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심리학

   
앤 루니(역: 박광순)
ǻ
생각정거장
   
15000
2015�� 07��



■ 책 소개


하루에 딱 15분, 당신의 뇌가 섹시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


사람의 마음을 엿보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다고 근거 없는 추측성 이론이나 독심술에 대한 책은 결코 아니다. 저자 앤 루니는 현대 심리학이 정신의학 및 신경학과 상호 간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마음의 탄생지는 다름 아닌 ‘뇌’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필요에 따라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경계를 넘나들고, 때로는 뇌과학을 통해 정신질환의 원인을 추적하며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마음’을 탐구해 나간다.


더불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비롯해, ‘솔로몬 애시의 동조실험’, 모순된 상황에 대한 반응을 연구한 ‘페스팅거와 칼스미스의 인지부조화 실험’까지 심리학 역사상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연구들을 소개한다.


■ 저자 앤 루니
케임브리지대학교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중세 문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중세 영어와 프랑스 문학을 가르친 뒤 현재는 전업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문학과 과학, 철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의학 오디세이』, 『물리학 오디세이』, 『1001가지 놀라운 과학 사실』, 『최첨단 컴퓨터』 등 성인과 어린이를 위한 100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 한국에서는 2010년에 출간된 『수학 오디세이』로 처음 독자들과 만났다.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살고 있으며, 케임브리지대학교 뉴넘 칼리지의 왕립 문학 기금 특별 연구원으로 있다.


■ 역자 박광순
1955년 충북 청주 출생으로 청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범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범우사, 기린원 등에서 편집국장 및 편집주간을 역임했다. 도서출판 늘푸른나무 대표를 거쳐 현재 저술가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헤로도토스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갈리아 전기』, 『카이사르 내란기』, 『서구의 몰락』, 『게르마니아』, 『타키투스의 연대기』, 『로마인의 흥망성쇠 원인론』, 『무기의 역사』, 『비잔틴 제국의 역사』, 『세계를 바꾼 어느 물고기의 역사』 등의 역사서와 『용기 있는 사람들』, 『아틀란티스의 유산』, 『즐거운 인생의 처방전』, 『삶의 기술』, 『인생의 힌트』, 『지의 편집 공학』, 『불교 파시즘』, 『아들러의 격려』 등을 번역했다.


■ 차례
프롤로그 심리학이란 무엇인가?


Part 01 마음 MIND
01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02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03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04 편견은 어떤 식으로 작용할까?
05 응석을 받아주면 아이가 버릇없이 자랄까?
06 도덕성은 타고난 것일까?
07 우리는 왜 공상에 빠져드는 걸까?


Part 02 생활 LIFE
01 다시 한 번 해주시겠어요?
02 지루한 나머지 죽음에 이를 수 있을까?
03 우리는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을까?
04 줄을 서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떨까?
05 어째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까?
06 자아실현이란 무엇인가?
07 당근이냐 채찍이냐?


Part 03 원인 REASON
01 사이코패스를 알아볼 수 있을까?
02 착시 현상은 왜 일어날까?
03 기억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04 설득에도 요령이 있을까?
05 권력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06 우리는 왜 일을 미루는 걸까?
07 맥주도 마시고 도넛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생각한다?
08 웃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까?


옮긴이의 말 


 




15분 심리학


마음 MIND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

뇌는 크게 2개의 부분, 즉 2개의 반구로 이루어져있다. 각 반구에는 동일한 조직들이 들어 있고, 뇌들보라 불리는 두터운 활꼴의 신경 다발을 통해 두 반구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두 반구 사이의 협력방법은 뇌들보를 절단해 심한 뇌전증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했던 미국의 신경 심리학자 로저 월콧 스페리가 발견했다. 스페리의 뇌들보 절단은 극단적인 치료법이긴 하지만 어쨌든 뇌전증은 치료됐다. 그가 두 반구 사이의 연결 고리를 끊어 버리자, 환자들은 말 그대로 왼손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오른손이 몰랐다.


"각 반구는 실제로 독자적으로 지각하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추론하고 의지를 발동하고 감정을 꾸미는 등 인간 특유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하는 의식 시스템이다. 좌우 반구는 모두 평행으로 달려가는 서로 다른, 심지어는 서로 상충되는 정신적 경험들 속에서 동시에 자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로저 월콧 스페리


뇌전증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은 별도로 치고, 처음에는 수술이 환자들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뇌를 분할한 스페리의 환자들은 자세히 조사해보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곧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스페리는 뇌의 두 부분이 통상적으로 어떻게 협력하는지 간파할 수 있었다.


스페리는 뇌의 왼쪽 면, 즉 좌뇌에 의해 처리되는 오른쪽 시야에 그림을 보여 주면 환자들이 말이나 글로 그 물체의 이름을 댈 수 있지만 왼쪽 시야에 보여 주면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들은 단지 손가락으로 가리킴으로써 그 물체를 식별할 수 있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스페리는 언어는 좌뇌에서 처리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그는 좌뇌에 보이는 물체는 그 면에 의해서만 인식 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가 오른쪽과 왼쪽 시야에 서로 다른 상징물을 진열하고 나서 환자들에게 보고 있는 것을 그려보라고 요구하면 그들은 왼쪽 시야에서 보이는 상징물만 그렸다.


그 후 그들이 어떤 것을 그렸는지(본 것이 아니라) 물어 보면 오른쪽 시야에서 보이는 상징물을 설명했다. 본래 왼쪽 시야에서 보였던 물체가 다시 왼쪽에서 보이면 인식하지만, 그 후 오른쪽 시야에서 보이면 인식하지 못했다.


심리학에서는 흔히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나 특징을 언급한다. 뇌의 왼쪽 절반, 즉 좌뇌가 우세하면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에 능하고 우뇌형인 사람보다 객관적이고, 우뇌형 인간은 직관적이고 창조적이며 사려 깊고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난센스이다. 거의 모든 기능이 뇌의 양 반구 모두에 의해 동일하게 수행된다. 기능에 따라 한쪽 뇌가 활발해 질뿐, 차이가 있다면 특정 반구가 일을 함에 있어 개인 간의 편차가 있을 뿐이다.


스페리에 의해 발견되었듯 언어를 처리하는 데서 유일하게 중대한 차이가 나타난다. 좌뇌는 언어의 구문론과 의미에 몰두하는 반면에, 우뇌는 감정적인 내용과 언어의 뉘앙스에 더 뛰어나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좌뇌형 인간은 논리적이고 우뇌형 인간은 창조적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기에는 논리적 기반이 취약하다.


근거 없는 통념 중 하나가 바로 인간은 뇌의 10퍼센트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다르다. 동시에 다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뇌의 전부를 다 사용한다.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뇌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겠지만, 뇌의 모든 영역은 저마다 기능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하루 혹은 일주일의 기가나 동안 이 기능들을 모두 사용한다.


아무런 원인이 없음에도 신체적으로 아픔을 느끼는 상태인 심신증이 있다. 두통이나 구토, 복통, 근육통을 비롯해 스트레스나 우울증, 극단적인 감정이 야기하는 수많은 신체적 증상이 있다.


치료 효과를 보게 만드는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서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효험 있는 약을 받고 있다고 믿으면 설사 설탕으로 만든 알약만 먹더라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기록에 의해 충분히 입증된 사실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일부 대체 요법이 효험이 있다면 플라시보 효과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플라시보 효과와 반대되는 노시보 효과는 뇌가 얼마나 강력하게 신체를 제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훨씬 더 놀라운 증거다.


노시보 효과는 아무 해도 없는 물질에 의해 병, 심지어는 죽음까지 촉발되는 경우를 말한다. 피실험자가 해로운 영향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약품의 임상 시험에서 가짜 약을 받은 사람의 약 25퍼센트가 진짜 약에서 예상된다는 말을 들은 부작용 증상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저주를 받은 뒤에 죽는 사람들이 노시보 효과가 영향을 미친 아주 좋은 예이다. 많은 이사가 일부 환자가 부정적인 진단을 받은 뒤에 곧 사망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병 자체로 보면 그들의 사망 시점은 훨씬 뒤여야만 했다.


약품의 임상 시험에 참여한 젊은 남성이 항우울제라고 생각한 것을 과다 복용해 위독해진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해롭지 않은 가짜약을 복용하는 통제 집단에 속해 있었다는 말을 듣자 곧 몸 상태가 좋아졌었다. 물론 사실은 진짜 항우울제였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애시는 또래 압력, 즉 동류 집단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압력도 실험을 통해 다루었다. 우리 모두 또래 압력을 느끼며 압력에 반응하거나 순응하며 살아간다. 특정한 브랜드의 스마트폰이나 운동화를 사는 것이 단지 광고 때문만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이 그것들을 갖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존경하는 사람이나, 속하고 시은 집단의 사람들이 특정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 그들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또래 압력은 젊은이들의 흡연이나 일탈, 사이버 폭력의 원인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광고주들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도록 제품 속에 자신과 비슷하지만 좀 더 매력적이고 지적이며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첨가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세련된 최신 모델의 스마트폰을 갖고 있음에도 값싸고 투박한 휴대폰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또래 압력은 일상생활 영역에서도 의도적으로, 그리고 냉소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고용주들은 피고용인들에게 자신들이 단순한 직장 동료가 아니라 친구라는 믿음을 조장하는 주말 운동회나 파티, 그 밖의 사교 모임과 같은 유대감 훈련을 시행한다. 만약 직장에서 다른 구성원들이 일찍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집단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 그 사람 역시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애시의 실험은 악의적이지 않았다. 실험 공모자들의 답에 동조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질 최악의 사태는 그가 모르는 사람들의 비웃음이고, 동조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실험의 실체가 밝혀졌을 때 느끼는 쑥스러움뿐이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작은 발단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또래 압력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집단에 동조하기 위해, 집단의 일원이 되기 위해 일반적으로 쉽게 상상하기도 힘든 일 조차 실행한다.


우리는 또래 압력에 대해 생각할 때 동료들이 누군가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압력을 가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라고 친구가 강요하는 것이다. 그런 일도 물론 많다.


하지만 당사자 스스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들은 위험한 행동을 하고 마약을 복용하며 파티를 즐기는 그룹의 일원이 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멋져 보이고 그들처럼 멋지게 보이고 싶을뿐더러, 스스로 자신이 멋진 사람으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내부의 압력이 외부의 압력보다 저항하기 어렵다. 그리고 잠재적으로 훨씬 더 위험하다.



생활 LIFE

줄을 서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떨까?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한다. 우리는 시간이 가치 있는 재화라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시간 낭비를 강요하면 좌절한다. 사실 많은 시간을 어떤 식으로든 낭비하고 있다는 것은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니다.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기로 결정하는 것들은 개의치 않아도 된다. 정말로 우리가 싫어하는 일이자 신경써야할 문제는 아무 할 일도 없을 때 하염없이 기다리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과연 정말인지 의문이겠지만, 대기 행렬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직업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이 줄을 잘 서도록 하며 줄을 서는 사람들이 좋은 경험을 겪었다고 느끼도록 만든다. 고객은 무시당했다고 느끼면 투덜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말썽을 일으키거나 돈을 덜 쓰거나, 혹은 다시는 매장에 오지 않기로 작정할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대기 줄 관리에 약간만 투자한다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이나 줄서는 일이 많이 포함된 서비스를 판매하는 조직들은 줄서는 행위나 기다리는 행위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활용한다. 소비자들이 설득을 받아들여 즐겁게 줄을 설 수 있다면 그들이 자신들이 받는 처우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은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또한 다시 매장을 재방문할 가능성도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월트 디즈니의 경우 테마 공원에서 대기 관리를 하는 일을 돕기 위해 세계 전역에서 75명의 산업 엔지니어를 고용했다.


휴스턴 공항의 승객들은 수하물을 찾기 위한 너무 긴 대기 시간에 항의해 공항 측에 많은 불만을 제기했다. 공항은 이에 대응해 승객들에게 빠르게 여행 가방을 전달하기 위해 수하물 담당자들을 더 많이 고용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평균 8분으로 감소되었다. 하지만 불만의 수준은 여전히 똑같았다.


공항의 다음 해결책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였다. 그들은 수하물을 찾는 곳을 입국 게이트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 버렸다. 이제 승객들은 수하물을 찾기 위해 한참 더 걸어가야 했다. 그래서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근처에 도착하기 전에 기다려야 하는 시간의 대부분이 소모되었다. 8분 동안 기다리는 대신 승객들은 6분 동안 걷고 2분 동안 기다렸다. 불만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끼지 않았다.


사람들이 평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들에게 스크린으로 광고나 업데이트된 뉴스를 보는 것과 같이 뭔가 할 일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무 할 일 없이 앉아 있거나 서 있어야 하는 모든 곳에는 스크린이 버티고 서 있다. 버스나 기차, 우체국, 병원 대기실에서 우리는 스크린을 볼 수 있다.


혹은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줄 수도 있다. 호텔 로비에서 무료로 사탕이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그것이다. 사탕이나 커피는 귀중한 시간에 비하면 불충분한 대가이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공받는 것이 별로 가치가 없다는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내가 가진 시간의 가치를 인정하고 뭔가 대가를 제공한다는 것으로도, 대접 받고 싶은 잠재적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어째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까?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이를 돕지 않는 건 단순히 몰인정하거나 냉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다.


당신은 안 좋은 일이 벌어지는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을 알아챈 적이 있는가? 어쩌면 당신 역시 도와주지 않고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연루되고 싶지 않다고 중얼거릴 수 있다. 집안싸움이라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라면 우리는 다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사고를 당했다면, 혹은 누군가가 쓰러졌다면, 혹은 누군가가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위험 부담이 전혀 없는데도, 위험을 무릅쓰거나 주제넘게 나서는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외면해 버린다. 이것을 방관자 효과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히 다른 사람들을 돕지 않는 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 범위가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사람들이 강간이나 살인 행위를 중단시키지 않거나 심지어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가 다쳐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약자를 괴롭히는 자들이 그들의 표적을 괴롭혀도 저지당하거나 처벌을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이 과연 놀라운 일일까? 직장에서든 놀이터에서든 사람들은 다른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을 볼 때와 마찬가지로 약자를 괴롭히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체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일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저마다 더욱더 그것을 내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고 다른 누군가가 처리하도록 방치해 버린다.


개입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심리학자들이 다원적 무지라고 부르는 것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위에 있으면 우리는 그들의 반응이 어떤지 알기 위해 주시한다. 그들이 긴급한 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혹은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반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이 상황을 잘못 이해했다고 가정한다.


우리는 어리석어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수의 입장에 선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하고 아무도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면 고통 받는 사람은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게 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붐비는 해변에서 물에 빠져 죽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감각하지 않다. 그들은 단지 긴급한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원인 REASON

사이코패스를 알아볼 수 있을까?

인구의 약 1~2퍼센트가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당신이 사이코패스일 확률도 1퍼센트는 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 독자들이여 환영한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이코패스라고 모두 다 살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살인자가 되려면 특별한 유전자와 더불어 환경적 유발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만 한다.


제임스 팰런은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의 뇌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이다. 그는 눈 바로 위의 뇌 부분인 궤도피질의 저활동성이 자신이 검사한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의 보편적인 특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그들은 감정과 도덕성을 조절하는 일에 관여하는, 뇌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두 개의 작은 구조인 편도체도 기형적이었다.


사이코패스들의 편도체는 전형적으로 활동성이 적었으며 크기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약 18% 더 작았다. 이런 연유로 사이코패스들은 근본적으로 양심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일단의 도덕 규칙과 비교함으로써 어떤 것이 그릇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선천적으로 범법 행위임을 거의 혹은 전혀 깨닫지 못한다.


리지 보든이라는 여성은 손도끼로 계모를 40번 내리쳤으며, 자신이 저지른 일을 깨닫고서도 아버지를 41번이나 내리쳤었다.


팰런은 정신병질을 연구하는 동안 양전자 단층 촬영으로 스캔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의 뇌도 함께 조사했다. 그는 스캔을 통해 알츠하이머와 관련 있는 어떤 초기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팰런의 외가 쪽으로 알츠하이머 병력이 있었고, 그는 환자들과 비교하기 위해 자신의 외가 식구들의 뇌를 스캔한 것도 포함시켰다. 그는 알츠하이머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해 안심했지만, 스캔 사진 속에서 명백한 사이코패스의 뇌를 발견하였다. 그는 자신이 스캔 사진들을 뒤섞어 버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점검을 해보고는 그 사진이 바로 자신의 뇌를 스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뛰어난 신경 과학자인 그는 잠재적 사이코패스 살인자의 뇌를 갖고 있었다. 팰런이 어머니에게 이것을 언급하자 어머니가 친가 쪽을 조사해 볼 것을 권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모친 살해죄로 처형된 인물을 포함해 7명의 살인자의 후손임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친척은 1892년에 손도끼로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은 리지 보든이었다.


팰런은 연구 결과 난폭한 사이코패스적 행동 성향을 낳은 전사 유전자라 불리는 몇 개의 유전자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런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도 환경적 요인에 있어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살인자는 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살인자의 삶을 살지 않게 된 것은 부모의 사랑 덕분이라고 봤다.


팰런에 따르면 연쇄 살인범이 되는 자들은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거나 다른 극심한 정신적 외상을 입었다고 한다. 유전적 소인을 넘어서 그들의 폭력을 촉발시키는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거리를 다니는 1퍼센트의 잠재적 사이코패스들은 어떻게 되는가?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많은 이들이 사업에서 성공한다. 정신병질은 CEO들 사이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어림잡아 4퍼센트가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팰런 같은 경우도 사이코패스 특성을 가졌지만 신경 과학자로 성공했다. 패런 같은 친사회적인 사이코패스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타인과 쉽게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며 경쟁심이 아주 강하지만, 사람을 죽이며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연쇄 살인범들은 가정을 파괴한다. 법인, 정치, 종교의 사이코패스들은 경제를 망가뜨린다. 그들은 사회를 붕괴시킨다."

로버트 헤어


정신병질이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갖고 있거나 갖고 있지 않은 질환인지 아닌지, 혹은 환경과 결합하여 사이코패스 행동을 낳는 일군의 경향이나 행동이 있는지 아닌지 분명치가 않다. 후자라면 완전히 정신병질이 아닌 상태에서 위험한 범죄적 사이코패스에 이르는 광범위한 정신병질의 스펙트럼이 존재할 것이다.


사이코패스 식별법


어떤 개인이 나타내는 정신병질의 정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수많은 검사가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헤어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이다. 이 체크리스트에는 그것이 피실험자에게 전혀 적용되지 않느냐, 어느 정도 적용되느냐, 피실험자가 충분히 그것을 보여 주느냐에 따라 0,1, 2로 평가되는 특징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 검사 방법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타당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훈련받은 심리학자가 관리해야 한다. 웹 페이지를 이용하며 당신이 하는 어떤 진단이나 자가 진단에 따라 행동하지 말라. 헤어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에 의해 측정되는 사이코패스의 징후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입심 좋고 외관상 매력이 있음 | 지나친 자아 존중감 | 병적인 거짓말 | 기생적인 생활 방식 | 깊지 않고 단명하는 수많은 성적 관계 | 무책임함 | 충동적인 행동 |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 하지 않음 | 공감 능력의 부족


설득에도 요령이 있을까?

설득은 우리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1976년에 로버트 치알디니와 데이비드 슈뢰더가 자선기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자선 모금자로 일하는 학생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미국 암협회를 위해 기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어떤 학생들은 단지 기부를 요청하기만 했지만, 어떤 학생들은 "1페니도 괜찮습니다"하고 덧붙여 말했다. 1페니 운운하는 구절을 덧붙인 학생들이 더 많은 돈을 모금했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며 그에 반응했다. "1페니만 줄 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더 많은 돈을 주었다.


1페니밖에 안 줄 정도로 인색한 것은 자신을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여기는 자아 인식에 어울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1페니만 줄 수 없지하고 생각하도록 촉구함으로써 그들은 뭔가를 주겠다는 생각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주입시킨 것이다. 이때에는 그것은 단지 액수의 문제가 될 뿐이다.


아주 작은 액수의 기부도 환영합니다라고 권유하는 기법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은 큰 호의를 베풀어 줄 것을 부탁하고, 그 후 그 사람이 거절하면 작은 호의라도 베풀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진실로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동시에 상대가 작은 호의를 베푸는 것으로 느끼게 만드는 방법이다.


어느 날 친구에게 당신 아이를 학교로 좀 데리러 가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최초에 당신이 주말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 아이를 맡아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며 말문을 열면, 친구는 안 돼라고 거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 후 단지 아이를 학교로 데리러 가서 집으로 데려와 줄 수 있느냐고 물으면, 그녀는 아마도 그래하고 말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양보하는 것을 보면 우리도 그에 대한 보답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 수법을 교묘히 이용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급하면 당신은 이 두 가지 기법을 동시에 다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이 쉽게 회피할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을 하며 부탁을 하면 사람들이 그 요청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당신이 "나를 시내까지 태워다 줄 시간이 없겠지?"하고 말하면 기본적으로 "아냐"하고 대답하기 마련이다. 정말로 원하는 내용을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말 속에 끼워 넣으면 당신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아주 운이 좋으면 큰 호의가 베풀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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