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강력한 직설!
한 권으로 읽는 아들러 심리학의 처음부터 끝
알프레트 아들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카를 구스타프 융과 함께 근대 정신의학을 창시한 사람이다. 개인 심리학 이론을 수립한 그는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결정하는 것이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열등감·무력감과 이를 보상(극복)하려는 의지’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들러의 수제자이자 동료였다. 후대 어떤 연구자보다 아들러 심리학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수많은 책들 중에 단연 돋보인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연약한 인간이라는 생물이 부딪히게 되는 모든 문제, 즉 ‘고립감’이나 ‘고독’에서부터 ‘억압’, ‘허영심’, ‘고민’, ‘야심’, ‘현실 도피’, ‘품위 있게 나이를 먹어 가는 법’ 등에 이르는 온갖 문제를 다룬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신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도구로서 종종 나타나는 ‘신경증(노이로제)’에 대해 적절한 실례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이러한 다양한 실례들은 독자들에게 공감과 희망을 갖게 해준다.
■ 저자 W. 베란 울프
190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하다 35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한 비운의 천재. 근대 정신의학을 창시한 알프레트 아들러 박사와 함께 개인 심리학을 연구하여 현대 심리학의 기초가 된 ‘아들러 심리학’을 정립하였다. 또한 다양한 재능과 취미를 지녔는데, 특히 음악과 미술 분야에 조예가 깊었으며 스키와 자동차 드라이브를 즐겼다. 미국에서 임상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로 왕성하게 활동하였으며, 아들러의 『인간 이해(Menschenkenntnis)』를 영어로 번역하는 등 여성과 인생 문제에 관한 여러 저서를 펴냈다. 대공황기에 저술된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는 많은 국가에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인들에게 행복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 역자 박광순
서울대학교 사범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범우사, 기린원 등에서 편집국장 및 편집주간을 역임했다. 도서출판 늘푸른나무 대표를 거쳐 현재 저술가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헤로도토스 역사』『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마인의 흥망성쇠 원인론』『무기의 역사』『비잔틴 제국의 역사』 등의 역사서와 함께 『용기 있는 사람들』『트로츠키 나의 생애』『아틀란티스의 유산』『삶의 기술』『인생의 힌트』『사랑하는 아들 딸을 위해 아버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분야의 책을 번역한 바 있다.
■ 차례
이 책을 읽는 분에게
머리말
part 1. 아들러, 아들러…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마법의 처방전은 없다 | 행복을 빚어내기 위한 마지막 재료, 용기 | 내가 불행한 이유는? | 그가 자살을 시도한 이유 | 과연 사람의 성격을 바꿀 수 있을까? | 마음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알 수 있을까? | 인간의 행동과 발달을 지배하는 12가지 특성
part 2.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우리 모두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 해답은 ‘어울림의 기술’이다 | 벽이 아닌 다리를 놓아라 | 열등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의 특징 | 열등 콤플렉스의 갖가지 징후 | 언제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신, 혹시…?
part 3. 유익한 보상 vs. 지나친 보상
결점을 보상하는 네 가지 방법 | 열등 상황을 가장 만족스럽게 보상하는 방법은? | 장남 또는 장녀가 보수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 | 응석받이로 자란 당신에게 | 허세와 거드름의 정체, 그리고 대응법 | 약간의 허세, 그 효과적인 이용 방법 | 프로이트를 버려라 | 나 자신과 사귀어라 | 취미는 참된 행복을 위한 보험이다 | 가짜 보상에 현혹되지 마라 | 전혀 다른 두 가지의 보상 패턴 이야기 | 보상 도구 자체를 목표 삼아선 안 된다 | 돈이란 무엇인가
part 4. 나에게 행복을 주는 도구, 나를 망치는 도구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 | 이상적인 성격이란 | 목표는 변하지 않지만, 도구는 변한다 | 마음속 허영심과 이기주의를 다루는 법 | 야심 사용법 | 갈등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함정 | 아닌 척 하며 도망치고 또 도망치는 사람들 | 당신은 정말 그 사람보다 우월한가? | 쓸데없는 고민에 생각을 낭비하지 마라 | 멋진 인생을 위한 네 가지 도구 | 평생 걱정만 하는 엘리자베스 이야기 | 그녀가 걱정을 하는 이유 | 질투란 무엇인가 | 질투와 사랑은 단 1%의 공통점도 없다
part 5. 목표에 닿기 위한 최고의 훈련 방법은
우리 안의 놀라운 레이더 능력, 통각 | 우리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 나에게 맞는 경험을 찾지 말고, 경험에 나를 맞춰라 |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 기억 작용의 놀라운 실체 | 사실 어릴 적 기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 꿈 역시 훈련의 한 종류다 | 나쁜 유머와 좋은 유머 | 스포츠를 즐겨라 | 최고의 인생 철학이란
part 6. 제대로 된 삶을 위한 몇 가지 테크닉
남에게 공감할 수 있는 방법 | 우정이란 | 친구를 만드는 요령 | 우리는 모두 고독하기에… | 내 주변에서 벗어나라 | 누구에게나 취미는 필요하다 | 이것이냐 저것이냐 vs. 이것도 저것도 | 왜 ‘지금’ 하려 하지 않는가? | 품위 있게 나이 먹는 법 | 여가와 역경의 이용법
맺음말
아들러의 격려
아들러, 아들러…그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마음에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인간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마음에 존재하는 관성의 법칙을 공식으로 나타내보자. 인간은 뭔가 심각한 경험을 하거나, 용의주도한 심리 분석 또는 재교육을 받아들여 새로운 출구를 발견해 변해가지 않은 한, 유아기의 신선한 경험 집적에 의해 형성된 일정 행동 패턴을 계속 유지해나가려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유아기에 자신을 거대한 대리석이라 믿고, 이를 소재로 자신이 희망하는 영웅상을 조각하는 데 필요한 드릴과 끌을 손에 넣었다고 치자. 이 경우 그는 아무리 주위에서 "거기에 있는 것은 대리석이 아니라 작은 나무 조각"이라고 주의를 주어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 대리석을 조각해나갈 것이다. 결국 대리석용 끌로 나무를 조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두려워 마치 대리석을 상대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연히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거의 배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자신만의 논리와 이치에 따라 살아가게 되면, 그 사람은 이미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다. 그의 생각은 환상 혹은 망상이다.
이것이 중단되려면 그가 큰 부상을 입는 사고를 당하거나, 유아 시절부터 지녀온 행동 패턴에 대한 친절한 충고를 듣거나, 혹은 좀 더 적절한 새 도구에 눈을 뜨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는 차츰 주관적이 아닌 객관적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여기서 객관적이라는 것은 자신이 나무 조각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작더라도 훌륭한 상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자신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곧 자신에게 정신적 결함이 있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 양 다소 부끄러운 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정신상담은 환자가 자신의 행동 패턴을 객관적으로 조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기 행동의 무의식적인 과정을 정신과 의사처럼 객관적인 눈으로 보게 되면 결국 자연스럽게 자신을 고쳐나가게 될 것이다.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은 별 것 아니다. 기껏해야 상대방에게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는 길을 제시하고 혼자 힘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 정도다.
그러나 보통 사람에게 "당신의 행동 패턴이 미성숙하다"고 말하며 이것을 납득시키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지금까지 자기 자신과 잘 화합하며 살아온 사람에게 "당신은 자신의 내면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고 말하며 납득시키기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표면적이고 단편적인 약간의 지식 이상으로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우리는 대부분 심층의 자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 골프 치는 것을 좋아한다든가, 누군가 신사인 체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난다든가, 파란색 넥타이를 좋아한다든가 하는 것은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여러 가지 행동이나 반응에 대한 심리학적으로 타당한 이유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예컨대 어떤 여성이 다이어트를 위해 빵이나 감자를 먹지 않는다 치자. 만약 살찌지 않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이 계속 어린애로 있고 싶다, 책임지는 것을 가능한 한 피하고 싶다는 심층의 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면 분노할 것이다. 그녀의 식사, 경제나 정치 세계에 대한 무관심, 수줍음, 흰 피부에 대한 동경, 나풀거리는 얇은 드레스를 선호하는 것 등이 이 다이어트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녀는 깜작 놀랄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어른만큼 큰 아기 인형을 조각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다. 그리고 설사 이런 것을 다 알고 있는 여성이라도 자신이 수많은 디자인 가운데서 아기 인형을 이상적인 것으로 선택한 이유는 알지 못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어도, 어째서 이 이상을 계속 추구하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할 것이다.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열등 콤플렉스에 빠진 사람의 특징
개인이 고립감을 아주 절실히 느끼는 가장 단순한 상황 중 하나는 잠을 자고 있을 때다. 수면은 고립되어 잇는 것이 바람직한 몇 안 되는 생물학적 현상 중 하나다. 낮에 이루어질 사회 적응을 위해 체력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열등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고, 따라서 이미 고립되어 있는 사람에게 수면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이 수면에 의해 고립이 병적인 단계로까지 심화되기 때문이다.
잠자고 있는 사람은 야영 중인 군대와 비슷한 면이 있다. 현실과 접촉하기 위해 2~3명의 보초만 배치되어 있다. 훈련을 위해 야영하고 있다면 2~3명의 보초로 충분할 것이다. 보통 자고 있는 사람은 이처럼 훈련을 위해 야영을 하고 있는 군대와 같다. 그는 사회조직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안심하며 푹 잘 수 있다. 아침이 되면 2~3명의 보초 즉 눈과 귀, 시간 감각이 그를 깨운다. 이것들은 현실과 접촉하고 있도록 자신이 배치해둔 보초다.
그러나 열등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전장의 군대와 같다. 전장에서는 거의 모두 경계 태세를 갖추고 극히 일부만 교대로 잠을 잔다. 열등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사람은 국내에 거주하는 적국인처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잠을 자는 것은 치명적이다. 그는 무장한 고립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줄곧 깨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리하려 열등 콤플렉스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 중 하나인 불면증이 우리의 이론 체계에 딱 들어맞고, 또 우리가 생물학에서 도출해낸 전제들의 타당성을 입증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통 신경질로 알려져 있는 증상도 열등 콤플렉스의 표현이다. 이 역시 원시인이 동료들로부터 격리되었을 때 경험한 공포심과 비슷하다. 잘 알려져 있듯 인간이든 동물이든 공포심을 느낄 때는 감정적으로 몹시 긴장하고 근육 활동이 왕성해진다. 정상인의 경우 신경질이나 불안, 걱정, 소심함, 실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 등은 무의식중에 위험이나 고립을 느끼는 데 수반되어 나타나는 것들이다. 하지만 정말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은 정상인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언제나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느낀다.
이기주의와 그로 인한 여러 가지 행동들 역시 열등 콤플렉스의 또 다른 표현이다. 이기주의자는 공통감각을 따르지 않고 일종의 개인적 논리에 따라 살아가며, 이것을 공동생활의 법칙보다 우선시하려 한다.
인간 발달 과정 중 유아기나 아동기 전기(前期)에 보이는 이기주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마치 잘 때 혼자 고립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시기의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성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회는 아이에게 거의 아무것도 기대하고 있지 않기에 별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이기주의적이라면, 이것은 그 사람이 자신을 아직도 아이와 똑같이 의존적이고 열등한 존재로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사회에 공헌할 용기도, 동료들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감정도 지니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이와 마찬가지로 보통 우울, 무관심, 무감동, 권태, 상습적 망설임, 주저, 우유부단, 불신이라 불리는 상태 역시 열등 콤플렉스의 증거다.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이 살아가기에 좋은 매우 흥미로운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개인적 부족감의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날마다 주어지는 것을 알고 있다. 동료들과의 다양한 유대 덕분에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즐겁고 밤에도 편안히 푹 잘 수 있다.
열등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는 불행한 사람들은 평범한 세상을 위험하고 지루한 곳으로 여긴다. 그 결과 그들은 자연히 동료들을 질투하거나 부러워하고 세상을 보는 관점이 염세적이다. 일하는 것에도 흥미가 없고, 이성을 두려워하며, 자연계나 인간계에 냉담해지고, 삶에 있어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한다. 그들은 종종 견디기 힘든 고립으로부터의 도피 수단으로 자살이나 정신이상, 범죄 등과 같은 비상구를 찾는다.
유익한 보상 vs. 지나친 보상
프로이트를 버려라
열등감을 보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독립된 테크닉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것은 다른 사람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기술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과 사이좋게 살아가는 기술이다. 이 두 가지 테크닉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으면 어떤 보상 작용도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첫 번째 테크닉은 말 그대로 사람들과의 긴밀한 접촉 속에서 문제를 극복해내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내적인 보상 작용이라고 해도 좋은데, 이것은 주위 환경에 대해 행해지는 첫 번째 테크닉과 달리 어떤 사람이든 창조적인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이 창조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완전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
세상에는 주눅 든 음악가, 좌절한 화가, 손이 말을 듣지 않는 조각가, 실의에 찬 시인이나 소설가, 마음이 약한 배우나 비틀거리는 무용가, 겁 많은 스포츠맨이 넘쳐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말을 들은 적이 많을 것이다. "저 야상곡을 연주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를 치러도 좋다!", "쓸 수만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등등. 이런 사람들은 표면적으로는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 사람, 책임 있는 일을 맡고 있는 사람, 좋은 어머니나 주부인 경우가 많다. 그들은 영혼 깊숙한 곳에 있는 창조력의 출구를 막아놓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일을 하고 나면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 불행해지는 것이다.
나 자신과 잘 화합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이 주제에 대해서만 서술해도 책 한 권 분량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이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창조적인 내적 보상에 대한 매우 혼란스러운 생각이 예술과 취미는 성의 승화라고 믿는 프로이트파 심리학자들에 의해 이 세상에 강요되어 왔다.
숨겨진 성적 에너지라는 것이 존재해, 마치 전기처럼 저항에 의해 흐름을 저지당하면 빛이 나듯이 창조적 에너지로 변환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이상학적인 허구를 사용하지 않는 한, 성충동을 문학이나 미술로 변환시킬 순 없다. 프로이트파의 생각이 옳다면 배고픔이나 갈증, 호흡, 담즙의 분비, 노폐물의 배설 등 다른 여러 가지 욕구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리적 기능들은 어느 것이다. 다 신체와 정신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된다.
풍경을 그리는 것이 억압된 성충동의 승화라는 말은, 바이올린 협주곡이 변비의 직접적인 결말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난센스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양의 수분 섭취를 방해받았기 때문에 명화를 그릴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창조 활동을 설명하는 데 이 이론은 필요 없다. 모든 시대의 가장 창조적인 천재들 중에 적절한 성생활을 충분히 한 사람이 여러 명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현재에는 더더욱 그렇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도구, 나를 망치는 도구
목표는 변하지 않지만, 도구는 변한다
어떤 사람의 목표가 변하는 일이 있을까? 인생의 어느 부분에서 사용한 패턴과 전혀 다른 패턴을 다른 부분에서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네라고도 할 수 있고 아니오라고 할 수도 있다. 개인의 목표는 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환경은 변하는 일이 많고 그 결과 전혀 다른 도구가 필요해진다. 같은 목표를 계속 지니고 있어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격 특성이 어떻게 변하는지는 비즈니스 세계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다.
어떤 남자가 단기간에 부자가 되려고 주식에 투자했다고 하자. 주가가 올라갈 때는 일반적인 상승 경향에 편승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주식을 산다. 그런데 경제가 파탄 나서 오름세 시장이 약세 시장으로 변하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내리막 시장에서 계속 주식을 사려고 하면 돈을 잃게 될 것이다. 그는 전술을 바꾸어 주식을 팔려고 하는 쪽으로 전환한다. 이 경우에는 주가 하락을 이용한다. 즉 전술을 바꾸어 돈을 계속 벌려고 하는 것이다. 이 일련의 조작 내내 그의 목표는 변함없이 단기간에 돈을 버는 것이다.
인간 행동이 목적을 추구한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성격 특성의 돌연한 변화를 목격하면 종종 당황하곤 한다. 이러한 변화는 어린 시절에 아주 명확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열한 살의 에드거는 가정에서는 모범적인 아이다. 가사일을 돕고 누구에게나 다 사랑을 받으며 독립심도 있다. 또 정리정돈도 잘하고 예의 바르며 상냥하다.
하지만 이런 그가 학교에서는 문제아다.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거나 노는 것을 방해하고, 수업 중에 여러 가지 잡음을 내어 선생님을 애먹이며,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데도 그는 한사코 공부하려 하지 않는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말썽꾸러기인 데다가 불친절하며 무례하다.
겉보기엔 이 아이의 성격이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뀌어버리는 것 같지만, 그의 목표는 동일하다. 가정에서 에드거는 외아들로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가정의 규칙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아버지의 노여움을 살 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친절하고 다정한 보살핌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호의를 다른 30명의 아이들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되기가 무척 어렵다. 덧붙여 말해 두는데, 에드거는 과거에 매우 착한 아이였다. 하지만 어떤 장난이 발각되었을 때 실은 그가 한 짓이 아닌데도 선생님이 잘 조사해 보지도 않고 그를 나무란 적이 있다. 그때부터 선생님을 천적으로 느낀 그는 원기 왕성한 열한 살짜리 사내아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온갖 장난을 다 쳐서 복수하려고 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모든 사람의 주목을 끄는 데도 성공했다. 집에서 좋은 아이로 지내든 학교에서 나쁜 아이가 되든 똑같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클럽이나 사무실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지만 집에 돌아오자마자 폭군으로 변하는 남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친구들에겐 남편을 극구 칭찬하지만 침실에 단둘이 있게 되면 남편에게 고시랑고시랑 잔소리를 계속 퍼부어대는 여성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게다가 정반대의 성격 특성을 보여주는 일은 결코 찾아보기 힘든 일이 아니다. 이것은 행동 패턴의 통일성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의 목표가 그때그때의 풍향에 따라 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환경에 대처하려고 논리적으로 다른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것뿐이다.
이것은 또한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하는, 기분이나 감정의 변화도 잘 설명해준다. 목표에 잘 접근하고 있을 때는 행복하고 원기 왕성하며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큰 패배를 깨달았을 때는 각각의 패턴에 따라 의기소침해지거나 우울함에 빠지거나 눈물이 나거나 화가 나거나 속이 부글부글 끓거나 한다. 행위나 행동, 기분이나 감정이 어떻게 변하든 그 사람의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각 상황에 따라 어느 때에는 공격적으로, 어느 때에는 망설이면서, 어느 때에는 웃으면서, 어느 때에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목표에 닿기 위한 최고의 훈련 방법은
나에게 맞는 경험을 찾지 말고, 경험에 나를 맞춰라
그리스신화 가운데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거인의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이 거인의 오두막은 좁은 고개의 꼭대기에 지어져 있었다. 그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불러들여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억지로 그 오두막에서 하룻밤 묵도록 강요했다. 그의 침대는 손님들에게 아주 악명이 높았다. 만약 나그네가 침대 길이보다 키가 작으면 침대 크기에 딱 맞을 때까지 그의 몸을 잡아당겼고, 나그네가 침대 길이보다 키가 크면 칼로 다리를 잘라냈다.
우리가 경험을 접할 때의 태도는 프로크루스테스가 나그네를 접할 때의 태도와 아주 비슷하다. 통각 체계는 경험을 모두 밀어 넣을 수 있는 침대다. 자신의 패턴에 딱 맞지 않는 경험이라면 잡아당기거나 잘라내어 딱 맞도록 그 형태를 바꾸어 버린다. 바꾸어 말하면 사전에 갖고 있는 자기 생활 방식의 패턴에 경험을 맞추고,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경험은 무심히 간과해 버린다.
자신의 경험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 것은 인간으로서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경험을 자신의 패턴에 맞추어 잡아당기거나 잘라내는 것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에 맞추어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여기에 주관성과 객관성의 차이가 있다. 주관성은 프로크루스테스의 방식대로 하려는 것이고, 객관성을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기 위해 라이프스타일을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주관적인 생활 방식에서는 통각 체계가 고정되어 있지만, 객관적인 생활 방식에서는 통각 체계가 탄력성을 지닌다. 행복한 사람은 현실에 맞추어 자기 패턴을 넓히지만, 주관적인 사람은 자신의 선입관에 맞추어 현실을 왜곡하려 한다.
음식물의 소화 작용에 비유하면 주관성은 아름답다는 이유로 유리구슬을 먹으려는 것과 비슷하다. 주관적인 사람은 자기과잉으로 대단히 교만하기 때문에 유리구슬은 소화시킬 수 없다는 공통감각에 부합되는 견해가 아니라, 아름다운 구슬이라면 먹을 수 있기 마련이다라는 사적 논리를 올바른 것으로 믿고 있다.
객관적인 사람은 예컨대 이런 사람이다. 콘비프(소금에 절인 쇠고기 통조림)와 양배추밖에 없는 미국 북동부에서 자랐지만, 프랑스 요리를 먹어본 다음엔 이것이 맛은 물론 영양도 풍부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후부터는 식사의 선택지를 넓혀 프랑스 요리로 이루어진 성찬도 받아들인다. 그리고 콘비프와 양배추만 먹으며 일생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요리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나 헝가리, 오스트리아, 스칸디나비아의 요리까지 받아들여 미식을 즐기게 될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참된 행복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취미나 활동에 맞추어 통각 체계를 넓히는 데 있다. 통각 체계가 탄력적일수록 경험의 종류가 늘어나고 그 의미도 깊어진다. 겁쟁이는 자신의 통각 체계와 행동을 제한함으로써 안정이 보장될 것 같은 하찮은 관심사들에 한정시켜 버린다. 용기 있는 사람은 세상일에 두루 흥미를 느끼며 새로운 것에 대해 꽁무니를 빼지 않는다.
우리가 경험에서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경험을 통해 생활 패턴의 폭을 넓히려 하는 것이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자기 생활 방식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하나는, 70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새로운 어학 공부, 혹은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가 즐기고 있는 것들은 일본의 하이쿠(3구 17음절로 된 일본 고유의 단시)에서부터 책의 장정, 비행기 조종, 페르시아의 옛 세밀화 수입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했다.
제대로 된 삶을 위한 몇 가지 테크닉
우리는 모두 고독하기에…
미친 듯이 질주하는 이 기계 문명 시대에 간과되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며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그리함으로써 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고 인간으로서 행복의 비축량을 늘려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을 직접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실감이 객관적인 자부심의 토대가 된다.
어느 젊은 건축가의 예를 소개해 보겠다. 그는 사석에서 어느 노부인에게 가볍게, "조지아 왕조 시대 양식의 개집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골의 저택과 조화를 이루는 개집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에 노부인은 기뻐하며 젊은 건축가에게 실제로 일을 맡겼다. 그리고 그 결과에 아주 만족했기 때문에, 시내에 있는 자신의 다른 저택을 현대적으로 개축하는 큰일도 그에게 맡겼다. 그리고 이것이 그 건축가가 장차 대성공을 거두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어느 젊은 의사가 가벼운 급환을 치료하기 위해 어느 집으로 불려갔다. 거기서 우연히 병든 애완고양이를 치료해 주면서 그 가족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되었다. 그 후 그는 이 대가족의 주치의가 되었고, 언제나 시간을 들여가며 요청받은 그 이상의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추천받게 되었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회적인 접촉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사회적․도덕적 순수주의자는 무례하고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사회적 지위를 확립한 사람들은 정식으로 소개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그것은 그것대로 상당히 좋지만, 고립된 사람들은 전통적인 만남의 방법만으론 불충분하다. 성실하고 의례적인 방법은 고독한 사람이나 소심한 사람, 자의식 과잉의 인물에게는 손이 닿을 수 없는 사치품과 다름없다. 인간관계를 폭넓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면 어떤 방법이든 불성실하지도 위선적이지도 않다.
먼저 우정의 철학을 배워 터득하고, 이어서 건설적인 사회생활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 교제 범위를 넓히는 것이 궤도에 오르게 되면 이제는 그 우정을 생기 넘치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이나 고독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 두 번째 단계에서 실패한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의 테크닉은 아주 간단하다. 하루에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옛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그들의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흥미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냥 내버려두면 끊어져버릴 우정을 금세 강화시킬 수 있다.
친구 집을 방문할 때는 뭔가 가벼운 선물을 잊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 좋다. 선물은 값비쌀 필요가 없다. 선물의 가치는 선물 자체에 있지 않고 마음 씀씀이에 있기 때문이다.
선물에는 단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자신이 좋아하거나 아주 높이 평가하는 것을 선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경의를 표하고 싶은 상대에게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을 선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선물 유형, 즉 주관이 반영된 방식을 택한다. 여기에는 쓸데없이 선물을 남용하는 행동이나 의무나 관습 때문에 주는 선물도 포함된다. 이것은 가장 안이하고 나쁜 선물 방식이다.
핵심에서 빗나간 선물이나 형식뿐인 선물,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선물을 할 바에야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낫다. 선물을 받는 쪽의 입장에 서서 그의 생활 패턴을 적극적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을 표현하는 선물만이 적절한 선물이다. 이러한 공감은 시간이 걸리지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양쪽의 마음을 모두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서로 풍요로워지는 것이 결국은 선물을 하는 유일한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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