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고 시간을 투자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둘째, 부부관계에서는 개인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이 점차 상호 갈등으로 비화되어 반복되는 갈등과 소외의 악순환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셋째, 부정적인 갈등의 악순환을 막고, 효과적이고 지지적인 의사소통을 학습하며, 실제적인 행동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그렇게 하려는 마음과 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다. 이 책은 어떻게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 줄 것이다.

우리는 결혼에 대한 거짓말과 오해, 신화와 동화를 많이 만드는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 마음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이성적 기대를 갖고 결혼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거짓말과 비이성적인 기대는 결혼 실패의 가능성을 높인다. 대부분의 거짓말과 비이성적인 기대는 수세대 동안 전해져 왔으며, 최근에 나타난 것들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성공적인 결혼을 파괴할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당신이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잘 피하거나 대처하면서 결혼에 대한 거짓말을 찾아내고 솎아 낼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수세기 동안, 사회적 요구와 문화적 금기에 의해 유지되어 온 결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은 커다란 벽 뒤에 숨겨져 있었다. 우리는 이 잘못된 생각을 간파하지 못했고 그런 시도도 하지 않았다. 현대에 와서 이혼이 급증하면서 우리는 부부관계의 핵심을 들여다보게 되었고, 역사상 최초로 부부관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생기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리는 결혼에 대한 잘못된 신념에 너무 많이 의지함으로써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생각을 포기하는 것을 매우 주저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신념에 의지하다가 결국 이 신념으로 인해 결혼생활이 불행해지는 경우를 너무나 자주 보게 된다. 나는 이 신념들을 결혼에 관한 일곱 가지 거짓말이라고 부른다.

결혼의 행복은 신화(myth)에 불과하다. 무조건적 사랑(unconditional love)은 아기와 아동에게 필요한 것이지, 결혼한 성인 배우자와의 사이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무엇보다 개인적 행복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때(특히 여자아이들에게) 결혼은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며 개인적 행복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믿게 한다면, 그 아이는 결혼의 어려움과 복잡함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기 쉽다. 어떤 부부들은 상담실에 와서 심한 충격 속에서 말한다. "우리는 서로 많이 사랑해요. 그런데 왜 우리는 불행할까요?" 낭만적인 사랑만 있다면 결혼 생활은 행복할 것이라는 신화는 부부들로 하여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준비하지 못하게 한다. 사랑은 놀라운 것이지만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며, 사랑 하나만으로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결혼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필요한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으며, 이 기술을 성실하고 열심히 지속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모두는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말하지만, 실제적인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감정에 대해 개방적이 되도록 격려하지만, 유익한 감정과 해로운 감정을 구별하는 방법은 가르치지 않는다. 효과적으로 이야기하고 듣는 방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TV 토크쇼의 많은 전문가는 "있는 그대로 말하라." "솔직해져라." 그러면 배우자가 당신의 진정한 감정과 욕구를 알게 될 것이라고 충고하곤 한다.

그러나 사실 지나친 솔직함은 정직보다는 야만성(brutality)을 가져오기 쉽다. 배우자가 이 진실을 이용해서 상대방이 복종하도록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단순한 소통 방법의 차이보다 훨씬 더 큰 문제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가치, 흥미, 목표와 욕구에 있어 심각한 차이를 가져온다. 심지어 배우자가 상대방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을 때에도, 해결하기 어려운 또 다른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 종종 놀라게 된다. 의사소통 하나만을 증진시키는 것은 결혼생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답은 아니며, 단지 첫 단계에 불과하다.

나를 찾아오는 많은 부부는 항상 자신이 변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상대방이 변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은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고 느끼고 있고 또 그렇게 믿는다. 이런 부정확하고 염세적인 믿음이 결혼생활을 개선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방해한다. 많은 사람이 잘못된 방법으로 부부관계를 변화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실패하기 쉬우며, 좌절하면서 사람은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하게 된다. 많은 사람이 변화를 너무 두려워하므로 새로운 방법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힘을 쏟기보다는 비상구나 도피처로 피하려고만 한다. 비록 상대방이 변하지 않으려고 완강하게 저항할지라도, 자신이 결혼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많다. 변화는 항상 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원가족(family of origin)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 수 있지만, 결혼해서 가족을 갖게 되면 원가족의 영향력의 훨씬 더 커진다. 보통 결혼해서 남편, 아내, 부모가 되면 어린 시절 원가족에서 보고 경험했던 과거의 영향과 미해결된 심리적 문제들이 나타나게 되고, 대부분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현재의 부부관계를 훼손하기 쉽다. 오늘날과 같은 모바일 세상에서 우리는 부모로부터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그들의 영향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커졌다. 원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접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그들이 우리를 양육한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거의 없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신은 원가족이 얼마나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면 매우 놀랄 것이다. 의식적으로 원가족에서 했던 것과 다른 행동을 하려고 하다 보면 이 사실을 더욱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원가족이 자신의 가치와 스타일에 미치는 강한 영향력을 인식하지 못하는 배우자는 결혼생활에서 변하지 않는 고질적 문제를 갖기 쉽다.

새롭게 등장한 평등한 결혼 모델에서는 모든 일이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지는 않을지라도, 가족의 책임이 공정하게 나뉘고 의사결정의 권한이 공유될 것이라고 기대된다. 남편은 아내를 존중해 주고, 가족의 일을 공유하며, 경제나 자신의 역할을 이용하여 통제하려 하지 않는다. 이론상 평등은 놀라운 개념이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사실 고통당하고 있는 배우자들은 남편과 아내라는 성역할에 대한 기대와 책임으로 인해 갈등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의 경우,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안의 잡다한 일(함께 하기로 동의한)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히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또한 일하는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 일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쉬지 못하고 집안일과 자녀 양육과 관련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불공평하다고 느낀다.

성역할 기대에 대한 혼란, 서로에게 충분히 감사하지 않는 감정, 이로 인한 억울함이 쌓이면서 많은 결혼생활이 죽어 가고 있다.

말하기 어려운 진실을 말해 보자. 아이는 오히려 결혼생활에 매우 큰 위협이다! 물론 가족을 이루는 것이 결혼의 주요한 이유였지만, 당신이 사랑하는 아이가 당신 부부의 삶에 부정적인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보통의 경우, 열심히 일하다 보면 부부가 함께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성장하게 되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부부간의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다 갉아먹게 된다.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면 아이가 집안의 1순위가 되지 않게 하라. 다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결혼생활과 배우자가 1순위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당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당신의 아이가 온전한 가족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성이 도처에 깔려 있고 그에 관한 정보가 어느 때보다 더 구하기 쉬운데도 왜 부부들의 성생활은 실제로 더 좋아지지 않는 것일까? 왜냐하면 부부는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단한 성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의 이미지가 각종 매체를 통해 과도한 영향을 주면서, 모순되게도 부부가 적절히 이완하며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각종 매체에서 나오는 결코 피곤해질 것 같지 않은 멋진 몸매의 사람들이 성생활을 즐기는 이미지는, 일과 양육으로 인한 피곤함,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 섭취나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뱃살, 배우자의 입 냄새나 지불해야 할 수많은 영수증 등으로 심하게 훼손받고 있는 일상적인 부부의 성생활과는 매우 다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성생활에 대한 대중매체의 과도한 영향으로 인해 배우자가 당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기 쉽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사회와 문화가 얼마나 깊이 우리의 결혼생활을 훼손하고 부부관계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잘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현대사회는 과거에 비해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일이 훨씬 힘들어졌다. 결혼생활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복잡성을 인식해야 하고, 결혼생활의 중요성을 부각해야 하며, 결혼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잘못된 이해를 촉진시키는 세련되지 못한 위험한 거짓말들을 더 이상 과신하거나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아야 한다. 독자들이 이런 사실들을 이해했다면, 이제 결혼에 대한 거짓말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제거할 때가 된 것이다.

거짓: 나는 항상 말하지만, 배우자는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진실: 좋은 의사소통이 솔직한 대화보다 훨씬 중요하다.

아만다와 로이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후에야 상담을 하러 왔다. 아만다는 정리 해고된 후 회사로부터 많은 보상금을 받았지만 자아는 황폐해졌다. 그녀가 뭘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집에서 지내던 지난 6개월 동안, 남편 로이는 언론 법률가로 승진했고 미치도록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그는 점점 아만다에게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졌다. 아만다는 직장생활에서뿐만 아니라 결혼생활에서도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이러한 느낌이 실직에 의한 스트레스 탓인지, 로이에 대한 걱정 탓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당신은 맨날 집에 늦게 들어와요. 그러고선 내가 만사 제쳐 놓고 당신을 즐겁게 해 주길 바라죠." 아만다는 비난하듯 말했다. "당신은 집에 일찍 온다고 말하지만, 한밤중이 넘어서야 얼굴을 볼 수 있고 전화 한 번 안 해요. 내가 겪는 일엔 신경도 안 쓰죠. 당신은 완전히 이기적으로 변해 가고 있어요."

"나도 한번 말해볼까?" 로이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하늘에 맹세코 정말로, 당신에겐 당신만을 위한 생활이 없어. 당신 인생에 뭔가 할 일이 있다면 내가 직장에서 얼마나 늦든 그렇게 심하게 신경 쓰진 않을 거야. 나는 당신이 할 일을 찾아야 한다고 죽어라 말해 왔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하질 않잖아. 당신이 내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잖아." 그는 내게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시겠어요? 아무리 얘길 해도 이 사람은 제 말을 안 들어요!"

나는 말했다. "제 생각은 말이죠……. 두 분 다 언성이 높아지니까 분명해지네요. 바로 그게 문제입니다."

이 말이 어떻게 들리는가? 우리는 감정을 드러내라고 가르치면서도, 좋은 감정인지 해가 되는 감정인지 혹은 말투가 이로운지 해로운지 적절히 구분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고 배워 왔다. 또한 우리는 종종 난폭한 솔직함(brutally honest)이 유익한 의사소통이라는 말을 듣는다. 사랑하는 이에게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 정확히 말해 주는 것이 상대가 우리를 이해하게 하고 중요한 변화를 만들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난폭하게 솔직한 사람은 솔직한 것이 아니라 잔인한 것이다. 절제되지 못한 상처를 주는 말을 하면서 초조함, 분노 또는 격노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을 정직하고 건설적인 비판인 양 위장한다. 자신의 비난이 상대방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실제적인 자기자각 없이 자신이 느끼는 것과 그 과정을 아무런 여과 없이 말할 뿐인 것이다.

내가 상담하는 부부들의 대다수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배려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나 힘들어한다.

물리적으로는 더 세게, 더 자주 소리굽쇠를 칠수록 강력한 신호를 보내게 되고 반대쪽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부부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주 강렬한 정서적 반응을 하는 사람은 주위 사람에게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정서적으로 예민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는 자극적인 진동을 골라내어 예민하게 정서적 반응을 하기 쉽다. 물리적으로, 반대쪽 소리굽쇠가 지속적으로 울리지 않으면 진동은 결국 멈추게 된다. 이와 같이 서로 반응하는 두 사람의 정서적 진동은 왔다 갔다 순환하게 된다. 서로에게 과도한 반응을 하면서 상처를 주는 부부는 매우 강력한 부정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게 되는 것이다. 성내고, 격노하며, 악의적이고 잔인하게 상처를 주는 강력한 부정적 감정들이 의사소통을 망치고 부부관계를 해칠 수 있으므로, 배우자와의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감정을 진정시키고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소리굽쇠처럼 정서적 반응을 잠시 억제하고 자제하기만 해도 서로 간의 감정적 반응을 약하게 할 힘을 가질 수 있다.

부부에게 있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 강력한 정서적 고리는 어느 한쪽이 방향을 꺾거나 바꾸기 전까지는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진동이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을 때 한쪽이 화를 참으면 이 악순환은 급속도로 약화된다. 대부분의 경우, 부부 한쪽이 부정적 정서를 참지 못할 때는 다른 한쪽이 단독으로라도 상황을 좋게 할 수 있다.

불행히도, 대부분의 경우 배우자의 부정적 진동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서 좋게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일단 누군가가 우리에게 나쁘게 행동하거나 말을 하면, 우리는 받은 만큼 반응하는 경이로운 능력이 있다. 역습이 방어적이든 공격적이든, 물러서든 격해지든, 대부분은 일단 기분을 망치면 그것을 그대로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자동적으로 더 센 강도로 잔인하게 정서적 공격을 하거나 똑같은 강도로 재공격하는 것은 부부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만약 부부간 이런 상황을 적절히 완화시키는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계속 싸우게 된다면 습관적으로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결국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소통할 때마다 늘 같은 결말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문제가 있는 모든 결혼을 회복시키거나 향상시키기 위한 첫 단계는 부정적인 감정적 순환을 대폭 줄이고, 상처를 주는 고리의 방향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악순환을 되돌리는 좋은 방법은 부부관계의 정서적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부부관계의 정서적 분위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 그 방법이다. 이 과업은 긍정적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고 지속적으로 사용해서 달성할 수 있다. 부부관계에서 있어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도 중요하지만, 의사소통 기술이야말로 결혼생활의 성공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사랑스럽고 사려 깊으며 존중받는 말에 의해 위로받고 안심하게 된다. 사려 깊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을 학습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부부가 극적으로 나아지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다.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위한 핵심에는 자기 진술(self-statements)이 있다. 자기 진술은 자신이 느낀 감정의 책임을 자신이 함께 지는 것으로, 결혼생활에서의 대화를 극적으로 향상할 수 있는 배우기 쉬운 기술이다.

자기 진술은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 항상 나를 주어로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너 진술(you statement)은 자신의 감정적인 불편함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자신에게는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 너 진술은 비판, 비난, 분노의 의사소통 기술이다. 너 진술은 자신의 정서적 경험과 부정적 행동이 상대방의 무책임한 행동이나 상처 주는 행동에 대한 반응 때문인 것처럼 표현한다. 나 진술이 부부간의 정서적 반응을 감소시킨다면, 너 진술은 정서적 반응과 서로 간의 긴장을 증가시킨다.

자기 진술을 말할 때, 다른 사람의 행동이 자신에게 영향을 주거나 상호작용한다는 방식으로 문제를 규정하라. "나는 X가 일어났을 때 Y라고 느껴." "당신이 Z를 할 수 있다면 내게 도움이 도리 거야. 그러면 나는 X를 더/덜 느끼게 될 거야." 똑똑한 내담자들은 상대의 뒤에서 비판을 숨기면서 돌려서 말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애들이 자기 전에 당신이 아이들과 같이 레슬링을 하고 있으면, 나는 당신이 천진난만한 어린애로 돌아간 것 같아서 보기 좋아." 또는 "난 당신이 설거지하는 것을 잊어버릴 때마다 항상 불편해." 이렇게 나 진술로 둔갑한 너 진술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진정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생각이나 의견에 불과하므로 큰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이런 대화는 실제로는 나 진술이 아니라 너 진술일 뿐이다. 나 진술에서는 비교적 간단하고 명확하게 자신의 느낌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오랫동안 특정한 행동을 고집하는지, 정말 놀라울 뿐이다. 배우자의 잦은 비난은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전형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면서 실패한 전략을 왜 똑같이 반복하길 고집하는가? 예를 들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소리 지르면 언젠가는 잘 듣지 않는 사람도 들을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행동한다. 불행히도, 경청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받는 사람은(특히 당신의 배우자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말을 듣는 것을 싫어하며, 존중받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한 경청하거나 변화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우자가 항복할 때까지 조르고, 비판하고, 잔소리하고, 겁을 줌으로써 원하는 결혼생활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며 행동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많은 것 같다. 또한 배우자가 사과할 때까지 얘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다. 부부싸움에서 순간적이나마 승리감을 줄 사과를 하게 할지라도, 배우자에게 사과나 죄책감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효과가 없게 된다. 결혼생활에서 강제적으로 얻은 것은 결국 언젠가는 배우자의 분노를 유발하기 때문에 상처뿐인 영광(pyrrhic victory)이 될 뿐이다.

이때 자기 진술을 사용하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자기 진술은 배우자가 당신의 말을 잘 듣게 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의도적이고 방어적으로 거부할 욕구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부부간의 대화를 순조롭게 하도록 돕는다.

거짓: 아이는 결혼생활을 보호해 준다.

진실: 아이는 결혼생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리는 50대 중반의 여성으로 심각하게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그녀는 스물한 살 때 스무 살의 데이비드와 결혼했다. 언제부터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된 걸 알았는지 물었을 때 그녀는 잠시 생각하고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세요."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잠시 후에 그녀는 말했다. "아마 크리스(그들의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였던 것 같아요. 난 아이들을 돌보기 바빴고 남편은 새로 일을 시작해 일에 미쳐 있었으니까요."

"두 분은 서로에게 헌신하며 보내는 부부만의 시간을 얼마나 가지셨나요?" 리는 그녀의 엄지와 검지를 모아 동그라미로 숫자 영을 만들어 보였다. "저는 결혼생활이 아니라 아이들을 돌보는 데 헌신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이는 가정의 양육자로서 일에 몰두해야 한다고 배워 왔어요." 그녀는 계속 말했다. "그이와 난 우리의 의무에 충실했지만 이제 우린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고 거의 느끼지 못해요.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에는 부부간에 교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신경 쓰지도 않죠. 이제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서야 서로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항상 애들, 애들, 애들 하며 우리들만의 진정한 관계가 없었어요. 정말 외로워요."

우리와 같은 가족중심 사회에서 자녀가 결혼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자녀의 존재가 대부분의 결혼생활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의 한 요인이고, 이혼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아이를 갖는 것은 놀랍도록 성취감을 주는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은 거의 대부분 자녀 양육이 18년이나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얼마나 고되고 정서적‧육체적으로 애먹는 일인지에 대해 거의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방비의 상태다.

대부분의 이혼은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에게서 일어난다. 이 사실이 가정생활에 대한 끔찍한 모순을 만든다. 결국 우리가 이혼의 가능성을 가장 걱정하는 가족, 즉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은 부분적으로는 자녀가 있기 때문에 이혼의 가능성이 높은 가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것 같다.

남편이 아닌 또 다른 아기와 결혼한 것 같다고 불평하는 여성과 상담할 때, 나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남편이 아이 같았는지 물어본다. 어떤 여성들은 종종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남편을 돌보는 것을 즐겼다고 인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편이 자신에게 의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전에는 남편의 행동이 그다지 싫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거슬리지 않았던 것이다. 전에는 남편이 아기 같지 않았지만, 이제는 아내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달라고 요구하면서 아기같이 군다는 것이다. 아내는 육아로 바빠서 남편을 자식들 돌보듯 대하기가 어렵다. 남성이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보다 성숙하게 변화를 받아들이면 안 되는가?

부부가 아이를 출산한 이후에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면, 남성에게 철이 들라고 요구하는 것 이외에, 아버지가 되는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자각과 공감대를 넓혀 나감으로써 출산 이후에도 계속 아내의 정서적 남편이 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남성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혼나거나 경시되는 느낌을 받을 때, 그들은 분노와 불행감을 숨기는 것을 배우게 되며, 가끔씩 몇 년씩 지속되기도 한다. 그러나 불행감은 사라지지 않고 곧 드러난다. 그럴 때 남편은 화를 내거나, 다른 여성(이해심 많고 감성적이며 친밀한)과 함께 사는 환상을 갖게 된다.

똑같은 경고가 남편에게도 해당된다. 남성이 여성의 관심사를 무시하면 역시 결혼생활은 위기에 놓인다. 만일 남편이 도움을 달라거나 함께 하자는 아내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아내의 불평과 좌절을 적당히 들어 주는 정도라면, 아내를 만성적으로 불만족하게 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된다. 많은 남성은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자식임에도 아이를 집에서 돌보며 지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한다.

일단 아이가 생기면, 인생과 결혼생활은 좋든 싫든 결코 전과 같지 않다. 어떤 부부들은 집중해서 이 큰 변화를 다룰 수 있지만, 어떤 부부들은 그렇지 못하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먼저 당신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결혼생활에 잠재적으로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현실적으로 예측해 보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아이를 사랑하고 그들이 사랑을 느끼고 보살핌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결혼생활을 등한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이런 선택은 자녀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부부간의 사랑과 부모-자녀 간의 사랑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것의 핵심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부부생활을 우선순위에 두라는 것이다.

내가 남편들로부터 자주 듣는 불만 중의 하나는 육아를 도와줄 때 아내가 비난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유 있는 불평이다. 배우자-대부분 여성-가 자녀 양육에 관한 일을 상대방에게 부탁하거나 시켰다면, 그가 다른 방식이나 계획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둘 중 한 사람만(보통 여성)이 자녀 양육에 대한 전문가가 되는 반면, 다른 배우자는 충분한 기회가 없어서 자신감과 전문성을 갖기 어렵게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그 부부가 애초에 벗어나려고 했던 전통적인 성역할을 오히려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녀 양육과 관련된 가사노동을 분담한 후에는 한발 물러서서 배우자가 그 몫을 하도록 내버려 두자. 배우자가 일을 배우는 데 필요한 실수를 하도록 허용하고, 비난하거나 중간에 끼어들지 않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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