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감정

   
김용태
ǻ
덴스토리
   
13500
2014�� 11��



 

■ 책 소개
감정에 무관심했기 때문에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살았다.

상담치료 최고 권위자의 ‘진짜감정’을 만나는 법!

 

감정은 참으로 신기하고 오묘해서 때론 위장을 한다. 불안한데 화를 내고, 우울한데 즐거운 표정을 짓는다. 진짜감정을 숨기고 가짜감정으로 위장한다. 불편한 감정이 느껴지면 표현하기보다는 회피나 무시, 억압 등의 방법으로 내 감정을 모르는 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식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감정은 느끼고 표현하면 저절로 사라지지만, 표현하지 못한 감정은 우리 몸 어딘가에 남아 끊임없이 표현되기를 요구한다.

 

국내 상담치료계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감정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감정 조절을 할 것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한 부부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감정을 보여주고 이들 부부의 상담 과정을 소상히 보여주며, 우리가 흔히 느끼는 부정적 감정인 화, 불안, 두려움, 외로움, 열등감에 대해 함께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또 감정 조절의 7단계와 감정 조절을 돕는 10계명으로 우리가 낯선 감정에 휘둘리거나 힘들 때 도움을 준다.

 

■ 저자 김용태

예리한 상담학 교수이자 따뜻한 상담가. 서울대학교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던 중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마음’에 눈을 뜨고 고민 끝에 전공을 바꿨다. 서울대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풀러신학교에서 결혼과 가족치료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상담교수를 역임한 후 줄곧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기독교상담학을 가르치고 있다. 강단에서는 명쾌하게 상담 이론을 가르치는 한편, 상담실에서는 상처 받은 내담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가슴 따뜻한 상담가이기도 하다. 가족상담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한국상담학회와 한국상담심리학회 슈버바이저이며 한국가족상담학회 회장 역임했다. 한국심리치료상담학회 현 회장이다.

 

■ 차례

프롤로그 - 내 감정인데 왜 내 마음대로 안 될까?

01 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1. 가정의 달, 싸우는 가족
2. 가짜감정을 느끼는 이유
3. 감정이란 무엇인가?
4. 감정을 외면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
5. 내 감정은 나의 것

02 기천.진영 부부의 상담 리포트
1. 진영의 주된 정서 ‘외로움’
2. 기천의 주된 정서 ‘두려움’
3. 들키면 수치스럽다
4. 인정하면 자유로워진다
5. 상담을 마치고 

 

03 나는 왜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낄까?
1. 부정적 감정을 살펴보는 이유
2. 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3. 불안 “불행한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돼”
4. 외로움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
5. 열등감 “못난 나도, 잘난 너도 참을 수 없어!” 

 

04 나를 휘젓는 감정, 조절할 수 있다
감정 조절은 훈련이 필요하다
1. 1단계 : 느낌 알아차리기
2. 2단계 : 느낌 표현하기
3. 3단계 : 내 인생의 주제 찾기
4. 4단계 : 나를 깊이 이해하기
5. 5단계 : 원치 않는 내 모습 수용하기
6. 6단계 : 나를 성장시키는 긴 싸움
7. 7단계 : 새로운 가치관의 탄생

 

05 감정 조절을 도와주는 10계명
감정 조절,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1.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본다
2. 불편한 감정을 환영한다
3. 부정적 감정일수록 표현한다
4. 내 감정은 나의 것임을 명심하자
5. 언어에 예민해지자
6. 감정이 주는 신호를 읽는다
7. 감정 조절의 7단계에 익숙해진다
8. 자신이 작은 존재임을 인정한다
9.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한다
10. 가치관을 바꾼다 

 

에필로그 불완전해도, 부족해도, 외로워도, 그래도 괜찮다 

 




가짜감정


프롤로그 - 내 감정인데 왜 내 마음대로 안 될까?

우리는 살면서 많은 감정들을 경험한다. 유쾌한 감정도 있지만, 불쾌한 감정도 있다. 분노,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느끼는 것은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회피나 무시, 억압 등의 방법으로 내 감정을 내가 모르는 체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그 감정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감정은 느끼고 표현되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쌓여 호시탐탐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거나, 제발 자기를 알아달라고 떼를 쓴다.


감정을 꾹꾹 눌러 참다가 별거 아닌 일에 자극받아 걷잡을 수 없이 분노를 쏟아내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혹은 때때로 올라오는 감정을 무시하고 일만 하다가 공허감을 느낀 적은? 만약 우리가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알아주고 적절히 표현해줬다면 어땠을까? 바로 이 때문에 감정 조절이 필요한 것이다.


감정 조절을 못하고 감정에 압도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감정이 안 풀리면 쓸데없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돼 항상 지친 느낌이다. 인식의 제한이 생겨 올바른 판단도 어렵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다. 심지어 감정을 억압하면 몸이 아프고 신체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삶이 고통스럽다. 그러나 감정이 풀리면 인생이 풀린다. 삶의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01 우리는 왜 감정이 낯설까?

가짜감정을 느끼는 이유

감정을 꾹꾹 눌러버린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과정에서 무의식과 억압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찾아냈다.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불안이나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억압한다. 화, 슬픔, 외로움,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놓는다. 즉, 불편하고 위험한 진짜감정은 속으로 꾹꾹 눌러놓고 비교적 안전한 가짜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의식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무의식 속에 쌓인 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압력이 세지고 밖으로 나오려는 힘이 강해진다. 충동성이 강해진 화가 분노이며 이것이 더 이상 제어되지 않을 때 밖으로 폭발한다. 이를 분노 폭발이라고 한다. 평소에 얌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잘 맞추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분노를 폭발시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반면, 분노의 에너지가 밖으로 표출되지 못하면 자신을 공격하는데, 그게 바로 우울증이다.


무의식 속에 분노가 많으면 세세한 감정을 느끼기 힘들다. 공격성 강한 분노 에너지는 계속해서 나오려고 하고, 이를 막으려면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하다. 전쟁이 따로 없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을 마비시킨다. 그래서 분노가 많은 사람들은 분노 이외의 다른 감정들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인간관계의 중요한 요소인 세심함이 약화되고 세심함을 바탕으로 한 친밀한 교제나 대화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된다.


감정을 피해 일로 도망간다

많은 사람들이 억압된 감정을 일을 통해서 해결하려고 한다(회피). 불쾌한 감정을 직면하는 것은 고통스러운데, 일로 도피하면 그 고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도 이를 권장하는 분위기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에서 감정은 거추장스러운 방해물이고, 통제돼야 할 대상이다. 중요하지 않은 감정에 휩싸여서 중요한 일을 망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업무관계에서 "그 사람은 감정적이야"라는 평판은 대체로 불리하게 작용한다. 감정을 내색하지 않고 목석같이 일만 하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다.


일로 도피하는 사람들의 유형도 억압된 감정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다. 분노가 많으면 일할 때도 전투적으로 한다. 분노는 공격성을 띠기 때문에 모든 것을 전쟁과 비슷한 상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전투적으로 일하며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한다. 죽기 살기로 일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이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 인정받으려고 한다.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아 단체나 사람에게 소속되려고 한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는 관심 없고 오로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맞춘다. 이 때문에 자칫 이용당하기 쉽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은 최대한 갈등을 피하는 방향으로 일한다. 자신이 일을 도맡아서라도(희생) 갈등을 해결하길 원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적용되면 이 사람도 저 사람도 실망시키기 싫고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자주 삼각관계에 빠진다.


하지만 일로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진 성공하는 듯 보이나 결국엔 실패하게 돼 있다. 왜냐하면 감정은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것으로는 결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02 기천․진영 부부의 상담 리포트

들키면 수치스럽다

"외롭다고 하면 초라해 보여"

영원히 자고 싶을 정도로 깊은 우울에 빠졌던 진영 씨는 몇 차례의 상담을 통해 우울에서 빠져나와 원래의 모습, 즉 화내는 상태로 돌아왔다. 남편인 기천 씨의 따뜻함을 간절히 원하는 진영 씨. 왜 그녀는 남편에게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걸까?


"진영 씨는 남편에게 화를 내면서 무엇을 얻기를 원하세요?"

"그야 당당한 사람이 되는 거죠."

"당당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면 그냥 당당해지면 되는데 왜 화를 내는 건가요?"

"외롭다고 말하면 찌질해 보이잖아요."


이제 진영 씨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편에선 당당하고 싶은 마음에 화를 내는 자신과 또 다른 한편에선 외로움을 느끼는 찌질한 자신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외로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려다 보니 신체화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가슴이 아프다며 문지르다가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감정이 너무 밀려오면 견디기 힘들어 다시 통제하려고 하다가 몸에서 신호가 온다.

"외롭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러면 내가 너무 초라해 보이잖아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였고 모든 일을 혼자 알아서 해야 했어요. 혼자 있는 상황이 너무 싫어요. 그걸 피하고 싶어서 기천 씨에게 화를 내면서 집에 있어달라, 아이들을 봐달라 요구했던 거고요."


"나는 괴물 같은 그들과 달라!"

갈등을 싫어하고 주변을 화목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기천 씨. 그러나 기천 씨는 집에서만은 쉬고 싶었고 그것을 허용해주지 않는 아내에게 정이 떨어지고 있었다. 진영 씨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기천 씨의 깊은 곳에 들어 있던 폭력적 성향, 곧 욕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괴물이 튀어나왔다. 기천 씨는 심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던 형과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에게 있음을 보고 괴로워했다.


기천 씨는 자신도 형이나 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의 괴물 같은 모습을 거부하면서 이는 형이나 아버지의 모습이라고 비난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진영 씨를 끌어들였다. 자신이 괴물의 모습을 보인 것은 진영 씨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영 씨가 나쁜 사람이라 자기가 난폭해졌지 원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치심을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인정하면 자유로워진다

"드러나도 괜찮구나!"

진영 씨는 자신의 외로움을 깊이 만났고, 외로운 사람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자신은 찌질이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을 외롭게 만든 사람은 부모였다고 했다. 부모의 책임이지 자신의 책임은 아니라고 했다. 진영 씨는 외로움을 멀리 하려는 삶을 살았다. 외로운 사람들은 찌질이고 비참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자신은 외롭고 싶지 않았다. 진영 씨는 외로움에 대해서 새로운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진영 씨는 "외로움은 나쁜 것이고 찌질한 사람들만 경험하는 건 줄 알았는데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측면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진영 씨는 자신의 외로움을 깊이 받아들이고 변화됐다. 진영 씨는 이제 기천 씨와 모든 것을 함께하려고 하지 않는다. 함께할 것과 그러지 않을 것을 구분해야 함을 알게 됐다.


우린 모두 부족한 존재

기천 씨의 마음속 저항은 괴물인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마음에서 온다.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는 괴물의 모습은 추하고 수치스러운 모습이다. 바닥의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도저히 남 앞에 드러낼 수 없다.


아버지나 형은 화를 일상적으로 내는 괴물들이었다. 그러나 기천 씨는 화를 내지 않고 대화를 통해서 화를 조절하는 구원자였다. 자신도 아버지나 형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들보다 힘도 세지 못하면서 착하지도 않은,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못난 사람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견디기 어려웠다.


기천 씨는 자기 속에 깊이 들어 있던 자기중심적이고 거친 나[괴물]가 건드려지면 화가 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이성을 찾으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나로 돌아와 거친 나를 비난했다. 기천 씨가 살고 싶어 했던 세상은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살기 위해 기천 씨는 조율하고 노력하며 살았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곧 실패를 하게 된다. 왜냐하면 어떤 현상의 한쪽 측면만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평화, 조화는 그 이면의 불안, 갈등과 짝을 이룰 수밖에 없다.


기천 씨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배려하는 것도 본인의 모습이고 분열과 갈등을 만들어내는 것도 본인의 모습임을 인정했다. 특히 괴물을 자기중심적인 나라고 이름 붙임으로써 자신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모두를 받아들이는 인식의 확장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진영 씨와의 관계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화를 잘 조절할 수 있게 됐고 화를 내더라도 오래 가지 않고 빨리 수습해서 쉽게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게 됐다.



03 나는 왜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낄까?

부정적 감정을 살펴보는 이유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면 삶의 에너지로 바뀐다

화난 사람들은 열정적인 사람이다. 화가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추진력이 좋다. 뭔가를 추진하려다가 화를 내게 된다. 사람이나 일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떻든,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화가 나지 않는다. 화난 감정을 조절하면 이 열정은 사람들과 자신을 돕는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다.


불안은 다시 표현하면 미래의 삶을 안전하게 살고 싶은 소망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미리 계획해서 어려움 없이 살기를 원한다. 따라서 불안을 조절하기만 하면 미래의 삶을 멋지게 계획할 수 있다. 이들은 예측력이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불안감을 잘 조절하면 이런 재능을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은 관계지향적인 사람들이다. 여성들이 비교적 외로움을 잘 느끼는 이유는 남성들보다 더 관계지향적이기 때문이다. 외로운 감정을 잘 조절하면 사람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


열등감은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열등감은 모든 인간에게 있고 열등감을 추진력으로 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한다. 스스로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더 노력하기 때문에 열등감은 잘 조절되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화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논리만 따진다

화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메시지를 갖고 있다. 하나는 "나는 옳고 다른 사람이 잘못됐다"는 메시지다. 다른 하나는 "나는 다른 사람들을 바꿀 것이다"라는 메시지다. 화가 나면 화난 대상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한다. 존재 자체가 꼴 보기 싫어진다. 그래서 화가 약하게 나면 그 모양을 보고 싶지 않지만, 화가 더 나면 바꾸고 싶어지고, 화가 아주 많이 나면 없애고 싶어진다.


단점만 보인다

화난 사람들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화가 나면 자신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고치려 하고 다른 사람들의 단점을 보려 한다. 즉, 단점 중심의 인간관계를 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장점, 그리고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화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단점이 보여야 안심이 된다. 단점이 보이지 않으면 자신이 틀린 게 돼서 불안하다. 그래서 화난 사람들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경향이 있다. 자신보다 잘난 사람들은 왠지 완벽해 보이기 때문에 가까워지기 어렵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란 덜 논리적이거나 덜 합리적이면서 동시에 감정적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은 처음엔 논리적으로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상대방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난 사람이 논리적으로 말하면 감탄하게 되고 이런 감탄은 화난 사람에게 뿌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결혼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감정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공감받고 싶어 한다. 그런데 논리적인 사람들은 감정을 공감하기보다 잘못을 지적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그래서 감정적인 사람들에게 잔소리쟁이가 된다. 자지가 그토록 싫어하던 사람과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감정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공감해주지 않고 잔소리를 하면 화를 내거나 감정이 섞인 말을 한다. 이러면 논리적인 사람들은 아주 싫어한다. 상대방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04 나를 휘젓는 감정, 조절할 수 있다

느낌 표현하기

계산하지 말자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다. 어린 아이일수록 자기감정 표현에 솔직하다. 계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면서 우리는 감정을 섣불리 표현했다가 관계를 망친 경험이 여러 번 있다. 그래서 감정, 특히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망설이고 두려워하게 된다.


착한 사람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감정 표현을 못한다. 기천 씨가 직장 동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은 좋은 사람 이미지를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사의 휴일 호출을 거절하지 못했던 것도 좋은 사람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었던 것 외에 상사의 인정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을 표현하면 관계가 나빠지거나 조직생활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자기의 가치관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사람들은 감정 표현을 못한다. 사이 나쁜 부모 때문에 남자친구의 결혼 요청을 차일피일 미루던 P씨. 자신이 결혼하면 부모가 이혼할까 봐 두려웠던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고 결국 이러지고 저러지도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져버렸다.


자존감이 회복된다

아이는 속이 상해 우는데 엄마가 "뭐가 속상하다고 난리야"라고 혼낸다면? 아내는 화가 나 죽겠는데 남편이 "그깟 일로 그러느냐"고 면박을 준다면? 주위로부터 감정을 수용받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 느낌이나 생각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되고, 감정도 자꾸 숨기게 된다. 스스로에 대해 수치스러운 감정이 생기고, 자연히 자존감이 낮아진다. 하지만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기 시작하면 낮아졌던 자존감도 회복될 수 있다.



05 감정 조절을 도와주는 10계명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본다

감정 조절을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나 자신에게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는 것이다. 단순히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것만으로 자신과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이런 대화를 잘하려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조용하고 편한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 좋겠지만 여건이 안 되면 이동하는 시간이나 설거지하는 시간, 누군가를 기다릴 때 틈틈이 이렇게 대화를 시작해본다. 자신의 기분을 아주 물어보고 기분이 어떤지 알수록 자신을 더 소중하게 대하게 된다.


부정적 감정일수록 표현한다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때 고려할 3가지

병리적인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자신에게 도전하거나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도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애적인 사람들이고,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경계선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부정적 감정 자체를 표현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이런 유형이 속한다면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두 번째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다. 평소 관계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해도 소화할 만한 관계인지도 살펴야 한다. 평상시 긍정적 표현만 하는 관계라면 부정적 감정의 표현은 새로운 관계로의 진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먼저 강도가 약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까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관계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정적 감정 표현의 수위나 방식들을 서로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고 나서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


세 번째로 나 자신의 상태다. 부정적 감정의 표현이 혹시 복수가 목적인지 아니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인지 아니면 관계의 발전을 위한 목적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복수가 목적이라면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복수를 하려다가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다.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감정 표현은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러나 이때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의사가 있을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오해를 살 수 있다.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언제든 좋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몇 가지 사전 정지 작업이 필요하다.


첫째,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둬야 한다. 둘째,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기 전 먼저 긍정적 얘기를 한다. 상대방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먼저 말함으로써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긴장을 풀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부정적 감정은 과거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화가 난 상태에서 바로 상대방에게 감정을 표현하면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 넷째,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가 깨달은 바를 말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얘기하고 내 입장에서는 다르게 볼 수도 있음을 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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